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
2017.06.23 18:32

윳쿠리를 연구하는 자 -65-

m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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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의 교외지역 중 오다케라는 이름의 산과 가까운 동네엔

제 26 가공소가 자리하고 있다

도쿄 내의 가공소 중에선 가장 작은 가공소로 가공소의 극히 기본적인 역할만 수행하고 있다

그 외엔 산에서 도시로 내려오는 윳쿠리들의 감시와 구제 정도

인근의 동네 자체가 도시 속의 시골같은 곳이라 상당히 한적한 분위기가 연출된다

별다른 사건도 없는지라 이곳의 파출소도 도시의 경찰답지 않게 한가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아아~ 심심하구만."

"그러게요 선배. 뭔가 화끈한 아가씨라도 돌연 나타나 길 좀 알려달라고 해주면 좋을텐데."

"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

"실례합니다~ 길 좀 묻고 싶은데요~"

 

두명의 순경만 있는 이 한가한 파출소에

후배 순경의 말대로 금발의 쭉빵한 미녀가 나타났다

그러자 한가함에 늘어져 있던 두 순경은 언제 그랬냐는듯이 빠릿한 모습으로 멋을 내며 미녀에게 다가갔다

 

"어서오십시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길을 알려달라고 하셨죠? 그거라면 저희가 전문이지요!"

"어머나~ 고마워요~"

'...이거 엄청 긴장된다제.'

 

10분 전, 제 26 가공소가 멀지 않은 주택가의 한 주택 옥상

두마리의 몸첨부 윳쿠리, 방위팀장 마리사와 사냥팀의 첸이 있었다

 

"첸, 팥소 좀 빌려달라제."

"냥? 무슨 소리다냥?"

"여기 올때 인간씨들 속에 숨어 오면서 알게 된건데 가슴이랑 엉덩이가 좀 더 나와야 호감을 살 것 같다제."

"냐냥... 빌려줄 순 있지만 그럼 첸이 여차할 때 엄호를 많이 못해준다냥."

 

사냥팀장 마리사는 손으로 둥근 가슴을 그리듯 표현하면서 말했다

 

"대충 이정도는 나오게끔 필요할 것 같은데, 어떠냐제?"

"그만큼 빌려주면 첸의 엄호사격은 한번밖에 못한다냥?"

"괜찮다제. 중요한 건 경찰씨들이 저 인간씨들의 위험함을 확인하게 하는 거다제."

"냐아... 알았다냥. 빌려주겠다냥."

 

첸은 마리사의 양볼에 손을 얹고 서로의 입을 맞추었다

진한 딥키스를 하는 모양새이지만 입에서 입으로 팥소를 넘겨주고 있는 것이다

마리사는 첸의 입에서 받아들인 팥소를 소화가 되기 전에 재빨리 흉부로 이동시켜 가슴의 형태로 만들었다

 

"끝나면 바로 돌려주겠다제."

"실수하지 말라냥."

 

그리고 지금에 와서, 갸루라고 해야 할지, 외국인이라고 해야할지는 모르겠지만

두 순경 앞에 금발의 사이드 포니테일을 한 쭉빵미녀가 나타난 것이다

 

"저기요~ 26 가공소라는 데가 어디죠~?"

"아, 거기라면요"

"아가씨, 저기 나이 지긋하신 분은 친절하지 않으니까 제가 직접 모셔다드리죠. 안전하게 말이죠."

"야 임마 너!"

"어머나~ 직접 모셔다주시면 더 기쁘죠~! 그럼 부탁드릴게요~?"

"그럼, 느긋하게 다녀오겠습니다 선배!"

"젠장, 젊은 놈이 얍삽하기까지..."

 

이렇게 사냥팀장 마리사는 성공적으로 젊은 청년으로 보이는 후배 순경을 꼬셨다

 

'이 말투 힘들다제. 느긋이란 단어에 반응하는 거 참는 것도 힘들다제.'

 

아포의 교육과 훈련은 훌륭한 성과를 거두긴 했지만

아직 그 제자들이 아포처럼 완전히 윳쿠리의 틀에서 벗어난 건 아니다

그래도 사냥팀장 마리사는 자신이 존경해 마지않는 무리장이 목숨까지 건 이 혁명을 허사로 만들고 싶지 않아

자신의 윳쿠리로써의 본능을 있는 힘껏 억누르고 작전에 집중했다

한편...

 

"여어, 아포칼립스라고? 아주 대단한 이름을 붙이셨구만?"

{그래. 학대의 시대에 종말을 고하려고 말이지.}

"그리 쉽게 바뀔까?"

{너희 인간들의 혁명의 역사도도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건 아니잖나?}

"하하하! 거기까지 생각했다면 아주 제대로 된 걸 보여주겠군 그래?"

{궁금하면 가공소로 와라. 난 거기 있으마.}

"어느 가공소인지는 말해주시지?"

{...26, 8, 1. 골라보던지.}

 

그리고 아포는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전화가 끊어지자 시로이는 바로 통신으로 자신의 전투적인 윳쿠리들에게 연락을 때렸다

 

"아포녀석이 연락해왔다. 추정위치는 제 1 가공소, 제 8 가공소, 제 26 가공소.

난 제 1 가공소로 갈테니 나머진 알아서 가도록."

{프사이입니다. 명령 확인했고, 전력을 계산해 분배해서 보내도록 하겠습니다.}

{알파, 확인했습니다게라. 프사이의 지령을 기다리겠습니다게라.}

"주인, 녀석의 말을 믿는거야? 블러핑일 수도 있잖아?"

"가공소일 가능성은 원래 있었고, 지금은 녀석의 이 전화가 유일한 단서니까 말이지."

"어쩔 수 없다는 말이네. 속는 셈 치고 가주는 수밖에."

"크키킥, 위험한 걸 알면서도 뛰어드는 게 탐구자의 자세거든!"

 

시로이와 플라티나는 택시를 잡아 곧장 제 1 가공소로 향했다

 

"무, 무큐! 정말로 이 위치인 게 맞을까요? 그 몸첨부 도스가 말한 거잖아요?"

"어쩔 수 없어요. 지금으로썬 이게 유일한 정보니까요."

"분신들에게서도 아직까진 들어온 정보가 없어. 일단 녀석이 말한 지역 중심으로 수색해볼게."

"전화번호가 뜨지 않았다고 했으니 공중전화를 사용했을 가능성이 높아요. 근처 전화부스도 수색해봐요."

"무큐, 전력 분산은 어떻게 하죠?"

"일단 유력 지역엔 수색으로 3윳1조로 해서 보내고, 타겟의 위치가 확인되는 대로 전원 투입하도록 하죠."

 

프사이는 우선 가장 가능성이나 주요도가 높은 제 1 가공소엔

아포와 전투한 경험도 있고 엘리니카 내의 무투력 제일인 카이와 오메가, 거기에 수색보조로 키메에마루인 입실론을

나머지 두 가공소는 실력과 거리를 고려해서 선정해, 제 8 가공소엔

나이프 투척술의 오미크론과 신체조건이 좋고 태극권이 가능한 파이, 방전과 비행이 가능한 키메라윳 시그마를

제 26 가공소엔 사격천재 알파와 마리사와 키메에마루의 혼종인 베타, 몸첨부 시체에 탑승해서 싸우는 델타를  보냈다

나머지 멤버들은 새로운 명령이 떨어질 때까지 처음에 지정한 지역을 계속해서 수색하게끔 했다

그리고 제 1 가공소 근처의 골목

여기엔 윳쿠리 자유 협회의 회장을 포함한 몇명의 협회원이 더플백에 무기를 숨긴 채 대기중이다

 

"회장님, 여기, 기폭스위치입니다."

"좋아, 모든 회원들에게 전화해. 10분 남았으니 준비하라고."

"알겠습니다."

"다들 준비는 마친겁니까?"

"으힉!? 아, 도스님 당신이셨습니까? 깜짝 놀랐습니다."

"그거 죄송합니다. 본의는 아니었습니다. 여튼, 무기들은 어떻게 했죠?"

"전부 다 이 가방에 숨겨놨죠. 들킬 염려는 없습니다!"

"폭발은 10분 뒤가 맞지요? 그 직후 가공소로 들어가 윳쿠리들을 구출하는..."

"맞습니다."

"일단 물어보는 겁니다만, 가공소의 직원들은 어쩌실 겁니까?"

"하하, 너무 당연한 걸 물어보시는 것 아닙니까?"

 

그 직후 협회장의 입에서 나온 말은 가히 정상적인 인간이 할 소리가 아니었다

 

"다 죽여버려야죠. 그런 게스들따위."

"...비무장 상태에 저항할 생각조차 안하는 일반 직원조차도요?"

"그래봐야 게스입니다! 윳쿠리들을 잔악하게 학대한 쓰레기들! 다 죽여 마땅하다고요?"

 

협회장의 말에 그 자리에 있던 회원들 모두가 긍정했다

그리고 아포는 그들의 눈에서 보았다

지독하게 탁하고 더러운 광기를

시로이 쿄우진의 광기는 차라리 순수하기라도 했다

자신의 악행을 부정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임에도 오직 욕망만을 위해 행동하는 광기

그렇기에 시로이의 눈은 광기로 가득찼음에도 빛이 있었다

하지만 이들은 아니다

자신들의 악함을, 범죄를 외면하고, 자신들이 옳다고 포장하고 합리화한다. 자신마저 속이는 불순한 광기

아포가 보기에, 그들의 눈은 어떤 존재들의 눈과 같았다

세상에 흔히 존재하지 않던가

무지하며, 알려고 하지도 않고, 나태하고, 외부의 것만을 탓하며, 자기를 미화하며, 자신마저도 속이는 존재

게스 윳쿠리

아포는 윳쿠리라는 동족을 사랑함에도 게스 윳쿠리까지 포용하진 않았다

그것은 윳쿠리라는 종족을 파멸로 이끄는 퇴화된 존재. 윳쿠리가 진보하기 위해선 그 반대의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래서 아포는 그토록 무리에서 게스성을 개선하고자 노력한 것이다

아포에게 있어서 게스란, 단순히 악하고 이기적이고 무지한 인성파탄자가 아닌

한 집단이나 종족 자체를 파멸로 이끌 수 있는 암덩어리인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눈앞에 지금

인간의 게스가 있다

 

"잠시 무기들을 좀 볼 수 있을까요?"

"네?"

"아무래도 인간의 무기를 보는 건 처음이라, 호기심이 생겨서 말이죠."

"아, 물론이죠! 지금 보여드리죠."

 

아포는 더플백에 들어있는 각종 화기들을 살펴보았다

그것들을 신기한 듯 들어서 만져보며, 하나씩 꺼내보고, 하나씩 도로 집어넣는다

자신의 손가락을 남몰래 째서, 그들 몰래 그 틈으로 새는 팥소를 총기에 하나씩 집어넣으면서

 

'난 윳쿠리가 인간과 공생하기를 원한다. 너희는 인간도 윳쿠리도 해하는 게스. 너희의 뜻은 내가 꺾겠다.'

 

아포가 혐오하는 것은 게스 그 자체

종족은 불문이다. 윳쿠리든 인간이든, 게스는 어떤 식으로든 다른 이들을 고통스럽게 만든다

교육으로 바꿀 수 있다면 가장 좋지만, 그럴 수가 없다면 극단적으로 말해 죽이는 한이 있더라도 쳐내야 한다

그것이 아포의 사상

자신이 바라는 혁명에, 이 게스들은 최악의 걸림돌이다

 

"10분이면 충분하겠군요."

"그런가요? 저흰 당장이라도 터트리고 싶지만, 역시 신중한 게 낫겠죠?"

 

'10분이면 시로이의 윳쿠리들 중 누군가는 올 것이다. 이왕이면 나와 싸워봤던 그녀석들이 와줬으면 좋겠군.'

 

다시 제 26 가공소 인근

 

"자아, 마사양, 이 근처입니다. 이제 다 왔어요."

"와아~ 이렇게 친절하게 안내해 주시다니~, 마사 너무 기뻐요~"

"아하하하, 이런 거야 일본 경찰로써의 당연한 일 아니겠습니까! 응? 근데 저 사람들은 누구지?"

 

젊은 순경의 눈길을 끈 것은

가공소 가까이에 모여있는 수상한 기운 풀풀 풍기는 인간의 무리

직후 그들이 벌이는 행동을 순경은 보고도 믿을 수가 없었다

평범한 아저씨 아줌마로 보이는 이들이, 가방에서 총기를 꺼낸 것이다

무엇보다 아무리 봐도 장난감은 아니다

 

"다, 당신들! 여기서 뭐하는 겁니까!?"

"뭐, 뭐야!? 경찰!?"

"어째서 경찰이 여기에!?"

"젠장, 일단 죽여버려! 경찰한테 들키면 다 물거품이라고!"

 

협회원 하나가 총기를 들어 젋은 순경에게 겨눴다

 

"어어???"

"위험하다제!"

 

총이 발포되는 순간, 금발의 미녀가 순경을 몸으로 밀어 넘어뜨렸다

총알이 관통한 것은, 순경이 넘어지면서 머리에서 떨어진 모자뿐

 

"뭐, 뭐뭐뭐, 뭐야 지금껀!?"

"젠장! 한발 더... 아악!"

 

재차 총을 쏘려던 협회원의 어깨에 어딘가의 주택 옥상에서 발사된 한줄기의 광선이 박혔다

 

"경찰씨! 여긴 위험하다제! 빨리 도망치고, 좀 더 강한 경찰씨들을 부르는거제!"

"네, 네!?"

"서두르라제!"

"네, 넵!"

 

당황한 젊은 순경은 재빨리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의 파출소로 있는 힘껏 달렸다

그리고 그 순간, 그 순경은 자신의 뒤에서 무언가가 폭발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제 26 가공소에서 폭발이 일어난 것이다

 

"젠장, 중요한 때에 경찰한테 들키다니... 반으로 나뉘어서 하나는 망보고 나머진 가공소를 친다!"

"으으으, 큰일이다제. 경찰씨가 상황을 안 것 까지는 좋은데 가공소의 인간씨들이 공격당할 거다제! 지원은 없냐제?"

 

옥상에서 저격지원을 해준 첸은

 

"냐아... 배고프다냐앙... 역시 마리사한테 팥소를 너무 많이 넘겨준 거 같다냥..."

 

아무래도 이 이상의 엄호는 무리인 모양이다

 

"느느...! 이렇게 되면 마리사 혼자라도...!"

"아포칼립스를 찾아서 왔더니, 엉뚱한 위기상황이다게라."

"제!?"

"하지만 아무리 봐도 지나쳐도 될 상황인 것 같지는 않다게라."

"느느! 그런거네!"

"전 공중에서 네일건으로 사격지원을 하죠. 좀 위험한 것 같지만 부탁합니다 리더."

"알파, 전투개시."

 

붉은 눈의 토끼가 전장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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