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자 : 불끈매
원출처 : 구 윳쿠리 사이트
데이부 왕국의 흥망사 상(上) -데이부, 탄생-
어느 숲 속의 윳쿠리 플레이스에 윳쿠리 무리가 자리잡고 있었다. 이 윳쿠리 플레이스는 산과 절벽, 강으로 주변이 둘러쌓여 있어서 윳쿠리에게 위험한 인간의 발길이 쉽사리 미치지 않는 곳이었다. 몇 안되는 야생동물과 포식종이 이곳에 모인 윳쿠리들의 위협이 되었지만, 그 때의 용감하고 머리가 좋은 마리사가 리더가 되어 무리의 젊고 씩씩한 윳쿠리들을 모아 거의 대부분의 적을 몰아내고 이 곳을 안전한 윳쿠리 플레이스로 만들었다. 그 뒤, 리더 마리사는 보좌이자 아내인 현명한 숲의 현자 파츄리의 조언을 받아들여서 여러가지 룰을 만들었다.
아기 윳쿠리를 키우는 것은 큰 일이니, 상쾌는 먹이가 많은 봄과 가을의 일부 시기로 제한하고 임신 방식도 동물형으로 한다.
혹시나 있을 포식종과 동물의 위험, 게스 윳쿠리의 범죄에 대비하여 젊고 씩씩한 윳쿠리를 모아 융비대(ゆん備隊)를 만들고 전투훈련을 한다.
사냥으로 얻은 먹이의 일부는 리더가 모아서 만약의 경우를 대비한다.
윳쿠리 간에 일어난 범죄에 대해서는 리더가 공평하게 재판한다.
이러한 상식적이고 무리에 도움이 되는 룰이었다. 처음에는 귀찮다고 생각하던 윳쿠리들도 나중에는 룰의 효과를 보고 기꺼이 따르게 되었다. 덕분에 초대 리더 마리사의 대에서 이 윳쿠리 무리는 융구(ゆん口)를 크게 늘려 그 수가 몇백에 달하게 되었고, 몇 년이나 월동을 하는 장수 윳쿠리도 드물지 않게 되는 등. 대단한 번영을 누리게 되었다.
하지만 무리의 모든 윳쿠리들에게 위대한 윳쿠리로 존경받은 초대 리더 마리사도 노령에 따라 쇠약해지는 것은 피할 수 없어서, 어느날 한 쌍인 파츄리와 함께 영원히 느긋하게 되었다. 윳쿠리들은 위대한 리더의 죽음에 울부짖고 슬퍼하여 두 마리의 시체를 땅에 묻고 큰 돌을 그 위에 쌓아올린 윳쿠리에게는 전례가 없는 커다란 무덤을 만드는 것으로 초대 마리사 부부를 애도했다.
초대 리더 마리사가 죽은 뒤의 리더는 초대 마리사의 자식인 마리사였다. 2대 리더 마리사는 초대 마리사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그 나름대로 건실하고 우수한 리더였으며 초대 마리사가 남긴 규칙을 충실하게 지키면서 무리를 잘 이끌어 나갔다. 2대 리더가 잘 해주었기 때문에 이 무리에서는 역시 리더는 초대 마리사의 혈통이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이 뿌리박히게 되었다.
2대 리더 마리사는 소꿉친구인 레이무와 결혼했다. 이 소꿉친구 레이무는 초대 리더 마리사의 측근이었던 묭과 레이무의 자식이다. 측근 묭은 용감한 윳쿠리였지만 포식종과의 싸움에서 영원히 느긋하게 되어버렸다. 싱글 마더가 되어버린 소꿉친구 레이무의 부모 레이무는 무리의 도움을 받으면서 한 마리 밖에 없는 소꿉친구 레이무를 길렀다.
2대 리더 마리사는 전체적으로 흠 잡을 곳이 없는 리더였지만, 한 쌍인 엄마 레이무에게 만은 물렀다. 자신이 리더의 일로 매우 바빳기 때문에 가족과 함께 지낼 시간이 없어서 레이무에게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었던 탓이다. 다른 윳쿠리 무리에서는 리더라고 해도 그렇게 일이 많지는 않았지만, 이 무리는 워낙 수가 많고 규칙이 철저해서 리더가 해야 할 일이 산더미같이 많았다.
"레이무는 외롭다구! 아가야를 많이 가지고 싶다구-!!!"
그래서 외로워진 레이무는 초대 마리사의 규칙을 깨고, 식물형으로 임신을 하겠다고 고집을 부렸다. 레이무의 고집에 못 이긴 리더 마리사는 무리의 여러 윳쿠리들을 설득하여 레이무가 특별히 규칙을 깨고 식물형으로 임신하도록 허락했다. 레이무는 덕분에 레이무 종 3마리, 마리사 종 4마리로 총 7마리라는 많은 아기 윳쿠리를 낳았다. 아기가 태어난 뒤에도 리더 마리사는 매우 바빴기 때문에 레이무가 육아를 전담하게 되었다.
"레이무는 육아가 특기야-! 아가야들을 느긋하게 해줄 거라구-!"
엄마 레이무는 당당하게 말했다. 확실히 레이무는 아가야들을 느긋하게 해주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윳쿠리에게 있어서 능숙한 육아란 단지 느긋하게 해주는 것만이 아니다. 아가야들을 느긋하게 해줄 뿐만 아니라, 앞으로 가혹한 자연 속에서 스스로 느긋하게 살아갈 수 있는 지혜를 전하고 다른 윳쿠리를 느긋하게 해 줄 수 있는 윳쿠리로 기르는 것이었다. 하지만 싱글맘 레이무에게 과보호를 받고 자란 레이무는 애초에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할 소중한 야생의 지혜들을 자기 자신도 잘 모르고 있었다.
"레이무의 아가야들! 노래를 부르자구-!!! 유윳-♪ 유유윳-♬ 윳윳-♪"
"이번에는 댄스야-! 쭈욱- 쭈욱- 파닥- 파닥- 하자구-!!!"
"바깥에는 나가지마! 위험하겠지-!!! 아가야들은 느긋하게 있으면 돼-!"
육아라는 명목으로 엄마 레이무는 아이들을 집 안에서만 길렀다. 그리고 매일같이 노래를 부르거나, 댄스를 하거나, 장난을 치거나 하면서 느긋하게 있었다. 게다가 자신을 닮은 레이무 종의 아이만이 귀엽다고 하면서 편애했다.
"유우- 마리사를 닮은 아기들은 그다지 느긋하지 않다구. 레이무를 닮은 아기들은 이렇게 귀여운데~ 할짝- 할짝-"
"엄먀- 레-뮤 간지러워-"
"엄먀- 마리샤에게도 할짝- 할짝- 해줘-"
"유윳-! 차례를 지키지 않는 게스 마리사는 저리가라구-!!! 뿌꾸욱-!"
"유에에에에에에엥-!!!"
레이무는 이렇게 레이무 종의 아기들만 귀여워해주는 날이 많았다. 귀여워해주는 것을 차별할 뿐만 아니라, 밖에 나가서 놀기를 좋아하는 활달한 마리사 종의 아이들이 밖에 내보내달라고 해도 내보내주지 않았다.
"먀먀- 마리샤- 밖에 나가서 놀꼬 시퍼- 맨날 노래먄 뷰르능견 지겨워""
"어쨰서 그런 소리를 하는 거야아아아아아아아-? 노래를 부르면 느긋할 수 있겠지-?!!!! 바깥은 위험하고 더럽다구우우우우우우우우-!!! 아가야들의 피부에 상처라도 나면 큰일이겠지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
엄마 레이무는 그다지 바깥 활동을 좋아하지 않았다. 레이무의 엄마인 싱글맘 레이무가 남편 묭이 죽어 하나 밖에 남지 않게 된 아이가 다치거나 죽을까봐 두려워 밖에 내보내지 않고 둥지에만 넣어 키우면서 과보호한 것이 원인이다. 그래서 레이무의 피부에는 야생 윳쿠리에게 흔한 상처 흔적이 없고, 햇빛에 타지도 않아 레이무가 미(美) 윳쿠리가 되는데는 큰 도움이 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레이무의 가치관은 야생 윳쿠리에게 있을 수 없는 방향으로 삐뚤어지는 결과를 낳았다.
게다가 맛있는 것이 있으면 레이무 종의 아이들에게만 주고, 마리사 종의 아이들에게는 조금도 주지 않는 학대까지 벌였다. 어느 날에는 리더 마리사가 오랜만에 맛있는 산딸기를 구해 왔지만, 레이무는 레이무 종의 아이들에게만 딸기를 먹이고 마리사 종의 아이들에게는 쓰고 맛 없는 풀을 먹였다.
"이 딸기 씨는 레이무를 닮은 귀여운 아기들에게 먹일 거야! 마리사를 닮은 아기들은 쓴 풀이라도 먹으라구-!!!"
"레이뮤의 슈퍼- 우걱우걱 타임-!"
"우꺽- 우꺽- 행뽀옥-!"
"먀먀- 마리샤도 딸기 씨 머꼬 시퍼-"
"어쩔수 없겠지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 이것은 레이무와 아이들이 먹는 것만으로도 부족하다구우우우우우우우우우-!!! 마리사라면 참으라구-!!!! 싫으면 아빠 마리사에게 더 많은 딸기를 가져오라고 해-!!!!"
"유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엥-!!!"
"써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마리사 주제에 음식 투정을 하면 안되겠지-!!!!"
레이무의 육아는 모두 야생 윳쿠리 가족이라면 대단한 문제가 될 행동이었다. 보통 야생 윳쿠리 가족이라면 이런 데이부와는 즉시 이혼했을 것이다. 하지만 리더 마리사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가장 큰 원인은 리더 마리사가 집에 있는 시간이 없다보니 마리사가 집에 없는 동안에 벌어지는 레이무의 유아 학대를 미처 보지 못하고 넘어간 일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마리사는 리더 일에 바빠서 레이무를 거의 싱글 마더로 만든 것에 죄책감을 느끼고 있었다. 그래서 레이무가 어느 정도 잘못이 있다고 해도 관대하게 넘어가려 했다. 마지막으로 마리사를 붙잡은 것은, 너무나 위대한 부모를 둔 것으로 인한 부담감 때문이기도 했다.
마리사의 선대, 초대 리더 마리사와 파츄리의 부부는 매우 금슬이 좋은 부부였다. 윳쿠리의 부부로서는 매우 이상적이었다. 그런 부모의 가정에서 자란 마리사는 자신의 가정이 붕괴한다면 영영 아버지 같은 위대한 윳쿠리가 될 수 없을 거라는 불안감을 가지게 되었던 것이다. 그래서 마리사는 레이무와 이혼을 해서 자신의 가족이 붕괴했다는 것을 드러내기보다는 되도록이면 다른 윳쿠리들에게 드러나지 않도록 덮어두려 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결국 최악의 결과로 나타났다. 아이 윳쿠리 정도의 크기로 자랐을 때, 엄마 레이무의 편애를 받으며 맛있는 것만 폭식하고 살던 레이무 종의 3자매는 데이부가 되버렸던 것이다. 그 반면에 마리사 종의 4자매는 늘 학대를 당한 탓에 의기소침하고 침울한 모습이었고 몸도 그다지 커지지 않았다. 게다가 레이무의 탓으로 4마리의 마리사 종 중에 3마리나 영원히 느긋하게 되어버리고 마는 사고가 연달아 일어났던 것이다.
"마리샤 배가 고퍄아아아아아아아아- 먀먀- 마리샤에게도 맛있는 밥을 쭤어-"
"유기이이이이익-! 그렇게 투정만 부릴 거라면 이 풀을 먹으라구-!!!"
"유에에에에에에에에엥-! 풀 씨는 써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마리사라면 느긋하게 가리지 말고 먹으라구-!!!"
"느베에에에에에에엑-! 조, 좀 더.. 느긋하게 있고 싶었..."
"더러운 팥소씨를 토하면 안되잖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막내 마리사는 배가 고프다고 밥을 달라고 하다가 레이무가 어른 윳쿠리라도 먹기 힘든 쓴 풀을 먹인 탓에 팥소를 토해내 죽어버렸다. 본래 아이에게 먹일 때는 어른 윳쿠리가 잘 씹어서 주지 않으면 안되는 풀이었는데 그런 것을 대량으로 억지로 먹인 탓에 죽어버리고 말았떤 것이다. 하지만 레이무는 "밥투정을 하는 아기가 잘못이었다."면서 조금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다.
"레이뮤 언니들- 마리샤들에게도 맛있는 나무열매씨를 줘-"
"이것은 레이뮤들의 것이야- 마리사들에게는 줄 수 없다. 유후후후후후후후-"
"건방진 마리샤는 레-뮤가 제제해준다규-! 뿌꾸욱-!"
"마리샤는 쭈거-!"
"느에에에엑-!"
"늣-! 게스 마리샤가 죽었다규-!"
"역시 레이뮤는 강하다규-!"
"게스인 마리샤에게는 쉬- 쉬-를 퍼부어준다구-!! 샹캐-!!!"
"레이뮤는 응응을 해줄꺼라규- 썅케에에에에에-!!!"
그 다음에는 마리사 종 들 중에서 동생들을 잘 생각하던 가장 언니 마리사가 자매인 아이 레이무들에게 린치를 당해 죽어버렸다. 본래 태어난 시기는 비슷했지만, 먹을 것을 많이 먹고 뚱뚱하게 살 찐 아이 레이무들이 집단으로 무작정 공격을 해오자 눈 깜짝할 사이에 죽어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게다가 자매 레이무들은 마리사의 시체에 응응과 시시를 퍼부었다. 이때 엄마 레이무는 낮잠을 자고 있었지만, 이것도 레이무는 아가야들이 싸우다가 생긴 사고라면서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아이 레이무들을 감싸는 바람에 아이 레이무들은 어떤 벌도 받지 않았다.
"윳- 먀먀도 레이뮤들도 자고 있따규- 샬금- 샬금- 마리샤도 댤쿔댤쿔한 나무열매씨를 머글꺼다제- 우꺽- 우꺽- 행뽀오오오오옥-!!!"
"...쿨-쿨- 유아아아아아아아아앗-!! 어째서 레이뮤들의 나무열매를 훔쳐먹는 거야-!!! 이 게스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
"유아아아아아앗-! 마, 마리샤 나쁘지 않다-!"
"밥도둑놈 게스는 죽어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유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마, 마리샤는 도망갈꼬야-"
"거기서라 밥도득 게스 마리사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잡히면 죽일꺼야아아아아아아아아-!!!"
"마리샤, 굴러서 도망가- 데굴데굴- 유윳, 하늘을 나는 것 같-- " 철퍽-!
세번쨰로 죽은 것은 활달한 성격의 차녀 마리사였다. 차녀 마리사는 배가 고픈 나머지 레이무들이 잠든 틈에 레이무들이 먹다 남긴 나무열매를 몰래 먹으려 하다가 들켜서, 화가 난 엄마 레이무에게 쫓겨서 둥지 밖으로 뛰쳐나왔다. 그리고 엄마 레이무에게서 도망치기 위해 몸을 경사면에서 데굴데굴 굴려서 도망치다가 그만 급경사로에 떨어져 죽고 말았다. 성체 윳쿠리라면 아프기는 해도 크게 다치지 않을 높이였지만 밥을 적게 먹어서 아기 윳쿠리보다도 그리 크지 않았던 차녀 마리사에게는 너무 높은 높이였다. 이 일도 레이무는 밥을 훔쳐 먹으려 했던 게스 마리사 새끼가 나쁜 거였다고 주장했다.
과연 3마리나 죽어버리자 리더 마리사도 정신이 번쩍 들었다. 게다가 레이무가 무리를 위한 비축분으로 리더의 둥지에 쌓아두고 있었던 비상 식량을 아기들과 함께 마구 먹어버린 것 까지 탄로났다.
"레이무는 나쁘지 않아-!!! 아가야들에게 더 많은 밥을 먹이고 싶었을 뿐이야-! 더 많고 맛있는 밥을 가져오지 않은 무리의 모두가 나쁘다-!!!"
"그래- 그래-!"
"먀먀가 하는 말이 마쟈-!!!"
리더 마리사는 이렇게 완전히 데이부가 된 레이무와 완전히 데이뷰가 되어버린 레이무 종의 아이들을 보고, 레이무의 육아방식 대로 내버려두었다가는 큰 일이 날 거라는 생각에 레이무에게 육아를 포기시키려 했다. 하지만 레이무는 고집스럽게 받아들이지 않았고, 그것은 새끼 데이뷰들도 마찬가지였다.
"레이무의 육아방식이 뭐가 나쁘다는 거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데이뷰들은 집에서 느그타게 이쓸꺼라규-!!!"
"밥을 가져오는 것 밖에 쓸모없는 무능한 퍄퍄는 쭈거-!!!"
"노예인 주제에 데이뷰들에게 명령햐댜니 견뱡지다규-! 댝치교 댤쿔댤쿔을 갸져오랴규-!!!"
결국 리더 마리사는 새끼 데이뷰 3마리는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마리사 종으로서는 유일하게 남은 삼녀 마리사는 의외로 시원스럽게 정 그렇게 바란다면 마리사가 알아서 키우라고 넘겨주었다. 레이무는 ‘귀엽지 않은 아이’에게는 미련이 없었던 것이다. 리더 마리사는 새끼 마리사를 자신의 이모인 파츄리, 그러니까 초대 마리사의 아내였던 파츄리의 여동생에게 맡겼다. 이모 파츄리는 죽은 어머니 파츄리처럼 숲의 현자라 불릴 정도로 머리가 좋은 것은 아니었지만, 역시 상당히 머리가 좋고 마음도 넓었으며 무리의 윳쿠리들에게 존경을 받는 원로 윳쿠리였다. 그리하여 삼녀 마리사는 자신에게는 이모 할머니에 해당하는 파츄리의 집에서 자라게 되었다.
처음에는 갑자기 바뀐 환경에 당혹했지만 다행히 이미 여러 아이 윳쿠리를 키워낸 이모 할머니 파츄리가 잘 돌보아 주어서 곧 레이무에게 길러질 떄보다 건강을 되찾게 되었다.
리더 마리사는 데이부와 이혼하지는 않았지만 별거를 하고 리더의 둥지를 옮기면서 사실상 이혼 상태가 되었고, 데이부가 위자료를 달라고 버럭버럭 대자 레이무와 3자매 데이뷰들 분의 음식을 정기적으로 보내주는 것으로 합의를 끝마쳤다. 이렇게 데이부의 만행은 진정이 되어가는 것 같았다. 하지만 데이부들이 살아 있는 한, 이것은 끝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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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부 왕국의 흥망사 중(中) -데이부의 왕국 건설-
처음에는 걱정도 많이 되었지만, 삼녀 마리사는 이모 할머니 파츄리 아래에서 건강하게 자라났다. 엄마 데이부에게 길러질 때보다 훨씬 느긋하게 있을 수 있었다. 충분한 먹이를 주면서 느긋하게 해주자 곧 삼녀 마리사는 또래의 아이 윳쿠리들과 비슷한 크기로 자라났다.
삼녀 마리사가 아이 윳쿠리 정도로 성장하자 리더 마리사는 삼녀를 데리고 사냥터에 데려갔다. 훌륭한 리더인 아빠 마리사의 활동을 보면서 아이 마리사는 여러가지를 배웠다. 보면서 집에 있는 동안에는 이모 할머니 파츄리가 자신이 아는 지식과 지혜를 전해주었다. 이렇게 좋은 교육을 받으며 자라나자, 초대 마리사의 팥소 혈통을 이어받은 보람이 있어서인지 얼마 되지 않아 씩씩한 아이 윳쿠리가 되었다.
아이 윳쿠리들 사이에서도 단연 두각을 드러냈다. 이 윳쿠리 플레이스의 한 가운데는 윳쿠리들이 즐겨 모이는 광장이 있었고, 공터 한 가운데는 아이 윳쿠리들을 위해 마련된 놀이터가 있었다. 이곳에서 아이 윳쿠리들은 작은 조약돌로 그어진 선을 따라 달리며 달리기 경주를 하고, 나무가지로 만들어진 허들을 넘어 장애물 경주도 할 수 있었다. 원형으로 그어진 선 안에 모래밭에 들어가서 윳쿠리들끼리 서로 몸을 밀어내는 윳쿠리 씨름을 즐길 수도 있고, 흙 무더기가 쌓여 있어서 아이 윳쿠리 시점에서는 큰 흙무더기를 기어오르는 등산 놀이도 할 수 있다. 평평한 바위에는 동심원을 겹쳐그린 표적이 꽃잎 물감으로 그려져 있어서 입에서 작은 돌을 쏘아서 표적을 맞추는 스파크 놀이 등을 즐길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주변의 풀숲은 숨바꼭질 놀이로 쓰인다.
이런 놀이를 시키는 것은 단순히 아이들을 놀게 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이것들은 모두 장래에 사냥이나 외적과의 싸움을 대비하여 어린 시절부터 훈련을 시키기 위해 초대 마리사와 파츄리가 광장 한 가운데 ‘놀이터’를 마련하고, 솜씨가 뛰어난 윳쿠리들에게 보수 임무를 할당해서 만든 것이다. 즐겁고 느긋한 놀이이기도 하지만, 아이 때부터 놀이와 병행해서 체력을 단련하고 ‘훈련’을 할 수 있도록 짜둔 것이다.
데이부에게 둥지에서 거의 감금당해 지내던 아이 마리사는 처음에는 여러 가지 놀이가 서툴렀다. 하지만 곧 모든 놀이에서 뛰어난 모습을 보이며 다른 아이 윳쿠리들보다 훨씬 뛰어난 성적을 거두었다. 아이 마리사는 리더의 자식인데다가 씩씩한 아이 윳쿠리인 만큼 놀이터의 아이 윳쿠리들의 골목대장 같은 존재가 되었다.
"유기이이이이이익- 마리샤인 쥬졔에-"
"노예들은 느그타지 모타네- 마리샤따위보다 레-뮤들이 훨씬 느그타게 있는데-"
"느그타지 모탄 노예 새끼들따윈 이쪽에서 거절할꺼야-!!! 뿡뿡-"
그와는 반대로 여전히 데이부가 기르고 있는 세 마리의 데이뷰는 응석받이인 채로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다. 이미 아이 윳쿠리인데 아기 윳쿠리 말투가 사라지지 않을 정도였다. 게다가 어릴 때부터 지나친 과식을 하고 운동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몸이 하체만 뽈록하게 튀어나온 가지형으로 변해, 아예 뛰어다니는 것 자체를 할 수 없고 스멀스멀 거리며 기어다녀야 했다. 그렇게 겉모습이 보기 흉한데다가, 자신들을 노예라고 부르면서 깔보기 때문에 다른 아이 윳쿠리들은 모두 데이뷰를 싫어했다. 데이뷰들의 친구는 하나도 없었다. 그 반대로, 데이뷰들은 리더가 된 삼녀 마리사를 매우 질투하고 있었다.
"데이뷰들도 노리터에 갈 꼬랴구-!"
"데이뷰의 귀여움에 마리샤 따위는 모두 잊어버릴 꼬랴규-!"
"윳쿠치-!"
그리고 데이뷰들도 데이부를 졸라서 놀이터에 나가게 되었다. 데이부와 데이뷰들의 모습이 나타나자 광장의 윳쿠리들 사이에 수근거림이 퍼져나갔다. 하지만 일단 데이부도, 데이뷰들도 이 무리의 윳쿠리인 이상 광장과 놀이터를 이용할 권리가 있었다. 이 곳은 무리의 윳쿠리들 모두의 것이라고 초대 리더 마리사가 선언한 룰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 마리의 데이뷰는 모래밭으로 기어들어갔다. 그 자리에는 마침 씨름 상대를 찾기 위해 기다리고 있던 아이 첸 한 마리가 있었다.
"윳쿠치-! 모래밭은 푝신푝신하녜- 느트날 쓔 이써- 데이뷰는 여기서 낮잠잘꼬야-"
"유윳? 레이무가 첸에게 도전하는 거야?"
"유윳? 첸은 느그타게 이찌 말고 데이뷰의 모래 찜질실에서 나갸라규-!!!"
"알고있어-! 서로 모래밭에서 밀어내는 것이 윳쿠리 씨름이야-!"
모래밭에서 나가라는 데이뷰의 말을 듣고, 아이 첸은 데이뷰가 자신의 도전자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데이부를 향해 달려들었다. 윳쿠리 씨름은 서로 몸통 박치기를 하면서 상대가 항복 선언을 하거나, 쓰러지거나 바깥으로 밀려나면 패배하게 되는 것이다. 아이 윳쿠리들 끼리의 놀이지만 실전 격투의 연습이기도 하다. 첸은 인정사정 없이 데이뷰를 공격했다.
퍽-! 퍽-! 퍽-!
"알고있어-! 첸의 승세야-!!!"
"유아아아아아아아아앙-! 어째서 데이뷰를 때리는 고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_! 아프다규우우우우우우우우우-! 먀먀아아아아아아아-!!!"
부모에게도 맞은 일 없이 자란 데이뷰는 아픔에 매우 약했다. 첸이 공격을 해오자 마자 울음을 터트렸다. 그 울음소리를 듣고 엄마 데이부가 당장 달려왔다.
"데이부의 아이를 괴롭히는 게스 첸은 죽어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퍼억-!!!
"유유윳-! 모르겠어어어어어어?"
데이부는 모래밭에 달려들어서 첸을 공격했다. 첸은 영문을 알지 못했다. 아이 윳쿠리들 간의 씨름 대결에 갑자기 어른 윳쿠리가 끼어드는 것은 싸움이 너무 과격해져서 말려야 할 때를 제외하면 있을 수 없었다. 아무튼 아이 첸은 성체 윳쿠리인데다가 뚱뚱한 데이부의 거체에 깔리고 말았다. 바닥이 부드러운 모래밭이 아니었다면 즉사였을 것이다. 다른 곳에서도 데이뷰들의 제멋대로인 행동이 계속되고 있었다.
"여기를 데이뷰의 화장실로 할 꼬야-! 샹케에에에에에-!!!"
"유아아아아아아아아아-! 응응이다아아아아아아아아아-!!!"
장애물 경주를 하고 있던 윳쿠리들 사이에 데이뷰 한 마리가 난입하여, 경주장 한 가운데다가 응응을 쌋다. 아이 윳쿠리들은 응응이라는 더러운 장애물이 출연하자 경주도 잊어버리고 뿅뿅 뛰어서 도망쳤다.
"유유유- 이 그림은 매우 느그타다규-"
"거기의 레이무-! 표적 앞에서 비키라구-!!!"
"유유-! 데이뷰는 그림을 감샹하교 이따규-! 방해하지 말라규-! 뿌꾸육-! 뿡뿡-!"
다른 데이뷰는 스파크 놀이의 표적 앞에 서서 동심원 모양의 표적을 보고 있었다. 당연히 스파크 놀이를 하던 아이 윳쿠리들이 불평을 터트렸지만 데이뷰는 고집스럽게 움직이지 않았다.
"이 데이부우우우우우우-! 무엇을 하는 거야아아아아아아아아-!!!"
"아이들의 놀이터를 엉망으로 만들면 안되겠지이이이이이이이-!!!"
"어쨰서 첸의 아이를 괴롭히는 거야아아아아-! 모르겠어어어어어-!!!"
하지만 옆에서 보고 있던 어른 윳쿠리들이 일단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았다. 아이 첸을 공격하던 데이부의 귀밑털을 잡아 모래밭에서 끌어내고, 다른 데이부들들도 놀이터에서 끌어냈다. 하지만 데이부는 적반하장으로 무리의 윳쿠리들을 향해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정해진 놀이를 하는 것이 놀이터의 규칙이라구-!"
"그런 느긋할 수 없는 규칙 따위는 모두 바꿔야 해-! 모래밭은 모래찜질방, 달리기 경주장은 응응 싸기 대회장, 스파크 놀이터는 그림 감상실로 바뀌어야 해-! 그래야 데이부의 아가야들이 매우 느긋하게 있을 수 있곘지-!!!"
하지만 위에서 말했듯이, 이곳은 단순한 놀이터가 아니라 ‘군사 훈련장’이기도 하다. 데이부가 말하는 건 터무니 없는 짓이었다. 이 소동을 듣고 리더 마리사가 달려왔다. 자초지종을 들은 리더 마리사는 데이부에게 결정을 내렸다.
"데이부와 데이뷰들은 앞으로 두 번다시 광장과 놀이터에 와서는 안돼! 이것은 특별규칙이야-!"
"마리사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어째서그런짓을 하능거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시끄러워-! 계속 무리에 폐를 끼치면 무리에서 추방할 꺼야-!"
이 무리가 서로 협력기 위한 엄격한 규칙 아래 만들어진 질서 잡힌 무리가 아니라면, 그리고 데이뷰들이 리더의 팥소 혈통을 이어받은 자손이 아니라면 결코 무사하지 못했을 것이다. 과연 여기에는 데이부들도 의기소침해졌다. 한참 동안이나 집 안에 틀어박혀서 바깥에 나오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반성한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무리의 윳쿠리들이 자신들을 괴롭힌다고 생각해서 앙심을 품게 되었다.
아무튼, 이런 사건을 겪은 뒤로는 데이부들도 이전처럼 날뛰지는 않게 되었다. 삼녀 마리사는 무사히 잘 자라나서 어엿한 성체 윳쿠리가 되었고, 스스로 사냥을 하거나 융비대에서도 활동하면서 두각을 드러내서 총망받는 인재가 되었다. 삼녀 마리사가 성체가 된 뒤, 얼마되지 않아 이모 파츄리는 고령으로 영원히 느긋하게 되었다. 그리고 리더 마리사는 삼녀 마리사를 자신의 후계자로 지명했다.
한 번 겨울을 난 뒤, 봄에 리더 마리사가 급사했다. 데이부와 이혼한 뒤로 자신의 실패를 보충하려는 마음에서 더욱 무리를 돌보던 일에 집중하던 리더 마리사는, 그 간의 피로가 누적된 데다가 월동 직후의 몸으로 무리하게 움직이다가 사고를 당했으며, 그 상처가 도져서 결국 융생을 마치고 말았다. 제2대 리더 마리사는 초대 마리사의 무덤 곁에 묻혔다. 하지만 무리의 윳쿠리들은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완전히 듬직한 성체 윳쿠리로 자란 삼녀 마리사는 리더의 자리를 계승하여 제3대 리더가 되었기 때문이다. 무리의 윳쿠리들은 너나할 것 없이 기뻐했다. 그리고 데이부들은 완전히 없는 것 마냥 무시당했다.
"유기기기기기기기기긱-!!! 리더 자리는 데이부를 닮은 아이의 것인데에에에에에에에에-!!!"
"귀엽지 않은 마리사 따위 보다 데이부가 리더가 되는 것이 모두 느긋할 수 있겠지-! 귀여워서 미안해-♡"
"저 똥덩이 마리사-! 데이부 언니의 리더 자리를 훔쳐가다니이이이이이이이-!!!"
"용서할 수 없어! 데이부가 제제해줄꺼야-! 언젠가는 꼭-!"
엄마 데이부와 데이부 3자매는 데이부들에게 먹이를 전해주는 역할을 맡고 있던 윳쿠리에게 그 소식을 알게 되자 격렬한 질투에 몸을 비틀었다. 엄마 데이부는 어이없게도, 장녀 데이부가 차기 리더가 될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던 것이다. 데이부들도 그 동안 성체로 자라서 과연 아기 말투는 사라졌다. 하지만 인격 수준은 아기일 때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데이부를 닮은 아이가 리더가 되는 것이 당연한데-! 데이부를 닮아서 이렇게나 귀여우니까! 그리고, 초대 리더의 팥소 혈통도 이어받았다구우우우우우-!!! 마리사인 주제에 리더로 삼다니 터무니 없다-! 무리의 노예들은 모두 팥소뇌야-!!!"
하지만 집안에서 아무리 소리쳐도 들어주는 자가 없다. 무리의 윳쿠리들도 데이부의 주장을 들으면 피씩 웃고 말 것이다. 철부지로, 방약무인하고, 무능하기 짝이 없는 장녀 데이부를 리더로 삼고 싶다고 생각하는 윳쿠리는 거의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데이부들이 배가 아파 어쩔줄 몰라하고 있을 때, 한 마리의 마리사가 데이부들의 집에 찾아왔다.
"유윳- 모르는 마리사가 왔어? 모르는 마리사는 어서 데이부들의 윳쿠리 플레이스에서 나가-!"
"나가지 않을 거라면 달콤달콤을 줘-!"
"윳? 달콤달콤을 줘-! 잔뜩으로 좋아-!!!"
"어서 달콤달콤 내놔-! 이 노예-!"
엄마 데이부와 데이부 3자매는 그 마리사를 향해 소리쳤다. 물론 그 마리사는 달콤달콤을 내놓지는 않았다. 그 대신에 그 마리사는 데이부들을 향해 낮은 소리로 무엇보다도 달콤한 말을 건냈다.
"유윳- 마리사는 달콤달콤은 가지고 있지 않다제. 하지만 대신이 데이부들이 리더가 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주겠다제- 리더가 되면 달콤달콤을 잔뜩 먹을 수 있을 거다제."
"유유윳-!?"
솔깃한 소리를 듣자 엄마 데이부는 당장 그 마리사에게 귀를 기울였다.
"마리사도 저 마리사가 리더가 되는 것이 싫다제. 본래라면, 데이부야 말로 리더가 되어야 한다제. 매번 마리사만 리더가 되는 것은 이상하다제! 하지만 리더는 초대 마리사의 혈통만 될 수 있는 것. 그러니까 저 리더를 영원히 느긋하게 해주면, 장녀 데이부가 리더가 될 수 있다제."
"유유윳! 매우 느긋한 마리사구나-!"
"마리사라면 레이무의 노예가 되어도 좋아-!"
"어서 달콤달콤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달라구-! 지금 당장-!"
"유헤헤헤헤헤헤- 방법은 확실하고 간단하다제-"
어떤 무리라도 게스는 있다. 이 마리사도 그런 종류의 윳쿠리였다. 단지 무리의 엄격한 규칙 때문에 본성을 제대로 드러내지는 못하고 있었다. 본래 이 마리사는 아이일 때는 놀이터의 골목대장 같은 존재로 심한 악동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리더 마리사의 삼녀 마리사가 나타나자 실력에서 뒤떨어져서 여러 차례 패배하여 단숨에 세력을 잃고 말았던 과거가 있었다. 그 일로 앙심을 품고 있던 게스 마리사는 리더 마리사의 자매인 데이부 자매들에게 주목해서 음모를 꾸미게 되었던 것이다.
리더가 된 지 얼마 안되서, 제3대 리더 마리사는 데이부들의 집에 초대를 받게 되었다. 어린 시절으 경험 떄문에 리더 마리사는 당연히 어머니라고는 해도 데이부를 좋아하지 않았다. 하지만 데이부들의 집에 들어오자 데이부는 리더에게 전에 없이 상냥하게 대해주었다.
"윳-! 데이부의 아가아갸 리더가 되었다구-! 매우 느긋할 수 있다구-! 데이부, 어릴때 아가야 마리사를 괴롭혀서 미안하다구-! 사과의 뜻으로 맛있는 과일을 준비했다구-!"
"마리사는 느긋하게 먹으라구-! 데이부들이 준비했다구."
"마리사에게 매우 미안햇다구-! 사양할 것 없다구-!"
"데이부의 사과야-! 미안해-!"
"유윳- 어머니, 데이부들! 매우 고맙다구!"
리더 마리사는 데이부들에게 생각하지 못한 환대와 솔직해보이는 사과를 받자 그만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착한 성격의 리더 마리사는 얼마 전에 부모를 잃어 매우 상심해있던 차에, 이전에는 미웠던 데이부들 이라고 해도 남은 가족들이 대해주니 마음을 열고 말았던 것이다. 그리고 어떤 의심도 없이 데이부들이 준 나무 열매를 먹었다.
하지만 데이부의 집에서 나와 돌아가던 길에, 리더 마리사는 갑자기 심한 복통을 느끼다가 팥소를 토해내며 그 자리에 쓰러지고 말았다. 그 입 안에서는 윳쿠리에게는 독이 되는 아주 매운 맛의 야생 고추가 반쯤 소화되어 나왔다. 처음에는 데이부들이 의심을 받았지만 독이 든 음식을 먹었다면 그 자리에서 쓰러져 죽었을 것이 당연하기 때문에 의심에서 풀려났다. 집안을 수색해봐도 매운 고추는 발견할 수 없었다. 멍청한 데이부들이 무엇인가 계략을 썻으리라고 생각하는 윳쿠리는 없었다. 결국 믿기지는 않지만, 리더 마리사가 실수로 길을 가다가 매운 고추를 먹고 죽었다는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사실 모든 것은 게스 마리사의 계략이었다. 게스 마리사의 아내는 독극물을 잘 만드는 게스 파츄리였다. 게스 파츄리는 나무 열매와 씨앗을 반으로 쪼갠 다음, 씨앗의 안쪽을 파내고 그 안에 대신 독이 되는 고추를 넣고 자연에서 얻은 풀로 붙여서 감쪽같이(윳쿠리 기준) 만들었던 것이다. 윳쿠리는 모든 음식물을 팥소로 변환하지만, 과육과는 달리 씨앗은 단단해서 소화되는데 시간이 조금 오래걸린다. 씨앗껍질이 소화되서 팥소가 되버리면 고추가 노출되어 팥소를 매운 맛으로 공격하고 즉사하게 되는 것이다. 윳쿠리의 소화력은 굉장하기 때문에 설사 시체를 해부해본다고 해도, 고추 이외의 다른 증거는 찾을 수 없는 것이다.
아무튼 단기간에 2명이나 되는 리더를 잃은 무리의 윳쿠리들은 어찌해야 할지 모르고 우왕좌왕 했다. 그때 게스 마리사는 자신과 친한 숨은 게스 무리들을 모아서 데이부를 리더로 하자고 선동을 했다. "위대한 초대 마리사의 혈통 만이 리더가 될 자격이 있다."는 논리였다. 무리의 윳쿠리들 중에서도 어리석은 윳쿠리들은 이런 선동에 넘어갔고, 선동에 넘어가지 않은 윳쿠리들은 리더가 없는 혼란기를 틈타 움직인 게스들에게 협박을 받거나 쥐도새도 모르게 암살당했다. 선동과 공포심에 굴복한 윳쿠리들은 결국 데이부를 리더로 선출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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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부 왕국의 흥망사 중(下) -데이부 왕국의 멸망-
"늣! 이제부터는 데이부가 리더라구! 모든 윳쿠리는 데이부의 말에 따라야 한다구! 따르지 않으면 제제하겠다구!"
"언니 데이부가 리더라구! 언니 데이부가 최고라구! 언니는 위대하다구! 다른 윳쿠리는 모두 노예라구!"
"데이부도 언니들처럼 느긋할 거라구!"
윳쿠리 기준으로는 매우 복잡한 온갖 계략과 암살 끝에 장녀 데이부가 무리의 4대째 리더가 되었다. 그리고 그 뒷면에는 위대한 초대 리더의 혈통에서 나오는 후광을 이용하려는 게스 마리사와 그 무리가 버티고 있었기 때문에 대다수의 선량한 윳쿠리들은 제대로 반항할 수 없었다.
데이부의 통치는 그야말로 형편없었다. 데이부는 리더로서 필요한 어떤 교육도 받지 못했으며 애초에 자질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
"어서 리더에게 밥을 바치라구! 잔뜩 바치라구!"
"달콤달콤이면 더 좋아! 달콤달콤을 가져와!"
"내놓치 않으면 제제하겠다구!"
"느헤헤헷-! 데이부 님의 말을 듣지 않으면 마리사가 제제하겠다제! 이크, 이 버섯은 마리사의 것으로 하겠다제."
데이부들은 사냥에도 나서지 않으면서 무리의 윳쿠리들이 사냥해온 밥을 제멋대로 빼앗았다. 꽃이나 나무열매 따위의맛있는 음식은 모조리 데이부들의 차지가 되었고, 게스 마리사들은 버섯이나 벌레 같은 음식을 조금씩 떼어내서 착복하였다. 무리의 윳쿠리들은 맛 없고 영양가도 없는 잡초나 나뭇잎 밖에 먹지 못했다.
"우꺽! 우꺽! 행보오오오오오오옥!"
"맛있어! 이거 진짜로 맛있어!"
"이걸로는 부족하다구! 더 사냥을 해오라구!"
아무리 처먹어도 어릴 때부터 단련된 데이부들의 식욕은 끝이 없었다. 데이부 답게 보통 윳쿠리의 몇배나 되는 크고 뚱뚱한 몸이 되었다. 당연히 그 만큼 무리의 다른 윳쿠리들은 굶주리게 되었다. 그리고 윳쿠리들이 지나치게 사냥을 해댄 탓에 사냥터는 급격히 황폐화 되어갔다.
"리더, 어서 재판을 해줘."
"시끄럽다구! 데이부는 지금부터 자야하기 때문에 바쁘다구! 그런 일은 아무래도 좋다구!"
"마리사가 첸의 집을 빼았았어! 모르겠어!"
"느헤헤헷-! 데이부 님, 그 집은 원래 마리사의 것이었다제."
"늣! 마리사의 말이 맞는 것이 틀림없다구! 첸은 거짓말을 하고 있다구!"
"모르겠어어어어어어?"
리더의 중요한 임무인 "재판"도 기분내키는 대로 하거나 미뤄뒀기 때문에 무리가 제대로 돌아가질 않았다. 몇 안 되는 판결은 측근인 게스 마리사들에게 유리하도록 내리는 것 뿐이었다. 무리의 윳쿠리들 사이에서는 불만이 심각하게 쌓여갔다. 그러자 데이부는 공포 정치를 시작했다.
"늣! 그러고보니 이 첸은 예전에 데이부를 괴롭힌 적이 있다구! 이런 게스 첸은 죽어야 한다구! 게스 첸은 죽어라!"
"모르겠어?! 느쀼엑!"
"게스 첸을 죽였어! 이것은 정당한 제제라구!"
데이부는 제멋대로 다른 윳쿠리를 죽이고, 리더이면서도 오히려 무리의 질서를 어지럽혔다. 데이부가 나타날 때마다 무리의 윳쿠리들은 슬금슬금 그 자리에서 벗어날 정도가 되었다. 하지만 공포 정치의 효과는 있어서 윳쿠리들은 함부로 반항하지 못했다. 게다가 게스 마리사들은 이 틈을 타서 더욱 설치고 있엇다.
"이 집의 마리사와 레이무가 반역자라는 정보가 들어왔다제!"
"늣슈타포의 귀는 속일 수 없어! 반역자는 처형이다제!"
"마, 마리사는 아무 것도 하지 않았어!"
"시끄럽다제! 공개처형을 하겠다제!"
게스 마리사와 그를 따르는 게스 윳쿠리들은 늣슈타포라는 윳쿠리 경찰 조직을 결성하여 아무 윳쿠리나 붙잡아서 끌어내고 광장에서 나뭇가지로 찔러 공개처형한 다음 그 시체는 본보기로 개미들이 다 먹어치울 때까지 방치해두었다. 윳쿠리들이 즐겁게 뛰어놀던 광장에서는 이제 팥소비린내가 가시는 일이 없었다.
곧바로 여름이 지나 가을이 다가왔다. 슬슬 월동 준비를 해야 할 때였다.
이 무리가 있는 곳은 비교적 느긋할 수 있는 윳쿠리 플레이스였지만, 겨울은 어렵고 힘든 시기였다. 다른 때는 리더를 중심으로 모두가 힘을 합쳐서 가을부터 월동 준비를 했었다.
그러나 문제는 무리의 모든 시스템이 망가진 것이었다. 리더인 데이부는 눈 앞의 먹을 것과 노는 데만 정신이 팔려 있고, 게스들은 갑자기 얻게 된 권력에 눈이 멀어 앞일은 생각도 하지 않고 있었다. 공포 정치 탓에 다른 윳쿠리들은 감히 나설 수가 없었다. 자신들의 월동음식만 눈에 뛰지 않게 모아두는 것이 고작이었지만, 데이부들이 보면 빼앗아 갔기 때문에 모으는 것 조차 쉽지 않았다.
"이 무리에서는 더 이상 살 수가 없다묭."
"무큐. 아무래도 다른 윳쿠리 플레이스를 찾는게 좋겠어."
"알고있어. 이 플레이스도 좋지만, 데이부 때문에 더 이상은 버틸 수 없어."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무리를 떠나 몰래 도망치는 윳쿠리도 나타났다. 한 마리의 탈윳자가 생기자 탈윳자는 빠른 속도로 늘어났다. 윳쿠리들에게는 아주 험난한 산길을 넘어서 가버리거나, 딱딱하고 뾰족한 바위 투성이에 물살이 아주 급해서 윳쿠리에게는 아주 위험한 계곡을 따라 내려갔다. 도중에 죽어버리는 윳쿠리도 있었지만 탈윳자는 멈추지 않았다.
"느기이이이이이! 데이부의 명령을 듣지 않고 도망가는 윳쿠리는 모두 죽여라!!!!"
데이부는 탈윳자가 나온다는 소식을 듣자 화를 내며 모조리 잡아 죽이라고 명령했다. 하지만 이미 무리의 조직이 붕괴 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에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어차피 모든 길을 일일이 지키고 있을 정도로 윳쿠리들은 성실하지 못했다.
가을이 끝나고 차가운 바람이 불기 시작하자 식료는 더욱 줄어들었다. 이제 무리에 남은 윳쿠리는 거의 없었다. 그나마 도망칠 용기도 없고, 월동 준비도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았지만 운에 맡기고 어떻게든 될 거라고 생각하는 무책임한 윳쿠리들 뿐이었다. 심지어 게스 마리사도 얼마 전에 도망가버려서 데이부들은 완전히 고립되었다.
"느헤헤헷. 이제 이 무리는 끝장이다제. 마리사는 도망갈 거다제."
"무큐. 마리사의 행동력과 파체의 지략이라면 어디서든 리더가 될 수 있어요."
어느날 밤에 게스 마리사와 독살마 파츄리는 이 무리가 완전히 끝장났다는 것을 깨닫자 식량을 한 보따리씩 짊어지고 계곡을 따라 도망갔다. 하지만 천벌이 내려서 둘 다 무사히 도망치지는 못했다.
"우- 우- 오늘도 맛잇는 만쥬라구!"
"레, 레밀랴다아아아아아아아아!"
"어째서 레밀랴가 있는거야? 무큐우우우우우!"
근처에 살던 레밀랴가 계곡을 따라 윳쿠리들이 이동하고 있는 것을 깨닫고, 저녁마다 나타나서 탈윳자들을 사냥하고 있었던 것이다. 운 좋게 도망칠 수 있는 윳쿠리도 있었지만 이 부부는 그렇지 못했다.
"마리사는 도망간다제! 레밀랴는 파체나 먹으라제!"
"바리자아아아아아아! 파체를 버리다니이이이이이이-!!!"
"우- 우- 맛있는 생크림!"
"그만둬어어어어! 숲의 현자인 파체를 빨아먹지 마아!"
운동능력이 낮은 파츄리는 덤으로 식량도 대량으로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미처 도망치지 못하고 레밀랴에게 물렸다. 그리고 게스 마리사는 계곡의 돌 위를 뛰어서 도망치다가 그만 뾰족한 바위를 잘못 밟고 저부를 다치고 말았다.
"느아아앗! 마리사의 발이이이이이이! 아프다제에에에에에에에에!"
게스 마리사는 아픔을 견디지 못하고 바위 위에서 데굴데굴 굴렀다. 하지만 그것이 큰 실수였다. 균형을 잃고 계곡물에떨어지고 만 것이다. 빠르고 세찬 계곡물은 한 번 떨어진 윳쿠리가 윳쿠리가 빠져나올 수 없는 곳이었다.
"느푸푸푸푸푸푸푸푸-! 수, 숲의 지배자가 될 마리사 님이 이런 곳에서 죽다니! 말도 안된다제! 느푸푸푸푸푸푸!"
계곡물을 따라 떠내려가던 게스 마리사는 뾰족한 바위에 계속 부딧쳐서 산산조각으로 부서져 처참한 최후를 맞았다.
게스 마리사들과는 달리 데이부들은 당연히 자신들의 무리에서 도망갈 생각은 조금도 하고 있지 않았다. 이곳은 데이부들의 왕국이었으니까. 그러나 왕국의 윳쿠리는 거의 남아 있지 않았다. 어느날 점점 심해지는 추위를 견디지 못한 윳쿠리들은 입구를 막고 둥지에 틀어박혀서 월동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데이부들은 그것조차 전해 듣지 못했으며 그날도 광장에 모여서 무의미하게 밥을 내놓으라는 타령을 하고 있었다.
"모두 어디갔어? 어서 밥을 내놓으라고!"
"데이부들이 우꺽 우꺽 할 밥을 내놓을구! 안 그러면 제제할 거라구!"
"어째서 데이부의 말을 듣지 않는 거야아아아아? 도망친 노예는 모두 제제할 거라구!"
데이부들은 생각나는 대로 윳쿠리들의 둥지를 찾아돌았다. 하지만 많은 둥지가 비어 있었고, 뚱뚱한 데이부들은 움직이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에 곧 포기하고 자신들의 둥지로 돌아갔다. 추위가 닥쳐온 데다가 먹을 것 까지 부족해지자 데이부들은 매우 신경질적이 되었다.
"느늣? 데이부의 아가야들. 오늘은 왜 밥을 가져오지 않았어?"
"쓰레기들인 노예 윳쿠리들이 모두 숨어버렸다구!"
"데이부들에게 밥을 가져오지 않다니 정말로 쓰레기라구! 죽인 마리사보다 더욱 쓰레기라구!"
"모두 제제할 거라구! 뿌꾸욱!"
"늣! 데이부의 아가야들에게 밥을 바치지 않다니 정말로 나쁜 게스 윳쿠리들이네!"
데이부들은 집에 남아 있던 엄마 데이부와 한 입으로 다른 윳쿠리들을 욕했다. 하지만 그래봤자 없는 밥이 어디선가 생기는 것은 아니었다. 데이부들은 그날은 어쩔 수 없이 둥지를 뒤져 남은 음식 찌꺼기로 배를 채웠다. 밥을 먹으면서 워낙 아무데나 튀기면서 먹었기 때문에 남은 찌꺼기들만으로도 보통 윳쿠리들의 몇끼 분량은 되었다. 하지만 이것도 그날로 마지막이었다.
"느늣! 차가운 하얀하얀씨 저리 가라구!"
"하얀하얀 씨는 느긋하지 못해! 뿌꾸욱!"
"하얀하얀 씨를 내려보내는 하늘은 나쁘다구! 제제할거라구!"
"위대한 데이부의 명령을 들으라구! 어서 하얀하얀 씨를 그만 내려보내라구!"
다음날에는 드디어 첫눈이 내렸다. 입구를 제대로 막지 않았기 때문에 데이부들이 둥지 안 까지 눈이 들어왔다. 데이부들은 하늘을 향해 불평을 토해냈지만 당연히 하늘은 그 말을 듣지 않았다. 눈이 조금 그치자 데이부들은 배가 고파져서 눈 밭을 헤치고 다른 윳쿠리들의 둥지를 찾아나섯다. 집 안에 쳐들어가서라도 먹을 것을 빼앗으려는 속셈이었다. 하지만 온통 눈으로 덮혀 있었기 때문에 동면하기 전에 단단히 막아둔 둥지의 입구를 찾는 것은 불가능했다. 결국 아무 성과도 없이 돌아올 수 밖에 없었다.
"느으으으으으-! 춥다구! 느긋할 수 없다구!"
"데이부의 아가야들. 어쩔 수 없으니 입구를 막자구!"
"노예 윳쿠리는 어서 입구를 막으라구! 데이부들이 추워하고 있다구!"
"어서 입구를 막으라구! 위대한 데이부가 명령하고 있다구!"
데이부들은 문을 막는 것조차 자신들의 입으로 하지 않고 한 참 동안 떠들고 있기만 했다. 그러나 데이부들이 노예라고 생각하는 윳쿠리들은 모두 동면에 들어 있었다. 할 수 없이 데이부들은 자신들이 나서서 나뭇가지와 흙으로 어떻게든 입구를 틀어막는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런 일은 전혀 해본 적이 없는 데이부들이라 최선을 다해 틀어막았음에도 조금씩 바깥의 추은 바람이 들어와서 둥지 안을 차갑게 만들었다.
"느으으으으. 데이부 배고프다구. 춥다구."
"기여운 데이부가 이렇게 배고픈데 아무것도 가져와주지 않다니 정말로 게스 윳쿠리 뿐이라구 흥흥!"
"나타나면 반드시 제제해 주겠다구! 빌어도 용서하지 않겠다구!"
"그래. 데이부의 아가야들을 괴롭히는 게스 윳쿠리는 모두 제제해야 한다구!"
그리고 둥지 안에 남아 있던 식료 부스러기까지 모두 먹어치워 남은 것은 이제 없었다. 배고픔을 견디다 못한 데이부들은 침대로 쓰던 풀더미까지 먹어치웠다. 하지만 그래도 추위와 배고픔은 가시지 않았다.
그래도 데이부들은 일단 뚱뚱하기 짝이 없는 몸이 4마리나 틀어박혀 있었기 때문에 어떻게든 체온은 유지할 수 있었다. 워낙 팥소의 양이 많아서 몇 일 동안은 밥을 먹지 않아도 어느 정도 버틸 수 있었다. 하지만 고통스러운 것은 어쩔 수 없었고, 끝없이 이 책임을 다른 윳쿠리들에게 돌렸다. 데이부들은 부족한 팥소뇌로 생각을 거듭했다. 처음에는 다른 윳쿠리들을 비난했지만 돌아오는 반응이 없었기 때문에 서서히 눈 앞에 있는 다른 데이부를 비난하기 시작했다.
"데이부 언니가 나쁘다구! 너무 많이 처먹으니까 데이부의 먹을 것이 없어진 거라구!"
"데이부가 노예들을 제대로 살피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졌다구!"
"위대한 데이부는 전부다 예상했다구! 그런데 데이부의 말을 듣지 않았다구!"
"느기이이이잇! 데이부들 같은 쓰레기 아가야들 때문에 데이부가 이꼴이 되었다구!"
어차피 모두 데이부들, 제대로 된 추궁을 하지 않고 제멋대로 지어낸 생각을 상대에게 몰아붙이기만 했다. 말싸움은 끝엇이 격화 되어갔고, 몸싸움으로 번지는 데는 얼마 걸리지도 않았다.
"데이부를 느긋히 시키지 않는 언니는 죽으라구!"
"게스 여동생 데이부는 느긋하게 죽어!"
"데이분는 잘못한 거 없다구!"
"쓰레기 같은 아가야들 때문에 데이부가 괴롭다구! 부모를 위해 모두 죽으라구!"
서로 몸을 부딧치거나, 이빨로 물어뜯거나 하면서 처참하게 싸웠다. 추악하기 짝이 없는 난투극 끝에 데이부 일가는 전멸하고 말았다. 한 편, 마침 그날 집 안의 월동 식량이 부족할 거라고 생각해 추위를 무릅쓰고 바깥에 나와 먹을 것을 찾던 한 마리의 마리사가 리더의 둥지에서 말다툼 소리가 심해지다 갑자기 뚝 끊어진 것을 알았다. 마리사는 혹시 먹을 것이 있지 않을지 생각하여 몰래 리더의 둥지에 다가서 문의 틈새로 안을 들여다보았다. 안에는 4마리의 데이부가 시체가 되어 있었다.
"늣! 저것들은 먹을 수 있겟다구!"
마리사는 막아둔 입구를 나뭇가지로 쳐서 부수고 들어간 다음, 데이부들의 시체를 모자에 담아서 둥지로 가져갔다. 몇 번이나 왔다갔다 하자 이제 둥지에는 남는 것이 아무 것도 없었다.
다음 해, 겨울이 끝나고 이 무리에서는 극소수의 윳쿠리들만이 살아남았다. 그렇지만 한 때 번영했던 이 윳쿠리 플레이스의 무리는 완전히 무너진 것이나 다름 없었다. 이미 "무리"라고 부를 수 있을 만한 숫자가 남아 있지 않았고 그저 몇리의 윳쿠리가 살아남은 것에 불과했다. 이렇게 데이부 왕국은 막을 내렸다. 다른 누구도 아니고 오직 데이부들의 자신의 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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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후기 :
오랜만입니다. 얼마동안 윳쿠리에 흥미가 죽었다가 요즘 다시 흥미가 생겨 와보니 연중 상태의 소설이 있었내요.
일단 완결을 시켜놓게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