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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21 22:40

이걸로 끝일 줄 알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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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출처 : 구윳사














이걸로 끝일 줄 알았지? 


윳쿠리 클리닉.

 

쉽게 말해서 윳쿠리 전용의 동물병원이다.

일반적인 동물과 신체 구조가 판이하게 다른 윳쿠리들을 치료하기 위해(물론 펫 윳쿠리만) 

특별히 새로 생겨난 병원이다.

난 이 시골에서 하나뿐인 윳쿠리 클리닉의 의사였다.

거의가 농지인 시골이라 환자(환윳?)들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지만, 의외로

어린애들이 야생 윳쿠리를 잡아다 기르는 일이 흔했기에

그런 윳쿠리들을 치료해주며 그럭저럭 꾸려 나갈 수 있었다.

 

그런 나에게는 한 가지 비밀스런 취미가 있는데....

 

 

 

 

 

 

-

 

 

 

 

"쳇, 역시 그 정도로 봐준 건 잘못이었나... 나도 너무 무르단 말이야."
"응? 그게 무슨 말이야?"

 

 

퇴근 후에 인근에 사는 친구의 집에서 작은 술자리를 갖고 있었는데,

내 앞에 앉아있는 친구가 맥주잔을 들고 돌연 투덜거렸다.

 

"수 개월 전에 내 집에 윳쿠리 새끼들이 찾아온 일이 있었어... 그 새끼들, 온통 집을 어질러 놓고, 냉장고를 털어먹고...

그리고... 그리고.....!"

 

맥주잔을 쥔 친구의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이 녀석, 취했군....

 

"내가 여름 보너스로 산 플라즈마 TV. 아직 산지 3일 밖에 되지 않았었는데···. 그게 처참하게 부서져 있었어! 그 똥덩어리들 때문에.....!"

 

오, 그거 화낼 만 하군.. 취해서 화를 내는 게 아니구나 이 녀석.

 

"아아악! 잊으려고 했는데!!! 너만 찾아오면 도로 그게 떠오른단 말이다! 이 녀석, 한대만 맞아!"

"이크!"

 

녀석의 주먹이 내 코끝을 부웅 하고 스쳐갔다.

이거 취한 거 맞잖아! 빨리 말려야...

.... 잠깐?  

 

" '그 정도로 봐 줬다'고? 죽이진 않았다는 말이냐?"

 

내가 질문하자 녀석은 주먹을 거두고 대화에 응답했다.

머리를 벅벅 긁으며 대답했다.

"그래, 그것들을 어떻게 했냐면..."

 

녀석은 10분에 걸쳐 분함을 억누르지 않고 윳쿠리 가족을 학대한 것에 대해 열변을 토했다.

어미 마리사는 발을 굽고, 어미 레이무는 팥소를 파내어 괴롭히고, 새끼들은 각자 괴이한 처치를 해 주었다고.

 

 

"음... 그렇단 말이지.  거하게 한 건 하셨구만."

"그래, 그 때는 꽤 만족스러운 응징이라고 생각했는데 말이지... 지금 생각해보면 참 아쉬워. 좀 더 망가뜨릴걸..."

 

이거, 재미있는 일이 있을 거 같은 예감이 드는데...

 

"그 녀석들의 둥지, 어디였는지 기억해?"

"응? 그야 물론 기억하지. 그런데 그건 왜?"

 

나는 녀석의 어깨에 손을 턱 얹으며 

"직업상 비밀이라네, 협조를 부탁하네 친구."

날카롭게 눈초리를 빛내었다.

 

 

 

 

 

녀석이 말한 그 윳쿠리 가족은 아직도 농장을 습격하고 있었던 것 같다.

정확히 말하자면 윳쿠리 가족 중에서 어미 레이무만이 밭털이를 하고 있었는데, 농민들의 말을 들어보면

머리카락이 하나도 없는 민둥머리 레이무라고 했다.

녀석이 학대했던 그 레이무가 틀림없었다.

 

짝인 마리사가 발이 구워져서 움직이지 못하게 되어서, 레이무는 매우 자주 밭을 드나들며 작물을 훔쳐가고 있었다.

습격하는 방법도 다분히 지능적이고, 도망치는 속도도 재빨랐다.

 

자, 그러면 슬슬 시작해볼까...

 

농민들 중에는 이따금 사냥을 즐기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 가운데서도 가장 뛰어난 솜씨를 가진 사람을 찾아가서 의뢰했다.

머리가 벗겨진 윳쿠리 레이무 종. 죽이지 말고 가능한 온전하게 생포해 달라고.

 

약간의 보수를 미리 지급한 뒤, 나는 일상으로 돌아갔다.

 

 

-그로부터 몇 일 후

 

 「갸아아아아아아아ㅏ아아아아ㅏ아ㅡ으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포수의 손에 잡혀 나에게 인계된 대머리 레이무는 아크릴 상자 안에서 미친듯이 발광하고 있었다.

 

흠흠, 과연. 녀석이 일을 제대로 했군. 그 때 인간에게 만져지는 게 트라우마가 됬다고 그랬지?

 

나는 얼굴에 만족스러운 미소를 띠고, 레이무가 든 상자를 수술실 안으로 가지고 들어갔다.

그리고 문을 단단히 잠그고 상자를 수술대에 얹어두고 일을 시작했다.

 

"자아, 레이무. 이 오빠가 느긋하게 해 줄게♬"

「느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수술실에 레이무의 절규가 울려퍼졌다.

물론 아무도 듣지 못 할 테지만.

 

 

 

 

 

 

 

-이틋날

 

 

친구가 말해 준 녀석들의 둥지가 있다는 숲으로 왔다.

울창한 나뭇가지와 풀을 헤치며 찾기를 약 5분.

 

상당히 큰 굴을 발견했다. 나뭇가지나 풀 따위로 카모플라쥬 되어 있는 걸로 봐서는 틀림없이 녀석들의 둥지일 테다.

숨소리를 낮추고, 안에 있는 녀석들이 하는 대화를 가만히 들었다.

 

「늣... 배고파... 엄마야는 언제 오는거야?」

「조금만 참으렴 아가야, 엄마는 맛있는 밥을 잔뜩 가지고 오느라 늦는 걸 거야.」

「거짓말! 아침씨가 와도 오지 않는다구! 분명 도망갔다구! 『레이무가 이렇게 괴로운데도 도망가버리다니 쓰레기라구!』

「아아아아아아아ㅏ아아!」

「아후훟후아훟하하하하!」

「구아아아! 구아아아아아아!」

 

아, 동시에 두 가지 말을 하는 놈에, '아' 발음밖에 못하는 놈에, 이빨 빠진 소리를 하는 놈에, 괴성을 지르는 놈이라...

틀림없는 그 녀석의 작품이로고.

 

 

"안녕, 윳쿠리들."

난 둥지 안으로 들어가 인사했다.

 

「느아아아아! 이 목소리는!!! 인간씨, 인간씨야! 느긋하지 못하게 되기 전에 도망쳐야 해!」

「구아아?」

「아아아아아!」

「하후후흐헤!」

「늣! 발씨 빨리 도망가라구! 어째서 여기서 뿅뿅만 하냐구!」『제자리에서 뿅뿅하면 느긋할수가 없어! 빨리 가! 』

 

먼저 새끼들이 격하게 반응해줬다. 

반응이 각양각색이라 여간 재밌지가 않군...

 

「늣!아가야는 마리사가 지킬거야! 인간씨는 당장 마리사의 윳쿠리 플레이스에서 사라지라구!」

 

어미 마리사가 볼을 뿌꾹 부풀렸다.

오오, 무서워 무서워.

 

나는 대꾸하지 않고 자리에 짐을 풀어놓고, 그 중에서 사탕 한 봉지를 꺼내들었다.

 

"무서워 하지 마.  오빠야는 굉장히 느긋할 수 있는 사람이야. 아픈 마리사들을 위해서 치료를 해 줄 의사씨란다."

 

「거짓말! 빨리 사라져! 마리사의 윳쿠리 플레이스에서 꺼지라구! 당장 안 꺼지면 제재해줄거야!」

어미 마리사는 여전히 뿌꾹을 유지하고 있고, 새끼들은 그 뒤에서 벌벌 떨고있었다.

「구우아?」

아, 한 마리 빼고.

 

"그래? 하지만 배는 고프지 않니?"

나는 사탕 봉지를 열어 사탕을 윳쿠리들의 눈 앞에서 흔들어 보였다.

마리사는 여전히 경계하고 있지만, 새끼들은 금새 반응했다.

「달콤달콤....! 먹고시퍼... 달콤달콤 어디에 있셔?」

「인간씨! 당장 달콤달콤을 내놓으라구! 안 그럼 느긋하지 못하게 해주겠다구!」『내놓으라구!』

 

 "그래, 일단 아가들부터 먹자."

 

나는 사탕을 아기 윳쿠리들의 입에 하나씩 넣어주었다.

어미 마리사는 말리려 했지만, 발이 구워져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우걱 우-걱!」『행보-옥!』

「맛이써! 엄청 맛이써!」

아기 윳쿠리들은 눈물까지 머금으며 사탕을 맛있게 먹었다.

 

배부를 만큼 아기윳들에게 사탕을 넉넉히 먹여주자, 그제서야 아기윳들은 나에게 경계심을 풀었다.

단순한 것들...

 

「오빠야는 느긋할 수 있네! 레이무의 집에 있다 가도 좋아!」

「인간씨는 싫지만, 오빠야 만큼은 허락해 주겠다구!」『준다구!』

 

어미 마리사도 아직은 불안한 듯이 보고 있었지만, 이미 뿌꾹을 풀고 조금 적개심이 수그러 든 상태다.

레이무가 돌아오지 않은 상태에서 굶주린 새끼들을 배불리 먹여줬으니 나름 고마움을 느낄 테지.

 

"자, 아가들! 배불러서 느긋하지? 하지만 더 느긋하게 해 줄 수 있어!"

「늣? 뭔데? 뭔데?」

「좀 더 느긋하게 해달라꾸!」『어서 해달라꾸!』

 

"여기에 잠씨가 솔~ 솔 오는 맛있는 사탕씨가 있어. 이걸 먹고 느긋하게 한 잠 자고 나면 아가들의 가족들은 

아픈게 다 나아 있을거야!"

 

「늣? 가족들의 병이 다 낫는다구? 마리사의 발도?」

"물론이지! 마리사의 발 뿐만 아니라 아가야들도 다 나을 수 있다구!"

 

어미 마리사는 한 순간 관심을 보였다가 곧 다시 의심을 하기 시작했다.

「거짓말... 그럴리수 있을 리가... 없다구... 마리사의 발은... 아가들은...」

 

고민하는 마리사는 무시하고, 나는 아가들에게 방긋 웃으며 사탕을 들어보였다.

"자~ 맛난 사탕씨 먹을 착한 아가야 없나요?"

 

「늣! 레이무가 먼저 머글꺼야!」『레이무가 먼저라구!』

「눈이 안보이는 레이무가 먼저라구! 양보하라구!」

「하흐하히 히히흐하히!」

「아아아앙아아아!」

 

이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서, 냅다 아기윳들의 입에 수면제 사탕을 하나씩 넣어 주었다.

「안돼애애애애애애애!」

어미 마리사는 절규했지만

 

수면제를 먹은 아기들은 곧 곤히 잠들었다.

처음에 잠든 아가들을 보며 어미는 통곡했지만,(아마도 독약을 먹여 죽였나고 생각했나보다.)

편하게 잠든 모습을 보자

「느... 오빠야?」

"음? 왜?"

「정말로... 느긋해질 수 있지? 약속할수 있어?」

드디어 완전히 내게 경계심을 풀었다.

 

"물론! 마리사는 아주아주 건강해 질 거야!"

나는 그런 마리사에게 함박웃음을 지어보여 주었다.

 

「그럼... 부탁해...」

"그래."

 

나는 수면사탕을 마리사의 입에 넣어주었다.

어미 마리사도 곧 깊은 잠에 빠졌다.

 

나는 윳쿠리 가족을 아크릴 상자에 담아서 윳쿠리 클리닉으로 옮겼다.

수술대 위에 상자를 놓고, 먼저 어미 마리사를 꺼내들었다.

 

저부가 치밀하게 그을려져 있었다. 이미 딱딱하게 탄화되어, 자연적으로 치료하기는 불가능한 상태다.

 

우선, 메스로 탄화된 저부를 모두 제거했다.

제거하는 도중, 저부와 가까이 있던 팥소도 일부 타서 탄화되었기에, 그것들도 모두 제거했다.

모자란 팥소를 채워넣은 후, 소맥분 반죽으로 만든 새 저부를 붙여, 밀가루와 농축 오렌지 주스를 섞은 접합액으로 절단면을 

봉합했다.

 

이걸로 일단 어미 마리사는 끝냈고...

 

다음으로 눈이 뽑힌 새끼 레이무를 꺼내들었다.

의외로 눈구멍은 잘 아물어 있었다.

지극정성으로 어미들이 핥아서 아물게 한 것일 테다.

아문 부분을 일부 절개하여 팥소가 약간 흘러나오게 한 다음, 눈구멍에 인공 윳쿠리 안구를 넣었다.

마무리로 눈꺼풀 안쪽에 윳쿠리 전용 안약(주성분:꿀)을 넣고, 어미 마리사 옆에 두었다.

 

턱이 과하게 벌려져서 입을 다물지도, 먹지도 말하지도 움직이지도 못하는 새끼 레이무.

이미 벌려진 상태로 너무 오래 있어서, 다시 되돌아가게 하기는 틀려 보였다.

하는 수 없이 윗턱과 아래턱 사이의 조직을 모두 제거한 후,

윗턱과 아래턱을 맞추고 나머지 조직을 밀반죽과 팥소로 재건했다.

 

이빨이 모조리 뽑혀 발음이 새고 스스로 씹어 먹지도 못하는 새끼 레이무.

강엿으로 만들어진 인조 치아를 잇몸에 하나씩 하나씩 임플란트 해서 처리했다.

 

마지막으로, 머리 두개가 하나로 합쳐진 새끼 레이무와... 몸 속에 실리콘을 채워넣어 미친 새끼 마리사라...

흠... 골치아프군.... 어떻게 하지?

 

나는 잠시 곰곰히 생각하다가

 

"오, 그렇군! 그거야!"

마침내 묘안을 떠올려 쾌재를 불렀다.

 

흐흐흐...

 

 

 

 

-이윽고 수술이 끝났을 즈음엔 해가 져 있었다, 

나는 윳쿠리들을 병실(수조)에 넣고 윳쿠리들을 뒤로 한 채 미소지었다. 

 

 

 

 

"자, 이제 느긋하지. 윳쿠리들? 내일 보자구."

 

아주 흡족한 미소를.


류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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