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
2025.07.19 08:33

anko 11653 항아리 속 11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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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처럼 오역이나 오타 지적은 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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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아리 속

머리응응 아키

 

 

 

 

 

 

 

마리사는 마리사. 항아리 속에 있다. 언제부터 있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마리사는 응응을 한다. 응응을 먹는다. 그 외에 먹을 것이 없으니까. 구리고, 더럽고, 역겹고, 뜨끈뜨끈 따뜻하고, 질척질척한 식감. 이로 씹으면 이 틈새로 응응이 뉴뉴뉴 하고 들어오므로 되도록 씹지 않는다. 입술로 조금씩 조금씩 집어서 파내듯 응응을 먹는다. 혀로 입천장에 눌러 펴 바른다. 침으로 묽혀서 삼키지만, 참지 못하고 토해낸다. 삼킨 응응보다 더 많은 양을 토해낸다. 마리사의 체내 수분과 섞인 응응. 응응에 토사물 소스를 곁들여. 마리사는 아랫입술을 깨물고 우는 것을 참았다. 구린내. 희미하게 달콤한, 배설물과 토사물의 냄새. 응응을 너무 집어서 너덜너덜해진 입술로 자신이 내놓은 것을 먹는다. 뜨끈뜨끈 따뜻한, 마리사의 체온. 그것이 조금 식어있는 것이 참을 수 없이 역겹다. 배설과 토사로부터 시간이 경과했다. 한번 몸 밖으로 나와버리면 오물일 뿐이다. 마리사 특제 오물을 먹는다. 그 외에 먹을 것이 없으니까.

 

 

「느-응・・・ 느-응・・・」

 

 

너무 역겨워서 다 먹지 못한 마리사는 허기를 잊기 위해 노래한다. 푹 꺼지고 탁한 눈동자, 응응을 계속 갉아먹은 입. 세상의 모든 것을 거머쥘 터였던 땋은 머리를 흔들고, 머리에서 모자가 떨어지지 않도록 신중히 주의하며, 그것을 의식하지 않으려 하며 댄쮸를 춘다. 옛날, 엄마야가 노래해 주었다. 옛날, 아빠야가 칭찬해 주었다.

 

 

「느그탄 날・・・」

 

 

헤실헤실 공허하게 웃으며 춤춘다. 과거의 느긋함에 매달려서. 여기서 나가고 싶다. 이제 세상의 모든 것 따위 필요 없어. 필요 없는 거 잔뜩. 인간 노예, 미윳 짝, 느긋할 수 있는 아가야. 엄마야도 아빠야도 필요 없어. 언니야도 동생도 필요 없어. 머리카락도 필요 없어 땋은 머리도 필요 없어 모자도 필요 없어.

 

 

여기서 나가고 싶다. 여기서 나가고 싶다. 여기서 나가고 싶다.

 

 

「한갸한 날・・・」

 

 

쉰 목으로 느긋함을 쥐어짠다. 응응을 계속 삼킨 더러운 목으로 느긋해한다. 아가야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 싫은 일이 잔뜩 있었지만, 돌아가고 싶다.

 

 

「쭈-욱・・・ 쭈-욱・・・」

 

 

마리사의 팥소는 이제 전부 응응이다. 왜냐면 계속 응응을 먹고 살고 있으니까. 응응이 점점 마리사가 되어가고, 그런데도 마리사는 응응을 내놓고. 행복-!도 느긋함도 전부 응응이 섞여 더럽혀져 사라져갔다. 어릴 적의 반짝반짝 빛나는 추억도, 보물 같은 추억도, 응응 마리사의 과거일 뿐이다.

 

 

「해님・・・」

 

 

응응 색이 배어든 몸으로 항아리 속에 있다. 둘러봐도 올려다봐도 내려다봐도 출구는 없다. 머리카락도 응응으로 질척질척 끈적끈적하고, 응응이 말라붙어 바삭바삭. 소중한 땋은 머리도 응응 투성이. 하얀 리본 어디 갔어? 마리사의 응응에 물들어서, 조그만 땋은 머리에 매달려 있다.

 

 

「츕츕」

 

 

어릴 적을 떠올리며 땋은 머리를 빤다. 머리카락과 리본에 배어든 응응 맛이 났다.

 

 

「우에에엑・・・ 츕・・・ 오게에엑・・・」

 

 

분명 해님도 달님도 별님도 마리사를 싫어하는 걸 거야. 마리사는 느긋한 윳쿠리가 되고 싶었을 뿐인데……. 혹시, 너무 느긋했던 걸까? 너무 느긋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세상에게 미움받아, 항아리 속에 있는 것이다. 마리사는 마리사. 항아리 속에 있다.

 

 

사랑이라든가 상냥함이라든가 자비라든가, 전부 똥이다. 응응이다.

 

 

왜냐면 마리사는 응응이니까. 마리사라는 윳쿠리는 응응이니까. 마리사는 응응. 윳쿠리 응응. 살려줘. 누군가 여기서 꺼내줘.

 

 

스르릉.

 

 

마리사는 온몸이 달아오른 듯 희망과 절망으로 가득 찼다.

 

 

 

 

 

 

덜컹.

 

 

 

 

 

 

「느・・・ 하・・・ 스으・・・ 아・・・ 후우・・・」

 

 

 

 

 

 

덜컥.

 

 

 

 

 

 

『여기서 꺼내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

 

 

 

 

 

 

「주겨・・・ 줘・・・」

 

 

 

 

 

 

「『죽여달라고?』 무리무리. 힘내라구-!」

 

 

육 년 전, 마리사가 시비를 걸었던 남자는 그렇게 말하며 항아리 속에 꿀을 붓는다. 마리사의 얼굴에, 마리사의 배설물에, 마리사의 토사물에, 영양 가득한 꿀을 붓는다. 핥지 않고는 배길 수 없는 황금의 독. 마리사의 길들여진 혀는 다른 음식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어둠 속에서 서서히 퇴화한 눈은 푸른 하늘을 포착해도 옅은 잿빛으로밖에 비추지 못했다. 항아리 속에 꿀이 가득 부어진다. 끈적끈적, 질척질척, 마리사의 느긋함.

 

 

「그럼 이만」

 

 

파칵. 덜컹. 즈즈윽.

 

 

마리사의 희망과 절망은 허무하게 끝났다. 남은 것은 응응과 구토와 달콤달콤. 달콤달콤 뿌린 응응과 달콤달콤 뿌린 구토뿐이다. 꿀은 마리사에게 넘치는 생명을 가져다준다. 이 이상 없을 정도의 생명력이 넘쳐흐른다.

 

 

「살・・・ 려・・・ 줘・・・」

 

 

가여운 마리사를. 비참한 마리사를. 애처로운 마리사를. 느긋하지 못한 윳쿠리인 마리사를 살려줘.

 

 

문득, 생각한다.

 

 

마리사는 저 남자를 노예로 삼으려 했다. 노예로 삼으면 무슨 짓을 했을까. 제재했을 거라 생각한다. 땋은 머리로 때리고, 아빠야에게서 받은 엑스칼리버로 난도질하고. 그 후에, 무슨 짓을 할까. 남자는 마리사에게 목숨을 구걸할 것이다. 그렇게 생각했기에 마리사는 저 남자에게 시비를 걸었다. 마리사는 어떻게 할까. 남자를 응응 노예로 만든다. 마리사 님의 응응을 먹여서 비참한 꼴을 보게 하는 거다. 느긋함을 부당하게 독점해온 인간에게, 가장 참혹한 방법으로 벌을 주는 거다.

 

 

응응 노예.

 

 

마리사는 마리사. 항아리 속에 있다. 육 년 전부터 항아리 속에 있다. 응응을 먹고 산다. 인간 노예의 응응 마리사.

 

 

「・・・게, 게헷」

 

 

모자만큼은. 모자만큼은 응응으로 더럽히지 않으려고 있는 힘껏 애써왔는데. 소용없었을지도 모른다. 왜냐면 응응 위에 얹힌 모자 따위 더러운 거제.

 

 

「먹으십시오~, 먹으십시오~」

 

 

몇 번을 반복해도 죽을 수 없다. 『먹으십시오』하면 영원히 느긋해질 수 있는데. 생명을 다음 세대에게 맡기는 신성한 행위를 자살을 위해 쓰려 하는데. 그것조차 허락되지 않다니. 마리사는 전생에 대체 무슨 짓을 저질렀던 걸까.

 

 

아니, 아마도.

 

 

너무 느긋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세상에게 미움받아 항아리 속에 있다. 어릴 적 선잠 속에서 들었던 엄마야의 자장가를 덧그리며 저주를 노래한다.

 

 

「느그탄 날~, 한가한 날~, 먹으십시오의 날~」

 

 

마리사는 웃었다. 어릴 적의 추억에 오물과 함께 잠기면서.

 

 

「먹으십시오의 날~・・・ 먹으십시오의・・・」

 

 

눈앞이 새하얘지고, 과거의 마리사의 세계가 비친다.

 

 

 

 

『똥인간!』

 

 

 

 

「그만해・・・」

 

 

 

 

『노예 제일호! 가 되는 영광!을 주겠는거제!』

 

 

 

 

「그만해줘어・・・」

 

 

 

 

『최강의 마리사 님에게 제재당하고 싶지 않으면, 울면서 사과하는거제!』

 

 

 

 

「그만해애애애애애애・・!!」

 

 

 

 

『영원히 느긋하게 만드는 것만큼은 봐주겠는거제! 느햐햐햐햐!』

 

 

 

 

「그만해, 그만해, 시러, 시러시러시러시러어어어어어・・・! 미안합니다 미안합니다 인간님 미안합니다・・・! 마리사를 용서해주세여・・・! 여기서 꺼내주세여・・・! 인간님 돌아와줘・・・! 돌아와줘어어어・・・! 마리사 힘낼 수 없어・・・! 마리사 이제 힘내고 싶지 않아・・・!」

 

 

윳쿠리의 평균적인 수명은 십 년에서 십오 년이라고 한다. 아무것도 힘내지 않은 마리사가 죽을 때까지, 적게 잡아도 앞으로 사 년.

 

 

한 달에 한 번만 행해지는 꿀의 보급. 이제 하늘의 모습도 볼 수 없는 마리사. 오락도 없다. 시간도 죽일 수 없다. 계속 고통을 받는다. 한순간도 느긋할 수 없다. 꿀은 응응과 구토에 섞였다.

 

 

응응 마리사는 항아리 속. 일 초가 영원과 같은 항아리 속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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