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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출처 : 구 윳쿠리 사이트
[단편] 신문과 일기
모월 모일, 날씨 흐림
[윳쿠리 보호 특별법 압도적인 지지율로 통과]라는 대문짝만한 글자가 보인다. 뭐 그래도 학대 오니이상인 내가 저 법률에 저촉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까울 것이다.
회사에 다녀온 뒤, 유리창을 깨고 집에 쳐들어와 집선언하는 윳쿠리 가족을 처리했다.
'내가 돈을 모아 산 집'이라고 몇번을 얘기했는데도 들을 생각도, 이해할 노력도 하지 않고 계속 '먼저 찾아냈으니 자기 집' 이라고 헛소리해서 제재하기로 했다. 어미 윳쿠리를 빈사상태로 만든 다음 어미를 살리고 싶으면 니들끼리 서로 잡아먹으라고 협박하니 알아서 서로를 입 더럽게 매도하며 잡아먹기 시작했다. 미리 눈꺼풀을 잘라내 어미 레이무는 악악 비명지르며 그 멋진 광경을 끝까지 봤다. 마지막 살아남은 아기 마리사를 어미 레이무 앞에 두자 어미 레이무는 자매를 죽인 게스라고 매도하며 아기 마리사를 밟아 죽였다.
그 다음 어미 레이무의 눈을 지지고 이빨과 혀를 뽑고 대머리 만쥬를 만든 뒤 내다 버렸다. 길고양이들이 알아서 치워주겠지.
모월 모일, 날씨 맑음
[금뱃지 윳쿠리를 지속적으로 학대한 윳쿠리 브리터 체포]라는 기사가 보였다.
자초지종을 보니, 콩알 수중 마리사라는 신종 애완 윳쿠리를 만들기 위해 한 펫숍과 결탁해 금뱃지 고급 레이무를 빼돌려 출장가니 친구에게 맡겨둔다고 레이무를 속여 1인 2역을 해 레이무를 농락하며 그 신종 마리사 앞에서 지속적으로 학대, 결국 죽게 했다는 것이다. 한 인터넷 대형 포탈사이트에서는 벌써부터 '정의의 심판'(풉!) 운운하며 신상정보를 캐며 린민재판을 하고 있었지만 그런 인간 형태의 구더기들이 뭔 짓을 하건 관심도 없다.
저녁을 먹고 뉴스를 틀어보니, 뉴스에서도 이 기사를 다루고 있었다. 그 윳쿠리 브리터라는 작자의 말이 가관이었다. 뭐라더라....... '그 윳쿠리 레이무 하나의 희생으로 윳쿠리에게 새로운 가능성이 열린 셈인데 왜 나를 죄인 취급하냐' 던가?
하기사 눈 앞에서 윳쿠리계의 초 엘리트라고 할 수 있는 금뱃지 윳쿠리가 아무런 이유도 없이 학대당하는 걸 본 그 콩알 수중 마리사는 [금뱃지마저도 학대당하는 살벌한 세상에서 정말 정신차리고 살아야겠다] 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아마 앞으로 그 마리사는 철저하게 정도만 걷고 살아갈 것이고, 자기 후손들에게도 정도만을 걸으며 살라고 신신당부하겠지. 그래, 어쩌면 그 윳쿠리 브리터는 레이무 하나의 희생으로 윳쿠리들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준거라고 진심으로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래서 어쩌란 말인가.
아무리 그럴듯한 목적을 들이대도, 그 레이무가 부당한 학대를 당한 게 사실이다. 그 레이무가 자신의 가능성을 빼앗긴 게 사실이다. 작은 한 마리 윳쿠리의 가능성을 무참하게 짓밟고 빼앗은 주제에 '윳쿠리라는 종 전체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줬다고? 개소리라고 밖에 말 못하겠다. 윳쿠리라는 카테고리를 넘어서, 그런 구역질나는 가식을 내세우면서 자신의 찌질함을 덮으려는 몰지각한 인간이 다시는 나오지 못하도록 그 브리터라는 개새끼가 엄중한 형벌을 받길 바라겠다.
모월 모일, 날씨 비
종일 비가 내렸다.
['금뱃지 학대남'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 선고받아] 라는 기사를 봤다. 역시 정의는 살아있는 모양이다. 그 '금뱃지 학대남'이 키우던 윳쿠리를 한 애호단체에서 경매로 판다고 하던데 나도 한마리 키워볼까? 경매의 수익금은 부당하게 학대받는 윳쿠리들을 위해 쓰인다고도 하고.......
출출해서 야식을 사오는 중 새끼윳 다섯 마리를 거느린 마리사 가족이 요란하게 욕을 퍼부으며 도시락을 내놓으라고 협박했다. '내가 돈주고 산건데 왜 생판 모르는 너에게 이걸 줘야 하느냐'라고 묻자 '맞기 싫으면 닥치고 내놔', '아빠는 세니까 뒈지기 싫으면 말들어'란다. 그래서 어미 마리사는 반쯤 짓뭉게 놓고 새끼 윳쿠리들에게 커피를 부어준 뒤 돌아왔다. 뒤에서 '커피씨가 아퍼서 느긋할 수 없어' 운운하며 시끄럽게 울부짖는 새끼 윳쿠리들에게 지나가던 아저씨 한 명이 화를 내며 다가갔는데 그 뒤는 어떻게 됬는지 뻔하니까 생략. 어차피 게스는 특별법의 보호를 못받으니까 나나 그 아저씨나 벌금통지서 받을 걱정은 없을 것이다. 커피때문에 눈이 아프다고 새끼 윳쿠리들이 징징거려서 아저씨는 먹고 버리려는 닭꼬치 막대기로 눈을 뽑은 뒤 공원 풀숲에 던져버렸다.
모월 모일, 날씨 맑음
[네티즌 'r2c아키' 윳쿠리 학대로 구속] 이라는 기사를 봤다. 제목 그대로, 윳쿠리 사나에와 스와코 가족을 강변에서 참살하고 그걸 녹화해 인터넷상에 올린 'r2c아키' 란 네티즌이 구속됬단다. 뭐하는 구더기야 이 새낀.
농촌에서 사는 사촌의 전화가 왔다. 뒤에서 키우는 야채밭에서 게스 마리사가 기막힌 헛소리를 했다고 하며 웃었다. '인간의 잣대로 윳쿠리를 평가하지 마라, 적인 니들 도덕은 더 이상 안따르겠다' 라던가. 나도 껄껄 웃었다. 적? 언제부터 인간이 윳쿠리들의 적이었지? 그래, 적을 보호해주자는 법이나 만들 정도로 우리 인간들이 멍청하고 할일없는 잉여백수들이란 말인가.
퇴근길에 간단한 장을 보고 오는 도중에 길을 막고 '달콤달콤을 안내놓으면 못지나간다' 운운하는 새끼 세마리를 거느린 레이무를 만났다. 인간이 만든 길 위에 털푸덕 주저앉아 자기거라고 운운하는 작태가 참 우스워서, 달콤달콤을 줬다. 새끼 윳쿠리를 눈 앞에서 차곡차곡 짓이겨 어미 레이무의 입 안에 넣어줬으니 거짓말 한 건 아니지. 그 다음 凹 모양으로 짓뭉게 준 뒤, 귀밑털 파닥파닥하는게 짜증나서 귀밑털에 라이터로 불을 붙여주고 돌아왔다.
저녁을 먹고 뉴스를 보니 역시 r2c아킨가 뭔가 하는 구더기 이야기가 나왔다. '그냥 재밌어서' 그랬단다. 하긴, 저런 놈들이 있으니 윳쿠리들이 사람을 적으로 보는 것도 무리는 아닐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렇가도 해도 모든 인간이 다 윳쿠리를 괴롭히는건 아니지. 안 그래? 그러므로 아침에 사촌이 말했던 그 웃기는 마리사의 말은 개소리에 불과하다. 자기네들 역시 인간에게 우호적으로 대하지도 않았으면서 말이다.
모월 모일, 날씨 흐림
사촌이 사는 시골로 내려가는 기차 안에서 [모 윳쿠리 애호단체, 윳쿠리 특별법 폐지 촉구] 란 기사를 봤다. 말은 즉슨, 윳쿠리 보호 특별법은 철저히 인간의 기준으로 만들어진 법이며 인간의 잣대로 제멋대로 윳쿠리의 선악을 판단하는 악법이란 것이었다. 기사에서 한 애호단체 회원은 '게스란 것의 기준이 뭐냐, 단지 인간 말 안듣는다고 게스냐, 윳쿠리들의 사고와 행동의 자유를 제한하지 말라, 자유를 억압하는 당신들이 게스다' 라고 말했다. 사진을 잘 보니 극단적 애호단체의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r2c아키' 징역 25년 선고] 라는 기사는 개운했다. 학대파들의 얼굴에 먹칠하는 저런 구더기는 25년은 커녕 무기징역도 아깝지 않다.
사촌 집에 도착해 점심을 먹고, 사촌이 뒷마당에 키우는 당근밭을 둘러보고 있던 그때 마리사와 레이무 한쌍과 다섯마리의 새끼로 이뤄진 대가족이 당근밭에 왔다. 그리고는 사촌이 '약속의 패턴'이라고 부르는 '제멋대로 자라는 야채씨' 타령이 시작됬다. 사촌이 말이 필요없다고 하며 삽으로 후려치려고 했지만, 나는 사촌을 말리고 윳쿠리 가족에게 야채는 씨앗을 심어야 자라는 거라고 설명해줬다. 막내 마리사는 신기해 하며 관심을 보였지만, 나머지 가족들은 욕을 퍼부으며 막무가내였다. 심지어 막내 마리사를 '배신자'라고 말하며 제재하려고 해서, 결국 막내 마리사를 제외하고 전부 죽이기로 했다.
맨 처음에 어미 레이무를 걷어 차 왼쪽 얼굴을 찌그러뜨렸는데 이놈도 저번에 사촌이 말했던 것과, 애호단체 회원이 말했던 것과 똑같은 소릴 했다.
'게스의 기준이 뭐냐, 너희의 잣대로 우릴 평가하지 마라, 나는 적인 너희들의 정의에 따르지 않겠다'
그래서 나도 말했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아무것도 모르는 주제에 너희의 잣대로 야채가 제멋대로 자란다고 우기며 우릴 도둑놈이라 매도하지 마라, 나 역시 적인 너희들의 정의을 따르기 싫으니까 게스라 매도하고 살해하는 거다'
뭐라고 소리지르며 꽥꽥거린다. '우린 너희보다 더 위대한데 왜 이러느냐', '야채를 독점한 도둑놈이 윳쿠리를 죽인다' 운운. 그렇게 위대하신 분들이 왜 저항도 못하고 죽었으며, 왜 야채가 멋대로 자라난다는 잘못된 자연법칙을 죽기 전까지 고수했는진 모르겠지만....... 참고로 막내 마리사는 상자에 넣고 한시간 거리에 있는 시내의 윳쿠리 보호단체에 넘겼다.
다시 차로 사촌 집에 돌아오며 나는 아침에 읽은 기사가 생각났다. '특별법을 폐지하고, 윳쿠리들의 자유를 제한하지 말자'고?
이 지구상에서, 모든 것을 자기 멋대로 살아가는 생물은 과거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생태계의 하위에 있는 동물은 말할것도 없고, 백수의 제왕인 사자도 먹고 살기 위해서는 사냥감의 저항을 받아 죽을 위험을 무릅쓰고 사냥을 해야한다. 그런데 윳쿠리는 어떤가.
느긋한걸 원하는 것은 좋다. 하지만 이 세상은 노력 없이, 대가 없이는 느긋함을 주지 않는다. 인간들의 자본주의 세상은 물론이고 야생의 자연도 씨앗을 심고 시간이 흘러가야 열매가 열리는 것처럼 노력과 대가를 요구한다. 그런데 윳쿠리들은 아무 노력도 안하고, 아무 대가도 지불하지 않으면서 오로지 느긋함만을 끊임없이 요구한다(물론 대부분의 윳쿠리들은 그렇지 않겠지만 일부가.).
남이 돈주고 씨앗과 거름을 사서 키운 야채를 갑자기 나타나 자기 거라고 하고, 남이 피땀흘려 지은 집에 갑자기 나타나 먼저 봤으니 자기 거라고 하고, 남이 열심히 훈련해서 얻은 사육 윳쿠리란 지위를 상쾌해 낳은 자식을 방패삼아 손쉽게 얻으려 하고, 남이 정당한 노동을 통해 얻은 재화로 산 음식을 무력으로 강탈하려 하고........
이건 도대체 뭐하자는 건가. 인간의 주관적인 선악관을 초월해서 봐도 이건 말도 안되는 사악한 사고방식이다. 게다가 무리지어 사는 야생 윳쿠리들끼리도 자체적인 규약을 정해서 게스를 추방하는건 그럼 뭐라고 말할 셈인가. 결국 아무것도 안하고 공짜로 먹으려는 일부 윳쿠리들의 사고방식은, 인간뿐 아니라 같은 종족 내에서도 민폐라는 뜻 아닐까. 그런데 그걸 제재하지 않고, 윳쿠리들이 마음대로 하게 자유를 준다면 어떻게 될까. 그렇게 해서 얼마나 많은 인간들과 윳쿠리들이 피해를 볼지 그 애호단체 회원들은 생각이나 하고 그런 소릴 했을까. 그런 얕디얕은 개똥철학을 주장할 시간에 생각이나 한번 더 하라고 말하고 싶을 지경이다. 그런식으로 자기네 종족에게도 매몰찬 사람이, 과연 다른 종족에게는 진정으로 상냥하게 대해줄 수 있을까?
[r2c아키]라는 구더기도 마찬가지다. 남에게 도덕을 요구하고 싶다면, 최소한 자신도 남들과 비슷한 도덕 수준은 되야 한다. 그래야 그 주장에 힘이 실린다. 만약 모든 인간들이 죄없는 윳쿠리까지 단순히 재밌다는 이유로 살해하고 학대하면서 게스타령을 한다면 윳쿠리들은 우리에게 뭐라고 이야기할까. '너희나 잘해라'는 말밖에 더하겠는가. 우리들이 최소한의 성실함과 최소한의 도덕은 지켜야 일부 윳쿠리를 게스라고 불릴 자격이 주어진다는 걸 왜 모를까. 단순히 재미로, 가능성 운운하는 이상한 개똥철학으로 무고한 윳쿠리를 짓밟는다면, 우리들도 윳쿠리들에게 짓밟힐 각오는 해야한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학대 오니이상'이면서도 두 종족의 공존을 믿는 것이고 윳쿠리 보호 특별법을 긍정하는 것이다.
-끝★-
작가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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