일반
2025.05.01 03:29

바보지만 알고있어

조회 수 182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겨울의 이른 아침, 도시번화가에 있는 어느 작은 펫숍 앞에서 윳쿠리 첸이 구슬땀을 흘리며 가게 앞을 쓸고 있었다. 제주 좋게 한쪽꼬리로는 빗자루를 다른 쪽꼬리로는 쓰레받기를 들고 가게앞을 쓸고 있던 첸은 가게 앞이 깨끗해진 것을 확인하자 만족한 듯 활짝 웃곤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첸은 이른바 폐기윳이였다. 착하긴 하지만 배우는 것이 더디고 배웠던 것도 쉽게 잊어버려 사육윳쿠리로서 통과해야 하는 최소한의 시험조차 통과하지 못했고 그래서 원래라면 가공소에 가서 한 조각의 그럭저럭 맛푸드가 될 운명이었다. 원래라면 본윳이 푸드가 될 운명이었다는 것을 첸은 알고 있었다. 아무리 바보에 배우는 속도도 느리다 하더라도 일반적인 윳쿠리가 태어나서 가장 먼저 하는 '느긋하게 있으라구'라는 인사대신 보여준 것이 사육윳쿠리 시험에서 떨어지면 어떻게 되는지 보여주는 영상이었고 그것을 지부를 고정시키고 눈을 감지도 못하게 만들어 잔뜩 시간 동안 반복해서 보여준 덕분에 지금까지도 자신이 콤프레스에 짓눌려 푸드가 되는 꿈을 꿀정도로 트라우마가 되었으니까. 
그렇기에 합격조가 아닌 폐기조가 되어 '이제 죽는구나'라는 생각 하며 눈물을 글썽였을 때, 자신을 사육윳쿠리로서 데려가준 오빠야에게 감사함을 느끼고 있었다. 
멍청하지만 착한 것을 보고 데려와 사육윳쿠리의 증명인 동배지를 첸의 머리장식에 붙여준 오빠, 물론 일반적인 사육윳쿠리처럼 집에서 그저 느긋하게 있는 것만으로도 평안한 삶을 살진 못했지만 아무리 바보라도 은인의 일을 돕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첸은 불평 없이 주인오빠야의 명령대로 펫숍의 일을 돕고 있었다. 
첸의 하루는 말 그대로 규칙적... 아니 수동적이었다. 오빠야가 깨우면 밥을 먹고 씻는다. 오빠야가 나가 자고 하면 오빠야의 씽을 타고 펫숍에 도착하여 청소를 한다. 가게 안에 있는 시계의 알람 소리가 들릴 때마다 가게내부를 돌아다니며 부족한 것을 채우고 응응을 치운다. 

수조마다 윳쿠리가 2보다 잔뜩 혹은 2보다 부족하면 오빠야에게 말한다. 오빠야가 밥을 먹고 쉬자고하면 밥을 먹고 쉬고, 오빠야가 다시 일하자고하면 다시 일을 한다. 오빠야가 슬슬 돌아갈 준비를 하자고 하면 가게바닥을 닦고, 오빠야가 집에 돌아가자고 하면 오빠야의 씽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간다. 오빠야가 다시 밥을 먹자고 하면 밥을 먹고 놀아도 된다는 말을 하면 장난감을 가지고 논다. 슬슬 자자고 하면 잠을 잔다. 
이것이 첸의 하루, 보통이라면 윳쿠리뿐만 아니라 인간마저도 이런 재미없는 삶은 질린다고 불평했겠지만 첸은 바보였기에 매일매일이 새롭고 느긋할 수 있었다. 

 


시간이 흘러 어느덧 봄이 되었다. 첸은 오늘도 땀을 흘리며 청소하고 있었지만 기분 좋게 불어오는 봄바람과 자신이 깨끗하게 만든 가게 앞 거리를 보며 느긋함을 느끼고 있었다. 그렇게 다시 샵 안으로 들어가려고 할 무렵, 첸의 등뒤에서 누군가 부르는 목소리가 들렸다. 

 

"아침부터 느긋하지 못한걸 보니 여전히 바보네" 

 

자신을 바보라고 놀리는 윳쿠리 앨리스, 첸은 바보였기에 첸을 알고 있는 것처럼 말을 하며 얕보는 앨리스를 기억할 수 없었지만 이런 시간에 주인도 없고, 배지도 없는 윳쿠리에게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고 있었다. 

 

"그렇구나 알고있어 앨리스 따라와" 

 

첸은 앨리스와 함께 가게 안으로 들어가 첸보다 먼저 청소를 끝내고 쉬고 있는 오빠야에게 데리고 갔다. 오빠야는 앨리스를 데리고 온 첸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곤 앨리스를 들고 가게의 창고로 들어갔다. 첸은 바보지만 알고 있었다. 앨리스는 버려졌다는 것을, 앨리스가 가게안에 들어와 오빠야와 함께 창고로 들어간 이상 창고 안에 있는 분쇄기에 갈려 푸드가 될 것을 알고있었다.

하지만 어째서 자신보다 영리하면서 바보처럼 주인에게 버려지곤 여기에 와서 한 줌의 푸드가 되는지 바보인 첸은 이해할 수 없었지만, 첸은 자신이 바보라서 잠시뒤면 앨리스가 왔다는 것조차 까먹을 것을 알고 있었기에 더 이상 신경 쓰지 않기로 하였다.

그날저녁, 첸은 느긋하게 밥을 먹고 장난감을 가지고 놀았다. 어째선지 많이 낡아버린 장난감이었지만 그래도 느긋할 수 있기에 첸은 행복했다. 
첸은 바보였지만 알 수 있었다. 

 

"첸은 행복한 윳쿠리라구" 

 

그렇게 첸의 하루는 오늘도 저물어갔다. 

 

-----------------------------------------------------------

챗gpt로 윳쿠리 첸을 그려달라고 해서 짤을 만들어봤습니다. 처음에는 아래처럼 그나마 잘 그렸는데 그다음부터는 꼬리를 3개로 만들거나 몸첨부로 만들어서 첫 번째로 그려준 짤을 가지고 왔습니다. 

왜 말하는 데로 안 그려주는가 물어보니 몸이 없는 것과 꼬리로 빗자루와 쓰레받기를 들고 있는 것이 약관위반?이라 안된다고 하더라고요.

d8fd3493-4d6e-43cc-ad2c-31acb9b0b3bd.png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공지 공지 글 창작물 게시판 이용안내 2 류민혜 2015.09.05 450 0
1602 일반 윳쿠리 우루미 생태보고서 양식으로 써봤습니다. file 뉴뀨찌 2025.06.19 39 0
1601 일반 영원한 아기 윳쿠리-2 2 file 레이무좋아 2025.06.16 72 2
1600 일반 가족이 만들어낸 윳쿠리 플레이스 포로리 2025.06.14 66 2
1599 학대 각색 윳쿠리 소설. 마리사는 입이 없다제 2 미리내미르 2025.06.11 79 4
1598 일반 영원한 아기 윳쿠리 1 레이무좋아 2025.05.29 144 4
1597 학대 금뱃지 선별 마리사! 다제 말투 교정, 각종 내구 강화 완료![간단한 가사도 가능합니다!] 가격 3만엔[소비세 포함] 2 kkk 2025.05.26 163 3
1596 기타 응응 마리사 3 file kkk 2025.05.24 115 3
1595 일반 마리사다제! 1 레이무좋아 2025.05.23 90 1
1594 일반 육아의 달윳 1 레이무좋아 2025.05.18 120 4
1593 일반 앤트워크 1 레이무좋아 2025.05.13 89 1
1592 일반 개를 키웠던 남자 1 레이무좋아 2025.05.08 153 1
1591 일반 모험윳 마리사 05[完] 포로리 2025.05.06 106 0
1590 일반 모험윳 마리사 04 포로리 2025.05.04 85 0
» 일반 바보지만 알고있어 file 포로리 2025.05.01 182 0
1588 일반 아가야 포로리 2025.05.01 88 0
1587 일반 모험윳 마리사 03 포로리 2025.04.26 121 1
1586 혐오주의 첸이 너무 좋아 1 레이무좋아 2025.04.22 124 1
1585 일반 모험윳 마리사 02 2 포로리 2025.04.21 105 1
1584 일반 모험윳 마리사 01 포로리 2025.04.20 179 0
1583 일반 아기는 잔뜩이면 좋아 레이무좋아 2025.04.19 171 1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81 Next
/ 81

좀 더 느긋하고 싶었어
비로그인
비로그인
느긋함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