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6.18 00:07

파츄리 이야기-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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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하수도 안, 파츄리는 자신의 무기였던 검을 뽑고 있었습니다. 칼자루는 사슬에 붙어있고, 사슬은 살을 뚫고 뼈에 박혀있었습니다.

 

"크흡, 크흑!"

 

가까스로 터져나오는 비명을 참으며 양 팔에서 사슬을 뽑아냈을때 사슬은 이미 피범벅이었고 바닥도 피가 고이기 시작했습니다. 파츄리는 자신의 옷을 찢어 상처를 감쌌습니다. 지쳐서 잠시 기대어 앉았을때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물에 빠졌을까?"

 

"야, 아까 너클 못봤어? 그거랑 좀 전에 발견한 검으로 봤을때 기절해서 물에 빠진거야."

 

"그럼 저 핏자국은 뭔데?"

 

파츄리는 이제서야 핏자국을 보았습니다. 피가 계속 새어 나와 자국이 생긴 것이죠. 파츄리는 쫓아온 모히칸들의 시선을 돌리려고 자신의 목숨과도 같던 뱃지달린 모자를 하수구 물에 내려놓고 옆에 있던 돌을 던졌습니다. 

 

"저기다! 저기있다!"

 

모히칸들은 소리를 듣고 왔지만 발견한건 파츄리의 모자였습니다.

 

 

"이놈 설마 물에 빠져서 자살했나?"

 

"설마, 윳쿠리는 자살할줄 모르는데?"

 

"아냐, 그정도 되면 계략도 쓸 줄 알거야. 파츄리종이 영악한 놈들이야."

 

모히칸들을 비웃으며 파츄리는 지금 맨홀 뚜껑을 열려고 노력하는 중이었습니다. 그러나 맨홀뚜껑은 꽤나 무거웠고 힘을 엄청나게 줘야만 열 수 있었습니다. 뚜껑을 열고 나간 곳은 파츄리가 알던 도시의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하수도에서 너무 헤매는 나머지 시골까지 와버린 겁니다.

 

'잡히는 것보다는 산속이 낫겠지.'

 

파츄리는 지친 나머지 나가고 맨홀 뚜껑 닫는 걸 잊었지만 나중에 온 청소부가 닫아 줬다고 합니다.

 

모자는 미끼로 써버렸고 머리는 헝클어져, 옷은 찢어지고 현재 완전히 거지꼴이었습니다. 좀만 더 꾸미면 완전히 거지 모습이 될 참이었습니다. 파츄리는 조금이라도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산속으로 걸어갔습니다. 산은 처음 와보는 곳, 뭐가 있는지 몰랐고 뭘 먹는지 말아야 하는지도 몰랐습니다.

 

"늣? 느긋하지 못한 윳쿠리가 있다구!"

 

산속에 사는 한 야생 레이무 하나가 파츄리를 보고 소리쳤습니다. 파츄리는 지금 배가고파 눈이 돌아가버린 나머지 레이무를 먹어버릴까라는 생각도 했지만 그건 아니다 싶어 그만두었습니다.

 

"먀먀, 무슨 일인고졔?"

 

야생 레이무의 새끼로 보이는 마리쨔도 수풀속에서 나왔습니다. 파츄리는 이 모녀를 보고 자신의 친구였던 은뱃지 레이무를 떠올렸습니다.

 

"혹시 이 근처에 동굴같은거 있어?"

 

"저쪽에 조금만 가면 있다구."

 

"누군가에게서 도망치는 중이냐구?"

 

"알아서 뭐할려고. 달콤달콤이라면 나 가진거 없어."

 

파츄리는 레이무의 말을 믿고 알려준 쪽으로 갔습니다만 뭔가가 오고 있어 몸을 숨겼습니다. 군인들이었죠. 장관이 연락한 그 부대가 온 것입니다.

 

"X상병, 우리가 말년에 왜 이런 짓 해야 해? 높으신 분들 윳쿠리 도망친거 다시 데려다 주는게 군인이 할 짓이냐?"

 

"Y병장님도 참....우리야 하라는데로 하는거죠. 뭐."

 

하나는 처음 보는 사람이었고 하나는 분명히 아는 얼굴이었습니다. 후배 오빠야였지요. 하마터면 반가워서 인사를 할뻔 했지만 입을 간신히 틀어막았습니다.

 

"X야, 근데 너 애인 있다면서, 전역하면 계속 사귈꺼냐?"

 

"제가 책임져야죠. 그 선배 이제 원래대로 못돌아 간다는데."

 

"그러니까 성별 바꼈는데 임신까지 해서 성별이 여자로 고정된거냐?"

 

"네."

 

"이거 순 나쁜 새끼일세. 저번에 영상통화하는거 봤어! 울더만!"

 

후배 오빠야는 더 이상 할말도 없고 찾는 윳쿠리도 나오지 않아서 산 전체에 울리도록 크게 외쳤습니다.

 

 

"느긋하게 있으라구!-"

 

"느긋하게 있으라구! 읍!"

 

아무리 틀어막아도 윳쿠리의 인사까지 막을 수 없어서 파츄리는 무심코 대답을 하였습니다. 군인 둘이 접근하자 파츄리는 제빨리 뛰기 시작했습니다.

 

"저거 뛰는게 뭐냐?"

 

"찾으라고 한 그 윳쿠리 아닙니까! 뛰어요!"

 

파츄리는 훌쩍 바위들을 뛰어 넘으며 산을 탔고 군인들도 만만찮은 속도로 파츄리를 추적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윳쿠리 몇마리가 밟혀 죽기도 했지만요.

 

Y병장이 권총을 파츄리를 향해 겨냥하고 쏘았습니다. 하지만 총탄은 나무에 박혔고 여러발 더 쏘았지만 모두 빗나갔습니다.

 

"아오 x발 더럽게 안맞네! 우리도 빔 병기주지 왜 실탄을 주냐고!"

 

후배 오빠야도 총을 들었습니다. 권총이 아닌 저격소총이었습니다. 스코프가 도망가는 파츄리를 향했고 방아쇠를 당겼을때 총알은 정확히 파츄리의 오른쪽 다리를 명중시켰습니다.

 

"맞았다! 어? 야야야야 잠깐만 저거 굴러 떨어진다!"

 

파츄리는 소총에 맞은 충격에 넘어져서 데굴데굴 굴렀습니다. 그러다 어느 절벽 밑으로 떨어졌고 군인들은 절벽 끝에 섰습니다.

 

"어.....x상병 자네가 내려가서 살펴보게."

 

"예(꼭 이럴때만 날 시켜요. 이 말년병장은 진짜...)"

 

후배 오빠야는 밧줄을 몸에 묶고 절벽 아래로 천천히 내려갔습니다. 병장은 근처의 두꺼운 나무에 밧줄을 묶고 잠시 낮잠을 청했습니다. 이제 저 윳쿠리만 가지고 가면 임무 완수니까요.

 

절벽이 꽤나 높았지만 후배 오빠야는 용캐 사고 안나고 밑에까지 내려왔습니다. 주위를 둘러보니까 파츄리가 엎드린채 오른 다리에서 피를 흘리며 있었습니다. 후배 오빠야는 혹시 몰라 권총을 들고 접근했고 조심스럽게 파츄리를 돌려 눕혔습니다. 

 

"파츄리? 너야?"

 

"........오빠야는 잘 있나요?"

 

"응? 어, 선배라면 잘있어. 이제 5개월이래."

 

"그렇구나....파츄리가 3달이나 집을 비워서 오빠야는 많이 걱정하겠네....."

 

파츄리는 개미 기어가는 목소리로 말을 했습니다. 그리고 두 눈에서는 초점이 조금 사라졌습니다. 후배 오빠야는 결심이라도 한듯 한숨을 쉬면서 이야기 하였습니다.

 

"넌 살아. 그리고 도망쳐. 넌 반드시 선배한테 돌아가야 해. 내가 병장한테 옷만 찾았다고 할테니까 이걸 입어."

 

후배 오빠야는 메고 있던 커다란 가방에서 검은 반팔 티셔츠와 반바지를 주었습니다. 원래 있던 파츄리의 옷은 모두 벗기고요. 다리에 있던 총알은 단검으로 빼냈습니다. 단검이랑 염색약도 주었지요.(군인이 왜 염색약 들고다니냐고 물으면 지는 겁니다)

 

"서쪽으로 조금만 더 가. 거기서 비행기를 몰래타고 도시로 가. 그러면 원래 네가 있던 선배 집까지 갈 수 있어. 반드시 7시 비행기를 타."

 

"그럼 오빠야는요? 어떻게 되는 거에요?"

 

"선배라면 잘 있다고..."

 

"아뇨, 오빠야 말이에요."

 

"나? 난 이제 2달 있으면 전역해. 그때 보자."

 

후배 오빠야는 다시 밧줄을 타고 올라갔고 파츄리 앞에는 단검 하나와 염색약 검은색 하나. 그리고 투기장에서 지겹도록 맞았던 주황색 액체가 담긴 유리병이었습니다.

 

"근데 이건 뭐지?"

 

파츄리는 병을 열고 향을 맡았습니다. 오렌지 향이 났습니다. 자신이 지금까지 맞았던 주사가 오렌지 주스라는 걸 알자 파츄리는 씁쓸한 웃음을 지었습니다. 

 

파츄리는 단검으로 머리카락을 자르기 시작했습니다. 조금씩 자를때마다 서러움이 느껴졌고 가슴까지 왔던 긴 머리가 단발머리가 되었을때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눈물이 눈 앞을 가리자 황급하게 닦았지만 또 흘러내렸습니다. 파츄리는 엉엉 울었습니다. 무릎에 머리를 쳐박고 한참을 울었습니다. 다 울고나니 그제서야 염색약이 보였습니다. 

 

파츄리는 조금 떨어진 곳으로 가 웅덩이에 자신의 모습을 비추고 머리카락을 물들이기 시작했습니다. 머리카락은 새까맣게 물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누가보면 이제 완전한 사람이었습니다. 얼굴의 문신만 빼면요.파츄리는 단검을 주머니에 넣고 서쪽을 향해 걸었습니다.

 

 

"야, x상병, 찾았냐?"

 

"아무래도 냇가로 떠밀려갔나 봅니다. 오늘 찾는거는 그만두죠."

 

"에이씨, 포상휴가 갈 수 있었는데"

 

"병장님 이제 일주일 남았잖아요."

 

"그래도!"

 

그날 밤, 막사에서는 피곤한 군인들이 점호를 끝나고 잠을 청했습니다. 하지만 후배 오빠야는 편지를 한통 썼습니다. 단 한줄, 그렇지만 보는 사람은 무슨 의미인지 아는 글.

 

[살아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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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 오빠야는 말년까지 상병인 불쌍한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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