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자 : ?
원출처 : 구 윳쿠리 사이트
[[앨리쮸 이야기]]
겨울의 제재와 세계관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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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모처에 위치한 대도시, 천천히 시(市).
천천히 시의 뒷편에는 큰 산이 위치해 있어 이 산의 일부는 도시 사람들의 등산로나 피서지로 인기를 끌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도시 사람들은 이 산을 도시의 귀중한 재산이라고 생각해 자연보호에 힘쓴다. 그 덕분에 등산로에서 조금만 더 들어가면 울창한 깊은 숲이 있고, 그 숲에는............
"느긋하게 있으라구!!"
더없이 훌륭한 윳쿠리 플레이스에서 사는 윳쿠리들의 합창이 들린다. 그래, 이곳은 훌륭한 윳쿠리 플레이스다. 도시민들이 숲 보호에 힘쓰니 윳쿠리들이 살아갈 집을 얻기 쉽고, 자연보호의 일환으로 동식물을 함부로 해치지 않으니 우-걱우-걱 할 꽃씨와 풀씨, 벌레씨가 넘쳐난다. 게다가 천천히 시는 최대 규모의 윳쿠리 애호단체 '윳쿠리 헤븐'의 본점이 있을 정도로 윳쿠리 애호가들이 많은 곳이라 이유없이 학대하는 학대 오니이상도 없다. 정말로 이상적인 윳쿠리 플레이스. 느긋하게 있으라구!!
그러나 이런 낙원에도 한가지 골칫거리는 있었다.
윳쿠리가 존재하는 곳에서 언제나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눈엣가시같은 존재들, 바로 게스 윳쿠리였다.
게스 윳쿠리는 일반 윳쿠리들보다 지능도 떨어지고 사회성도 부족하며 도덕성은 최저를 달리는 존재들이지만, 이들은 야비한 잔머리나 신체능력만큼은 다른 윳쿠리들보다 우수했다. 덕분에 같은 윳쿠리들의 식량을 뺏는다거나 때려 죽여 집이나 보물씨를 빼앗아 호의호식하며 살 수 있었다.
물론 인간들의 눈에는 게스 윳쿠리는 좋은 학대용 장난감이거나 제재대상이며 윳쿠리들의 무리에서도 퇴출대상 영순위다. 그러나 이 산은 하늘이 내려준 윳쿠리 플레이스라고 불려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풍요로운 곳이었고 따라서 이 산의 윳쿠리들은 무리생활의 필요성을 별로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짓는다 해도 다섯마리 내외의 소규모가 고작이었다. 다수의 윳쿠리를 상대한다면 아무리 체격 좋은 게스라도 이기기 힘들지만, 일대일 대결이라면 게스가 아무래도 유리하다. 덕분에 이 숲은 순박한 윳쿠리들에게도 은혜를 내려주지만 이들을 등쳐먹고 사는 게스들에게도 지상 낙원이 되버렸다.
*
"윳헷헷헷!! 여기라제!!"
"병신같은 엘리스가 살기에는 너무 과분한 곳이라구!!"
그래, 이 여름의 게스 부부처럼. 흔히 볼 수 있는 레이무종과 마리사종으로 이뤄진 부부다. 이마에 줄기도 없고 아랫볼쪽이 불룩하지도 않을 걸 봐서 달리 임신한 것은 아니다.
"유윳, 이런 구석지고 높은 동굴씨를 찾아내다니 눈썰미 하나는 좋다제! 하지만 이런 좋은 집씨가 있으면 마리사님에게 바쳐야 하는거 아니냐제?"
"그렇다구! 이렇게 유용한 집씨가 있었으면 레이무의 귀엽고도 귀여운 아가야들이 비씨에 안죽어도 됐을 거라구!!"
이 부부는 일정한 주거 없이 여기 저기 떠돌아다니며 살던 윳쿠리였다. 올해 봄에 상쾌해서 레이무 여섯, 마리사 다섯의 많은 아가야들을 거느리기까지 했었다. 열심히 사냥해 먹이를 모을 의욕도 없고,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많은 숫자의 아가야들을 배부르게 할 수도 없다. 그러므로 여기저기 떠돌며 다른 윳쿠리들에게 민폐를 끼치며 살았다. 새끼 윳쿠리들도 일찌감치 다른 아기 윳쿠리들을 집단 구타해 사냥한 먹이를 삥뜯거나, 부모 윳쿠리가 게스짓을 하기 쉽도록 아기 윳쿠리를 인질로 삼는 짓을 서슴치 않았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약탈 하는 재미에 빠진 이 가족은 집 장만 따위는 신경도 쓰지 않았지만, 문제는 여름이었다.
일주일 전에 내린 소나기. 비를 피할 집도 없어 대부분의 새끼 윳쿠리가 녹아 내렸다. 살아남은 한 마리의 레이무는 습기찬 여름 날씨에 곰팡이가 나서 죽었고 두 마리의 마리사도 체력이 저하된 상태에서 다른 아기 윳쿠리들을 삥뜯으려다 오히려 맞아 죽었다.
그 많던 아가야를 순식간에 잃은 부부는 그제서야 집의 소중함을 깨닫게 됬다. 그러나 게스답게 집을 짓거나 마련할 생각은 하지 않았다. 다른 윳쿠리의 둥지를 뺏고 그 안의 식량도 덤으로 얻자, 레이무의 주장에 마리사도 좋은 생각이다제! 라며 동참했다.
그래서 발견한 곳이 이 숲 속에서도 깊고 외진 곳에 있는 앨리스의 동굴 둥지였다. 평소에는 머리 나쁜 게스 주제에 이럴때만 치밀한 이 게스 부부는, 삼일 전부터 이곳을 어슬렁거리며 앨리스 이외에 다른 윳쿠리가 있는지 살폈다. 그리고 알아냈다. 앨리스 이외에 어른 윳쿠리는 없다는 것을.
"아가야들! 오늘도 도시파적인 밥씨를 가져올거니까 집에서 느긋하게 있으라구!!"
"먀먀, 느그탸계 댜녀오랴규!!"
"마뤼샤, 오뉼됴 느그탸계 집찌률 지킬꼬랴졔!!"
먹이사냥하러 나가는 성체 앨리스를 배웅하는 야구공 사이즈의 앨리스 한 마리와 마리사 한 마리. 그러나 살윳도 여러번 해본 게스 부부에게 저런 건 일도 아니었다. 앨리스가 집에서 조금씩 멀어지자 레이무가 근처의 수풀에서 나오려고 한다.
"윳! 어서 저 병신 앨리스의 병신 아가야들을 제재하고 레이무의 윳쿠리 플레이스로 만든다구!!"
"자, 잠깐 기다리라제 레이무!"
"윳? 왜 그러는거야?"
자신을 제지하는 마리사를 의문스럽게 쳐다보는 레이무. 마리사는 레이무에게 뭔가 속닥거렸다. 그러자 레이무의 얼굴이 게스 특유의 비열한 미소로 비뚤어진다.
"윳후후, 느긋하게 알았다구!!"
*
멀리서 배웅하는 아가야들을 보며 앨리스는 느긋한 미소를 지었다.
"유우~웅, 정말이지 도시파적인 느긋한 아가야들이라구! 마리사가 아가야들을 봤다면 정말 기뻐했을 텐데........."
앨리스는 소꿉친구였던 반려 마리사를 생각하며 눈물을 글썽였다. 어릴적부터 이웃한 둥지에 살았던 마리사. 맛있는 밥씨를 언제나 함께 나눠 먹었던 의리있고 상냥했던 마리사. 그러나 그 마리사는 함께 독립해 집을 찾던 도중 레미랴 두 마리의 습격을 받아, 자신이 미끼가 되서 장렬히 죽었다. 마리사의 희생으로 앨리스는 살아남아, 이미 태생형 임신으로 몸에 지니고 있던 마리사의 아가야들을 무사히 낳을 둥지를 찾아다녔다. 임신한 몸으로 동지를 찾아 나서는게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이곳은 천혜의 윳쿠리 플레이스. 이 숲에서 거주하는 대부분의 인심 좋은 윳쿠리들의 도움을 받아 이 구석진 동굴에 둥지를 틀어 무사히 아가야들을 낳을 수 있었다. 이 구석진 동굴이라면 레미랴도 쉽게 찾아내지 못할 것이다.
산고 끝에 태어난 마리사와의 아가야는 무척이나 건강하고 느긋했다. 훌륭한 도시파로 키우겠다고 다짐한 앨리스는 열심히 육아에 전념했다. 그래서 오늘도 아가야들에게 먹일 맛있는 밥씨를 찾아..................
"윳!?"
그때, 앨리스의 눈에 둥지로 향하는 뭔가가 보였다. 레미랴? 아니, 레미랴는 낮에 활동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다른 윳쿠리일까? 모자와 리본을 보니 마리사와 레이무임이 분명했다. 둥지 안으로 들어가려는 아가야들을 붙잡고 뭔가 말하고 있었다. 길을 물어보는 것일까. 휴우, 다행이다........라고 생각한 그 순간.
"뷰우욱!"
낮선 마리사는 댕기를 팔처럼 휘둘러 아이 마리사를 세게 후려쳤다. 팥소를 토하며 나동그라지는 아이 마리사의 비명소리가 숲에 울렸다.
"아가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숲이 떠나갈 것처럼 비명지르며 쏜살같이 둥지로 달려오는 어미 앨리스. 팥소를 토하며 움찔움찔 경련하고 있는 아이 마리사 곁에 도착했다.
"윳! 이제 나왔다제! 이 비겁한 앨리스!"
"윳헷헷, 어서 레이무에게 이 윳쿠리 플레이스를 바치라구!"
"유에에엥!! 먀먀아~!!"
"어째서 이런 짓 하는거야아아아아아! 앨리스의 도시파적인 아가야가 괴로워 하고 있잖아아아아아아!!"
소리치는 앨리스를 보며 마리사는 비열한 미소를 지었다.
"어째서라고 물었냐제? 당연한거 아니냐제! 이렇게 훌륭한 윳쿠리 플레이스를 마리사님에게 안바치고 병신같은 아가야들과 살고 있으니 당연히 제재감 아니냐제!!"
"유퓨퓨퓨, 그렇다구. 머리장식도 조그만 병신같은 앨리스 따위는 돌아다니다 레미랴에게 먹혀버리면 딱이라구!!"
"윳, 레미랴 이야기가 나왔으니 하는 말이지만 저 병신같은 마리사를 보니 한 짝인 마리사가 있던 모양이다제! 뭐 레미랴에게 병신처럼 먹혀 병신처럼 제재당했겠다제? 윳헷헷헷헷!!!"
"윳푸푸, 정말 그렇것 같다구!"
"유기기기기기기기기기.........!!!"
온화했던 얼굴의 앨리스는 사탕재질의 이를 빠득빠득 갈며 분노했다. 레미랴가 둘이나 됨에도 마리사는 막대기를 물고 끝까지 맞서 싸웠다. 막대가 있다고 해도 이길 가망 따윈 당연히 없었다. 하지만 앨리스를 지키기 위해 싸운 것이다. 그렇게 용감하고 훌륭했던 마리사가 아가야나 때리는 느긋하지 못한 게스에게 모욕당하고 있다니. 앨리스는 카스타드가 머리 끝으로 몰리는 느낌이었다.
"죽어! 마리사를 모욕하는 게스따위 당장 죽어어어어어어어어!!"
"윳? 유겍!"
달려들어 몸통박치기를 하는 앨리스. 불의의 기습에 마리사는 밀쳐저 뒹굴뒹굴 굴렀다.
"유게게겍! 이 똥만쥬가, 뭐하는 짓이냐제!! 감히 숲의 왕인 마리사님에게 대들었냐제?"
"앨리스의 도시파적이었던 마리사를 욕하는 촌뜨기 마리사는 당장 죽어어어어어!!"
일반적으로 게스는 평범한 윳쿠리보다 강하다. 하지만 지금의 상대는 분노한 앨리스. 앨리스의 기백에 압도당한 마리사는 퍽퍽 두드려 맞고 있었다.
"윳, 유겍, 유게게게겍!!! 마리사 살리라제에에에!!"
위에서 펄쩍펄쩍 뛰는 앨리스에게 짓눌려 비명을 토하는 마리사. 조금만 더 짓누른다면 성대하게 팥소를 토하며 죽을 것이다. 그러나 그때,
"병신 앨리스는 여길 보라구!"
"윳꺄악!! 먀먀!!!"
"유.....먀....먀! 됴와.....댤랴졔....!!"
"유, 유윳!"
아가야들의 비명소리에 놀란 앨리스는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는,
"유후후, 역시나 병신같은 앨리스라구! 아가야를 인질로 잡게 내버려뒀다구!"
레이무가 귀밑털로 두 아가야들을 꾸욱 억누르고 있었다. 고문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어미인 앨리스에게 뛰쳐나가지 못하게 눌러두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저 느긋하지 못한 레이무에게 아가야를 인질로 잡힌 사실은 분명하다. 파츄리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영리한 축에 드는 앨리스종의 일원인 앨리스가 저런 실수를 저지를 리 없었다. 하지만 그토록 사랑하던 마리사가 모욕당했다는 것이 앨리스의 이성을 증발시켜버렸다.
"도, 도시파가 아니라구 이 촌뜨기 레이무! 어서 도시파적인 아가야들을 놔줘어어어어어어어어!!!"
"이때다젯!"
"유윳!?"
인질을 잡은 레이무에게 정신이 팔린 사이 앨리스 밑에 깔려있던 마리사가 벌떡 일어난다. 그리고 거세게 몸통박치기를 가한다.
"유부앗!?"
"윳헷헷! 나이스한 타이밍이었다제 레이무!! 역시 숲의 왕이 되실 마리사님의 반려다제!!"
"유퓨퓨퓨, 레이무는 파츄리보다도 더 영리하다구!"
나뒹그러지는 앨리스, 으스대는 마리사, 망언을 지껄이는 레이무. 마지막으로 아가야들의 비명이 울렸다.
"먀먀아아아아아!!"
"유.....느, 느그탸계......지즤.....말랴졔에......."
하지만 아이 마리사의 말은 실현되지 못했다. 이미 대세는 기울어 마리사가 인정사정없이 앨리스를 폭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죽으라제! 당장 뒈져버리라제에에에! 감히 숲의 왕이 되실 마리사님의 옥체를 건드리다니 목숨이 열개라도 모자란다제에에에!! 뒈져, 이 썅놈의 앨리스으으으으으으으으!!!"
"유겍! 유뷰게엑!! 게,스, 유게엑!! 마리사야, 말로, 뷰겍! 죽,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낄낄낄 웃으며 구타당하는 앨리스를 지켜보는 레이무. 순식간에 앨리스의 몸은 엉망이 되었다. 단발머리가 헝클어지고 카츄샤는 너덜너덜해졌다. 몸은 멍으로 얼룩덜룩해진다. 이빨은 절반이 부러지거나 뽑혔다. 이제 앨리스는 반격은 커녕 목숨 부지도 힘들게 됬다. 둥지 앞에 털썩 쓰러져 거친 숨을 몰아쉬는 앨리스. 그 앨리스를 향해 마리사가 의기양양하게 말한다.
"윳헷헷헷!! 좋은 스트레스 해소였다제!! 이제는 작별할 시간이다제!!"
"윳? 자, 잠깐 마리사!!"
마지막 일격을 가하려 돌진할 준비를 하는 마리사. 그런데 이번에는 레이무가 귀밑털로 앨리스의 아가야를 움켜쥔 채 마리사를 막는다.
"윳! 왜그러냐제 레이무! 이제 이 앨리스에게는 용무가 없다제! 어서 죽이는 거다제!"
"잠깐, 그러지 말고.........."
"윳? 윳헷헷헷........그거 좋은 생각이다제!!"
뭔가를 속닥이는 레이무. 마리사의 입가가 비뚤어진다. 마리사는 으스대며 천천히 다 죽어가는 앨리스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윳! 숲의 왕이 되실 이몸이 제안을 하겠다제!! 이곳을 마리사님의 궁전으로 삼겠다제! 병신같은 앨리스는, 어서 왕님의 궁전을 근사하게 꾸미라제!"
"유.....윳......?"
"뭘 꾸물거리냐제? 당장 시작하라제! 그 병신같은 목숨과 아가야를 살리고 싶지 않냐제?"
앨리스는 깨달았다. 지금 이 게스 부부는 자신의 둥지를 빼앗는것도 모자라 자신을 부려먹을 생각이란 것을.
"유.....누......가.......너같은..........촌......뜨기......게스.....에게......집씨를........"
힘겹게 띄엄띄엄 말하는 앨리스를 보고 피식 웃는 게스 마리사. 눈짓으로 레이무에게 명령을 내린다. 그러자,
"유뷰게에에에엑!!!"
"유, 윳!? 됴싀퍄 앨리쮸의 여둉섕이이이이이이이이!!??"
레이무가 왼편 귀밑털로 잡고 있던 아이 마리사를 저부 끝으로 천천히 누르기 시작했다. 팥소를 토한 충격으로 힘들게 말하던 아이 마리사는 몸이 짓눌리는 고통을 받으며 다시 비명을 질러댄다.
"애, 앨리스의 도시파적인 아가야가아아아아아아아!?"
아픈것도 잊고 벌떡 일어나는 앨리스. 레이무를 밀쳐내고 아가야를 구하려고 하지만, 마리사가 막아선다.
"윳헷헷, 저 병신같은 아가야가 뒈지는 꼴이 보기 싫으면 마리사님의 말을 듣는거다제!!"
"유기기기기기기기............!!"
게스들의 끝도 없는 비열함과 잔인함에 치는 떠는 앨리스. 그동안에도 레이무는 계속 아이 마리사를 짓누르고 있었다. 유겍유겍 팥소를 토하며 괴로워하는 아이 마리사는 결국,
"윳.....죰뎌......느그츼......윳?! 유뷰게게게게게게게게겍, 윳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질퍽! 레이무가 몸을 짓누르던 저부에 좀 더 힘을 주자 아이 마리사의 입에서 팥소가 분수처럼 파앗 뿜어졌다. 유리구슬 같았던 귀여운 눈도 푱 하는 소리와 함께 튀어나가 땅바닥을 데굴데굴 굴렀다.
"앨리쮸의 여둉섕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아가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앨리스의 비명이 숲 속을 쩌렁쩌렁 울렸다. 비참한 참극에도 불구하고 마리사는 낄낄 웃으며 다시 말한다.
"윳헷헷, 한놈이 뒈져버렸다제! 자, 이제 남은건 한놈 뿐이다제! 저 놈은 살리고 싶지 않냐제에~? 윳헷헷헷!"
"...................윳, 유우.............앨리스의 아가야가.................."
사랑하는 마리사와 그렇게도 닮았던 아이 마리사가 죽고 말았다. 게스 마리사의 말 따위 무시하며 울먹이는 앨리스. 마리사는 짜증난다는 듯 레이무에게 다시 눈짓을 보낸다. 다시 저부가 아이 앨리스를 짓누르기 시작한다.
"윳갸아아아아아!!! 먀먀아아아아아아!!"
"유, 유윳!?"
실실 웃으며 아이 앨리스를 짓누르는 레이무의 모습이 앨리스의 눈에 들어왔다. 안돼, 안됀다. 이제는 이 세상에 없는 마리사가 남겨준 소중한 선물이 짓뭉게져 버린다, 안돼, 안돼!!!
"그만! 그만해!! 그만하라구 이 촌뜨기들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아가야를 살려어어어어어어어어!!!"
앨리스는 항복했다.
*
항복 선언을 들은 두 마리의 게스는 씨익 웃었다. 마리사가 다시 눈짓하자 레이무는 아이 앨리스를 짓누르는 걸 멈추고 귀밑털로 아이를 붙잡았다.
"병신같은 아가야는 둥지를 다 지은 뒤에 주겠다제! 딴짓하지 말고 열심히 하라제! 윳헷헷, 그럼 마리사님의 궁궐로 들어가보는거다제! 레이무!"
"윳후후, 그렇다구! 레이무의 아가야들이 굉장히 느긋하게 자랄 궁궐씨라구!"
"먀먀아아아아아아아아아!!!"
울부짖으며 두 약탈자에게 끌려가는 아이 앨리스. 어미 앨리스는 눈물을 잔뜩 흘리며 그것을 망연자실하게 바라보고만 있었다.
지옥이 시작됐다. 앨리스는 거의 먹지 못한 채 온종일 빼앗긴 자신의 집을 치장하는데만 몰두했다. 제대로 먹지 못하니 몸은 점점 더 약해졌고, 느긋해 보이는 장식용 돌씨를 나르느라 상처가 아물 날이 없었다. 아가야들과 부비부비했던 보드라운 피부는 상처투성이에 사포처럼 거칠거칠하게 변해버렸고 머리카락은 윤기를 잃고 서서히 빠지기 시작했다. 머리장식은 이제 가느다란 선처럼 보일 지경이다.
아이 앨리스는..........
"먀먀-!! 먀먀-! 융야아아아아아아아!!!"
"윳! 시끄럽다제, 이 병신같은 앨리스가!"
"좋은 제재라구 마리사! 재밌어 보이니 나도 해보겠다구!"
"유뷱!! 윳갸아아아아!!!"
밤새도록 어미를 찾으며 울다 부부에게 얻어맞기 일쑤라 역시 상처가 아물 날이 없다. 식사 또한 느긋하지 못한건 매한가지라서,
"윳헷헷, 오늘도 풍성하게 약탈해왔다제!! 모자씨가 빵빵이라제!"
"유퓨퓨, 정말 재밌었다구 마리사! 꼬질꼬질한 레이무와 아가야들을 멋지게 제재해줬다구!"
우수수수, 마리사는 모자를 기울이고 레이무는 볼에 잔뜩 넣은 식료를 뱉어서 동굴 둥지 안에 약탈한 식료를 쏟아붓는다. 꽃밭에서 느긋하게 사냥을 하던 레이무 모녀를 적당히 때려눞히고 뺏은 것들이다. 참고로 그 레이무 모녀는 이 악랄한 부부에게 머리장식이 갈가리 찢겨진 채 방치되었다. 어쨌든, 음식에서 감도는 느긋한 냄새에 아이 앨리스는 침을 흘리며 오늘 가져온 풍뎅이를 향해 다가갔다. 그러나,
"윳? 이 병신같은 앨리스가 누구 밥씨에 다가오는거야!?"
퍽!
"윳삐이!!"
"저, 정말이다제!! 이런 씨발! 너같은 병신 앨리스가 오면 밥씨가 썩는것도 모르냐제, 이거 저능아새끼 아니냐제?"
퍽!
"윳꺄아!!"
찰팍 바닥에 쓰러지는 아이 앨리스. 분이 안풀렸는지 씩씩대던 마리사는 못된 꾀가 떠올랐는지 게스 특유의 비열한 웃음을 짓는다.
"그렇게 밥씨가 먹고 싶으면 잘 보라제! 우-걱우-걱.........행보오오오오옥!!"
풍뎅이 한마리를 우걱우걱 먹더니, 아냐루를 아이 앨리스 쪽에 향하고............
뿌직.
"상쾌다제!!"
아이 앨리스 바로 앞에 응응을 눈다. 눈 앞에서 응응을 들이밀다니 도시파를 자처하는 만큼 위생관념이 철저한 앨리스 종에게 있어 고문 그 자체인 행동이다. 아이 앨리스도 카스타드 안에 각인된 도시파적인 행동을 한다. 엄청난 속도로 최대한 응응을 피해 벽을 향해 도망치는 것이다.
"윳꺄아아아아아!! 됴싀퍄갸 아냐아아아아아!!! 응응찌 츼우랴규우우우우우!!"
"유우? 무슨 소리냐제? 나는 풍뎅이씨를 줬을 뿐이다제! 풍뎅이씨를 먹고 싼 응응이니 풍뎅이씨가 들어있을거 아니냐제에~? 이 병신 똥만쥬야아~?"
"그렇다구! 마리사는 정말 영리하다구!"
"윳헷헷, 당연한 거지만 쑥스럽다제! 유흠, 여튼 그렇게 먹고 싶었던 풍뎅이씨를 먹으라제, 이 병신 앨리스!!"
"윳,,,,유극.............윳야아아아아아아아아!!! 먀먀아아아아아아아!!!"
설움을 이기지 못하고 울부짖는 아이 앨리스. 그러나 그 하소연을 들어줄 윳쿠리는 아무도 없어서 오히려 매만 더 맞았다.
이렇게 앨리스 모녀에게 있어 잔혹한 시간이 서서히 지나갔다. 온갖 역경을 이겨내며 어미 앨리스의 도시파적인 집 코디네이트는 막바지로 향하고 있었다...........
가을. 다른 야생동물들도 그렇겠지만 특히 윳쿠리들에게 있어서 자연이 제공하는 풍요로운 최후의 만찬이 펼쳐지는 계절이다.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사냥 겸 단풍 구경 소풍을 나오는 윳쿠리 가족이 있는 한편 이 산에서 사는 윳쿠리들의 방식대로 많은 아가야들을 낳고 느긋한 겨울을 지내기 위해 저축에 전력하는 부부 윳쿠리도 있다.
가을을 보내는 방법은 각자 달라도, 모두 가을을 즐겁게 보내고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 그러나 외진 동굴에 사는 앨리스 모녀는 가을과는 관계 없이 여전히 비참하게 살고 있었다.
"윳.....유우.........벌레씨......느긋하게......있으라구......."
윤기 없고 푸석푸석한 짧은 금발.
찌그러지고 찣겨서 붉은 선처럼 보이는 카츄샤.
상처와 흙먼지 투성이로 얼룩덜룩하고 사포처럼 거친 피부.
풍요로운 숲의 윳쿠리라고는 믿지 못할 정도로 비쩍 마른 몸.
어미 앨리스는 힘겹게 입에 벌레를 넣고 씹는다. 우-걱우-걱이라고 기운 좋게 외칠 힘도 없어 보인다. 앨리스가 벌레를 거의 다 먹었을 무렵, 그 뒤로 뭔가가 불쑥 나타나더니 아무 말도 안하고 대뜸 달려들어 몸통박치기를 가한다.
"유겍!!"
철퍽! 나동그라지는 어미 앨리스의 머리 위로 호통이 들린다.
"윳! 뭐하나 했더니, 딴짓하고 있었냐제? 마리사님의 궁전을 안짓고 뭐하는 거냐제!!"
"유....윳, 애, 앨리스는 배가 고파 벌레씨를......유겍!"
"시끄럽다제! 빨리 돌씨를 옮기고 마리사님의 궁전을 치장하라제!!"
앨리스는 다시 지친 몸을 이끌고 동굴 주변을 장식할 돌을 찾아 나섰다. 앨리스의 비참한 모습과는 정 반대로 동굴 근처는 아름다운 돌과 나뭇잎으로 꾸며져 있다. 동굴 안도 마찬가지였다.
"윳헷헷! 병신 주제에 제법이라제! 벽에 걸린 이 나뭇잎씨 보라제! 느긋해 보이지 않냐제!"
"정말이라구! 이 돌씨도 반짝반짝 빛나는게 아주 느긋할 수 있다구!"
인간의 입장에서도 제법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굴이지만, 윳쿠리의 눈으로 보자면 마리사의 말마따나 '초호화 호텔'과 다를게 없을 호화로운 둥지였다. 그 안에서 다른 윳쿠리들에게 약탈한 먹이를 가득 쌓아두고 사는 게스 부부는 정말로 도스나 금뱃지 윳쿠리조차 부럽지 않은 윳쿠리였다.
"윳! 느긋하게 밥씨를 배불리 먹었더니 배가 아프다제! 응응을 눈다제!"
"유윳! 레이무도 아까 윳몸일으키기를 했더니 응응 누고 싶다구! 느긋하게 눈다구!"
한껏 거드름을 피운 게스 부부는 굴 바닥에 벌러덩 누워 아냐루를 내놓고 씰룩씰룩거렸다.
"상쾌애애!!" X2
뿌직뿌직. 단냄새를 풍기는 묵은 팥소가 아냐루로 쏘옥 빠져나왔다.
"후우~ 잔뜩 쌌다제!!"
"계속 나온다구! 시원한 쾌변씨라구!"
뿌직. 아직도 하늘을 향해 씰룩거리는 레이무의 아냐루에서 또 다시 응응이 고개를 내밀었다. 세 덩어리의 응응이 굴 바닥에 털푸덕 떨어져 팥소 특유의 달콤한 냄새를 솔솔 풍기고 있었다. 인간이나 다른 동물들에게는 조금 푸석하다는 걸 빼면 입에 군침을 돌게 만드는 달콤한 냄새를 풍기는 팥소일 뿐이다. 그러나 희한하게도 윳쿠리들은 단것을 좋아하면서 이 응응에서 나오는 달콤한 냄새는 굉장히 싫어하며 불결하게 여긴다. 달콤한 것 이전에 '몸에서 나온 노폐물'이란 인식이 더 강해서일까. 아니면 응응의 푸석한 감촉이 싫어서일까.
어쨌든 마리사는 응응에서 퍼져나오는 냄새에 얼굴을 찌푸리더니 동굴 구석을 향해 빽 소리 질렀다.
"윳! 느긋하지 못한 냄새씨가 퍼진다제! 거기 구석에 처박혀있는 병신같은 앨리스는 어서 나와 응응씨를 처리하라제! 왕이 되실 마리사님의 명령이라제!"
"그렇다구! 꾸물대지 말고 어서 응응씨를 처먹으라구, 이 병신 앨리스!"
"윳, 유우......"
구석에서 한 마리의 아이 앨리스가 휘청휘청 거리며 기어온다. 윳쿠리들의 기준에서 최고급품들로만 채워진 이 둥지에서, 응응과 함께 유일하게 느긋하지 못한 존재일 것이다. 아이 앨리스의 모습 역시 둥지 밖에서 착취당하는 어미와 마찬가지로 초췌했다.
성장이 빠른 윳쿠리임에도, 아이 앨리스의 체격은 게스 부부에게 둥지를 뺏겼을 때와 비교해 전혀 성장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퇴보했다. 어미 앨리스의 헌신적인 보호를 받았을 때는 머리카락과 장식, 피부가 모두 평균 이상의 상태였지만, 지금은 금발은 푸석푸석해졌고 카츄샤는 쭈글쭈글 오그라들었으며, 피부는 사포처럼 까칠해졌다. 영양이 충분히 공급되지 못해 벌어지는 현상이다.
아이 앨리스는 응응을 향해 엉금엉금 기어갔다. 그리고 힘겹게 입을 벌려 자기 몸 크기만한 응응을 한입 배어물려고 했지만, 역시 도시파다운 프라이드가 있는지 다시 움찔 하며 입을 닫았다. 그것을 보며 다시 마리사가 호통친다.
"이 씨발 앨리스가아아아!! 뭐하는 거냐제? 마리사님의 궁전에 느긋하지 못한 냄새가 퍼지고 있지 않냐제!! 뒈지고 싶냐제? 이 씨발 윳쿠리야!"
움찔, 마리사의 호통에 놀란 앨리스는 겁에 질린 표정으로 허겁지겁 응응을 베어먹기 시작했다. 그것을 보며 마리사와 레이무 부부는 만족스런 표정으로 앨리스를 비웃어대기 시작했다.
"유유윳, 역시 병신같은 앨리스의 아가야답다제!! 응응 투성이로 지저분하다제! 윳헷헷!!"
"그렇다구. 겨울씨에 낳아 고귀하게 키울 레이무의 아가야들과는 너무나 비교된다구!"
어미 앨리스가 혹사당할 때, 아이 앨리스는 이렇게 게스 부부의 응응을 처리하며 살고 있었다. 성장이 정지되고, 몸 상태가 나뻐진 이유도 바로 이 응응 때문이다. 달콤한 냄새가 나고 맛 또한 그렇지만, 사실 이 응응에는 영양가가 거의 없다. 윳쿠리 몸에 든 촉촉하고 신선한 팥소와 달리 응응이 다소 퍼석한 이유도 영양가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렇듯 포만감은 채워주지만 영양은 없는 응응만 먹어댔으니 성장하는 게 도리어 이상하다.
처음에는 도시파가 아니라고 울고불며 어미를 찾았지만 그때마다 게스 부부에게 두드려 맞았다. 먹지 않겠다고 거부하면 레이무가 귀밑털로 입을 억지로 벌리고 마리사가 댕기로 응응을 벌린 입 속으로 퍼부어대는 등 지독한 제재를 가했다. 결국 이런게 계속되자 아이 앨리스는 체념하고 말았다.
응응을 먹는 앨리스를 놀리는게 지겨워졌는지, 게스 부부는 뿅 뿅 동굴 밖으로 나섰다. 작업이 얼마나 진척됐는지 보려는 것이다.
그러나,
"유윳? 왠 인간씨냐제?"
앨리스의 일을 거들어주고 있는 한 남자가 보였다.
*
"윳헷헷, 싱거운 인간씨였다제! 그 병신같은 얼굴 봤냐제, 레이무?"
"윳푸푸, 정말 얼간이 같았다구! 저기 있는 병신 앨리스만큼 형편없었다구!"
게스 부부는 남자가 남기고 간 과자를 입가를 더럽히며 게걸스레 먹으며 남자의 욕을 하고 있었다.
앨리스의 일을 도와주고 있던 남자에게 볼을 부풀리며 '노예의 일을 방해하지 말라제!' 라고 마리사가 외치자, 남자는 미안하다고 웃으며 과자를 주고 간단한 질문을 던졌다. '과자를 먹을 자격이 있는 느긋한 윳쿠리가 맞느냐-' 라던가 뭐라던가. 그 뒤 '인간들이 이걸 보면 과자를 바치러 올것'이라며 동굴에 X표시를 하고 떠났다.
남자와 게스 부부가 어떻게 됬는지 관심도 없는 어미 앨리스는 동굴의 마지막 보수를 하고 있었다. 동굴 앞에는 작고 고운 자갈과 희귀하게 생긴 돌로 작은 정원이 만들어져 있었는데, 정원석 역할을 하는 돌들이 쓰러지지 않게 깊히 뿌리를 묻는 것이다. 빨리 이 일을 끝내고 아가야를 되찾자. 그리고 가능한 빨리 밥씨를 모으고 새 둥지를 찾아 겨울을 나자, 그 생각 뿐이다.
"느긋하게 끝냈다구!!"
그리고 삼십분 뒤. 앨리스는 마침내 도시파적인 코디네이트를 끝냈다. 드디어 아가야를 만날 수 있다는 기쁨에 크게 목소리를 높힌다. 그 소리를 들은 게스 부부가 뿅뿅 뛰어온다.
"윳! 정말이냐제?"
"한번 느긋하게 보겠다구!"
정원을 휙휙 둘러본 게스 부부는 아주 만족스럽다는 표정으로 웃었다. 그것을 본 어미 앨리스도 웃는다. 다행이다, 설마 마음에 안든다는 이유로 아가야를 돌려주지 않으면 어쩔까 하고 걱정했는데, 정말로 다행이다........
"윳! 병신 앨리스치고는 제법이다제! 이 숲의 왕이 될 마리사님이라면 이 정도의 정원은 가지고 있어야 한다제!"
"정말 멋지다구! 레이무의 아가야들도 이런 정원에서 산다면 분명 느긋한 왕자가 될거라구!!"
"윳! 느긋했다니 다행이야! 자, 그럼 앨리스의 도시파적인 아가야를 돌려줘!!"
앨리스의 말을 들은 게스 부부는 씨익 웃었다. 게스 윳쿠리다운 기분나쁜 미소. 뭔가 꿍꿍이가 있는게 분명했다. 하지만 들뜬 앨리스는 눈치채지 못했다.
"윳헷헷, 그렇다제, 그런 약속을 했었다제? 아가야를 돌려주겠다제. 레이무!"
"느긋하게 알겠다구!"
*
뿅뿅 동굴 안으로 뛰어간 레이무는 조금 지나서 귀밑털로 아이 앨리스를 붙잡아 데려왔다. 무사히 살아있는 아가야를 본 앨리스의 표정이 화악 밝아진다. 레이무를 귀밑털을 흔들어 아이 앨리스를 무성의하게 픽 떨어뜨린다.
"윳! 더러운 아가야라구, 빨리 받고 꺼지라구!"
"유삣!"
약간의 카스타드를 토해내며 비명을 지르는 아이 앨리스. 어미 앨리스는 아가야의 모습을 보며 아연실색했다. 아가야가 전혀 자라지 않았다!! 게다가, 자신처럼 전혀 느긋하지 못한 누추한 모습이다!
"어, 어떻게 된거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앨리스의 도시파적인 아가야를 왜 이렇게 만든거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
"먀, 먀먀?"
버럭 소리지르는 앨리스를 보고 아무 잘못도 없는 아이 앨리스가 오히려 깜짝 놀랐다. 그러나 정작 앨리스에게 항의받는 게스 부부는 당당하다.
"윳, 뭐가 문제냐제? 아가야를 안죽이고 살려뒀잖냐제? 마리사는 약속을 잘 지킨 것 뿐이다제!"
"그렇다구! 아가야를 죽이지만 않으면, 레이무는 거짓말한게 아니라구!"
"먀, 먀먀-!! 저 게슈듀리 앨리쮸에게 응응을 강졔료.......윳삐이!!"
어미에게 쪼르르 달려가며 그동안 당한 걸 고자질하려는 아이 앨리스. 그러나 말을 채 끝내지도 못하고 게스 마리사의 저부에 짓눌린다.
"윳! 무슨 헛소릴 지껄이나 했더니, 기껏 한다는게 고자질이었냐제? 고자새끼도 아니고 고자질을 하다니, 역시 병신 앨리스의 아가야답다제!"
"애, 앨리스의 도시파적인 아가야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느긋하게 그만둬어어어어어어어어어!!!"
"윳.....! 먀.....먀......! 느그턀.....쮸......업....쪄어......!!"
쿨럭쿨럭 카스카드를 토하며 올부짖는 아이 앨리스. 어미 앨리스는 미친듯이 울부짖는다.
"야, 약속과 다르잖아아아아아아아!!! 집씨를 꾸며주면 아가야를 살려준다고 했잖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아가야를 놔줘어어어어어어!!! 그리고 아가야를 느긋한 도시파로 만들어어어어어어어!!! 이 촌뜨기들아아아아아아아아아!!!"
"유퓨퓨퓨, 아가야를 도시파적으로 만들어주겠다는 약속은 안했다구! 어거지로 우기다니 정말 형편없는 병신 앨리스라구!"
"윳헷헷, 그렇다제! 역시 앨리스는 병신이라제. 그리고 그런 병신의 아가야는.............."
"윳.......유긱!?"
마리사는 아이 앨리스를 밟은 저부에 힘을 준다. 자신의 여동생인 아이 마리사가 죽을 때처럼 카스타드를 토해내는 아이 앨리스.
"윳....유겍, 유뷱!......먀........먀............됴, 됴와져어어어어, 엇! 됴, 됴싀퍄가......아뉘.......윳갸아아아아!,, 뷰, 뷰규욱!!!"
땅바닥과 마리사의 저부 사이에 눌려있던 아이 앨리스의 모습이 사라진다.
츄와악, 입에서 카스타드가 뿜어져 나온다.
뿅, 눈에서 눈알이 뛰쳐나온다.
어미 앨리스의 시간이 정지한다.
*
동굴 둥지를 발견한 봄, 엄청난 진통을 느끼면서도 주위의 풀씨를 긁어모았다.
산고 끝에 마리사와 자신을 꼭 닯은 아가야 둘을 얻었다.
아가야들을 위한 풀 침대를 만들었다.
아가야들과 함께 근처의 강가로 소풍을 갔다.
아가야들에게 사냥을 가르쳤다.
아가야들과 함께.................
아가야들과 함께..........
아가야들과 함께.......
아가야들과 함께.....
아가야들과 함께...
아가야
모자 비명 팥소 눈
아가야
초췌함 비명 카스타드 눈
"윳....................윳............윳.............."
어미 앨리스는 아이 마리사가 죽었을 때처럼 절규하지 않았다. 그저 망가진 것처럼 윳윳 거리는 소리를 내며 땅을 데구르르 구르다 자신을 향해 있는 아이 앨리스의 눈을 쳐다볼 뿐이다. 한편, 게스 부부는-
"윳헷헷헷!! 쓰레기 병신 만쥬를 느긋하게 제제했다제!"
"유퓨퓨퓨, 애초에 약속 따위 지킬 생각 없었다구! 역시 바보같은 앨리스들이라구!!"
귀밑털과 댕기를 파닥거리며 즐거워하고 있었다. 아가야를 제재했으니 이제 어미 차례야! 게스 부부는 어미 앨리스에게 눈을 돌리고 외쳤다.
"이제 볼일은 다 끝났다제! 병신같은 앨리스는 냉큼 마리사님의 눈 앞에서 꺼지라제! 싫다면 당장 뒈져버리라제!"
"윳헴, 그것도 싫다면 레이무가 큰맘 먹고 레이무와 겨울에 태어날 아가야들의 응응 처리 담당으로 삼아주겠다구! 영광으로 알라구! 귀여워서 미안해!"
고개를 푹 숙인채 굴러온 아가야의 눈만 바라보던 앨리스가 고개를 천천히 든다. 그 표정을 본 게스 부부의 표정이 창백해진다.
"유, 유윳!? 저건 뭐냐제!"
"저, 저건!? 느, 느긋하지 못하다구 마리사!!"
앨리스의 표정은 분노에 찬 악귀의 표정도, 삶의 의지를 잃은 낙담한 표정도 아니었다.
조금 전만해도 총명하게 빛났던 앨리스의 눈은, 이젠 초점이 풀린 채 아무렇게 뒤룩뒤룩 뒹굴고 있었다. 입은 사람으로 치자면 귀밑까지 쭈욱 찢어진 아래가 볼록한 초승달 모양의 웃음을 지으며 걸쭉한 침을 질질 흘리고 있다.
"윳헷헤......유~유~유~, 윳쿠리이~, 에헷★, 도시파저억인~ 앨리스으의~ 아아가아야아~, 유힛☆, 느그으타아게에~ 이이이잇으으라아구우우우~, 에헷★"
두 아가야가 게스들에게 끔찍하게 살해당했다. 눈 앞에서 보고 있었는데 막지 못했다. 사랑하는 마리사가 앨리스에게 남겨준 선물이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이제 이 세상에서는 마리사의 간접적인 흔적마저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상실감
분노
슬픔
무력함
죄책감
휘몰아치는 온갖 부정적인 감정들의 소용돌이 속에 이성은 갈가리 찢겨져 버려, 앨리스는 실성하고 말았다. 게스 부부는 상태가 많이 이상한 앨리스의 모습을 보고 겁먹은 듯, 뒤로 슬금슬금 물러나기 시작했다.
"마, 마리사!? 저 병신 앨리스, 느긋하지 못하다구!!"
"그, 그렇다제! 지, 진짜로 병신이 됐다제! 조, 조용히 결계씨를 만들기 시작한다제! 진짜 병신 앨리스는 궁궐 밖에서 느긋하게 죽을 거라제!"
"그, 그렇다구! 어서 만들자구!"
꼬물꼬물 움직이며 주위의 돌과 나무를 모으는 게스 부부. 실성해 눈동자를 뒤룩뒤룩 움직이며 음정이 이상한 노래를 부르며 몸을 들썩들썩 거리면 앨리스의 눈이 갑자기 요염한 광기로 희번득거린다.
검은 모자와 깨끗한 금발.
그래, 마리사다. 자신이 사랑했던 그 마리사다. 마리사가 돌아와, 자신의 앞에서 엎드린 채 희고 깨끗한 아냐루를 내밀며 유혹하고 있다.
순수하고 고결한 사랑의 감정과 원색적이고 노골적인 성욕의 감정이 서로 뒤섞여 괴상한 핑크빛으로 앨리스의 시선을, 정신을, 카스타드 알갱이 하나까지 남김없이 물들인다.
그래, 상쾌다. 상쾌하는 거다. 슬프게도 아가야는 죽었지만 사랑하는 마리사가 돌아왔다. 어찌된 일인지 알지도 못하고 알고 싶지도 않다. 지금은 죽은 아가야의 몫까지 느긋한 도시파로 키울 아가야를 잔뜩 낳고 서로의 사랑을 확인할.................
상쾌.
상쾌.
상쾌상쾌상쾌상쾌상쾌상쾌상쾌상쾌상쾌상쾌상쾌상쾌상쾌상쾌상쾌상쾌상쾌상쾌상쾌상쾌상쾌상쾌상쾌상쾌상쾌상쾌상쾌상쾌상쾌상쾌상쾌상쾌상쾌상쾌상쾌상쾌상쾌상쾌상쾌상쾌상쾌상쾌상쾌상쾌상쾌상쾌상쾌상쾌상쾌상쾌상쾌상쾌상쾌상쾌상쾌상쾌상쾌상쾌상쾌상쾌
하지 않겠는가.
"응호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앨리스의 포효가 숲 안을 쩌렁쩌렁 흔들었다. 그 포효에, 갑자기 앨리스의 몸에서 솟아난 페니페니에 기겁한 게스 부부는 뒤를 돌아보고 약속이라도 한듯이..........
"레, 레이퍼다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동시에 외쳤다.
"응호오오오오오오오오!!! 마리사아아아아!!"
"윳?! 유, 유게엑!?"
"마, 마리사아!?"
아까 전까지 착취와 과로, 영양실조로 다 죽어가던 앨리스는 과연 같은 윳쿠리가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의 속도로 재빨리 마리사에게 달려들어 마리사를 위에서 짓누르고 헐떡거리기 시작했다. 마리사와 레이무는 경악했다. 레이퍼다, 느긋할 수 없는 레이퍼다. 레미랴처럼 한번 걸리면 죽기 전까지는 벗어나지 못한다는 그 레이퍼다!!!
"응호오오오오오오!! 마리사아아아아!! 앨리스으으으, 지금까지 쭈우우우우욱 외로웠다구우우우우!! 돌아와 주다니 다행이야아아아아아!!"
어떻게 봐도 위태로운 몸상태와 어떻게든 자신의 후손을 남기겠다는 본능과 끝도 없이 절망적인 현실도피로 인한 광기, 그리고 그로 인한 착란증세. 앨리스의 상태는 굉장히 위험했다. 이 기세로는 마리사는 물론이고 자신도 카스타드를 전부 분출하고 검게 변해버릴 것이다. 하지만 이미 이성을 상실한 앨리스는 미친듯이 이 세상에 없는 마리사의 이름을 부르짖으며 점액 투성이의 몸을 덜썩덜썩 흔들 뿐이다.
"윳게에에에에에에에엑!!! 상쾌는 싫다제에에에엥에에에!!! 윳갸아아아아아아아아!!!"
"마리사아아아아!!! 사랑스러워어어어어어어어어!! 아가야 잔뜩 만들어서 느그읏하게 살자구우우우우우우우!!!"
"마리사아아아아!!! 느긋히게 있으라구우우우우우!!! 유아아아아아아아!!!"
"윳헤헤헤헤헤헤! 마리사아아아아아! 앨리스에게 상쾌 당하면서 얼굴을 발그레하게 물들이다니 음란하네에에에에에에!! 하지만 야한 마리사도 좋아아아아아아아!!! 마리사의 발그레한 얼굴, 보는 것만 해도 갈것같아아아아아아아아!! 응호오오오오오오오오오!!"
죽음의 공포를 느끼고 발정해 미쳐 날뛰는 앨리스 밑에서 허우적거리는 마리사와 그 옆에서 어쩔 줄 몰라하며 울부짖는 레이무. 정신 착란에 빠져 낮뜨거운 말을 횡설수설 외쳐대는 앨리스의 눈에는 밑에 깔린 사랑했던 마리사가 함께 점액을 내뿜으며 얼굴을 발그레하게 물들인 채 수줍게 상쾌를 즐기는 것처럼 보였지만 현실은 그야말로 시궁창이었다.
"윳갸아아아아아!! 이젠 안됀다제에에에에에에!!!"
마리사는 미친듯이 절박함을 못이며 절규한다. 이제 한계다. 조금 있으면 줄기가 미친듯이 자라날 거다. 그럼 검게 변해서 죽는다. 그렇게 당한 윳쿠리들을 본적이 있다. 정말로 느긋하지 못했다. 안돼, 그렇게 죽긴 싫다! 싫다! 싫다아아아아아아아!!
"가요 마리사아아아아아! 응호옷!!"
"윳게엑!!"
안절부절하며 능욕극을 지켜보던 레이무의 얼굴이 창백해진다. 쑤욱쑤욱 마리사의 이마에서 줄기가 자란다.
"이, 이대로는 안됀다구우우우우우!!!"
레이무는 결계를 만들려고 집었던 모난 돌멩이를 집어 들었다.
"후우우우우 앨리스의 사랑이 마리사의 몸 속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 아아아아아아아아 생각만 해도 에로카와이해져어어어어"
핑크빛 안개에 휩싸여 눈이 풀린채 정자팥소를 방출하며 횡설수설 이야기하던 앨리스. 다시 몸 안의 정자팥소를 잔뜩 짜내어 사랑하는 마리사를 임신시키고 싶다-라는 생각을 하자마자,
"레이퍼는 느긋하게 죽어어어어어어어어어!"
"유뷱?"
레이무가 모난 돌을 내리쳤다.
앨리스의 후두부가 함몰됬다.
카스타드가 솟구쳐 올라 레이무의 얼굴에 두루 튀었다.
급속히 생명이 빠져나가는 앨리스의 공허한 눈에 청명한 가을 하늘이 비춰졌다.
마리사의 이마에 솟아나오던 두번째 줄기가 성장을 멈췄다.
이 모든 것이 슬로우 비디오처럼 천천히, 하지만 확실하게 일어났다. 한 많은 윳생을 살았던 어미 앨리스의 공허한 몸뚱이가 땅바닥에 철푸덕 하는 소리를 내며 널부러졌을 때, 다시 시간이 원래대로 돌기 시작했다.
"윳, 윳게게게게게........"
"마, 마리사! 괜찮아아아아아아아!?"
"괘, 괜찮다제, 윳, 유기기기기기기.........죽는줄 알았다제!"
레이무의 부축을 받으며 일어나는 게스 마리사. 머리에는 두 가닥의 줄기가 자라 있었다. 하나는 자라다 만거라 그냥 줄기뿐이었지만, 다른 한쪽에는 아홉마리나 되는 아기 윳쿠리들이 여물어 있었다. 마리사의 영양 상태가 좋았던 것이 다행이었다. 그러나 지금의 마리사에게는 줄기따윌 살필 겨를이 없었다. 잔뜩 분노한 마리사는 앨리스의 시체위에 올라가 철퍽철퍽 짓밟으며 자신의 화를 푸는게 우선이었다.
"이 썅놈의 병신 앨리스! 정말 가지가지 한다제! 감히 레이퍼가 돼 마리사님에게 복수하려 했다니 괘씸하다제! 숲의 왕이 될 마리사님에게 줄기를 매달게 하다니 좋은 배짱이다제에에에에에에!!! 이 씨발 새끼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
"그렇다구우우우우우! 감히 레이무의 달-링에게 아가야를 낳게 하다니 괘씸하다구우우우우우우우우! 이 병신 앨리스으으으으으으!!"
철퍽 철퍽 철퍽. 앨리스가 피땀흘려 만든 정원과 한 많은 동굴의 입구에 카스타드가 흥건히 튀었다.
*
"유우우우..............."
두시간 뒤. 마리사의 궁전 둥지는 결계로 닫혀 있었다. 그 안에서는 게스 부부가 마리사의 머리에 난 줄기를 쳐다보고 있었다. 앨리스의 팥줄(?)이니 이 따위건 없에버려도 좋았다. 하지만 문제는 이 줄기의 아홉마리 아기 윳쿠리 중 다섯 마리가 마리사종이었다는 것이다.
윳쿠리의 식물형 임신은 교배한 첫날에는 종 파악을 못하는게 일반적이다. 창백한 하얀 원 모양의 열매에 희미하게 이목구비의 윤곽만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의 이 줄기는 달랐다.
머리장식, 즉 마리사종의 모자와 앨리스종의 카츄샤만 달려있지 않을 뿐 뚜렷한 이목구비에 건강한 살색으로 물든 만쥬 가죽, 댕기가 달려있는 마리사종의 금발과 앨리스종의 금빛 단발까지 모든 것이 전부 성숙해 있는 것이다. 마리사를 강간한 앨리스가 절박함을 느껴 농도가 진한 정자팥소를 방출했기 때문인지, 아니면 게스짓으로 약탈해온 식량을 매일 배부르게 먹은 마리사의 영양상태가 좋아서인지는 모르지만..........
"유유~웅, 역시 마리사를 닮은 느긋한 아가야는 살려두는게 좋지 않을까, 마리사?"
"유으음.........."
마리사는 이마의 줄기에 매달려 방긋 웃고있는 아기 윳쿠리들을 보며 고민했다. 이 상태로라면 내일쯤에는 머리장식이 자라고, 그럼 윳윳거리고 떠들며 본격적으로 생명 활동을 시작할 것이다. 지금도 눈이 뜨이고 입이 열렸지만 이건 입과 눈이 제대로 동작하는지 테스트 하는 정도일 뿐, 아직 이것들이 제 기능을 발휘하는 단계는 아니다.
어쨌든 장식이 나고 떠들기 시작하면 마리사에게 가해지는 부담도 서서히 커진다. 마리사의 팥소가 아기 윳쿠리들의 성장을 위해 뺏기는 것도 것이지만, 겨울철에 레이무와 각자 상쾌를 해서 레이무는 식물형 임신을, 마리사는 태생형 임신을 해 대가족을 만들 계획이었는데 생각치도 않게 식구가 늘어난 꼴이다.
마리사는 다시 한번 줄기에 매달려 빙그레 웃음지은 채 눈을 감고 있는 아기 윳쿠리들을 노려봤다. 앨리스종은 쳐다보지도 않는다. 문제는 마리사종이다. 빛나는 금발에 댕기까지 완벽하다. 하지만............
"어차피 레이퍼의 아가야다제."
"유윳!?"
그래, 레이퍼의 아가야다. 그 더럽고 병신같은 앨리스, 마리사에게 얻어맞고 아가야나 인질로 잡혀서 빌빌거리던 앨리스의 팥줄이다. 마리사의 모습을 닮았다고 해도 그 더러운 팥이 흐르는 건 존재할 가치가 없지. 마리사는 레이무에게 자신이 생각한 걸 설명했다.
"........그래서 이따위 더러운 아가야가 태어나면, 왕족이 될 마리사님의 가족에 먹칠을 하는 거다제. 그러므로 전부 죽여야한다제!!"
"윳! 느긋하게 이해했어! 그럼!"
레이무는 작은 나무 막대를 물었다. 끝이 뾰족했다. 그것으로 줄기 맨 끝에서 느긋하게 하품을 하던 아기 앨리스의 입을 푹 찌른다.
"윳햐아......윱!? 윳삐이......!!"
쪼륵 하고 카스타드를 흘리며 아기 앨리스는 짧은 윳생을 끝냈다.
둘째, 아기 마리사가 미간이 꿰뚤려 죽었다.
셋째, 아기 마리사가 두 눈이 찔리고 아냐류가 뚫려 죽었다.
넷째, 아기 앨리스가 억지로 줄기에서 떨어뜨려져 팥소 공급이 중단돼 괴로워하다 말라죽었다.
다섯째, 아기 마리사가 레이무의 혀에 휘감겨 또옥 소리와 함께 줄기에서 따인 뒤 줄기에서 분리됐다는 사실을 알기도 전에 레이무의 이빨에 짓으깨졌다.
여섯째, 아기 마리사가 모체인 마리사에게 잡혀먹혔다.
일곱째, 아기 마리사가 강제로 줄기에서 떨어뜨려져 레이무의 저부에 짓밟혀 죽었다.
여덟째, 아기 앨리스가 마무마무가 찔려 즉사했다.
"유윳! 이제 마지막이라구!"
낄낄낄 웃으며 아기 윳쿠리들이 괴로워하다 죽는걸 즐기던 게스 부부는 줄기의 뿌리 부분에 매달린 마지막 아기 앨리스를 쳐다봤다. 레이무가 사악한 웃음을 지으며 나무막대로 눈을 찌르려는 그때,
"윳! 레이무! 그만두라제!"
"유윳!?"
마리사가 레이무를 제지했다.
"왜그러는 거야 마리사? 레이퍼의 아가야들이라구! 느긋하지 못하니 제재한다구!"
레이무의 물음에 마리사는 질 나쁜 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레이무, 응응 담당이 없어지니 힘들지 않았냐제?"
"윳? 귀찮다구! 응응씨를 버릴 구덩이를 파느라 힘들었다구!"
"그렇다제! 그러니까 이 앨리스는 우리들의 응응 처리로 살려두는거라제!!"
"윳!! 과연 레이무의 마리사야!! 굉장히 느긋한 아이디어라구!"
"윳헷헷! 당연한 거지만 쑥스럽다제? 하지만 이런 병신 만쥬 때문에 마리사님의 고귀한 팥소를 낭비할 순 없다제. 그래서 준비했다제!"
"유윳!? 이건!?"
마리사는 구석에 팽개쳐 뒀던 질척한 덩어리를 질질 끌어냈다. 만쥬 가죽과 금발 머리카락이 약간 붙어 있는 누렇고 걸쭉한 덩어리였다.
"윳헷헷! 아까 제재한 병신 레이퍼다제!"
그래, 어미 앨리스의 시체였다. 물론 분노한 마리사가 짓밟아 일부가 터져나가 원래 앨리스의 삼분의 일로 크기가 줄었지만 성체 윳쿠리의 잔해인 만큼 무시못할 크기였다.
"윳? 마리사, 이걸로 뭘 어쩌려는 거야?"
"가만 있어보라제! 자, 레이무. 병신 앨리스 새끼가 다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줄기를 뽑으라제!"
뿌직, 처참하게 죽은 아기 윳쿠리의 시체가 대롱대롱 매달린 줄기가 마리사의 이마에서 분리됐다. 그것을 레이무에게 건내받은 마리사는 이마와 연결됐던 줄기의 뿌리 부분을 조심스럽게 갉은 뒤, 그걸 푹 하고 어미 앨리스의 잔해에 꽂았다.
"윳헷헷, 이렇게 하면 병신 앨리스의 병신 팥소를 받아들여 병신같은 앨리스가 태어날 거다제! 우리는 느긋하게 이녀석에게 응응 처리를 맏기면 되는 거다제!"
"유유~웅, 역시 레이무의 마리사야! 어쩜 이렇게 머리가 좋을까!"
"윳헷헷헷! 자, 그럼 느긋하게 밥씨를 우-걱우-걱하고 상쾌를 하는 거다제!"
"유와-이!!"
쑥덕쑥덕 지껄이며 매정하게 휙 등을 돌리는 게스 부부. 그들 뒤에서는 아까와는 달리 시무룩해진 얼굴의 아기 앨리스가 줄기에서 흔들거리고 있었다.
줄기에 열매 모양의 작은 덩어리로 태어나 기본적인 생체기관이 전부 갖춰지면 땅으로 떨어진다, 그것이 바로 윳쿠리가 식물형으로 태어나는 방법이다. 눈이 조금씩 내리고 바람이 거칠어지기 시작하는 초겨울, 천천히 시의 뒷산에 터전을 잡고 월동하는 대부분의 윳쿠리들은 많은 식료를 쌓아 둔 채 상쾌를 해 줄기에 매달려 있는 아기 윳쿠리들을 보고 있다.
"윳헷헷헷!! 아무리 마리사님의 아가야라지만 너무나 느긋한 윳쿠리들이라제!!"
"그렇다구! 느긋하게 자라서 이 숲을 지배할 왕족의 아가야들이라구!"
겨울을 나며 식물형 번식으로 아가야를 낳는다고 계획한 것은 앨리스 가족의 행복을 무참하게 짓으깬 게스 부부도 마찬가지였다. 아이 앨리스와 아이 마리사를 무참하게 짓으깨 죽였던 레이무는 이마에 긴 줄기를 기른 채 의기양양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보통 식물형 임신 윳쿠리의 줄기보다 1.5배 더 긴 그 줄기에는 무려 열 세 마리의 아기 윳쿠리들이 매달려 있었다. 레이무 종 일곱, 마리사 종 여섯으로 이뤄진 아기 윳쿠리들은 전부 이목구비가 또렷하고 머리털도 완벽히 자란 데다, 티끌처럼 작지만 머리장식도 자라나고 있는 상태였다. 이 티끌만한 머리장식이 머리장식이 아기 윳쿠리의 신체비례에 맞게 완전히 자라난다면, 지금까지는 아무리 깜박거려도 아무것도 볼 수 없는 눈이 완전히 뜨이고 뻐끔거리던 입도 본격적으로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이다. 상쾌한지 5일 정도는 지나야 이런 단계에 도달할 수 있지만, 놀랍게도 상쾌는 이틀 전에 했다. 모체가 되는 레이무의 영양상태가 좋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유우~웅, 마리사도 굉장히 느긋해 보인다구! 배씨 안에서 느긋하게 아가야들이 자라고 있을 거라구!!"
"윳헷헷! 그렇다제! 느긋한 이 마리사님의 뱃속에서 마리사님 다음에 왕이 될 왕자님이 태어날거다제!!"
한편 옆의 마리사는 이마에 줄기를 기르지 않았다. 하지만 마리사 역시 앨리스 일가를 참살했던 늦가을 때보다 조금 더 덩치가 커진 것처럼 보였다. 특히 아랫볼쪽이 불룩했다. 태생형 임신이다.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일주일만에 완전히 자라 태어나는 식물형 임신과는 달리 삼주일이나 걸리고 태어나는 아가야의 수도 1~2마리 정도로 적었지만, 이쪽은 이쪽 나름대로 장점이 있다. 방울토마토 사이즈의 아기 윳쿠리보다 더 큰, 야구공 사이즈의 아이 윳쿠리 사이즈로 태어난다는 점이다. 위험이 많은 야생의 세계에서 처음부터 튼튼한 아가야로 태어난다는 것은 큰 메리트. 당연히 생존률도 아기 윳쿠리보다 더 높다.
어미 앨리스를 참살한 것은 고작해야 이주일 전. 지금 이 게스 마리사처럼 거동을 하지 못할 정도로 아랫볼이 빵빵하게 부풀어 있으려면 일주일은 더 지나야 한다. 그러나 역시 마리사도 약탈의 결과로 풍족한 식료를 모았고, 영양상태가 좋았으므로 일주일이나 더 임신 기간을 단축할 수 있었던 것이다.
결국 이주일 전에는 마리사가 먼저 태생형 임신을 했고, 이틀 전에 레이무가 식물형 임신을 한 셈이다.
사실 이주일 전 레이무가 먼저 식물형 임신을 해서 빨리 아가야를 보고 싶어했지만, 태생형 임신은 아가야가 늦게 태어나므로 한꺼번에 시간을 맞춰 동시에 아가야를 낳는 것이 어떻겠냐는 마리사의 제안을 듣고 그것에 동의한 결과였다.
"유윳! 역시 마리사의 말대로 동시에 아가야가 태어나겠다구! 정말 느긋한 아이디어라구!"
"윳헷헷, 마리사님은 천재라제!! 이렇게 느긋하게 동시에 태어나는 아가야들이니까, 분명 저기 구석에 처박혀 있는 응응 담당 병신 앨리스보다 더 느긋할거라제!"
"유우~웅, 그렇다구! 저걸 보라구, 줄기에서 매달린 채 더러운 카스타드 덩어리에서 아직도 안태어나고 있다구! 역시 더럽고 게으른 병신 앨리스의 아가야는 느긋하지 못하다구!"
"오오 병신같아 병신같아. 유푸푸푸."
인간의 기준으로도 제법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동굴 한 구석에는, 도시파적인 인테리어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추레한 잡동사니 같은게 널부러져 있었다.
거무스름하게 변한 윳쿠리의 피부 조각과 말라붙어 딱딱하게 굳어지고 누런 황갈색으로 변해버린 카스타드 덩어리. 주위에는 밀짚색으로 변한 윤기 없고 지렁이처럼 꾸불텅하게 말라비틀어진 머리카락들이 널려 있었다. 그리고 이 변색되고 변질된 카스타드 덩어리 위에는, 마치 오랫동안 관리를 못해 먼지를 뒤집어 쓴 채 말라죽은 분재같은게 서 있었다.
신선한 초록빛이 아닌 검은색에 가까운 어두운 녹색의 줄기. 굵기도 정상적인 줄기의 절반밖에 안돼,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똑 부러져 버릴 것처럼 수분과 탄력을 잃어버렸다. 그리고 그 줄기에는 거무스름한 색깔에 바싹 말라붙어 미라화된 아기 윳쿠리의 시체가 매달려 있었다.
하품할 때 벌린 입을 관통한 나뭇가지에 후두부가 관통당해 눈을 부릅뜨고 죽은 아기 앨리스.
미간이 꿰뚫린 고통에 역시 눈을 부릅뜬 채 죽은 아기 마리사.
눈이 있을 자리에 관통당한 휑한 구멍이 있고 아냐루가 파열당한 아기 마리사.
근처에서 바닥을 뒹굴고 있는, 눈을 까뒤집고 혀를 쑤욱 내민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말라붙어버린 아기 앨리스.
둥지 바닥에 말라붙어버린 팥소 알갱이로만 남아있는 아기 마리사.
아래턱 부분에 큰 구멍이 뚫리고 아기 윳쿠리의 표정이라곤 상상도 못할 정도로 입을 악다문 채 고통의 표정을 띄우고 죽은 아기 앨리스.
전부 거무스름하게 변하고 말라비틀어져, 방울토마토 크기의 절반으로 쪼그라들어 있었다. 부릅뜬 눈구멍 속의 눈알은 습기를 잃어버려 돋보기로 보지 않으면 안됄 정도로 굉장히 작게 쪼그라들어 있었고 촉촉한 입 속과 혀 역시 말라붙어버려 이빨은 죄다 빠지고 혀는 마치 바늘처럼 가늘게 변했다. 머리카락도 전부 빠져 대머리 만쥬가 되어 있었다.
게스 부부의 손에 살해당한 아기 윳쿠리들은, 제대로 된 애도조차 받지 못한채 이주일동안 이런 처참한 상태로 방치된 것이다.
"유........유우.....................유......................."
이런 지옥같은 줄기에 아기 앨리스 한마리가 여물어 있었다. 끔찍한 몰골로 죽은 다른 아기 윳쿠리와는 달리 가냘프게나마 목숨이 붙어 있다. 그렇다. 악독한 게스 부부가 이주일 전 응응 처리용으로 살려둔 그 아기 앨리스였다. 하지만 이주일 전 이목구비가 또렷히 발달하고 머리카락까지 자라 이제 머리장식이 나오기만을 기다리던 앨리스는 지금 심각한 상태였다.
윤기있는 금발이어야 할 머리카락은 푸석푸석하고 어두운 노란색을 띄고 있다.
머리장식은, 지금 레이무의 줄기에 매달린 아기 윳쿠리들처럼 티끌처럼 작은 카츄샤가 바짝말라 비틀어진 채 붙어 있었다.
피부 또한 아기 윳쿠리 특유의 탄력있고 탱탱한 살색 만쥬 피부와는 거리가 멀은, 거칠거칠하고 회색기가 도는 살색을 띄고 있었다.
결국, 아기 앨리스는 이주일 전과 다를게 하나도 없었다. 아니 더 나빠졌다.
[식물형 임신을 한 윳쿠리의 줄기를 가져와 설탕물에 줄기를 담궈 애완용 아기 윳쿠리를 얻는다].
무해하고 달콤한 액체면 뭐든지 상관 없어 아기 윳쿠리를 얻고 싶어하는 윳쿠리 초보자들이 좋아하는 방법이다. 게다가 이런 방법을 쓰면 어미의 팥소속에 있을지 모를 나쁜 습관이나 성격을 물려받을 가능성이 완전 차단되므로 게스가 나올 확률도 낮은 편이므로 금상첨화.
물론 깊은 산중의 게스 마리사가 인간들의 방법을 알고 저런 짓을 했을 리는 없다. 그저 자신의 팥소를 앨리스에게 낭비하기 싫은데다 적당히 어미 앨리스의 시체에 꽂으면 어미의 카스타드를 받아 알아서 자라 주겠지, 라고 지레짐작한 것일 뿐이다.
물론 틀린 방법은 아니다. 어미 앨리스의 시체에 줄기를 꽃고 하루동안 아기 앨리스는 별 탈 없이 잘 있었다. 아기 앨리스의 머리에 있는 티끌만한 카츄샤는 비록 시체긴 해도 그곳에서 영양분을 받아 머리장식이 생기기 시작했다는 증거다. 그러나 문제는 줄기가 꽂힌 영양 공급원이 죽은 앨리스의 시체였다는 것이다.
동물의 시체가 썩듯 윳쿠리도 마찬가지. 죽은지 얼마 안된 윳쿠리는 몸이 거무스름해지긴 해도 여전히 촉촉하고 달콤한 팥소를 가지고 있지만, 하루가 지나면 마치 응응처럼 퍼석퍼석한 팥소로 변하게 된다. 응응처럼 영양가가 거의 없는데다, 달콤한 맛마저 없는 응응 이하의 팥소. 그 이후에는 서서히 시체 속의 수분이 증발하거나 땅 속으로 스며들게 되어 윳쿠리의 몸 전체가 가뭄을 겪는 농작물처럼 바짝 말라 비틀어지게 된다. 흔히 야생에서는 이 정도의 단계까진 가지 않고, 거의 대부분 사후 하룻동안 시체에서 풍기는 달콤한 냄새에 이끌린 야생동물들의 입 속으로 들어가지만 이곳은 겨울철의 밀폐된 동굴이다. 아기 앨리스의 영양 공급원이 되는 어미 앨리스의 시체가 변질될 기회를 주는 것이다.
어미 앨리스의 시체는 하룻동안 앨리스에게 영양을 공급해줬지만 그 이후부터는 영양가가 사라지고, 수분이 증발하면서 카스타드 역시 딱딱하게 벽돌처럼 굳어버렸다. 결국 줄기는 딱딱한 카스타드 덩어리에서 성장은 커녕 생존하기도 버거운 미량의 에너지만을 아기 앨리스에게 전달하게 됬다. 조만간, 이 딱딱한 카스타드 덩어리의 영양가가 완전히 사라진다면 아기 앨리스의 몸 안에 들어있는 카스타드가 최대한 생존에 유리한 방향으로 본능을 짜낼 것이다.
바로, 줄기에서 떨어지는 것이다.
식물형으로 태어나는 아기 윳쿠리의 몸은 연약하다. 지금 게스 레이무의 줄기에 맻힌 아기 윳쿠리들은 우량아들이기 때문에 줄기에서 땅으로, 아무 완충재도 없이 곧바로 떨어져도 큰 문제는 없겠지만 평범한 식물형 아기 윳쿠리들은 땅바닥에 닿는 충격으로 다치거나 즉사해버린다. 어미 윳쿠리들이 사전에 마른 풀을 짜서 침대를 만들거나 새의 깃털이나 낙엽을 떨어질 곳에 쌓아둔다거나 하는 준비를 하는 이유가 이것 때문이다.
그러나 이 아기 앨리스는 평범한 아기 윳쿠리보다도 더 허약한, 머리장식조차 채 자라지 못한 미숙아. 게다가 앨리스를 천대하는 게스 부부가 완충재를 깔아줄 턱도 없다. 아마 이대로 떨어지면 100% 남아있는 카스타드를 시원스럽게 토해내며 즉사할 것이다. 극도의 영양실조로 인해 줄기에서 분리된 순간에 즉사할 가능성도 높다.
결국, 지금 줄기에서 떨어진다는 것은 명백한 자살 행위. 그러나 이대로 줄기에 붙어 있어도 아사하게 된다. 영양가라곤 전혀 없는 돌덩이같은 카스타드에서 뭘 어떻게 할 것인가? 결국 땅으로 '무사히' 내려와서 줄기를 우-걱우-걱 하며 영양을 보충하는 것만이 살아남을 유일한 방법이다, 그렇게 앨리스의 카스타드는 결심한 것이다.
"윳, 윳.......유............우.............."
그렇게 결심한 순간, 딱딱하게 굳은 어미 앨리스의 시체에서 영양 공급이 끊겼다. 말라버린 줄기가 더 이상 영양분을 빨아들일 수 없는건지도 모르지만 그건 중요치 않다. 중요한 것은 이제 영양분을 얻을 수 없다는 것 뿐. 아기 앨리스는 미숙아인 몸으로 기운 없이 몸을 좌우로 흔든다.
*
그때, 마리사에게도 이변이 일어났다.
"윳!? 유, 유기기기기기기기기이이이이이이----!!!"
"마, 마리사!?"
거들먹거리는 표정을 짓고있던 마리사의 얼굴이 갑자기 잔뜩 일그러진다. 레이무는 깜짝 놀라 마리사에게 달려가려 하지만, 마리사는 댕기를 파닥거려 레이무를 제제한다.
"그, 그, 그만두라제!!! 아, 아가야가 태어나려는 것 뿐이다.......제.....엣!! 윳, 윳갸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산통이 시작된 것이다. 마리사의 입 밑에 지금까진 안보였던 작은 X자 균열이 생겨났다. 그 균열이 움찔움찔 떨리며 서서히 벌어지고 있었다. 그것을 멍하니 처다보던 레이무는 핫, 정신을 차리고 있는 힘껏 마리사를 응원하기 시작했다.
"힘내라구! 마리사!! 느긋한 아가야가 태어난다구!!"
"윳, 유, 유기기기기기긱!!!"
어느새 산도가 크게 벌어졌다. 그 산도 틈새에서 어미인 게스들을 닮은, 거들먹거리는 얼굴이 서서히 빠져나온다. 윳쿠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얼굴을 찌푸리고, 윳쿠리를 학대하는 사람이라면 당장 학대도구를 가져오게 만들 광경이다. 어쨌든, 마리사의 비명소리가 커지며 다시 한번 쑤욱 아이 윳쿠리의 몸뚱이가 정반 가까이 산도 밖으로 솟아올랐다. 검은 모자와 금발. 마리사종이다.
"마리사, 조금만 더!!"
"유, 윳갸아아아아아아아!!"
마리사가 마지막 기합을 지르자 푱, 샴페인 뚜껑을 여는 듯한 경쾌한 소리와 함께 야구공 크기만한 아이 마리사가 튀어나온다. 무사히 동굴 바닥에 착지한 아이 마리사는,
"유윳! 귀여운 마뤼샤뉨이 느그탸계 턔어나땨졔! 전뷰 느그탸계 이쯔랴제!!"
거만한 표정을 지은 채 세상을 향해 첫 인사를 보냈다. 그 인사에 놀란 가슴을 가라앉힌 레이무도, 산고로 잔뜩 얼굴을 일그러뜨린 마리사도 웃으며
"느긋하게 있으라구!!"
라고 화답한다. 그러나 어미 마리사의 웃음은 금방 사라졌다. 다시 한번 산고가 시작된 것이다!
"유, 유윳!! 윳갸아아아아아아!!"
"유?! 마, 마리사, 또 아가야가 있는 거야?"
"윳? 뭐냐졔? 마뤼샤뉨이 느그탸계 턔어냤뉸뎨 무슌 문졔냐졔!!"
"레이무의 귀여운 아가야야, 지금 또 느긋한 여동생이 태어나는 거야!"
"저, 정말이냐졔? 마뤼샤뉨의 여둉섕이 턔어난댜뉘 느그탸계 이해햇땨졔!!"
마리사는 다시 한번 산고에 신음하며 아이 윳쿠리를 낳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검은 머리와 붉은 리본의 레이무종이었다. 이 아이 레이무 역시 푱 하는 소리와 함께 아이 마리사의 옆에 느긋하게 착지했다.
"긔여윤 레이뮤뉨이 턔어냐땨규!! 느그탸계 이쯔랴규!! 긔여워셔 믜안햬?"
어미가 된 게스 마리사의 불룩했던 아랫턱은 이제 완전히 원래대로 되돌아와 있었다. 출산이 끝난 것이다. 휴우, 마리사는 느긋한 한숨을 한번 내쉬고 태어난 아이 레이무에게 인사했다.
"마리사의 느긋한 아가야들! 전부 느긋하게 있으라제!!"
"느그탸계 이쯔랴규(졔)!!!"
인사가 끝나자, 아이 레이무는 어미 레이무의 이마에 자란 줄기를 봤다.
"윳? 죠걔 머야?"
"윳! 마뤼샤뉨도 궁귬하댜졔!!"
어미가 된 게스 레이무는 인자하게 웃으며 설명했다.
"레이무의 귀여운 아가야들, 이건 아가야들의 느긋하고 느긋한 여동생들이라구! 조금 있으면 줄기씨에서 떨어져 내어날 거라구!"
"유윳!? 레이뮤에계 여둉섕이 생겨?"
"유와아! 마뤼샤뉨은 여둉섕이 마뉘 섕긴댜졔!!"
"윳헷헷, 왕이 되실 마리사님의 아가야들이라 정말로 느긋하다제! 아가야들, 부비부비하는거다제!!"
"윳꺄아~뷰-븨뷰-븨-♪ 행뽀옥-♪"
"뷰-븨뷰-븨, 긔뷴 죠탸졔!! 행뽀옥-♪"
느긋하게 뺨을 부비며 즐거워하는 게스 가족들. 그러나 그 평온을 깨뜨리는 목소리가 들렸다.
"느그탸계......이, 이쯔랴규우......!!"
힘겹게 외치는 느긋하게 있으라구. 어미 마리사는 거슬린다는 듯 구석을 흘겨봤다.
그곳에는 푸석푸석한 어두운 금발에 회색빛 칙칙하고 거칠거칠한 피부의 아기 앨리스가 말라붙은 줄기 조각을 입가에 뭍힌 채 지친듯한 웃음을 지으며 서있었다. 어미를 따라 앨리스를 쳐다본 아이 윳쿠리들은,
"유윳? 윳, 윳꺄꺄꺄꺄꺄!!! 뭐냐졔, 져 병쉰가튠 윳쿠츼눈?"
"유퓨퓨퓨퓨퓨, 병쉰가튠 뚕만쥬녜? 느그탸계 뎨즤랴규!! 윳꺄꺄꺄!!"
다들 게스다운 비웃음을 지으며 게스다운 욕을 퍼부었다. 아기 앨리스의 표정이 굳어진다. 어쨰셔- 라고 말하려 했지만 그때 어미 마리사가 쐐기를 박는다.
"윳헷헷헷! 병신같은 앨리스의 아가야가 이제서야 태어났냐제? 느긋하게 뒈지라제! 윳헷헷헷헷!!!"
아기 앨리스의 눈 앞에 있는 어미 마리사는 부모의 원수일 뿐 가족 따위가 아니다. 하지만 윳쿠리가 살아가며 모은 온갖 정보나 추억은 윳쿠리가 죽자마자 사라진다. 이미 죽어버린 앨리스의 팥소는 영양가 이외에 그 어떤 것도 전해주지 못했다. 그러니 처음 눈 앞에 보이는 이 어미 마리사를 부모로, 저 아이 윳쿠리들을 자매로 알게 되는 건 당연하다.
따라서 앨리스는 당황했다. 어째서 부모와 자매가 자신에게 이런 폭언을 퍼붓는 것일까? 그때, 그들 뒤에서 뭔가 커다란게 움직였다. 머리에 긴 줄기를 기른 게스 레이무다. 아기 앨리스는 레이무를 보고 반가운 나머지 기력을 짜내 다시 한번 인사하려고 했지만,
"윳?! 이제서야 병신같은 앨리스의 아가야가 태어났다구! 정말이지 게으름뱅이에 느긋하지 못한 병신 아가야라구!! 느긋하게 뒈지라구!!"
"윳헷헷, 정말 느긋한 인사를 했다제 레이무! 자자, 아가야들에게 안좋다제, 다시 돌아가라제!"
"윳! 느긋하게 알았다구! 레이무와 마리사의 느긋하고 느긋한 아가야들, 이번에는 엄마야와 같이 부비부비 하자구!"
"유유~웅♪ 뷰-븨,뷰-븨, 행뽀옥♪"
"갱쟝히 느그턀 슈 있댜졔!! 행뽀옥♪이댜졔!!"
레이무의 폭언에 망연자실하게 서있던 아기 앨리스는 부비부비하는 게스 가족을 보고 방긋 웃었다. 굉장히 느긋하다. 그래, 자신도 가족이니 느긋한 부비부비를 받을 자격이 있다. 언뉘야들은 엄마야와 부비부비하고 있으니 아빠야에게 부비부비를 받자. 그렇게 생각한 앨리스는 어미 마리사에게 다가가.............
"뷰-븨,뷰-븨, 행뾰ㅇ.............."
"윳!? 뭐, 뭐냐제!!?"
인자한 표정으로 레이무와 아이 윳쿠리들의 부비부비를 보고 있던 마리사는 아기 앨리스의 까끌한 피부가 와닿자 순식간에 험악하게 표정을 일그러뜨리고 아기 앨리스를 거칠게 밀쳤다. 철퍽!
"윳꺄아!!"
비명을 지르며 나돌그라지는 아기 앨리스. 미숙아에게는 치명적일수 있는 제재다. 말라붙은 줄기라도 먹어서 그나마 다행이었지, 아무것도 안먹은 상태였다면 즉사했을 것이다. 쿨록쿨록 카스타드를 토하는 앨리스를 보며 마리사가 퍼부었다.
"이 응응같은 썅놈의 앨리스가 어딜 부비대냐제에에에에에!!! 마리사님은 숲 속의 왕이 되실 몸이라제에에에에!! 너같은 거지 앨리스가 부비대면 왕님의 몸에 흠집이 생기지 않겠냐제에에에에에? 좀 생각을 하고 살라제, 이 병신 썅놈의 앨리스으으으으으으으으!!!"
"유윳? 아뺘야, 왜구래애?"
"윳! 벌거 아니라제! 저 병신 앨리스가 아빠야의 몸에 주제를 모르고 부비부비했다제!!"
"유윳!? 졍말이냐졔에에에에에!! 져 병쉰가툰 윳쿠츼갸 감히이이이이이이!!"
"유기기기기기, 감히 마리사의 느긋한 몸에 부비대다니 괘씸한 앨리스라구! 레이무의 느긋한 아가야들, 저 병신 앨리스를 죽여버리라구!!"
"유! 아럇땨규 엄먀-야!"
"윳헷헷, 느그탸계 쥬긴댜졔!!"
게스다운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아기 앨리스에게 다가오는 아이 윳쿠리들. 앨리스는 비명을 지르려 했지만, 이젠 더 이상 비명 지를 힘도 도망칠 힘도 남아있지 않았다.
"느그탸계 졔쟤한댜졔에에에에에!!"
"쥬그랴규!!"
"............윳? 아가야들, 잠깐 기다리라제!!"
달려드는 아이 윳쿠리들을 제지하는 어미 마리사. 아가야들은 볼을 부풀리며,
"유! 레이뮤의 느그탸고 긔여운 졔쟤룰 방햬하쥐 말랴규! 병쉰이야? 뒈질럐? 쁑쁑!!"
"그러탸졔!! 마뤼샤뉨으 느그탼 졔쟤탸임울 뱡햬하즤 말랴졔!! 쀼꾸-우!!"
"유, 유우.........아가야들, 미안하다제! 하지만 지금 여기서 저 병신 앨리스를 죽이는 것보다 더 재밌는 방법이 있다제!"
어미 마리사의 말에 험악한 욕설을 지껄였던 아이 윳쿠리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눈을 빛낸다.
"유우우? 졍먈?"
"졍말이냐졔! 뺠뤼 알려댤랴졔!! 마뤼샤뉨이 말하고 있댜졔!!"
겨우 목숨을 구해서 안도의 표정을 지은 아기 앨리스는 어미 마리사의 말을 듣고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터벅터벅 자신을 향해 걸어오는 어미 마리사. 앨리스는 마리사를 보고 웃었고 마리사 역시 앨리스를 보고 웃었지만, 그 웃음은 뭔가 의뭉스러운 것이었다.
"병신같은 앨리스,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제, 그렇지 않냐제?"
"유, 유우.......앨리쮸, 뱨갸 고퍄요!!"
지금 일어난 너무나 어처구니 없는 상황에 배고픈 것을 잠시 잊었던 아기 앨리스. 어미 마리사의 말을 듣자 다시 엄청난 허기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분명히 지금 눈 앞의 어미 마리사는 자신에게 느긋하고 도시파적인 밥씨를 주려는게 분명하다. 그렇게 생각한 앨리스는 방긋 웃으며 말했다.
"앨리쮸, 먀먀- 먈 쟐 듣뉸 챠칸 됴싀퍄갸 댈꺠요! 그러늬꺄 됴싀퍄젹인 뱝ㅉ............"
"상쾌다제!!"
아기 앨리스의 간절한 말을 다 듣지도 않고, 어미 마리사는 아기 앨리스의 앞에 발라당 드러누워 뿌직, 응응을 쌌다. 마리사의 입장에서야 드러누워 싼 응응이지만 아기 사이즈, 그것도 미숙아인 앨리스의 입장에서는 하늘에서 똥벼락을 맞은 셈이다. 응응에 깔린 앨리스. 카스타드 속의 도시파적인 본능이 발현된다.
"윳야아아아아아아아!!! 응응은 시져어어어어어어!!! 됴싀퍄갸 아냐아아아아아!! 먀먀-!! 응응찌률 치워주셰요오오오!!"
"시끄럽다제!! 마리사님이 거지같은 앨리스를 불쌍히 여겨 밥씨를 내려주셨는데 무슨 음식투정이 이리 심하냐제? 역시 병신같은 엘리스다제!!"
"유, 유윳!?"
응응에 깔려 버둥거리던 앨리스는 마리사의 말에 아연실색했다.
밥씨라고? 이게?
이 느긋하지 못한 응응이!?
응응은 냄새난다. 더럽다. 도시파가 아니다. 그런데 이런 도시파적이지 못한 느긋하지 않은 응응을 먹으라니!? 앨리스는 카스타드 안의 힘을 쥐어짜 울부짖었다.
"먀먀-!? 앨리쮸, 됴싀퍄저기지 아뉸 응응찌 머글 슈 업땨규우우우우우!!!"
"무슨 헛소리냐졔? 너같은 병신 웃쿠리는 마리사님처럼 고귀한 윳쿠리의 응응을 먹고 사는거라제!! 마리사님의 응응을 먹을 권리를 준 걸 영광으로 알라제! 뿌꾸-우!!"
그것을 재밌게 보고 있던 어미 레이무도 거들었다.
"유퓨퓨퓨, 그렇다구! 마리사는 정말 느긋한 말만 한다구! 느긋하지 못한 병신 앨리스는 느긋하지 못한 응응을 먹어서 레이무와 마리사의 궁전을 깨끗히 해야한다구! 치우는 김에, 우리 느긋한 아가야들의 응응도 치우라구! 레이무의 아가야들!"
"우-격우-격, 행뽀오오오오오오오오...........윳?"
그새 풍뎅이 한 마리와 꽃 한 포기를 우걱우걱 게걸스럽게 먹고 있는 아이 윳쿠리들은 어미 레이무의 말을 듣고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느그탸계 아랏땨졔!! 병쉰가튼 앨리쮸뉸 마뤼샤뉨의 응응을 쳐먹뉸걸 행보옥으로 알랴졔!! 샹깨애~♪"
뽀직.
"레이뮤의 응응됴 여서 머거셔 츼우랴규! 레이뮤가튼 미윳쿠츼갸 쥬는 고늬꺄 영강으로 알랴규! 이 모생긘 앨리쮸! 샹깨애~♪"
뽀직.
"윳꺄아아아아아!! 그만뎌어어어어!! 됴싀퍄가 아냐아아아아아아아!!!!"
순식간에 아기 앨리스의 주변에는 냄새나는(윳쿠리 기준으로) 응응이 쌓였다. 비명을 지르는 앨리스. 그러나 어미 마리사의 응응에 깔려 응응을 피해 도망치지도 못한다. 물론 응응에 안깔렸어도 체력이 딸려 도망치지 못하겠지만.......그런 앨리스의 위로 게스 가족의 비웃음이 쏟아져 내린다.
"윳헷헷헷!!! 좋은 모습이다제, 느긋할 수 있다제!! 병신 쓰레기 앨리스는 그렇게 응응을 먹는 거다제!"
"그렇다구! 레이무의 고귀한 아가야들의 응응을 치우는것만 해도 과분하다구!"
"마뤼샤뉨의 영양가 있고 마쉿뉸 응응을 쳐먹뉸걸 영강으로 알랴졔! 쀼꾸-우!"
"레이뮤뉨가툰 미윳쿠츼의 응응을 쳐머그면 져 병쉰가툰 앨리쮸됴 그냐먀 보긔 죠아쥘즤됴 모륜댜규? 긔여워셔 믜안햬!!"
그러나 이런 망언들은 앨리스에게 들리지 않았다. 앨리스는 이때 자신의 앞에 닥친, 그리고 자신의 윳생 앞에 깔려 자신을 따라올 검은 절망의 그림자를 보고 절망에 빠져 있었으니까.
겨울은, 느긋하지 못하게 시작되었다.
하루가 지났다. 게스 부부와 새로 태어난 아이 윳쿠리들은 더없이 느긋한 시간을 보내고있다.
"유우-웅 침댸찌뉸 푹쉰푹쉰하댜규!"
"갱쟝히 느그턀슈 잇땨졔!!"
보송보송한 이끼와 마른 풀을 모아 만든 잠자리는 따듯하고 푹신하다. 아이 윳쿠리들은 그 위에서 폴짝폴짝 뛰며 좋아하고, 게스 부부는 만족스럽게 그것을 쳐다보며 잠든다. 느긋하게 쿨쿨 잔 뒤 아침이 다가오면......
"유우~웅, 이것뚀 마싯곗고 저거뚀 마싯쪄보인댜졔!! 뭘 골라야 할찌 모르겠댜졔!!"
"유후후, 아가야. 밥씨는 도망가지 않는다구! 느긋하게 고르면 된다구!"
"그렇다제! 봄씨까지 느긋하게 먹어도 밥씨가 남는다제! 그러니 느긋하게 골라서 먹으면 된다제!"
"윳! 느그탸계 이해해쪄!!" (X2)
"유윳! 땽쿙찌, 갱쟝희 느그탸댜규!! 행뾰오오오오오오옥!!"
"쟘쟈리찌됴 갱쟝희 느그타댜졔!! 우-격우-격, 해해해행뽀오오오오오오옥!!!"
지금 아이 게스들이 먹고 있는 윳쿠리 애호단체가 심었던 땅콩과 다른 윳쿠리에게서 뺏은 말린 잠자리뿐 아니라 줄기까지 달콤한 꿀로 들어찬 꽃이나 특이한 향기가 나는 버섯, 고소한 맛이 나는 견과나 달콤한 나무열매, 통통한 벌레들 등등, 푹신한 침대 옆에는 그야말로 진수성찬이 산처럼 쌓여 있었다. 이것도 맛있겠고 저것도 맛있겠다. 매 끼니마다 뭘 먹어야 할지 행복한 고민에 빠질 지경이다.
"유~♪ 유우~♪ 유유~♪ 윳쿠리~♪"
"느♪그탸♪계~ 이쯔♪랴규~♪유유♪유유~"
"유유유~♪ 마리♪샤~갱♪쟝희~느그♪탸♪댜졔~♪"
"유유유♪유유유유유유유유유유유유유유유유유♪"
배불리 먹고 난 다음에는 모여앉아 노래를 부른다.
음식과 집이 풍족한 산의 윳쿠리나 애완용 고급 윳쿠리처럼 호사를 누리는 윳쿠리부터, 천천히 시의 거리를 해메며 구걸하는 거리 윳쿠리나 윳쿠리 슬럼에서 사는 윳쿠리처럼 비참한 처지에 놓은 윳쿠리들까지, 윳쿠리란 종은 공통적으로 자신의 목소리나 울음소리에 리듬을 넣어 노래하는 습성을 가지고 있다. 다른 동물들처럼 짝을 찾기 위해 자신이 느긋한 윳쿠리라는 걸 과시하는 구애의 노래부터 아기 윳쿠리들을 위한 자장가나 단순한 유흥의 목적으로 부르는 노래, 심지어 도시에서 살아남기 위해 돈을 벌 목적으로 부르는 노래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그러나 어찌 되었든 윳쿠리의 노래는 같은 윳쿠리들에게는 느긋할지 모르겠으나, 애호단체에서 도시에서 노래부르는 윳쿠리들이 '시끄럽다'는 이유로 학대당하는 걸 막기 위해 '윳쿠리 음악학원'을 만들 정도로 사람을 비롯한 다른 동물에게는 소음 정도의 대접밖에 받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지금 이 게스들의 노래 역시 마찬가지. 음의 높낮이도 엉망이고 잠깐 쉬어여 할 쉼표도 제멋대로다. 게다가 서투른 가성까지 붙이고 있다. 이 도시 윳쿠리들만도 못한 지독한 소음을 겨울이 아닌 다른 계절에 불렀다면 항의하러 근처 윳쿠리들이 몰려와 줄을 길게 늘어서거나 학대 오니이상이 무리를 지어 쳐들어 올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지금은 둥지가 단단히 봉인된 겨울. 다행스럽게도 이 시끄러운 잡음은 둥지 안에서만 울려 소리의 당사자인 게스들을 즐겁게 만들어주고 있다.
아참, 여담이지만 교습 받은 윳쿠리의 노래는 제법 괜찮은 반응을 얻어 윳쿠리의 노래를 수록한 음반이 전국 음반점에서 팔리고 있다고 전해진다.
"유웅~ 이 반쨕이뉸 됼찌뉸 레이뮤의 뵤뮬찌료 한댜규!"
"이 막대기씨는 마리샤뉨의 보검으료 한댜졔!!"
노래부르는 것도 지겨워졌으면 아이 윳쿠리들은 호화로운 둥지 안을 돌아다니며 이 굴을 치장했던 어미 앨리스의 피땀이 깃든 도시파적인 인테리어를 제멋대로 마구 헝클어뜨리거나 막대기 같은 장난감을 가지고 논다. 게다가 느긋함은 이게 다가 아니다.
"이제 내일이면 느긋한 아가야가 태어나는거다제!"
"윳! 그렇다구! 머리장식씨도 전부 갖춰져 있다구! 내일이면 더욱더 느긋할 수 있을 거라구!"
"마리샤뉨에계 여둉섕이 턔어냔댜졔!!"
"유와-이! 레이뮤의 여둉섕드랴 느그탸계 이쯔랴규!"
"윳.......윳........."
"유삐이........."
그래, 내일이면 또 열 세마리의 아기 윳쿠리들이 태어난다. 어제만 해도 티끌처럼 작었던 머리 장식이 이제는 완전히 아기 윳쿠리의 몸에 비례하는 크기와 모양을 갖추고 있는데다 이제는 윳윳거리며 건강하게 목소리도 내고, 깜박이는게 고작이었던 눈도 천천히 눈동자를 굴리기 시작한다. 비록 시야가 좁긴 하지만 이곳저곳을 둘러보고 있다는 증거다. 동생이 생긴다는 사실에 두 아이 윳쿠리는 뿅뿅 뛰거나 까불며 즐거워한다.
"아가야들! 느긋하게 저녁을 먹자구!"
"유윳! 벌쎠 시갼이 이러캐 됐냐졔!!"
"느그탸계 우-격우-격 한댜규!"
하루하루 한 끼니 챙기기 버거운 야생 윳쿠리지만, 이 산은 누차 말하듯 애호단체와 환경단체의 노력으로 먹이가 풍족한 터라 이곳의 윳쿠리들은 야생임에도 하루 두끼, 좀더 열심히 노력하면 하루 세끼도 먹을 수 있다. 이 둥지의 게스 가족은 자고 일어나 아침에 한끼, 자기 전에 저녁으로 한끼, 총 두끼를 먹는다. 게스 가족은 다시 한번 풍족하게 쌓인 식료의 산으로 다가간다.
"유우~웃! 이 호듀찌, 안열륀댜졔!! 마리샤 화나땨졔, 느그탸계 열뤼랴졔에!!"
"윳헷헷, 아가야, 이 호두씨는 이렇게 돌멩이씨로 치면 쉽게 깨진다제! 잘 보라제!"
"윳! 꾳찌뉸 갱쟝히 댤쿔댤쿔해셔 느그턀 슈 있녜! 행뽀오오옥!!"
"우-걱,우-걱.......아가야! 이 귀뚜라미씨도 먹어보라구!"
*
"우-걱우-걱 행보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옥!!!"
게걸스러운 식사가 끝났다. 게스 가족 주변에는 먹다 남은 음식 찌꺼기들이 지저분하게 흩어져 있었다. 팔다리가 없으면서도 포유동물처럼 먹이를 씹어 삼키는 구강구조를 가진 윳쿠리들이 다른 동물에 비해 상대적으로 지저분하게 식사하는건 어쩔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이 게스 가족들은 평범한 야생 윳쿠리가 봐도 지나치다고 말할 정도로 음식을 지저분하고 심하게 낭비하며 먹었다.
귀뚜라미는 통통하게 살이 차오른 배와 뒷다리 부분만 먹어 치웠다. 가슴과 머리 부분은 배보다 맛이 없다는 이유로 '퉷' 하고 버려버렸다. 호두 역시 마찬가지. 돌을 이용해 깼기 때문에 호두 껍질이 알맹이에 섞이는건 할 수 없는 일인데도 '느긋하지 못한 껍데기가 섞였다'는 이유로 반도 먹지 않았다. 윳쿠리들이 제일 좋아하는 달콤달콤한 꽃도 '줄기와 꽃잎이 질기고 꽃가루가 퍼석퍼석하다'는 이유로 줄기의 단물만 빨아먹고 휙 던져버렸다. 전부 구걸하며 먹고사는 거리 윳쿠리들에게는 주기만 해도 '성은이 망극합니다' 하며 먹을 것들이다.
어쨌든, 지저분하게 퍼져있는 음식들 가운데서 어미 게스 마리사가 꺼억 하고 트림을 토했다.
"잘 잡수셨다제! 역시 왕님의 식사는 이정도는 되야 한다제!!"
"그렇다구! 레이무의 줄기에 있는 귀여워서 미안한 아가야들이 느긋해지려면 이 정도의 밥씨는 당연한거라구!"
"유윳?"
역시 트림을 토하며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있언 아이 마리사가 갑자기 발라당 드러눕는다. 아냐루를 위로 드러내놓고 실룩실룩거리더니,
"마리샤뉸 뱨부르니꺄 응응싼댜졔!!"
"레이뮤됴! 레이뮤됴!!"
"윳? 그럼 가족 모두 느긋하게 응응 누자구!"
"그렇다제!"
"상쾌에-----♪"
뿌직, 뿌지직. 둥지 천장을 향해 씰룩거리던 아냐루에서 묵은 팥소가 나온다.
"윳! 쟌뜩 썄땨졔!!"
"레이뮤됴 느그탼 응응찌를 썄뎌늬 뎌 미윳쿠츼가 댄 기뷴이랴규! 긔여워셔 믜안햬?"
"윳헷헷, 느긋한 쾌변씨였다제!"
"윳? 하지만 마리사, 응응씨와 음식 쓰레기씨때문에 궁전이 더러워졌다구!"
"유우~웅, 그렇다제!"
어미 게스 레이무의 말을 듣고 둥지를 둘러본 어미 게스 마리사는 둥지 구석을 향해 빽 소리질렀다. 물론 구석에 처박힌 아기 앨리스가 목적이었다.
"뭣하냐제!! 느긋하지 못한 병신 앨리스는 빨리 여기로 와서, 마리사님의 궁전을 깨끗히 청소하라제!"
움찔, 마리사의 호통을 들은 구석의 아기 앨리스는 그 작은 몸을 움찍하더니 슬그머니 게스 일가를 향해 고개를 돌린다. 그 굼뜬 움직임 때문에 다시 호통이 떨어진다.
"유기기기기!! 정말 느려터진 앨리스다제! 병신에 못생긴데다 이젠 느려 터지기까지한 굼벵이 새끼다제!"
"윳후후, 역시 레이무와 느긋한 아가야들의 아냐루에 낀 때만도 못한 병신 앨리스라구! 그런게 있을리도 없지만, 하여튼 병신같다구! 그렇지? 레이무의 느긋한 아가야들?"
"윳퓨퓨퓨퓨, 당연하쟈냐 엄먀-야! 져련 병쉰가튼 앨리쮸뉸 뱩먀릐갸 몰려와됴 레이뮤 하냐먄됴 모탸댜규! 긔여워셔 믜안햬?"
"윳! 머하교 잇냐졔!! 거긔 구셕에 쳐박혀 있뉸, 보긔먄 해됴 뱝찌먓 떠러즤뉸 씌뱔 앨리쮸뉸 어셔 와셔 마뤼샤뉨의 거륙한 응응찌를 츼우랴제!!"
"윳, 유우우.........."
마리사들의 빨리 기어오라는 호통소리에 기가 팍 죽은 채 천천히 기어오는 앨리스. 그런 앨리스를 보고 다시 게스 부부들이 한 소리씩 한다.
"윳! 왕님이신 마리사님께서 이렇게 훈계를 하셨는데도 천천히 기어오다니 정말로 병신같은 앨리스다제? 제재당하고 싶냐제, 이 씨발새끼야아아아아아아아!!! 빨리 와 이 병신같은 노예새끼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참으라구 마리사. 응응이나 먹는 저 병신같은 앨리스는 우리들처럼 느긋한 왕족 윳쿠리처럼 빨리 움직일 수는 없다구! 그런게 오히려 건방지다고 생각한다구. 어쨌든 노예는 레이무의 응응이나 먹고 쓰레기나 치우면 되는 거라구!"
"윳헷헷, 생각해보니 레이무의 말이 옳다제! 그렇다제! 응응이나 처먹는 병신같은 앨리스가 우리처럼 빠르게 뿅뿅 뛰여 응응을 먹는 것도 생각해보니 건방지다제!! 병신같은 씨방 앨리스는 그렇게 느긋하지 못하게 기어와서 마리사님의 거룩한 응응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즐겁게 처먹는거다제!!"
"그럼 우리들은 느긋하게 침대씨에서 잘거니까, 내일 아침까지 응응을 치우라구, 이 병신 앨리스!"
"츼우랴규!"
"츼우라졔!!"
윳꺄꺄꺄 웃으며 침대로 뛰어가는 게스 일가.
"자아~ 레이무의 귀엽고 귀여운 아가야들! 엄마야와 부비부비하자!"
"유유~웅♪ 뷰-븨뷰-븨, 행뾰옥~♪"
"뷰-븨,뷰-븨, 느그턀 슈 있댜졔!!"
그런 화목한 일가의 목소리를 등 뒤에서 들으며, 아기 앨리스는 자기 몸보다 더 큰 응응을 느긋하게 베어 문다. 어제까지만 해도 도시파가 아니라며 울고불고 했지만 그때마다 시끄럽다는 말과 함께 죽지 않을 정도로만 구타당했다. 결국 어제 마지막에는 어미 게스 마리사의 저부에 짓눌려,
"윳꺄아아아아아, 유우욱! 콜룍콜룍! 먀먀 살려쥬셰여어어어어어어어!!"
"윳헷헷, 잘 들으라제! 살고 싶으면 어서 마리사님의 고귀한 응응을 먹는거다제, 그것밖엔 방법이 없다제!"
"죽을건지 살건지 선택하라구, 병신같은 앨리스!"
짓눌려 죽을건지 응응을 먹고 살건지 선택을 강요당했다. 결국 아기 앨리스는 잔말 말고 응응을 먹는 것을 선택했고 지금 그 결과가 이거다.
"유....우....욱!!"
달콤달콤. 이 아기 앨리스도 윳쿠리고 따라서 단것을 제일 좋아하는데도 어째서인지 지금 입 안에 퍼지는 달콤함은 정말 참을수 없이 역겨웠다. 유겍유겍하고 당장이라도 토해버리고 싶었지만 시끄러운 소리를 내면 그 결과는 죽음 뿐이다. 구토감을 꾹 억누르면서 앨리스는 다시 응응을 베어 문다. 우욱하고 헛구역질이 다시 몰려왔지만 또 참는다. 작은 크기의 아이 마리사가 배설한 것을 다 먹는데 다섯 입이나 걸렸다. 더 큰 어미 마리사의 응응은 열번 이상 베어 물어야 없어진다. 그게 두 덩어리나 있다. 아기 앨리스는 막막함을 느꼈다.
지금 이렇게 아기 앨리스는 죽도록 싫어하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응응이 앨리스를 살렸다. 피부의 상태도 어제보다는 좀 더 회색기가 사라져 윳쿠리들의 일반적인 피부색에 가까워졌고, 머리카락의 상태도 좀 더 색상이 밝아졌으며, 카츄샤도 어제보다 조금 더 성장한게 육안으로 확인 될 정도다. 영양가가 거의 없긴 해도 들어있기는 하다. 게다가 응응을 누는 이 게스 부부의 영샹상태가 워낙 좋은 터라, 이 게스 가족의 네개의 응응 속에 들어있는 영양을 모두 합하면 지금 영양실조 상태인 아기 앨리스에게는 무시못할 영양가가 된다.
게다가 지금 이 어미 게스 마리사는 어제와는 달리 먹다 버린 음식물의 처리도 맡겼다. 순간의 변덕일 뿐이지만 지금 이 아기 앨리스에게는 응응 이외의 다른 영양 공급원과 성장에 필요한 다른 영양소를 접할 절호의 기회인 것이다. 앨리스의 몸은 아마 이번 식사로 확실히 느긋해질 수 있을 것이다. 확실히 심리적으로는 정말 느긋하지 못하겠지만.
"유우~웅............"
"유삐이~유삐이~..........."
"유유우.......레이뮤를 킈우곗땨니 특별히 뇨예료 샤마쥴깨......긔여워셔 믜안햐댜규........."
"윳헷헷.........이 도시의 왕이 너냐제........항복하겠다니 가상하다제......마리사님의 왕관을 만들어 바치라제......."
앨리스가 느긋하지 못한 식사를 하는 와중에, 게스 가족의 잠꼬대가 들린다.
느긋하지 못한 밤이다.
*
그 다음 날. 게스 일가는 전부 기대되는 표정으로 모여 있었다.
"아가야들, 느긋하게 태어나라구!"
"느그탸계 태어나랴졔, 마리샤의 여둉섕들!"
"유우~웅, 갱쟝히 느그턀 슈 있땨규!"
"윳헷헷, 아가야들, 느긋하게 태어나라제!"
어미 게스 레이무 앞에는 침대에서 조금 뜯어낸 마른풀과 이끼가 깔려 있었다. 떨어지는 아기 윳쿠리들을 받치기 위해서 취하는 당연한 조치지만, 지금 이 아기 윳쿠리들의 건강함을 생각한다면 그럴 필요 따윈 전혀 없었다. 어쨌든, 깔개 위에는 줄기에 매달린 아기 윳쿠리들이 힘차게 몸을 흔들고 있었다.
"느......느그탸계 턔여냔댜규!"
"긔, 긔여윤 마뤼샤뉨이, 턔, 턔어냔댜규!"
"레,레, 레이뮤, 턔어냔댜규! 태, 태어냐긔됴 져내 긔,긔여워셔 믜안햬!!"
모기소리처럼 들리는 작은 소리지만 각자 뭔가를 외치며 몸을 흔든다. 그리고,
또옥.
"유!"
맨 처음 떨어지는 것은 레이무종이었다.
"유우~!.............유겟"
머리부터 깔개로 떨어지는 아기 레이무. 하지만 곧 건강하게 오똑 일어난다. 그 뒤로 아기 마리사와 아기 레이무들이 또옥,또옥, 줄기와의 연결이 끊어지는 경쾌한 소리를 내며 떨어진다. 1분도 채 흐르지 않아 깔개에는 열 세마리의 아기 윳쿠리들이 가득 차게 되었다. 그리고,
"느그탸계 이쯔랴규(졔)!!!"
기운차게 제대로 된 첫 인사를 외친다. 그것을 지켜보던 가족들이 화답한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유우~웅, 정말로 느긋한 아가야들이다제! 레이무, 정말 수고 많았다제!"
"고맙다구 마리사! 정말로 느긋한 왕족의 아가야들이라구!"
"마리샤의 여둉섕드랴 느그탸계 이쯔랴규!"
"긔여윤 레이뮤률 닮은 긔여운 여둉섕들이랴규! 긔여워셔 믜안햬!"
어미 게스 레이무는 몸을 흔들어 이마의 줄기를 떨어뜨리더니, 그것을 갓 태어난 아기 윳쿠리들에게 주며 말한다.
"느긋한 줄기씨라구! 이걸 먹고 왕족의 아가야답게 크는거라구!"
"느그탸계 이해해쪄(했땨졔)!!""
아기 윳쿠리들이 줄기를 향해 우루루 몰려들어 한입씩 물어 뜯고 우걱우걱 씹는다. 일반적인 아기 윳쿠리들도 이유식으로 줄기를 먹지만 지금 게스 부부의 아기 윳쿠리들은 갓 태어난 이때부터 입가를 지저분하게 더럽히며 마치 남이 빼앗기라도 하듯 게걸스럽게 먹는다. 일반적으로 식물형으로 아기를 낳은 윳쿠리들은 이유식인 줄기를 아기 윳쿠리 수에 따라 나눠 주지 않고 통째로 준다. 갓 태어난 아기 윳쿠리들이 적당히 서로 나눠서 먹기 때문에 굳이 그런 수고를 할 필요가 없고, 또한 이렇게 갓 태어나서 처음 먹는 음식부터 자매들끼리 함께 양보하며 나눠먹는 습성을 심어주기 위해서다. 기본적으로 사회적인 동물인 윳쿠리는 이렇게 갓난아기때부터 사회성을 심어줄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게스 부부의 아가야들은 달랐다.
"우-격, 우-격, 행뾰오오오♪....윳? 유윳!"
줄기를 갉아먹던 아기 마리사가 옆에서 줄기를 먹던 아기 레이무를 물어뜯는다.
"우-격, 우-격♪....윳?! 윳삐이이!!"
그것을 시작으로 줄기를 먹던 아기 윳쿠리들은 각자의 옆에 있는 자매들을 물어뜯거나 밀친다. 물론 아기 윳쿠리의 힘으로 목숨을 위협할 상처는 나지 않지만, 그래도 싸우는건 느긋하지 못하다.
"윳뺘아아아아!!!"
"윳윳윳...유우우우우!!"
"유기기기기기기!!!"
처음에는 사이좋게 줄기에 모여들어 각자의 몫을 먹나 했더니, 이렇듯 서로 더 먹겠다고 밀치고 물어뜯고 싸운다. 역시 처음에는 훈훈하게 아가야들을 지켜보던 어미와 자매 윳쿠리들은 아기 윳쿠리들이 더 먹겠다고 싸우자 화들짝 놀라 그것을 뜯어말리려고 진땀을 빼야했다.
한편, 구석에 처박혀 있던 아기 앨리스도 그 광경을 봤다. 그제께 본 동물형 출산과는 달리 자신과 똑같이 줄기에서 태어난 아기 윳쿠리들이다. 동질감이 드는건 당연하다. 어제의 식사 덕에 몸에 어느정도 에너지가 돌게 된 탓인지, 앨리스의 카스타드는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래서일까. 어제의 비리비리한 상태였으면 감히 하지도 못했을 일을 했다.
"애, 앨리쮸의 여둉섕드랴!!"
동굴 속에 울려퍼진 앨리스의 목소리. 잠깐의 정적 뒤에 모두의 시선이 순식간에 아기 앨리스에게로 몰린다.
어미 게스 마리사.
어미 게스 레이무.
아이 게스 마리사.
아이 게스 레이무.
그리고 열 세 마리의 아이 윳쿠리들.
그 시선을 받고 잠시 움찔한 아기 앨리스는, 곧 미소를 지으며 외쳤다.
"느그탸계 이쯔랴규!!"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어미 게스 마리사의 몸통박치기가 앨리스의 작은 몸을 강타했다.
"이 병신같은 썅놈의 앨리스가, 지금 뭐라고 지껄였냐제에에에에에에에!!!"
"유갹!?"
찰팍 하고 동굴 벽에 나가떨어진 앨리스. 어미 마리사는 아무 배려 없이 앨리스를 턱 하고 물더니 줄기를 한복판에 두고 서로 싸우던 아기 윳쿠리들 앞으로 내동댕이친다.
"유겍!"
콜록 카스타드를 한번 토하고 힘없이 고개를 드는 앨리스. 어미 게스 레이무와 아이 윳쿠리 두마리의 차가운 시선이 내려다보고 있었다.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어미 레이무가 피식 웃으며 매도의 말을 토한다.
"윳, 정말 어이가 없다구! 너따위 병신같은 앨리스가 레이무의 느긋한 왕족 아가야들의 언니-야라구? 병신이야? 뒈질래? 응응만 처먹었더니 팥소가 어떻게 된거 아냐?"
"그러탸졔!! 너땨위 병쉰은, 마리샤뉨의 여둉섕들을 부를 자격이 업땨졔!!"
"병쉰가튠 앨리쮸뉸 건뱡쥔 쇼리 집어 츼우고 아갸리 쳐 댝츼고 레이뮤의 아냐류냐 할트묜 댄댜규!!"
다시 시무룩해지는 앨리스. 그런 앨리스를 보며 서로 싸우던 아기 윳쿠리들도 앨리스를 힐끔 보더니,
"유윳?! 느그탸즤 모탼 윳쿠츼갸 이쪄!!"
"먀먀, 져 윳쿠츼뉸 모야?"
라고 부모와 자매에게 묻기 시작한다. 어미 게스 마리사는 그것을 보며 웃었다. 게스 특유의 못된 꾀가 또 다시 생각난 것이다.
"유유~웅, 레이무의 느긋한 아가야들아, 저 병신으............"
"잠깐 기다리라제, 레이무!"
어미 게스 레이무의 말을 막은 어미 게스 마리사. 마리사는 자신의 아기 윳쿠리들을 한 군데로 모으기 위해 호령했다. '느긋하게 있으라구! 아가야들, 여기로 모이라제!' 그 말에 꼬물꼬물 저부를 움직여 어미 게스 마리사 앞으로 모인 열 세마리 아기 윳쿠리들. 마리사는 아기 윳쿠리들을 한변 훝어본 뒤 앨리스를 가리키며 말했다.
"마리사의 느긋한 아가야들, 저 앨리스를 보라제!"
"유....윳?"
열 세 마리 윳쿠리의 시선이 앨리스에게 향한다. 마리사는 말을 계속한다.
"저 윳쿠리, 굉장히 느긋하지 못하지 않냐제?"
"유! 마쟈! 느그탸즤 모턔!!"
"그렇탸졔! 마뤼샤뉨이 헐씬 뎌 느그탸댜졔!"
"윳헷헷, 그렇다제! 그럼 왜 느긋하지 못한지 말해보라제!"
아기 윳쿠리들은 이미 우월감에 가득찬 시선으로 앨리스를 위아래로 훝어보기 시작했다. 모두 다 그랬다. 아까까지만 해도 서로 밀치고 싸운 아기 쿠리들이 이제는 뭉쳐서 아기 앨리스를 업신여기기 시작했다. 곳곳에서 게스 부부의 아기 윳쿠리들이 아기 앨리스를 흉보고 비웃는 말을 내뱉기 시작했다. 머리카락 색깔이 똥색이다, 피부가 병신같다, 머리장식이 느긋할 수 없다, 어쩐지 병신같다, 느긋하지 못한 냄새가 난다, 등등등. 어미 게스 마리사는 자신이 생각한 대로 일이 흘러가자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어미 게스 레이무에게 눈짓을 보내 앨리스가 태어난 줄기를 가져오게 했다. 이미 아기 앨리스가 먹긴 했지만, 줄기의 밑둥이 말라붙은 카스타드 덩어리에 꽃혀 있었다. 게다가 비참하게 찌글찌글 말라붙은, 아기 앨리스의 자매윳들의 시체도 가져와 보여줬다.
"유유윳!? 머야 죠걔!?"
"느그턀 슈 업땨졔!!"
"구릔 냄섀갸 냔댜규!! 고긔햔 레-뮤의 뉸 얖에 져련결 내뜌즤 말랴규!!"
"져런고여셔 턔어냐댜늬 역싀 먀먀먈댸료 병쉰이녜!!"
아기 앨리스도 목소리를 높혔다. 줄기에 떨어진 자신이 살아남은건, 그 밑에서 뒹굴던 다른 아기 앨리스의 시체가 완충역할을 해줘서였다. 그 고마운 자매의 시체가 자신이 느긋하지 못한 윳쿠리라는 걸 알리는데 쓰이다니, 용인할 턱이 없다.
"먀먀-뉸 그먄햐랴규요!! 앨리쮸갸 턔어냔 쥴긔찌와 앨리쮸의 언뉘-야듀를 모욕햐즤 먈랴규요!!"
하지만 마리사는......
"닥치라제!! 이 썅놈의 병신 앨리스!! 마리사는 틀린말 안한다제, 너가 이 더러운 줄기씨에서 태어난걸 말하고 있을 뿐이다제! 그런데 무슨 헛소리가 그리 심하냐제? 레이무 말대로 응응만 처먹어서 팥소가 어떻게 된거냐제? 이거나 처먹으라제! 상쾌~♪"
뿌직, 앨리스 위에 응응을 싸 앨리스를 깔아뭉겠다. 갑작스러운 똥벼락을 맞은 아기 앨리스의 반응은 말 안해도 뻔한 것.
"윳꺄아아아아아아!? 됴싀퍄갸 아냐아아아아아!! 먀먀 츼워쥬셰요오오오오오오오!!!"
"윳꺄꺄꺄꺄꺄꺄꺄꺄꺄꺄!!!! 조걔 머냐졔에에에!?"
"유퓨퓨퓨퓨퓨퓨퓨퓨퓨퓨퓨퓨퓨퓨퓨!!!!"
"유꺄꺄꺄!! 병쉰앨리쮸 새끠갸 응응예 깔료셔 즤랼하교 이쪄어♪"
응응 덩어리 밑에 깔려서 버둥거리는 앨리스. 그걸 보고 폭소를 터뜨리며 비웃어대는 열 세 마리의 아기 윳쿠리들. 그런 아기 윳쿠리들을 내려다 보며 어미 게스 마리사가 말했다.
"윳! 이제 알겠냐제 아가야들? 저 병신 앨리스는 우리 가족이 아니라제! 단지 우리 가족의 응응을 치우기 위해 어쩔수 없이 키우는 노예새끼에 불과하다제. 앞으로 잔뜩 우-걱우-걱 행복♪ 한 다음 응응이 마려우면 저 앨리스 앞에다 싸라제, 알겠냐제? 마리사의 귀엽고 귀여운 아가야들!"
"느그탸계 이해해쪄(했땨졔)!!!!"
줄기를 먹어서 그런 건지, 아니면 괴롭힐 장난감이 생겨서 그런 건지 아까보다 더욱 기운차게 답하는 아기 윳쿠리들. 그중 한 마리가 깔개에서 내려와 응응덩어리에 딸린 앨리스에게 다가갔다. 레이무종이었다.
"유윳! 레이뮤, 퍄퍄-에계 뱨운 결 써며거볼꼬야!! 병쉰 앨리쮸는 어셔 레이뮤의 긔여운 응응을 머그랴규! 샹깨애♪"
뽀직.
"윳꺄아아아아아아아!!! 응응은 시져어어어어어!! 됴싀퍄갸 아냐아아아아아아아!!! 먀먀 앨리쮸갸 쟐못해쯔뉘 됴와쥬셰요오오오오!!"
그것을 본 다른 아기 윳쿠리들도 신이 났다. 앨리스를 비웃으며 우루루루 몰려와.......
"썅깨애!!"
"샹깨댜졔♪"
"샹깨!! 느그탼 캐변찌야!!"
전부 응응을 누기 시작했다. 그것을 보고 웃는 게스 가족들. 그렇게 또다시 느긋하지 못한 하루가 지나갔다............
게스 가족의 둥지에서 이런 일이 일어날 동안 초겨울의 산에서는 학살극이 펼쳐지고 있었다.
"윳갸아아아아아아!!! 그만두라구우우우우!! 귀여운 레이무가 그만두라고 말하고 있다구우우우우!! 병신같은 할아범은 당장 귀여워서 미안한 레이무를 놓아.........유겍, 윳!? 유게게게게게게게겍!!!!!"
"먀먀-!!! 느그탸계 이쪄어......유, 윳!? 윳갸아아아아아아!!! 레-뮤의 긔여운 뱔찌갸아아아아아아!!!"
오니이상에게 욕을 늘어놓던 데이부가 등산화에 마구 짓밟혀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질척한 팥소 죽이 된다. 아기 레이무는 저부가 구워진다.
"윳, 유겍.......마, 마리사님을 건드리다니 좋은 배짱이다제에에에에에!! 마리사님의 귀여운 볼씨에게 싸대기를 날린 병신 할망구는 당장 손해배상으로 달콤달콤을 내노..........뷰게에엑!!"
"유유웃!? 아뺘야갸아아아아!? 유, 유아아아아아!! 인갼찌눈 느그탸계 마리샤률 뇨으랴ㅈ.......윳삐이이이이이, 얖이 안뵤인댜졔에에에!!"
오네에상에게 달려들던 마리사가 댕기를 잡혀 눈 덮힌 큰 바위에 정면으로 부딫혀 사방으로 팥소를 흩날리며 산산조각난다. 아기 마리사는 손가락으로 눈알이 뿌직 하고 터진다.
"유유웃!? 뱝찌룰 가져가즤 말랴구우우우우우!!! 이 병쉰 하랴버어어어......유? 윳갸아아아아아, 레이뮤의 뉸찌갸아아아아!!!"
"하랴볌은 댱쟝 뾰죡뾰죡찌를 츼우랴규!! 그뤼고 레이뮤의 뉸찌를 대됼려......유? 윳꺄아아 마리샤의 뱔찌갸아아아!!! 찌르즤 먀아아아!!"
오니이상이 낚시바늘을 가공한 침으로 아기 레이무의 눈을 뽑은 뒤, 아기 마리사의 저부를 마구 찌른다.
..........이렇듯 산 곳곳에서 학대 오니이상도 아닌, 애호단체 회원들에 의해 윳쿠리들의 비명이 울려 퍼지고 있다. 둥지가 열리고 비축된 밥씨가 버려지고, 어미 게스들은 끔찍하게 살해당하며, 남겨진 아기 윳쿠리는 장애 윳쿠리가 된 채 남겨진다. 제재에 참여한 애호단체 회원들이 각각 들고 온 특이한 스푼 모양의 삽으로 흩뜨린 비축 식량과 어미 게스들의 처참한 시체는 겨울의 추위와 봄의 온기에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 결국 땅 속으로 녹아들어 내년 봄 산이 다시 풍요로워지는데 필요한 영양분이 될 것이다.
하지만 아직 이런 제재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있다.
"윳헷헷헷!! 마리사의 귀엽고 귀여운 아가야들! 느긋하게 아침을 먹는 거다제!"
"유윳! 느그탸계 뱝찌를 먹쟈규!"
"느그츼! 느그츼!"
성체 윳쿠리 두마리와 야구공 사이즈의 아이 윳쿠리 두마리, 그리고 방울토마토 사이즈의 아기 윳쿠리 열 세마리로 이루어진 대가족이 음식을 수북하게 쌓아두고 입가를 지저분하게 더럽히며 게걸스럽게 먹고 있었다. 그래, 바로 이 게스 가족이다.
"유윳! 메뜌긔찌, 머뤼뉸 마뎞땨규! 땩땩하댜규!"
"그렇다구, 아가야! 배처럼 부드럽지도 않다구! 귀여운 레이무의 아가야가 느긋하지 못한걸 먹으면 안됀다구! 이런 건 퉷하고 버린다구!"
"느그탸계 아랏땨규! 퉷~!"
메뚜기의 배와 뒷다리만 먹고 나머지는 퉷 하고 버린다.
"꾳꺄루쯰, 펴셕펴셕햬셔 마뎞땨졔!! 꽃잎찌됴 찔긔고 쓰댜졔!! 긔여운 마뤼샤가 이땬걸 머거야 하댜늬 말됴 안댼댜졔!!"
"그렇탸졔! 마리샤뉨을 닯아서 느그탼 여둉섕아, 이 꽃찌뉸 쥴기의 뀰찌만 빠라머그묜 댄댜졔!!"
"꾤-꺅, 꾤-꺅, 행뽀옥~♪"
줄기 속에 들어있는 달콤한 꿀만 빨아먹고 나머지는 휙 버린다.
"유윳? 아가야, 이 사과찌, 반도 채 먹지 않았다제. 왜 남겼냐제?"
"쀼뀨! 샤갸찌뉸 안이 땩땩해셔 느그턀 슈 업땨규! 구런것까즤 머그묜 느그탼 미윳쿠츼인 레-뮤의 이믜즤가 손샹댄댜규! 레-뮤뉸 미윳쿠츼늬꺄 그런 느그탸즤 모탼걸 안머글 건뤼갸 이땨규? 긔여워셔 믜안햬!!"
"윳헷헷, 역시 마리사님의 왕족 아가야라제! 그렇다제, 이런 느긋하지 못한 사과씨는 먹지 말고 이렇게 하라제! 콰-직콰-직이라제! 윳헷헷!!"
"유우~웅, 카-쥑카-쥑, 행뽀옥~♪"
안에 씨와 사과뼈가 있다는 이유로 반도 안먹은 사과는 마리사와 아기 레이무에게 짓눌려 흙투성이가 되더니, 이내 달콤한 즙을 사방에 퍼뜨리며 죽처럼 으깨졌다.
"우-걱,우-걱, 행보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옥♪"
만족스럽게 꺼억 트림을 하며 외치는 게스 가족. 그 근처에는 맛있는 부분만 골라 먹다 보니 채 반도 안먹고 버린. 충분히 먹을 수 있는 먹다만 음식들이 널부러져 있다. 게스 가족의 그 누구도 눈치채지 못했지만 아직 초겨울임에도 불구하고, 아기 윳쿠리들이 태어난지 하루밖에 지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 많던 식료는 사분의 삼으로 줄어 있었다.
맛있는 부분만 골라 먹고 나머지는 쓰레기로 간주하고 버린다.
그런데도 식사량은 일반 윳쿠리들보다도 더 많다.
결국 잔뜩 우-걱우-걱 행보옥♪ 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식료를 필요로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대로라면 겨울철 중반도 가기 전에 비축한 밥씨가 동나버릴게 분명하지만, 이 게스 가족은 지금 눈 앞에 보이는 산처럼 쌓인 밥씨가 영원히 계속 될 것처럼 행동한다.
아마 애호파들의 제재가 없어도 이 가족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
*
"윳! 식사도 슬슬 끝났으니 아가야들, 느긋하게 운동하자구!"
"느그탸계 운둉한댜규(졔)!!!"
아기 윳쿠리들은 저마다 꼬물꼬물 몸을 움직인다. 몸을 위아래로 으쓱으쓱 움직이거나 발라당 누운채로 몸의 윗부분을 일으킨다거나, 아냐루 부분을 좌우로 꼬물꼬물 움직인다거나..........한창 운동하던 중, 아기 마리사 한 마리의 아냐류에서 뽀옹 방귀가 나온다.
"유윳! 잔뜍 운둉해뗘니 응응이 나오려 한댜규! 느긋하게 뉸댜규, 샹캐애♪"
뽀직. 단냄새가 나는 응응이 나오자 어미 게스 마리사는 구석을 향해 호통친다.
"윳! 왕님이 되실 마리사의 고귀한 아가야가 성스러운 응응을 눴다제! 거기 구석의 병신 노예 앨리스는 어서 기어와 감사하는 마음으로 응응씨를 먹는다제! 고귀해서 미안하다제, 윳헴!"
"윳!? 유, 유우............."
이 다음은 언제나 약속된 패턴대로, 평소에는 느긋하지 못하니 구석에 처박혀 있을 것을 강요받은 아기 앨리스가 구석에서 느긋하지 못하게 기어나와 아기 마리사가 싼 응응을 먹어 치운다. 경멸감과 우월감이 섞인 시선으로 앨리스를 쳐다보는 게스의 아가야들. 태어난지 하루밖에 안됐음에도 이미 어미들과 똑같은, 게스의 오오라가 풀풀 풍기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유윳! 긔여운 레-뮤됴 응응찌 뉸댜규! 상캐애~♪ 병쉰가튠 앨리쮸뉸 레-뮤뉨의 응응됴 감샤희 쳐머그라규! 긔여워셔 믜안햬!"
"마리샤됴 뉸댜규! 느그탸계 쳐머그라규! 이 병쉰 섀끠야! 윳꺄꺄꺄꺄꺄!! 상캐애♪"
"상캐애♪ 레이뮤의 응응찌됴 뺴뇨츼 말교 머그랴규, 이 병쉰 앨리쮸! 하뉸 김에 레이뮤뉨의 아냐류됴 햝아셔 깨끄탸계 하랴규!"
운동하다 말고 쪼르르르 앨리스를 포위하듯 몰려와 아냐루를 내밀고 배설하는 아기 윳쿠리들. 아기 앨리스는 창백해진 표정으로 말 없이 응응을 먹는다. 어제까진 같은 식물형으로 태어난 동생들이 있다는 기쁨에 밝은 표정이었지만 그 아기 윳쿠리들도 자신을 멸시한다는 사실에 다시 자신감이 사라진 어두운 윳쿠리가 되고 만 것이다.
"윳헷헷헷! 마리사님은 굉장히 느긋하다제! 밥씨가 가득인 훌륭한 궁전씨에 귀여운 아가야들과 함께 있다제! 게다가 응응도 치워주는 병신 노예 앨리스까지 있다제! 숲의 왕에 걸맞는 고귀한 윳쿠리라제!!"
"그렇다구! 이제 겨울씨가 지나면 이 숲의 모든 윳쿠리를 노예로 만들자구! 그 다음 인간씨의 도시로 가서 달콤달콤을 잔뜩 받아오는 거라구!
"바로 그거다제!! 그다음 윳쿠리를 연구하는 인간씨들을 잔뜩 붙잡아 마리사님을 도스보다도 더 강한 무적의 윳쿠리로 만들라고 명령하는 거다제! 인간씨들의 가족들을 인질로 붙잡으면 될거라제!! 윳헷헷헷!!"
"유야~이♪ 아뺘-야! 구렴 레이뮤뉸 먜일먜일 댤쿔댤쿔찌 머글 슈 이쪄?"
"당연하다제!! 달콤달콤 뿐 아니라 가장 느긋한 윳쿠리로 만들어 줄 수도 있다제!"
"유우우우♪ 마리샤뉸 미레이뮤드률 모야 '윳롐'찌률 만들꺼댜졔♪"
"유후후후, 정말 느긋한 미래씨라구! 어서 봄씨가 왔으면 좋겠다구!! 그때까지 모두들 느긋하게 있으라구!"
"느긋하게 있으라구!!!"
"느그탸계 이쯔랴규(졔)!!!"
응응을 먹어 치우느라 정신없는 앨리스를 뒤로 한 채, 게스 일가는 허황된 헛소리들을 늘어놓으며 느긋해 하고 있다.
마리사는 숲의 왕이 된 뒤, 인간의 도시를 공격해 정복할 것이다.
레이무는 온갖 반짝반짝씨들과 함께 살 것이다.
아가야들은 이 세상에 있는 모든 달콤달콤을 먹을 생각에 마음이 부푼다.
정말로, 정말로 느긋한 장미빛 미래. 이 겨울만 넘기면 실현될 것이다. 느긋하게 있으라구!!
한편, 게스 일가의 궁전 앞을 뒹굴던 삭정이가 누군가의 발에 밟혀 바삭, 하고 부스러졌다.
삭정이를 밟아 부스러뜨린, 스파이크 박힌 등산화를 신고 있는 인간은 털모자를 쓴 긴 생머리의 오네에상이었다. 등에는 학대도구가 들어있는 배낭을 지고 한 손에는 제재된 둥지의 아기 윳쿠리들이 먹을 말린 식량과 제법 많은 양의 달콤달콤이 든 튼튼한 종이가방을 들고 있으며 다른 한 손에는 스푼 모양의 삽을 들고 있다.
"이야, 이렇게 깊은 곳에도 윳쿠리가 있네......."
가을에 산책하던 오니이상에게 발견될 정도로 외진 곳에 있는 둥지. 날개를 가진 레미랴가 접근하기 힘들 정도로 나뭇가지가 울창하게 자란 숲이 둘러싸고 있으니 인간이 접근하는 것도 당연히 쉽지 않다. 게다가 어제와 그제는 날씨도 안좋았다. 제재당하는 게스들에게 더 큰 고통을 안겨줄 수 있어서 잘 된 것이지만 이렇게 외지고 험한 곳에 있는 둥지의 방문이 늦어지는 것이다.
어쨌든 제비뽑기로 이 둥지를 제재하러 온 오네에상은 둥지 위에 있는 붉은 X표시를 확인하고 배낭과 종이가방을 근처에 내려놓은 뒤 두 손으로 삽을 쥐었다. 그리고.......
퍼석!!
꽁꽁 얼어붙은 둥지의 결계를 삽으로 깨 부수기 시작했다.
*
"유♪유유~♪ 마리♪샤~느그타댜♪졔~♪"
"유윳♪유윳♪유♪윳~마리사♪님은~♪ 숲의♪왕♪이 될거라♪제에~♪ 인♪간따윈♪ 한방♪이라제에♪ 도♪시를 정♪복♪해서~♪도스보다♪위대해♪질♪거라제에~♪"
"유유유유유유유유♪ 레이♪무도♪ 아주♪ 느긋♪ 하다........유우!?"
응응을 다 치우고 구석으로 돌아간 아기 앨리스따윈 무시하고 이끼와 마른풀 침대 위에 올라앉아 아무리 봐도 좋게 평할 수 없는 지독한 소음을 내던 게스 가족. 그중 어미 게스 레이무가 퍼석퍼석거리는 소리를 들었다.
"윳? 레이무, 왜그러냐제?"
"마리사, 밖에서 퍼석퍼석 하는 소리가 들린다구!"
"유윳!? 먀먀-졍말이야?"
"드, 들륀댜졔! 마리샤, 뚁뚁히 들륀댜졔!!"
"왕족인 마뤼샤뉨의 아뺘-야눈 어셔 가셔 결계찌를 보랴졔!! 긔엽고됴 긔여윤 마뤼샤뉨이 느긋할 슈 업땨졔!!"
"유기기기......윳! 거기! 어떤 씨발새끼냐제!! 감히 숲의 왕이 되실 이 마리사님의 궁전을 건드리다니 죽고싶어 환장했냐제? 0.01초만에 뒈지고 싶지 않으면 당장 꺼지는게 몸에 좋을 거다제!!"
가족과의 느긋한 시간을 방해받아 불쾌해진 마리사는 결계를 향해 빽 소리를 질렀다. 그러나 결계를 건드리는 퍼석퍼석하는 소리는 마리사의 말을 비웃기라도 하듯 계속되었다.
"먀먀~레-뮤, 무셔어어어어어!!"
"무셥땨졔에에에에에에!!! 융야아아아아아아아아!!"
울음을 터뜨리는 아기 윳쿠리까지 나오자 레이무는 더 마리사를 채근했다.
"윳! 괜찮다구 아가야! 낼-름, 낼-름! 저기 마리사, 아무래도 왕의 자리에 도전하는 느긋하지 못한 윳쿠리가 왔나봐!!"
"유기기기, 하여튼 마리사님을 가만 놔두지 않는다제! 감히 왕이 되실 마리사님을 건드리고, 마리사님의 거룩하신 명령을 무시하다니 괘씸하다제!! 레이무, 아가야들! 잘 보라제, 왕이 되실 아빠야가 얼마나 강한지 보여주겠다제!!"
뿅, 침대 아래로 내려와 결계를 향해 마리사는 느긋하고 거만하게 뛰어갔다. 결계 근처로 가 마리사가 다시 입을 열었다.
"어이! 관대하신 마리사님의 마지막 경고다제! 결계씨를 건드리는 할일 없는 백수 쓰레기는 당장 꺼지고 느긋하지 않게 똥구덩이에 빠져 뒈지라제! 알았으면 당자................."
퍼서석!!
거만하게 지껄이던 마리사의 바로 옆으로 날카로운 삽날이 차가운 겨울 공기를 머금고 튀어나왔다. 마리사뿐 아니라 모근 게스 가족들이 아연실색한 표정으로 그것을 쳐다봤다.
"윳! 이, 이거 뭐냐제! 뭔 이상한 걸로..........유게엑!!"
퍼서석! 삽날로 약해진 결계를 이번에는 삽자루로 후려쳐 부숴버리는 오네에상. 그 충격으로 마리사가 튕겨나와 꼴사납게 침대 앞까지 데굴데굴 나동그라진다.
"유유윳!? 마리사, 괘, 괜찮아!?"
"유기기기기, 괜찮다제. 그보다 결계씨는....."
"윳꺄아아아아아!!! 츄어어어어어어!!"
"유우우! 마리샤 츕땨졔에에에에! 느그탸즤 모탸댜졔에에에에!!"
결계는 완전히 부서져 버렸다. 부서진 결계 너머로 뻥 하고 겨울을 향해 입을 열은 동굴 입구로 누군가가 얼굴을 내밀었다.
"안녕☆ 윳쿠리들아. 즐거운 겨울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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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후기 :
경> 오네에상★ 강★림 <축
역시 어그로 잔뜩 끌었다 한번에 몰아치는게 제맛.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