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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21 22:51

장애인 - 고진감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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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자 : 장애인
원출처 : 구 윳쿠리 사이트





고진감래


나는 그날도 벤치에 앉아서 점심으로서 도너츠와 콜라를 먹고 있었다. 그때, 내 눈에는 흥미로운 것이 비추어졌다. 바로 윳쿠리들이였다. 
그들은 반대편 벤치 아래에 자리 잡고 있었다. 나는 마침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던 터라, 호기심 반, 궁금함 반으로 그들을 관찰하기로 하였다.
그들은 레이무 셋, 마리사 둘의 전형적인 윳쿠리 가족이었다. 나는 옆에 있던 콜라를 꼴깍꼴깍 마셨다. 
아비 마리사가 이쪽을 잠시 쳐다보더니, 다시 고개를 돌려 시선을 아이들에게 맞추었다. 아이들은 인상을 찌푸리며 아비 마리사에게 소리쳤다.
 

[아빠햐!! 배고파아아아!!!]
[느에에엥!! 느에에엥!!] 
[아..아가야들아? 조금만 참으라제!! 아빠야가 맛있는 먹이를 지금 당장 찾아오겠다제!!]

 

아가야들이 배고프다고 징징대자 아비 마리사는 적잖게 당황하며 아가야들을 달랬다. 그리고 이쪽을 향해 뿅뿅 뛰어오고 있었다.
나는 입을 벌려서 옆에 있던 도너츠를 크게 베어 먹었다. 어느새, 마리사는 벤치 바로 앞까지 와 있었다. 마리사는 침을 꼴깍 삼키고 나를 향해 소리쳤다.

 

[부..부탁이라제!! 조금만이라도 먹을 것을 달라제!!]

 

나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봉지에서 도너츠를 꺼내 크게 한입 물었다. 마리사는 입을 다물지 못하고 발악하듯이 내게 소리쳤다.

 

[제..제발!! 조금만이라도 좋으다제!!!]

 

나는 마리사를 향해 싸한 눈길을 보냈다. 그러자 마리사는 잠시 강하게 내 눈을 응시하더니, 고개를 떨어뜨리고 힘없이 반대편 벤치에 돌아갔다. 
아비 마리사가 돌아오자, 아가야들이 순수한 눈을 반짝이며 마리사에게 말했다.

 

[파파!! 바븐?]
[.....]

 

아가야들의 물음에 마리사는 고개를 떨어뜨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아니하였다. 그러자 아가야들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마리사를 향해 더더욱 큰 소리로 소리쳤다.

 

[아빠햐!! 바븐?]
[......]

 

역시나 마리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가야들의 몸은 점점 흔들리기 시작하더니, 마리사가 침묵을 지킬수록 그 작은 몸뚱어리는 더 심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마침내, 아가야들은 화가 폭발했는지, 마리사를 향해 소리쳤다.

 

[무능! 쓰레기! 귀여운 레이무(마리사)의 밥도 제대로 챙겨주지 못하는 벌레! 죽어버려! ]
[......]

 

그러나 마리사의 몸 또한 아가야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떨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것을 막은 건 아가야들의 어미, 마리사의 반려자인 어미 레이무였다.

 

[아가야들!! 그만둬!! 아빠야도 열심히 했다구!!]
[엄마햐도 똑같아!! 레이무(마리사)는 배고프다구!!]
[.....]

 

아가야들이 반박하자 레이무는 입을 굳게 다물었다. 그리고 반쯤 풀린 눈으로 아가야들을 향해 다정하게 말했다.

 

[아가야들아…기다려 보라구!! 마마가 맛있는 거 가지고 올테니까!!]

 

그러나 아가야들은 침묵을 지킨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어미 레이무는 이쪽을 향해 뛰어오고 있었다. 레이무의 뛰는 행동은 너무나도 불안정했다. 마치 한쪽 저부를 못 쓰게 된 것처럼….
나는 다 마신 콜라병을 땅바닥에 내팽개쳤다. 어미 레이무는 거친 숨을 내쉬며, 내가 버린 콜라병에 웃으며 한 저부씩 다가가고 있었다.
레이무는 내가 버린 콜라병의 빨대에 입을 갖다 대고 쪽쪽 소리를 내며 벅차게 빨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미 다 먹은 콜라병에서 콜라가 나오는 것은 불가능했다.
레이무는 안 나오는 콜라를 쪽쪽 빨아대다가 나오지 않자 격분한 듯이 소리쳤다.

 

[어....어째서어어어어!!!!]

 

그리곤 이쪽을 쳐다보며 소리치기 시작했다.

 

[제발 부탁이야!! 조금만이라도 좋으니까 먹을 것을 줘!!]

 

나는 옆에 먹다 남은 도너츠를 보았다. 아직 반 정도 남아 있었다. 배가 불러서 이제 배엔 이것이 들어갈 자리는 없었다. 
하지만, 나는 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윳쿠리에게 아무것도 주기가 싫었다. 어째서 이들은 해보려는 노력조차 시도해 보지 않고 우리에게 도움의 손길을 뻗는 것일까…?
나는 이들에게서 약간의 혐오감과 분노가 느껴졌다. 나는 반쯤 남은 도너츠를 물어서 레이무를 향해 보였다. 레이무는 아직도 환환 미소를 내고 있었다.
나는 도너츠를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아슬아슬하게 벤치의 끝에 걸쳐 두었다. 떨어질 듯 말 듯한 도너츠를 본 레이무는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
나는 레이무에게 다정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레이무, 뛰어서 한번 가져가 봐.]
[늣!]

 

레이무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이를 악물고 과감하게 점프했다. 그러나 그 점프력은 벤치의 절반 정도에 미치지 못했다. 
나는 레이무를 보다가 약간의 우월감을 느꼈다. 레이무는 닿지 않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계속 점프를 감행하고 있었다. 나는 그런 레이무를 비꼬듯이 말했다.

 

[레이무, 좀더 힘을 내! 닿을 수 있어!]

 

그러자 레이무는 더더욱 악을 쓰며 점프를 했다. 레이무의 뒤에서는 언제 왔는지 모를 윳쿠리 가족들이 레이무를 응원하고 있었다.

 

[먀먀!! 힘내!!]

 

레이무는 아이들을 힐끔 쳐다보더니, 약간의 웃음을 띠며 더더욱 높게 점프했다. 하지만, 너무 높게 점프했던 탓일까…?
레이무의 저부는 충격에 버티지 못하고 팥소를 유출하고 말았다. 그리고 그것은 아가야들의 안면에 약간씩 튀었다.

 

[느? 달콤달콤씨?]
[케....켕보오오오오오오옥!!!!!!!!!]

 

평소에 입도 대지 못한 달콤달콤에 아가야들은 눈물을 흘리며 그 맛을 음미하고 있었다. 그들 중에는 쉬-쉬를 지리는 아기 윳쿠리도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어미 레이무가 떨어뜨린 팥소 덩어리를 보았다. 극심한 배고픔 속에서 달콤달콤한 음식을 본 아이들은 군침을 삼키며 하나같이 팥소덩어리에 달려들었다.

 

[달...달콤달콤………느베에에에엑!!!]
[안...안돼!!!]

 

마리사의 외침에도 굴하지 않고 달려든 아이들은 위에 떨어진 거대한 중압에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느긋할 수 없었던 윳생을 마감했다.
아래를 내려다보질 않아 아무것도 모르던 레이무는 아이들의 시체를 밟고 도약했다. 마침내 레이무의 혀는 도너츠에 닿아 도너츠는 힘없이 떨어졌다.
레이무는 반쯤 먹은 도너츠를 보고 행복하게 웃었다. 그 웃음은 너무나도 해사해서 내 마음마저 따뜻해 질정도였다.
레이무는 환한 웃음을 지우지 않으며 자신을 기다리는 아이들을 쳐다보았다. 그러나 레이무가 쳐다본 그곳에는 눈물을 흘리는 자신의 반려자만이 있을 뿐이였다.   
레이무는 순진무구한 얼굴을 띠며 마리사에게 물었다.

 

[마리사! 아가야들은 어딨는거야?]
[.....]

 

마리사는 그 질문에 답할 수 없었다. 답하면 분명히 레이무는 팥소를 토하며 죽겠지. 그리고 그걸 잘 알고 있는 나는 웃음을 띠며 레이무를 향해 말했다.

 

[아가야가 죽었는데 그렇게 웃다니 영락없는 사이코 윳쿠리구나…]
[늣! 레이무는 사이코가 아니야!! 이상한 소리 하지마!!]
[오오 불쌍해 불쌍해.]
[마리사! 아가야는 어딨는거야!!]
[......]

 

마리사는 여전히 침묵을 고수하고 있을 뿐이었다. 그리고 이 침묵을 깬 것은 그 누구도 아닌 레이무의 저부에 깔린 아가야였다.

 

[어.....엄.......마.....야..]
[늣! 아가야!!! 어딧는거야!!]

 

레이무는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그러나 레이무의 귀여운 아가야의 모습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레이무는 안절부절못하며 자신이 있던 자리를 빙글빙글 돌기 시작했다.
나는 웃음이 터져 나오는 것을 애써 참았다. 마리사의 표정에서는 알 수 없는 불안감이 있었다. 그리고 어디선가 또 아가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째....서....]
[아가야!! 어딨는거야!!!]
[느베에에에에에엑!!!!!!!!!!!!]
[늣!!]

 

레이무는 마침내 아래에서 난 소리란 것을 깨달았다. 밑을 쳐다본 레이무는 그 자리에 경직했다. 나는 벌러덩 누우면서 미친 듯이 웃었다.
레이무는 멍하니 팥소 더미를 응시하다가 천천히 혓바닥을 팥소 더미에 가져다 댔다. 레이무가 팥소를 걷어내자, 가죽과 함께 팥소가 흘러내렸다.
흘러내린 잔해 안에는 레이무가 가장 아끼는 아가야들의 장식도 함께 뒤섞여 있었다. 레이무의 눈은 서서히 촉촉해지더니, 이내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아……아가야!!!]

 

나는 웃음을 머금고 레이무를 보았다. 레이무의 표정을 보아하니, 앞으로 몇 초 후면 팥소를 토할 것이다. 나는 흥분하며 그것을 지켜보고 있을 때, 뒤에 있던 아비 마리사가 입술을 꽉 깨물고 레이무를 향해 소리쳤다.

 

[레이무! 아가야들은 내가 죽였다제!!]

 

그러자 레이무는 텅빈 눈으로 천천히 마리사를 쳐다보았다. 마리사의 눈은 무척이나 일렁이고 있었다.

 

[그게…무슨…?]
[........]

 

마리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레이무는 잠시 고개를 숙였다가 마리사에게 이빨을 내밀며 달려들었다.

 

[아가야들의 원수우우우우!!!!!!!!!!!!]

 

하지만, 마리사는 피하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은 채, 두 눈을 감았다. 레이무는 그대로 달려들어 마리사의 오른쪽 윗부분을 뜯었다. 마리사는 고통으로 앓는 소리를 냈다. 

 

[으─으─으──────으]  

 

마리사는 온건한 한쪽 눈으로 눈물을 흘리며 힘없이 무언가를 중얼거렸다. 마리사의 표정에는 약간의 웃음기가 머금고 있었다.

 

[이걸로……] 

 

그리고 마리사는 영원히 느긋해졌다. 레이무는 눈물을 흘리며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그리고 나지막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아가야의…원수를…갚았어…도너츠씨…먹여주고 싶었는데…….]

 

나는 마리사의 행동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었다. 마리사 종이라 함은, 다른 종보다 게스성이 짙어서 가족을 버리는 건 부지기수고, 심지어는 가족을 먹는다고도 들었다.
그러나 이 마리사는 달랐다. 레이무종을 웃도는 가족애를 이 마리사는 지니고 있었던 것이었다. 안타깝게 죽어버렸지만.
이제 이 재미없는 드라마를 끝날 때가 왔다고 생각한 나는 입을 열려고 한순간, 어딘가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마리사!!]

 

오빠야의 목소리였다. 나는 활기차게 웃으며 대답했다.

 

[오빠야!!!]

 

그러자 오빠야는 저 멀리서 이쪽으로 달려왔다. 나는 웃으면서 오빠야를 반갑게 맞았다. 오빠야는 잠시 내 얼굴을 보고 웃더니, 내 밑의 잔혹한 그림을 보고 얼굴을 찡그렸다. 오빠야는 천천히 입을 열어 내게 물었다.

 

[이건 대체…]

 

나는 웃으면서 대답했다.

 

[응! 그거, 저 밑에 있는 레이무가 한 짓이야!]

 

그러자, 레이무는 나를 올려다보며 펄쩍펄쩍 뛰면서 소리쳤다.

 

[아니야! 레이무는……레이무는 아무짓도 하지 않았어!!!!!!]

 

나는 고개를 저으면서 레이무에게 말했다.

 

[아니, 레이무가 분명해. 왜냐하면 레이무의 저부에는 팥소가 묻어있는걸.]
[늣?]

 

나는 오빠야의 손에 들렸다. 오빠야는 허탈한 웃음을 보이며 나에게 말했다.

 

[마리사, 더 이상 노숙 윳쿠리들이랑 어울리면 안돼?]
[응, 마리사 느긋하게 이해했어!!]

 

내가 활짝 웃으며 말하자, 오빠야는 웃으면서 나의 입에 내가 제일 좋아하는 윳쿠리용 튀김을 물려주었다. 나는 우물우물 먹으면서 레이무에게 소리쳤다.

 

[레이무! 마리사의 연극은 정말 재밌었다구!!]

 

오빠야는 나의 이마를 살살 치더니, 험한 표정을 지으면서 내게 말했다.

 

[마리사! 먹으면서 말하는 건 예의가 아냐!]
[응...느긋하게 이해했어..]

 

내가 힘없이 말하자 오빠야는 당황하는 표정을 지으며 내게 말했다.

 

[어..어...다음엔 안 그럴꺼지?] 
[응! 다시는 안 그럴게!!]
[좋아,좋아 착하다 착해. 나중에 가면서 도너츠 몇 개 더 사줄게.]

 

내가 웃으며 사과하자 오빠야는 얼굴을 펴며 내게 도너츠를 사준다는 것으로 나를 위로했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웃음으로서 그 말에 대답했다.
오빠야도 내 웃음을 보고 장단을 맞추듯 웃어주었다. 나는 약간 시선을 돌려서 뒤를 쳐다보았다.
뒤에는 팥소가 잔뜩 묻은 반만 남은 도너츠 이외엔 아무도 없었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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