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아아!! 잘못했슴미다!!! 레이무가 잘못했슴미다!!!"
"이봐요!! 지금 뭐 하는 겁니ㄲ...!!"
학대받던 자신의 금뱃지 윳쿠리를 구하기 위해 달려오던 주인의 목에 커다란 부엌칼이 꽂혔다. 한 번이 아니었다. 칼을 쥐고 내리 네 번, 다섯 번. 주인의 숨통이 끊어질 때까지 옷 밖으로 드러나 있는 곳 온갖 군데를 찌르고 베어댔다. 주인 여성의 숨통이 끊어지는 정도로 그치지 않고, 완전히 인간의 형상을 잃어버려 고깃덩어리로만 화할 때까지.
"고작 만쥬 하나를 위해서 돈을 쓰다니 뭐 이런 쓰레기같은 인간이 다 있담."
이 여자는 자기가 학대할 윳쿠리를 마련하기 위해서라면 상대가 설령 같은 인간이라도 일말의 거리낌 없이 살해하는 잔혹한 성격을 가졌다. 지금껏 그녀의 손에 죽은 윳쿠리는 수도 없이 많지만, 그녀의 손에 죽은 인간 또한 그에 못지 않게 많았다. 이제는 윳쿠리를 학대하기 위해 인간을 죽이는 건지, 아니면 인간을 죽이기 위해 윳쿠리를 학대하는 건지조차 알 수 없었다.
"아아, 이번 시체는 치우려면 좀 걸리겠네..."
그럼 이 사람이 이렇게나 많은 인간을 살해할 동안 경찰은 뭘 하고 있었을까? 어이없게도, 윳쿠리와 관련된 살해사건은 경찰의 관할이 아니라며 검찰에 떠넘기고, 검찰은 역시나 어쨌든 살해사건이니 경찰에게 다시 떠넘기는 등 서로가 서로에게 책임회피를 시전하며 차일피일 수사를 미뤄대고만 있었다. 당연히 여자가 증인들도 전부 살해하고, 물적 증거는 인멸하는 것으로 사건을 끝내기에 충분한 시간. 그렇게 수사가 확정되고 나면 항상 증거는 인멸되어 있었고, 그 덕분에 여자는 지금껏 윳쿠리를 학대하기 위한 살해 행각을 계속해올 수 있었다.
"능야아아!! 인간씨이이이!! 잘못했슴니다아아아!!!"
"아니, 넌 아무 것도 잘못한 거 없어. 아, 딱 한 가지 있다."
귀밑털을 붙잡혀 90도 옆으로 기울어진 채 간신히 몸을 지탱하던 레이무가 소리지르며 발악하기 시작했다. 목숨이 아까워서인지는 몰라도 평소에 금뱃지다운 침착함을 완전히 잃어버린 레이무와 달리 여자는 평소와 다를 바 없이 침착했다.
"...무슨..."
"네가 윳쿠리라는 거. 생명체도 아닌 한낱 만쥬덩어리로 태어난 네 운명을 저주하렴. 다음 생엔 인간으로 태어나라. 난 인간도 죽이니까 나한테는 오지 말고, 흐흐, 흐하하, 하하하하, 하하하하하..."
그 이유는 간단했다. 이 여자는 윳쿠리를 생명으로 보지 않기 때문이다. 평범한 학대파도 이 정도 아니냐고 할 수 있지만 이 여자는 같은 인간, 심지어 같은 학대파마저 생명이 아닌 한낱 고깃덩어리로 본다는 점이 그 차이였다. 그러지 않고서야 인간도 죽인다는 그런 이야기를 아무런 거리낌없이 입에서 내뱉을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사람도 제대로 쓰려면 돈 들어가는 이런 뱃지를 고작 만쥬 따위한테..."
"시져어어어어어어어!!"
일단 뱃지를 뜯는다. 주머니에 챙겨두고, 집 안에 들어서자마자 온갖 학대 시스템들이 가동하기 시작했다. 생체감지 시스템인지 뭔지는 알 바 없다. 중요한 건 그녀의 손에 들린 레이무의 운명이다. 컨베이어 벨트에 레이무를 올리자마자 따끈따끈한 벨트 패널이 레이무의 발을 서서히 굽기 시작했다. 죽음의 공포에 발버둥치는 레이무였지만 이내 저부를 쓸 수 없게 되어 귀밑털만 파닥였다.
"뭐야, 비명같은 거 안 지르네?"
사실 '지를 수 없다'고 표현하는 게 맞았다. 그새 인두로 레이무의 입이 지져져 봉인된 것. 그 후로도 컨베이어 벨트를 쭈욱 따라가면서 레이무를 향한 학대의 손길이 이어졌다. 중간중간 여자도 심심한지 아까 레이무의 주인을 죽였던 피가 묻은 칼로 레이무를 죽지 않을 정도로 쿡쿡 찌르거나, 하바네로 소스를 뿌리거나 하는 등, 레이무의 두 눈알만을 살려둔 채로 계속되는 학대를 가했다.
"이야, 그나마 넌 행윳이네. 벌써 1만마리째라니. 세월도 참 빨라..."
그렇게 컨베이어 벨트의 끝에서 다시 여자에게 안긴 레이무의 꼴도 꽤나 볼 만했다. 하바네로 소스를 맞고 3배 빠르게 변질된 가죽, 머리카락이 한 올도 남김없이 완전히 삭발당하고 모공마저 땜질로 봉인되면서 민머리 대머리 맨들맨들 빡빡이가 되어버린 외형, 두 눈만 살아있는 채로 어디가 어딘지도 구분하기 힘들게 가죽만 남아버린 모습 등.
"어서 와라. 너의 윳쿠리 플레이스에."
성체 윳쿠리 하나가 딱 알맞게 들어갈 만한 케이스의 방이 펼쳐졌다. 케이스 안에는 각양각색의 윳쿠리들이 있었다. 레이무/마리사/앨리스/파츄리/첸/묭같은 일반종부터 시작해서 란/모미지/사나에/카나코/유카 등의 희귀종, 플랑/레미랴/레티 등의 포식종까지 정말 이 세상 모든 윳쿠리 종류들이 여기에 모여있었다. 물론 외형은 하나같이 다 눈알만 남은 만쥬들이었다. 일부는 표주박, 일부는 약간의 귀밑털이 남은 와사 식으로 구분 자체는 지어져있지만, 그 구분이 없으면 최상급 윳쿠리 브리더도 구분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저 헤질 대로 헤진 머리장식과 눈동자의 색깔만으로 구분할 뿐. 또 하나의 공통점이라면 하나같이 전부 절망과 슬픔에 빠져있다는 점이었다.
"수고했다. 이제 푹 쉬어."
발버둥치는 레이무를 케이스 안에 넣어 드론에 매달자, 드론이 자동으로 레이무가 들어있는 케이스를 벽의 빈 공간에 밀어넣었다. 곧 파이프가 여럿, 레이무의 등에 꽂히고, 마지막으로 순환 파이프 하나가 입(이 있던 자리)에 꽂혔다. 하나는 생명을 강제로 유지하는 오렌지 주스가 들어있는 파이프, 또 하나는 하바네로 소스 파이프, 또 하나는 비윳쿠리증 발병 방지제가 든 파이프, 마지막으로 순환 파이프는 레이무의 아냐루와 연결되어 응응을 받아 다시 입에 넣어주는 파이프였다.
"아, 또 한 마리 수집 완료. 이제... 어디 보자..."
사실상 모든 윳쿠리들을 모아둔 곳이지만, 여자의 수집욕구는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사람을 살해하는 이유 자체가 윳쿠리를 학대하고, 모아서 보호하기 위해서였으니까 그럴 수밖에 없었다. 딱히 살인에 대한 죄책감은 없지만 윳쿠리가 죽거나 하면 짜증나니까. 장난감이 부서져 우는 아이와 비슷한 심리였다.
"자, 그럼 이번엔 어떤 윳쿠리를 잡으러 가볼까~"
인두-케이스-철문의 3중 방음처리된 방에서 들려오는 레이무의 비명소리를 듣거나 말거나, 여자는 이번엔 P-38 권총과 C4 점착 폭탄, USAS12 완자동 드럼탄창 산탄총을 챙겨들고 집을 나섰다.
인간을 학살과 윳쿠리를보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