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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03 01:06

비상 - 8

조회 수 64 추천 수 0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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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내려와도 돼"

 

무릎을 굽혀 니토리가 내려오기 쉽게 낮추자, 니토리가 우산을 현관쪽에 조심히 떨어 트리곤 어깨에서 내려왔다.

 

가벼운 호의로 바래다 준건지 모르겠지만, 니토리에게 고맙다는 표현은 해줘야 할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수건으로 머리를 말렸다.

 

"오랜만에 비오는날에 밖으로 나간것 같은데, 무척이나 재미있었어요!" 

 

니토리는 추억을 곱씹듯 생각에 잠긴듯 이야기를 풀어 나갔다.

 

 

"저는 비오는날이 좋아요! 그 비내리는 소리도, 물 웅덩이를 울리는 물방울 소리도.. 그런데 저희 주인님은 제가 비오는날 혼자 나가는걸 극구 반대 하시거든요, 가령 나갈일이 있어도 같이 나가자고 하시고요."

 

"게다가 그런 이유도 잘 안 알려 주시고.. 무슨일이라도 있었던 걸까요?

 

의구심을 표하는 니토리, 분명 오는길에도 비내리는 거리를 우산을 문채로 찬찬히 기억속에 담아두듯이 바라 보았었지.

 

그런 니토리를 홀로 나가지 못하게 하는건 단지 사소한 걱정 때문인걸까.

 

그런 니토리가 갑자기 무언가 떠오른 듯 나를 올려다 보며 말했다.

 

"아차, 전화좀 빌릴 수 있을까요? 혼자오면 안된다고 제가 어디를 가면 늘 데리러 오시거든요."

 

"그래? 쓸거면 써도 돼."

 

주머니에서 꺼낸 휴대폰은 니토리가 우산을 씌어 주기전 비를 맞고 왔었기에 당연하게도 물에 흠뻑 젖어 있었다.

 

전원을 켜보려 해도 역시나 맛이 갔는지 켜지지 않는다. 아마 말려두면 될려나..?

 

아까전까지 머리를 닦던 수건으로 대충 휴대폰의 물기를 닦아내고 휴대폰의 배터리를 뽑아 책상위에 올려두었다.

 

"물을 먹어서 휴대폰이 맛이 간 것 같은데 마를때까지 기다려줄래?"

 

"설마 제가 우산을 제대로 안들어서.."

 

니토리가 자기 때문에 휴대폰이 물을 먹은지 알았는지 고개를 푹 숙였다.

 

"편의점 오기전부터 젖어 있었어 네가 잘못 들어서 그런거 아니야." 

 

"그런가요..? 그래도 휴대폰이 젖은건 유감이네요."

 

아까 그 점원이 나와 시선을 피했던 이유가 무엇이였는지 생각하며 비에 젖어 몸에 달라 붙은 야구점퍼를 허물 벗어 내듯 벗었다.

 

점퍼를 벗자 왜 시선을 피했었는지 알 수 있었다.

 

내 젖어서 안이 비치는 티셔츠 사이로 보이는 속...

 

 

 

"...?!"

 

"니토리.. 잠깐 씻고 와도 될까?

 

 

"아! 씻고 오세요, 기다리고 있을게요."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는 니토리,

 

 

니토리도 알고 있었..나?

 

 

 

황급히 달아오른 얼굴을 샤워기물로 식혀보려 했지만, 창피함으로 달아오른 얼굴은 도통 식으려 하질 않는다.

 

화제를 돌리기 위해 창문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여전히 바깥엔 거센비가 그칠줄을 모르고 기세좋게 내리고 있다.

 

그리고 나는 아무것도 모른채 저비에 흠뻑 젖어 옷이 비친채도 모르고...

 

 

고개를 세차게 흔들어 잡념을 떨쳐 냈다. 

 

빨리 생각을 다른 화제로 전환하자.

 

엄마와 아빠가 있는 일본은 어떨까, 그곳도 이곳처럼 비가 내리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우산은 제대로 챙겨 갔으려나? 아니면 나처럼...

 

"아 왜 계속 생각나는거야..!!!"

 

"음.. 왜인지 모르겠지만 아까보다 상태가 안좋아 보이시는데 괜찮으세요? 얼굴도 빨개 보이시고.."

 

샤워를 마치고 돌아온 나에게 니토리가 정곡을 찌른다.

 

"내 마음처럼 잡생각이 떨어지질 않아서..."

 

"무슨 잡생각이요?"

 

니토리가 수상쩍게 바라본다. 빨리 화제를 바꾸자.

 

"이제 휴대폰이 다 마르지 않았을까?"

 

"말랐을까요?"

 

다행히도 니토리가 관심을 돌렸기에 나는 안도의 한숨을 마음속으로 내쉬었다.

 

"잠깐만, 내가 확인하고 올게."

 

잠시동안 말렸던 휴대폰 배터리를 끼우고 전원을 누르자, 멀쩡하게 휴대폰이 켜졌다.

 

니토리에게 휴대폰을 건네주려 생각했으나, 윳쿠리에게 손이라고 부를만한건 혀밖에 없다는게 생각났다.

 

물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겠지만.

 

"니토리 내가 대신 전화 걸어줄게 번호좀 불러줄래?"

 

"그렇게 해주실래요? 사실 혀로는 스마트폰을 누르기 힘들거든요.. 지금 쓰고 있는 장갑 비슷한것 때문에 잘 안눌리는 데에다가 조금 뜨겁다라고 해야하나요?"

 

혀를 수줍은 듯이 살짝 내밀어, 혀에 있는 불투명한 무언가를 보여주고는 번호를 불러주었다. 편의점에서 일할 때 위생상으로 쓰고 있는걸까?

 

전화음이 몇번 울리지도 않았는데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피로에 젖은것 같은 목소리가 전화기 너머로 들려온다.

 

"스피커폰으로 바꿔서 저한테 주시겠어요?"

 

"여보세요?"

 

스피커폰으로 바꾸고 난뒤에 니토리앞에 내려놓자 니토리가 익숙하게 전화를 받았다.

 

"니토리?"

 

"네 저 니토리에요. 지금 여기가.. 아! 편의점 근방 윳쿠리 공원 근방이에요. 마당에는 물든 단풍나무가 심어져 있어요."

 

"물든 단풍나무라면 아마 거기 밖에 없겠네."

 

"...끊어"

 

"네~!"

 

짧고도 간결하게 전화가 끊겼다. 그것보다 이런식으로 말해서 이해하긴 하는걸까?

 

"원래 전화를 짧게 하세요. 길게하면 1분 정도 되려나..?"

 

내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 알아 맞춘듯이 니토리는 머쓱찮게 웃으며 말했다. 정말이지 터무니 없게 짧은 통화시간이다.

 

"저도 이런 통화에 익숙해져 버려서 이상하다고 생각도 못하고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네요.."

 

간간히 물방울이 니토리를 타고 내려오고 있었지만, 아랑곳 하지 않고 웃으며 말했다.

 

"아, 니토리 이거라도 먹을래?"

 

방금 마트에서 사온 마카롱을 꺼내 니토리가 보는 앞에서 흔들었다. 내가 먹으려고 사온거긴 하지만, 고맙다는 표현은 하고 싶기도 했고, 간간히 물방울이 아직도 떨어져 내리는데도 기다리고 있었던 니토리가 조금은 불쌍해서 였을지도 모르겠다.

 

"에이, 괜찮아요. 딱히 칭찬받고 싶어서 한일도 아닌데요 뭐.."

 

말로는 사양하고 있지만 꼬리라도 있었으면 떨어져 나갈듯이 흔들었을 듯한 열열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다.

 

"아, 그래? 그러면 내가 나중에 먹어야 되겠다."

 

 

"아..."

 

장난결에 말했는데 비에 젖은채로 집밖으로 쫒겨난 강아지마냥 처량하게 바라보고 있다.

 

"장난이야, 그냥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해서 그랬어."

 

"..사실 저도 장난인걸 알고 있었어요!"

 

연기라고 보기엔 너무 처량했지만 배시시 웃고 있는 니토리를 보고 있으니 그냥 연기였다는걸로 넘어가기로 마음먹었다.

 

"마카롱 포장 되있는데 내가 지금 까줄까?"

 

"나중에 편의점 알바 끝나고 먹을게요. 지금 제가 위생도구 끼고 있거든요. 그래도 될까요?"

 

굳이 뭐라할 이유도 없기에 나는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마카롱을 들기위해 입술로 니토리가 포장을 가볍게 물자, 떄를 기다렸다는 듯이 초인종이 울렸다.

 

'띵동!'

 

초인종을 누른 사람이 누군지 알 수 있을것 같이 초인종이 짧게 울렸다.

 

"아! 벌써 오셨나 봐요!"

 

방금 내게 주었던 야구점퍼를 한손에 개어두고 문을 열었다.

 

문을 열자 역시나 그 편의점 직원이 비에 젖은 우산을 털어내며 우리집 앞에 서있었다.

 

"..제대로 찾아온것 맞나보네."

 

무미건조하게 말을 하며 나를 내려다 보았다. 이사람 편의점에 있을땐 잘 몰랐는데 생각보다 키가 엄청 크다는걸 알 수 있었다.

 

우산을 들지 않은 손으로 간단하게 한쪽 어깨의 물기를 털어 내자, 은은한 솔냄새가 났다.

 

어쩐지 볼이 상기 되어있고 내 시선을 피하는 것 같다. 설마 그일 떄문인가?

 

"점퍼 잘썼어요. 아, 세탁하고 난뒤에 드릴까요?"

 

나까지 볼이 달아오를 것 같아 빨리 화제를 돌릴겸 점퍼를 건네주며 말했다.

 

"어짜피 퇴근하고 난뒤에 빨거니까 그냥 신경 안써도 돼."

 

점퍼를 건네주자 한시름 놓이는 기분이 든다. 어쩌면 물을 먹은 점퍼가 무거워서 였을지도?

 

"아, 주인님 잘 찾아 오셨네요! 평소떈 길도 잘 잃어 버리면ㅅ.."

 

"쉿"

 

내가 모르는 무언가에 대한 이야기가 한순간에 의견이 묵살된 것 같다.

 

"이근처에 빨갛게 물든 단풍나무는 여기밖에 없어서 그랬는지 찾기는 쉽더라."

 

간단한 대화가 끝나고 점원은 물기를 털어낸 어깨쪽을 니토리에게 내주자 니토리가 그위로 올라갔다.

 

"손님분이 마카롱을 주셨어요! 끝나고 같이 드실래요?"

 

니토리가 어깨에 앉은채로 한쪽에 포장된 마카롱을 물고 말했다.

 

"너나 먹어, 나는 단거 별로 안좋아해."

 

우산을 피며 비가 아직도 내리고 있는 거리로 나서기전에, 멈추어 서더니 뒤를 돌아 보며 나에게 말했다.

 

"근데 초면인데 이름을 못 들었네, 이름이 뭐지?"

 

"권지은이요."

 

빗소리에 가려서 들리지 않았던 걸까? 그는 다시 앞으로 고개를 돌리더니 계속 멈추어 서있었다.

 

"..ㅅ호"

 

갑자기 거세진 빗소리에 가려서 잘 들리지 않는다.

 

"뭐라고요?"

 

다시 내쪽으로 고개를 돌리더니 나에게 말했다.

 

"내이름은 이시호라고."

 

비에 가려 잘못 보았던 거였을지도 모르겠지만, 그의 입가가 나를 보며 살짝 올리고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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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써서 주인공 이름도 까먹은 작성자 입니다.

쓰다가 폭발한 소설들 덕택에 이제 원본을 안보고도 소설을 쓸 수 있지만요.

그동안 무슨일이 있었냐고요?

휴대폰 액정이 타오르고... 그래서 새로 폰 샀는데 폰 잃어버리고... 게다가 개도 안걸린다는 여름 감기에 걸리고, 아스팔트에 발가락을 갈아서 발가락에 붕대를 싸메고 있습니다.

 

왜이리 순탄치를 않을까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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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륭돵 2018.09.03 07:36
    액땜을 하시는게...
  • profile
    Nibillu 2018.09.14 01:01
    액땜 정도론 해결되진 않을듯...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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