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혼종, 근데 넌 왜 관리인들 못 죽여서 안달이냐?"
"알아서 뭐하려고?"
이둘은 항상 싸우지만 서로 챙겨줍니다. 진심으로 서로 사랑하거나 그런건 아니고 썸 정도라고 보면 적당한 사이죠. 그런거 치고는 자식까지 태어났지만 말입니다.
"난 1500년 전에 태어났다. 맨 처음에는 그냥 윳쿠리였지. 주위에는 죽은 부모의 시체가 있었어."
제로는 1500년의 기억을 거슬러 올라갔습니다. 자신이 태어났던 그날부터 말이죠.
"안녕하세여, 나는 윳쿠리에여. 근데 아직 이름이 없어여."
"꼬마야 태어난걸 축하한다구요. 느긋하게 있으라구요."
옆에서는 장식이 없고 황금색 눈에 동공이 세로로 찢어진 앨리스가 인사를 했습니다. 아기는 죽은 부모의 시체에 볼을대고 부비부비를 했습니다. 따스함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아기는 자그마하게 '엄먀....아뺘....'하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앨리스는 혀로 눈물을 닦아주며 느긋하게 있으라고 했습니다. 부모의 시체를 앞에 있던 인간이 치우려고 하자 아기는 울고불고 때를 쓰며 매달렸습니다.
"엄마야를 데려가지 마아아!"
인간은 시체를 비닐 봉투에 넣고 아기를 한번 슥 바라보고 나서 문을 열고 나갔습니다. 아기는 더 크게 울었습니다. 앨리스는 뿌꾸!를 하며 아기의 울음을 뚝 그치게 했습니다. 옆에 있던 레뮤도 뿌꾸를 따라했습니다.
"아가야는 뚝! 이제부터 앨리스들이 가족이 되어줄거라구요. 그러니 안심해요."
"맞다규. 아가야는 느긋하게 있으라규. 이제 리오는 언니가 되었다규."
아기는 활짝 웃고 그들에게 안겼습니다. 아기는 매우 행복했습니다. 며칠 지나고 인간은 그들을 데리고 어떤 커다란 건물로 갔습니다. 아기는 거기서 앨리스와 레뮤가 괴물로 변하는걸 보았습니다. 인간은 아기한테 들어오라고 손짓했습니다. 아기는 들어가서 많은 인간들에게 인사했습니다. 인간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녀석의 이름을 지어주지 않겠나?"
어느 고양이 귀를 하고있는 여자 인간이 아기의 이름을 지어주었습니다. '혼'이라고요. 그때부터 아기는 혼이 되었습니다. 혼은 앨리스와 레뮤와 메이린과 도스와 사이좋게 지냈습니다. 그러나 인간과는 쉽사리 친해지지 못했습니다. 정확히는 인간이 혼을 멀리했습니다. 혼이 한발짝 다가가면 인간은 뒤로 한발짝 물러났습니다. 그래서인지 혼은 유난히 인간의 마음에 들기위해 애교를 많이 부리고 어리광을 부렸습니다.
앨리스는 혼에게 있어 어머니와도 같은 존재였습니다. 혼의 모습을 스스럼없이 받아주었고 상냥하게 대해주었죠. 레뮤는 언니였습니다. 혼이랑 많이 놀아주었습니다. 변신해서 말이죠. 혼은 그것 덕에 나는법을 배웠습니다. 메이린은 거의 집에 없었기에 제대로 대화한적이 거의 없었습니다. 느긋하게 있으라구!를 외쳐도 돌아오는건
"느긋하게 있으면 손해라고."
대답뿐이었습니다. 혼이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메이린은 레뮤의 아빠였습니다. 식구중에 도스도 있었습니다. 혼은 도스에게 옛날 이야기와 느긋함에 대해 배웠습니다. 이것저것 물어보아도 혼을 혼내는일 없이 느긋하게 가르쳐 주었습니다.
인간은 혼에게 이따금 앨범을 보여주거나 했습니다. 혼은 앨범에서 한 플레티넘 뱃지의 레이무를 볼 수 있었습니다. 아마 인간이 최초로 키운 윳쿠리인 모양이었습니다. 자식도 둘 있다고 했는데 혼이랑 아버지가 같은 윳쿠리라고 말해주었습니다. 그리고 혼의 부모가 얼마나 나쁜 윳쿠리였는지도.
자신의 부모가 인간을 죽게해서 그 둘이 처참하게 죽었다는 것을 들었을때 왜인지 혼은 화가나지 않았습니다. 보통 윳쿠리들은 부모 욕하면 '엄마야를 욕하지 마!'라거나 '아빠야를 모욕하는 궤스는 마리쨔의 최강 씰룩씰룩씨로 뒤지는고졔!'라거나 합니다. 그저 그들은 나쁜 짓을 해 죽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간은 그 이후로 혼에게 어느정도는 상냥해졌습니다. 어느정도. 혼에게 자신의 레이무를 해주거나 하면 급격히 우울해지는 표정을 볼 수 있었습니다.
레뮤가 죽던날, 혼도 그곳에 있었습니다. 처참하게 찢긴 30마리의 마리사와 허둥지둥 도망치던 2명의 학대파. 그리고 거대한 괴물의 몸으로 레뮤의 시체를 다시 끼워맞추는 앨리스를. 그러나 레뮤가 살아나는 일은 없었습니다. 혼이 이 사실을 인간한테 말하자 인간은 밖으로 나갔습니다. 한참을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혼은 메이린이 마침 집에 있었기에 놀아달라고 했습니다. 놀아주는 대신 메이린은 혼의 이마를 꾹 찌르고 말했습니다.
"너한테는 미안한 말이지만, 네가 아무리 친해지려고 해도 저 인간이랑은 못 친해져."
"왜여?"
"저 인간 마음에는 맨 처음 죽은 레이무밖에 없어. 애초에 레뮤를 데려왔던 이유도 그 레이무랑 닮아서였어."
"그러면 혼은...."
"넌 레이무의 대체품정도밖에 안돼. 그는 널 진심으로 사랑하지 않아. 사랑하는 척할 뿐이야. 앨리스도 나도 도스도. 그냥 키우는 거야."
그는 며칠뒤에야 돌아왔습니다. 품에 안긴 앨리스는 펑펑 울고 있었습니다. 앨리스는 마리사가 보일때마다 죽여댔고 마리사종의 씨가 마를지경이었습니다. 혼이 잘때마다 자장가를 불러주는 상냥한 앨리스는 사라졌습니다. 혼이 자장가를 듣지 못하고 잠들던 밤, 인간은 집을 떠났습니다. 앨리스도 집을 떠났습니다. 도스랑 메이린이 꽤 오래 있었지만 도스도 사람들에게 쫓겨났고 메이린은 자살했습니다. 그 집은 사람들에게 헐렸습니다.
혼은 외톨이가 되었습니다. 윳쿠리들은 혼의 생김새가 느긋하지 못하다며 차별하고 인간들은 특이하게 생겼다며 혼을 괴롭혔습니다. 혼의 마음속에는 미움이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자신을 버리고 떠나고, 한번도 사랑한다 말해주지 않은 인간에 대한 미움.
혼이 잠에서 느긋하지 못하게 일어나던 아침이었습니다. 사람들이 모두 사라져 있었고 자동차들도 모두 멈추어있었습니다. 윳쿠리들은 지긋지긋한 인간이 사라졌다고 굉장히 기뻐했습니다. 그러나 며칠 지나지 않아 굶어 죽는 윳쿠리가 속출하기 시작했습니다. 음식물 쓰레기가 발생하지 않아 그걸 먹고사는 거리윳들은 먹을걸 구할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혼은 몇백년동안 윳쿠리가 변화하는걸 지켜보았습니다. 마리사들이 꿈을 조종하는것부터 파츄리들이 갑옷을 입고 거대한 무기를 챙겨들고 다닐때까지. 구출대가 심판의 관리인을 다시 강림시켜 변화가 생기는 것도. 윳쿠리들의 장대한 제국이 세워지고 멸망할때까지. 윳쿠리 제국이 멸망하고 또 몇백년이 흐르고 사람들은 멸망 이전만큼의 문명을 세웠습니다.
"놔! 이거 놔!"
"야, 이거 팔면 돈좀 나가겠는데?"
어느 학대파들에게 잡혀간 혼은 가공소로 팔려나갔습니다. 그 가공소는 연구소라고 이름을 바꾸고 시설을 돌리고 있었습니다. 가공소가 불법이어서 이렇게 하는거죠. 혼은 여러가지 실험을 받았습니다. 그 와중에 날개와 꼬리, 장식등은 모두 떨어져 나갔고요.
인간들은 혼에게 몸을 만들어주는 실험을 하였습니다. 돌연변이 윳쿠리가 과연 몸이 생기는가? 하는 주제였습니다. 어쨌거나 실험은 성공적이었습니다.
연구원들이 전부 죽었으니까요. 혼은 몸이 생기자마자 연구원 둘을 목졸라 죽이고, 도망치던 연구원들은 기계의 칼날을 집어던져 죽였습니다. 가장 젊은 연구원은 살려두었습니다. 왜인지는 모릅니다.
그 후로는 연구원에게 팔 4개를 더 만들라고 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지금 팔 6개가 된거죠.
"엄마 울지마."
아이들은 혼......아니, 제로의 품에 안겼습니다. 제로는 흘러내리는 눈물을 슥슥 닦고 연구원을 향해 말했습니다.
"난 심판의 관리인이 싫다. 날 한번이라도 사랑한다고 해줬으면 했지. 그런데 그러지 않았어. 오직 레이무 뿐이었어. 메이린이 한 말이 맞았어."
"고작 그 이유로는 관리인 모두를 없애는 이유가 안되는데?"
"시끄러 애들이나 재워."
연구원이 아이들을 데리고 재우러 갔고 제로는 오래된 앨범을 폈습니다. 레이무와 심판의 관리인이 같이 찍은 사진이었습니다. 제로는 그 앨범을 갈기갈기 찢어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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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들의 정체는 예전에 쓴거 보시기 바랍니다....
혼이 제로로 이름 바꾼건 팔이 완성된 직후입니다.
이제 저는 개학 준비를 해야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