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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출처 : 구 윳쿠리 사이트
겨울의 제재
봄.
한 남자가 사탕 봉지를 들고 산을 걷고 있었다. 도시 뒷편에 위치한 이곳은 울창한 숲이 있어 윳쿠리들이 많이 살기로 유명한 장소였다.
그때, 한 마리의 윳쿠리 마리사가 남자의 앞을 가로막았다.
"윳! 거기 병신같이 생긴 할아범!! 이곳은 마리사님의 구역이라제!! 지나가고 싶으면 통행료로 그 달콤달콤을 바치거나, 당장 꺼지라제!!"
보통 사람들 같으면 당장 때려 죽였겠지만, 이 남자는 사탕 봉지를 흔들며 이렇게 말했다.
"너가 사는 곳으로 안내해 주면 이 사탕을 전부 주마."
"윳? 정말이냐제?"
"그럼, 정말이고 말고. 이 사탕은 아주 느긋한 윳쿠리에게만 줄 사탕이거든. 통행세를 요구할 정도로 강한 윳쿠리라니 분명 사탕을 먹을 자격이 있는 느긋한 윳쿠리겠지만 네 집씨를 보면 더 확실히 결정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말야."
"윳헷헷, 당연하다제!! 마리사님은 이 숲의 왕이라제!! 병신같은 할아범 따위는 백명이 와도 다 때려죽일 수 있다제!!"
기고만장해하는 마리사. 하지만 남자는 핏대를 세우지도 않고 그냥 무덤덤한 표정으로 헛소리를 지껄이는 마리사의 뒤를 따라갔다. 제법 큰 아름드리 고목의 구멍. 나무 뿌리 주변을 돌로 장식까지 해놓은 걸 보니 숲의 왕까지는 아니더라도 이 근방에서 잘나가는 마리사인것 같았다.
마리사a :"마리사! 아가야! 다녀왔다제!!"
특이하게도, 이 녀석은 같은 마리사종과 가족을 이뤘다. 신체적인 능력은 좋지만 앨리스나 레이무보다 미적 감각이 떨어지는 마리사종이 집 주변을 돌이나 나뭇잎으로 장식할 생각은 어떻게 했을까, 그 답은 금방 나왔다. 둥지 근처에 반쯤 파묻힌 성체 윳쿠리 레이무와 앨리스의 시체가 보인 것이다. 아마 이들을 혹사시켜 둥지를 장식하게 하고 쓸모없게 되자 죽인건지도 모른다.
어쨌든, 그새 뿅뿅하고 마리사의 가족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농구공 사이즈의 어미 마리사 두마리, 야구공 사이즈의 아이 한마리. 총 세마리의 가족이다. 아이 마리사는 야구공 크기의 평균 사이즈였지만, 야생이 아니라 뱃지 획득 과정을 거치고 있는 애완 윳쿠리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머리카락이나 장식의 상태가 최상이었다. 굉장히 영양 공급이 잘 되고 있다는 증거일텐데, 야생 윳쿠리의 힘으로 이게 가능한 걸까.
"음? 가족이 별로 없네? 느긋하지 않은거 아냐?"
마리사a : "윳! 무슨 헛소리냐제!! 마리사님은 최강이라제! 가을씨가 되면 다른 윳쿠리들을 약탈해 밥씨를 뺏고 겨울에 잔뜩 상쾌해 아가야를 낳으면 된다제!!"
"그러냐. 근데 저기 널부러진 윳쿠리들은 뭐야?"
마리사a : "윳헷헷, 마리사님의 노예들이라제!! 마리사님의 집씨를 느긋할 수 있도록 치장하고 죽은 병신 만쥬들이다제!!
마리사b : "윳! 그렇다제!! 아가야들을 인질로 잡고 집을 느긋하게 만들라고 했더니 정말 잘 해줬다제!! 쓰레기들 주제에 솜씨 하나는 좋았다제!!"
"헤에, 근데 왜 죽은거야?"
마리사b : "윳! 할아범은 역시 병신이다제! 쓸모없어진 노예는 느긋하게 제재하는게 당연한거 아니냐제?"
"그러탸졔!! 쓔레긔듀를 졔쟤하뉸건 갱쟝희 느그탯땨졔!! 먀먀- 하고 싀끄려윤 레이뮤갸 우뉸 결 짓뱗야 쥬겼댜졔!! 재미쎴땨졔!! 윳윳윳!!"
마리사a : "유융~ 그렇다제 아가야!! 저런 쓰레기 만쥬는 아가야들도 전부 제재하고 우-걱우-걱 하는 거라제!!"
마리사b : "맞다제! 그 병신같은 앨리스와 레이무의 아가야들, 우리 아가야가 짓밟았더니 달콤달콤해졌었다제! 이번 가을에는 강 건너의 파츄리 둥지를 약탈해서 아가야들을 또 잡아먹는거다제!"
"유와~이!!"
남자의 예상이 맞았다. 아가야를 인질로 잡았으니 모성이 강한 레이무종이라면 할 수 없이 명령에 따랐을 것이다. 게다가 이 성격 나쁜 게스들이라면 노동력 착취에 더해서 식량 약탈에 강간까지 했을지도 모른다. 아무리 힘이 좋은 성체 윳쿠리라도 그렇게 혹사하면 안 죽는게 이상하리라. 혹여 무사히 살았더라도 게스들의 성격상 가만 놔둘리도 없었겠지. 오로지 죽음만이 이 악독한 게스 부부에게서 벗어나는 유일한 방법이었을 거다.
인질이 된 레이무-앨리스 부부의 새끼 윳쿠리들은 어미들이 죽고 인질로써 이용가치가 없어지자 아이 마리사의 장난감으로 학대당하다 죽어 식량이 된 것 같았다. 약탈한 풍족한 식량에 윳쿠리에게 필요한 영양이 잔뜩 들은 새끼 윳쿠리의 시체까지 먹었으니 아이 마리사의 건강상태가 극상을 달리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이 녀석들은 엄청난 게스다. 남자가 탐탁찮게 생각하는 학대파들의 학대 기록을 찾아봐도 이 정도로 팥소 알갱이 하나까지 썩은 게스는 드물었다. 게다가 인간 앞에서 태연하게 다른 윳쿠리들을 약탈해 이같은 만행을 더 저지른다고 선언하고 있지 않은가.
아무리 윳쿠리가 좋다는 애호파라도 이런 놈들은 최대한 잔인하게 때려죽여 본보기로 삼겠지만, 어쩐 일인지 남자는 태연하게 웃으며 말했다.
"오오, 역시 너희들은 이 숲에서 가장 느긋한 윳쿠리같구나. 자, 약속대로 이 사탕을 전부 주마."
마리사a : "윳윳윳! 제법 보는 눈이 있는 할아범이라제!! 마리사님이 도스가 되서 이 숲과 저 도시까지 전부 지배하게 되면, 할아범을 특별히 이 마리사님의 응응 처리 담당으로 삼아주겠다제! 기대하라제!"
숲이야 어찌한다고 해도 인간들의 도시까지 지배하겠다니.......남자는 윳쿠리의 밑도 끝도 없는 망언에 적당히 답하고 사탕을 뿌린다.
"달콤달콤!! 잘먹겠습니다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맛있어!! 이거 엄청 맛있어!!! 우-걱우-걱!!!! 마리사와 아가야는 저리 꺼지라제!! 겨울에 귀여운 아가야를 낳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영양이 중요하다제!!!"
"먀먀와 퍄퍄냐 져릐료 꼬즤랴졔!! 긔여운 마뤼샤갸 댜 머글 꺼랴졔!!"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입가에 끈적한 사탕을 묻혀가며 지저분하게 먹는 게스 마리사 일가. 혐오 사이트에 올려놔도 좋을 지경의 추잡함이었지만, 남자는 아랑곳 않고 처먹는데 정신이 팔린 일가의 둥지 지붕 역할을 하는 아름드리 나무에 붉은 색으로 큼지막하게 X 표시를 하고 자리를 떠났다.
"해,해,해,해 행보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옥!!!!!!!!!!!!"
남자가 떠나든지 말든지, 게스 일가는 입가에 질퍽질퍽 끈적한 사탕과 흙먼지를 묻히면서 달콤달콤 삼매경에 빠져 있었다.
여담이지만 이 일가가 노략질 하려고 계획하는 파츄리 역시 적당히 주변 윳쿠리들을 이용해 먹고 마지막에는 매운 열매로 독살해, 모아둔 식량을 횡령하고 남겨진 아가야들을 노예로 부려먹으며 학대하는 지독한 악질 게스였기 때문에 내버려 뒀다.
"무큐큐큐, 파췌의 노예들! 어서 숲속의 현자 파췌님이 드실 음식을 구해오라구요!!"
"유.....유게에......레이뮤, 이졔뉸 움쥑이지 모탸겟댜규........"
"마, 마리샤됴.......뿅뿅찌에 힘이 없땨졔......."
"무큣! 쓸모 없는 노예는 처형이라구요!"
"시, 시져어어어어어어어어!!! 처형운 시져, 유삣, 그만뎌! 윳, 유게게게게겍!!!!"
"유아아앗!? 레이뮤우우우우우우!!!"
"무큐큐큐, 이 마리사는 제법 느긋하게 생겼다구요! 특별히 파췌의 우수한 아가야를 낳을 권리를 주겠어요!"
"유갸아아아악!? 느, 느그츼 그먄듀라졔에에에에!!! 마리샤의 버진찌갸, 마뮤마뮤찌갸아아아아!!! 아퓨댜졔에에에에에에!!!"
결국 머리에 새까만 줄기를 다섯개나 내고 헛되이 죽었다.
어쨌든 남자는 파츄리 이외에도 산을 꼼꼼히 뒤져 산 속 윳쿠리의 거의 대부분을 호구조사 하듯 꼼꼼히 체크하고 기록해뒀다.
*
이러저러한 자초지종 끝에, 이 산에서 살아남아 월동을 시작한 윳쿠리는 봄 부터 활동하던 윳쿠리의 오분의 일 수준밖에 안됐다.
불의의 사고나 어쩔 수 없는 자연재해, 포식종의 습격 등 야생 윳쿠리의 주요 사망원인으로 죽은 윳쿠리들이 많았지만, 앞서 남자가 방문한 그 화려한 둥지의 게스 마리사 부부의 횡포에 무려 열개의 윳쿠리 가정이 파괴됬다.
게스 파츄리가 첫번째로 당했다. 당황한 파츄리는 부려먹었던 노예들을 내보냈지만 노동력 착취로 비실거리는 새끼와 아이 윳쿠리로 이뤄진 노예들로는 강력한 두 마리의 성체 게스를 이길 리가 없었다. 불쌍한 새끼 노예 윳쿠리들은 게스들의 간식거리로 고단한 윳생을 끝냈고 게스 파츄리는..............
"뮤큣, 쿨럭쿨럭쿨럭!! 파췌의 주지육림의 꿈이..........무큐게에에에에엑!!!"
한대도 맞지 않았는데 혼자서 쿨럭쿨럭 크림을 토하다 죽었다. 작은 노예제 왕국은 시원스럽게 멸망했다.
사랑스런 세 마리의 아가야와 함께 밥씨를 많이 모아 겨울 내내 노래를 부르며 즐겁게 월동하고 싶었던 레이무와 마리사 부부.
아가야를 인질로 잡힌 채 사이 좋은 부부는 눈물을 흘리며 서로에게 몸통박치기를 가했다. 힘이 다해 먼저 죽은 레이무의 시체를 명령 때문에 울면서 우-걱우-걱한 마리사와 세 아가야는 이윽고 게스들에게 머리 끄덩이를 잡힌 채 끌려나가 연못에 던져져 레이무의 뒤를 따랐다.
가득한 식량과 함께 겨울동안 아가야를 낳아 도시파적인 영재교육을 시키려 했던 앨리스와 마리사 부부도 마찬가지.
게스 부부 두마리의 협공으로 저부를 다친 앨리스는 눈 앞에서 태생형 임신을 한 마리사가 철퍽철퍽 짓눌려 뱃속의 아가야와 함께 팥소 덩어리로 으깨지는걸 봐야만 했다. 그 다음에는 검게 변해 죽을때까지 무한 강제 상쾌.
그리고, 그리고, 그리고...........먹을게 많아져 느긋한 '행보옥-' 소리가 들릴 가을 산에는 게스의 횡포로 죽어가는 윳쿠리들의 통곡 소리가 대신 들렸다. 만약 도시 근처의 도시윳쿠리들이 모여 사는 '윳쿠리 슬럼가'나 도스나 현자 파츄리를 중심으로 뭉친 무리였다면 일치감치 제재되었겠지만 이 산의 윳쿠리들은 조직적으로 무리를 짓는 습성이 없었기에 이렇게 무기력하게 게스 부부에게 각개격파 당한 것이다.
*
"윳헷헷!! 성공이다제! 마리사님은 굉장히 느긋하게 있다제에에에에에!!"
드디어 겨울이 닥쳐왔다. 눈보라가 휘몰아치지 않도록 돌과 나뭇가지로 단단하게 입구가 막혀있고, 다른 윳쿠리들의 둥지에서 약탈해온 예쁜 돌씨를 비롯한 '보물'들로 장식된 게스 마리사의 둥지에는 엄청난 양의 음식들이 쌓여 있었다. 성인 남자 다섯 명이 손을 잡아야 겨우 감살 수 있는 아름드리 고목의 안이 벌레나 버섯, 씨앗이나 꽃 등으로 가득 차 있었다. 이 게스 부부가 스스로 사냥해서 모은것도 없는건 아니지만 대부분은 전부 윳생을 짓밟힌 다른 윳쿠리들의 통곡과 비명 속에서 얻은 것들이다.
그러나 마리사에게 그런건 중요하지도 않았다. 놈에게 중요한 건 배구공 크기로 큰, 준성체 크기의 아이 마리사와 머리 위에 여섯 마리 새끼 마리사가 매달린 줄기가 있는 배우자 마리사 뿐이었다.
"이제 마리사는 언니야가 되는 거라제! 느긋히 이해했다제!!"
"유유~웅, 굉장히 느긋한 아가야들이라제!! 내 머리에 있는 줄기의 아가야지만, 이렇게 느긋하다니 믿겨지지 않는다제!!"
"마리사와 마리사의 아가야는 굉장히 느긋할 거라제! 도스가 될 마리사를 아빠야로 얻은게 이 아가야들의 행운이라제!!"
우걱우걱, 다른 윳쿠리들의 피땀을 입가를 지저분하게 더럽히며 추잡하게 먹어댄다. 그리고 하루 뒤-
"유윳!! 아가야들이 태어난다제!! 마리사, 아가야! 와서 보라제!!"
"유유윳!?"
툭, 투툭.
줄기에 매달려 있던 새끼 마리사 여섯마리가 일제히 새둥지 모양의 침대 위로 떨어진다. 역시 마리사 종의 손재주로는 불가능한 굉장히 섬세하게 짜여진 이 침대 역시 막 둥지의 입구를 막으려던 묭과 앨리스 부부를 기습, 묭이 물고 있던 막대기로 눈을 찌르고 빼앗은 것이었다. 아가야를 위해 정성들여 짠 침대와 월동을 위해 고생하며 모아둔 식량을 바로 앞에서 빼앗긴 앨리스와 묭의 절규는 굉장히 처절했다고 한다. 겨울이 코앞에 다가온 터라 게스 부부는 묭과 앨리스를 죽이진 않았지만, 장님이 된데다 모든 것을 빼앗긴 그 부부가 겨울을 보낼 확률은 제로다. 지금쯤 차갑게 식어버린 원한을 끌어안고 눈보라 속에서 영원히 느긋해져 버렸을 것이다.
어쨌든, 아버지 묭의 원한이 깃든 침대 위에 약탈자의 여섯마리 새끼 윳쿠리가 떨어진다. 줄기에 맻혀 떨어질 때까지 일주일이 걸리는 식물형 출산이지만, 약탈과 동종포식으로 야생 윳쿠리가 도달할 수 있는 최상의 영양 상태를 지닌 부모 덕분에 성장과정이 3일로 단축되었다. 게다가 방울토마토 사이즈의 일반 아기 윳쿠리에 비교해서 덩치도 조금이나마 크고 외모도 하나같이 귀엽다. 단 한가지 문제라면, 그 속에 흐르는 게스의 팥소겠지만.
"느그탸계 이쯔랴규!!"
아가야들의 외침에 부모와 장녀 마리사가 답하려는 그때,
"유윳! 마리사의 느긋한 아가야들! 느긋.........유?"
퍼석! 퍼석!
고목의 입구에서 느긋할 수 없는 요란한 소리가 들렸다. 마리사들은 입구를 쳐다봤다. 그래, 이건 분명 입구를 막은 결계가 부서지는 소리였다!! 머리에 매달린 줄기를 이유식으로 떨어뜨려 줄 여유도 없이 어미 마리사는 아비 마리사에게 독촉한다.
"마리사! 어서 결계씨를 느긋하게 고치라제! 아가야들이 느긋할수 없게 된다제!!"
"그렇다제 아빠야! 마리사 추워지기 시작했다제!"
"유윳, 귀찮게스리 어떤 놈이냐제!? 감히 숲의 왕인 이 마리사님의 집을 건드리다니 목숨이 열개라도 되냐제?"
투덜대며 아비 마리사가 둥지 입구로 슬금슬금 걸어갔다. 그 순간, 콰직! 하는 소리와 함께 둥근 나무 몽둥이가 결계를 부숴버렸다!
들이닥치는 찬 바람에 갓태어난 아기 마리사들은
"싀원햬셔 긔뷴 죠탸규!!"
"뱌럄쯰, 갱쟝희 느그턀 슈 있녜!!"
라고 철없이 좋아했지만 부모 마리사와 장녀 마리사의 표정은 하얗게 질렸다. 이 결계를 복구하려면 꽤 시간이 걸리는 데다 그동안 모자가 날아가기라도 하면 느긋해지지 못해서 큰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 끝이 아니었다.
"어이, 윳쿠리들, 그 동안 잘 있었냐?"
봄에 마리사들에게 사탕을 준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물론 윳쿠리의 팥소뇌로는 봄의 일까지 기억하진 못하고 있겠지만........
-계속?-
"윳! 뭐냐제!! 감히 도스가 될 이 마리사님의 느긋한 집씨를 건드린게 병신 할아범이냐제?"
아름드리 고목 구멍 너머로 얼굴을 내민 남자를 보며 오만불손하게 말하는 아비 마리사. 어미 마리사와 장녀 마리사도 뒤따라 건방지게 지껄여댄다.
"윳! 마리사의 고귀한 아가야들에게 찬바람을 쐬게 하다니!! 결계를 부순 병신 할아범은 느긋하게 사죄하고 당장 죽으라제!!"
"맞다제!! 마리사님도 추워졌다제!! 사죄의 의미로 달콤달콤을 잔뜩 내놓고 똥구덩이에 빠져 뒈지라제!!"
단숨에 짓뭉개져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 그러나 남자는 아무 말 없이 쓰윽 둥지에서 몇걸음 물러났다. 남자가 자신들에게 두려움을 느껴 물러났다고 멋대로 해석한 놈들은 기세등등하게 뿅뿅 둥지 밖으로 나온다. 방금 전까지 모자가 바람에 날려갈까 불안해 했던 사실을 까맣게 잊어버린 채로. 다행히 때마침 눈보라는 한풀 꺾여 마리사의 모자가 날아갈 정도는 아니었다. 아직 침대에 있는 아기 윳쿠리들은 뿅뿅 둥지 밖을 나가는 부모를 보고 불안감에 싸여 외친다.
"먀먀!! 어듸료 가뉸 고야아아아아아!!"
"마뤼샤를 듀고 가즤 말랴졔에에에!!!"
하지만 어미 마리사는 이마에 줄기를 매단 채 여유만만하게 웃으며 말했다.
"윳! 아가야들! 느긋하게 기다리라제! 엄마야는 할아범을 제제하고 금방 돌아오겠다제!!"
눈보라가 한풀 꺾였지만 차가운 겨울 산 속. 남자 한명과 이죽거리는 표정을 짓는 세 마리 게스 마리사가 서있었다.
"윳! 병신 할아범! 도스가 되서 숲과 도시를 점령하고 호령할 마리사님의 집씨를 건드리다니 좋은 배짱이다제!! 지금이라도 사죄하면 편하게 죽여 주겠다제.....윳?"
건방진 망언을 지껄이던 아비 마리사는 자신을 툭툭 건드리며 제지하는 어미 마리사를 의심스럽게 바라봤다.
"왜그러냐제? 병신 할아범을 제제해야 하지 않냐제?"
"윳, 마리사. 그러지 말고......."
속닥거리는 어미 마리사. 아비 마리사는 게스스러운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윳! 할아범은 빨리 결계를 다시 지으라제!! 할아범이 부순 결계니까, 할아범이 다시 복구하는거라제!!"
그렇다. 남자를 부려 먹은 뒤 제재하려는 것이었다. 그러나 결국 윳쿠리의 팥소뇌다. 둥지에 자신들이 들어가고 인간이 그 결계를 복구하면 어떻게 제재하려는 건지는 생각하지도 않고 있었다.
어쨌든 남자는 허리를 숙이더니 땅바닥에 떨어진 결계로 쓰인 나뭇가지 하나를 집어 들었다. 제법 실팍한 것이었다. 할아범이 굴복해 자신들의 말을 듣는다고 생각한 어미 마리사는 의기양양하게 외친다.
"윳헷헷, 말을 잘 듣는 할아범이라제! 결계를 복구한 다음, 결계를 부슨 저 이상한 막대기씨로 머리를 쳐서 자살하라ㅈ.............부규악!?"
퍼억 하는 소리와 함께 말을 채 끝맺지도 못한 어미 마리사가 부러진 몃 개의 이빨과 함께 땅바닥을 뒹군다.
"유....유윳?"
믿기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어미 마리사를 보는 아비 마리사와 장녀 마리사. 어미 마리사의 뽑혀나간 이빨과 가볍게 멍든 얼굴 오른편을 보고 나서야 상황이 이해됀 듯, 잡아먹을 듯한 표정으로 다시 남자를 향해 얼굴을 돌리고 더러운 욕설을 지껄이기 시작한다.
"이 병신 할아버어어어엄!!! 마리사의 달-링에게 무슨 지랄을 한거냐제!! 대답에 따라서는 산산히 찢어 죽여주겠다ㅈ.......부규엑!!"
"병신 할아범은 어서 마리사의 마마를 일으켜 세우고 위자료로 달콤달콤을 바치..........유게엑!!"
퍽, 퍽. 아비도 장녀도 말을 끝맺지 못하고 결계 재료로 썼던 실팍한 나무막대기에 맞아 나동그라졌다. 그 두 마리가 미처 몸을 일으키기도 전에 면상으로 남자의 싸커킥이 꽃혔다.
"유뷰게에엑!?" X2
코피 흘리듯 양 눈 가운데에 팥소를 품으며 어미 마리사가 있는 곳으로 나동그라지는 두 마리. 고통이 상당한 듯 유겍유겍거리며 움찔거리는 만쥬들의 꼬락서니를 느긋하게 보며 남자는 천천히 실팍한 나뭇가지를 손에 든 채 다가갔다. 그리고..........
만쥬들을 향해 막대기를 내리치기 시작했다.
"윳, 무슨지......뷰욱! 그만두....유헉! 윳, 유게에, 뷰북, 그만두라ㅈ, 뷰게엑!!"
"이 병신 할아범, 도스가 될 마리사님의 달-링에게 무슨짓 이냐제? 당장 그마, 유게엑! 윳, 유헉! 뷰우욱!!"
"마마와 파파가아아아!? 그만두라제 이 병신 할아........유게엑! 게에엑!? 유뷰게엑!!"
퍽, 퍽, 퍽, 퍽, 퍽. 마구잡이로 구타하기 시작했다. 만쥬 가죽에 멍이 들고 결국 찢어져 팥소가 튀어나오지만 그래도 건강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생명을 위협할 정도의 구타는 하지 않도록 적당히 힘을 줘 구타하는 것을 봐서, 남자는 상당히 오랫동안 윳쿠리를 다뤄본 경험이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오분 뒤.
"유......유게에유게게에게에게.........."
"마, 마리사..........아프다제.......그만두라제.........."
"유....유우욱...........움직일 수...........없다제........."
반쯤 기절해버린, 멍투성이 만쥬 세개가 눈밭에 널부러져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눈이 내리긴 했어도 초겨울. 게다가 남의 식량을 잔뜩 약탈해와 호의호식했던 게스 윳쿠리. 그리 간단하게 죽을 턱이 없다.
후우, 게스 윳쿠리들을 잔뜩 두드려 팬 남자는 겨울임에도 불구하고 이마에 흐르는 땀을 살짝 훔쳤다. 그리고 게스들을 두드려 팬 나무 막대를 버리고, 둥지 결계를 부쉈던 나무 막대를 집어들었다. 둥근 나무 끝의 반대편에는 끝이 포크처럼 살짝 갈라진 둥근 스푼 모양의 삽이 달려 있었다. 남자는 그 삽을 들고 조심스럽게 둥지 안을 쳐다봤다.
"유삐이.....유삐이....."
"느그탸계........쟌댜졔.........."
우선 남자의 눈에 들어온 건 다른 윳쿠리들의 피땀과 원한이 깃든 엄청난 양의 음식들. 그리고 음식들 아래 잔뜩 깔린 약간 축축한 풀들과 둥지 가운데 놓인 마른 풀로 만든 새둥지 모양의 침대였다. 그 안에는 여섯 마리의 귀여운 아기 마리사들이 잠들어 있었다.
둥지 아래 풀들을 잔뜩 깔아두고, 그 풀들이 썩으면서 내는 열을 난방에 이용한다........... 곰팡이 등이 생겨 질병에 걸린다거나 음식이 상한다거나 하는 문제도 있었지만 야생에서는 제법 쓸만한 아이디어였다. 둥지에 신경 많이 쓰는 앨리스나 레이무, 혹은 지능이 높은 파츄리종의 둥지에서나 볼 것을 마리사의 둥지에서 보게 되다니. 아마 다른 윳쿠리를 착취해서 만든 난방장치가 분명하리라. 그리고 이 아기 마리사들은 그 난방장치에서 나오는 노곤노곤한 열 때문인지 실로 느긋하게 잠들어 있었다.
남자는 아무 감흥 없이 스푼 모양의 삽 끝에 있는 포크를 침대에 살짝 걸고 조심스럽게 질질 끌어당겼다. 침대가 움직이는 것에 아기 마리사들이 한 두마리씩 잠에서 깨었다.
"유, 유윳?"
"침댸찌갸 움지겨?"
"유야-이, 재밋땨졔!!"
그중에서는 꺅꺅대며 즐거워하는 것도 있었지만, 질질 끌려나온 침대를 남자의 손이 집어 들자 아기 마리사들의 표정은 하얗게 질렸다.
"윳, 유아아아아아아아아!!!"
"이, 인갼찌댜졔에에에에에에!!!"
"느, 느그탸계 뇨으랴졔!! 인갼찌뉸 마리샤룰 지배 됴랴가걔 해쥰댜졔에에에에!!"
남자는 아무 말 없이 몸을 움직여 아기 마리사들이 든 침대를 둥지 입구 바로 앞에 내려 놓았다. 그러자 아기 마리사들의 눈 앞에 만신창이가 된 어미와 자매의 모습이 보였다.
"윳야아아아아아아!!! 엄먀-야아아아아아아!!"
"마뤼샤의 퍄퍄갸아아아아아아!!! 느그탸계 이쯔랴졔에에에에에!!!"
"언뉘-야! 언뉘-야아아아아아아아!!!"
"융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아기 마리사들의 절규를 들은 건지, 가물가물한 정신으로 신음하고 있던 게스 부부와 장녀 마리사가 정신을 차리고 천천히 몸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유, 유기기기기기........윳!? 마, 마리사의 아가야들이!?"
"어, 어째서 아가야들이 밖에 나와있냐제에에에에에에!?"
"마리사의 여동생들이 느긋하지 못하게 된다제!!!"
어째서 아가야들이 둥지 밖으로 나온 것일까, 겨울씨는 느긋할 수 없는데!! 아직 연약한 아가야들이 느긋하지 못하게 된다!! 마리사도, 마리사의 느긋한 달-링도, 마리사의 느긋한 아가야도 아가야를 밖으로 내놓은 기억은 없다. 그렇다면, 그렇다면................다 큰 마리사 세 마리의 눈이 남자를 향했다.
"윳갸아아아아아아!!! 어째서 더러운 손으로 마리사의 귀여운 아가야들을 만진거냐제에에에에에!!!비위생적이라제에!!소독이 필요하다제에에에에!!!!"
"뒈지라제!! 마리사의 아가야들을 건드린 병신 할아범은 당장 이 자리에서 뒈진다제에에에에!!"
"이 병신 응응새끼 할아범은 당장 뒈진다제에에에에에에!!!"
좀 전에 기절 직전까지 멎은 주제에, 험악하게 욕설을 퍼붓는다. 그러나 남자는 여전히 기계인간이란 의심이 들 정도로 무덤덤하게 마리사들을 쓰윽 쳐다 보더니, 주머니 속에서 날카로운 주머니 칼을 꺼냈다. 짤깍, 짤깍, 주머니칼을 가볍게 던지고 받으면서 남자는 천천히 게스 부부와 장녀 마리사에게로 다가갔다.
"윳갸아아아아! 뒈져어어........뷰규욱!"
이빨을 드러내며 달려드는 어미 마리사의 주둥이에 타이밍 좋게 발끝을 쑤셔 넣는다. 팥소와 이빨을 흩뿌리며 말라죽은 소나무 고목에 털썩 부딫힌다. 지금껏 용캐도 부러지지 않았던(정확하게는 남자가 그 부분에 신경써서 빗겨 때려 부러지지 않은 거지만) 이마의 줄기는 이제서야 또옥 부러져 눈밭을 뒹굴고 있었다.
"죽인다제! 감히 도스가 될 이 마리사님을 건드리다니 반드시 죽인다제 이 병신 할아........유욱!"
몸통박치기를 하려고 했던 아비 마리사는 댕기 머리를 잡고 어미 마리사가 부딫힌 소나무 고목으로 내동댕이쳤다.
"마, 마리사는 느긋하게 도망간다제! 가족들의 몫까지 느긋히........뷰게게게겍!!"
게스다운 소릴 지껄이며 도망치려는 장녀 마리사는 한번 짓밟고 어미들이 있는 소나무 고목을 향해 걷어 차준다. 물론 이 세 마리를 구타한 장면은 아기 마리사들의 눈에 잘 보였다. 아기들이 비명을 질러대며 미친듯이 어미와 자매의 이름을 불러댔지만 아무 도움도 되지 못했다. 몇몇 아기 마리사가 침대에서 나가 어떻게든 남자를 제지해보려 꼬물거렸지만 마른 풀로 만든 침대는 아기 윳쿠리에겐 너무 높았고, 남자와 어미들에게는 별 것도 아닌 초겨울 바람은 너무 추웠다.
"마, 마리사의 발찌, 뭐, 뭐하는 거냐제 이 병신 할아..........윳갸아아아!!! 마리사의 부드럽고 매끈한 저부씨가아아아아!!! 벗기지 말라제, 윳갸아아아아아아!!!!"
"그만두라제, 당장 그만두라제!! 마리사는 도스가 될 몸이다제! 마리사의 달-링과 아가야들에게 대신 하라제!! 그러니까 마리사는 용서해........윳갸아아아아아!!! 저부씨가 벗겨진다제에에에에에!!! 그만둬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어째서 그런 말 하는 거야아아아아아, 윳, 유갸아아아아아!!! 아프다제에에에에에!!!"
또 몇분 뒤. 추위와 두려움에 굳어버려 침대 안에서 똘똘 뭉쳐있던 아기 마리사들은 눈 앞에서 벌어진 참상에 침대 안에서 기절해 있었다. 침대 앞에는 세 마리의 마리사가 나란히 서 있었다. 구타로 인한 가벼운 상처와 멍을 빼고는 모자도 머리카락도 멀쩡했지만, 맨 왼쪽에 서있는 어미 마리사는 저부 왼쪽의 피부가 깔끔하게 도려내져 있었다. 맨 오른쪽의 아비 마리사 또한 오른쪽 저부 피부가 도려내져 있었다. 그들 가운데의 장녀 마리사는 칼로 저부에 격자 모양의 금을 그어놓은 탓에 움직일 수는 있었지만, 움직일 때마다 고통스러웠다.
남자는 그렇게 성체 마리사들을 셋팅해 두고, 어미 마리사가 떨어뜨린 이마의 줄기를 주워 등의 배낭에 대충 집어 넣은 뒤 다시 아기 마리사가 있는 침대로 돌아가 톡톡 손가락으로 하나씩 건드려 깨웠다. 정신을 차리자마자 남자의 얼굴을 본 아기 마리사들은 하얗게 질린 얼굴로 서로 뭉쳐 덜덜덜 떨기 시작했다. 그걸 한번 쳐다본 남자는 다시 스푼 모양의 삽을 들어 그걸 둥지 속에 넣고 마구잡이로 안의 내용물들을 퍼서 아무렇게다 주위에 휙휙 뿌려버렸다.
"유우.....? 무엇을......."
마리사 일가는 순간 사고가 정지되는 느낌을 받았다.
쑤욱, 휙, 촤악.
강 근처에서 수확한, 아직도 달콤한 꿀이 흐르는 야생꽃씨가 겨울 바람에 휘말려 어디론가 날아간다.
쑤욱, 휙, 촤악.
여름에 쳐들어가 강간해 죽였던 레이무가 잘 말려 보관해 뒀던 벌레씨가 얼기 시작한 겨울 땅바닥에 부딫혀 바스라진다.
쑤욱, 휙, 촤악.
가을 막바지에 장님으로 만들었던 묭이, 둥지 깊숙한 곳에 아가야를 위한 침대씨와 함께 숨겨뒀던 좋은 향기가 나는 말린 버섯이 눈 속으로 사라져간다.
쑤욱, 휙, 촤악.
아가야들을 인질로 레이무를 협박해 둥지 안에 설치한 난방 장치도 사방 팔방으로 시든 풀의 초록빛을 뿌리며 사라진다.
자신들의 겨울 식량이, 성체 윳쿠리 열 마리가 흥청망청 먹어대도 내년 봄까지 버틸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식량이, 자신들이 힘들게 수확한 (아니, 대부분은 손쉽게 '약탈한' 것들이었지만) 식량이 남자의 삽질 몇번에 눈 녹듯 사라졌다. 그것을 보며 어미 윳쿠리들은 다시 험악하게 욕을 퍼붓기 시작한다.
"뒈져어어어어어어!!! 마리사가 힘겹게 모은 밥씨를 버리는 병신 같은 할아범은 뒈져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당장 마리사의 밥씨를 주우라제에에에에에에!! 죽여버릴거라제에에에에!! 주워 모아도 죽여버릴거라제에에에에에에!! 유아아아아아!!"
"마리사의 밥씨를 버린 병신같은 할아범은 당장 달콤달콤으로 채워놓으라제에에에에에에에에에!!! 이 응응새끼야아아아아아!!!"
그러나 남자는 그들의 바램을 실현시켜주는 대신, 어미들에게 돌아가 등에 맨 가방에서 작은 패트병을 꺼냈다. 그리고 그 안의 액체를 저부의 가죽 절반이 도려내져서 움직이지 못하는 마리사 부부에게 골고루 뿌렸다.
"윳! 뭐냐제!! 사죄의 뜻으로 바치는 쥬스씨냐제.........윳갸아아아아아!! 따갑다제에에에에에!!"
"유기기기기기!! 눈씨가 따갑다제에에에에에에!!! 이거 뭐냐제에에에!!"
이상한 비릿한 냄새가 나는 액체를 뒤집어 쓰고, 그 액체가 눈 안에 들어가자 따가워하며 울부짖고 몸을 좌우로 흔드는 마리사 부부. 남자는 아무 말 없이 그 바람에 떨어져 눈바닥에 뒹구는 마리사 부부의 모자 두개를 주워 라이터로 불을 붙이고 다시 머리 위에 씌워줬다. 이상한 액체 때문에 지랄발광에 여념이 없어 불이 붙은 건 보지 못했지만 모자가 머리 위에 다씨 씌워졌다는 안도감에 또 다시 의기양양해 하는 게스 부부는 다시 망언을 지껄였다.
"유윳! 이제야말로 진짜 사과를 하는 거냐제? 그럼 마리사님의 눈씨를 행궈 이 이상한 액체씨를 없에라제!! 빨리 하라제!!"
"그렇다제!! 그리고 다시 마리사의 아가야들을 둥지 안으로 집어 넣으라제! 바닥에 뿌린 밥씨도 전부 담으라제! 그 다음 마리사님의 응응을 먹고 뒈지라제에에에에에에!!!"
아무 말도 없는 남자. 마리사 부부는 그것을 보고 악악 거렸지만, 머리 위에 뭔가 뜨거운 것이 느껴져 위를 슬쩍 쳐다봤다. 그리고......
"뜨, 뜨뜨뜨뜨뜨뜨뜨뜨뜨겁다제에에에에에에에에에!!!"
"윳갸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머리를 불태우기 시작한 불길에 미쳐 날뒤기 시작하는 마리사 부부. 그런 어미들을 보며 침대 안의 새끼들이 울부짖는다.
"어, 엄먀야아아아아아아아!!"
"느그탸게 이쯔랴졔에에에에에!!"
남자가 뿌린 액체는 휘발유였다. 그걸 몸에 끼얹고 불이 붙었으니 순식간에 몸 전체로 불이 퍼져 나가는건 시간 문제다. 윳쿠리들이 미친듯이 사방팔방으로 날뛰어 혹시라도 숲에 불이 옮겨 붙을까봐 저부의 절반을 도려낸 것이 정답이었다. 윳쿠리의 저부는 피부가 사라진 방향으로는 움직이지 못한다. 억지로 움직인다면 어떻게든 되겠지만, 그것은 벗겨진 피부에 소금을 뿌리는 것처럼 굉장한 고통을 가져온다. 인내력이 부족하고 느긋한걸 원하는 윳쿠리에게, 특히 게스에게는 그렇게 움직인다는 생각 자체를 할 수 없다. 결국 온 몸에 불이 붙은 채 가운데의 장녀 마리사를 중심으로 어미 마리사는 왼쪽으로, 아비 마리사는 오른쪽으로 마치 지구 주위를 도는 달처럼 빙글빙글 돈다.
"윳갸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뜨겁다제에에에에에에에에에!!!"
커다란 성체 윳쿠리가 살아있는 횃불이 되어 원을 그리며 맴돈다, 윳쿠리에게는 상상을 초월하는 고통이겠지만 이 얼마나 장관인가.
남자는 게스 부부가 전부 불타 재만 남을 때까지, 아기들이 불타는 부모를 보며 악악 비명지르는 것을 느긋히 들으며 등에 맨 가방에서 보온병을 꺼내 녹차를 홀짝거렸다.
*
십 분 뒤, 게스 부부가 미친듯이 맴돌던 자리에는 재만 남아 있었다. 남자는 잘 구경했다는 듯 후우, 더운 숨을 불어내고 보온병을 챙겨 넣었다. 미친듯이 울부짖다 기절한 아기 마리사들을 깨우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리고 재로 이뤄진 원 안에서 눈물을 질질 흘리며 질린 표정으로 서있는 장녀 마리사 앞에 섰다.
망연자실하게 있다 남자가 다가온 걸 느끼자 헉, 새파랗게 질린 표정으로 남자를 쳐다본 장녀 마리사. 남자가 휘발유가 든 패트병과 라이터를 꺼내자 잔뜩 비굴한 표정을 지으며 말한다.
"유, 유윳!! 오, 오니이상의 사육 윳쿠리가 되겠다제!! 그, 그렇다제, 아까 욕한건 미안했다제! 나쁜 윳쿠리나 하는 짓이었다제! 마리사가 너무 흥분해서 그런거라제, 그러니 마리사는 용서해달라제!!"
그러나 남자는 아무 말도 없었다. 그러자 또 다시 입을 열고 횡설수설한다.
"윳! 그, 그렇다제! 마리사가 고개 숙여 사과한다제!! 저, 저기 있는 동생들을 제재하라제!! 마리사는 아무 죄도 없으니 좀 봐줬으면 한다제!! 욕하라고 시킨것도 저 동생들이 시켜서 한거라제!!"
갑자기, 그것도 자매에게 하지도 않은 짓을 했다고 매도당한 아기 마리사들은 아연실색한 표정으로 외쳤다.
"언뉘야아아아아아아아아!? 무슌 마률 하뉸고야아아아아아아!?"
"마뤼샤 그런 느그탸즤 모탼 일 안햇땨졔에에에에에에에!!"
크릉, 장녀 마리사도 지지 않고 몰아붙인다.
"닥치라제! 마리사는 더 살고 싶다제! 그러니 아무것도 모르고 갓 태어난 여동생들이 희생하라제!!"
온갖 일장 설교를 늘어놓는다. 자신은 부모와 함께 너희들만한 크기의 아가야를 강간해봤고, 태생형 임신을 한 윳쿠리의 배를 나뭇가지로 갈라 안의 새끼를 부모 앞에서 먹어치웠다, 많은 둥지를 털어 윳쿠리를 죽이고 밥씨를 뺏었다, 온갖 짓을 해서 지금의 둥지를 만들고 밥씨를 모았다, 그런데 너희는 한 일이 뭐냐 등등등. 아무리 윳쿠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도저히 옹호해줄 수 없는 파렴치한 짓거리를 장녀 마리사는 당당하고 자랑스럽게 지껄이고 있었다.
"..........그러니 마리사님에게 뒈지기 싫으면 병신같은 여동생들은 아가리 쳐 닥치고 마리사님 대신 할아범에게 제재당하라제! 그게 세상의 법칙이라제!"
침을 튀기며 설교를 늫어놓던 장녀 마리사는, 남자가 자신을 뻔히 쳐다보고 있는걸 느꼈는지 다시 비굴하게 아양떠는 표정으로 남자에게 말했다.
"윳헷헷, 오니이상, 마리사를 키워달라.........뷰우욱!!"
목숨 구걸의 댓가는 발길질이었다. 털퍼덕 눈밭에 쓰러진 장녀 마리사. 틈을 주지 않고 남자는 주머니칼로 장녀 마리사의 몸에 살짝살짝 흠집을 내기 시작하더니, 쫘악좌악 만쥬 가죽을 벗겨 사방으로 내팽개치기 시작했다.
"윳갸아아아아아아..................유,.................갸.................유휴- 유휴-...........!!!!"
비명조차 끝까지 지르지 못했다. 장녀 마리사는 방금 전까지 자신 대신 죽으라고 소리쳤던 아기 마리사들 눈 앞에서 피부가 벗겨진 커다란 팥소 덩어리가 되어 푸들푸들 몸을 떨며 서있었다. 아기 마리사들이 장녀를 보고 어떤 녀석은 두려움에 떠는 시선으로, 어떤 녀석은 잔뜩 화가 난 표정으로 볼을 부풀리며 쳐다보고 있었지만 장녀에게 이제 동생들 따윈 중요치 않았다. 그저 유훅 유훅 거리며 숨을 몰아쉬며 남자에게 목숨을 구걸하는 눈초리로 눈물을 질질 흘릴 뿐이었다. 남자가 다가온다. 그리고...............
"유훅-유훅-유훅-유훅-유훅--------------육!? 윳유육윳유윳육유유유유유유유유유유유윳!!!!!!"
남자의 발이, 손이 인정 사정없이 장녀의 몸을 밀어 넘어뜨리고 반죽하고 짓이긴다. 미칠듯한 고통 속에 장녀 마리사는 비명도 못지르고 팥소 반죽이 되어 그 생을 마감했다.
*
"유, 유아아아아아아아!!! 마뤼샤의 먀먀갸아아아아아아아아!!!"
"먀먀!! 퍄퍄!! 느그탸계 이쯔랴졔에에에에에에에에!!!"
"마뤼샤의 언뉘야아아아아아아아아!!!!"
둥지 바로 앞의 눈밭에 놓인 침대에서 공포와 추위로 오들오들 떨면서도 전부 불타버려 한줌 재로 변한 어미와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팥소 뭉치로 변한 장녀 마리사를 보며 미친듯이 울부짖는 아기 마리사들. 그들 앞으로 쓰윽, 남자가 다가오자 아기 마리사들의 얼굴은 엄청난 공포로 새파랗게 질렸다. 침대의 구석으로 옹기종기 모여들며 비명을 지르는 아기 마리사들 중에서, 한 마리의 아기 마리사가 용감하게 앞으로 나섰다. 줄기에서 제일 먼저 떨어진 놈이었다.
"마, 마뤼샤의 여둉섕듀른 마뤼샤갸 즤킨댜졔에에에에에에에!! 나쁀 인갼찌뉸 뎌이샹 오즤 말랴졔에에에에!!"
"언뉘-야!!"
"마뤼샤 무셥땨졔에에에에에!!"
뿌꾸하고 볼을 부풀리며 남자를 올려다보는 아기 마리사. 흐음, 남자는 턱을 쓰다듬으며 아기 마리사들을 쳐다보더니 곧 볼을 부풀리며 위협하는 첫번째 아기 마리사의 뒤에 숨은 아기 마리사를 집어들었다. 세번째 아기 마리사였다.
"유, 유와아아아아아아아!!!"
공포에 질려 소리지르는 아기 마리사. 볼을 부풀리던 첫번째 아기 마리사는 당황하며 소리지른다. 다른 아기 마리사들도 남자의 손에 잡혀 벌벌 떠는 세번째 마리사를 보며 울부짖는다.
"마, 마리샤의 여둉섕이이이이이이이!! 나쁀 인갼찌뉸 여둉섕을 노아댤랴졔에에에에에!!"
"유에~엥! 유에~엥!!"
"마뤼샤의 언뉘야갸아아아아아아!!"
"마뤼샤드륜 아뮤거뚀 나쁀 짓 안햇뉸뎨에에에에에에에!!"
아기 마리사들의 하소연에도 아랑곳 않고, 남자는 주머니를 뒤적여 뭔가를 꺼냈다. 그것은 액체가 담긴 스포이드였다. 울부짖던 마리사들은 스포이드를 보며 울음을 멈추고 호기심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유우?"
"머, 머야 조게?"
남자는 아무 대답도 않고 손에 쥔 세번째 마리사의 눈에 안약을 넣든 스포이드의 액체를 떨어뜨렸다. 또옥 하고 아기 마리사의 눈에 작은 액체 방울이 닿자-----
"유기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
아기 윳쿠리의 것이라고는 생각치도 못할 엄청난 비명이 들렸다.
"유우우!? 마뤼샤의 언뉘야갸아아아아아!?"
"마뤼샤! 마뤼샤!! 느그탸계 이쯔랴졔에에에에에에!!"
남자는 세번째 아기 마리사의 다른 눈에도 액체를 떨어뜨렸다. 그러자 또다시 엄청난 비명을 지르는 새번째 마리사. 눈에 액체를 떨어뜨린 남자는 세번째 마리사에게 용무가 없어졌다는 듯 고통에 몸부림치는 마리사를 침대 위로 조심스럽게 사뿐히 올려놨다. 자매들이 쪼르르 달려와 세번째 마리사의 눈을 낼름낼름핥는다.
"마뤼샤!! 마뤼샤아아아!!"
"언뉘야아아아아!! 마뤼샤갸 냴-륨냴-륨해쥴꼬니까아아아아!!"
남자가 마리사의 눈에 떨어뜨린 액체는, 묽게 희석한 염산이었다. 사람에게는 별 피해를 주지 못할 정도로 묽었지만, 대상이 아직 연약한 아기 윳쿠리. 게다가 그 연약한 몸에서도 제일 예민한 부분인 눈에 염산을 떨어뜨렸으니.........세번째 마리사의 눈은 눈동자가 희뿌옇게 변색된 채 빛을 잃어버렸다. 확실히 장님이 되었을 것이다.
"마, 마뤼샤의 뉸찌갸.....안뵤인댜졔에에에에에에에!!!"
"유윳!? 나쁀 인갼찌이이이이이이!!! 마뤼샤에게 무슌 지슐 한고냐졔에에에에에에!!!"
"마뤼샤의 언뉘야갸!? 유아아아아아아아아!!!"
"냴-륨, 냴-륨! 아퓬고 냐랴가랴아...........유, 유윳!!??"
남자는 마리사들의 항의에도 아랑곳 않고 이번에는 세번째 마리사의 눈을 낼름낼름 핥고 있던 다섯번째 마리사를 집어 들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라이터를 꺼내--------
"윳갸아아아아아아아아아!!! 뜨겨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마리사의 저부를 굽기 시작했다. 아기 윳쿠리의 부드럽고 탄력있는 만쥬 가죽은 몇 '초'만에 검게 그슬려 버렸다. 더 이상 만족스럽게 꼬물꼬물 움직이지 못할 것이다. 저부를 구운 남자는 다섯째 마리사를 다시 정중하게 침대 위에 올려놨다.
"유, 유와아아.......마뤼샤, 움쥑여즤즤 안뉸댜규? 어, 어뗘캐 된고야아아아아아아?"
셋째에 이어 다섯째가 불구 윳쿠리가 됬다. 아기 마리사들의 통곡과 분노에 찬 원성은 더욱 더 심해진다. 추운것도 잊은 채 분노의 열기에 차올라 건강하게도 뛰고 볼을 부풀리며 거세게 항의한다.
"오째셔 이런지슐 하뉸고야아아아아아아아아!!! 인갼찌뉸 뱌뵤오오오오오오오!!!"
그러나 남자는 벙어리라도 되는 듯 아까부터 줄곧 묵묵부답. 다시 손을 움직여 볼을 부풀리며 분노하고 있는 첫째 마리사 뒤의 아기 마리사들을 하나하나 집는다. 그리고,
"윳갸아아아아아아아!!! 마, 마뤼샤의 뉸찌갸아아아아아아!!! 아뮤거뚀 안뵤여어어어어어어!!!"
"유유윳!? 마뤼샤의 여둉생이 뚀!!!"
"윳삐이이이이!! 뜨겨워어어어어!! 불찌 느그탸즤 안컈 마뤼샤의 발에셔 떠려즤랴규우우우!!"
"유아아아아아아!!! 그만뎌! 그먄듀랴쩨에에에에에!! 이 나쁀 인갼찌이이이이!!!"
첫째 마리사는 펄쩍 펄쩍 뛰며 남자를 제지하려 애썼다. 느긋하지 못한 꼴을 당한 동생들을 낼름낼름하고 동생들을 잡아가는 남자의 손을 깨물기도 했다. 그러나 남자는 전혀 아랑곳 하지 않고 동생들의 눈을 멀게 하거나 저부를 까맣게 구워 버렸다.........
"마, 마뤼샤의 느그탰뎐 여둉섕드리이!?"
마지막으로, 첫번째 마리사를 향해 남자의 손이 느긋하지 못하게 다가온다.
"유, 유와아아아아아아아!!!"
비명을 지르지만, 그래도 앞서 죽어간 부모 마리사나 장녀 마리사처럼 자기 혼자만 살겠다고 도망치거나 가족을 자기 대신 제재하라거나 하진 않았다. 다제 말투를 쓰면서도 확실히 게스성이 덜한 녀석이다. 그러나 인정사정 없는 인간씨의 손은 마리사의 작은 몸을 붙잡아 들어 올렸다.
"융야아아아아아아!!! 마뤼샤를 놔댤랴졔!! 뇨으랴졔에에에에에에!!!"
첫째 마리사가 마지막으로 본 것은, 아기 윳쿠리의 기준으로는 거대한 스포이드의 주둥이에서 투명한 액체가 눈을 향해 정면으로 떨어지는 것이었다. 그리고 덮쳐오는, 불타는 듯 따가운 고통.
"윳갸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마뤼샤의 뉸찌갸아아아아아아아아!!!! 아뮤거뚀 안뵤인댜졔에에에에에에에!!!"
깊은 산 속에 아기 윳쿠리의 처절한 비명이 울려퍼졌다.
*
윳쿠리의 게스성이 선천적인 건지, 후천적인 건지는 학대 오니이상과 애호 오니이상 간의 주된 논쟁거리였다. 학대 오니이상은 윳쿠리의 '팥소 유전'과 같은 생물적인 매커니즘을 들어가며 게스의 새끼는 선천적으로 게스이며 그러므로 새끼 윳쿠리라도 학대해 죽이는건 정당하다고 주장했고 애호 오니이상 측은 갱생에 성공한 게스 윳쿠리의 사례와 '앨리쮸'의 사례를 들어가며 후천적인 요인에 의해 언제든 윳쿠리의 성격이 바뀔 수 있다고 주장했다.
게스 마리사 부부를 불질러 죽이고, 장녀 마리사를 팥소 경단으로 만들고, 세 마리 아기 마리사의 눈을 멀게 만들고 세 마리 아기 마리사의 저부를 구운 남자는 놀랍게도 애호 오니이상이었다. 게스 윳쿠리라도 무조건적으로 오냐오냐 사랑하는 극단적인 애호파도 분명 존재했고 남자 역시 처음에는 극단적 애호파였지만, 조금씩 윳쿠리들에 대해 더 알게 될수록 게스 윳쿠리에 대한 반감이 쌓여갔다. 같은 윳쿠리이면서도 자신의 느긋함만을 추구해 다른 윳쿠리들을 느긋하지 못하게 만드는 이율배반적인 존재. 그는 게스들에게 이용당하고 구타당하며 자신의 정당한 느긋함을 빼앗기는 보통 윳쿠리들에게 깊은 동정심을 가지게 되었다.
처음에는 게스들을 설득했다. 일부는 끈질긴 설득과 교화로 성공했지만, 대부분의 게스는 그대로였다. 설득에 실패한 게스들은 무절제하게 번식해 게스의 팥소를 널리 퍼뜨려갔고, 그만큼 순박하고 느긋한 다른 윳쿠리들은 고통받았다. 결국 남자는 사랑하는 윳쿠리를 위해서라도 게스를 제재해야겠다는 결단을 내렸다.
아무리 소수 게스를 희생해서 다수의 윳쿠리를 구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게스 윳쿠리를 죽인다 해도, 남자는 애호파인터라 '후천적 게스론'을 지지하는 입장이었다. 게스도 구제할 겸, 자신이 지지하는 이론을 증명해볼 겸, 그는 뜻을 함께하는 애호단체의 회원들과 함께 이런 행동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봄에 자신들이 사는 도시의 뒷산, 윳쿠리 플레이스로 가서 산에 사는 윳쿠리들의 호구조사를 한다. 평범한 경계심 많은 야생동물과는 달리 윳쿠리는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동물인 터라 호구조사는 길게 잡아도 3일을 넘기지 않았다. 그리고 게스들의 둥지에는 붉은 X표시를 해 표적으로 남긴다. 언제 상쾌를 하고 새끼를 만드는지 윳쿠리 가족마다 제각각이었지만, 이 산 속의 윳쿠리들은 거의 대부분 먹이를 많이 모아두고 겨울에 상쾌를 하겠다고 말했다. 게스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겨울이 되면, 이런 식으로 제제를 가한다. 물론 일반 윳쿠리의 둥지는 아무일 없다는 듯 넘어가지만.
태어난 아가야들의 눈 앞에서 안하무인으로 마구 건방진 망언을 지껄이는 어미를 보여주고, 처참하게 죽여 입 더러운 윳쿠리의 말로를 보여준다. 그리고 아기 윳쿠리들을 불구로 만든 뒤, 잘 아껴 먹으면 무사히 겨울을 보낼 수 있을 정도의 식량을 넣고 둥지를 봉한다. 어미의 도움도 없고, 불구가 된 몇 몇 자매들과 함께 겨울을 나야한다.
실제로 산의 다른 게스 둥지도 이 게스 마리사 가족과 같은 제재를 받고 있었다. 숲의 여기 저기에서는 제제당하는 게스와 불구가 되서 울부짖는 아기 윳쿠리의 절규가 메아리친다.
"유갸아아아아아아!!! 레이무의 머리카락씨가아아아!? 윳, 유게엑! 레이무를 짓밟지 말라구우우우, 뷰규우욱!!!"
"엄먀아아아아아아!! 느그탸계 이쪄어어어어!!"
"친뽀친뽀친뽀친뽀친뽀친뽀.......치 부게엑!!"
"짼의 아뺘야갸아아아? 모르계쪄어어어어----!!"
"애, 앨리쮸의 됴싀퍄져긴 다리찌갸아아아아!!!"
부모는 아가야들 앞에서 처참하게 죽고, 남겨진 아가야들은 다른 윳쿠리와 힘을 합치지 않으면 생존이 불가능할 정도로 신체를 손상당한다. 그리고 둥지 속에 남겨진다. 왜 아기 윳쿠리만 불구 윳쿠리로 만들어 남겨두는 것일까?
눈이 없는 윳쿠리는 저부가 불탄 윳쿠리를 위해 음식을 가져올 수 있다. 저부가 불탄 윳쿠리는 눈이 없는 윳쿠리를 위해 음식이 어딨는지 말해 줄 수 있다. 혼자의 이익만 챙기면 공멸할 뿐이다. 힘겨운 겨울을 상부상조하며 버틴 아기 윳쿠리들은 비록 불구에 게스의 팥소를 계승했지만 남을 배려하고 음식의 소중함을 깨닫는 건강한 정신을 가진 윳쿠리로 자라게 된다. 남자가 불구 아기 윳쿠리를 만들어 둥지 안에 방치하는 이유다.
또한 새로 넣어준 식량에는 미량의 영양제와 성장 촉진제도 들어있기 때문에, 장애가 있다는 것을 제외하면 겨울이 끝날 즘에는 윤기있는 머리카락과 깨끗한 머리장식을 가진 배구공 사이즈의 준성체급 미윳쿠리로 자라게 된다. 그렇게 되면 장애가 있다고 쳐도 둥지에 X표시가 없어 제재당하지 않은 순박한 윳쿠리들의 배려를 받으며 무난히 살아갈 수 있다.
작년에도 이런 식으로 남자와 남자의 동료들은 자신들만의 독특한 제재를 가했었다. 그 결과로 이 산 속에 사는 순박한 윳쿠리 가족의 일부는 '움직이지 못하는' 엄마야나 '눈 멀은', '장식 없는' 아빠야가 있었다. 이 제재의 생존자들로써 게스의 팥소를 잔뜩 머금고 있었으면서도 게스화 되지 않았던 윳쿠리들이다. 사냥을 할 순 없어도 아가야를 돌보거나 음식을 가공하는 것 정도는 할 수 있다. 게다가 미윳쿠리에 성격도 좋다. 배우자로써 결격 사유는 없는 것이다. 게다가 이 산은 윳쿠리 애호단체와 자연보호단체가 자주 드나들며 보호하는 덕분에 굉장히 풍족하다. 장애 윳쿠리라도 성실하기만 하다면 먹고 살 걱정은 없는 것이다.
신기하게도 게스의 팥소가 없어진건 아니며 따라서 태어난 아기 윳쿠리들에게도 분명 게스 팥소가 유전되었을 텐데, 게스 아기 윳쿠리의 비율은 놀랄 정도로 적었다. 태어나자마자 느긋하지 못한 일을 당해 불구가 된 정신적 충격도 그대로 유전되서 게스성을 억누르는게 아닐까, 라고 추측되긴 하지만 어쟀든 남자의 별난 제재는 일단의 성공을 거둔 셈이다.
*
"유갸아아아아아아!!! 안보인댜졔에에에에에에!!! 무셥땨졔에에에에!!!"
"마, 마뤼샤의 발찌갸아아아아아!! 움쥑일 슈 업쪄어어어어어어!!"
"아, 아피 안뵤인댜규! 누균갸 마뤼샤를 됴와댤랴규우우우우!!"
"마, 마뤼샤 너머졋땨졔!! 이, 이러냘 슈 업땨졔!!"
"유에-엥! 유에-엥!!"
"마뤼샤의 여둉섕들이이이이이이!! 마뤼샤의 뉸찌갸아아아아!! 유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다시 꼼꼼하게 봉해진, 게스 마리사의 고목 둥지.
그 안에는 아기 마리사 여섯 마리가 들어 있는 새둥지 모양의 부드러운 마른 풀 침대가 있었다.
그 중 세 마리는 염산에 젤리 각막이 손상당해 희뿌옇게 탁해져 버린 눈동자를 아무렇게나 데굴데굴 굴리고 있었다. 장님 마리사다. 그러나 저부는 갓 태어났을 때 그대로 부드럽고 탄력있는 뽀송뽀송한 만쥬 가죽을 유지하고 있었다.
나머지 세 마리는 아기 윳쿠리 특유의 크고 귀여운 초롱초롱한 젤리 눈을 빠끔빠끔 깜박이며 쉼없이 눈물을 쏟고 있었지만 저부는 아기 윳쿠리의 것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새까맣고 딱딱하게 타버렸다. 못 걷는 마리사다.
남자가 떠나기 전에 오렌지 주스를 주사기로 주입해줬기 때문에 육체의 고통은 사라졌지만 장애윳이 되었다는 정신적 고통때문에 울고 있는 아기 마리사들의 침대 근처에는, 부모 마리사들이 여름과 가을 동안 약탈해 모았던 수북히 쌓아올린 산해진미의 산은 없었다.
그 대신 다른 것들이 놓여져 있었다.
태워 죽이기 전, 어미 마리사에게 뽑아낸 이마의 줄기.
흔하디 흔한 잡초 무더기.
건어물처럼 말린 밀웜과 귀뚜라미들.
그것도 수북히 쌓여 있는게 아닌, 아기 윳쿠리 여섯마리가 조금씩 아껴 먹어야 겨울을 날 수 있는 적은 양 뿐이었다.
과연 이 아기 윳쿠리들은 과연 무사히 겨울을 나서 빛나는 윳생을 누릴 수 있을까?
겨울은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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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부터 구상한걸 한번 써봤습니다.
제재의 피바람이 숲을 휩쓸고 갔다.
숲 속에는 다양한 방법으로 최대한 처참하게 살해당한 게스 윳쿠리의 시체가 나뒹굴고 있었지만, 순박한 윳쿠리들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전혀 모른 채 이 숲 윳쿠리들의 방식대로 월동 기간 동안 아가야를 낳고 즐겁게 지내고 있었다.
*
이곳은 나무 뿌리 밑에 굴을 파서 만든 어떤 데이부의 둥지. 자신은 편하게 먹고자고 하는 식으로 살이 피둥피둥 쪄 다른 쪽 부부였던 앨리스를 과로사시키고, 그 뒤 다른 윳쿠리들을 상대로 강도짓을 벌여 음식을 빼앗는 식으로 살아 둥지에 X표시가 그려진 데이부였다.
물론 제재의 그 날, 새끼들에게 줄기를 먹이고 있던 데이부는.......
"윳! 병신에 머저리인 할아범은 당장 레이무의 아냐루를 핥은 다음 상쾌할 달-링을 데려오라구! 그리고 둥지에 달콤달콤을 잔뜩 채워놔! 손해배상이라구! 뿡뿡!"
이라고 지껄였지만 그게 마지막 말이 되고 말았다. 안면을 정통으로 강타한 싸커킥에 한쪽 눈이 뽑히고 혀와 이빨을 뽑힌 뒤 귀밑털과 머리장식이 제거당해서 새끼들에게 어미라고 인식되지 못해
"윳! 져련 병쉰가튠 윳쿠츼뉸 긔여운 레-뮤의 먀먀갸 아뉘랴규! 하라볌운 어셔 져 병쉰을 쥬긔고, 댤콤댤콤을 내뇨랴규!"
"그러탸규! 뺠뤼 져 쓔레긔률 쥬긔랴규!!"
라는 소리를 들어가며 처참하게 팥소 덩어리로 뭉게진 것이다. 그 뒤 장녀는 집게로 눈이 뽑히고 차녀는 저부가 구워졌다는건 말할 필요도 없다.
"윳갸아아아아아아! 긔여윤 레이뮤의 뉸이 안뵤인댜규우우우우우우우!!!"
"유우우우우우우!!! 레-뮤 움즥이즤 모탼댜규우우우우우우!!!"
둥지는 단단히 봉해졌다. 남겨진 것들은 두 마리의 아기 레이무와 인간이 남겨두고 간 풀과 벌레들.
"배, 배찌갸 느그탸게 고퓨댜규!!"
"느그턀 슈 없땨규! 긔여운 레이뮤뉸 쟌뜩 우-격우-격 하고 미윳쿠츼갸 댈꼬랴규!!"
한참 울부짖고 통곡하던 두 레이무는 슬슬 배가 고파졌다. 눈이 보이는 차녀 레이무가 장녀 레이무에게 말했다.
"언뉘야!! 죠긔 아패 느그턀 슈 있뉸 밥찌갸 이땨규! 느그탸게 가져오랴규!"
차녀는 저부가 불타 버렸으니 움직일 수 없다. 그러나 눈은 잘 보이므로 언니에게 음식의 위치를 가르켜 주고 가져오라고 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장녀는,
"유윳? 무슌 쇼리 하뉸 고야? 둉섕인 레-뮤갸 언뉘야률 위해 뱝씨률 가져와야 하뉸고 아냐? 병쉰이야? 쥬굴래?"
"어째셔 구런 먈 하뉸고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레-뮤뉸 뱔찌갸 느그탸즤 모탸댜규우우우우우!!"
"레이뮤뉸 뉸찌갸 안뵤인댜규! 쟝뉨이랴규! 뷸썅하댜규! 그러늬꺄 레-뮤갸 언뉘야률 위해셔 마싯뉸 뱝찌률 가져와야 한댜규!"
"그러니까 레-뮤뉸 뿅뿅찌갸 이상하댜구 햇쨔냐아아아아아아아아아!!!"
장녀 레이무는 차녀의 말을 들을 생각도 하지 않는다.
"싀꾸럽땨규! 뉸이 안보이뉸 언뉘야룰 느그탸게 모탸뉸 게슈 여둉섕운 느그탸게 졔쟤랴규! 느그탸게 이햬하랴규!"
"윳꺄아아아아아아! 그먄뎌어어어어어!!!"
아무 곳에나 뿅뿅 몸통박치기를 한다. 물론 눈이 멀었으니 대상에 맞을 리가 없다.
"유, 유뷱! 윳갸아아아아아아! 아퓨댜규우우우우우우!! 긔여운 레이뮤갸 아퓨댜규!! 레이뮤의 거륙한 졔쟤률 피해셔, 레이뮤룰 아퓨게 만듄 게슈 여둉섕윤 쥬그라규우우우우우!!"
벽에 세게 부딫힌 장녀 레이무는 비명을 지르며 엉뚱한 차녀에게 비난을 퍼붓는다. 그리고 미친듯이 둥지의 여기저기를 향해 몸통박치기를 하더니,
"쥬거!"
"유, 유게엑!! 아펴어어어어어!! 느그턀 슈 업쪄어어어어어!!"
운 좋게 차녀 레이무를 맞췄다. 저부가 구워진 차녀가 장녀의 공격을 피할 도리는 없다. 그 다음은 제재타임.
"유퓨퓨퓨♪ 드듸어 게슈 여둉섕을 차쟈내땨규!! 언뉘야에게 마싯뉸 뱝찌를 안가져댜 쥬고 레이뮤의 거륙햔 졔쟤를 픠해 레이뮤의 긔여윤 뺨찌에 샹쳐률 냰 게슈 레-뮤뉸 쥬그랴규!!"
"윳갸아아아아아아, 유긱, 유겍! 그만뎌, 유뷰욱!! 아프......뷰욱, 느그턀 슈 없........유뷰게에에에엑!!!!"
느긋하게 차녀 레이무를 제제한 장녀 레이무는, 사뿐히 물러서서 다시 차녀에게 명령을 내린다. 이정도로 제재 했으면 이제 다시는 자신의 명을 거역하지 못하겠지.
"윳! 레이뮤갸 명령햔댜규! 게슈 여둉섕운, 어셔 긔엽고됴 긔여윤 레이뮤에계 마싯뉸 댤쿔댤쿔찌를 바츼랴규! 긔여워셔 믜안햬!!"
".............."
"유유윳? 머하뉸 고야? 긔여윤 레이뮤뉨이 명령하고 잇땨규? 안듈릐뉸 고야? 병쉰이야?"
"..............."
"윳갸아아아아아아아!!! 인내쉼 시험하즤 말랴규우우우우우!!! 쥬꼬시퍼? 레이뮤뉨이 말하고 이쨔냐아아아아아아아!!!"
"........................."
어떻게 된 걸까? 사실을 말하자면 차녀는 이미 철퍽철퍽 장녀 레이무에게 짓밟혀 죽었다.
눈이 없으니 차녀에게 몸통박치기를 가하면서도 어떤 상태였는지 알 수 없었다. 아마, 눈이 있었으면 적당히 멍이 들고 약간의 팥소를 토했을 때까지만 제재했겠지만 눈이 안보이니 자신의 분이 풀릴때까지 마구 구타한 것이다. 결국 눈 먼 장녀 레이무를 도와줄 차녀 레이무의 눈은 장녀의 몸무게에 짓눌려 그 압력으로 눈구멍에서 뛰쳐나와 둥지 바닥을 데굴데굴 굴러다니는 신세가 되었다.
그러나 상황이 이럼에도 장녀 레이무는 아직도 차녀 레이무가 살아 있는 줄로 착각하고 있다. 자신을 피해 몰래 숨어서 둥지 안의 달콤달콤씨를 먹고 있어! '우-걱우-걱 행보옥'도 하지 않고 철저히 숨어서!!
"윳갸아아!! 긔여운 레이뮤룰 놔듀교 혼져 쳐먹찌 먈랴규!!! 알아 쳐먹었으묜 뺠뤼 밥찌률 가져오랴규우우우!!! 이 병쉰새끠야아아아!!!!"
안 보이는 어둠 속에서 자신만의 게스적인 망상의 나래를 펼쳐 그걸 사실로 믿어버린 채, 음식이 쌓인 반대편에서 여기저기 날뛰며 소리치는 장녀 레이무. 둥지 안에는 장녀의 단점을 보완해서 도와줄 자매도 없다. 결국, 남자가 자신만의 특수한 제재를 가한지 삼 일 만에 장녀 레이무는 전혀 '우-걱우-걱, 행보옥' 해보지 못한 채 몸 여기 저기 작은 상처를 입고 팥소를 흘리며 짧은 윳생을 끝냈다.
여담이지만 한 입도 먹지 못하고 남겨진 식량은,
"유윳? 마리사, 여기 느긋한 굴씨가 있어!"
"저, 정말!! 앨리스 말대로 느긋해 보이는 굴씨야!"
"윳? 풀씨와 벌레씨까지 있다구!"
"유와아!! 이건 분명 마리사와 앨리스를 위한 신혼 선물이 분명하다구! 우-걱, 우-걱......맛있어! 이 벌레씨 엄청 맛있어!!"
"이 잡초씨는 앨리스의 도시파적인 아가야를 위한 침대씨로 만들거라구!!"
봄철에 우연히 이곳을 발견해 낸 순박한 마리사와 앨리스 부부의 입과 그들에게서 태어난 새끼 윳쿠리들을 느긋하게 만들어줬다.
*
한편, 이곳은 작은 굴에 마련된 게스 마리사의 둥지. 겨울에 찾아온 남자를 본 어미 게스 마리사는,
"윳헷헷, 최강의 마리사님에게 조공을 바치러 인간씨가 찾아온거라제! 아가야들, 잘 보라제! 이게 바로 인간씨의 조공품이라........부게엑!? 뭐, 뭐냐ㅈ........유게엑!! 아프ㄷ..........유헉!? 그. 그만두라ㅈ........유게엑! 유훅! 유뷰부악!? 그만두라제에에에에에에에에, 유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조공품]]인 가시나무 막대기로 처참하게 짓으깨졌다. 그 다음은 당연한 수순으로, 동굴 안에 있던 세 마리의 아기 마리사 차례. 두 마리는 눈이 인두로 지져지고 한 마리는 저부가 구워졌다.
"윳갸아아아아아아아!!! 마뤼샤뉨의 느그탼 뉸찌갸아아아아아아!!"
"아뮤거됴 안뵤인댜졔에에에에에에!!"
"마뤼샤의 뱔찌갸! 움쥑여즤즤 안뉸댜졔에에에에! 이래셔뉸 느그턀 슈 업땨졔에에에에에!!"
역시 제재를 당한 다른 게스의 둥지처럼 한참동안 신세한탄을 하며 울고불고한 새끼 윳쿠리들. 이미 줄기는 전부 먹어치운 상태였지만 대성통곡 하느라 배가 금방 꺼져버렸다. 역시 식량을 찾을 궁리를 한다. 그래도 이 녀석들은 앞서 데이부 둥지의 새끼 레이무들처럼 어리석진 않았다. 저부가 구워진 마리사의 명령을 받아 장님이 된 새끼 마리사들이 둥지 벽면에 몸을 기대어 슬-금슬-금하며 밥씨를 찾는다.
"마뤼샤의 언뉘야, 여둉섕아! 힘내랴졔!! 벽찌를 땨랴 걷댜 보면 뱝찌갸 보일 거랴졔!!"
"유우우......밥찌....느그탸게 냐오랴규....."
"뱝찌가 어쯔면 느그턀 슈 업땨규....."
봉인된 굴 속. 이 동굴 안에서도 약간 더 움푹하게 꺼진 바닥에 잡초와 벌레가 들어 있었다. 원래부터 어미 마리사가 식량 창고로 쓰던 곳이었지만 갓 태어난 마리사들이 그런 사정까지 알 리가 없었다. 아, 물론 눈이 멀쩡한 저부 구워진 마리사는 둥지 중간에 움푹 패여있는 식량 창고가 잘 보였다. 그런데 왜 이 마리사는 자매들에게 벽을 더듬으며 둥지를 수색하라고 한 것일까.
"유우우.....마뤼샤의 둉섕아.......둥지를 몇번이냐 도럈뉸뎨됴 밥찌가 안보엿땨규....."
"그렇탸졔....마뤼샤, 이졔 배교퍄서 움쥑일 슈도 업땨졔!!"
"윳헷헷, 그렇냐졔?"
음흉한 미소를 지은 저부 구워진 마리사. 갑자기 몸을 기울여쓰러지더니 바닥을 데굴데굴 굴러............
"느그타게 떠러진댜졔!! 윳헷헷!!"
움푹 패인 식량 창고 밑으로 쏘옥 떨어진다. 운 좋게도 똑바로 착지했다. 그리고 눈 앞에 보이는 것은 밥씨의 산. 자매들이 걱정에 차서 두리번거리며 자신을 찾고 있는데도 이 마리사는 아랑곳하지 않고 가장 맛있어 보이는 말린 밀웜을 덥썩 물었다.
"우-격, 우-격.........해해해해해해해행뽀오오오오오오오옥!!!"
이 소리에 놀란 눈 멀은 나머지 자매들. 밥씨를 찾아낸 건가!! 더욱 필사적으로 저부가 구워진 자매를 찾기 시작한다.
"윳! 마뤼샤의 여둉섕아, 밥찌를 차쟈써?"
"유우웅, 역쉬 마뤼샤의 언뉘야랴졔!! 밥찌률 차쟈냈땨졔!! 언뉘야, 그럼 혼쟈만 우-격우-격 하즤 말고 밥찌갸 어딨뉸지 가르쳐 달랴졔!!"
역시 눈이 달려있기 때문에 먼저 찾아낸 것이다- 라는 부러움 섞인 자매의 말들. 그러나 돌아온 대답은 예상 밖의 것이었다.
"싀꾸렵땨졔!! 이 밥찌드륜 마뤼샤뉨이 차쟈낸 거랴졔!! 뉸찌됴 안뵤이뉸 병쉰 윳쿠츼들에계는 하냐됴 쥴 슈 업땨졔!!"
"유유윳!? 여둉섕아, 어째셔 구련 마률 하뉸고야아아아아아아아!?"
"윳!? 심슐부릐즤 말랴졔에에에에에!! 밥찌률 나녀 댤랴졔에에에에에!!"
"유퓨퓨퓨, 너희가튠 병쉰들에게 나녀쥴 졍됴료 이 뱝찌갸 먄먄햬보이냐졔? 이 병쉰섀끠드랴! 윳꺄꺄꺄꺄꺄!!"
게스다운 폭언에 동생과 언니 마리사는 발끈했다. 아무리 자매라도, 눈이 보여도 용서할수 없어, 제재해 주겠다!! 두 마리사도 화가 나 맞대응했다.
"윳! 구련 게슈가튠 마률 하댜늬, 느그턀 슈 업땨규!! 밥찌률 혼쟈 됵챠즤하려뉸 게슈뉸 이 언뉘야갸 졔쟤햬 쥴꼬야!!"
"그렇탸규! 뱝찌률 됵차즤하려뉸 게슈뉸 쥬거어어어어!!"
그러나 밥을 독차지 한 저부 구워진 마리사는 여유만만.
"윳헷헷, 찾을슈 이쯔묜 챠쟈보랴졔!! 이 병쉰듈아!! 이 뱝찌뉸 젼뷰 내꼬랴졔!! 마시땨졔!! 이겨 엄쳥 마시땨졔!! 우-격,우-격, 행뽀오오오오옥!!!"
둥지 한가운데의 움푹 꺼진 식량창고에서 혼자만 진수성찬을 즐기는 차녀 마리사. 눈 멀은 장녀 마리사와 삼녀 마리사는 그 움푹 꺼진 곳을 낭떠러지라고 인식했을 뿐, 그곳에서 차녀 마리사가 자신들을 멸시하며 즐겁게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소리를 추적해 그 위치로 찾아가려고 했지만 그것 역시 차녀 마리사가 간파했다. 차녀 마리사는 제법 넓은 식량창고 구덩이 안을 이리저리 몸을 굴려 움직였다. 어떤 떄는 오른쪽에서, 또 조금 지나면 왼쪽에서 소리가 나는 것이다. 장녀 마리사와 삼녀 마리사는 갈팡질팡 헛되게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윳헷헷헷헷!! 이고슌 마뤼샤뉨의 즐겨운 주즤육륌 왕귝이댜졔!! 너희가튠 병쉰윳쿠츼들에계뉸 과뷴한 고시댜졔!! 윳꺄꺄꺄!!"
"쥬거.....뱝찌률...............됵졈하뉸............게............슈.............쥬...............거.......................윳!!"
"져쥬...........할..........꼬야...............뱝찌..................혼쟈만................느그탸려....뉸.........게슈................유우웃........."
이틀만에 두 눈 없는 윳쿠리는 이기적인 다른 자매를 저주하며 아사했다. 차녀 마리사는 그들의 죽음을 깔깔 비웃으며, 음식 더미를 태평스럽게 뒹굴며 즐겁게 지냈다. 원래 세 마리의 윳쿠리 분량으로 계산해 넣은 음식이다. 그걸 한마리가 독점했으니 여유가 생길 수밖에 없다. 그리고 차녀 마리사는 게스 특유의 잔대가리로 치밀하게 음식을 아끼고 나눠 먹었다.
그리고, 봄이 왔다. 차녀 마리사는 음식 속에 든 영양제와 성장 촉진제의 힘으로 훌륭한 준성체 윳쿠리로 성장했다.
"윳헷헷, 마리사님은 이제 훌륭한 윳쿠리가 되었다제! 그럼 이제 밖으로 나가서, 미레이무와 잔뜩 상쾌를 하는 거다제!"
차녀 마리사는 언제나 하던 것처럼 몸을 굴려 식량 창고를 빠져나가려 했다. 그러나...........
"유, 유윳!?"
올라가려던 도중 다시 데굴데굴 굴러 떨어지고 만다. 식량 창고는 마리사보다 약간 높은 높이. 저부가 멀쩡한 윳쿠리라면 좀 가파르지만 윳쿠리 특유의 쫄깃한 저부를 이용해 떡처럼 달라붙어 빠져나갈 수 있을 것이다. 저부가 타버렸다고 해도 뒤에서 다른 윳쿠리가 밀어준다면 어떻게든 올라갈 수 있을 것이다. 이도저도 아니라면, 성체급으로 성장한 윳쿠리란 조건 하에 이빨 몇개 부러질 각오를 하고 어거지로 자력으로 오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차녀 마리사는 저부가 불에 탔고, 뒤에서 밀어 올려줄 다른 윳쿠리도 없으며, 성체급으로 다 자란 윳쿠리도 아니다.
"윳, 유유윳, 유윳, 유유유유유유유유유유유유유유유."
차녀 마리사는 이제서야 깨달았다. 자신이 실수했다는 것을.
자매들과 함께 식량창고 안으로 들어왔어야 했다. 그래서 함께 밥씨를 나눠 먹고 준성체 크기로 자란 다음 저부가 멀쩡한 자매들의 도움을 받아 밖으로 나왔어야 했다. 그러나 자매들은 죽어버렸고 둥지는 아무리 외쳐도 도와줄 윳쿠리가 듣지 못할 정도로 튼튼한 결계로 막혀 있다.
풍족한 음식 속에서 뒹굴던 차녀 마리사는 이제 아사의 고통 속에서 굶어 죽을 수밖에 없다. 처참하게 굶어죽은 장녀와 삼녀 마리사의 시체가 갑가지 머릿속에서 떠올랐다. 이대로 죽을 순 없다, 잔뜩 달콤달콤 먹고 미레이무와 상쾌해서 아가야를 낳고 레이무와 아가야들의 노래를 들으며 잠들고 싶다. 아무도 없는 둥지 속에서 쓸쓸하게 굶어 죽어야 한다니, 싫다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싫다제, 싫다제!! 굶어 죽기는 싫다제!! 윳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나가고 싶다제!! 구해달라제! 누군가, 누군가 프리티한 마리사님을 구하달라제에에에에에에에!!! 유갸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그러나 현실은 냉혹하다. 구원의 손길은 와주지 않는다.
"윳, 유윳....윳!"
이주일 뒤, 동굴 둥지의 움푹 패인 식량창고 안에서 풍성한 금발과 통통한 몸을 가졌던 차녀 마리사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었다.
"배....고프.........다.........제..............."
그 대신 그곳에 있는 건 찻숟가락 한 스푼도 안되는 소량의 팥소에 겨우겨우 붙어 있는 잔뜩 주름지고 말라붙어버린 만쥬 가죽으로 이뤄진 아사 직전의 윳쿠리 뿐이었다. 빛나던 금발은 영양실조로 모발이 나뻐져 푸석푸석한 누런 똥색으로 변했고, 그마저 죄다 탈모되서 바닥에 어지럽게 떨어져 있었다. 모자는 굶주림을 이기지 못하고 먹어치운지 옛날이다.
"유.......유우.........마리사....님.....이......어째.....서.......이런........꼴이........된거냐.......제에..........유.......으윽!!"
차녀 마리사는, 자신이 부렸던 욕심의 대가를 치뤘다.
후일담으로, 오랫동안 이 동굴 둥지는 방치되었다 한 레미랴 가족의 둥지로 변했다. 차녀 마리사가 욕심에 합당한 최후를 맞은 식량창고는 여전히 레미랴 가족의 식량창고로 쓰여, 게스 새끼 윳쿠리들을 안에 넣고 키워 잡아먹는 곳이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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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후기 :
겨울의 제재에서 다른 분들이 달아주신 코멘트를 보고 삘받아서 써봐스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