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자 : 김도트?
원출처 : 구윳사
[학대] 청년과 윳쿠리
작가 후기 :
소설을 다시쓰기 위해서 간단하게 연습하는 차원에서 써보는 글입니다
아마 3편으로 끝날듯 한데 말이죠
그리고 시대적 배경은 불끈매님의 '강변의 윳쿠리' 2화 마지막 부분부터 시작합니다, 허락 받지 않고 글을 썼지만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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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강변의 윳쿠리들을 몰살하기로 결심했다. 처음에는 5,6명 정도가 의기투합한 정도였지만 곧 거기에 동조하여 여러 아이들이 윳쿠리 사냥에 동참하게 되었다. 하지만 애호단체에서도 어른들의 움직임에만 가로막고 있었던 탓에, 아이들이 마음대로 윳쿠리 사냥을 계획하고 있다는 데까지는 경계가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그런 초딩들을 지켜보는 한 청년이 있었으니...
수십명의 초딩들이 야구방망이, 새총, 비비탄총 같은 과격한 장난감들을 들고 지나간다면 이상하게 생각할 것이다. 다 큰 어른들이야 '전쟁놀이를 아직도 하는건가~'라면서 고개를 갸우뚱거릴만한 일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방방곡곡을 해집고 다니면서 놀 거리를 찾아다녔던 어르신들의 생각일 뿐, 현대의 초딩들이 불법 과격 폭력 총사움 게임 (서x어택)과 각종 화학조미료와 색소로 뒤범벅이 된 음식물 (일반 과자)으로 심신이 피폐해지...는건 아직까지 자라나는 새싹들에게 할 말은 아니지만, 여하튼 젊은축에 속하는 세대에게는 그리 흔히 볼 일은 아니다.
"아 씨발- 우리 반 애가 윳쿠리한테 다쳤대."
"야- 우리 동생도 윳쿠리한테 다쳤다고."
"정말 못된 놈들이네. 건방져. 짜증나고."
"어른들은 뭐 하는 거야? 윳쿠리도 안 없애고."
"야- 어른들한테 기대지 말고, 우리끼리 윳쿠리를 없애버리자."
"이젠 윳쿠리가 돌도 던지고 나무가지로 찌르기도 한다던데."
"그럼 뭐 어때? 우리도 무기를 쓰면 되지."
"그거 좋은 생각인데? 난 BB탄 총 가져올래."
"나도 BB탄 총 있어."
"난 야구방망이 가져올께."
"난 죽도 있어. 우리 삼촌이 검도했거든."
"너희들 지금 뭐하는거니?"
강변으로 몰려가는 수십명의 초딩들 앞에 선 덩치 큰 청년, 좋아보이는 인상이었지만 반대로 덩치가 커서 위압감이 다소 느껴졌다. 그의 넉살 좋아보이는 얼굴에 초딩들이 일제히 답을 했다.
"형은 알 필요 없어요!"
"에이 우리 일에 관심 가지지 마세요!"
"신경쓰지 말라니까요!"
일제히 터져나오는 말, 싸가지가 없다면 없는거고 있다면 있는거다. 청년은 고개를 갸우뚱 하더니만 입꼬리를 올리면서 말했다.
"강변의 윳쿠리가 맘에 안들어서 학살하러 간다는 거 다 알고있어."
"?!"
"요즘 이 동네에서 강변 윳쿠리로 피해를 보는 일이 속출한다는건 나도 듣고있지, 근데 애호파 이 또라이들이 불량윳쿠리인지 그냥 윳쿠리인지 판단도 안하고 막 감싸니까 어른들은 손을 못대고~ 니들이 나서는거 맞지?"
"으... 그래서 말릴꺼에요?"
"말릴꺼다."
아이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기껏 뜻을 모아서 뭔 일을 좀 해볼까 하는데 초를 치는 청년이 맘에 안들었을 터. 요즘 초딩들은 덩치도 크지만 싸가지 함유량이 매우 적은지라 인내심의 고갈이 시작되었다.
"웃기지마세요!"
"헤 우리아빠가 교도소 직원인데 형 잡아갈꺼에요!"
"형이 무슨 권리로 우리를 말리는거에요! 애호파에요? 자기를 또라이라고 말하게?"
쏟아지는 아유를 듣다 지친 청년은 표정을 팍 일그러트리면서 외쳤다
"니들이 하도 멍청해서 말리는거다!!!!!"
"네에?"
"너희들 지금 어린애들이라고 날뛰는거 다 아는데, 니들 하는 짓거리를 애호파 사람들이 보면 어쩔껀데?"
"그...그야"
"십중팔구 너희를 강제로 끌어낸다음에 윳쿠리들을 치료해주고~ 그러면 윳쿠리들은 사람들 많은데도 애호파 믿고 날뛰고~ 더 악순환이 시작되겠지? 거기다가 윳쿠리들의 결속력도 점점 게스쪽으로 강화될테고."
"그래도 저희는 문제 없어요!"
"너희들 부모님이 문제가 있지, 애호파 사람들이 초딩 폭력문제가 어쩌네 저쩌네 하면서 물고 늘어지기 시작하면 어쩌려고, 너희 태반이 xx 초등학교 출신이지? 그 학교에 애호파에서 입김 넣으면 어떻게 되는지 아니?"
"어...어떻게요?"
"폭력적이고 우발적인 행위를 저지르면서 착한 윳쿠리를 학대한 초딩들을 관리하라고 입김이 오겠지, 그러면 아주 끔찍한 일이 벌어질껄?"
"무슨 끔찍한 일이요?"
"아마 너희가 좋아하는 건X나 서X어택 던X앤파이터 같은 청소년 이용가 게임들을 못하게 막을꺼야!"
"끄악!!!!!!!!!!!!!!!!!!!!!!!!"
매우 설득력 있는 말에 - 초딩들의 태반이 게임을 불법인지 알면서도 즐기니 - 당혹한 초딩들, 그러면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어쩌란 말인가? 하지만 청년의 입이 다시금 열렸다.
"그러니 내가 해결책을 제시해주마. 너희들중 고학년 있지? 6학년 장비 버려두고 구청으로 와라, 다른애들은 목장갑이랑 두꺼운 양말, 튼튼한 신발을 입어두고 한시간 뒤에 강 위의 다리에서 모이는거다. 알았지?"
"네에?"
"잔말말고 나 시키는대로 해라~?"
"네에..."
<구청>
"아~ 안녕하세요, 다름이 아니라 초등학생들 봉사활동 때문에 왔는데요."
"네?"
"이 학생들이 강변에 요즘 쓰레기가 많다고 줏으려고 하네요, 이런 착한일을 제가 보고 지나칠 상황이 아니라서 그러는데 봉사활동 점수 좀 얻게 봉사활동 확인서를 얻어갈 수 있을까요? 쓰레기 수거봉투랑 집게도요."
"아 그러세요? 어디 대학교 분이신가요?"
"아뇨 학교는 휴학했구요 사정상 말이죠, 신경쓰지 마시고 일 좀 처리해주세요. 증거로는 캠코더로 뭐 녹화해가면 되겠죠?"
접수창구의 여성은 서류를 몇장 꺼내주더니만 도장을 꽝꽝 찍고는 서류를 내줬다, 서류는 '봉사활동 확인서' 였고 봉사활동 내용은 '강변의 쓰레기 정리' 라고 되어있었다.
"학생들이 몇명이나 되죠?"
"아마 한 20명 될껄요? 숫자가 많은데 집게와 빗자루가 다 있을까요?"
"아마 20명분은 안될꺼에요, 일단 환경과 직원분이 빌려 주실테니 꼭 돌려주셔야되요? 다음주부터 대학생들 시청 아르바이트 기간이라 반드시 필요하니까요."
"네네~ 알겠습니다. 그나저나 강변 윳쿠리 문제 말인데요."
"네?"
"강변 윳쿠리들이 있는데 쓰레기 청소하는 도중에 그녀석들이 공격하면 어떻게 할건가요?"
"그게 무슨 말씀이죠?"
"애호파들인지 뭔지 영역침범을 한다고 윳쿠리를 공격하지 말라고 으름장을 놓더군요, 허 참 나 기가막혀서."
"네에? 아니 쓰레기를 주우실건데 뭐 그리 문제되실게 있나요?"
"어린 학생들이 윳쿠리에게 때로 습격당해서 부상입을수도 있으니 그렇죠, 그러면 제 체면이 말이 아니잖아요."
"뭐 하긴 그럴수도 있을법 한데말이죠."
"서류에 한줄만 추가해주세요 '쓰레기 수거과정에서 윳쿠리가 일을 방해할경우 공격 가능함.' 이라고 말이에요."
"네? 알았어요, 과장님에게 잠시만 다녀올께요."
전화를 걸자 접수창구로 걸어나온 환경과의 과장, 그는 청년과 초딩들을 돌아보더니만 참 훌륭한 일을 스스로 한다고 칭찬해주면서 서류에 도장을 찍고 스스럼 없이 악수를 하더니만 청년을 배웅해줬다.
그리고 청년과 초딩 셋은 집게와 빗자루, 쓰레기 봉투를 들고 강변으로 향했다. 아직도 의야한 초딩 셋이었지만 청년의 자신만만한 표정을 보고서 그냥 그를 따르게 되었다.
<강변>
"아휴 언제 오는거야?"
"으 목장갑 고무냄새 정말 지독하다."
"한여름에 이 더운 양말을 왜 신고 오라고 했을까?"
"몰라 그 형 머리좀 좋은것 같은데 믿어나 볼까?"
"어 저기 온다?"
집게와 빗자루, 그리고 비닐봉투를 가지고 오는 청년과 초딩 셋. 어이가 없었는지 벙 찐 초딩들의 입에서 아우성이 다시금 터져나왔다
"뭐야 저거!"
"우리가 쓰레기나 줍게 생겼어?"
"아 저형한테 속은거 아니야?"
"으 씨발!"
"자자 다들 기다려! 니들 해야 할 일이 있다."
"아 꺼져요! 사람 속이고 있어!"
"니들은 지금 명목상 '봉사활동'으로 강변의 쓰레기를 줍는거야, 근데 이걸 봐라."
청년의 손에서 나풀거리는 문서는 구청의 환경과 과장의 친필로 써진 '봉사활동을 하는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공격을 먼저 하는 윳쿠리를 퇴치 가능함' 이라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그리고 그 문서를 보고 안색이 변한 초딩들은 뭔가를 골똘히 생각하더니만...
"우와 이제 윳쿠리 새끼들을 마음대로 팰 수 있게 되었어!"
"잠깐!"
강변으로 마구 달려나가려는 초딩들을 다시금 제지하는 청년, 이제 초딩들은 그의 미소가 더 이상 미소로 보이지 않았다, 음흉한 계략을 숨기려는 표정으로 보이기 시작 한 것이다.
"네에?"
"니들 봉사활동 온거면 쓰레기는 만들어 가야지."
그러면서 길가에 있는 쓰레기통에서 쓰레기를 꺼내서 차곡차곡 봉투안에 담는 청년, 준비해온 쓰레기 봉투가 반쯤 차오르자 청년은 강가로 향했다.
게스 패거리에 점거된 강변, 전혀 쓸모없어 보이는 훈련을 거듭하는 게스 윳쿠리 무리들에게 초딩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느~ 인간들이 오고있어-!"
"근데 좀 이상하네! 왜 천천히 걸어오는거지?"
"드디어 약한 인간들이 우리에게 '조공'을 바치는 거라제! 기뻐하라제!"
자신들만의 망상에 빠져서 겔겔데는 게스 윳쿠리들, 그러나 초딩들은 무려 청년의 지시 하에 10여명씩 나눠서 강변을 서서히 압박하며 들어오고 있었다, 물론 손에는 비닐봉투를 하나씩 들고 뒤적뒤적 쓰레기를 '줍는 척' 하면서 말이다. 그리고 청년은 천천히 맨 앞에 서서 걸으며 아는척 모르는척 윳쿠리들을 무시하고 있었다.
"믓큐큐! 현자 파츄리에게 먹이를 바치러 왔군요?"
천천히 걸어오면서 뒤적대는 아이들이 우스웠는지 게스 파츄리 한마리가 앞에서 알짱거리면서 놀려댔다, 그러나 그 초딩은 눈쌀을 한번 찌푸리더니만 집게로 윳쿠리 파츄리를 살짝 밀어버리고는 다시금 쓰레기를 찾는데 여념이 없었다.
"믓큐! 예의가 없는 인간이군요!"
"일하는데 좀 가만히 내버려둬!"
짜증나는 표정을 지으면서 묵묵히 쓰레기를 줍는 초딩들, 그리고 그 초딩들을 걱정스런 눈으로 지켜보는 청년과 캠코더를 들고 천천히 그 광경을 찍는 6학년생, V자를 그리면서 서서히 윳쿠리를 밀어서 압박하는 사이 알게모르게 윳쿠리들과 사람들 모두는 아지트인 다리 아래로 모여들었다.
"느게게! 인간들이 조공을 바치러 왔다제!"
두목 게스마리사는 볼을 부풀리고 기분나쁜 미소를 지으면서 맨 앞의 청년을 처다보았다, 지금까지 행동으로 보아서는 자신들에게 고개를 숙이고 - 쓰레기를 줍는 척 한거지만 - 먹이를 줏으며 - 죄다 쓰레기였지만 - 조공을 바치러 온 것이다. 그러나 청년은 고개를 갸우뚱 하더니만 뚱~한 표정을 짓고 입을 열었다. 커다란 삽을 어께에 메고 얇은 고무 장화에 두꺼운 목장갑까지 걸치고, 겉으로는 아주 제대로 봉사활동을 하러 온 모습이었다
"뭐냐 넌 또."
"느헤헤헤헷! 인간들이 조공을 바치러 오다니, 놀랍다제!"
"시끄럽고, 여기 더러운 곳이라서 청소할테니 좀 비켜줄래?"
"무시하지 말라제!"
버럭 소리를 지르면서 대드는 마리사와 삽을 바닥에 푹 박은다음 팔짱을 끼고 고개를 설래설래 젓는 청년, 한숨을 쉬던 그는 주머니에서 초콜렛을 꺼내더니만 입에 넣었다, 그런 모습을 지켜보던 대장 마리사는 점점 화가 치밀어오르기 시작했다, 자신들을 철저히 무시하는 태도, 윳쿠리들의 화가 폭발하려는 순간이었다.
- 툭
갑자기 바닥에 떨어진 물건을 쳐다보는 대장 게스 마리사, 흔히 입에 물고 상대를 공격하는 녹슨 못이나 나뭇가지와는 다르게 생긴, 무려 송곳이었다. 반짝반짝 빛나고 윤기가 나는 그것을 물끄러미 보던 대장 게스 마리사는 입에 물고는 으름장을 놨다.
"뭐냐 그건 또?"
"빨리 그 달콤달콤씨를 바치지 않으면 혼쭐난다제!"
"얘들아 그만 됬고 일 계속하자! 윳쿠리 건드리지 않게 조심해!"
"닥치라제!!!!!!!!!!!!"
그 장면을 캠코더로 모두 찍고있는 다른 초딩, 입에 날카로운 송곳을 물고있던 대장 게스 마리사는 거리낌 없이, 평소에 다른 어린이들에게 찌르던 대로 찔러버렸다, 그리고 청년은 송곳에 찔리자 마자 비명을 지르면서 뒤로 넘어졌다, 아무리 윳쿠리라지만 날카로운 송곳으로 찔리게 된다면 위험하다!
"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형!"
"형 괜찮아?"
"아오 저 씨발 윳쿠리새끼가!"
캠코더를 집어던지고 청년에게 달려간 초딩들, 눈앞에서 사람이, 그것도 게스 윳쿠리에게 날카로운 송곳으로 정강이를 찔렸다, 화가 나지 않으면 사람도 아닌 일일것이다, 이미 포위한 상태나 다름없는 초딩들은 근처에 있는 윳쿠리들부터 공격하기 시작했다.
"다들 머리장식만 빼앗아!"
"맞아! 윳쿠리를 죽이면 안되!"
"느! 앨리스의 도시파적인 머리장식이!"
"모르게써! 어째서 가져가는거야!"
초딩들은 단순히 짓밟는것으로 윳쿠리를 빠짐없이 잡는건 불가능 하다는것을 이미 알고있었다, 아니 청년이 알려줬다. 대신 윳쿠리의 머리장식을 빼앗아서 비닐봉투 속에다 넣는다면? 윳쿠리들은 순식간에 패닉상태에 빠져서는 허둥지둥 거렸다.
"마리사님의 모자를 돌려주라제!"
"야 레이무종은 뺏지 말고 찍어버려!"
"느갸아아아악 아파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개중에 몇몇 윳쿠리는 나뭇가지나 녹슨 못을 들고 저항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날카로운 집게와 단단한 플라스틱 빗자루로 무장한 초딩들에게는 효과가 없는 것이었다. 바닥에 붙은 단단한 쓰레기들을 줍기 위해서 미화원용 집게는 꽤 날카롭게 갈려져 있었고 그것에 스치기만 해도 윳쿠리들은 팥소를 내뿜으면서 죽어갔다.
이미 준비된 상황에서 포위된 윳쿠리들, 윳쿠리들은 그나마 안전한 위쪽으로 도망치려고 했지만 반대편에서도 초딩들이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었다. 애초에 작전을 짜고 포위를 한 상태여서 달아날만한 윳쿠리는 없었다.
정확히는 달아나더라도 머리장식을 이미 빼앗긴 상태라서 달아날 수 조차 없었지만!
"느갸아아아악 모르게써어어어어어어어!"
"모두 느긋하지 못하게 도망쳐요!"
"어째서 이쪽에도 있는거야아아아아아아!"
"뿌꾹! 레이무를 건드리면 큰일날꺼라구!"
서서히 포위되서 한덩어리로 뭉치는 윳쿠리들, 태반은 머리장식이 없어졌고 몇몇 윳쿠리는 날카로운 집게에 찢기거나 빗자루에 맞아서 엉망이 되어있었다, 그러나 죽은 윳쿠리는 그리 많지 않았다.
"으으으으으으으아아아아악!"
"형 괜찮아요?"
"다친것도 아닌데 그리 소리지르지 마세요."
"시끄러 사람들 보고있을지도 몰라, 으아아아아악!"
미리 차고있던 축구용 정강이 보호대를 슬쩍 빼내서 땅속으로 쑤셔넣는 청년, 얇은 고무 장화속은 사실 철저하게 보호 된 상태였고, 날카로운 송곳도 주머니에서 떨군 것이다. 그렇다면 그 캠코더는? 역시 철저하게 의도된 상황이었다. 거기다가 그럴싸한 가짜 피 역할을 하는 선지로 장화 안을 물들였다.
즉 이 청년은 자신이 저지른 짓이 어떠한 사람에게 발각되든지 간에 철저하게 피해를 입지 않도록 준비해둔 것이다!
"느으! 레이무의 머리장식 돌려줘!"
"현자 파츄리의 모자가아아아아아아아!"
"느그타지 못하게 모자를 돌려져어어어어어!"
"모자를 돌려달라제에에에!"
이윽고 윳쿠리들의 둥지가 파해쳐졌고 새끼들의 머리장식마저 모조리 수거되어서 비닐봉투 속에 담겨졌다, 반항하는 윳쿠리들도 머리장식이 비닐봉투 속에 들어가자 거의 애원하다 시피 하면서 달라붙었다, 그런 윳쿠리들도 모두 발길질에 뒹굴면서 떨어졌지만 말이다. 초딩들은 이제 머리장식을 담은 비닐봉투의 위를 잡고 뱅뱅 돌린다음 강물로 휙 던져버렸다.
"마리사의 모자가아아아아아아!"
"데이부의 리보니이이이이이이!"
"어째서 그러능거야! 모르게써!"
머리장식을 모두 빼앗겨서 엉엉 울고있는 윳쿠리들은 물 위로 서서히 퍼져나가는 자신들의 머리장식을 보면서 어쩔 줄 몰라 물가에서 서성거렸다. 그리고 그 뒤에서 초딩들의 발길질이 시작됬다.
"느뷰아아아아아아악!"
"느긋하게 그망도오오오오오오오!"
"뭇큐우우우우우우우!"
각종 절규를 내뱉으면서 물로 다이빙하는 윳쿠리들, 순식간에 살아남은 머리장식 없는 윳쿠리들중 태반이 물속으로 빠져버렸고, 그나마 정신을 차린 윳쿠리들은 도망쳤지만 머리장식이 없는 윳쿠리들의 마지막은 비참하다, 동족에게서도 버림받고 자신감도 상실하고 번식조차도 하지 못하는, 최저의 윳쿠리가 되는 것이다.
일처리가 끝나자 사람들이 와서 웅성대기 시작했다, 그 소란을 보고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을리가 없었다. 그리고 청년은 절뚝거리면서 '내일 해명해드릴테니 다 알아서 해주세요'라고 말하고는 사라졌고 초딩들도 힘좀 썼다면서 손을 털고는 알아서 해산헀다.
초딩들에겐 적어도 이번 일이, 손해를 보지 않고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 하려는 인간의 표본을 보여준 매우 좋지 않은 계기가 된 것 같았다.
<다음날, 애호파 사무실>
"저 저저저저저 이것좀 보세요?!"
"뭐야, 우리동네잖아?"
인터넷 유명 동영상 사이트인 Ya-tube에는 이상한 동영상이 올라와 있었다. 분명 자신들이 있는 동네의 한 구역, 요즘 윳쿠리들이 이상하게 날뛴다는 신고가 들어와서 자신들이 무마하는 구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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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냐 그건 또?"
"빨리 그 달콤달콤씨를 바치지 않으면 혼쭐난다제!"
"얘들아 그만 됬고 일 계속하자! 윳쿠리 건드리지 않게 조심해!"
"닥치라제!!!!!!!!!!!!"
말싸움을 하다말고 땅에 있는 날카로운 송곳을 물고 거침없이 청년의 정강이를 찌르는 윳쿠리 마리사, 청년은 뒤로 벌러덩 넘어졌다!
"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형!"
"형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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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로 영상은 끊겨버렸다. 그리고는 잠시 뒤 청년이 자신의 정강이를 보여주면서 말을 이었다
"세상에 이런 윳쿠리가 어디있습니까? 초등학생들이 봉사활동을 나간다기에 기특한 마음을 가지고 있어서 제가 손수 인도했습니다, 저는 애호파 여러분들의 주장을 믿고있었습니다만 이렇게 배신당했습니다, 보세요, 제 정강이를!"
정강이에는 대략 50원짜리 동전 절반만한 상처자국이 나 있었다, 그리고는 청년의 말이 이어졌다.
"선량하고 착한 윳쿠리의 자기방어 때문에, 아니 자기 방어도 아니라 사람에게서 물건을 뜯어먹으려는 욕심 때문에 저는 전치 3주의 부상을 입었습니다, 이게 말이나 됩니까? 전 정말 억울합니다! 저같은 건장한 청년이 이정도의 부상을 입을 정도인데, 평소에 당하고 살던 학생들은 얼마나 심한 부상을 입었겠습니까!"
열변을 토하는 청년을 보면서 어안이 벙벙한 애호파 관계자들, 그러나 그들의 시선은 무려 4800개나 달려있는 리플, 그것도 동영상 업로드 시간을 고려해볼때 4시간만에 일어난 일이었다. 리플의 태반은 윳쿠리에 대한 욕설과 비방으로, 그리고 청년에 대한 동정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저기! 부장님?"
"왜애, 지금 이 문제의 동영상 보고있어."
"그 그게아니라 디 디시 아웃사이드에서!"
"뭐어?!"
애호파 관련 홈페이지에 엄청난 트래픽과 무지막지한 글폭탄들 리플폭격이 쏟아졌다, 평소 공격적이고 과격하며 물불안가리는, 좋게 말해서 찌질이고 나쁘게 말해서 잉여들의 집단인 디시 아웃사이드에서 무지막지한 공격을 나선것이다.
<병신크리를 부상입힌 살인윳쿠리 제조공장이 여기인가여>
<엘롯기엘롯기엘롯기 신나는윳쿠리!>
<나 오늘 윳쿠리에게 끔찍하게 살해당할뻔했다>
<윳쿠리가 만일 통속에 든 뇌라면?>
<윳쿠리에게 살해당하는거 탄성때문에 안되지 않음>
순식간에 도배당하는 게시판과 리플들, 그 청년은 디시 아웃사이드에서 유명인사이자 게시판 테러 혐오 태그의 선구주자인 '병신크리'라는 존재였던 것이다. 그리고 그의 모습을 본 수많은 사람들이 일제히 테러에 나선 것. 사태를 수습 할 길은 없어보였다.
결국 애호파 지부는 상당수 축소당했고, 윳쿠리 학대파들이 발벗고 나서는 계기가 되었다, 디시 아웃사이드는 윳쿠리 학대를 대놓고 강조하지는 않지만 실제 성향으로 미루어 볼 때 다수의 학대파가 존재하는 곳이어서 인터넷에서 그곳의 입지가 더 부각되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으나...
모든 구린 일에는 흔적이 남아있는 법, 애호파중 한명이 그당시 일에 참가했던 초딩들을 구워삶아서 다음과 같은 증언을 포착했다.
"아 사실? 그거 저희 봉사활동 아니긴 했어요."
"그치그치~ 우리 모두 윳쿠리 때려잡으로 간거에요."
"그 형 정강이에 보호대 찼던데요?"
애초에 문화상품권에 홱홱 돌아가는 초딩들의 신경을 다스릴 길은 없었다, 결정적이라기 힘들지만 - 뇌물이 있었으니 - 대략적인 증거를 잡은 애호파 일동은 청년의 집 앞에서 팔짱을 끼고 대기하고 있었다. 그리고 문이 열리고 청년이 터덜터덜 밖으로 걸어나왔다.
"야 이 시발새꺄!"
"그거 다 조작이라매?"
"아오 너 나랑 말좀하자."
그러나 청년은 퀭한 눈으로 그들을 쳐다보더니 입을 서서히 열었다.
"다들 비켜주세요, 혼자 가고 싶습니다."
"뭐? 야 야 야이새꺄! 너때문에 몇명이!???"
주머니에서 '논산훈련소'행 기차표를 보여주는 청년, 대부분이 군필자였던 그들은 움찔거리면서 물러났고, 청년은 터덜터덜 걸어가더니만 이발소로 들어갔다, 그리고 잠시 뒤. 7mm로 삭발한 청년이 문 밖으로 나왔다.
"어이 이봐 당신말이야."
"군대갑니다, 됐습니까? 막으려면 막으세요."
증거도 확실하지 않고 그저 심증만 있는 상태에서 으름장을 놓으려고 했던 그들은, 군대라는 절대적인 절망 앞에 놓여있는 청년을 보더니만 하나둘씩 집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청년은 혼자서 택시를 타더니만 논산 훈련소로 향하는 기차에 몸을 실었다.....
<끝은 아닙니다?>
양이 좀 길어진 감이 있었습니다만 1~2화를 합친거라서 말이죠
시간은 빠르게 흘러간다
짧다면 짧은 1개월의 시간, 한 청년이 남기고 간 사건은 사회에 많은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애호파에서 초딩들을 구워삶아서 청년을 압박하려고 했던 일도 그의 군입대로 인해서 물거품이 되버렸고,
그사이 속칭 '도시 윳쿠리의 인간 공격 동영상'은 세계로 퍼져나갔다.
몇몇 신문에서는 이 사건을 중점 보도하였으며, 어린아이를 가지고 있는 부모는 흉기를 들고 있는 윳쿠리들이 사람을 공격한다는 사실에 놀라서 전면 학대파로 돌아선 사람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게다가 수험 스트레스와 기타 경쟁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으로 운동도 되고 사회에도 도움이 되는 윳쿠리 학대를 선택하는 학생들도 많아졌다. 자연스레 애호파들의 성향도 위축되었으며, 심지어 지원금이 끊겨서 문을 닫는 구역까지도 늘어났다.
이러한 상황을 반영하듯, 각 공공기관에서는 '도시조수 유해대책반'이라는 곳을 편성하기에 이르렀고, 각 대학 농과대학을 나온 야생조수, 즉 윳쿠리에 대한 지식이 해박한 공무원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그리고 정확히 그 청년이 군대를 향한지 28일이 되는 날 오후 늦게. 골목에는 기쁨에 찬 환호성이 들렸다.
"내가 돌아왔다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다음 날, 구청>
"안녕하십니까 청장님, 오늘부로 여기서 근무를 하게 된 김공익입니다."
"그래. 여기서 2년간 일하게 됬는데 앞으로 일 열심히 해주게나."
구청장에게 인사를 하고 돌아나오는 청년, 그는 군대를 가긴 갔지만 28일의 공익근무 훈련만을 받고 돌아온 선택받은4%, 꿈의 4급, 한마디로 공익근무요원이었다. 그것도 무려 구청 환경과, 공익의 5대 무덤 중 하나에 빠지게 된 것이다.
(공익의 5대 무덤 - 난이도로 따지자면 상근보다 빡세고 현역 땡보보다는 좀 아래인 공익으로, 산 타고다니는 산림청 공익, 출퇴근의 지옥 거대 지하철 환승역 공익, 그 지방의 택배와 우편물이 모두 모이는 우편집중국 공익, 장애인 복지시설 공익, 마지막으로 구청급의 거대 관공소 외부업무 공익)
"오늘부터 여기서 근무를 하게됬다니, 거 참 뭐라 할지 모르겠군."
한달하고도 좀 전에 만났을때와는 확 다른, 체중이 10kg은 빠진것같은 환경과장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이야기를 듣자하니 애호파측에서 '강변 윳쿠리의 몰살 방조'라는 명목으로 명분도 없이 시위를 한 데다가 거의 린치에 가까운 수준의 압박을 가한 형편이었다, 국가에서 나름 안전을 보장해주고 업무량이 그리 많지 않은 공무원이 아니라면 관뒀을만한 상황이었으리라. 눈 앞에 벌어진 사태에 0.1초간 묵념을 한 김공익은 활짝 웃으며 맞이했다.
"오랜간만입니다 과장님, 그간 안녕하시지 못한 듯 하네요."
"뭐 애호파인지 나발인지 모르지만, 안녕하지 못한건 맞다네. 여하튼 자네가 여기 배치되었으니 난 자네 관리자야, 그리고 관리자로서 자네가 해야 할 일에 대해서 이야기 해주겠네."
"대략적으로는 알고 있습니다, 환경과 소속 공익중에 가장 빡센 도시 해수 구제과에 들어갈꺼라면서요?"
"그렇다면야 하는일도 대충 알고있겠군, 자네 참 착실한 사람인데 그런곳으로 빠지다니 안됬어."
"현역보다야 빡세겠습니까? 그리고 어차피 해야 할 일이기도 했지요."
"응? 해야 할 일이었다고?"
"제가 K대학 농과대학에 다니고 있죠, 응용생물학과 윳쿠리 학부라서 윳쿠리 관련 지식은 필수에요. 안그래도 현장실습 내용을 공익기간에 충당 가능하다는 일이 와서 4학점은 벌게 생겼더군요."
"그러면 일에 도움이 되겠네? 일단 자세한 이야기는 나중에 하도록 하고, 저기 경리한테 가서 구체적인 사항을 듣게나, 의복이 어제 도착해 있던데?"
"의복이라구요? 국내 최초로 유해조수 구제공익다운 옷이라아~"
경리에게 상자를 받더니만 즉시 뜯는 김공익, 공익복은 그야말로 호화찬란한 색, 보라색 카라 티셔츠에 어께에는 노란색으로 '환경미화공익'이라는 딱지가 붙어있었고, 바지는 검은색의 기지바지와 일반 면바지의 중간체쯤 되는 괴상한 재질의 바지, 거기다가 활동화는 10년전에나 유행했을법한 거대한 에어가 뒷창에 박혀있고 플라스틱 코팅으로 괜시리 반짝거리게 만든 녀석이었다.
"흐어 말이 안나오네."
"제작년 내부 서류보조 공익분들보다는 나으신거에요, 그분들은 모시메리 비스무리한 하복이 나와서 근무중에 땀이 질질 흐르고 겨드랑이는 다 까져서 고생을 많이했죠. 신발로는 뭔 통구두가 왔는
지 보는 사람이 웃음이 나오더라구요"
"차라리 동사무소 상근처럼 군복을 입고 복무하는게 낫겠네요, 이거입고 밖을 돌아다녀야 하는거죠?"
"아마 맞을꺼에요, 다음주 월요일부터 해수구제과 공익 전원 교육이 있으니 꼭 참석하셔야 하구요. 장소는 XX구 XX동 XX 컨벤션홀이에요, 일주일 과정입니다.
"그래요? 그러면 더 할 이야기는 있으신가요?"
"공익 근무요원 안내책자 읽어보시고, 오늘은 뭐 준비된것도 없고 담당직원분도 다음주의 교육 끝난 다음에야 오신다고 하니까 나가서 점심이나 드시고 오세요."
"아 벌써 점심시간이 다됬네요? 12시부터 1시까지죠?"
"네, 적당히 드시고 들어오세요, 늦으면 안되요~"
걸어서 15분 거리에 있는 그의 집, 집에 도착해서 잽싸게 밥을 먹은 김공익은 자신이 있던 K대학교로 향했다.
"야 김공익, 너 군대간다며?"
"뭐 공익이에요, 형 근데 이 목록에 있는 약품 좀 얻어올 수 있을까요?"
과사무실에 있던 조교는 그가 건네준 목록을 유심히 살펴보더니만 피식 웃었다.
"집에서도 실험하려고? 공익하면서 논문 써도 된다는데 그게 사실이었나 보지?"
"여러가지 목적이 있죠, 그 약품들 판매처가 한정되어 있어서 그렇지 전부 일반 실험용품이라서 서류에 한줄만 추가하면 얻어올 수 있잖아요."
"안그래도 재고가 남았는데 한통씩 가져가라, 그나저나 근무지가 어디냐?"
"XX구 환경과 유해조수 구제반요, 윳쿠리를 지겹게 보게 될 것 같아요."
"그래? 그러면 윳쿠리 조사 데이터좀 얻어올 수 있을까? 우리 교수님 연구논문 써야되는데 도시 윳쿠리에 대한 상세한 데이터가 필요해서 말이야. 일반공개 되는것보다 더 빠르게 현재 상황을 알 수 있다면 좋지."
"일단 가능하면 해드릴께요, 그러면 나중에 뵙죠. 수고하세요~"
연구실을 나온 김공익은 바로 구청으로 향했다, 일주일간 내부에서 임시 서무보조로 활동하다가 다음주에 있을 근무교육을 받고 현장 활동에 나선다는 것을 기초로 한 이야기를 듣고 서무보조에 들어갔다.
<다음주>
"각 기관의 유해조수 구제공익들이 오셨으니 강의를 시작하겠습니다. 현재 도시 내의 유해조수중 가장..."
일하는곳이 여기니 만큼 강의내용이 그대로 나올것이 뻔하기에 수면욕구를 충족시키는 시간으로 삼았다. 지방에서 내려온 공익들은 인근 숙소를 빌려 잠을자야 하고 식사도 죄다 인근에서 때워야
하니 제대로 먹고 쉴 수 있을리 만무하고, 도시에 있는 공익들은 노느라 정신이 없어서 피곤하니 그야말로 수면실을 방불케 하는 분위기. 애초에 강의하는 사람의 의욕도 없는 상황이었으니...
그렇게 일주일의 시간이 흐르고, 3주차부터 본격적인 업무가 시작되었다.
"아~ 반갑네, 김공익이라고 했나? 오늘부터 유해 조수 구제 담당공무원인 최말년일세, 자네같이 듬직한 사람과 일을 같이하다니 참 행운이구만."
"반갑습니다 최 주사보님. 그나저나 저희 업무구역이 어떻게 되죠?"
"여기 지도를 보면 알 수 있지."
"으악!"
"꽤 넓지? 한번에 다 하는건 아니고 대략 2주일에 걸쳐서 전부 도는거라네."
"이거 골목이랑 블록마다 죄다 살피는거죠?"
"그렇지."
"하루에 대략 10km 이상 걸어다녀야 겠군요, 주사보님은 괜찮으시겠습니까?"
"아니 내가 왜돌아?"
"네?"
"난 서류업무 하고 네가 돌면서 윳쿠리 개체 조사를 하는거지."
"네에?! 아니 같이 안도시면 제가 서류와 증거자료를 막 조작해서 윳쿠리 개체수가 적거나 없다고 이야기하면서 구제작업을 못하게 하면 어찌 하시려구요?"
"민원이 들어올경우 네가 덤테기 쓰는거지, 자료 허위기재로."
"..................."
"나도 그리 매정한 사람은 아니니까, 일일히 적어두지 않게 윳쿠리 개체수 체크를 위해서 디지털 카메라를 하나 마련 해 놨지. 용량 걱정없이 마음껏 찍어두라고. 이정도면 할만하겠나?"
"방법은요?"
"서류에 나와있네, 블록을 돌면서 윳쿠리가 존재하는지 유무를 파악해서 보이는 개체 전체를 기록한다. 뭐, 여기보면 하나하나 블록을 꼼꼼히 살피라고 했는데 대충 해도 될것같아. 어차피 윳쿠리 개
체수가 많아지면 밖으로 먹이를 구하러 나오는 형편이니 대로변으로 한번씩만 지나다니면 될 듯 한데말이지."
".......끄응... 후임이 빨리 들어와야 하는데 말이죠."
"자, 시작이다! 오늘은 내가 같이 돌아주지. 대신 오늘만이야."
"알겠습니다아~"
빡세다는건 알고있었지만 걷는것이라면 자신있었던 김공익인지라 군말없이 걸어가고 있었다. 그러나...
부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
"스쿠터 타고다니십니까? 출퇴근도 그걸로 하세요?"
"기름값 아끼려고, 태워줘?"
"됬습니다!"
옆에서 스쿠터를 타고 빨빨거리면서 따라오는 40대 아저씨를 보게 된 김공익은 툴툴거리면서도 골목 구석구석을 살피며 윳쿠리를 확인하고 있었다. 그런 그의 눈에 한 골목근처의 자판기를 점거하고 사람들을 위협하는 (그래봤자 갓난아기도 위험하지 않겠지만) 윳쿠리 가족이 보였다.
"느느~ 달콤달콤씨를 달라구~ 느후!"
"달콤달콤씨를 내놓으라규!"
"그러치 아느면 쓴 맛을 볼꺼라구!"
길쭉한 몸과 입꼬리가 말려 올라간 입, 레이무종의 게스 변종인 데이부종 가족이 눈 앞에 보였다. 짜증나는 면상을 보던 김공익은 머리에 힘줄이 돋아올랐고, 증거확보를 위해서 사진을 찍고 짓밟으려는 찰나, 스쿠터에 타고있던 주사보의 목소리가 그의 움직임을 막았다.
"안돼 임마! 윳쿠리를 함부로 해치지 마!"
"어째서요, 이놈들 죄다 데이부종인데!"
"법적 근거가 있어야지만 해치는게 가능해. 윳쿠리 숫자가 일정숫자 이하라면 오히려 기존 윳쿠리들의 텃세로 다른 윳쿠리의 번식이 힘들어지니까 안죽이는게 났다. 특히나 데이부나 게스마리사 같은 게스종의 경우는 다른 종의 번식을 저해하기 때문에 차라리 났다는 연구보고도 있어."
"에~ 이런 소규모 번식환경에서 게스의 텃세가 윳쿠리 개체수 증가를 억제한다는 보고도 있긴 하죠, 일단 나중에 정리해보죠."
일단 데이부 가족들을 무시하고 다음 골목을 보니 이번에는 게스 마리사 가족들이 있었다. 물론 상태가 영 좋지 않은걸로 봐서는 사람들에게 습격을 당한 듯 했지만 여전히 그 건방진 태도는 버리지 않았다.
"거기 부하들! 이몸을 치료해준다제! 눈앞이 안보인다제!"
"4마리쯤 있었나?"
저부가 불태워지고 눈알이 뽑힌 게스마리사와 그 주변에 있는 팥소 파편들, 아무래도 동네 양아치들에게 잘못 걸린듯 한 분위기였다. 그의 뛰어난(?) 학대 경력으로 미루어 볼 때 저부를 저렇게 꼼꼼히 불태우는건 양아치나 정통 학대파만 가능한 것! 거기다가 소양있는 학대파는 저렇게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고로 양아치들이 한 것이라고 조사가 가능하지만 저게 뭔 상관이란 말인가? 사진을 찍고 게스마리사 가족이라고 적어놓고는 다음구역으로 갔다.
"바리쟈의 마무마무 정말 조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느갸아아아아아악 살려도오오오오오오오오!"
"먀마오도아오다아도아조오오오오오오오!"
레이퍼 엘리스 무리가 잘 살고있던 윳쿠리 가족들을 덮쳐서 마구 강간하고 있었다. 그 짜증나는 광경을 카메라로 찍은 다음 옆에 스쿠터를 타고있는 공무원을 돌아 본 김공익, 그는 눈쌀을 찌푸리더니만 말했다.
"민원들어오겠다, 처리해!"
"좀 움직이시지 좀!"
"언능 안움직이냐!?"
"네에!"
레이퍼 엘리스 무리에 끼어들어서 순식간에 능숙한 솜씨로 윳쿠리들을 해산시키고는 앨리스종의 페니페니를 손톱으로 똑똑 뜯어버리는 김공익, 윳쿠리의 정자팥소가 묻어있는 손을 근처 수도꼭지에서 씻고 밖으로 나왔다. 머리에 줄기가 잔뜩 달린 윳쿠리 가족들의 신음소리와 페니페니를 뜯겨버린 레이퍼들의 비명소리가 울려퍼졌지만 다른사람 보는앞에서 학대를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짜증이 가득 담긴 표정으로 밖으로 걸어나왔는데...
"아니 왜 윳쿠리들을 학대합니까?"
"앞뒤 사정이나 보고 이야기하세요, 레이퍼 앨리스들이 일반 윳쿠리들을 강간하길래 지금 공익 요원 시켜서 일을 정리하게 만든거잖아요!"
"그런데 저렇게 비명을 지릅니까? 치료도 안하고?"
"그런 예산이나 주고 말하시죠 당신들, 어 김공익 어서 가지?"
몇명의 청년들과 입씨름을 벌이고 있는 공무원, 아마 골목에서 울려퍼지는 비명을 듣고 달려 온 극렬 애호파들인것 같았다. 그리고 그 중 한명은... 예전에 김공익의 집까지 찾아와서 시비를 건 애호파였다.
"어라 너! 너 군대간다고 하지 않았냐? 이새끼 왜 여기있어?"
"이새끼가 아니라 김 공익입니다만?"
"어디가 병신이라서 공익을 갔다온거냐?"
"니는 어디갔다왔길래 그렇게 잘난척이냐?"
"어이 둘다 그만하게나, 우리 지금 윳쿠리 생태 체크중이야."
"시끄러워요, 공무집해 방해건 나발이건. 이 국가공인 병신새꺄, 난 2급으로 현역갔다왔다. 꼬우면 니도 병신 벗고 현역가던가?"
"미안 2급 열등아 새꺄, 난 1급떴는데 할아버지가 좀 잘나가시는 분이라서 공익왔다. 꼬우면 니새끼도 부모 잘만나고 좋은집안에서 태어나던가."
"뭐? 부모를 잘만나? 이 개 XXX가! 씨발놈아 병역비리냐?"
"비리던 아니던 간에 까려면 까시던가."
"못깔줄 알아 씹새야? 조둥아리 다물어라? 어?"
그러나 김공익은 다리를 적당히 벌리고, 등 뒤에는 스티로폼 쓰레기를 등진다음 턱을 쭉 내밀고 입을 벌렸다, 그리고 목은 뒤로 젖혀서 혹여나 일어날 사고를 대비한 자세로 있었다. 그리고 그의 입에서는
"까봐 X새꺄, 공무집행방해에 공무원 폭행죄까지 덤테기로 쓸꺼다."
"이 이 이 이 씨바..."
"까라고 X새꺄, 내가 지금 맞으면 이빨 너댓개는 뽑히고 턱관절도 나가는거 알지? 한 3천만원쯤 있냐? 집안 좋으면 까던가?"
"야 관둬라, 저새끼 존나 독종이다."
"그만 들어가라고, 그리고 김공익 자네 그 태도가 뭔가?"
"최 주사보님, 저는 애호파라는 사람들의 취향을 존중해주고 싶습니다, 하지만."
"하지만?"
"하지만?"
"하지마안?!"
"저런 앞뒤도 안가리고 윳쿠리를 사랑한다고 다른사람의 불편을 초래하고 날뛰는 진짜 애호파가 아닌 극렬 병신들을 인정해줄수는 없네요, 이 병신들아. 하루하루 밥쳐먹고 똥만싸는 기계새끼들."
"야 이 개새꺄!"
"이야기 안끝났어
윳쿠리가 귀여워요???
윳쿠리 존나 사랑해서 월급 다 꼬라박고 애호셋트 만들어서 양산되는 게스새끼 오냐오냐 사랑해주면 좋은건가요???
하루 12시간 윳쿠리 사랑하면서 꼬시려고 서킹하면 윳쿠리가 대주던가요???
기껏해야 수명이 2년 좀 넘어가는 윳쿠리들이랑 마음이 맞았느니 영원한 친구느니 하면서 가식떨고 자랑하면 좋나요???
500원짜리 동전만한 은빛뱃지 달아준다고 아이큐40짜리 윳쿠리 몇시간씩 교육시키면 좋아요???
애들만 많이 낳는다 뿐이지 하나같이 그나물에 그밥인 붕어빵들이 뭐가달라요???
의미없이 먹여주고 재워주는 애호파가 재밌어요???
공장에 물건찍듯이 생산되는 애완윳쿠리 가지고 다르다고 자랑하는게 재밌어요???
말만 애완용이지 야생종이랑 하나도 다르지 않은 윳쿠리가 귀여워요???
애호인원 많아보일려고 애호파 홈페이지에 사람이 아니라 윳쿠리로 중복기재 허용하면서 회원 1000에 윳쿠리 6000마리면 존나 많아보이나요???
다른 애완동물은 말도못한다고 까고 윳쿠리는 말한다고 우월하다고 하는데. 3일만 지나면 주인 잊어쳐먹고 활동력도 없는 윳쿠리 기르는게 재밌나요???
성깔드러운 데이부, 짜증나는 게스마리사, 레이퍼 앨리스 삼종셋트가 모인 윳쿠리 일반종이 귀여워요???
돈없어서 일반종 사들인주제에 개념있다고 자랑하면서 희귀종 윳쿠리 보면서 침 질질흘리면 그게 돈없는 새끼들의 가식이지 뭔가요???
뭘 위한 애호에요???
다른사람 민폐끼치면서 윳쿠리 관련회사에 돈 꼬라박아가면서 왜 애호활동 하는건가요???
말하는 만쥬새끼 기르면 내 자신이 수준높아지는 것처럼 느끼는건가요???
키워놓고 애새끼 싸지르면 뭔 재미로 하는거죠???
하루 10시간 8개월동안 길러서 게스새끼 양산하는 주제에 사람 무시하고 자기들끼리만 딸치면 좋냐구요.
씨발놈들아 그러니까 좀 닥쳐!!!!!!!!!!!!!!!!!!!!!!!!!!!!!!!!!!!!!!!!"
미친듯이 달려들려는 애호파와 그를 말리는 다른 청년들, 결국 그 사태는 주변 사람들의 신고로 경찰이 오고서야 겨우 끝날 수 있었다. 늦게나마 일을 끝마치고 들어가자 진이 다 빠졌는지 자리에 털푸덕 주저앉은 김공익. 그런 그의 앞에 최 주사보가 서있었다.
"김공익, 오늘 수고했네."
"저야말로 할 말입니다, 그나저나 문제를 일으켜서 대단히 죄송합니다."
"아냐, 안그래도 내가 하고싶은 말이기도 했는걸. 정말 통쾌한 말이었어."
"근데 오늘 통계자료가 어떻게 되죠?"
"음.. 보자, 27개 블록을 조사해서 총 윳쿠리 숫자는 529마리. 그중 데이부를 비롯한 게스종은 189마리라... 사태가 심각한걸."
"통계학적으로 게스윳쿠리의 수치가 무리의 10%이상이면 윳쿠리 무리 전체가 게스에 물들게 됩니다. 소규모로 떨어진 무리들이지만 각자가 교류해서 영향을 받는건 순식간이죠, 조만간 예전의 강변사태처럼 인간을 향한 공격이 일어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때의 게스 윳쿠리 비율 추정치는 60%정도였죠."
"역시 윳쿠리 관련학과라서 잘 알고있군. 그러면 위쪽에 보고서를 제출해보지. 지금 5시인데 고생 많이했어, 탈의실에 들어가서 좀 쉬게나."
방 안에 들어가서 히죽히죽 웃는 김공익, 그는 주머니 안에 있던 갈색 알약들을 만져보고는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그것은 대학 실험실에서 얻어온 '윳쿠리 형질 표현제' 주변 환경에 따라 영향을 받는 윳쿠리들의 형질을 더 가속시키는 것으로, 일종의 윳쿠리사이의 유전요소의 전달을 촉진시키는 약품이라고 볼 수 있다. 게스가 몇마리 있는 무리에 이것을 주면 다음에 태어나는 무리의 윳쿠리들은 게스의 성향을 가진 비율이 훨씬 더 높아지고 더 빠른시기에 게스가 된다. 그는 이미 2주일 전, 공익배치를 받은 시기부터 일주일간 이 약품을 자신의 담당구역의 골목골목 뿌려 둔 것이다.
"왜 뿌렸는지 물어보면 재미있으니까!"
김공익은 정확하게 윳쿠리를 싫어하지 않는다
그저 그는 극렬 애호파들이 싫었을 뿐이었으니까!
<계속됩니다>
빠가 까를 만드는 현상이 이래서 무서운거죠~
[둥글게둥글게~ 으앍! 둥글게둥글게~ 으앍!]
"으아아아아아아아앗!'
얼마전 디시 아웃사이드에서 다운받은 매우 경쾌한 동요 '둥글게 둥글게' [관련자료 http://gall.dcinside.com/list.php?id=hit&no=7234 ] 를 듣고 잠에서 깨어나는 김공익, 눈을 부비던 그는 시계를 보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제 공익생활 한달차를 막 찍었을 뿐인데 팔다리는 비쩍 타버리고 덩치좋던 그의 체중은 5kg 가까이 줄어들었다.
"빌어먹을 후임이 오던 누가 도와주던 해야지 나 혼자서 어찌 매일매일 꼬박꼬박 그것도 도심을 25km를 걸어다니냐고 썅! 이대로라면 말라서 뒈지겠네!"
시리얼에 우유를 부어서 먹어치우면서 투덜대는 김공익. 말이 하루 10km순찰이었지 실제 골목골목 뒤지면서 사진촬영까지 하니까 만보계로 측정 결과 최저 2만보 최대 3만보 이상! 먹고 씻고 대충 집안정리를 한 다음 문 밖으로 나서니 시간은 8시 10분.
느릿느릿느릿~하게 걸어서 시청까지 가니 딱 8시 50분, 출근시간을 엄수한 그는 간단하게 카드를 긁어서 출근표시를 하고는 옷을 갈아입었다. 남는 잉여옷감을 모아서 만든 공익근무복은 이미 물이 빠지고 올이 풀려서 볼품 없었지만 일단 근무지에 오면 근무복을 반드시 챙겨 입어야 하는것이다. 짜증을 내면서 어제 조사해뒀던 윳쿠리 자료를 정리 편집해서 올려놓는 그에게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으니...
"네 XX구 구청 환경과 근무 공익 김공익입니다."
"XX구 병무청 공익근무요원 담당직원인데요. 피복 문제때문에 전화를 드렸습니다."
"네? 아 드디어 이 옷 벗을 수 있겠네요!"
"가...아니라 업체에 문의를 해보니 군청색 옷감 재고가 없어서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지금 입고게시는 옷을 4벌을 준다던데요?"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여..여보세요? 김공익씨? 김공익씨?"
"왜 하필 그런걸 선택하세요! 으악 젠장 보라색 옷 입고 노는거 보기에도 안부끄럽나요? 그것도 정상적인게 아니라 몇번 빠니까 물이 빠져서 얼룩덜룩하고 모가지는 늘어나고! 올은 돌돌 풀리고!"
"제가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아무튼지간에 이야기는 나중에 하도록 하죠."
"여보세요! 여보세요! 왜 먼저 끊고 난리야!!!"
"어이 김공익, 일 안나가냐?"
전화기를 확 집어던지고 투덜대면서 밖으로 나가는 김공익, 볼썽사나운 옷을 입고 나간다는게 억울했는지 - 객관적으로 봐도 매우 억울하지만 -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걸어나갔다.
"느으~ 느으~ 느긋하게~ 있는~ 레이무에게~ 동전씨를~조오~"
"느그타게! 느그타게! 느그타게!"
"느긋하게 있으라구!!!"
"느긋하게 있으라구!!!"
[찰칵!]
시끄럽게 노래를 부르면서 구걸을 하다가 인사를 듣고 응답하는 윳쿠리를 찍는 김공익, 오늘 담당한 부분은 그나마 쉬운 곳이었기에 점심때는 농땡이를 좀 피울수도 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 열심히 사진을 찍고 위치를 체크하던 김공익에게 문자가 왔다.
"에? 이게 뭐지?"
<김교수 : 김공익군, 자네 XX구에서 공익근무한다는 소식 들었네. 시간이 된다면 바로 연락을 주게나.>
평소에 교수와 친분이 많던 김공익. 지금은 방학기간이고 김교수는 아마 별 하는일 없을테니 연구실에서 실험에 몰두하고 있을 터였다, 자연스레 핸드폰을 들고 전화를 날리는 김공익.
"에~ 안녕하세요 김교수님?"
"오 김공익아닌가? 바쁘지 않아?"
"윳쿠리 순찰도는중인데 잠깐 여유가 있습니다."
"그래? 그러면 오늘 오후 2시쯤에 내 연구실좀 방문할 수 있겠나? 한시간정도 할 말이 있는데 말이지."
잠시 생각해보던 그는 좋은 생각이 떠올랐는지 다시 입을 열었다.
"근무시간중인데 여유가 음... 아! 있겠군요, 그러면 제가 가보겠습니다."
"그래 고맙네. 근데 이 일은 좀 비밀로 해주게나."
"알겠습니다 교수님."
전화기를 닫은 김공익은 핸드폰으로 지도를 펼치더니만 여기저기를 짚어보면서 중얼거렸다.
"C-4구역 바로 옆이 대학교니까 순찰루트를 좀 변경해야겠군. 오늘 바쁘다 바뻐!"
천천히 걷던 걸음에서 갑자기 거의 경보로 발걸음을 바꾼 김공익. 그가 오늘 담당중인 B구역을 오전중에 다 정리해야지 C구역에 있는 대학교를 볼 명분이 생긴다. 거의 10km에 달하는 순찰루트를 한낮 태양볕 아래에서, 그것도 윳쿠리 사진을 일일히 찍으면서 순찰했더니만 온몸이 땀범벅이 되었다, 그런 김공익이 구청으로 들어가니 시간은 오전 12시를 가리켰다.
"에? 김공익씨 왜이리 땀을 흘리세요?"
"일 후딱 끝내고 샤워하게요!"
"저기 근무지 이탈이 되는거 아닌가요?"
"일단 B구역 다 마쳤으니까 할당량으로는 문제 없어요, 명목상으로는 C구역에 있는 우리집까지 순찰한다음에 샤워하고 해액! 해액! 들어올려구요. 가능하면 C-4구역까지 순찰 한번 해보고!"
"아... 그러시다면야, 대신 오후 5시까지는 오셔서 꼭 자료 정리하셔야 되요? 어제야 A구역 자체가 한번에 돌기에 긴곳이라서 아침에 와서 하는거 봐드렸지만 안된다구요."
"그거야 걱정 마세요."
<2시간 뒤>
"조금 늦었습니다!"
거의 광속에 가깝게 밥을 먹고, 씻고, 사진을 찍어가면서 도착한 김교수의 연구실. 문짝에 이상한 자국도 나있는걸 봐서는 심상치 않았다. 대체 무슨일이 일어난 것일까? 문을 열고 들어가니 주름살이 2배는 늘어난 김교수가망연자실하게 앉아있었다.
"기...김교수님?
"자네 왔나?"
분위기가 심상치 않은 연구실 안. 학생들은 불똥이 튈지 몰라서 안절부절 하지 못하고 있었다. 김교수는 그를 데리고 옆 방으로 들어가서 1:1 면담을 시작했다. 학창시절 김공익은 최소 학과생중 5등 이내에 들만큼 우수한 성적을 자랑하면서도 교우관계와 교수들과의 관계도 매우 좋았다. 그야말로 차기 학생회장으로 가장 적합한 인재! 그를 왜 부른것일까?
"그... 저를 부른게 무슨 일이신지요?"
"애새끼들좀 조져주게나."
"무슨 애들이길래 저를 부르신겁니까?"
"우리 외부 실험구역 망쳐놓은 애새끼들."
"혹시 외부 실험구역이라 하면 번식 억제 윳쿠리 말입니까?"
K대학교는 자연계열 최고수준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기존의 거세 윳쿠리나 번식 불가 윳쿠리가 아닌. 지속적인 번식을 할 경우 번식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속칭 '번식 억제 윳쿠리'를 개발중이었고 얼마전에 샘플이 나왔다.
번식 억제 윳쿠리는 윳쿠리의 생태 특성을 연구해서 나온 결과로서, 아무리 거세 윳쿠리나 번식 불가능 윳쿠리를 만들어낸다고 하더라도 일정 구역의 일정 숫자의 윳쿠리가 생겨나는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걸 역으로 생각해서 인간의 영역에 윳쿠리가 침범하지 못할 숫지로 줄여버리는 것이다.
"맞아. 최종 실험을 위해서 무려 2개월에 걸쳐서, 서울 인근의 적당한 크기의 산의 생태계를 사실상 상위포식자가 없도록 리셋해버리고 윳쿠리로 채워넣었지. 산 외부에는 윳쿠리의 탈출과 외부 포식자의 유입을 방지하기 위해서 인계철선을 깔아놨다네."
"근데 그걸 설마?"
"고딩새끼들이 술쳐먹고 오토바이 타고와서는 절단기 가지고 인계철선과 봉쇄용 쇠사슬을 뜯어버렸어! 추산 손해액만 하더라도 4천만원 이상이네. 국가적 프로젝트 하나를 병신새끼 셋이서 망가트려놨다고!!!"
절규하는 김교수, 그의 심정이 이해가 됬다. 무려 3개월간의 장기적 연구를 고딩새끼들이 망쳐놓은 것이다.
"아, 아니 그나저나 고등학생요???????"
"윳쿠리 실험이 무슨 731부대 실험인줄 알고 불법이 어쩌니 사회가 어쩌니 하면서 깝치던 또라이 새끼들이 들어온거야! 인근 경비업체에서는 산에 쓰레기 줏으로 봉사활동 왔다고 하더라고!"
"세상에..."
"내가 자네를 부른건 이유가 다 있지, 왜 불렀는지 아는가?"
"글쎄요 제가 공익이라서 시간이 남으니까?"
"아니."
"그러면 성격이 좋으니까?"
"아니."
"그러면 제가 성적이 좋으니까?"
"아니."
"고딩새끼들이 취한 계략이 제가 원본이라서요?"
"아니"
"제가 성격 드럽고 대가리 잘굴리고 계략에 능하니까?"
"당연하지."
자신의 모든것을 이미 파악한 김교수의 눈초리에 어쩔 줄 몰라하는 김공익이었다. 이 켄터키 할아버지가 자기 속을 다 파악하고 있었을줄은!!!
"내가 자네들 하는 짓거리며 성격 다 모르고 넘어가는줄 아나? 나만큼 잘 파악하는 사람도 없어, 특히 자네는 할거 안할거 다 가리고 이득 잘챙기고 남 속여먹고 등쳐먹기 매우 적합한 성격이니까."
"그...그건요."
"이런 일에 딱 적합하지, 얼마전에 조교한테서 형질 유도제와 번식 촉진제 가져갔지?"
"네."
"학술지에 나온 XX구 통계치 보니까 이상하게 높게 게스비율이 잡혀있더군. 사람들은 '극단애호파 구역의 실수'라면서 떠들고 있는데 아마 다음달 통계가 이런식으로 나오면 자네 곤란할껄?"
"어...어째서죠?"
"실제 극단애호파에 의한 윳쿠리의 무조건적인 보호가 이루어지는 구역은 수도권이 아니라 지방 대도시로 옮겨졌어. 서울에서는 위낙 극성부리다가 역으로 반작용에 밀려 사라진거지."
"......"
"아마 계속 같은짓을 반복했다면 자네 담당구역은 지금쯤 학회에 보고되고 악의적인 화학약품을 사용했는지에 대한 국가 감사대상이 됬을걸세. 정작 애호파는 사라진지 한달이 지나갔는데 계속 게스윳쿠리가 태어나니 뭐, 자네같은 경우는 위낙 머리가 좋으니 같은짓을 반복하지는 않을테니까 말이야."
설마 그런 어리석은 짓을 저지르진 않았겠지~ 하는 눈빛을 비추는 김교수, 그러나 김공익의 얼굴에는 식은땀이 가득했다.
"억제제 주세요."
"... 없어."
"으악 교수님! 저 오늘도 몇개 뿌리고 왔다구요!!!"
"그러면 내가 그 일은 무마시킬테니까 대신 내 부탁좀 들어주게나."
"고자되기 빼고는 다 들어드리겠습니다."
"그러면 고생좀 해야되는건 알겠지?"
"근데 어떻게 조져야 합니까? 줘패요? 그러면 저만 손해인데요?"
"다 방법이 있으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내가 자네를 부른거는 이 계획에 꼭 필요한 사람이기 때문이야."
<2주 뒤>
"아 젠장 우리가 왜 이딴짓을 해야하냐고!"
"사랑스러운 윳쿠리를 괴롭히는 매드 사이언티스트 연구소를 턴건데!"
"엄마한테 액시브도 압수당했어 아 XX!"
짜증을 내면서 툴툴대는 고딩 세마리. 무려 국가공인 생태연구구역을 망쳐놓고도 자기의 잘못이 뭔지 모르는, 자기 어머니조차도 안티카페를 만들만큼 병신력이 출중한 이시대의 피어나는 독버섯중 독버섯이고 병신중의 병신이었다.
그들이 애호의 길을 선택하게 된건 단지 명목상의 일, 부모라는 사람들이 '머리는 좋고 착한데 공부를 안하고 나쁜친구들과 어울려서' 양아치가 된 그들을 위해서 각종 대안책과 돈을 퍼붓고 인성교육을 하였다. 그런 스트레스로 인해서 더 반항적이 된 그들은 한가지 탈출구를 찾았는데... 무려 윳쿠리를 애완동물로 기르는 것이었다.
훈련이 잘된 윳쿠리는 거의 50만원을 호가하는 가격이다. 그러나 외형적으로는 윳쿠리는 거의 99% 판박이나 다름 없기때문에 같은종의 윳쿠리를 구분할 수 있는 일반인은 없다. 게스로 변한다면야 말투나 성격때문에 알아차리지만 그 외에라면 불가능에 가까운 것이다.
그들은 부모에게서 돈을 받은다음, 펫숍에서 싸구려로 파는 일반종 윳쿠리를 한마리 사고는. 인터넷 짝퉁매장에서 파는 가짜 은뱃지를 달고. 시중에서 30만원짜리인 은뱃지 윳쿠리라고 속이는 것이다. 그 자식에 그 부모랄까, 앞뒤도 안가리고 무려 '윳쿠리 애호' 라는 취미에 입문한 자식들이 대견했는지 알아보지도 않고 돈을 퍼부어주는 것이다. 윳쿠리 전용 샴푸라던지, 피부관리 파운데이션이라던지, 전용 사료라던지를 사라고 말이다. 물론 쓰라고 준것이고 사육 용품이니 최하급만 사서 쓰고 남은돈으로는 펑펑 놀아제끼는 시간이다.
그도 그럴것이 이녀석들이 사들이는 싸구려 윳쿠리 입장에서는 진짜 사육종들은 줘도 안먹을 최하급 사료도 진수성찬이고, 대충 분가루를 섞어 만든 대륙산 화장품도 몸에 좋아보인다. 씻은적이 없을테니 퐁퐁과 비슷한 레벨의 샴푸도 행복 그 자체, 그런 행복함에 몸서리치던 윳쿠리들은 슬슬 그 먹이에 익숙해지고 주인의 태도에 반항적이 될 무렵, 아무런 거리낌 없이 학대의 대상이 되고 운이 좋은 경우는 거리로 내던져져 버린다.
사실 윳쿠리야 썩어나고, 부모의 관심은 자신에게만 있지 윳쿠리에게 있지도 않으니 일석이조, 새 윳쿠리가 오고~ 또 잘먹여주고~ 돈은 받고~ 키워주고~ 반복에 반복을 거듭한다.
라는 생각으로 하루하루 이 좁아터진 나라에 잉여로운 에너지를 충만하게 했던 그들은 애호파 사이에서도 '가짜애호파'라니 하면서 따돌림을 받았지만. 애호파들도 바보는 아니었다, 그들에게 잔뜩 바람을 불어넣은 다음 무려 '스스로' 윳쿠리 학대구역을 쳐들어가게 한 것이다. 물론 극단적 애호파 측에서야 번식 못하는 윳쿠리를 만들어 생명을 우롱하는 것이지만. 장기적으로 보자면 서로에게 좋다는걸 생각조차도 하지 않고 있었다.
술도 먹여주고 깽판도 쳐주게 만들어줬으니 거하게 취한 그들의 앞에 보인것은 '윳쿠리 보호구역'이라고 쓰여진 팻말과 철망, 평소 성격 그대로 발휘해서는 근처에 떨어져 있던 '기름칠 된 멀쩡한 절단기'를 집어들고는 윳쿠리를 조지러 안으로 들어갔다.
몇마리 윳쿠리를 패죽이고 나오니 기다리는것은 수십대의 경찰차와 성난 경찰들. 어이없이 잡혀온 그들은 경찰서로, 다시 법원으로, 그리고 소년원의 임시 수감을 거쳐서 결국 엄청난 희생 - 부모들의 적금은 날아가고, 그들중 한명은 책임을 지고 옷을 벗었다 - 으로 풀려난 것이다. 물론 그 엄청난 희생도 전혀 뭔지는 모르지만 말이다.
그런 그들은 앞으로 다가올 무지막지한 재앙을 예측하지도 못하고 있었다.
5편까지 갈것같네요
예상보다 내용이 점점 더 길어집니다 ㅡ_ㅡ
"저부태우기!"
"눈알뽑기!"
"머리장식 찢어버리기!"
"느긋하게 서서히 뒈지라구!"
"느긋하게 있다가 뒈지라구!"
"느긋하게 천천히 뒈지라구!"
"느아아아아아악 오빠야드리 어째서 이러능거야아아아아아아아!"
"바리자의 머리장시기이이이이이이이이!"
"오빠야 안보여어어어어어어어어어!"
한낮 골목길에서 들려오는 윳쿠리의 비명, 세 양아치들은 오늘 소년원 출소기념으로 기르던 윳쿠리를 갈아치우는 작업을 진행중이었다. 키우던중 짜증났던걸 그대로 화풀이 해준다음에 옆 골목에서 생생한 윳쿠리 한마리를 데려오는 작업을 반복하는것, 그런데 그 모습을 유심하게 지켜보는 사람이 있었으니...
"거기 지금 뭐하는거야?"
"어?"
기르던 윳쿠리를 완전 폐인 3종셋트로 만들어놓고 있는 상황이라서 뜨끔한 셋. 하지만 평상시 했던 대답을 그대로 돌려주었다.
"이 윳쿠리들이 우리 지나가는데 놀리잖아요, 불만있으면 경찰에 신고해봐요?"
"학대죄로 고소하려구요?"
"그게 아니라 이 병신들아."
성큼성큼 걸어서 양아치 셋에게로 다가가는 남자. 바로 이 구역의 순찰을 돌고있는 김공익이었다, 그는 윳쿠리를 옆에 있던 막대기로 푹푹푹 찔러서 즉사시킨 다음에 비닐봉투에 쳐박으면서 세 양아치를 쏘아봤다.
"학대를 하려면 좀 제대로 하던가 병신들아. 주택가에 꽥꽥 비명소리 다 질러놓고 뭔 개지랄이냐?"
"그래서 뭔상관이에요? 공무원인가 본데 할일이나 똑바로 하시죠?"
"조둥아리 닫아 똥새나와 버러지새꺄."
"뭐...뭐?"
"애완윳쿠리라고 돈뜯어먹느라고 길윳쿠리 줏어다가 사육인양 하는 꼬라지 안봐도 뻔하니까 부모 돈 고만뜯어먹으라고 똥속에서 똥파먹으면서 똥흘리는 구더기새꺄! 니같은 병신들 한두번 보는줄 아냐?"
"이 을벌노미? 미쳤냐?"
"뒈질라고 환장했어?"
멱살을 잡는 한놈과 길을 막고 망을 보려는 두놈. 사람 칠 기세였지만 뒤에서 누군가가 크게 외쳤다.
"여 여기 싸움났어요! 경찰불러요!"
"이 씹새야 운 좋은줄알아라?"
다급한 외침에 놀란 양아치 셋. 소년원에서 1개월간 있다가 나올때 분명 '보호감호 처분'이라는 이상한 딱지를 달고 나왔던게 기억난 것이다. 평상시라면 줘패고 부모 빽으로 벗어났을테지만, 지금은 문제를 일으키면 가중처벌을 받는 일종의 집행 유예 상태였기에 나름 몸을 사린것이다.
"괜찮나? 김공익?"
"에~ 혹시 아프X카 인터넷방송으로 유명한 변형규시 아닌가요? 곤충왕 변형규?"
"맞아. 이번 남촌면 계획을 김교수님께 들었지. 안그래도 타이밍 좋게 잘 찾아왔네? 위험하진 않았어?"
"공익이라고 해도 신체건전한지라 양아치들에게 줘맞을정도로 약하지는 않다구요 애시당초 관계 개선을 목적으로 만난것도 아닌데요 뭘. 근데 여기서 심각한 이야기하긴 좀 그렇죠?"
윳쿠리의 사체와 팥소가 이리저리 흩뿌려져 있는 골목길은 사람들의 시선을 끌지 않더라도 환경적으로는 매우 안좋았다. 변씨는 주변을 둘러보더니만 페밀리 레스토랑을 가르켰다.
"이번 계획의 핵심인물인 너니까 내가 밥 한번 쏘지, 있다 점심시간때 저 레스토랑으로 와라."
"얻어먹는건 사양하지 않습니다, 그러면 있다가 뵙죠."
다시금 근무지로 나가는 김공익. 남촌면 계획이란 무엇인가? 여기서 다시 2주일 전으로 되돌아가 보자.
<2주 전>
"지금 그 빌어먹을 놈들때문에 우리 대학에 배정된 순수 연구비만 4천만원이 깨졌다고 했지? 그러면 국가적 손실은 얼마쯤 나올까?"
단순 생태계 관찰도 아닌, 무려 산 하나의 생태계를 포식생물이 존재하지 않도록 싸그리 사냥해서 윳쿠리의 낙원을 만든다음 그곳을 이용한 거의 윳쿠리 관련 사상 최대의 연구. 그런것이 어이없는 양아치들의 난입으로 실패했다면 연구비만 깨지는것이 아니다. 그것을 위해 동원된 각 지자체와 행정사업부 그리고 연구후원을 주도한 재단마저도 연쇄 타격을 입는 것. 김공익은 손가락을 까딱이면서 셈을 해보더니만 말했다.
"한... 60억 넘게 나왔을듯 한데요?"
"60억? 두배는 나왔지, 암 두배고 말고."
"120억이면 그놈들 도대체 뭡니까? 살아있을 수 있어요? 피해보상을 다 못한다면, 아니 하더라도 최하 소년원에서 5년의 중형을 살텐데요?"
"한놈은 아버지가 현직 검사고, 나머지 두놈은 강남에서 좀 잘산다는 축이야. 돈은 문제 없고 검사양반이 옷 벗으면 법적인 문제도 해결은 되지."
"오 세상에."
"그러니까 한번 더 조지려고 한다, 안그래도 지금 극단애호파측에서 내세우는 법안 뭔지는 알고있지?"
"그... 윳쿠리의 무조건적인 학대 반대를 외치는 '윳쿠리 완전 보호 법안'요?"
"그렇지, 윳쿠리의 모든 학대성 학술연구 및 실험 원천 봉쇄 및 윳쿠리의 인권인지 윳권인지를 확립하자는 말도 안되는 법안이야. 이 법안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을 사람들이 누구인지 짐작은 가지?"
"농촌에서 소규모로 경작하는 사람들이죠. 윳쿠리 봉쇄용 도구를 설치할만한 자금은 없고, 번식기만 되면 인근 숲에서 무지막지한 수의 윳쿠리가 내려오고. 그런 상황에서 윳쿠리를 죽이지도 못한다면 끔찍한 일이겠네요."
"법안 상정이 임박해있고, 화가 난 농민들과 극단애호파들의 충돌이 멀지 않은 시점이야. 정부에서도 이걸 염려했는지 남촌면이라는 마을에 위치한 폐교와 농장을 빌려서 거기서 극단애호파 간부들을 휴가를 빙자한 목적으로 합숙시킨다고 하더군."
"거기가 어디죠? 남촌면이라? 전국에 수십개는 되잖아요?"
"야생 윳쿠리 서식밀도가 톱클래스인 지리산 인근 산자락에 있는 마을이야. 폐교가 있고 마을 전체는 밭작물을 기르는 농촌이지, 그런 상황에서 극단애호파측 간부들과 협의를 거쳐서 무려 '실제 체험을 통한 윳쿠리 관련 법안의 문제점 설득'을 하려고 하네."
"지리산 인근 남촌면? 설마 그?"
"그곳 맞지. 안그래도 우리 대학 연구팀이 심혈을 기울여서 연구를 진행중인 그곳."
"거기라면 음흉한 일 잔뜩 벌이기 좋군요."
"일단 자세한 사항은 변형규라는 사람에게 알려줄테니까 그사람과 이야기를 해보라고,"
"예? 교수님에게 직접 듣는게 났지 않아요? 그리고 그 사람은 왜 끌어들이죠? 아프X카 방송하는 사람 아닌가요?"
"재력도 있고 학대력도 높은데다가 인맥도 많아서 그사람이 나서기로 했지. 당장 자신의 취미생활이 막히개 생겼는데 어련할까? 보는눈도 있고 난 이제부터 그쪽으로 내려가서 대규모 실험준비를 해야하기 때문에 바쁘니까 자세한 상황은 나중에 알려주지. 2주일 있다가 시작하자고."
<다시 현재>
"뭐어 그러니까 앞뒷말 생략하고 잘 먹겠습니다!"
"아주 뜯어먹으려고 작정을 했군, 뭐 자네가 해야할 일이 있는데 이건 싼거지."
점심시간의 페밀리 래스토랑에서 가장 비싼메뉴를 거리낌없이 시키는 김공익. 상대 입장에서도 이런돈은 푼돈인데다가 (재력가다!) 아직 몰랐지만 김공익이 해야할일은 이런 스테이크로는 부족할만한 위험한 일이었다.
"음... 계획이 모두 다 정해졌나요?"
"95%정도, 일단 극단 애호파측 간부 30명과 주변인물을 포함해서 약 100명의 사람들을 소집했어. 장소에도 합숙을 위한 환경을 완벽하게 제공했고. 마을 주민들도 약간의 돈을 받는 조건으로 우리에게 농장 관리를 일임했지."
"상세 계획은 어떤거죠?"
"정식 명칭은 사우스 파크 (South Park) 프로젝트, 부제목은..."
"푸웁!!!"
"왜?"
"케헥 크헥, 혹시 부제목이 대충 '엿같은 야생윳쿠리' 아닌가요?"
"아니 '보존할 가치가 없는 야생 윳쿠리'인데?"
"정확한 설립자가 누구인지 몰라도 참 미국애니 잘보는 사람이겠군요."
"뭘 좀 아는구만. 여하튼 이 계획의 핵심은 윳쿠리 디펜스를 극단애호파에게 일임하는거지. 그들에게는 그저 2주일간의 현지 환경 학습 및 농장 체험이라고 했고 간부들도 대다수 참석했지."
"그리고 밀려드는 야생 윳쿠리들을 그들이 처리하게 만든다?"
"그게 다가 아니야, 여하튼 자네가 해야 할일은 여기 목록에 있는 사람들과 같이 이 농장의 경비와 시설관리를 담당하는거지, 단! 나중에도 이야기할거지만 윳쿠리에게 절대 손대지 말도록."
"목록좀 봐요, 에? 이거 완전 드림팀이네?"
목록에는 헌병특수대 전역 최XX, 해병대 전역 박XX, 특전사 전역 윤XX, UDT 전역 양XX, 특공여단 전역 김XX라는 휘황찬란한 이름들과 마지막으로
"에... 현 서울 XX구 구청 근무중인 김공익 이병이라... 지금 장난치는거죠? 무슨 별들의 전쟁에 개똥벌레 한마리 쳐넣습니까?"
"어차피 너도 갈 수 있었잖아? 신체등위 1등급인데 할아버지가 전사자라서 유공자 혜택받은거 아니야?"
"뭐 그렇긴 하죠, 근데 현역 갈 생각하는것보다 공익으로 학점 때우는게 더 났더라구요."
"그 나은 선택이 이런 결과를 초래했다고 생각하고. 여하튼 걱정은 하지 말라고."
"걱정이고 나발이고! 친구가 병무청 공익근무하는데 병장달아도 상병에게 존나 까여요! 특수부대 전역자들 우글거리는 곳에 공익 이병 한마리 들어가면 뭘 어쩌라고!"
"일단 김교수가 건네준 이 계획표를 봐라, 네 역할은 첫주동안은 학습보조로 활동해야되니까 그리 큰 문제는 없을꺼다."
"그리고 다음주는 내내 야간 경비네요?"
"그렇지 그리고... 이 글좀 봐줄까? 이 계획의 진정한 핵심내용이니 절대 크게 소리지르지 마라."
접혀있던 용지를 읽는 김공익. 그의 눈은 점점 커져갔고 급기야 소리를 지르려는 찰나! 변형규는 그의 입을 거세게 틀어막았다.
"읍 읍 읍!"
"야 소리지르지 말라고 했잖아, 어디 좀 으슥한데에서 이야기 했어야 하나? 아 별일아니니까 모두 신경 끄세요 신경 끄시라구요."
건장한 청년이 소리를 지르려다가 호리호리한 남자에게 입을 틀어막혔다? 뭔가 이상한 일이 있다는걸 직감한 사람들은 시선은 다시 돌렸지만 주의는 계속 주고 있었다.
"뭐 그딴게 다있어요? 이거 말도 안되는거 아니에요?
"낸들 아니? 너만 가능한 일이니까 그런거지?"
"으악 지금 당신 날 이용하려는! 읍!"
"소리 죽이자고, 여하튼지간에 이거 해줄꺼지? 내가 상당수 책임져주지."
"네. 해보죠 뭐, 대신 이건 알아두세요."
"뭔데?"
"저를 이용하고 싶으면 그만한 책임은 져야지요! 이용은 하더라도 책임 안지고 홀라당 달아나버리려구요? 다치면 어쩌려고?"
"아 알았어! 할거 다 해주고 책임져주면 될꺼아니야! 에이 썅 뭐 사소한일 가지고!"
"남 인생이 걸렸는데 사소해요?"
사람들의 대부분은 킥킥대고 웃으며 - 책임이니 이용이니 너만 가능하느니 라는 소리는 남자 둘이서 할게 아니다 - 둘의 관계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후딱 밥을 먹고 차를 타고 나서는 둘. 구청에서 할 이야기가 있는 것이었다. 그걸 보고나서 레스토랑 안의 사람들은 박장대소를 하면서 둘의 '좋은 조임'을 진심으로 기대했다.
<구청>
"다음주부터 2주일간 윳쿠리 관련 캠프에 참여한다면서? 그동안 내가 일해야되는데 어쩌나?"
"그동안 K대학 연구원들이 대신 일해줄걸요? 근데 추가경비나 휴무는 안나와요?"
"월요일날 내려가서 준비하고 화요일부터 2주일간 휴일포함 합숙이니까 근무시수 2일 많아지지? 끝나고 2일 휴무 줄께."
"그러면 3주뒤에 보죠. 이만 들어가 보겠습니다."
"그래 그러면 수고하라고, 먼데 내려가서 고생이야."
"해야할일인데 뭘요. 수고하십쇼!"
집으로 들어가는 김공익, 다음주 월요일이면 구청에서 버스를 타고 지리산 산골짜기까지 들어가야 한다. 한편 세 양아치들은...
"오늘 그 십새 운 좋았어 썅."
"야 근데 이 편지 봤냐?"
양아치들은 각자의 집으로 날아온 편지를 읽었다. 그 편지에는...
[학생들의 윳쿠리 학대건과 연구지역 무단 침입에 관련된 공문]
내용은 길지만 간단하게 요약하면 '480시간 꽃동네에서 봉사활동을 할래 아니면 2주일간 캠프로 올바른 윳쿠리에 대한 사상과 개념을 충족시킬래?' 라는 간단한 협박문이 들어있었다. 세명의 머리통에는 다음과 같은 생각이 들어왔다, 캠프 = 먹고 + 놀고 + 자고 => 여자꼬셔서 놀다가 대충 건성건성 일하면 다 해결 => 480 시간 봉사활동보다는 돈받고 캠프가는게 나을듯 이라는 결론이 도출되었다.
"가...가야되나?"
"니 그러면 방학내내 늙어뒈지는 영감탱이들 똥치우고 애자들 밥먹이면서 480시간 보낼래?"
"주말에는 놀 수 있겠지? 장소는 어디야?"
"XX시 인근 남촌면 XX농장, 거기 XX광역시와 가깝지 않냐?"
"오토바이 끌고가면 30분이면 되겠네, 야 가자!"
"좋아 가자!"
그러나 그들의 오산이 있었으니. 캠프라기 보다는 합숙훈련에 가까웠고, 내용으로 따지면 거의 애호파들의 지옥에 가까운 공간이었던 것이다.
<다음주 화요일. 서울 XX터미널>
"자자 줄서시구요! 모두 인원 확인해주세요, 102명 맞죠? 출발이 점점 지연되고 있어요!"
"맞습니다. 아 아뇨 99명인데요?"
"99명요? 셋 안온게 누군지 체크해봐."
[부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
오토바이를 질질 끌고 나타난 양아치 셋. 그들에게 7시 30분 집합은 너무나 가혹한 처사였다. 출발시간을 30분이나 늦춰놓고 겨우 합류했지만 관리자의 말이 그들의 성질을 긁었다.
"야 오토바이 안돼! 거기 세워놓고 가라."
"네? 왜요?"
"니들 미쳤냐? 여기서 고속도로 타고 가도 6시간 걸리는데 오토바이로 가능하겠어?"
"에...음... 뭐 안될게 어디있어요?"
"맞아 저 오토바이로 120 켁!"
"아 됬어요 걍 내려놓고 가면 되죠?"
자신의 폭주경력을 자랑스럽게 자랑하려다가 제지를 당하고, 결국 쇠줄에 오토바이를 묶어놓은 세 양아치들. 툴툴대면서 오토바이를 인근 보관소에 맏기고 차에 올라탔다.
한편. 전날 준비를 위해서 미리 내려간 김공익은...
"반갑습니다, 여기서 같이 일하게 된 김공익입니다."
"전 최XX라고 합니다. 자랑은 아니지만 얼마전에 헌병특수대를 전역했죠."
"아유 힘든데 나오셨네요? 전 특전사 나온 윤XX라고 합니다. 모범사병이라서 여기 온거에요."
"특전사요? 전 UDT 나온 양XX라고 합니다."
"전 특공여단 나왔는데 말이죠 여기 없는곳이 어디야?"
"해병대라고 자랑하려고 했더니만 자랑은 못하겠군요 허허."
그렇게 자연스럽게 소개를 하는데, 사람들의 이목이 슬슬 김공익에게로 집중되기 시작했다.
"거... 김공익씨는 어디 나오셨어요? 저희중에 몸 가장 좋으시네?"
"아핫 아직 군대이야기 꺼낼건 아닙니다."
"뭐 아직 군대 안간거면 저 해병대말고 특전사가 좋죠."
"합동훈련하면 눈치보는주제에. 남자는 해병대!"
"싸우지 말고, 등빨 좋으시니 헌병 특수대가 나으니까 거기 오시죠?"
여자 셋이 모이면 접시가 깨지고 남자 셋이 모이면 군대이야기가 나온다는데 맞는 말이었다. 집중되는 이목을 견디지 못한 김공익은 결국...
"공익입니다."
"에에?"
"뭐어?"
"공익?"
"아니 다 특수부대 출신인데 혼자서 공익요?"
"뭐가 문제라서 공익간거지?"
"할아버지가 월남전 참전하셨다가 전사하셔서 자손 중 한명이 혜택을 받게 됬거든요."
"에이 그러면 뭐 욕먹을건 아니네."
"웬만하면 현역가시지. 신체등급은 1등급 나오셨을텐데?"
"1등급 맞는데 혜택 사용가능한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안쓰기는 아깝잖아요."
"뭐어...그렇다면 계급 따지기는 좀 그렇고 말이죠. 아무래도 우리는 돈벌러 온거고 김공익 그쪽은 일하러 온거니깐 네가 잡일좀 다 해라?"
애시당초 까이지 않는게 다행이니 사소한 반말은 넘어가기로 했다.
"저 1주차에는 학습보조로 뛰어야 하니까 2주차에 일 좀 하겠습니다. 근데 우리가 해야할일이 뭐죠?"
"학습보조라? 공익중에 학습보조도 가능한 공익이 있어?"
"이 캠프 주최자인 K대학 윳쿠리 관련학과 소속자라서 학습보조로 참여 가능합니다, 오시는 분들도 대학 교수분들이 몇분 오셔서 말이죠.
"그렇다면야, 그럼 우리가 해야할 일을 볼까?"
간단한 표로 만들어진 '관리자가 해야 할 일' 에서 경비 및 시설관리자가 해야 할일은 아주 단순했다. 6명이 해야 할 일은 6종류였고. 교관활동, 주간 시설관리, 학습보조(김공익 전용), 내부 관리, 외부 경비실 2교대 관리 이렇게 6가지였다. 이것을 종합해 보자면...
"평균 12시간만 근무해도 된다는거잖아?"
"외부 근무가 야간할때는 조금 빡세겠네? 근데 초소가 아니라 경비실? 산으로 들어가는 외부인만 막으면 된다고?"
"국립공원이라서 그런겁니다, K대학 연구팀이 거기서 실험중이거든요."
"그러면 서로 알아서 조를 짜자고, 김공익은 1주차에 죄다 학습보조로 빠진다고?"
"뭐 가장 널널한 일이니 제가 2주차 싹 외부 초소 야간관리를 뛰겠습니다. 오후 8시부터 다음날 오전 8시까지요."
"가능하겠어? 우리야 좋지만 무리는 하지 말라고, 그러면 일을 슬슬 나누어 볼까나..."
<화요일 당일. 남촌면 폐교>
"자자 짐들 검사하게 다 내려놓으시구요, 소지품좀 검사할테니 알아서 협조해 주십쇼?"
"소지품 검사요????"
분명 공문에는 '2주일간의 합숙 분위기 조성을 위해서 필요한 물품만 가져올것'이라는 말이 있었다. 어쩔 수 없었는지 짐을 죄다 살피는 양아치들 그런데 그들의 앞에...
"어?"
"어라 너 뭐야?"
"여기 교관으로 근무한다 씹새들아, 왜? 꼽냐?"
"아 이...씨이..."
사람들 많은곳이라서 차마 손을 올리기는 했지만 성질을 죽이고 내린 양아치들, 그래도 그들은 나름 개념이 있었는지 담배와 술을 나름 자기들 딴에는 치밀하게 숨겨놨지만 김공익은 학창시절 그런짓거리를 아주 많이 해온 대선배였다. 애초에 이놈들과 관계 개선따위는 생각치도 않았으니 자비심 없이 검사를 했다.
"니들 생각하는거 내가 다 알어 이 등신들아? 편의점에서 사온 티슈 안쪽에는 담배가~ 있네!"
편의점에서 사온 곽티슈의 아래쪽에 담배를 깔아놨지만 어김없이 걸려버렸다. 과자봉지 안에 담배를 숨겨놨는데 그것도 털털 흔들어보니 소리가 달라서 뜯어보니 어김없이 담배. 병음료수에는 역시 소주가 있었고 보리차인줄 알았던 액체는 뜯어보니 위스키였다. 하나하나 파해쳐지는 자신의 비밀병기들이 너무나 아까웠던 양아치들은 김공익의 멱살을 잡았으나 옆에서의 우악스러운 손길에 제지당했다.
"니들 지금 뭐하냐? 여기가 졸업여행인줄아나? 교관 멱살을 잡고 왜 지랄이야?"
"아 별 개같은! 나 나갈래! 아 뭔개지랄이야? 꼰대는 또 뭔대?"
"교관이다. 야 김공익 뒤질거 다 뒤젔냐?"
"에에 좀만 더 기다려봐요, 보통 비상용으로 담배 한곽정도는 배낭 맨 아래에 담배 넣어둔다구요, 찾았다."
총 3명이서 담배 8곽과 주류 6병을 숨겨왔지만 김공익의 손길에 모두 걸려버렸다, 마치 셔틀에서 떨어지는 리버를 보는듯한 담배와 술들의 향연. 그리고 그걸 모두 챙겨가는 김공익과 교관들. 담배값 굳었다는 생각에 기뻐하는 교관들이 하나씩 노나가지는 모습을 본 양아치들의 이마에는 핏줄이 솟아올랐다. 근데 여기서 문제를 일으키면 답이 없어진다는 생각에 참고 또 참았다. 간단한 소지품 검사를 거쳐서 소지금은 죄다 보관, 성인에게 담배는 허용됬지만 특성상 주류는 제한되었다. 그리고 간단한 소개식이 시작되었다.
"에에~ 안녕하십니까, 이 마을 면장인 최태순이라고 합니다. 여기에 오신 윳쿠리 애호파 여러분들~ 부디 좋은 결실을 거둬주시길 바라구요. 여기서 해야 할일을 간단하게 소개해 드리자면 엣헴! 빌어먹을놈의 윳쿠리 색히들을 쳐죽이는겨!!!"
"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엑?"
"거 드러운 버러지색히들! 매일같이 농장으로 겨내려와서 야채를 갈가 쳐머긍께 살수가 있스야지! 때려죽이고 찢어죽이고 며늘아가 하나가 좋은 수를 써서 폿죽으로 끓여먹응께 속이 다 시원하드라! 그래도 시도때도 없이 겨내려오는 윳쿠리들에 지치고 힘들어서 우리 모두 여기 관리를 3일 뒤부터 댁들에게 떠넘기고 모두 피서가기로 했응꼐! 애호인지 나발인지 잘들 해보쇼!"
"아지 잠시만요 면장님! 그게 무슨소리입니까? 윳쿠리에게도 권리가 있다구요!? 그렇게 학살하면 되겠습니까?"
목에 핏대를 세워가면서 말을 하는 면장을 설득하려는 회장. 그러나 면장은 더더욱 목에 핏대를 높이면서 말했다.
"이 씨벌색히야! 대갈통에 똥만 쳐들어서 만쥬들을 옹호해? 니들이 윳쿠리놈들 야채 쳐뜯어먹고 방구뀌는소리는 들어봤냐? 윳쿠리의 권리? 권리고 나발이고 니놈들때문에 이제 윳쿠리도 못쳐죽이면 농사가 망하니까 직접 체험해보라고 정부에 말해서 이런 자리를 마련해본거다. 썩어 문드러질 만쥬들 사랑하면 니들이 그 만쥬들의 제대로 된 모습을 보고 판단하란말이여!!!!!!!!!"
대차게 소리를 지르고 할말 다 했다는듯 단상 아래로 내려오는 면장. 그리고 어리둥절한 사람들은 관리요원에게 따지기에 바빴다. 그러나 그들의 대답은 한결같았다.
"이 캠프의 관련 내용들은 '야생 윳쿠리의 실태 체험 및 농장 경험'입니다. 팜플렛 다 읽어 보셨겠지만 손해액 전액 배상하셔야 합니다. 처음은 잘 모르실테니 마을 주민들을 보고 따라서 할 일을 정하시구요. 여기 농장은 20명이 관리하던거였는데 여러분들은 100명이니 충분히 가능 할 겁니다. 더군다나 비료나 농약같은건 줄 필요 없는 숙성기간이라서 그냥 잘 지키기만 하면 되요.
20명이서 하던일을 100명이서 해야 한다는것은 그나마 쉬운 일이었지만 윳쿠리를 쳐죽이라니 뭔 말인가? 여하튼 사람들은 궁시렁거리면서도 서로 알아서 역할을 분담하고 사실상 처음으로 야생 윳쿠리를 만나게 되었다.
5편은 매우 더럽습니다 'ㅅ'.....
출발과 도착, 그리고 짐정리와 개회식을 마치니 저녁식사 시간이었다. 폐교에서 저녁식사를 마친 애호파들은 밭으로 나가서 농민들에게 이 농장을 관리하는 방법을 배우려고 50명이 각기 10조로 나뉘어서 농장 곳곳에 섰다. 내일 오후부터 농민들이 빠져나가고 그 이후 10일간 여기를 지켜야 하는것이다. 한여름이라 해도 다 저물지 않아서 아직까지 날은 환했다. 그리고 농민들은 윳쿠리가 온다면서 농장 밖을 쳐다보았다.
사실상 처음으로 만나는 야생 윳쿠리를 보게 되는 설레임과 농민들이 그렇게까지 적개심을 가진것에 대한 다소 불안감을 가지고 농장 이곳저곳으로 퍼진 애호파들. 농민들은 각자 구역방어를 하듯이 농장 밖의 수풀을 응시했다. 그렇게 시간이 조금 흘러서 저녁 해질무렵이 되자 윳쿠리들이 서서히 기어나왔다.
"레이무! 이쪽이라구!"
"슬금-슬금- 밭에서 오이씨를 먹자구!"
"살금-살금-"
"레이뮤도 살금-살금-"
한쪽 수풀에서 살금-살금이라고 자신을 광고하듯이 떠벌리면서 농장으로 숨어드려는 (너무 느리고 둔한데다 소리까지 나서 다 발각되지만) 어미 윳쿠리 레이무와 아빠 윳쿠리 마리사. 그리고 새끼 두마리, 단란한 윳쿠리 가족의 모습을 보고있자니 마음이 정화된건지 애호파들은 붕 뜬 표정을 하고있었다, 그도 그럴것이 때묻지 않은(?) 야생 윳쿠리 가족을 근거리에서 보게된건 이번이 처음인 것이다. 그러나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농민은 득달같이 달려들었다!
"염병할 만쥬들! 디지라!!!"
"느? 느긋하게?"
50대의 중년남성이 놀라운 속도와 민첩함으로 달려와서는 사정없이 점프! 새끼 윳쿠리를 양발로 짓밟아 버리고 들고있던 괭이로 아빠 마리사를 내리찍어 그자리에서 즉사시켰다. 그리고 다시 괭이를 들어서 어미 레이무마저도 내리찍으려는 순간! 그의 앞을 한 여자가 가로막았다.
"그만두세요! 윳쿠리들도 살아있는 생명체라구요!?"
"이시키 거기 안비키나? 같이 찍어주길까?"
"흥분하지 마시고 천천히 생각해보세요, 윳쿠리도 살아있는 생명인데 말하면 다 듣는다구요!"
"염병떨고있네, 내가 유쿠리 시키들 때려자븐지 벌써 6년차여! 어서 윳쿠리 구구단 외우는 소리를 하고 자빠졌서!?"
"느아아아아아아아아아 어언니야 살려저여어어어어어어!"
살기등등한 농민과 자신을 감싸려는 여자, 당연히 자신을 감싼 여자의 편을 드는 윳쿠리 레이무. 여성은 조용한 말투로 레이무에게 말을 했다.
"레이무, 여기는 인간의 밭이야. 그러니까 절대로 들어와서 함부로 먹으면 안돼?"
"느? 어째셔 인간씨는 야채를 독점하는거야? 야채는 우리 모두의 것이라구! 언니야는 머리가 나쁘구나?"
잠시 긴장이 풀어지자 바로 건방을 떠는 레이무. 그 꼴을 보고있던 농민은 도저히 치밀어오르는 화를 이기지 못했는지 괜히 바닥에 괭이질을 하고있었다, 시간이 지난뒤에 벌어질 사태가 눈에 뻔했던 것이다.
"그래도 여기는 절대 오면 안되? 알았지?"
"느! 야채씨들이 가득있어! 먹고싶다구! 내려달라구!"
여성은 레이무를 들고 수풀을 해친다음 멀리 내려놓았다. 그리고 산속을 향해서 사라지는 윳쿠리 레이무를 배웅하려는데. 뒤에서 푸념이 흘러나왔다.
"이보소 처녀, 내 내일 일어날일을 너무나 잘 알고있는데 한가지 당부해도 되까?"
"내일 일어날일이 뭔데 그러세요?"
"아마... 윳쿠리가 무진장 아주 엄청나게 싫어질끼요. 그러니까 앞으로 보는 족족 단박에 때려 주기소, 내도 사람인데 살아있는 생명 함부로 하긴 뭣한데 어쩔 수 없이 그러는기요."
"윳쿠리도 사랑으로 대하면 애완동물로 기를 수 있으니 걱정마세요, 아마 내일은 안올꺼에요."
"하~ 답답하구마, 아무것도 모르니 내 더 걱정되네. 여하튼 유꾸리들 오나 안오나 잘 보고있읍시다."
한숨을 쉬면서 농장 밖의 수풀을 바라보는 농민과 윳쿠리를 어떻게든 보호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뭉친 애호파들. 두 상반된 진영은 윳쿠리에 대해서 서로 티격태격해가면서 싸웠고, 결국 인원수가 절대적으로 많은 (50명) 애호파 측에서 대부분의 윳쿠리를 보호하고 자연으로 돌려보냈다. 농민들은 분통이 터졌지만 어쩔 도리가 없었다. 사실 손해를 봐도 애호파측에서 모든 손해량을 배상하기로 했으므로 적극적으로 윳쿠리를 쳐죽이지 않은 것도 있었다.
<다음날>
"안녕하십니까, K대학의 윳쿠리 전문교수인 김교수입니다."
냉랭한 사람들의 시선. 대충 예상했다는 듯이 김교수는 기대조차 안하고 묵묵하게 야생 윳쿠리의 생태와 특이점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이런 극단 애호파들 입장에서는 김교수같은 윳쿠리 연구가야 말로 수많은 윳쿠리를 - 양산도 쉽고 기르는것도 안까다로우니 실험 하나당 100마리 이상 소모 - 학살하는 중범죄자로 치고 있었던 것이다.
반면 애호파들을 사실상 주도하는, 상위 1%이상의 재력가인 애호파들이 이런 교수들에게 엄청난 자금을 대주면서 자신의 취향에 맞는 윳쿠리 개발을 하는것이 바로 아낌없는 윳쿠리 연구를 하는 주 원인이고 실제 원흉이나 다름 없었지만 그들은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수업내용은 냉랭하게 굳어있던 태도를 풀어버릴만큼 충격적이었다.
"일반적으로 윳쿠리가 3년 이상 번식한 삼림은 사람이 입히는것과 비슷한 피해를 입힙니다. 소형 식물의 꽃들은 윳쿠리들의 먹이로 전락되어서 번식력이 매우 떨어지며, 작은 나무들은 잎순을 먹기 위한 윳쿠리들의 등쌀에 가지가 부러지고, 마지막으로 큰 나무는 윳쿠리들이 둥지를 만들기 위해서 아래를 파해치는 통에 나무뿌리부터 약해져서 쉽게 말라죽거나 생장하지 못합니다."
"저 김교수님! 그게 올바른 이야기입니까? 윳쿠리는 야생동물인데 야생식생을 파괴해요?"
"얼마전에 끝난 연구 보고서입니다. 천적이 없는 환경의 윳쿠리의 생존은 이렇게 야생 생태계의 직접적이고 심대한 타격을 입히는 것입니다, 실제 이 산을 보시면..."
지방도시의 작은 야산, 애초에 사람이 잘 가지도 않았고 멧돼지나 기타 큰 짐승이 윳쿠리사냥을 나서는것도 아니니 실험하기는 안성맞춤이었다, 제한적 환경에서 윳쿠리가 번식한지 3년째, 산은 사진으로 봐도 한눈에 알아볼만큼 황폐해졌다. 전경 사진을 보니 나무의 숫자가 눈에 띄게 줄었던 것이다.
"K도의 X시에 위치한 C산입니다, 해발 450미터의 이 산은 3년간 외부 생물의 유입만 통제된 환경에서 윳쿠리를 가둬놓고 제한 없이 기른 결과 보시는것처럼 평균 식생이 무려 30%감소했고, 특히 소형 식물들은 80%가 절멸하는 엄청난 타격을 입었습니다. 예측결과 향후 10년이 지나면 이 산의 생태계의 태반이 파괴될것으로 추측됩니다."
"저 교수님! 그렇다면 그 윳쿠리들은 어째서 자신의 번식을 조절하지 않는거죠? 보아하니 윳쿠리가 산 위에서만 사는 환경으로 일부러 조성하는것 같은데요?"
"제가 여러분에게 말씀드리고 싶은것은 바로 그것입니다, 윳쿠리는 저렇게 통제된 환경이 아닐경우 빠른속도로 번식하여 세력을 뻗치며, 그 세력확장의 중심에 있는것은 왕성한 번식력을 가지고 있는 젊은 윳쿠리층, 특히 그 리더는 속칭 '게스종'이라고 불리우는 녀석들입니다."
"게...게스종이요?"
"실제 저 C산에서 철조망 근처에 가로막힌 윳쿠리들은 몇번만 시도해보고 안된다면서 다시 자신의 집으로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욕망에 사로잡힌 게스종들은 무려 합심하여서 무리를 만들고, 다른 무리를 습격한다음 그들을 노예로 부려서 철조망 아래를 파기 시작했고, 실험 중간점검을 위해 산을 방문했을때는 이미 깊이 묻은 철조망을 위협하는 수준인 깊이 1미터, 너비 4미터의 거대한 구덩이가 오로지 윳쿠리의 힘만으로 만들어졌습니다. 그것도 게스종이 아닌... 게스종의 부하들이 희생해가면서 말입니다."
김공익이 타이밍 적절하게 마우스를 클릭하자, 슬라이드가 넘어가곤 머리장식이 찢겨지고 이리저리 박살난 윳쿠리의 잔해와, 그 안에서 온몸이 흙칠갑이 되어서 땅을 파는 윳쿠리들, 그리고 위에서 그 윳쿠리들의 머리장식을 가지고 위협하면서 거들먹거리는 윳쿠리, 한눈에 봐도 게스마리사가 있었다.
"저 저건 특수한 경우 아닌가요?"
"특수한 경우인건 맞습니다만, 지금 여러분이 지켜야하는 이 농장처럼...말이죠."
창가로 걸어가더니만 한숨을 쉬면서 농장을 바라보던 김교수는 불쌍하다는 표정을 짓고 입을 열었다.
"식생이 풍부한 지리산 산자락에 위치하고, 인근 산에는 거대 윳쿠리 무리가 있으며, 또한 농장 작물들이 윳쿠리 취향에 맞춘 종류라면 아마 게스들의 웨이브가 올 것입니다,"
"어제 근무해봤지만 그런 징후는 없었습니다! 어제 온 녀석들은 평화로운 윳쿠리 가족들이었다구요!"
졸린눈을 비비면서 일어난 청년, 어제 자신은 분명히 '평화로운' 윳쿠리 가족들을 살려보낸 것이다. 그러나 교수의 입에서 나온 말은 그것을 더 경악하게 만들었다.
"그것은 게스윳쿠리들이 일반종들을 부추겨서 정찰병으로 삼으려는 것입니다. 실제 녀석들은 자신이 직접 가는일은 그리 많지 않고 먼저 보낸 일반종들이 뭔가를 발견하면 크게 무리를 지어서 내려오거든요. 몇마리나 살려보내셨는지요?"
"그... 저 혼자만 한 4마리정도요?"
"대충 계산해보면 이 농장에서 어제 '살아돌아간' 윳쿠리가 100마리는 되겠군요. 내일부터 매우 바쁘겠습니다."
수근거리면서 뭔 일이 일어날지 짐작도 못하는 극단애호파들과 그들을 보고 진심으로 안됬다는 표정을 짓는 김교수, 뭐 매우 안좋은 일이 벌어질것은 맞으니까 애도의 한숨정도는 내줘야 하는거겠지. 그리고 잠시 뒤, 자가용에 탄 김교수는 뒤의 냉동차와 함께 지리산 자락에 있는 초소로 향했다.
"실례합니다~ 어디서 오셨습니까?"
나름 험한 산길에 나있는 작은 경비실, 전기도 있고 근처 샘물을 이용한 세면시설도 있는, 꽤 좋은 환경이었다, 김교수는 경비원에게 '학술연구'라는 명칭이 새겨진 서류와 통행증을 내밀고는 통과하여 안으로 안으로 나아갔다. 의외로 경비초소 이후의 길은 직선에 가까운 비포장 도로였으며 그 끝은 1.2m정도 되는 담벼락이 가로막고 있었다.
"쯧쯧... 많이 휩쓸려 내려갔군."
얼마전 내린 집중호우로 인해서 쓸려내려간 담벼락은 안에 살고있는 도스마리사의 힘으로 대충이나마 복구되었다. 교수가 차에서 내리자 학생들은 트럭의 윳쿠리 보관용 냉장실 안에서 거대한 여행가방처럼 생긴 트렁크들을 꺼내기 시작했다, 이번에 새로 시작할 연구를 위한 소재인 '도시 윳쿠리'였다. 대학에서 김공익이 관리하던 곳을 대신 관리하면서 닥치는대로 도시 윳쿠리를 잡아들이고 나름 성격이 온순한 - 데이부나 게스마리사, 레이퍼 앨리스같은 종류 제외 - 녀석들만 따로 뽑아놓은 것이다.
"올라가자."
"네 교수님."
무거운 윳쿠리 보관함을 끌면서 올라가는 연구원들,잠시 올라가니 간격 40cm로 두꺼운 쇠줄로 만들어진 철망이 보였고, 철망 한쪽에 있는 자물쇠를 열고 철조망의 문을 통해 들어갔다. 인간과 윳쿠리의 출입을 통제하기 위해 2중으로 만들어진 이 벽은 현재까지 웬만한 침입자는 허용하지 않았다. 그리고 안으로 다시 산행을 하길 40분, 윳쿠리들은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고 인사를 했다.
"느긋하게 있으라구!!!"
"느! 도스를 만나러 왔냐구?"
"도스를 만나러 왔다, 길을 좀 피해줄래?"
사람들을 보고 반갑게 인사를 하고는 길을 피해주는 윳쿠리들, 도스의 교육인 '사람을 보면 먼저 인사하고 길을 비켜라' 라는것을 실행하고 있다, 이러면 적어도 골수 학대파가 아닌 한 사람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목적지인 산 정상에 위치한 공터가 보였다.
트렁크를 열어서 아크릴 박스속에서 잠든 윳쿠리들을 꺼내놓는 연구원들, 오늘 이 산에 방생될 윳쿠리들은 20마리에 앞으로 일주일에 걸쳐서 방생될 녀석들은 합계 120마리에 달했다.
안그래도 얼마전의 집중호우로 인해서 산 안의 도스가 노력했지만 많은 윳쿠리들이 죽거나 휩쓸려서 무리의 절반이 죽은 것이다. 연구소에선 이걸 기회로 삼아서 이런 실험을 기획해 본 것이다, 그리고 시간이 좀 지나자 쿵-쿵-하는 엄청난 소리가 들려왔다. 이 산의 주인인. 인간과 협력관계를 맺은 몇 안되는 윳쿠리, 도스마리사였다.
"느! 오빠야들이 왔구나?"
"잘 지냈어?"
서로를 잘 아는지 아주 친하게 인사하는 도스마리사와 연구원들, 이 연구원들은 모두 산의 도스를 위해서 담벼락을 만들고 철망을 설치해줬다, 그리고 그 안에서 도스는 자신만의 무리를 꾸려나가면서 느긋하게 살아갔던 것이다.
"오늘 너희 무리에 새 친구들을 데려왔다, 도시에서 힘들게 살던 윳쿠리들인데 잘 부탁한다."
"느긋하게 고맙다구! 안그래도 얼마전 비씨가 너무 세게 내려서 느긋하지 못하게 많이 죽었다구. 그리고 저쪽은 가지 말라구! 절벽이 되어서 위험하다구!"
턱으로 한쪽 방향을 가르키는 마리사, 아무래도 가파른 언덕 하나가 산사태로 붕괴되면서 절벽으로 변해버린 것 같았다. 대충 고맙다는 인사를 한 교수와 연구원들은 산을 내려갔다. 산을 다 내려가고 있는데 김교수의 비명이 들려왔다.
"끄악 내 허리!"
"교수님?"
"괜찮으십니까?"
"으...허리가... 아무래도 60줄 가까워오는데 이런 산까지 올라가다니 무리했군."
허리를 움켜쥐고 쓰러진 김교수, 나이가 많은지라 이런 산행도 힘들은 것 같았다. 결국 김교수는 병원으로 향했다
<농장>
"그러믄 우리는 가 볼텨이니 잘들 지내이소? 유꾸리들이 농장 파먹지 못하게 알아서들 챙기시고?"
"네, 염려마시죠 윳쿠리를 사랑으로 돌보겠습니다."
"엠병떨고있네 미친것드리."
"오늘부터 아주 지옥을 맛볼텡께 꿈 잘 꾸셔!"
툴툴대면서 다른곳으로 향하는 마을 주민들. 애초에 기대도 안했다는 듯 한 태도였지만 애호파들은 과격한 농민들의 손에서 윳쿠리를 지켜야 겠다는 생각으로 그날의 농장 경비에 나섰다. 다행인지, 아니면 김교수의 말이 틀린건지는 몰라도 농장으로 밀려오는 윳쿠리는 어제와 다를바가 없었다.
애호파들은 그 윳쿠리를 하나하나 잡고는 조용하게 타일러서 돌려보냈다. 몇몇 애호파는 애완 윳쿠리를 훈계하듯이 가볍게 저부를 때리는 식으로 살짝 훈계를 한 경우도 있었고. 대부분의 윳쿠리들은 등쌀에 밀려서 도망갔지만...
"아갸아아아아아각 그마내애애애애애애 애리쓰의 아가야가아아아!"
"카스테라 과자가 여기있다구? 느긋하게 쳐먹으라구?"
"야 꽉잡고있어, 입 다문다."
"니가 윳쿠리 주둥이에 손 넣어봐, 아 침이 묻어서 찝찝해."
양아치 셋은 하루만에 인내심이 바닥나서 농장을 경비하다 발견한 윳쿠리 앨리스 가족을 잡아서 고문하고 있었다. 어제 잘 타일러져서 되돌아간 기억을 가지고 있는 어미 앨리스가 당당하게 '귀여운 애리쭈를 위해 야채씨를 달라구!' 라고 선포해서 과자를 주긴 줬다, 쫙 쥐어짠 새끼 윳쿠리 앨리스를 정성스럽게 어미의 입에 넣어주는 것이다. 그러나 농장이 아무리 밤이라고 해도 경비를 위해서 전구정도는 켜뒀고, 그 행위는 곧 다른 애호파에게 발각되었다.
"거기 뭐하는짓이야 이색히들아!"
성난 얼굴로 달려오는 몇명의 청년들. 그들은 예전 김공익과 시비가 붙은 극단애호파들이었다. 재빨리 세 양아치들을 윽박질러서 떼놨지만 이미 어미 앨리스의 정신은 붕괴되었다.
"느헤헤헤헤헤헤헤 애리쑤의 아가야드리 달콤달콤~ 오빠야 달콤달꼼씨 느헤헤헤헷 더져어어어!"
"야 이 미친것들아! 니들 지금 여기 뭐하러 온거야? 니들 골수 애호파로 여기에 온거 아니였어?"
"시바 알 봉사활동 하기 싫어서 왔수다, 왜요?"
"댁들이 뭐 연구소니 어디니 털라고 해서 털었더니만 여기온거에요 왜요?"
"애호파 맞는데요? 애완윳쿠리도 있고?"
"니들이 애호파야? 아니 윳쿠리를 타일러 돌려보내긴 커녕 고문을 해? 미쳤어? 정신이 나갔냐? 쫒겨나고 싶어?"
"뭔 권리가 있어서 우리를 쫒아내는데? 우린 여기서 앞으로 9일만 더 버티면 되요? 댁 앞가림이나 잘하시지?"
"똥만쥬새끼들 애호하는것도 질렸고, 내가보기엔 댁들 돈지랄 하는것만큼 미친짓도 없는데?"
"우리들 애호의 방식은 이거니까 참견하지 마시죠 또라이."
"이 개색히드라!!!!!!!!!"
참을 수 없다는듯 주먹을 휘두르는 청년과 질 수 없다는듯 싸우는 양아치들. 그리고 뒤에서는 관리직으로 발탁된 사람들이 멀뚱하니 쳐다보고 있었다.
"야 김공익 말리러 안가냐?"
"형이 달려들어서 좀 줘패면 다 끝날것 같은데요? 형 헌병특수대였다면서요."
"넌 복무중이고 난 전역자야 임마? 그리고 특수부대 출신이 일반인을 줘팰 수 있냐?"
"신경 끄죠, 우리는 어디까지나 할 일만 제대로 하면 되니까요, 사람들에게 손대지 말것, 윳쿠리에게 손대지 말것, 담당한 일을 충실히 이행할것. 이 세가지만 하면 되는거잖아요?"
"그래도 실려나가면 우리 책임이니 일단 뜯어말리자, 어이 거기요! 뭐하는겁니까!"
순식간에 얼굴에 멍이들고 입술이 찢어진 청년들과 그에 못지않게 타격을 입은 양아치들, 씩씩대면서 서로에게 달려들려는걸 애써 막았지만 이미 골은 깊어질대로 깊어졌다. 곧이어 애호파측에서 연장자와 거의 대표자에 가까운 사람들이 사건 현장으로 왔다.
"너희들 지금 제정신으로 여기 온거야? 이런 좋은 장소에서 윳쿠리를 대놓고 학대하는것도 모잘라서 어른들에게 주먹을 휘둘러?"
"꼰대야말로 여기 쳐넣은 장본인이잖아요 썅!"
"잔소리 말고 오늘부터 당분간 근신이다, 아무런 일도 안시킬테니 너희들 차라리 안에서 노는게 나을꺼다, 집으로 돌려보내지 않는걸 다행으로 생각해!!!"
"아 씨이발!"
근신명령에 짜증을 내면서도 폐교 안으로 들어가는 양아치들, 그래도 최소한의 생활도구들은 - TV라던지, 인터넷만 겨우 돌아가는 컴퓨터 - 마련되어 있었기에 밖에서 돌아다니는것보다는 낫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얼마전 폭우로 중계장치와 광랜을 담당하는 인터넷선이 박살났어, 당분간 XKT를 제외한 핸드폰 사용은 힘들어졌다. 인터넷도 안되고 유선TV도 안나와."
"으악 썅!"
설상가상으로 이 지역은 인터넷과 한회사를 제외한 핸드폰 모두가 안되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뭐 그런 불편이야 감수할 수 있지'라면서 참았지만 양아치들의 스트레스는 점점 쌓여갔다.
<다음날>
어제와 다름없는 일상이 시작되었다, 다른것이 있다면 허리를 다쳐서 복대를 메고있는 김교수는 수업을 일찍끝내고 산으로 올라갔다는 것이다. 한편 산 위에서는...
"교수님 그러면 다녀오겠습니다."
"응 고생좀 하게나. 둘이서 힘들겠어."
어제같은 경우는 5명중 김교수를 제외한 4명이 각기 하나씩 트렁크를 들고왔는데. 오늘은 김교수가 다치고 한명이 실험을 위해서 빠진데다가 남은 한명은 보조를 위해서 차에 머물기로 해서 2명이 두번 왔다갔다 하게 되었다. 시간상으로는 거의 2시간이나 걸리기에 지루했지만 허리가 다친 김교수가 산을 올라갈수는 없고, 혼자 내비두기도 힘드니 한명을 더 붙여놔서 있게 할 생각. 트렁크를 미리 담벼락 안으로 넣어두고 산 위로 연구원 둘이 올라가자. 김교수는 복대를 풀어버리고는 트럭으로 가서는 윳쿠리 보관용 저온 냉장실의 문을 열었다.
"후딱 나르자."
"예 교수님."
허리를 다친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을정도로 빠른 몸놀림을 보이는 김교수, 보관창고 구석에 쌓여있던 박스안에는 윳쿠리들이 수면상태로 담겨져 있었다. 그 몰골을 보아하니 보는 즉시 입을 갈기갈기 찢어버리고 싶을정도로 추악한 데이부종과 거들먹거리는 표정이 일품인 게스마리사종, 그리고 페니페니가 사람의 엄지손가락보다 굵고 긴 레이퍼 엘리스종이었다. 모두 도시에서 회수되서는 '방생 부적합' 판정을 받은 게스종들.
김교수와 다른 연구원은 그 게스종들을 승용차로 잽싸게 옮겨놓은다음 (일반박스에 담겨있어서 아크릴 상자 없이 대충 쑤셔박아서 죽은것도 있었다) 승용차에 타고는 산 아래로 내려가면서 수풀속으로 휙휙 던져버렸다. 아마 1시간정도 지나서 약효가 떨어지면 서서히 깨어날 것이고. 그때부터 왕성히 활동할테니 시간이 생명이었다. 일을 재빨리 끝마치고 온 교수는 차 안에서 연구원과 이야기를 나눴다.
"교수님 근데 이래도 되는겁니까?"
"뭐가."
"애호파들 법안 말이에요, 그거 말도 안되는건데 이렇게 과민반응 보이면서 확실히 밟을 필요가 있을까요? 이런거 내려가면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닐텐데요?"
"법률적 문제라는건 사실 법안 통과가 되건 말건 입건이 된다는것 만으로도 사회적 파장을 불러일으키지. 그쪽에서 아무리 말도 안되는 법안을 내놨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피해를 보는건 마찬가지야, 당장 우리 실험실에서 하루 실험하는 윳쿠리가 300마리에 달하지?"
"네 그렇죠, 그것도 양산이 가능하니까 그정도가 가능한겁니다만."
"만약 그놈들이 '실험용 윳쿠리의 양산과정의 문제'라는걸 지적하기라도 한다면 실험할때마다 윳쿠리를 검증받아서 확인 받은다음 실험에 들어가야되. 당장 실험비용이 곱절로 증가하는건 물론이고 인증윳쿠리를 구하기 위한 비용도 많이 들어갈것이지. 그런식으로 생각하면 편하다."
"그러니까 애초에 말을 꺼내면 문제가 되니까 말도 못꺼내게 하시겠다~ 이말씀인가요?"
"바로 그거지."
"그래도 좀 너무하신데요? 잔존 윳쿠리가 번식하면 어찌하려고 그러십니까. 그리고 이 초특급 게스종은 어디서 난거죠? 이건 인공적으로 양산한건가요?"
"출처는 서울시내니까 걱정말고, 이놈들 다 2주일 이후에는 죽어버리도록 약재를 주입해놓은 상태야. 윳쿠리 연쇄구제용 시제품 TEK-05 알지? 그놈을 좀 썼어."
"......그 윳쿠리 학살용 진균류 말인가요? 산 위의 윳쿠리들은요?"
"산 위의 윳쿠리와 섞일 일이 있나. 애초에 저 산의 도스쪽과 이 게스놈들이 섞일 염려는 없어. 만약 담벼락 근처에 죽는다고 해도 TEK-05의 전염성도 다 고려해서 선정한거니 걱정 할 필요 없지. 거기다가 지금 올라간 연구원들이 산 위의 윳쿠리에게 약재를 나눠주고 있을껄? 도시 윳쿠리에게서 옮겨올 수 있는 전염병 막는 약이지만 실제로는 TEK-05의 항체를 말이야."
"이거 언제부터 계획하신거죠?"
"뭐 묻지 말라고. 사람들이 내려오니까 돌아가자."
"네 삼촌."
"웬만하면 티내지 말라니까..."
땀을 뻘뻘 흘리면서 산아래로 내려온 연구원들을 기다리다가 차를 타고 바로 내려온 김교수와 연구원들. 앞으로 벌어질 일이 즐거웠는지 김교수의 입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잠시 뒤, 산속의 수풀>
"뭇큐큐, 그게 정말이에요?"
"느! 그렇다구! 레이무가 봤다구, 야채씨가 가득하게 있었다구!!!"
입에서 침을 튀겨가면서 설명하는 윳쿠리 레이무, 어제 가족들과 같이 산 아래로 내려갔다가 참변을 당했지만 그 끔찍한 기억은 어느새 팥소 저편으로 사라지고, 남아있는 것은 인간도 없이 야채만 가득한 밭이었다.
"그렇다면 어서 내려가자구!"
"맞아. 야채씨가 가득하면 모두 내려가면 되는거네?"
"어디에 야채가 있는거지? 데이부는 배고프다구!"
입에서 군침을 흘리면서 추악한 표정으로 달려내려온 데이부들, 어느 사람에게 잡혀서 일어나보니 수풀속이었다. 그리고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서 내려와보니 윳쿠리들이 있었다.
"느긋하게 있으라구!!! 여기는 윳쿠리 플레이스라구!!!"
"느긋하게 밥을 내놓으라구!"
주변을 살피면서 배고픈 속을 채우려는 데이부들, 나무아래에 있는 이 무리의 식량 저장창고가 숨겨져 있었다. 비록 산 위의 도스에게는 인정받지 못했지만 - 지식도 없으면서 독버섯을 여러 윳쿠리에게 먹여서 죽게 만들었다 - 나름 개념 윳쿠리인 파츄리는 식량을 저장하는 방법을 알고 있엇고, 이 무리는 일정량의 식량을 수확해서 저장해두는 일을 낙으로 삼았다.
"느 밥씨를 먹겠다구!"
"뭇큐! 여기는 식량창고야! 함부로 손대면 안돼!"
"느긋하게 죽어!!!"
파츄리가 달려오는것을 보자마자 지체 없이 몸으로 마구 내리찍어서 파츄리를 터트려버린 데이부들, 윳쿠리들은 거리낌없이 동족을 죽여버리는 모습을 보고 경악했지만. 데이부들은 그져 처먹기에 바빴다.
"우걱우걱 우걱우걱!"
"우적 쩝 끄엑 쩝쩝!"
"우거걱 켁! 우걱 우걱!"
사레가 들리고 너무 먹이를 한입에 많이 넣어서 볼살이 미어터질정도로 입에 먹이를 넣고도 더 쑤셔박듯이 먹이를 먹은 데이부들, 20마리의 윳쿠리들이 힘을 모아서 저장한 식량창고는 단 3마리의 데이부들에게 몽땅 털려버렸다.
"느후! 쓰레기같은 먹이씨였지만 배는 부르다구!"
"불량 파츄리는 식량창고에 오렌지주스나 사탕같은 달콤달콤씨도 안넣다니 역시 쓰레기였다구."
"느후! 근데 야채씨는 어디에 있는거지?"
"느! 파츄리를 죽이다니 게스들이라구! 벌을 받으라구!"
라고 외치면서 나뭇가지를 물고 달려드는 마리사. 하지만 도시에서의 특급 게스 데이부는 전투 경험이 풍부했다. 입안에 든 먹이를 눈으로 뱉어버린 데이부, 마리사는 앞이 안보여서 꼬챙이를 땅에 푹 박고는 뒹굴었다.
"느! 앞이 안보인다구!"
"느긋하게 죽으라구 불량팥소!"
그리고 다시 이어지는 파운딩, 순식간에 팥소를 바닥에 흩뿌리면서 죽은 마리사를 본 다른 윳쿠리는 기겁을 했다, 이 데이부는 무리의 대장이었던 마리사보다 훨씬 강했다. 그리고 데이부들의 말이 이어졌다.
"데이부는 쓰레기같이 동족을 죽이려는 마리사를 처치한거라구! 이제 데이부들이 대장이라구!"
"야채씨를 어디서 보았지 레이무?"
"느... 산 아래에서 봤어."
"그러면 내려가자구! 이제 이 무리의 식량은 맛이 없으니 진짜 야채를 먹고싶다구!"
라고 해봤자 피땀흘려 모은 식량을 모두 강탈한주제에 말이 많았다. 애초에 데이부가 무섭기도 했고 야채가 먹고싶었던 윳쿠리들은 마지못헤 그 주장에 동조했다. 그 추악한 얼굴을 앞세운 데이부들은 다른 윳쿠리들과 함께 산 아래로 내려갔다, 이 무리는 그래도 두마리의 희생만 있었으니 다행이었다. 다른무리들은...
<다른 수풀>
"흥오오오오오오오오오 마리쟈의 마무마무 정말조아아아아아아!"
"느으...야채씨가...먹고시퍼써..."
단 한마리의 특급 레이퍼 엘리스가 무리를 모두 궤멸시켰다. 머리에 줄기를 잔뜩 매달고도 운 좋게 살아남은 마리사는 최후의 소원인 '산 아래'에서 본 느긋한 야채를 먹고싶었는지 입에서 신음을 내뱉었다.
"느? 야채씨? 도시파스러운 야채인가요?"
재빨리 페니페니를 가라앉히고 태연한듯 물어보는 레이퍼 앨리스, 도시에서의 레이퍼들은 다른 윳쿠리에게 조심스레 접근해서 특급 레이퍼로 변신하는 재질을 갖춘녀석이 태반이었다. 그 모습을 본 마리사는 마지막 힘을 쥐어짜내서 말을 했다.
"야채씨가...산...아래애....가득하다...먹고시퍼서..."
"그럼 흐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옹!!!"
사람 엄지손가락보다 굵은 페니페니를 다시 꺼내는 레이퍼 엘리스, 마지막으로 살아남은 마리사의 머리에 줄기가 하나 더 돋아나고 모든 생명력이 소진되서 검게 죽어버리자, 앨리스는 산 아래로 향했다. 그런 앨리스의 눈에 자신과 같은 훌륭한 도시파 레이퍼들이 보였다.
"느... 이근처는 마리쟈도 데이부도 없는건가요?"
"느! 도시파스러운 앨리스들이구나!"
반갑게 자신의 동료 레이퍼를 맞이하는 레이퍼 무리들. 그리고 그들은 산 아래에는 야채씨가 있다는 말을 듣고는 지체하지도 않고 산 아래로 아래로 내려갔다.
<그날 저녁>
"역시 괜한 걱정이었을까요?"
"뭐 3일째인데 그리 게스들이 보이지도 않고, 교수도 농민들도 다 우리 겁주려고 그런거에요."
"맞아요 이런곳에서 활기찬 야생 윳쿠리들을 보는게 얼마나 기뻐요?"
오손도손 이야기를 나누는 애호파들, 그들에게 여기는 꽤 좋은 장소였다. 물도 공기도 모두 좋고 산속에서 이런 생활을 하는것도 나쁘지는 않아 보였다. 중요한 야생 윳쿠리들도 모두 활기차고 말을 잘 들으며 - 어차피 1시간 뒤면 잊어먹지만 - 근심 걱정 없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참이었다.
"느! 야채씨가 있다구! 다 데이부꺼라구!"
추악한 면상을 들이밀면서 첫 타자로 달려오는 데이부, 애호파는 평상시처럼 그 데이부를 손으로 잡아올려서 서로 눈높이를 맞춘다음 조심스레 훈계했다. 보통 윳쿠리들은 말을 들어먹었을 테지만...
"잘들어 레이무, 여기는 인간들이 만든 밭이고 너희는 야생에서 살면 되는거야, 그러니까 다시 숲으로 돌아가줄래?"
"말도 안된다구! 모두 다 데이부꺼라구!"
손위에 올려져 있던 데이부는 급작스럽게 사람의 얼굴에 뛰어들었다. 3kg밖에 안된다지만 급작스러운 습격에 당황한 사람은 뒤로 털푸덕 넘어졌고. 데이부는 몸통로 떨어져서는 이렇게 소리를 질렀다.
"인간씨의 야채도 모두 데이부에게 내놔야한다구! 버러지같은 인간씨는 느긋하게 죽어! 죽어! 죽어!"
퍽! 퍽! 퍽! 퍽!
지체없이 내리꽃히는 데이부의 파운딩, 약한 윳쿠리라고 해도 이렇게 전력으로 얼굴에 파운딩을 한다면 코피가 터지는건 당연하다. 잽싸게 일어난 애호파였지만 이미 코피가 줄줄 흘러내리고 입술도 부어터진 상태, 그 황당함에 입을 열고는 외쳤다.
"어째서 이러는거지? 말도안돼!"
"느! 야채씨가 있다구!"
튕겨나간 데이부는 잽싸게 토마토에 달라붙더니만 좀 설익은 하나를 한입에 꿀꺽 삼키고는 우적우적 씹으려고 했다. 그러나 씹힐리가 만무 - 직접 해보면 알겠지만 인간도 거의 불가능하다 - 입안에 토마토가 끼어서 어버버법 거리면서 뒹구는 데이부를 마지못한 다른 애호파가 도와줬다. 입에서 설익은 토마토를 통째로 뽑아낸 데이부는 다시금 외쳤다.
"쓰레기같은 야채를 먹으라고 하다니! 인간씨는 모두 불량인간이라구!"
"아니 이건 뭔사태야!!!"
경악하는 애호파들, 그러나 반대쪽에서는 더 끔찍한 일이 벌어졌다.
"알았지 레이무? 다시는 그러면 안돼?"
"느! 내려달라구! 느!"
"흐음 도시파 앨리스에게 좋은 레이무에요."
"아 저 앨리스가 네 짝이구나? 그러면 내려줄께."
천연덕스러운 레이퍼의 모습에 속은 여성 애호파, 얼마전에 와서는 다시 찾아온 레이무를 땅바닥에 내려놓았다. 그러나 그 직후 앨리스의 몸에서는 엄지손가락보다 굵은 페니페니가 튀어나오더니만 순식간에 발정했다.
"레이무와 상쾌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
"느갸아아악 레이퍼다!"
비명을 지르기도 전에 순식간에 덮쳐진 레이무, 앨리스는 군침과 눈물과 채엑을 흘려가면서 미친듯이 몸을 흔들어댔다.
"상쾌! 상쾌! 흐오오오오오 마무마무 좋여소 조아아아아아 상쾌! 상쾌! 상쾌! 상쾌!"
"느갸아아아아아악!"
"꺄아아아아아아아악!"
초특급레이퍼에게 강간당해서 순식간에 머리에서 줄기가 여러개 솟아오르는 레이무, 그러나 뒤에서는 수십마리의 레이퍼 앨리스들이 페니페니를 세우고 밀려오고 있었다.
"이...인간 언니야도 애리쭈랑 상쾌애애애애애!"
"언니야아 상쾌히하자아아아아아아!"
인간에게도 거침없이 페니페니를 세우고 달려오는 모습에 경악한 여성은 그자리에서 몸을 돌려서 도망쳤다. 그리고 바로 착 페니페니를 가라앉힌 앨리스들은 정신없이 농작물을 먹어치우기 시작했다. 발정 앨리스는 격한 혐오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사람들도 피하거나 철저하게 죽여버리는 녀석들 중 하나여서 이런 방법으로 귀찮은 사람을 쫓아보내는것도 가능하다는걸 알고있는 것이다.
지옥이 시작됬습니다
그리고 소설 용량이 30kb를 훌쩍 넘어서 증설 후 분리해서 6편까지 쓰도록 했습니다
이래저래 말이 길어지면 곤란하다니까요...
"교수님! 이게 무슨일이랍니까!"
당황스러운 얼굴로 윳쿠리들을 두어마리씩 잡고 달려온 애호파들. 김교수와 그의 조카가 산에 풀어놓은 게스종들이 여기까지 내려온 것이다, 마침 강의를 끝마치고 산으로 가려는 김교수는 퉁명스러운 어조로 답했다.
"다 죽이세요."
"아니 다 죽이고 나발이고! 이런 사태에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자세히좀 알려주세요!"
"게스종 교화를 하시려면 2주일코스로 60만원 넘게 받는 대도시에 있는 교화센터로 보내시던지 아니면 죽어라 구타하던지 둘 중 하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죽이는게 편하시겠죠?"
"젠장 닥치고 학살하는게 뭐고 또 전부 게스종입니까? 충분히 가능성은 있어요. 학살 종용하지 마시고 그냥 윳쿠리가 싫다고 하시죠!"
"아마 저런 게스종을 한... 어디보자, 산 넓이와 식생을 고려한다면 거의 일주일동안 합쳐서 200마리는 보겠군요. 200마리쯤 상대해 보시면 생각이 달라질겁니다."
"시끄러워요!"
결국 여기 시설담당을 하고있는 군 전역자와 김공익에게 물어본 사람들. 다행히도 시골학교인지라 윳쿠리를 가둬둘만한 시설은 충분히 있었다.
"뭐 어디다 보관하실거라면 뒤뜰에 여기 학생들이 이용했던 닭장과 각종 가축용 우리가 있습니다, 자물쇠와 열쇠는 창고에 있으니 그걸 쓰시던지요."
"감사합니다, 크기는 얼마정도 보관 가능하죠?"
"에... 한 200마리는 충분할껄요?"
"아뇨, 게스종이라면 50마리도 힘들텐데요?"
"에?"
김공익이 실실 웃으면서 다가왔다. 양손에 날뛰는 데이부를 들고있는 애호파 간부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쳐다보았다.
"해보시면 압니다, 일단 뒤뜰로 가시죠. 제가 도와드리겠습니다."
뒤뜰로 가서 녹슨 우리 문을 열고 대충 윳쿠리들을 때려박는 애호파들. 그 안에서도 게스들은 시끄럽게 떠들기에 바빴다.
"도시파에게 이런 촌스러운 우리는 싫다구요!"
"빨리 과자씨와 달콤달콤씨를 달라제! 안그러면 크게 혼날거라제!"
"데이부의 귀여운 아가야들에게 먹을것을 달라고 불량인간들!"
진땀을 흘리는 애호파들과 피식피식 웃는 김공익, 그리고 그 모습을 불쌍하다는 듯이 쳐다보는 시설담당자들. 그리고 다시 산위에서는...
캐비넷이 열리고 다시금 잠들어있는 윳쿠리들이 사람의 손에 의해 바닥으로 조심스레 내려왔다, 외형적으로 다르지는 않았지만 그 모습을 보고있던 도스는 새로운 윳쿠리라는걸 한눈에 알아봤다.
"느! 이번에는 어느 느긋한 윳쿠리들이냐고!"
"이건 저 북쪽 태백산맥이라는 먼 곳에서 살다가 여기로 온 윳쿠리들이야. 이번 무리들은 먼곳에서 왔으니 잘 부탁한다 도스."
다시 도스에게 주어진 20마리의 강원도 깊은 산골의 윳쿠리, 다른지방의 윳쿠리의 적응력을 알아보기 위해서 이곳저곳에서 샘플을 주는것이 이번 실험의 목적이다. 그리고 산 아래에서는...
"오늘은 좀 났지 않을까?"
"게스 50마리에 일반종 50마리를 푸시면서 뭐가 나아요, 더 지옥이겠구만."
김교수는 어제는 게스종만 50마리 풀었지만 오늘은 밸런스(?)를 위해서 100마리의 윳쿠리 중 50마리의 게스만 풀고있었다, 이녀석들은 내일 다시 산 아래로 내려가서 지옥을 연출할 것이다.
<그날 저녁>
"이대로는 안되요! 김교수의 말이 맞다면 100마리의 윳쿠리가 매일 여기로 내려옵니다, 근데 지금 우리의 1/3가량이 차올랐어요!"
"다시 야생으로 방생하면 안될까요? 날잡아서 교육을 시키고 말이에요."
"말 되는소리좀 하세요, 세상에 윳쿠리가 사람을 죽으라고 하면서 마구 구타하다니 말이 됩니까? 사람도 거리낌없이 공격하는 놈들은 제가알기로는 하루 이틀로는 안고쳐져요."
"그 김공익이란 놈이 했던 짓거리 있죠? 윳쿠리에게 공격당하는걸 연출한거, 그거 사실일수도 있습니다 제 정강이를 좀 보세요."
데이부에게 파운딩을 당해서 얼굴이 퉁퉁 부은 애호파와, 게스마리사가 녹슨못으로 정강이를 찔려서 인근 도시에 1시간 20분이나 차를타고 가서 치료를 받고 파상풍 예방접종을 맞고 온 애호파가 투덜거렸다.
"근데 앗차! 윳쿠리 밥줘야죠?"
"그렇네요, 근데 윳쿠리용 사료가 있나요? 없죠?"
"애초에 그런것도 없었고, 아줌마들에게 부탁해서 일반적으로 먹는 밥이나 줍시다."
식당으로 향한 애호파들은 식당 아줌마들과 이야기를 해서 식사를 하려고 했지만, 지역주민들의 반응은 냉랭했다.
"윳쿠리에게 바압? 염병떨고있네!"
"직접 해쳐먹이쇼!"
마을 주민들이 윳쿠리의 밥을 해준다는건 어불성설, 이사람들이 애호파만 아니였다면 창고에 있는 윳쿠리를 잡아다가 팥칼국수를 끓여줄 생각도 했었지만 말이다.
"뭐 우리가 해야겠네요, 하기사 5명이서 우리 100명 식사 만드시기도 바쁘실테니까."
그렇게 윳쿠리들의 식사를 해준 애호파들, 야생종은 그냥 야채만 먹어도 진수성찬이라는걸 모르고 자신들이 하는것과 동일한 식사를 마련해줬다. 보통 윳쿠리 50마리가 먹는 양은 끽해봤자 사람 20명이 먹는 양보다도 적지만. 엄청난 식욕으로 바닥을 드러냈다.
"꺽 우걱 쩝 우적 우걱 우부붑 우웁 우걱!"
"와구와구와구와구 쩝쩝 와구와구 쩝!!!"
"흐압 으적 와구 와구 으적!"
"엄마야는 비키라구! 데이부에게도 밥씨를 달라구!"
"아이구 여기있다! 으악! 내손!"
"도시파의 밥이라구요! 인간씨는 손을 떼세요!"
"니놈에게 밥주는데 내 손을 깨물면 어쩌라는거야!"
정상적인 사람이 본다면 구토가 치밀어오르는 장면이었지만 극한의 인내심으로 참은 애호파들, 다시금 회의가 시작되었다.
"도시에 가서 인계철선을 사서 쭉 깔아두는건 어때요? 돈 별로 안받잖아요?"
"김교수의 강의 보셨잖아요, 윳쿠리들끼리 힘써서 1m깊이 구덩이를 판 거, 그정도라면 쉽게 뚫릴꺼에요."
"그러면 해자같은걸 파서 물을 쫙 부어두죠, 그러면 마리사종 건너오는것만 신경쓰면 되니까요."
"이쪽 토지는 죄다 비옥한 사토질이에요, 중장비를 동원하지 않는 한 힘들걸요? 물빠짐이 심하고 흙이 잘 무너지니까."
"이래저래 난관이네요... 포크레인을 빌려서 깊게 땅을 파고 거기다 시멘트로 막아서 아예 해자를 만든다는 식이면?"
"그린벨트 규제구역이라서 그런식의 공사는 안되요. 게다가 허가가 떨어진다고 해도 이미 한달은 훌쩍 지나가있겠죠?"
"거기다가 들어가는 돈과 공사재료도 부분적으로 제한이 걸리니... 농민들이 윳쿠리들 때려잡은것도 이해가 가요."
"일단 자고나서 내일 김교수에게 이야기해봅시다, 그사람도 뭔가 대책은 있겠죠."
"오늘 물어보니 닥치고 죽이라고 하던데..."
이런저런 의견이 많이 나왔지만 딱히 좋은 해결책은 나오지 않았다. 그나마 다행스러운거는 농민들중 한명과 연락이 닿아서 구체적인 윳쿠리 방제 시도에 대해서 물어보는게 가능하다는 정도였으니 말이다.
<다음날>
김교수의 강의는 평소보다 좀 더 영양가가 많은, 윳쿠리의 생태 사이클과 번식방법 그리고 습성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다. 강의가 대충 끝나가자 한명이 손을 들고 질문을 했다.
"저 교수님! 야생 윳쿠리들을 효과적으로 방제하는 방법이 무엇인가요? 법안 내에서 할 수 있는 행동 말이에요."
언제는 막지 말라고 해놓고 막으라고 이야기를 하는 모습이 참 아이러니했지만 교수는 나름 성심성의껏 이야기를 했다.
"예전에 이 농장에서 윳쿠리를 막을때 쓴 방법중 참고로 할만한게. 100m 길이로 너비 1미터 이상. 깊이 2미터의 도랑을 파는것이었습니다. 사토질이어서 흙이 쉽게 무너지는 터라 땅 파기에는 그리 힘들지 않았지만. 중장비를 동원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이 도랑을 유지하는것 자체가 소수의 마을주민들로는 불가능한 일이었다고 하더군요."
"효과는 있었답니까?"
"100미터 간격으로 사람이 보초를 서면서 윳쿠리를 포획한다면 지금처럼 전방위로 윳쿠리를 막아내지는 않아도 될겁니다. 물론 그건 일반적인 경우고 몇몇 경우에는 해당 안 될 수도 있겠죠."
"그...감사합니다."
그나마 현실적인 해결책을 제시해준 김교수, 하지만 말이 100미터 길이에 1미터 너비 2미터 깊이의 도랑이지, 그건 거의 해자나 다름없는 짓거리였다. 거기다가 이 농장은 무려 4천평에 달하는 장방형, 1만 3천 제곱미터에 달하는 면적은 아무리 잘쳐줘도 거의 1000미터의 해자를 만들어야 하는것이다. 그리고 어제와 같은 게스들과의 대격전이 시작되었다.
"느헤헤헤 인간씨는 바보인거네! 응응 그런거네!"
사람속을 북북 긁고 도망치는 게스 첸. 제법 빠른 몸놀림이었지만 도망치는 반대방향에서 몰려오는 다른 게스무리들이 보였다, 윳쿠리들은 나름 양동작전을 하는 방법도 터득한 것이다.
"누관검을 받아라 찐뽀!"
"어이쿠 이런!"
거리낌없이 길가에 떨어진 볼펜을 줏어서 찌르기를 해오는 게스 요우무, 빠른 몸놀림에 공격당한 사람은 제자리 점프를 뛰어서 겨우 피했다. 이런식으로 수많은 게스과 그에 동조한 일반종들이 밀려 내려왔고. 애호파들은 막고 또 막으면서 우리에 쳐넣기에 바빴다. 그러나 김공익이 말한대로 게스들을 수용한 우리에서 끔찍한 사건이 벌어졌다.
"느! 좁다구! 데이부는 좀 더 넓고 편한공간이 좋다구!"
"도시파스럽지 못하게 좁아터지고 냄새나요, 공간이 더 넓어야 한다구요!"
"그렇다제! 여긴 윳쿠리가 너무 많다제!"
"응응 알겠어, 숫자가 너무 많은거네?"
서서히 게스들을 중심으로 뭉치는 윳쿠리들, 그리고 일반종들은 중앙에 모인 게스들의 집단에 의해서 네갈래로 찢어졌고 잠시 시간이 지나자 단지 '좁다'라는 이유만으로 엄청난 학살극이 시작되었다!
"느긋하게 죽으라제!"
"부피만 차지하는 불량팥소는 찌그러지라구!"
"응응 알겠어! 눈씨만 후벼파면 되는거네!"
"느! 언니야! 살려져여여여여여!"
"앞이 안보인다구! 마리사의 눈씨를 챈이 박살냈다구!"
"느갸아아아악 어째서어어어어어!"
"꺄악! 누가 이 윳쿠리들좀 말려줘요!"
먹이를 주려고 온 여자의 다급한 외침. 사람들이 나서서 우리안의 윳쿠리들을 뜯어말렸지만 이미 게스종들에 의해서 대부분의 일반 윳쿠리들이 눈이 뽑혀지고 갈기갈기 찢겨진채로 죽어버렸다.
"이새끼들!"
"잠깐! 손대지마요, 야생 윳쿠리들이라서 우리가 너무 좁은곳에 가둬놨던것 같아요."
"아무리그래도 동족살해라구요, 이런놈들은 어디가서 확 죽어버려야!"
"우리 모두가 사랑으로 윳쿠리를 대하기로 한 거 잊으셨어요? 애완종이랑 다를바가 없다구요!"
신경쓸것도 없다는듯 먹이를 쳐먹는 게스들과, 그들의 우리 앞에서 말싸움을 하는 애호파들. 위의 여성이 한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린말이었다. 분명 야생 윳쿠리는 애완종과 다를바가 없다. 하지만 애완종은 팥소단계부터 사람의 친구가 되기 위한 철저한 교육과 통제속에서 길러졌으며, 그런 애완종들을 학대하는것이야 말로 학대의 극치를 달리는 것이다. 이런 게스들에게는 절대로 해당되지 않는 말이기도 했다. 실제로 일반 윳쿠리는 이런 우리에 300마리를 가둬놔도 큰 싸움은 벌이지 않는게 대부분이니까 말이다.
"으! 뭐 우리가 좁은데에 쳐박은것도 있기는 하죠, 그러면 다른 대안 있을까요?"
"강당 어때요? 여긴 그래도 큰 시골학교라서 큰 강당도 있던데."
"그거야 관리자들에게 물어봐야겠죠 뭐."
다행히도 폐교의 강당은 생각보다 상태가 양호했다, 단지 먼지가 너무 많고 쓰레기들이 많아서 윳쿠리들이 다칠 염려가 있으니 청소를 말끔히 한 뒤, 윳쿠리들을 거기에 수용하기로 했다, 물론 청소도 쉽게 끝나는게 아니라 온종일 걸릴만한 일이었고 그 중심에는...
"다 닦아, 알았지?"
"뭐에요 이거!"
"근신하는 대신 여기 청소나 하는거라 생각해라. 자꾸 툴툴대면 그냥 집으로 보내버릴꺼야!"
"너 개색히 길거리에서 두고보자, 뒤통수 조심해라?"
"아오 저 개씨이발놈!"
"개색기 저거 아버지에게 이야기 해서 반쯤 조져놔야지 아 썩을!"
양아치 셋은 김공익의 추천이자 반 강요로 그 거대한 먼지투성이 강당의 걸레질을 담당했다, 학교생활 내내 빵셔틀에게 임무를 떠넘긴 그들에게 있어서 이건 더할나위없는 굴욕이었다. 자신이 사는 방도 아니라 윳쿠리들 수용소를 정성껏 청소해야 하다니!
<한편, 산 위>
"오늘은 적게 뿌리시네요?"
"완급조절을 해야지. 안그래도 산자락 일부에만 뿌리는게 가능하니까 이쪽 윳쿠리는 절멸상태나 다름이 없어."
"안그래도 내일 토요일부터 우리 연구실 여름휴가죠? 수요일까지."
"그동안 지리산좀 다녀야겠는걸?"
"연구원끼리 오손도손 지리산 하이킹은(는) 회이크고 게스윳쿠리 살포입니까?"
"정답이지."
오늘은 적은숫자인 40마리의 윳쿠리만 산에 뿌리고 온 김교수, 윳쿠리의 숫자는 한정되어 있었기에 한방향에서 이렇게 많은 숫자의 윳쿠리가 계속 내려온다면 이상하게 생각할게 뻔했다. 게다가 돌아가는 윳쿠리도 별로 없게 애호파들이 죄다 잡아 가두는거라 윳쿠리들 사이에 소문이 퍼질때까지는 시간이 걸리는법! 철저하게 계산된 테러행위나 다름없는 짓거리였지만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는 별 상관 없다는게 김교수의 생각이었다.
<다음날>
"네? 정말이죠? 정말인가요?"
- 그렇당께, 이장이랑 같이 돈을 걷어서 사람들 불러서 4년전쯤 포크레인으로 해자를 파놓은게 있는데 메꿔지고 물차고 그래서 쓸 수 있을랑가 모르겠는디. 일단 농장에서 20미터쯤 더 들어가 보면 있을텡께 함 봐보쇼. 근디 우리가 3개월마다 한번씩 보수했는디도 답이 안나와서 2년 전부터는 내비뒀수다.
"감사합니다!"
전화기를 잡고 환호성을 지르는 애호파. 막막했던 일이 일시적으로 풀렸다. 예전 마을 주민들이 포크레인으로 파놓은 해자가 있다는 것, 없는것보다는 나았기에 헐레벌떡 수풀을 베고 해자를 찾아보았지만...
"죄다 막혔네."
"토양이 그렇다 보니..."
"한 20cm니까 어딜 파해쳐야 하는지 나타내는 정도는 되겠군요."
참담하게도 2년간 비바람에 시달린 해자는 쓸모가 없게 되었다. 당장 중장비를 불러온다고 해도 허가가 나지 않으니 공사는 불가능하고. 일단 인력으로라도 윳쿠리가 가장 많이 내려왔었던 한쪽 구역을 파해치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으엑 세상에!"
"뭔놈의 머리장식이죠?"
해자의 흙속에서 윳쿠리의 머리장식이 새어나왔다, 물에 잘 녹지 않는데다가 투수성이 좋은 흙이어서 오랜시간을 버틴거였지만 이것은 한두개가 아니었다. 적어도 10여개는 되는 머리장식들이 단 한곳에서 나오자 기겁을 하는 애호파들, 여기서 얼마나 많은 윳쿠리가 묻혀 죽은것일까? 그러던 중 뒤에서 외침이 들려왔다.
"새참왔어요!"
손 하나 까딱안하고 있기에는 너무 양심에 찔린 관리자들이 새참거리를 싸들고 나온 것, 간단한 빵과 이온음료였지만 진수성찬이나 다름없었다, 그리고 그 해자속을 유심히 들여보던 김공익은 머리장식들을 집어들더니만 말했다.
"이거 노예 윳쿠리인데요?"
"엥?"
머리장식은 공통적으로 레이무의 경우에는 구렛나루 리본만, 마리사의 경우에는 머리 고깔은 뜯기고 머리 아랫부분만 남아있었다. 썩어 문드러졌다고 하기에는 이상한 부위, 김공익의 말은 이어졌다.
"윳쿠리 관련학과에서 공부한 지식을 여기서 써먹네요. 한곳에 이렇게 많은 윳쿠리가 있다는 것은, 이 깊은 해자를 윳쿠리노예들을 발판삼아서 이동했다는 뜻이 되겠죠."
"발판? 무슨소리를 하는거지 지금? 윳쿠리가 아무리 많다고 하더라도 여기를 건널 수 있을 것 같아?"
"흙을 파기 쉬우니까. 한쪽에서 계속 흙과 모래를 붓고, 해자를 약간 메운다음 그 아래에 머리장식을 뜯긴 노예 윳쿠리들을 밀어넣는거죠. 기진맥진한 노예 윳쿠리들을 짓밟고 침투하는 방식으로 농장 안으로 밀고 들어왔을겁니다."
"잠깐! 윳쿠리들이 그렇게 말도안되는 짓거리를 했을꺼라고? 웃기는 소리좀 하지마라, 아무리 네가 연구건 뭐건 한다고 해도 그건 윳쿠리의 상식을 뛰어넘은거야!"
"윳쿠리들이 상식을 버린거겠죠, 2007년 전라남도 K시 C면 농장에서 발생한 '윳쿠리들의 동족 발판 사건' 으로 인한 논문을 본 적 있어요, 거기가 바로 여기였네요."
믿기지가 않는다는 표정을 짓자 김교수가 주고 간 수업 내용을 폐교에서 꺼내와서 보여주는 김공익, 거기에는 2007년 이 농장에서 발생한 사건이 자세하게 기록되어 있었다.
"2007년 전라남도 K시 C면 XX농장, 윳쿠리들의 대량 매장사건을 취재, 사건 조사결과 윳쿠리의 침입을 막기위한 해자가 일부 메워져 있었고 남은 높이는 힘이 빠진 윳쿠리들과 그 사체로 이루어졌다. 대부분의 윳쿠리는 머리장식이 뜯긴 상태로 저부가 크게 훼손되어 있었으며..."
"애석하겠지만 여기가 그 농장이라면, 어떠한 대책도 안통할겁니다."
"잠깐! 발표된 논문과 연구자료 다 너한테 있나?"
"있는데요?"
"그것 좀 줄 수 있겠나? 이대로 당하고만 살 수는 없어!"
"뭐 그렇다면야... 드리죠."
그러나 이 논문집에서는 이후 이 농장에서 윳쿠리를 방어했다는 소식은 없었다, 농민들이 너무나 화가 난 나머지 그냥 윳쿠리를 오는 족족 패죽였다는 이야기뿐. 애호파들은 윳쿠리의 진짜 모습을 알게되자 끓어오르는 속을 진정시킬 수 없어서 안절부절 못하고 있었다. 그나마 그들에게 위안이 되는것은, 비가 내려서 윳쿠리의 진입이 차단되었다는 것과 윳쿠리의 강당 이주가 모두 끝났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악의 사태가 벌어졌다.
<식량창고>
"아유! 이거 어쩐디야! 쌀이 다 물에 저저버려쓰니!"
"덥고 습해서 곰팡이가 다 피어부렸구만!"
오래된 창고에 쌀을 저장해뒀는데. 바닥이 약해서 그곳으로 물이 새어들어가서 쌀이 홀라당 젖어버린 것이다. 그것도 아침에 발견한다면 나았겠는데 저녁시간이 다 되서야. 그것도 포대위까지 곰팡이가 번진 상태가 되서야 겨우 눈치를 챈 것이다 앞으로 일주일 어치 먹을 쌀 중 멀쩡한것은 40kg어치. 100여명의 사람들이 먹자면 한끼만에 거덜나는 양이다. 금방 상하는 식재야 매일마다 가져오는데다가 쌀은 사오면 되니 당장 끼니 걱정은 안된다고 하지만...
"무어 이건 우리 관리 소흘잉께 어쩔수가 없구만. 우리가 돈써서 쌀 사들여놓을테니 신경 푹 놓으쇼!"
"윳쿠리 밥은 어쪄죠?"
"윳쿠리 가둬놓은게 벌써 40마리가 넘어가요. 뭐 어디 먹을만한게 없나?"
"지금이라도 도시로 나가죠, 다 사가지고 돌아온다면야 9시쯤 되겠네요."
"유쿠리 밥? 썩은 쌀 싯어서 쪄먹이면 될꺼아녀!"
"이보세요! 윳쿠리에게 썩은쌀을 먹이면 죽을수도 있다구요!"
"죽어버링게 나을터지. 여하튼 알아서들 하쇼! 에 참 유꾸리색히들 드럽게 챙겨주누만!"
투덜대는 아줌마들과 어떻게든 설득하려다가 포기하는 사람들, 일단 자기 배부터 불러아 하자는 심정 - 대부분 윳쿠리에 대한 정나미가 상당히 떨어졌다 - 밥을 준비하면서 도시로 나가려는데. 불행히도 오늘은 토요일이어서 전화해본 결과 대부분의 곡식상이 문을 닫은 상태여서 도심으로 더 들어간 농협에서 쌀을 사야 한다는 정보를 얻었다.
"그럼 다녀오지요."
"왜 저도 같이갑니까?"
"김공익 너 맨날 심심하다고 징징댔잖아."
"올때 맛있는것좀 많이 사와. 알았지?"
"네에~"
투덜대면서 차에 타는 김공익과 애호파 사람들, 트럭에 쌀을 사서 챙겨온다고 해도 아무리 빨라야 밤 10시가 될 것이다, 여기서 도심까지는 차를 타고 거진 1시간30분이나 걸리는 거리이다, 예전 지도에는 지금은 도스마리사가 살게되면서 국립공원으로 소속된 길이 나와있겠지만. 거기는 막힌 지 오래였다.
<3시간 뒤>
"느 배고프다제!"
"무능한 인간들은 식사를 내놓으라구! 오렌지주스는 필수라구!"
"느~ 도시파스럽지 못하게 배고파요."
"상쾌도 배가 충분히 불러야지 하는 거 아닌가요?"
"다들 배고파하네..."
아무리 정나미가 떨어졌다고 하더라도 근본은 극단적이라고 할 만큼의 애호파였던 사람들, 윳쿠리들을 보면서 걱정스러운 모습을 하고있었다. 점점 언성이 높아지자 급기아 사람들은 들어가서 윳쿠리들에게 이야기를 해주기로 했다.
"저기 윳쿠리들아~"
"인간씨! 밥은!"
"배고프다구!"
"어서 달콤달콤한 과자 풀코스에 오렌지주스를 달라구! 안그러면 데이부의 쓴맛을 볼꺼라구!"
"느~ 도시파는 슈크림을 먹고싶어요."
"미안하지만 문제가 생겨서 앞으로 두시간만 느긋하게 기다려라! 그러면 밥이 도착할꺼니까!"
지금의 시간은 오후 9시. 김공익을 포함한 쌀사러 나간 사람들은 1시간 뒤에 도착할거고 씻어서 밥을 하면 아마 11시쯤에 먹을 수 있을것이다. 애완종 윳쿠리들은 한끼정도 끼니를 걸러도 인간을 위해 강제로 부여된 충성심에 의해서 별 불만을 표시하지 않은데다가. 김교수의 강의에서 야생종들은 24시간정도는 식사 섭취를 못하는것도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했다, 그러나 이 게스들은 절대적으로 달랐다.
"느! 밥씨가 늦어?"
"데이부의 속은 이미 텅텅 비었다구!!!"
"느긋하게 배부르지 못하면 도시파가 아니에요!"
밥을 더 늦게 먹는다는 말을 듣고 점점 언성이 높아지던 윳쿠리들은 사람을 쏘아보았다, 문제가 생길까봐 덩치가 우락부락하고 험상굳은 사람을 들여보냈다, 그러지 않았으면 벌써 윳쿠리들이 사람을 덮치고도 남았으리라. 한참동안 쏘아보던 윳쿠리들은 저런 건장한 사람을 공격하면 국물도 없다는게 - 윳쿠리 퇴치반은 대부분 저렇게 건장한 몸이다 - 팥소에 각인되어 있었고, 서로를 돌아보았다.
"뭐 아무말 하지 않는다니 알아들은거로 하겠드아아아아아아악!!!"
"흐오오오오오오오오오 상쾌!"
"데이부의 식사가 되라구!"
"엄마야 살려져어어어어어!"
"마리사의 팥소가 되서 살라제!"
거리낌없이 옆에 있는 윳쿠리를 공격하는 게스들. 윳쿠리간의 동족 살해 및 카니발리즘은 아주 극단적인 환경에서만 일어난다고 알고있었다. 그러나 이곳에서는 현실로 일어났다!
"우걱우걱! 빨리 먹이라제! 불량팥소레이무!"
"엄마야아아아아 도아져어어어어어어어! 한쪽누니 안보여!!!"
옆에 있던 게스마리사에게 이미 한쪽 눈과 볼을 뜯어먹힌 새끼 레이무는 어미를 애타게 찾았지만.
"상쾌! 상쾌! 흥오오! 상쾌! 상쾌애애애애애!"
"느갸아아악 아가야가아아아아아아아악!"
그 어미는 이미 레이퍼 엘리스에게 강간당해서 머리에 줄기가 여러개 솟아올랐고 몸이 거무죽죽하게 변해버렸다, 레이퍼 엘리스는 당장 먹어치우면 성욕을 풀 길이 없기에 상쾌를 한 후 먹어치우는 습성을 가지고 있었다.
"느! 레이무는 느긋하게 떨어지라구!"
"그러면 떨어질께 느후훗..."
"아가야들아 안심하라고 느부에에엑!"
"데이부는 강 하 다 구 ! 쓰레기 마리사따위는 짓뭉개지라구!"
아가야들을 노리는 데이부를 막으려다가 데이부의 꾀에 속아서 기습을 당해 짓뭉개지는 마리사와.
"느그으으으으으윽! 어디이써 안보이는거야아아아!"
"이럴때 뒤쪽을 파먹으면 되는거네? 역시 요우무의 검술은 뛰어난거네?"
"찐-뽀! 눈을 후벼파면 아무것도 못보이니 마음껏 먹을 수 있다 찐-뽀!"
흘륭한 게스인 첸과 요우무 콤비는 한 마리사의 눈을 후벼판다음 야금야금 돌려가면서 갉아먹었다. 이런 초특급 게스들의 난장을 보고있던 건장한 애호파는 옆에 있던 곡괭이를 들어서 사정없이 윳쿠리들을 내리찍었다
"이 썩을 썩을 빌어먹을 개같은 게스놈들! 죽어! 죽어! 죽어! 죽어!"
우락부락한 외모와는 달리 평소 윳쿠리를 너무나 사랑해서 윳쿠리 전용 스웨터까지 만들정도로 선량했던 남성, 그러나 그 선량함에도 정도가 있지. 이런 똥게스들에게도 선량함을 발휘할 사람은 어디에도 없었다. 그리고 밖에서 그 끔찍한 몰골을 지켜보고 있던 사람들도 일제히 그 사람과 동조했다.
"모두 죽여버려! 으악 이런 야생종들은 줘도 안가진다!!!"
"빌어먹을 놈들! 썩은 팥소들! 모두 죽어버려!!!!!!"
순식간에 체육관 안은 성난 사람들의 학살의 장으로 변해버렸다, 그 와중에 몇 살아남은 정상적 윳쿠리들도 휩쓸려서 죽어버렸고. 잠시 뒤 체육관에는 핵핵대는 사람들의 숨소리와 팥소들만 남아있었다.
"헤엑...헤엑...."
"이 게스놈들..."
"진짜 이제는 뭔가 해야되겠어요."
"뭘요?"
"게스 선별작업!"
<3일 뒤>
"데이부에게 야채씨를 달라구!"
"게스죠 이거?"
"한눈에 봐도 게스네 응."
"느갹!"
거리낌없이 산 아래로 내려온 데이부를 처단하는 남자, 애호파들의 시각은 이제 변해있었다, 야생윳쿠리 = 일반 사육종이 아닌 야생윳쿠리중 극히 일부 = 일반 사육종 이라는 것으로. 그리고 그들은 이제 야생윳쿠리들중 게스들은(도시 순수 게스지만!) 거리낌없이 처단하고. 그나마 개념이 있는 야생종들 (이쪽이 진짜 야생종이지만!)은 따로 모아서 체육관에 수용시켰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본 김공익은 교수에게 전화를 걸었다.
"네 네 교수님, 2단게 진짜 해야되나요? 안하면 안되요?"
- 뭐 까라면 까지 말이 많아, 여기에 러쉬온 그 게스윳쿠리들 다 어디서 난건줄 알아?
"어디인가요?"
- 네놈이 함부로 게스형질 발현제를 뿌리는 바람에 서울시내 곳곳에 게스가 퍼져서 그걸 한밤중에 몰래 조카랑 같이 줏어온거야! 이 멍충아! 나 아니었으면 네녀석 벌써 징역이었어!
"... 까라면 까겠습니다!"
- 저~ 기 굴러다니는 밤송이나 니 X으로 까지 뭘, 여하튼 알아서 잘 해라?
"네!"
그동안 복구되지 않았다는 인터넷 선. 김공익은 2단계 계획을 시작하기 위해서 그냥 허브에 꽃혀있는 점퍼를 살짝 바꿨고, 허브가 작동되면서 인터넷이 켜졌다. 그리고 양아치들은 족족 전산실에 붙어앉아서 컴퓨터를 하기에 바빴으나 그마저도 신통치 않았다, 내장그래픽으로 돌아가는 팬티엄3 컴퓨터의 사양은 말 안해도 뻔한것이다.
"와 이거 카트가 죽여주게 끊기네?"
"죽여준다, 싸이 세개 띄워두면 랙걸려."
"야야야야야야 이거봐봐, 여기 좀 웃기지 않냐?"
"뭐가?"
"여기 지도좀 봐봐, 진입로는 뱅뱅 돌아서 1시간 30분이나 걸리는거 알지? 거기다가 버스도 1시간 30분마다 1대만 있어서 나가는 시간에는 맨날 여기 관리자들이 정류장 지키고 서있고."
"응, 근데 왜?"
"이거 산타고 넘어가면 큰 도로까지 직선거리로 5km정도의 거리야."
"뭐어???"
지도를 본 양아치들. 예전까지 산을 가로지르면서 쓰였던 비포장도로의 흔적이 남아있는 지도였다. 그 도로가 사용불가가 된 이유는 도스마리사가 거기에 둥지를 틀게 되면서 2년전부터 국립공원의 일부로 지정된 탓이었으니 폐쇠된건 당연한 일. 거기는 지금도 <관계자 외 출입금지> 와 <윳쿠리 보호구역> 이라는 팻말이 박혀있었다.
"이거 잘하면 도시까지 쉽게 가겠는데?"
"어떻게?"
"자자 봐봐. 여기서 산아래까지 30분, 거기서 다시 산을 뛰어서 넘어가면 30분. 한시간만에 큰도로에 가서 택시 잡아타고 도시로 들어가면 만사 땡이지? 안그래?"
"근데 어떻게. 김공익 그 개자식때문에 돈 다 뺏겼잖아!"
"내가 이럴 줄 알고 비밀자금을 숨겨왔지."
주머니에서 손거울을 꺼내는 양아치, 투박하게 만들어진 거울의 포장지를 찢자 거울 뒷면에서는 신용카드 한장과 곱게 접힌 5만원짜리 지폐 3장이 나왔다.
"오 세상에 너 머리 정말 좋은데!?"
"이래뵈도 공부안해서 그렇지 머리는 좋다고 맨날 이야기 듣는다, 이정도면 충분하지 않겠어?"
"야 근데 거기 가는길에 경비원이 지키고 있잖아, 그사람이 막으면?"
"걱정마라, 2주차 야간경비는 모두 김공익 그 개새끼가 서니까! 내가 이럴 줄 알고 알아놨지."
"와 정말 좋은데? 그냥 공익새끼 하나 줘패고 산 30분만 올라가면 도시라고? 물 좋으냐?"
"아는녀석이 여기사는데 물 꽤 좋데. 일단 놀고 나중에 니들이 돈좀 줘라?"
이미 김공익은 녀석들의 손거울의 정체를 알고있었지만, 그런것도 없다면 정말 문제를 일으킬지도 몰랐고 이래저래 김교수의 지시사항도 있어서 검사하지 않은 것이었다. 그리고 시간이 흘렀다...
<3일뒤>
"오늘이 딱 좋아, 안그래?"
"마침 그믐이기도 하고~ 오늘 놀고 내일 집으로 입씻고 들어가면 아무도 모르겠지?"
캠프 마지막날인 금요일. 게스들의 러쉬도 잠잠해졌기에 풀어진 사람들은 세 양아치의 이동을 본척만척 내비두었다. 사실 어디로 가는지 관심도 없었고 자기 시야에서 벗어나 꽁초를 엮어 만든 담배나 피고있을게 뻔했기 때문이다.
"흐암~ 결국 2단계는 실패인가?"
초소에서 하품을 하면서 산아래를 보고있는 김공익. 이윽고 약한 불빛이 보였다, 양아치들이 산을 올라오고 있는것! 계획의 2단계의 핵심을 위해서는 자신의 역할이 필수적이었으니 준비를 한다고 안으로 들어갔다.
"헥 헥! 야 다왔냐?"
"조심해, 그새끼 눈치깔수도 있어. 야 저기 경비실이다."
"이제부터 계획대로 움직인다, 알았지?"
"그래도 좀 아니지 않냐? 이런짓거리 하는건?"
"시꺼 임마, 줘패면 우리 신상에 기스나니까 기절만 시켜놓고 내비두자,"
원래 김공익을 흠씬 두들겨 패려는 - 실제 쌈박질을 벌인다면 호락호락하지 않을 거였지만 - 양아치들은 자신들이 보호감호 처분중이라는걸 인식하고 구타에서 때려서 기절 후 방치라는 작전으로 바꿨다. 그리고 기절시키기 위한 도구로 무려 '유리병'을 들고 경비중인 경비원의 머리를 내려찍으려는 생각. 자기들딴에는 어린새끼 못막고 기절했으면 쪽팔려서 얼굴을 못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건 엄연히 살인미수에 경비원 폭행이라는 중죄였다.
어두운 밤에 익숙해져서 양아치 둘이 똑바로 걸어오고 하나가 자신의 뒤로 돌아오는걸 본 김공익, 그러나 계획한것도 있기에 무덤덤하게 바라보다가 근처에 다 와서야 발견한 척 했다.
"야 니들 왜 여기와있어?! 안돌아가냐? 여기 외부인 절대 출입하면 안되는 국립공원이야!?"
"아 저 그게 흐힛 길을 좀 잘못들어서 그러는데 데려가주실 수 있나요?"
"똑바로 돌아가면 되니까 괜한짓거리 하지마라."
주의를 끄는사이 뒤로 돌아온 양아치. 김공익은 이미 알고있었지만 작전은 작전이기에 이를 꽉물고 버티려고 하고있었고, 곧이어 뒤에서 은밀히 다가오던 녀석이 유리병을 사정없이 휘둘렀다!
- 퍼석!
"시발 성공이다!"
"으...어...니...노...뭐..."
- 털푸덕!
"우와 지대로 들어갔는데?"
단단한 유리병으로 후두부를 사정없이 구타당한 김공익, 몇초 버티다가 다리를 허우적대면서 고꾸라졌고. 양아치들은 그 모습을 지켜보고 그냥 가려다가...
"야 경비실 안으로 옮겨놓자, 모기 많이물리겠다."
"에휴 그냥 줘 밟아도 시원치 않은데!"
툴툴대면서 김공익을 질질 끌어서 경비실 안으로 옮겨놓는 양아치들. 이제 그들은 고작 30분만 산을 타면 젖과꿀이(?)흐르는 이 아니라 니코틴과 알콜이 흐르는 도시로 향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의 앞에는...
"국립공원? 뭐 지리산 국립공원 맞는데 올라가지 않냐?"
"인터넷 지도보니까 산도 완만한데 그냥 걸어올라가지."
"윳쿠리 보호구역? 얼씨구 아래 농장에서는 윳쿠리 잘만 쳐죽이는데 지랄하고 있네."
"그러고보니 윳쿠리새끼들 깔끔하게 쳐죽이기만 했지 학대는 안했잖아. 학대가 고프다."
"올라가면서 생각하자, 알았지?"
좀 더 산을 올라가자 <관계자 외 절대 출입금지!>라는 경고판과 사람이 지나가기 매우 힘든 40cm 폭의 인계철선이 등장했다. 그러나 양아치들은 협력플레이로 그 인계철선을 넘어갔고. 그리고...
"느! 늦은밤에 무슨일이냐구!"
"느긋하게 있으라구!"
"느긋하게 자겠다구! 쿨- 쿨-!"
윳쿠리들과 만났다, 아무도 없는 공간에서 학대를 하기위해서 양아치들이 움직였다!
<잠시 뒤>
"느아아아아악 그망더어어어어어 마리사의 아가야가아아아아!"
"엄마 살려져어!!!!"
"우힛! 역시 어미앞에서 아기를 죽이는건 재미있다니까?"
"돌려달라구! 모자씨 돌려! 느아아아아아악!"
"모자씨가 찢어졌네~ 찢어졌어~! 아하하하하핫!"
"느악 나악 느아아악 느악! 그마내!"
"푹푹푹 찔러서 윳쿠리 곰보를 만들자~"
이 근처에 뭐가 있는지도 모르고 윳쿠리를 마구 학대하는 양아치들, 라이터는 어서 줏어온것을 이용해 저부를 구워서 학대하고. 가위도 하나 챙겨온걸로 머리장식을 갈기갈기 찢었으며 맥가이버칼로 구멍을 숭숭 뚫고 있었다. 그리고 그 윳쿠리들의 비명소리를 듣고 도스마리사가 달려왔다!
쿵- 쿵- 쿵- 쿵-
땅을 울리는 소리, 도스마리사가 온다는 아주 확실한 신호였다. 그러나 양아치들은 그것을 '폭죽소리인가~'하면서 무시했다. 곧이어 우지직하면서 나무가 부서지는 소리가 들리고...
"인간씨들 어째서 윳쿠리를 괴롭히는거야!?"
"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일제히 비명을 지르는 양아치들, 눈 앞에는 윳쿠리들의 보스, 애완종 윳쿠리였다가 도스가 된 기구한 사연을 가진데다가 이 산의 주인인 4m크기의 거대 도스가 있었다.
"느으으으으읏! 어째서! 도스가 왔으니까 모두 안심하라구!"
"느... 도스 아가야를 구해져..."
"도스 살려져어어어어!"
"도스! 인간씨들을 혼쭐내줘!"
어두운 산에서 보는 도스는 공포 그 자체였다. 2m 높이에 있는 사람 머리통만한 거대한 눈과 그 위압감이 넘치는 실루엣. 사람은 실낱같은 손전등에 의지해서 도스를 보았지만, 도스마리사는 특유의 윳쿠리에 대한 친밀감으로 윳쿠리의 상태와 위치를 거의 짐작 한 상태였다.
"으... 으...썅 가까이 오지마! 오지말라고!!!"
놀란 양아치들 중 맥가이버 칼을 들고있던 한명이 그걸 위협적으로 윳쿠리 옆에 대면서 도스를 위협했다. 사실 산에서 도스를 만났을때 절대적으로 기피해야 할 행동 - 성난 도스는 말로 타일러도 될까말까다 - 이었지만 이 녀석은 인간과 살아온 도스여서 나름 인간이 윳쿠리보다 월등히 위의 존재라는것을 알고있었다.
"느... 인간씨! 진정하고 날카로운걸 내려놓으라구! 말로 해결하자구! 가만히 있으라구!"
"X까지마 씨X색히야! 야 야 야 야 어떻게좀 해봐 어떻게좀! 어??"
그러나 그의 두 친구는 있지도 않았다, 그저 멀리서 바스락거리는 소리로 보아서는 일찌감치 도망 친 것이다. 우정이고 나발이고 이리 얄팍한것은 당연한 것.
"느~ 진정하라구 인간씨. 혀 위에 다친 마리사를 내려놓으라구. 그러면 돌려보내 줄꺼라구!"
"조...조까 만쥬새꺄 혀 내밀지마!!!"
슬쩍 혀를 내밀어서 다친 마리사의 피부를 핥아주려는 도스, 그러나 그 맨질맨질하고 축축한 촉감은 공포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양아치는 겁에 질려서 윳쿠리를 맥가이버 칼로 찔르려고 했고, 도스는 입으로 마리사를 낚아채서 그것을 막으려고 했다. 결과적으로...
-우지지지직!"
"느! 인간씨 미안하다구!"
"우...우아...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운이 없게도. 혀로 낚아챈 마리사를 입안으로 밀어넣으려는 도스의 몸놀림과 맥가이버칼을 휘두르던 양아치의 손놀림이 참극을 만들었다. 윳쿠리 마리사가 입안으로 빨려들어간것도 모르고 양아치는 자신의 손을 칼날로 후벼팠고. 그 위로 거대한 도스마리사의 이빨이 내리찍혔다. 제대로 위력을 낸다면 나무도 짓이기는 정도였지만 이 경우는 낚아채기 위해서 힘을 별로 쓰지 않았기에...
"으아아아아악 내 손! 손이! 으아아아아그아아아아아악!"
"느! 미안하다구!그...근데 저쪽은! 저쪽의 인간씨가 위험하다구!"
그의 손은 맥가이버칼의 칼날과 도스의 이빨의 위력으로 압착되서 마치 동그랑땡에 포크 박아놓은것처럼 변해버렸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저쪽으로 도망치면 절벽이 있다는 생각에 마리사는 남은 두명의 사람들이라도 살리려는 생각에 바삐 뛰어갔다.
- 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 쿵 쿵 쿵 쿵 쿵
"인간씨들! 그쪽으로 가지말라구! 가지말라구!"
"와 씨발 튀어!"
"잡히면 죽어! 저놈 벌써 당했나보네! 어 어 으악!"
"아아아아악!!!"
친구를 버리고 튀던 양아치들. 그들은 어두운 밤의 산속을 정신없이 달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앞에 절벽이 있는지도 모르고 뛰었으며 결국 만유인력의 법칙으로 인한 추락을 온몸으로 체험해 줬다, 물론 아래는 단단한 암반 일부와 붕괴된 토사가 있었기에 별로 안전하지 못한 쿠션이 되었으며...
"느! 어디갔냐구! 인간씨들! 느? 바닥씨가?"
절벽에서 사람을 애타게 찾던 도스. 그리고 얼마전에 비가와서 상당히 붕괴된 절벽은 도스의 체중을 견디지 못하고 붕괴를 시작했다.
"바닥씨! 움직이지 말라구! 아래앤 사람씨들이 있다구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
한편 아래에선
"으악 내 허리! 허리이이이이이!"
"괜찮아? 야 야 괜찮아? 어 어 어어어어어어!?"
노출된 암반에 직격으로 떨어져서 허리가 뒤로 휘어버린 양아치와 그나마 좀 상태가 나아서 부러진 다리를 질질 끌고 그쪽으로 향하는 양아치. 그리고 그들의 위에 도스마리사가 떨어졌다!
쿠우우우우우우우우웅!
<일주일 뒤>
"결과는 어떤겁니까?"
"잭 팟!"
"오호 실험숫자가 증가하는군요?"
병실에 누워서 머리에 붕대를 칭칭 감은채 짐을 싸고있는 김공익과 실실 웃고있는 김교수. 김교수의 작전은 매우 성공리에 끝났다. 극단애호파들은 야생 윳쿠리의 무조건적인 보호를 반대하는 입장으로 돌변하였으며, 윳쿠리 보호법안은 백지화 되었다. 오히려 야생윳쿠리에 대한 연구를 주 목적으로 삼은 김교수에게 동조하는 사람도 생겼을 정도였다.
한편 김공익은 잠시 뒤. 산에서의 소란을 감지하고 출동한 구조대에 의해서 발견되었으며. 다행히도 유리병에 맞았지만 어디 찢어지거나 다친 부위가 없어서 정밀검사 뒤 멍이 가라앉은 오늘 퇴원하기로 한 것이다.
"너는 돈벼락 맞은거야, 양아치들 부모들이 합의금으로 얼마나 줬냐?"
"교수님 일년 연봉요."
"... 얄미운놈, 그러면서도 나한테서도 돈을 받아먹어?"
"장학금 줬다고 생각하세요, 솔직하게 말해서 그 계획 핵심이 뭡니까? 저 죽을수도 있었어요!"
"보호장구는 줬잖아."
"그거 보호장구 맞나요? 아 맞긴 하네요."
그당시 김공익은 온몸에 최소한의 보호를 위해 실리콘 접착제를 덧댄 윳쿠리 피부를 붙인 상태였다. 유리병으로 기절할정도로 맞은것도 연기, 경비실 안으로 들어와서는 사실 기절한게 아니라 그냥 귀찮아서 자는 척 하다가 실제로 자버렸던 것이다. 윳쿠리들의 피부는 사람과 흡사한 색을 가지고 있어서 액션 배우들이 안에 실리콘층을 덧대서 보호장구로 쓰는경우가 있었다. 물론 그 윳쿠리의 피부는 즉시 샘물에 버려져서 녹아버렸고. 유리조각 몇개 묻어있던 것은 뒤통수에 살짝 발라주었던 것이다.
"여하튼 넌 복터진거야, 앞으로 2주일간 더 병가 쓸 이유를 만들었으니까 집에서 푹 쉬어라."
"네 교수님."
짐을 다 싼 김공익은 병실을 나와서 윗층 병실로 향했다. 그리고 콧노래를 흥얼거리면서 병실 안으로 들어갔다.
"상큼한 오후 퇴원자앞에~ 병신셋이 나란히 누웠습니다~ 팔병신 허리병신 양다리병신~ 좁다란~ 3인실에~ 병신셋이 병림픽을 거행합니다~"
"꺼져 이 씨바..아악!"
"조까고 있어 이 개!"
"으악 네놈 당장 나가지 못해?"
"못나간다, 에휴 등신들~ 사람 말릴때 좀 듣지?"
도스마리사에게 깨물린 한놈은 양 손이 으스러지는 중상으로 병원에서 대수술을 거듭했지만 결국 양 손을 되살리지 못하고 절단, 암반에 받힌 녀석은 허리 신경이 끊어지면서 하반신 마비. 마지막으로 다리가 부러졌다가 떨어지는 도스 마리사에게 깔린 녀석은 양 다리가 으스러졌다. 결과만 말하자면 평생 몸병신으로 지내야 하는것. 김교수가 원하던거는 그냥 재범으로 걸려서 형사 입건되는 것이었는데 이런 대박사건이 터질줄은 그도 예상하지 못했다.
"우리 착한 애들에게 뭐하는 짓거리에요! 당장 나가요!?"
"착한애들이 뭘 잘못먹어서 저를 구타하고 죄없는 야생윳쿠리를 학대합니까?"
"나쁜 친구들 때문이니까 입다물고 나가세요."
"여기 서로 다 친구인데 자기아들 으 읍!"
"나가지 못해 이자식아!!!"
성난 부모의 손에 이끌려 병실 밖으로 나간 김공익. 이후 2주일간 통원치료 핑계를 대고 병가를 아낌없이 쓸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할 다름이었다.
<에필로그>
처량한 얼굴로 법률상담소에 들어가는 한 중년 남성, 세 양아치의 부모이자 1차 사건인 <윳쿠리 최종연구 샘플 습격사건>의 책임을 지고 옷을 벗은 검사출신의 엘리트였다. 지금 법조계에서는 매장당해서 그저 변호사로 처량하게 활동하고 있었지만 나름 인맥이 있었기에 자신의 후배를 물어서 이런 이야기를 하게 된 것.
"아이구 박형 아니야? 이게 웬일이야?"
"들어가서 좀 이야기를 하자."
평소에는 잘 찾지도 않던 법무사 출신 후배를 직접 찾아온 박검사, 아니 전검사였던 박씨. 그의 입에서는 푸념이 흘러나왔다.
"후우~~~"
"형 이야기 들었어, 아들 일은 정말 안된거지만 어쩔 수 없지."
"뭐가 어쩔 수 없어! 그 도스마리사 그놈을 작살내야한다고!!!"
"그거 절대 안되니까 좀 진정해! 누구 잡아먹겠어?"
"....... 왜 안되는지나 이야기해봐."
"일단, 애들이 전에 '국가 연구시설 무단침입'과 '실험샘플 훼손'으로 형이 겨우겨우 나서서 중재한 덕분에 보호감호 처분을 받았지?"
"그... 그래."
"근데 중요한건 그 다음이야, 분명 국가에서는 한번 더 개과천선할 기회를 마련해 줬음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는 추가로 '국립공원 무단침입'이랑 '경비원 특수폭행'에 위에 두 항목을 모두 저질렀지?"
"그게 중요한게 아니라! 그 빌어먹을 도스마리사를 죽여야한다고! 내 아들 양손이 날아갔어!!!"
"그거 절대로 안될껄, 그 구역말인데 전부 실험을 위해서 제작한 CCTV로 구성되어 있어서 애들이 저지른 흔적 다 남아있지."
"어...어떻게?"
"세계적으로 몇 없는 개념 도스종으로 뭉친 야생 윳쿠리 실험을 위한 숲인데 당연한거지. 얼마전에 나온 논문 본 적 있는데 산 전역을 24시간동안 감시하고 녹화한다고 하더라. 근데 개내들이 저지른 짓거리를 모르겠어?"
"애들말로는 분명 도스가 먼저 공격을 했다고 했단말이야. 그래도?"
"그 자세한 내용은 K대학 연구소를 찾아가서 CCTV를 보면 알 테니까 거기서 알아봐. 일단 그거나 보고 다시 말하자고. 정말 그랬는지 안그랬는지?"
명백한 축객령, 자신의 힘이 잘나가는 법무사에게도 딸린다는 사실을 잘 알고있는 박씨는 이빨을 빠드득 물더니만 K대학으로 향했다.
<K대학, 김교수의 방>
"어서오십시오, 아니 이게 누구십니까?"
"으...음... 송구스럽지만 제 아들 문제때문에 그렇습니다만."
"뭐 말 안해도 찾아오실거라고 생각했습니다. CCTV 내용을 보실래요?"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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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아아아아악 그망더어어어어어 마리사의 아가야가아아아아!"
"엄마 살려져어!!!!"
"우힛! 역시 어미앞에서 아기를 죽이는건 재미있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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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명백한 학대죠?"
"네..."
"중요한건 이 다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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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 진정하라구 인간씨. 혀 위에 다친 마리사를 내려놓으라구. 그러면 돌려보내 줄꺼라구!"
"조...조까 만쥬새꺄 혀 내밀지마!!!"
-우지지지직!"
"느! 인간씨 미안하다구!"
"우...우아...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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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적외선 촬영 영상으로 적나라하게 드러난 짓이긴 양 손. 아버지의 두 눈은 찌푸러졌고 김교수의 설명은 이어졌다.
"보시다시피 도스마리사는 지금 당신의 아들을 공격한게 아닙니다. 자제분이 홧김에 윳쿠리를 찍으려고 팔을 들어올려서 벌어진 불상사죠. 자세히 보시면 알겠지만..."
김교수는 동영상을 도스마리사가 사람의 손을 깨무는 순간을 포착했다. 팔이 급작스럽게 위로 쭉 올라가고 그 위로 도스의 입이 내리꽃혔다.
"으... 저게 공격이 아니에요!?"
"손이 위로 들어올라가지 않았다면 도스의 혀와 입은 능숙하게 손에 들려있는 윳쿠리만 채갔을겁니다. 문제있나요?"
"그렇다면 도스가 확인사살을 한다고 다른애들의 몸 위로 떨어진거는요! 그건 어쩔껍니까!!!"
"그건 이 소리만 들어도 알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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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 쿵 쿵 쿵 쿵 쿵
"인간씨들! 그쪽으로 가지말라구! 가지말라구!"
"와 씨발 튀어!"
"잡히면 죽어! 저놈 벌써 당했나보네! 어 어 으악!"
"아아아아악!!!"
"느! 어디갔냐구! 인간씨들! 느? 바닥씨가?"
절벽에서 사람을 애타게 찾던 도스. 그리고 얼마전에 비가와서 상당히 붕괴된 절벽은 도스의 체중을 견디지 못하고 붕괴를 시작했다.
"바닥씨! 움직이지 말라구! 아래앤 사람씨들이 있다구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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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스마리사는 절벽이 있다는걸 미리 알고있어서 그걸 막으려고 뒤를 따라간 겁니다. 그리고 그 상황에서 사람들이 보이지 않자 어리둥절하게 절벽 근처에 서있다가, 불행히도 절벽이 무너진거죠."
"결론만 말해주시죠, 우리 애들이 잘못이 없다. 이겁니까?"
"당연한 말씀입니다."
"사람보다 윳쿠리가 중요해요! 말이 되는소리를 해야지!!!"
언성을 높이는 박씨, 자식이 윳쿠리에게 불구가 되었는데도 이런 대답을 듣다니 울화가 치밀어오르는건 당연헀다. 그러나 김교수는 그 안경 뒤로 차가운 눈매를 비추면서 말했다.
"뭔가 착각하시는데, 저에게 저 도스마리사는 사람보다 중요합니다. 그녀석이 너무나 협조적이어서 이런저런 실험을 마음껏 할 수 있거든요. 물론 제한조건이 좀 있습니다만 저것보다 저와 저희 대학 그리고 연구실에 이득을 주는 녀석은 없죠. 행여나 당신이 저 도스마리사를 해치려고 한다면..."
"하...한다면 어쩔껀데요!"
"우리 나라가 당신을 막을겁니다, 아니 세상에서 단 하나밖에 없는 도스마리사를 보유한 저희 연구실을 보고 전 세계가 당신을 뭉개버릴겁니다. 이 점은 반드시 알아두시고 행동하십시오! 사실 당신 자식들이 불구가 된건 너무나도 행운입니다. 사지가 멀쩡했다면 평생 감옥에서 썩어야 할꺼니까 말이죠!"
법적으로도, 힘으로도 어떤한 방법으로도 복수라는걸 하기는 커녕 그저 불구가 되서 감옥에 가지 않은것을 다행으로 생각해야 하다니. 울화통이 치밀지만 어쩔 수 없었다, 축 처진 어께를 뒤로 하고 아버지는 연구실 밖으로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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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후기 :
진정한 게스는 바로 사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