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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4 03:58

야간경비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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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xx년 일본을 시작으로 전 세계에 퍼진 존재 윳쿠리.

 

처음보는 기괴한 생물에 각계에서 주목했고 연구가 이루어지길 몇년.

 

일반적인 생물로써의 구조도, 기능도 없으면서도 인간의 말을 소리낼수 있는 기괴한 만쥬.

 

끝없는 식탐으로 공원과 화단을 망치고, 씨끄러운 소리로 피해를 주고, 길거리의 쓰레기를 헤집으며 길가를 더럽히는 더럽고 불결한 존재.

 

배설물과 사체도 당분덩어리로 그 자체만으로는 거름조차 되지못하고 개미나 바퀴벌레같은 벌레들조차 잘 먹지않는다.

 

지능은 낮고 자존심이 강해 학습을 시키기 어렵고, 이유없이 인간을 얕잡아보는 특성으로 인해 서로 말이 통하지만 대화가 성립하지않는 생물.

 

그것이 몇년간의 연구 끝에 인간에게 해로운 존재 라는 국내의 여러 기관과 학계에서 받은 윳쿠리라는 존재의 정의였다.

 

그래도 기본은 만쥬이기에 일본을 비롯한 몇몇 국가에서는 제한적으로 허가받은 사육장에서 기른 윳쿠리는 식용으로 활용이 가능하게 되었다고는 하지만. 한국에서는 애완용은 물론 식용목적에따른 사육조차 처벌대상이 될정도로 강력하게 규제하였다.

 

 

 - 야간경비의 매력 -

 

오후 10시. 

야간경비근무의 시작이다.

"오늘 그 [윳쿠리용 화장실] 평소보다 자주 확인하라는 지시니까 확인 잘해. 낮에도 가공소를 세번이나 불렀다."

"세번이나요?? 오늘 왠일로요??"

"그러니까 말이다. 어휴 뭔 2시간마다 들어와서는 5마리나 잡았어 오늘. 무튼 일지 잘 쓰고, 내일보자"

"네, 조심히 들어가세요 형님"

 

서울 중심가의 한 빌딩에서 야간경비로 일한지 3개월차. 혼자 근무하는것도 이제 익숙해져서 간단한 인수인계를 받고 근무를 시작했다.

 

무인경비만으론 온갖 오작동이 일어날수있어서 어느건물이건 대 윳쿠리용으로 항상 관리인이나 경비원이 상주하게 되었다는건 일자리 창출이라는 면으로 보면 좋은일인가? 라는 생각을 하며 오늘자 근무일지 작성을 하려 일지를 보니 포스트잇에 [윳쿠리용 화장실] 점검을 1시간마다 할것. 이라는 쪽지가 붙어있었다.

낮에 뭔일 있었나보다. 어제까진 이런말 없었으니까.

 

윳쿠리용 화장실은 얼마전부터 윳쿠리를 위해 건물주이자 내 고용주가 윳쿠리들을 위해 만든 화장실이다.

 

이름만 듣는다면 윳쿠리에게 먹이만 주어도 경범죄로 벌금을 내야하는 우리나라에서 지자체와 싸우겠다는걸로 보이지만 실상은 반대다.

 

이 근방의 윳쿠리가 화장실이 외부의 추위나 더위에서도 보호받고 언제나 구하기 힘든 물이 많은곳이라는걸 알게되었는지 상가 화장실들에 윳해가 늘어나 일반 화장실 보호용으로 만든곳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윳쿠리의 존재를 용납하지 않는다.

 

거리에서 돌아다니는 윳쿠리는 낮에는 신고후 30분 이내로 가공소가 출동해서 신고위치 및 근방의 청소를 실시하고 유인살윳제를 뿌려두고간다.

 

야간이라해도 최대 2시간을 넘지않는 초신속의 가공소가 곳곳에 존재한다. 우리나라 가공소에서 만들수있는건 동물, 곤충등의 사료와 일부 작물용 비료뿐이지만 가공소 제품의 판매목적보다 정부지원을 받기위해 윳쿠리 회수실적의 경쟁이 가속되어 지금과같은, 윳쿠리들에게 초신속의 저승사자 방문을 실현시켜주었다.

 

근무일지 및 점검표 서명후 윳쿠리용 화장실 점검을 겸해서 평소보다 일찍 순찰을 시작했다.

 

1층 화단 근처의 화장실. 실재로 얼마전까진 개방화장실이었지만 지금은 안내문이 붙어있는 화장실이다.

 

[이 화장실은 윳쿠리 구제용입니다. 화장실 이용을 원하시는 분들께서는 2층에 있는 개방화장실을 이용해주시길 바랍니다.]

 

화장실 문앞에 오자 눈높이에 크게 쓰인 안내문이 눈에 들어왔다. 물론 윳쿠리들이 글씨를 읽을줄 알더라도 높아서 보일리 없는 위치에 있다는건 덤이다.

 

화장실 문은 성체윳쿠리가 힘을 조금만 힘주면 열수있게 만들어져있고 문 자체는 두껍고 튼튼하게 만들어져 윳쿠리따위는 깰수없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끼에에에에엑 이게 뭐냐제!! 발씨가 따끔따끔해서 움직일수가 없다제!!"

 

마리사였다. 보는 순간 발로 차서 죽일뻔했지만 잘 참았다고 자신을 칭찬해주었다.

 

자세히 살펴보자 마리사는 약한 전류가 흐르는 발판에 올라가서는 그대로 셀프 전기고문을 당하는 중이었다. 전압도 낮고 전류량도 낮아서 윳쿠리라도 조금 아프기만 하고 움직이려면 얼마든지 도망칠수있는 수준이지만 이놈은 그저 소리를 지를 뿐이었다.

 

"거기 인간!! 뭘 보고만 있냐제! 빨리 마리사님을 구하지 않고 뭐하는거냐제!!"

 

다시 한번 발로 차서 죽이려 한걸 참은 내게 칭찬..

 

"지금 마리사님을 구할 영광을 주겠다고 하는데도 말로 하나하나 알려줘야 하는거제? 세계를 지배할 마리사님을 구하고 달콤달콤을 바치면 노예로써 부려먹어주겠다제! 영광으로 여기라제!"

 

다시.. 한..버...

 

'퍽!'

 

참지못하고 발로차고말았다.

 

저녀석에게는 불행인지 다행인지 발에 차인걸로 우선은 발판에서 벗어나는데는 성공했지만 발에 차여서 성대하게 날아가 벽에 부딛히는걸로 이가 부러졌네 뭐네 하며 씨끄럽게 떠들고 있었다.

'짝!, 짝!'

하도 씨끄럽길래 말없이 쪼그려앉아 마리사의 왼쪽과 오른쪽 관자놀이를 손바닥으로 때렸다.

역시 때리는 손맛은 마리사가 최고야.. 레이무는 너무 물렁하고 파츄리는 약해서 바로 터져버리니..

"아프돠제!! 뭐햐는거냐제!!, 똥인간주졔에 감휘 마리사뉨에계!!"

'퍽!'

개소리를 하길래 두눈 아래 코가 있을법한위치에 주먹을 꽂았다. 당연히 오래 가지고 놀 예정이니 너무 크게 다치지 않을정도로 힘조절해서.

"우붑ㅂ!"

"너희 윳쿠리놈들은 왜 인간을 깔보는 소리를 내나 몰라.. 언제나 매를 벌뿐인데 하나같이 반응들이 비슷해.. 도대체 왜그럴까?"

마리사에게 묻는 형식이지만 반쯤 혼잣말로 마리사를 내키는대로 두드리면서.

"인갼쒸!, 잠꺈! 먈로 하눈거제!"

처음에 너무 세게 찬거 같아서 죽을까봐 봐주면서 때리니 아직 멀었나보다. 마리사가 고분고분해질때까지 좀더 힘을 줘서 마리사를 두들기기 시작했다.

 

10분후.

 

"인갼뉨.. 마리사가 쟐못했슙니다. 용셔해쥬셰요.."

이빨도 몇개 부러지고 몸도 여기저기 붓고 터져나간후에야 마리사는 겨우 나와 대화할 준비가 되었다. 

말을 알아듣기가 귀찮아져서 들고다니던 오렌지쥬스 스프레이를 마리사의 입술쯤에 뿌렸다. 이걸로 발음정도는 돌아오겠지.

 

"마리사. 이곳에 왜왔지?"

세면대에서 손을 씻으며 마리사에게 물어봤지만 어차피 물이나 먹을것을 구하러왔을 녀석이고 이놈이 가족이나 자식이 없다면 하지않을 짓이다.

"사냥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사냥? 가족이있나?"

"네 그러니 제발! 마리시를 살려주세요 인간님! 다시는 이곳에 오지않겠습니다. 아가야들에게도 이곳에는 절대 오면 안된다고 가르치고 또 가르치겠습니다. 그러니 제발!"

'퍽!'

오렌지쥬스를 조금 주었으니 회복을 조금은 했을거라 여기고 몇바퀴 구를정도의 힘으로 발로 찼다.

"내가 물어본 말에.대답하는것 이외에는 소리내지 마라."

마리사는 대화의 준비를 철저히 한 덕분인지 기특하게도 아픔을 참으면서도 신음조차 내지않았다.

"니놈들 가족끼리만 살고있나? 아니면 무리지어 살고있나"

"무리를 지어서 살고있습니다"

무리를 지어서 사는것 치고는 오늘을 제외하면 크게 눈에 띄는 일은 없던걸 봐선 리더가 통솔을 잘 했던것 같은데 오늘따라 자주 나타난다는것, 그리고 보통 윳쿠리들이 활동하지않는 야간에 무리에서 생활하는놈이 움직인다는건 보통일은 아니라는거겠지.

"다시 물어본다. 이 밤에 왜 사냥 하러 왔지?"

"물씨를.. 물씨를 사냥하러왔습니다"

"물? 왜지?"

"아가야가 몇일째 응응을 하지 못하고있습니다. 어제 옆집 앨리스네 아가야들이 영원히 느긋해져버리고 아가야도 점점 상태가 안좋아져서 이대로면 아가야ㄱ.."

'퍽!'

"물어보지않은 쓸데없는말은 하지말라고 했는데 그 사이에 잊어버린거냐"

말이 길어지는 마리사를 반사적으로 걷어차고말았다. 

벽에 쳐박힌 마리사는 그대로 기절한듯 했다.

역시 윳쿠리와 대화는 참 어렵다.

 

"레이무 어서 들어가는거제"

"응. 고맙다구 마리사"

기절한놈을 스프레이로 깨울지 말지 고민하는사이 화장실의 문이 열리고 마리사와 레이무가 들어왔다.

"큭! 레이무는 오지말고 거기서 기다리는거제! 여기 바닥씨가 찌릿찌릿하게해서 주로 발씨가 아파지는거제!"

 기절한놈과는 다르게 전기발판을 개척하고 레이무에게는 기다리라고 하는게 기절한놈보다 지능이 높은개체로 보였다.

"알겠다구 마리사. 레이무는 여기서 마리사를 응원하고있을게, 힘내라 마리사! 장하다 마리사! 세계최고의 느그.." 

'콰직'

야밤에 씨끄러운 소리를 내는 레이무는 발로밟아 터르려 조용히 만들고 새로운 마리사에게 다가갔다.

"레, 레이무!! 헉!! 인간씨!"

"마리사. 여긴 무슨일로 왔지?"

"잘못했습니다 인간씨. 마리사의 아가야를 위해 물씨를 얻기위해 왔습니다."

마리사는 몸을 떨면서도 말을 흐리지않고 똑바로 대답했다.

호오.. 레이무를 죽인것에 대해서는 언급도 없다니. 인간을 상대해봤거나 교육을 받은녀석이겠지.

기절한놈보다 쓸만해보이기에 기절한놈도 레이무처럼 더러운 똥덩이로 만들고 치워야하나 고민이된다.

"물? 이 야밤에 너희 윳쿠리들이 물때문에 이곳까지 왔다고? "

"네 어제부터 무리의 아가야들이 응응을 못해 괴로워 하고있어서 물씨를 많이 마시면 나아질거라고 파츄리가.."

기절한놈과 같은 이유였다. 

 

응응을 못하고 괴로워하는거라면 가공소제 경화성 살윳제를 먹은것 같았다.

그렇지않아도 몇일전 이 화장실은 물론, 화단들에도 그 살윳제를 뿌려두었었는데 그걸 좋다고 먹고 죽어가는 것이었다.

효과는 큰놈이고 작은놈이고 극심한 변비를 유발시켜서 오래된 팥을 배출하지못하고 죽어가게하는 방식으로 기존 살윳제들이 발버둥치며 내용물을 흩뿌리고 죽는바람에 더러워지는걸로 골치가 아팠기에 대체를 위해 만들어진 살윳제다.

 

"이놈과 같은무리인가?"

기절한놈을 가리키며 물었다.

"읏! 맞습니다... 같은 무리입니다."

같은 무리라고 하니 기절한놈보다 말을 잘 듣는 이놈이 낫겠다.

"마리사. 날 너희 무리의 둥지로 안내해라."

"인간씨! 그건..! 제발 살려주세요! 뭐든 시키는대로 다 하겠습니다! 그러니 제발 아가야들만큼은!"

말을 할수록 녀석이 마음에 들기 시작했다. 이정도로 자기 주제를 아는 윳쿠리는 드무리라..

 

하지만 

안되는건 안되는것. 

 

가볍게 볼을 두드려주고 전기발판을 정수리로 올라가게 한 후 다시 교섭을 시작했다.

"마리사. 지금이라면 너만큼은 내가 죽이지 않을게. 그러니 날 너희 무리로 안내하렴?"

마리사는 필사적으로 버티며 대답하지 않았다. 

"마리사가 안내하겠습니다!"

더 때리면 조금 위험할것 같아 어떻게해야하나 고민하던중 기절한놈이 깨어나서는 상황을 봤는지 자기가 안내하겠다며 나섰다.

"마리사! 그랬다간 모두가 어찌될지는 알고있지않냐제!"

"씨끄럽다제! 마리사는 이런데서 죽을 윳쿠리가 아니라제! 살아남아서 세계를 구할 영윳이 되어야 한다제!"

살려줄 생각따윈 조금도 없는데 자기가 안내하면 살려줄거라 생각하는게 가슴속 깊은곳에서 '느긋함'을 솟아오르게 하고있었다.

 

"좋다. 먼저온 마리사. 네가 안내해라. 나중에온 녀석 너는 내게 반항한 댓가로 네 무리가 망가지는걸 보여주마"

"맞겨만 주십쇼 인간님!"

"인간씨 제발 안됩니다!!"

두 녀석과 잔해물을 담으려고 화장실에 비치된 윳쿠리처리용 봉투를 보니 두장뿐이기에 먼저온놈과 레이무의 사체를 같이담고 나중에온놈을 따로 담았다. 

"구리다제!! 인간씨 마리사가 안내하는고제!! 왜 마리사가 여기인고제!! 이상하다제!!"

참고로 이 봉투 살아있는 녀석들을 수거할때도 사용하기에 상단의 지퍼를 완전히 닫으면 봉투속의 윳쿠리가 아무리 떠들어도 가까이 귀를 대야 겨우 알아들을 정도로 방음효과가 좋은 특수 봉투다.

"레이무... 미안하다제.. 아가야.. 미안하다제.."

나중에온 녀석은 네거티브에 들어갔는지 미안하다는 말만 중얼거려 씨끄럽기에 지퍼를 닫았다.

 

마리사는 봉투속에서 나름대로 열심히 안내를 했다.

투명한 봉투긴 하지만 레이무덕분에 잘안보였을텐데도 정말 웃음이 나올정도로 열과 성의를 다해서, 레이무의 팥소에의해 모자가 구겨지고 귀밑털이 더러워져도 꿋꿋히 소리치고 방향을 가리키며 안내했다.

 

"인간님 저쪽입니다!"

마리사가 다 왔다는곳을 보니 빌딩 뒷편에있는 벤치 주변 화단이었다. 

"어디라는건지 조금도 안보이는군.. 마리사 똑바로 안내해라"

'짝!'

둘러봐도 윳쿠리놈이나 둥지는 보이지도 않기에 등쪽을 손바닥으로 세게 때렸다.

"아악! 주로 등이 아프다제.. 저기 벤치씨 오른쪽에 보면 길이 있습니다.. 거기로 들어가면 둥지가 있습니다.."

허리를 숙여 벤치 밑을보자 관목들로 막힌부분들중에 서서는 안보일 위치에 개구멍이 나있었다.

 

위에서 살펴보면 전혀 보이지않고 벤치밑에서만 보이는입구. 뿐만아니라 화단 안쪽에 방수포로 자재를 덮어놓은것으로 보이는 곳이 있었는데 이놈 말 대로면 저건 자재물이 아니라 이놈들의 둥지라는건데..

이곳을 관리하는 미화직원이 불법적인 행동을 하고있는게 의심되었다.

 

이제 건물주님께 연락할 시간이다.

 

잠시 통화후 건물주님께서 경비실에있는 녹화용 카메라를 켜서 꼭 녹화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가공소가 오기까진 대략 1시간 언저리가 될거같다하니 그때까지가 이녀석들이 살아있을수있는 최대시간이 될것이다.

 

우선 가슴팍에 장착한 카메라를 켜고 녹화가 잘 되는지 체크한 후에 길을 안내한 마리사를 봉투를 뒤집에 바닥에 던진후 발로 밟아 터트렸다. 

안내해준 대가로 무슨일이 일어났는지 인식하기도 전에 깨끗하게 죽여주었으니 대가로는 충분할것이다.

뒤이어 화단 근처의 수전에 연결된 호스를 손에 들고 수전을 열었다.

샤워모드로 풀위에 뿌리다보니 여기저기서 비명소리가 들렸다.

"갑자기 비씨가 오고있어!!"

"큰일인거제!! 아가야 어서 아빠의 모자씨로 올라오는거제!!"

"비씨는 느긋하지않게 저리가라구!!"

"모르겠어!! 모르겠어!!"

 

아비규환의 비명소리를 들으며 기분이 좋아져 아직 손에 들고있던 마리사를 봉투째 벤치에 걸어두고 말을걸었다.

"어때 마리사? 너희가 그리도 애타게 찾던 물을 모두에게 주고있어. 기쁘지않아??"

"인간씨.. 제발..."

"물이 필요하다고해서 모두에게 물을 주고있는거니 고마워해야지?"

마리사는 내 얼굴을 보고믿을수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아마 거울이 있다면 지금 내 얼굴은 윳쿠리들이 가장 좋아하는 느긋한 얼굴이겠지.

 

소리만 들리니 재미가없어 물뿌리기를 잠시 멈추고 관목들을 밟고 꺾은후 들어가 방수포를 걷어내었다.

방수포 내부는 나무틀로 겉부분만 만든게 아니라 개별 둥지까지 구분되어있었다.

방수포 내부 개별둥지의 수는 5개. 관목을 옆으로 치우고 확인하자 방수포 주변에도 6개의 둥지가 더 있었다.

이정도의 무리가 지금까지 유지되었다는것 자체가 말이안되니 누군가가 개입한것이 분명했고 둥지의 재료도 그냥 나뭇가지가 아닌 각목이 있는것을 보니 확실하게 누군가가 불법적으로 이녀석들에게 먹을것을 포함한 도움을 주고있는것 같았다.

둥지입구로 하나씩 물을 뿌려서 침수시키자 안에서는 비명이 들리고 하나둘씩 도망치는 녀석도 나왔다.

"이런곳에서 죽을순 없다구!! 무능한 마리사는 돌아오지도 않고 아가야들에겐 미안하지만 아가야는 유능한 마리사를 새로 만나서 다시만들면 된다구!!"

"아가야!! 정신차리라제!!"

"이런거 꿈인게 분명한고제... 마리쨔의 발쒸.. 움직여달라는고제.."

"죰뎌 뉴귯ㅎ.."

 

샤워모드에서 고압제트모드로 노즐을 돌려서 바꾼후 도망가는 녀석들을 하나둘씩 처리했다. 고압수에 직접 맞은것들은 그 흔한 대사도 못하고 구멍이 나서 가운데서부터 녹거나 수압에 반으로 갈라졌다.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하나둘씩 처리하다보니 어느덧 비명소리가 들리지 않게 되었기에 마리사를 불러보았다.

"마리사. 네 집은 어디지? 레이무도 죽었고 너도 여기있으니 아가야 혼자만 남았을텐데 말이야. 걱정되지않니?"

"인간씨... 제발 그만해주세요.. 제발.."

"말하지않는다면 뭐 하나씩 다 물을 가득 채우면 되니까 어차피 니 새끼는 죽을거니까 빨리 말해준다면 니 새끼만큼은 고통없이 죽여줄게"

"읏... 그건.."

이녀석은 머리가 좋으니 죽지않고 도망갈 방법따윈 없단걸 알것이다. 그래서 '차라리 고통이 없다면..' 이라 생각하고 있겠지.

"거기 똥인갼!! 지금 당장 모듀를 비쒸에서 구하는랴구!! 지금 당당이면 된댜구!! 세샹에서 가장 고귀한 마리쨔의 젯졔를 받기싫다면 지금 당장 하는거랴구!!"

 듣기 거북한 소리에 고개를 돌려 아래를 보니 준성체 수준의 마리사가 레이무스러운 말투와 함께 아직도 혀짧은 소리를 내며 떠들고있었다. 

"역쒸 마리쨔의 명령에는 똥인갼이라도 따르는게 당연하댜구! 어서 모듀를 구하랴구! 달콤달콤쒸도 바치는거랴구!"

말투뿐 아니라 묘하게 표현하는것도 레이무와 섞인게 쉽게 죽이기엔 아까워 잠시 지켜보자 역시나 명을 재촉하는 소리를 내고있었다.

"노예는 어셔 노예답계 압빠야를 당장 놔쥬랴구!, 그리고 마리쨔를 위해 포대기쒸랑 달콤달콤을 당장 가지고오랴구!"

잠깐 벙찐 사이에 이미 난 똥인간에서 노예가 되었나보다.

가슴속에서 끓어오르는 '느긋함'을 숨기지못하고 얼굴에 올라온 표정으로 아비인 마리사를 보자 마리사의 얼굴에 식은땀이 솟아오르고 덜덜 떨기 시작했다.

"아가야!!! 당장 도망치라제!! 지금 당장 이 인간한테서 도망쳐야한다제!! 아빠야의 말을 들으라제!!"

"걱정말랴구! 압빠야는 이 마리쨔가 구햘거니까 거기셔 아쥬 큰 배쒸에 탄 기분으료 기댜리고있으면 된댜규! 거기 노예!! 빨리 마리쨔의 명령을 들으랴구! 지금 당장이면된댜구!"

 이런 꽁트를 하는 사이 가지고있던 오렌지쥬스 스프레이에 윳쿠리 즉살용으로 사둔 핵불닭소스를 단 한방울만 넣고 잘 섞이도록 흔들었다.

이제 아비마리사의 봉투를 닫아두고 '느긋함'을 즐길 시간이다.

"그래 마리쨔 니가원하던 달콤달콤부터 줄게"

우선은 이 살짝 매운 스프레이를 마리사에게 뿌려주었다.

"달쿔달쿔이랴구! 노예가 달쿔달쿔을 바.. 아아악!!! 주료 얼귤쒸가 따갑댜구!!"

"한번으로는 부족할테니 조금더 줄게"

반응을 보며 얌전해지는것 같을때마다 한번씩 다시 뿌려주었다.

기껏해야 50미리도 안되는 적은 양에 핵불닭 1방울이니 사정없이 아플테지만 오레지쥬스의 회복력으로 아프지만 다치지않는 마법의 약이 되어버렸다.

"아악!! 눈쒸!! 앞이안보이.. 달쿔달쿔! 아악!! 혀씨가 아프댜규!! 노예는 당쟝.. 아악!!.."

같은곳만 뿌리면 재미가 없으니 눈에 한번, 소리칠때 입에도 한번, 등에도 한번.. 헛소리를 할때마다 나뭇가지로 등을 긁고 그 자리에 한번씩 뿌리고..

"인갼뉨! 잘못했슙니댜! 마리쨔를 도와쥬셰요! 아퍄아퍄쒸인 달댤콤댤콤은 그만.."

한 10분정도 지났을까. 난 노예에서 인간님이 되었다.

하지만 살려줄 생각도 없고 봉투속의 아비 마리사가 하얗게 질릴정도로 '느긋한' 이 시간을 짧게 끝내기 싫지만 시간이 많지 않으니 반쯤 쓴 스프레이에 소스를 한방울 더 섞었다.

"인갼뉨.. 살려쥬세요.. 뭐든 시키는건 다 하겠슙니다.."

아비는 그걸보고는 봉투안에서 눈물을 흘리며 소리치고있지만 닫힌 봉투의 방음은 완벽하다.

"아아악!!! 주로 얼귤쒸가 아프댜구!!"

"아아악!! 눈쒸가!!"

"아아악!!.."

 

5분정도 더 그러고있자 회복력보다 대미지가 더 누적되는지 마리쨔의 눈과 얼굴이 점점 붉게 변하고 돌아오지않았다

슬슬 자비를 주어더 좋을듯 해서 얼마남지않은 쥬스에 소스를 한방울 더 섞으며 마리쨔에게 말했다.

"마리쨔. 네게 선택할 기회를 주마. 죽을건지 살건지 선택해라"

"인갼뉨.. 마리쨔는 샬아야합니댜.. 마리쨔는 샬아서 세계의 모듄 미윳쿠리듈을 거느리는 햐렘왕이.."

살고싶다했으니 마리쨔에게는 핵불닭 한방울을 더 추가한 쥬스 샤워를 시켜주었다. 

사실 남은 앙을 보면 이미 냄새조차 쥬스냄새보단 매운냄새가 더 많이나는.. 사람에게도 얼굴에 뿌렸다간 큰일날 물건인것 같지만 적은양이라도 오렌지쥬스의 힘과 핵붉닭소스 자체의 단맛으로 고통은 더하고 죽음은 멀리하는 좋은 고문용 포션이되었다.

 

다시 5분정도 지나자 마리쨔는 온몸이 울긋불긋해지고 온몸의 구멍에선 이상한 즙과 내가뿌린 쥬스가 섞인 이상한 즙이 흐르고 말조차 제대로 못하는 상태가 된채 몸부림 치고있었다.

이녀석의 어미와 길을 안내한 마리사와 들어갔던 봉투에 물을 조금 넣고 남은 쥬스와 추가로 핵불닭소스를 더 넣고 섞은후 반응이 약해진 녀석을 봉투에 넣었다. 매운맛과 더불어 생각보다 높은 당도로 인해 쉽게 죽진 않으리라.

"#$#$$#@@@$@@$%!!!" 

봉투 입구는 내용물이 새면 안되니 꽉 닫아두었기에 소리는 잘 안들리지만 마리쨔가 매우 격렬하게 몸부림 치는 모습을 보니 많이 고통스러운듯 해서 그 어느때보다 큰 '느긋함'을 즐기며 아비 마리사가 들어읶는 봉투의 지퍼를 열었다.

"아아아아!!! 아가야!!!!!! 인간님 제발.. 제발 아가야를 그만 보내주세요!! 부탁드립니다!!"

"살려달라거나 도와달라는게 아니라?"

"인간님들이 저희를 살려주시지 않는다는건 어려서부터 배워서 잘 알고있습니다.. 그러니 더이상 고통받지않게.. 제발.. 부탁드립니다!"

이제와서야 아까 내가 제안한 새끼의 고통없는 죽음을 바라는 마리사. 그러나 이미 늦었다.

"난 약속은 지켜야한다고 생각해. 넌 내가 제안한걸 받아들이지 않았으니 그 보상을 줄순 없지. 니 새끼는 저 안에서 몸이 매운맛에 타들어가는 고통과 함께 물에 몸이 녹아가면서도 쉽게 죽진 못할거다. 애시당초 약속을 지켰다면 이렇게 되진 않잖아?"

마리쨔가 들어있는 봉투를 벤치에 걸어둔 봉투앞에. 아비 마리사가 아주 잘 볼수있는 위치에 두었다.

"아가아... 아빠야가 미안해.. 아가야..."

 

5분정도가 지나자 마리쨔의 움직임이 멎었다.

생각보다 농도가 진했는지 10분은 걸릴줄 알았는데 너무 빠르게 죽어버렸다.

마리쨔는 봉투안에서 몸부림치며 소리지고 뒹굴고.. 격렬하게 움직이지않았다면 더 오래버텼겠지만 어지간히도 성격이 급한놈이었나보다.

그래도 확실하게 하기위해 핵불닭소스를 봉투에 좀더 넣고 흔들어주었다.

 

"왜.. 왜 마리사가 이런일을 당해야하는고제!!! 인간씨들을 피해서 살고, 신부를 만나서, 아가야가 태어나서, 이제 겨우 느긋하게 사는가 했는데!! 왜 마리사가 이렇게 되야하는고제!! 레이무도 무능해서 아무리 느긋하지않게 사냥해와도 결국 아무리 노력해도 말투가 안고쳐지는 아가야 하나만 살아남았는데 왜!! 결국 이렇게 죽을건데 왜!! 뭣때문에 마리사가 그동안 참았던고제!! 왜!! 마리사가 도대체 뭘잘못했다고 이런일을 당하는 고제!! 인간씨는 도대체 왜 우리 윳쿠리를 싫어하는고제! 왜 모두 다 가진 주제에 모두와 나누는 느긋함을 모르는고제!!"

아비 마리사는 드디어 한계가 왔는지 소리를 질러대고있었다.

"마리사. 난 너희들 덕분에 무척이나 '느긋'했는걸?"

난 아까부터 가슴속 깊은곳에서부터 흘러넘치는 '느긋함'을 숨기지않고 얼굴에 드러낸채 마리사에게 가까이 다가가 말했다.

"너희들. 특히 마리쨔가 나에게 이런 느긋함을 주었어. 그러니 그 보상으로 마리쨔는 받을수없으니 아비인 널 죽이지 않을게"

"뭐가 느긋하.."

마리사는 내 표정을 보고는 믿을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니들 윳쿠리는 벌레들도 잘 안먹는 움직이는 쓰레기인데. 그걸 안치우면 여기있는 식물이나 공충들에게 해가 되니까. 그래서 너희를 무조건 다 죽이는거야. 니들이 먹는 벌레들 보다 니들이 더 도움도, 쓸모도 없는것들이라 없애는거라고"

"유..윳쿠리는 쓰레기가 아니라제!! 살아있는 생명이라제!!"

"아니. 니들은 그저 이상한 물건이지. 살아있는지도 의심되고 소화기관도 없는것들이 어떤식으로 먹은게 팥소같은 내용물로 변하는지 확인이 안되니까, 거기에 곤충은 물론 주변 식물들도 마구잡이로 먹어치우는 주제에 배설물이나 사체는 잘 썩지도않고 다른 동물들이 잘 먹지도않고. 그저 치우기 힘든데 저절로 생기는 쓰레기일 뿐이야"

아비 마리사에게 윳쿠리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을 알려주자 아비 마리사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윳쿠리는 쓰레기가 아닌고제.. 윳쿠리도 살아있는 생명인고제.."

 

"거 화려하게도 해놨구만"

한번더 조목조목 따져서 논파할까 하는중에 뒤에서 건물주님의 목소리가 들렸다.

"생각보다 일찍오셨네요?"

"연락 받자마자 바로 출발해서 왔지. 그래서 이놈이야?"

다시 소개하자면 이 사람은 내가 일하킄 빌딩의 건물주이자 내 고용주이자 윳쿠리 가공소를 운영하고 있는 건물주이자 고용주다. 그러니 줄여서 주님이라 부르고있다.

"그렇죠."

"잘 찍혔겠지?"

"잘은 찍혔을 거에요"

주변엔 이미 가공소에서 나온 직원들이 각종 구제도구와 청소도구들을 들고 주변정리와 함께 현장 사진을 찍고있었다.

"그래 이놈은 이제 처리하기로 하고.."

"주님 그것보다 저번에 말씀하신 재료로 써보시는건 어떨까요? 이놈하고 약속한게 있어서요"

"아.. 그건가.. 그거 좀 잘 안되더라고.."

"다른걸로 해보세요. 이건데 이걸로하면 좀더 재밌을것 같기도하고 효과가 다를수도있잖아요?

"그건 그렇지.. 거 이름한번 어렵구만.. 김씨한테 부탁하면 있기야 하겠지"

"네 걱정마세요 어제 확인해보니 매장에 있다고 하더라구요"

"그럼 낮에 가서 좀 사와야겠네"

"영상은 추가로 찍어도 잘 주실거죠?

"조회수가 얼마냐에 따라서지 그건"

"그거야 주님이 얼마나 잘 편집하냐에 따라서 아닌가요?"

영상을 찍던 이유는 세계 최대의 윳쿠리영상 플랫폼 윳터부(Yuk-taboo). 그곳에 각종 윳쿠리 학대 영상을 올리는 윳터버. 그게 주님의 또다른 직업이다. 이번같이 영상 소재를 제공해주면 영상의 수익 일부를 받을수있으니 '느긋함'도 느끼고 돈도 챙기는 최고의 일이라 할수있었다.

"일단 뭐 이놈한테 마지막 인사정도는 할게요."

"얼아서 해라 일단 주변좀 치우고온다."

주님은 같이온 직원들과 함께 방수포같은 쓰레기들과 엉망이된 화단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물론 사진을 찍어두는걸 잊지않았다.

 

처음에는 봉투속에서 소리치며 발버둥쳤었지만 역시 현실을 받아들였는지 주님과 대화하던중 조용해진 마리사에게 다가갔다.

"마리사.네 새끼가 왜 말투가 안고쳐졌는지 알려줄까?"

"윳?! 그걸 어떻게 아는거제?!"

"니 새끼들중에 레이무를 닮은 새끼들이 있었냐?"

"없었다제.. 아가야가 잔뜩 있었지만 모두 마리사를 닮았던거제.."

"사냥을 나갔다오면 하나둘씩 사라졌고?"

"그런거제.. 아가야들이 없어질때마다 남은 아가야들이 마리사에게 와서 꼭 붙어서 잤던거제.."

"아까 남은 새끼는 말투가 갑자기 변하고 그 뒤로는 사라지는 녀석은 없었지?"

"인간씨는 어떻게 다 아는거제.."

레이무종은 없이 마리사종만 잔뜩 있었고 하나둘씩 사라지는 새끼들, 결국 레이무의 말투를 쓰는 마리사종 한마리만 남았다는건 뭐..

"범인은 레이무네. 자기를 닮은 새끼들이 하나도 없어서 모두 죽이면 다시 새끼를 낳자고 할테니까. 그리고 살아남은녀석은 그걸 알고 마리사종인 주제에 레이무를 따라했고."

"레이무가 그럴리가 없.."

"진짜? 넌 하루종일 밖에있었고 새끼들은 너에게 살려달라고 매달렸지만 눈치도 못챘고. 니 새끼들이면 머리도 좋은편일테니 널 힘들게 할까봐 말하지않았겠지. 그게 오히려 더 안좋은일이었지만말이야. 니가 똑바로 새끼들을 구하려 했으면 그렇게 다 죽진 않았을걸? 그런 레이무가 가르쳤으니 마지막 새끼도 나에게 덤비다가 죽었겠지. 너라면 분명 인간을 보면 도망가고 피하라고 가르쳤을텐데 헛소리나 떠들다가 죽었으니까 말이야. 결국 니 새끼들이 다 죽은건 니 잘못이란 거지."

"마리사가.. 아가야들을.."

"뭐가 됐던 이제 니 새끼들은 모두 죽었고 넌 가공소로 갈거란거야. 고맙다 마리사. 네 덕분에 오랜만애 '느긋'했다."

나는 마리사의 절망에 물드는 표정을 보며 가슴속 깊은곳에서 끓어오르는 '느긋함'을 숨기지 않고 마리사에게 드러냈다.

"인간씨.. 어째서 그렇게 느긋한 얼굴인거제.. 어째서.."

"난 너희 윳쿠리들을 고통스럽게하고 절망하게하는게 너무 좋아. 너희가 아파하고, 울부짖는걸 보면 '느긋'해지니까. 그러니 '느긋'한거지. 약속한대로 난 널 죽이지 않을거니까. 잘가 마리사. 느긋했다고!"

마리사에게 인사하고 마리사의 대답을 듣지않고 지퍼를 닫았다. 봉투속에서 입만 뻐끔대는게 뭐라하는것 같았지만 그 모습에 또 '느긋함'이 솟아올랐다.

 

주변정리를 다 끝낸 주님이 녀석을 회수하러 왔다.

"역시 우리회사 에이스야. 넌 경비일 그만두고 이쪽으로 오는게 낫다니까?"

"그러면 이런 돌발이벤트가 없잖아요. 가공소로 들어온 녀석들은 이런 맛이 없어서 싫어요"

"하하하하 그건 맞지. 절망하거나 이미 망가진놈들이 대부분이라 희망을 줬다 절망에 떨어뜨리는게 안되니까"

"영상이나 잘 편집해주세요"

"걱정마라 이놈아 우리회사 홍보도 겸하는데 걱정마라. 근데 아까 그 이름이 뭐라고했지? 뭔지렁이?"

"수시렁이요. 수.시.렁.이. 한 만마리쯤이면 될거에요 잊어버리고 이상한걸로 데려가시면 안되요."

"그려그려. 저번에 그 밀웜인가는 먹긴 먹는데 먹다말기도하고.. 딱히 먹었다고 변화도없고.."

"윳쿠리가 그렇죠 뭐.. 활용할만한것도 없고, 더럽고 냄새나는주제에 잘 썩지도않고 벌레들도 잘안먹으니.."

"그니까 해수로 지정되서 내가 돈 벌고있는거지만. 뭐 아무튼 이제 갈테니까. 영상 업로드하면 연락줄게 고생해라."

"네 고생하셨어요."

몇일뒤 올라올 영상을 기대하며 근무로 복귀했다.

 

1주일후

 

'영상 업로드해놨다 니 덕에 새로운 연구도 가능할것같으니 꼭 봐라.'

주님으로부터의 메세지였다.

바로 윳터부에 들어가 영상을 확인해보니 장장 1시간짜리 영상이 올라와있었다.

길이가 너무 길어서 조회수가 잘 안나오면 어떻하나 걱정하며 영상을보니 전혀 걱정할것 없었다.

사전 설명을 시작으로 윳쿠리용 화장실 cctv영상과 내가 찍은 영상이 약 30분정도로 편집되어있었고, 내가 모르는, 마리사의 최후가 그 뒤 30분 분량이었다.

영상의 중반부 마리사를 데려가는 길, 김씨아저씨네 가게에 들러 수시렁이를 사는부분부터 매우 큰 글씨로 '작은 벌레가 엄청난 숫자로 나옵니다. 모자이크가 더욱 징그럽게 느껴져 후처리없이 올립니다. 해당부분이 거북하신 분들은 영상의 50:20초로 이동바랍니다.' 라며 장장 20초간이나 메세지를 띄우고 주님이 직접 더빙까지 해두셨다.

 

해당부분을 보자 수시렁이가 바글바글한 수조에 모자를 뺏기고 발이 검게 태워진 녀석을 집어넣고 빨리감기 한 영상이었다.

작디작은 벌레 수천마리가 온몸을, 아니 몸속까지 파고들어 산채로 먹히는 장면은 확실히 어지간한 사람이 아니면 소름끼치고 거북해할만 했다.

 

마리사는 처음 2시간가량은 어떻게든 움직이려 발버둥쳤지만 발은 움직이지않고 수조가 살짝 마리사가 닿을수없는 크기였기에 아무리 발버둥쳐도 할수있는건 상체와 귀밑털을 움직이는게 전부였다.

작은 벌레에게 털뭉치 수준의 귀밑털따위, 몸에 붙은걸 털어내는건 가능해도 죽이기엔 무리였고 반대쪽으로는 닿지도않으니 마리사는 귀밑털이 없는쪽 피부부터 서서히 먹혀갔다.

고통과 혐오감에 소리를 지르면 수시렁이들은 입 안으로 들어갔고 어떻게든 뱉어내고 씹어보려 하지만 입을 벌릴수록 더욱 많은 수가 입 안으로 들어간다는걸 알고난 후 부터는 입을 꾹 닫고 있었다.

4시간정도 지나자 귀밑털도 떨어지고 한쪽 피부가 완전히 먹혀서 검은 팥소가 드러났다.

한쪽이지만 피부가 사라지자 섣불리 움직였다간 몸이 붕괴될거라는걸 알았는지 움찔거리기는해도 처음처럼 격렬한 반응은 없었다.

그 뒤로도 총 12시간을 마리사는 피부가 사라지고 이가 빠지고 눈알이 굴러떨어져도 구형을 유지하며 움찔거리기만하며 견뎌냈지만 결국 갑자기 격렬하게 떨더니 형태도 잃고 무너져내렸다. 

무너져내린 팥소들 사이에서 수시렁이 몇마리가 붙어있은 중추팥소가 굴러나오는걸 보여주는걸로 영상은 끝났다.

 

더할나위없이 만족스러운 영상이었다.

 

영상을 다 본 후 댓글들을 살펴보자 수시렁이가 너무 징그럽다는 말도 많았지만 마리사의 죽음에 모두가 찬사를 보내고있었다.

 

1주일 정도 지나서 조회수를 보니 70만회나 되어 이번달 월급날에는 한우는 무리여도 수입소고기 정도는 사먹을수 있을듯 했다.

마리사 덕분에 맛있는 소고기를 먹을 생각에 마리사가 준 '느긋함'을 곱씹으며 오늘도 출근을 했다.

 

"형님 저 왔습니다."

"그래 어서와라. 영상 아까전에 봤는데 재밌더라"

"재밌었다니 다행이네요. 조회수도 잘 나와서 이번 월급때 오랜만에 입에 기름칠좀 해야겠어요"

"한턱 쏘냐?"

"아뇨 안쏩니다. 저 혼자 한끼 사치부릴 수준밖에 안될건데요 뭘.."

"알아 임마, 그냥 해본말이다. 무튼 오늘 윳쿠리용 화장실에 문 열림 감지센서 설치했으니까 울리면 바로 가서 봐라."

"입사하고 얼마 안되서부터 달아달라한걸 이제서야 달아주다니.. 주님 돈도 많이 버시면서 이런거엔.. 참.."

"그래도 달아준게 어디냐. 그 덕에 순찰간격 2시간에서 3시간으로 늘었다. 시간표 있으니까 잘 보고."

"아 그러고보니 화단건 범인은요?"

"미화업체 직원중 하나라더라. 형사고발되고 주님한테 손해배상소송도 걸렸을거야."

"이해가 안되는것들이에요.. 그런 더러운것들을.."

"세상은 넓고 미친놈은 많다잖냐. 무튼 난 간다."

"네 고생하셨어요. 조심히 들어가세요"

"그려. 수고해라."

 

일지를 작성하면서 영상의 댓글들을 봤다.

 

'마리사의 절망에 빠진 얼굴과 고통에 몸부림치는 모습을 보니 너무 느긋하네요'

 

좋아요를 1.4K나 받은 베스트 댓글이었다.

윳쿠리들이 말하는 느긋함과 우리가 느끼는 느긋함은 분명 다를것이다.

하지만 그 감정을.. 그 가슴속에서 끓어오르는 기분은 '느긋함'이라는 말 이외에는 표현할 방법이 없었다.

 

"위잉위잉위잉위잉!!"

 

센서가 예상보다 큰 소리로 울려서 깜짝 놀라긴했지만 오늘도 느긋할수 있겠다는 기대감을 품고 카메라를 들고 윳쿠리용 화장실을 향해 갔다.

 

"아아악!!! 주로 발씨가 따끔따끔한거제!!!"

"마리사 조금만 참으라구! 갑자기 노예가 생겼다구! 거기 노예!! 보고만 있지말고 당장 마리사를 도우라구!! 그리고 포대기씨와 달콤달콤을 헌상!하라구!!!"

 

가슴속에서 벌써부터 살금살금 피어오르는 '느긋함'을 느끼며 생각했다.

'이게 야간경비의 매력이지.'

 

- 끝 -

 

 

 

3주나 걸렸다고 쓴게 벌써 3주전이네요.. 중간에 한번 실수로 파일을 날려서 다시쓰느라 의욕을 끌어올리는게 가장 힘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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