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활히 펼쳐진 신주쿠 구의 빌딩 숲 사이로, 낡은 후사르 트럭 네 대의 행렬이 이어졌다.
"느으... 철 값이 좀 오르면 좋겠다구..."
셀레네 종합운송회사의 사장 레이무[16d3]가 혼잣말로 말했다. 트럭의 짐칸에는 건물에서 "캐낸" 철이 수십 kg씩 실렸다.
"흠, 요새 좀 특이한 비행기들이 많이 날아다니는 거 같네."
레이무는 이상하리만치 날개가 긴 비행기를 바라보았다. 투명한 차창 너머로 보이는 잿빛 하늘 아래로, 수십 개의 마천루와 수천 개의 건물들이 일제히 해체되고 있었다. 제국과의 전쟁에 들어가며 신주쿠 상공에는 수십 대의 비행기들이 공중전을 벌이기도 했지만, 아직까지는 그 여파가 지상까지 닿지는 않았다. 오늘은 그 중에서도 유달리 비행기들이 많이 날아다니는 날이었다.
난잡하게 얽힌 크레인과 임시 전력망, 그리고 거대 자본들과 엄청난 수의 노동자들은 이미 신주쿠 교엔과 옛 메이지 신궁 터의 사이 약 1제곱킬로미터에 달하는 넓이의 땅을 허허벌판으로 만든 후 신도시를 개발했다. 개발업자들은 이제 신주쿠 구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니시신주쿠 지역까지 자신들의 영토로 만들려고 안간힘을 썼고, 그 덕에 엄청난 양의 화물이 생겨 레이무의 회사가 나날이 번창할 수 있었다.
"고속도로 진입할 때 돈은 레이무가 한 번에 낼 거라구."
레이무가 영업용 무전기에 대고 말했다. 겉모습은 좀 투박해도, 10년 넘게 잔고장 하나 없이 작동 중인 무전기였다.
"늣, 50크레딧이라구요."
레이무는 톨게이트 직원에게 10크레딧 지폐 5장을 내밀었다. 점점 올라가는 통행료에 한숨이 절로 나왔다. 전쟁 중이니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것에 세금 폭탄을 매기는 걸 좋게 볼 수는 없었다.
세이부신주쿠 역과 하라주쿠 역, 센다가야 역 사이의 철로를 모조리 허물고 새로 지은 넓은 고속도로를 따라, 레이무의 트럭은 질주했다. 하라주쿠 역에서 끝나는, 제철소 방향의 고속도로였다. 이 길이 생기기도 전부터 2킬로미터가 조금 넘는 이 경로를, 낡은 후사르 트럭으로 수백 번은 지나며 태운 에탄올만 거의 150리터에 달했다. 당연히, 레이무는 자잘한 디테일까지 모두 기억하고 있었다.
[부우우웅]
"콜록... 콜록!"
알루미늄 캔 조각을 가득 싣고 레이무의 트럭을 추월한 앞 차에서 뿜어져 나온 시커먼 매연이 낡은 후사르 트럭의 창문 틈을 뚫고 들어왔다. 임페투스의 선명한 로고와 깨진 유리가 운전자를 찌르지 않게 하기 위한, 인상적인 디자인의 앞으로 기울어진 앞유리를 보아 분명 불량 연료를 썼을 것이라고 짐작했다.
"레이무도 돈 많이 벌면 비싼 차 사고 싶다구..."
그 순간, 엄청난 진동이 레이무가 탄 트럭을 덮쳐왔다. 레이무는 놀라 급브레이크를 밟았다. 주위를 둘러보니, 앞에 가던 트럭이 거대한 불덩어리로 변했다.
"전 윳원 주목!"
"네!"
"네!"
"네!"
무전기에서 치직거리는 소리와 함께 다른 직원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폭격이 결국 시작된 것 같다. 우리는 최대한 빠르게 대공미사일 기지의 방어 범위에 들어갈 수 있도록 최대한 빨리 하라주쿠까지 달려간 후, 제철소 대신 본사 차고로 진입한다. 다른 생각 있는 윳쿠리 있나?"
레이무는 잠시 뜸을 들인 후, 말을 이었다.
"그러면, 전 차량을 최고 속력으로 가속해. 연료비는 신경 쓰지 말고, 최대한 빨리 고속도로를 벗어난다!"
직원들은 무전기에 대고 말하는 대신, 풀 악셀을 밟으며 레이무의 계획에 동의한다는 신호를 보냈다.
"훗, 그래야 내 직원답지."
레이무도 가속 페달을 최대한 밟으며, 비처럼 쏟아지는 항공 폭탄을 피해 앞질러 간 트럭들을 뒤쫓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