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의 차가운 공기가 마리쨔의 눈을 뜨게 만들었다.
아직은 졸린지 좀 더 자고 싶다고 투정 부리는 마리쨔였지만 경험상 지금 이 시간이 아니라면 땅에서 제멋대로 자란 먹을 것이 제멋대로 썩어버렸기에 조금 길게 기지개를 켜며 일어났다.
마리쨔 혼자 살지만 아빠야을 닮아 조금은 느긋한 하우스를 향해 다녀오겠다고 씩씩하게 대답하는 마리쨔는 갈색의 수많은 자갈로 이루어진 땅을 헤엄치듯 움직여 사냥터에 도착하였다.
사냥터에 도착하니 보이는 것은 빨간색과 하얀색 그리고 검은색으로 이루어진 천조각과 방금 자라났는지 따끈따끈한 만쥬조각.
"마리쨔의 슈퍼 우-걱 우-걱 타임 시작이라제!"
마리쨔는 밥을 먹겠다는 선언과 함께 와구와구 쩝쩝거리며 힘차게 만쥬를 먹기 시작하였다.
매일 같은 음식뿐이지만 그래도 윳쿠리가 좋아하는 달콤한 음식이었기에 행-복이라 외치는 마리쨔
이윽고 부푼 배를 땋은 머리로 통통 두들기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후- 잘 먹었습니다... 라제"
잘 먹었다는 말을 하기 무섭게 꾸르륵거리는 배.
이것은 응응이 나오려 한다는 신호.
마리쨔는 아무 데서나 응응을 싸는 촌것이 아니었기에 서둘러 화장실로 갔다.
어째서인지 언니레이무를 닮은 것 같은 화장실에 도착한 마리쨔는
"마리쨔의 슈퍼 응응 타임 시작이라제!"
라고 외친 뒤 응응을 싸기 시작하였다.
뽕하는 소리와 함께 응응 덩어리들이 화장실 안으로 떨어졌다.
떨어진 응응을 확인하며 만족해하는 마리사는 화장실에 달려있는 분홍색 물수건에 응응을 닦아내었다.
이후 다시 사냥터로 돌아가 천조각들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온 마리쨔는 고민하기 시작하였다.
"느으... 뭘 만드는 고제"
침대씨도 있고 이불씨도 있다. 집안도 나름 인테리어 겸 보수공사도 끝내었다.
그렇다면...
"역시 공씨인고제!"
그러면서 천조각들을 입안으로 넣는 마리쨔
입안에서 침과 잘 섞이도록 적당히 씹으면서 공모양으로 만들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완성된 공은 눅눅하고 공이라기보단 누가 씹다 뱉은 껌덩어리 같았지만 마리쨔에겐 매우 느긋할 수 있는 공이었다.
적당히 바람이 잘 부는 곳에 두면 훌륭한 장난감이자 비상식량이 되어줄 거라며 뿌듯해하는 마리쨔
이윽고 힘을
다했는지 하품을 하며 이불속으로 들어갔다.
그 모습을 한 명의 사람과 한 마리의 윳쿠리 레이무가 지켜보고 있었다.
사람 쪽은 즐겁다는 듯 웃으며 바라보는 반면, 레이무의 경우 눈물을 흘리며 괴로워하며 억지로 보고 있었다.
마리쨔가 있는 곳, 즉 수조 안은 말 그대로 레이무와 마리사, 그리고 아가야들이 만들어낸 윳쿠리 플레이스였다.
아비 마리사로 만들어진 집, 장녀 레이뮤로 만들어진 화장실, 자매들로 만들어진 흙, 얼굴 한번 본적 없는 새 여동생들로 만들어진 밥과 옷가지 등
말 그대로 수조라는 틀만 인간이 준비해 준 것이지 수조 안은 가족의 힘으로 만들어진 오로지 마리쨔만을 위한 윳쿠리 플레이스였다.
하지만 모든 것은 영원하지 않다.
"이제 슬슬 마리사의 정자팥소도 끝인데 어떻게 할레?"
"!@#%!@!"
마리사를 집으로 만들어버리기 전 미리 채취해 놓은 정자팥소가 밑바닥을 보이고 있었다.
앞으로 2번 정도 사용하면 바닥날 분량, 쉽게 말해 마리쨔에게 공급되는 식량이 내일 아침부로 다 떨어진다는 소리였다.
눈앞에서 흔드는 정자팥소를 보고 열심히 뭐라 외치는 레이무, 눈앞의 인간에게 붙잡힌 직후 입을 봉합당해 말을 할 수 없었기에 그것이 사과인지, 협박인지, 아양인지 알 수 없었지만, 움직일 수 없는 레이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지켜보는 것뿐이었다.
앞으로 밥이 나타나는 횟수가 2번밖에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모르는 마리쨔
마리쨔는 행복한 꿈이라도 꾸는지 느긋한 표정으로 잠꼬대를 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