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뱃지가 있어서 번역해봤습니다.
실수했구나... 라는 것이 남자의 최초의 감상이었다.
아픈 몸과는 달리, 마음은 놀라울 정도로 냉정했다. 인간, 극한상태에서야 본질이 나타난다지만, 의외로 자신은 냉혈한이었을지도 모르겠다.
등산에서 돌아오는 길이었다.
가는 것은 좋지만 돌아오는 길은 무섭다는 말 그대로, 솔직히 방심하던 면이 있다는 건 부정할 수 없다.
발이 미끄러졌다,고 생각할 때에는 이미 늦어, 경사면을 굴러 절벽에서 떨어진 것이다.
다행이었던 것은 나무 사이를 뚫고 갔던 것과, 지면이 바위가 아니었던 것이다.
가지나 잎이 쿠션이 된 덕에 떨어지는 속도를 늦출 수 있었고, 부드러운 흙 위에 떨어진 덕에 부상은 최소화되었다.
그래도, 며칠은 걸을 수 없는 정도의 부상이긴 했지만.
"어쩌지, 이제부터"
말을 해봤지만, 이제부터 할 일은 정해져 있었다.
우선은 환부의 치료. 통증으로 볼 때 뼈까지 부러진 것은 아니지만, 당분간은 걷는 건 곤란하다.
하지만 치명상은 아니고, 치료용의 도구도 상비하고 있다. 당장 어떻게 될 걱정은 없다.
다음은 첼트... 소형 텐트의 설치. 산에서 신경써야 할 것은 체온의 관리이다.
특히 밤에는 여름에도 추워지는 경우가 많다. 거점을 만들어 비바람을 막는 것은 필수였다.
마지막으로는 식료와 물이지만... 이것도 걱정 없다. 이럴 때를 대비하여 배낭 안에는 대량의 캠프도구가 있다.
이것도 며칠간은 유지한다. 부상이 나을때까지는 괜찮다고 남자는 낙관했다.
그래서, 남자가 말한 '이제부터' 라는 것은 그 이후의 일이다.
부상을 치료한 후 어떻게 할까.
사실대로 말하자면, 구조가 올때까지 기다릴 것인지, 스스로 움직여 조난에서 벗어나거나 하는 것이다.
보통이라면 구조를 기다리는 것이 철칙이지만 이 경우는 그렇지도 않았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남자의 교우관계는 좁았다. 그리고 얕았다.
그의 지인을 모두 찾아가 '그는 지금 어디 있습니까?' 라고 물어봐도, '등산에 갔겠죠' 라고 대답하지 못할 것이다.
그 정도로 얕았다.
그래서, 그런 지인들에게 구조의 통보가 올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남자는 판단했다.
설상가상으로 이 등산로는 이른바 '아는 사람만 아는 명소(원문은 穴場(あなば)입니다) 라서, 등산을 즐기는 사람은 적었다.
사실 오를 때나 내려올 때나, 남자는 아무도 스쳐지나지 못했다.
등산이란 기본적으로 상호감시와 도움의 정신으로 이루어져있다. 무슨 사고가 있더라도 그 장소에 있던 다른 등산객의 도움을 받거나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 타인이 없었다. 여기에 구조 통보가 올 일은 없다. 남자는 고개를 푹 숙였다.
참고로 남자의 스마트폰은 두 동강 나 있었다. 자기가 신고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응?"
갑자기 남자는 고개를 들었다.
근처의 수풀이 바스락바스락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ㅡㅡ 무언가가 다가온다.
남자는 자세를 잡고, 배낭 속의 서바이벌 나이프를 움켜쥐었다.
몇 초의 긴장 후, "그것"은 모습을 나타냈다.
<ㅡㅡㅡㅡㅡ늣?>
그것은, 한 마리의 마리사였다.
ㅡ 최후의 윳쿠리 플레이스 ㅡ
"......뭐야, 윳쿠리인가?"
남자는 서바이벌나이프에서 손을 뗐다. 곰이나 들개가 아니었던 것은 다행이었지만, 나타난 것이 윳쿠리였다는 것 때문에 더 피로한 기분이 들었다.
한편, 마리사로 말하자면, 눈 앞에 있는 것이 무엇인지 모른다고 말하는 것처럼 신기한 얼굴로 이쪽을 보고 있었다.
"...... 뭐야, 내 얼굴에 뭔가 묻었어?"
남자는 물론 윳쿠리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이런 리액션과 만나는 것은 처음이었다.
그가 알고 있던 윳쿠리는 대부분이 게스 들윳쿠리였고, 대체로 시끄럽게 얽혀있었기 때문에 그다지 좋은 인상은 가지고 있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이 마리사의 리액션은 뭔가 이상했다.
마치 미지의 것과 만난 것 같은ㅡㅡㅡㅡ.
<...... 길어, 뿅뿅씨가 있는거제>
"그래, 있지"
<윳쿠리보다 훨씬 큰 거제>
"그것도 그렇지"
<...... 설마, 설마인 거제>
"아까부터 뭐야, 설마 인간 본적 없는 거야?"
남자가 그렇게 말하자 마리사는 늣! 하고 한번에 울었다.
<여... 역시인거제...? 인간씨, 인거제?>
"아무리 봐도 그렇잖아. 인간이다. 나는"
그렇게 말하자마자, 마리사는 날카로운 목소리로 느으으으으읏! 하고 울었다.
남자는 '시끄러' 라며 얼굴을 찡그렸다.
<대... 대단한 거제에에에에에!! 인간씨는 정말로 있던 거제에에에에!!!>
"뭐?"
흥분해서 뽀잉뽀잉 뛰면서 외치는 마리사. 당황한 것은 이번에는 남자쪽이었다.
......이 리액션은 설마.
"잠깐만, 너... 진짜로 인간을 본 적이 없는거야?"
<없는거제! 마리사의 아빠의 아빠의 아빠의... 어쨌던 잔뜩의 사이의 아빠도 무리의 모두도 인간씨를 본 적 없는 거제! 인간씨는 무리에게 전해지는 '전설'인거제!>
"하ㅡ........."
남자는 탄식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놀라움으로 가득했다.
산에도 윳쿠리가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 수준으로 인간과 관계가 없을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 했던 것이다.
그가 알고 있는 산의 윳쿠리는, 흔히 사람의 마을에 나타나 농가에서 키우는 야채를 먹어치우는 그런 해윳이었다.
"뭐... 그건 그렇고, 이런 곳에 보통은 사람 같은 건 오지 않겠지..."
그가 발을 미끄러진 곳은 산 정상에 가까운 고도가 높은 곳이다. 심지어 등산루트에서 벗어난 낭떠러지가 있기 때문에 사람이 다가오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나타나지 않는 것도 당연했다.
<늣! 근데 인간씨는 어떻게 된 거제? 곰씨가 부딪힌 것 같은 엄청난 소리가 난거제!>
진짜 여기 곰이 있는건가, 라고 생각하면서 남자는 답헀다.
"아ㅡ... 저기 절벽 있지? 발이 미끄저려서 거기서 떨어진거야. 특별히 너나 너희 무리를 어떻게 하려는 건 아니니까 안심해."
늣? 하고 이상하다는 표정을 짓는 마리사.
아 그렇구나, 하고 남자는 혼잣말을 했다. 인간을 모르기 떄문에, 학대오니상이라던가 일제구제라던가, 위해를 가하는 개념도 없는 것인가. 하고 남자는 납득했다.
<늣... 인간씨는 대단한거제...! 저런 곳에서 떨어지면 마리사는 영원히 느긋해지는 거제>
인간도 영원히 느긋해질 수 있는데, 같은 말은 하지 않았다.
남자가 살아있을 수 있는 것은 완전히 운이지만, 특별히 풀 필요도 없는 오해였기 때문에 그대로 둔다.
"그냥, 다쳤기 때문에 나는 여기서 움직일 수 없어. 당분간 여기 있을게. ...... 그렇다고 내 짐을 훔치려고 하지마, 용서하지 않아."
남자가 서바이벌 나이프를 자랑하듯 흔들며 으름장을 놓았다.
이 시점에서 그는 마리사를 선량해보인다고 생각했지만, 완전히 믿는 것은 아니었고, 윳쿠리라는 것을 애초에 불신하고 있었다.
어쨌던 그가 알고 있는 윳쿠리의 기준은 거리의 게스 놈들이다. 그 녀석들이라면 다쳐서 움직이지 못하는 인간이 있다면 희희낙락하며 짐을 훔치거나 위해를 가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 그래서, 그 이후에 일어난 일에 대해서는 정말 놀랐다.
<상... 상처!? 큰일인거제! 대장! 대자아아앙!!>
그렇게 외치자마자 마리사는 뽀잉뽀잉 튀며 떠나갔다. 대장을 부르러 간 거 같은데, 지금의 리액션. 설마, 진짜?
몇분 후, 남자는 다수의 윳쿠리에게 둘러싸여있었다.
마리사에게 이끌려온 대장파츄리는 남자를 한번 보더니 <무큐우우우우우!! 정말로 인간씨다아아아아아!!> 외치며
내용물을 토했지만, 곧 침착해졌다.
그 뒤에는 나뭇잎이나 과일을 물고 있는 많은 윳쿠리들이 있다. 아마 무리의 윳쿠리인 것이다.
마리사나 파츄리와 같은 격한 리액션은 없었지만, 선망과 곤혹이 뒤섞인 눈으로 이쪽을 쳐다보고 있었다.
<저, 정말로 인간씨다묭...>
<도시파네...>
남자로 말하자면 이렇게나 윳쿠리에게 둘러싸인 경험은 없었기 때문에 곤혹스러워하고 있었다.
가장 먼저 떠오른 감상은 걸리버여행기같다... 였다.
<무큐, 상처가 있다고 들어서 잎씨와 달콤달콤을 가져 왔습니다만......>
"틀려, 인간의 부상은 이파리나 과일로 낫지 않아. 마음만 받아둘게, 고마워"
그렇게 말한 남자는 배낭에서 파스를 꺼내 환부에 붙였다. 이걸로 부상을 치료하고 있다, 라는 어필이다.
선두에 있던 마리사가 구려! 이거 뭔가 구려! 라고 외쳤으나, 무시했다.
그것을 보고 있던 무리의 윳쿠리들로부터 감탄성이 터져나왔다. 인간의 치료법 같은 것은 처음 보기 때문에, 이것도 선망의 대상이 된다는 것이다.
<그래요... 느긋하게 있으면 좋아. 하지만 뭔가 있으면 부담없이 말해줘. 느긋함은 서로 나누는 것이니까>
그렇게 말하고 대장은 무리의 윳쿠리를 이끌고 돌아갔다. 남은 것은 마리사였다.
남자는 오늘 몇번째의 쇼크를 받았다.
'느긋함은 서로 나누는 것' 알고 있는 말이다. 들윳이 자주 한다.
하지만, 그 의미가 달랐다. 남자가 알고 있기로는 이 말은 '니가 가진 것을 나에게 내놔라' 라는 뜻이었다.
줄여서 말하자면, 게스가 뭔가를 빼앗기 위해 편하게 자기 정당화를 위해 하는 말이었지, 파츄리가 말했듯이 '자신의 것을 타인에게 주겠다'는 배려를 위한 말이 아니었다.
참을 수 없게 되어, 남자는 옆의 마리사에게 말을 걸었다.
"이 무리는... 항상 이런건가?"
<늣?>
"'느긋함은 서로 나누는 것'이라고 했어. 정말로 나누는거야?"
<맞다제. 느긋함은 모두가 나누는거제. 타윳의 느긋함은 돌고 돌아서 자윳의 느긋함이 되는거제>
"느긋함을 독점하고 싶다거나, 다른 녀석의 느긋함을 빼앗고 싶다고 생각하는 녀석은 없나?"
늣, 하고 중얼거리며 마리사는 생각에 잠겼다.
남자는 아차 싶었다. 묻지않아야할 것을 물어봤을 지도 모른다.
<... 그런 것을 생각할 때도 있는거제. 지금은 월동을 위해 준비를 하고 있지만, 사냥씨는 너무 힘든거제. 옆에 있는 첸이 가지고 있는 밥씨를 전부 나눠주지 않을까 하는 때도 있는거제. ... 하지만, 아마 그렇게 되면 마리사는 느긋할 수 없는거제. 느긋하고 싶다고 해도, 느긋할 수 없는 첸의 일이 머리에 떠오르는 거제. 그러니까 그런 일은 하지 않는거제. 아마, 모두들 그렇게 생각하는 거제.>
"... 그러냐?"
남자는 한숨을 내쉬었다. 거짓말을 하는 것도, 생각이 부족한 것도 아니다.
아무래도, 나는 정말로 선량한 무리의 가운데에 떨어져버린 것 같다. 엉뚱한 걸리버여행기구나. 라고 남자는 생각했다.
"이상한 말을 헀네. 보답으로... 잠깐만 기다려."
그렇게 말하고, 남자는 스틱을 지팡이 삼아 일어났다.
솔직히 아직 안정을 취하는 편이 좋지만, 남자는 그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럴만한 것을 물어봤다고 생각한 것이다.
남자는 나무로 다가가, 거기에 얽힌 담쟁이 덩굴에서 나무열매 몇 개를 떼어내 마리사에게 건넸다.
"자, 느긋함은 나눌 수 있는거, 맞지?"
<느, 느으으으읏! 맞는거제!? 고마운거제! 인간씨!!>
"자, 이제 가. 월동 준비를 하는거지? 사냥 잘 해라."
그렇게 말하고 땋은머리를 흔드는 마리사를 남자는 배웅했다.
가슴에 오가는 감정을 남자는 애써 무시했다.
ㅡㅡ 윳쿠리가 너무 착해서 가슴이 아프다는 경험은 해본적이 없었던 것이다.
그 후, 남자는 첼트를 설치하고, 저녁을 먹고 침낭에 싸여 밤을 보냈다.
눈을 감기 전에 남자는 윳쿠리에 대해 생각했다. 선량한 무리의 것이 아니다. 거리에 있는 게스녀석들 말이다.
어느쪽이 먼저인 걸까, 라고 남자는 생각했다. 게스라서 인간에게 미움을 받은건지, 인간에게 미움을 받아 게스가 되어버린 것인지.
답은 나오지 않았고, 내놓고 싶지도 않았다. 윳쿠리의 일을 머리로부터 쫓아내고 남자는 눈을 감았다.
2일째.
남자는 우울한 기분과 함께 눈을 떴다.
환부가 아프다. 타박상이나 염좌는 시간이 지난 후에 통증을 느낀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사실인 것 같다.
식량도 물도 여유가 있다. 오늘은 하루 안정을 취할까, 하고 생각한 남자의 사고는 무언가를 더듬는 듯한 바스락 거리는 소리로 중단되었다.
"...... 뭐야, 너"
첼트의 입구를 열자, 그곳에는 2마리의 윳쿠리가 있었다.
마리사와... 그보다 한참 작은 마리쨔였다.
<느으으으! 이것이 인간쒸인고제...... 정말로 큰고제.....!>
마리쨔는 부들부들 떨면서 뭔가의 시시를 흘리고 있었다.
이게 첼트의 밖이라 다행이야. 안이었다면 으깨고 있었을 지도 모른다.
"...... 이거, 니 꼬맹이냐?"
<아닌거제. 동생인거제>
"정말이냐, 여동생인가. ......윳쿠리는 이렇게 나이 차이가 나는 자매도 있는거구나."
남자는 오늘도 컬쳐쇼크를 받고 있었다.
'나이 차이가 나는 윳쿠리 자매' 라는 개념을 처음 만난 것이다.
일반적으로 남자가 알고 있는 인간 마을의 들윳쿠리에게는 그런 개념을 우선 만날 수 없다.
가혹한 환경인 들에서는 아이를 훌륭하게 성장시켜서 내보내는 것은 한 세대가 한도이다.
기본적으로 쉽게 죽는 윳쿠리이다, 다산이 일반적이라고 해도, 제1세대의 아이가 살아있는데 제2세대의 아이를 만드는 것은 어지간한 팥소뇌가 아니고서는 하지 않는다. 만든다면, 제1세대의 아이가 전멸했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같은 세대의 아이라면 육아는 획일화해서 할 수 있지만, 세대가 다른 아이가 있다면 곤란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자면, 제1세대의 아이에게 응응체조를 겨우 다 가르치는 게 끝났다고 생각하면, 제2세대의 아이에게 다시 응응체조를 가르쳐야하는 것이다. 2번 해야한다. 요점은, 효율이 나쁘다는 것이다.
또한, 세대간의 성장도가 격차가 있다는 것도 문제를 일으킨다.
애정이 많은 누나라면 자기보다 훨씬 작은 여동생을 사랑하고 애정을 쏟을 수 있지만, 게스인 누나라면 자기보다 못한 것을 이유로 깔본다. 심한 경우 박해로 치닫는다. 그리고 대부분의 들은 자각을 하던 안 하던 게스이다.
들은 그것을 알기 때문에, 세대를 초월한 상쾌는 가급적 피하는 것이다.
그래서, 들에도 자매라는 개념은 있지만, 기본적으로 그것은 같은 세대에 태어난 시간의 차이일 뿐, 세대를 초월한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