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처음에는, 그저 호기심이었다.
고양이의 이름은 곤이었다. 이름 대로 어두운색의 털이 몸을 끝에서 끝까지 덮고 있는 검은 고양이.
그렇다. 호기심이었다. 얼마전에 만난 고양이의 언어를 하는 윳쿠리가 있었던것이다.
짧으면 짧고 길면 긴 냥생 아니 묘생 가운데에서도, 고양이의 언어를 하는 윳쿠리는 처음이었던것이다.
자신의 영역 내에 살고 있는 다른 고양이들에게도 고양이의 언어를 하는 윳쿠리는 본적이 없다고 하는것이다.
인간이 뭔가 정체 모를 고양이의 언어를 하고는 하지만-요컨대 '꿿뛇쒧뛟'이라던가 '문 종점 가을하늘 묻힌 나' 라던가-그것은 인간이 고양이의 언어를 이해하고 말하는것임이 아님은 명백했다. 그저 언어를 따라하고자 소리를 재현했을뿐.
그런데 그 윳쿠리는 완벽한 언어로 나와 대화를 했었다. 그에 대해서 다른 고양이들에게 얘기했더니, 꿈꾼것이 아니냐라는 소리를 들을 뿐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꿈이 아니었다. 그래서.
단순히 호기심이었다. 그래서.
"젯제다제!"
"조리돌림이라구!!"
"인간씨에게 빌붙은 배신윳에게 걸맞은 최후라제!"
"........"
십수마리의 들 윳쿠리 가운데, 애완윳임이 분명한 성체 첸종이 한마리 포위되어있었다.
온몸에는 자잘한 생채기가 가득하고 큰 상처도 눈에 보이는게 몇개, 머리 장식은 어디론가 날아가 그곳에 달려 있을 뱃지도 보이지 않았다.
평범하게 금뱃지라면 들윳쿠리 한두마리는 별것도 아니다.
하지만 한두마리도 아니고 십수마리에, 기습이라면. 그래도 어느정도는 당연히 버틸것이다.
이마에 달린 새끼윳만 아니었어도.
눈을 까뒤집고 광분해 날뛰는 첸에게 마리사 한마리의 눈이 뜯겨 날아가고, 휘두르던 나무토막을 뻇겨 엑스칼리버찌 돌아오라구 거리던 다른 마리사의 입 속에 그 나무토막을 박아넣고 날카로운 이빨에 몸을 절반정도 뜯긴 레이무까지.
하지만 그것까지가 한계였다.
첸의 저항에 눈이 뚫린듯한 파츄리가 처절하게 외쳤다.
"줄기를 뜯어버리라구요! 감히 바쥬리의 눈찌르으으을!!"
움직이지 않는 몸으로도 미친듯 발버둥치는 첸이지만 이미 죽어가는 몸은 움직이지 않았다.
들윳 마리사에게 줄기가 꺾여 떨어졌다.
"다시 말해보라구요, 뱃지가 뭐? 파츄리를 동정해? 아가야들이 죽어가는데도 그러나 보자구요!!"
눈의 상처마저 아프지 않은듯 광분한 파츄리가 첸의 줄기를 찢어발겼다.
"어디 한번 살려달라고 빌어보.... 무큐?"
"..... 그르르르릉..."
고양이의 것과 닮은 낮은 으르렁거림에 놀라 주변을 돌아보는 윳쿠리들이었지만 그것은 고양이가 아니었다.
"캬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처절한 비명소리에 가까운 울부짖음에, 방금까지 히히덕거리던 파츄리의 표정이 그대로 굳었다.
바닥에는 공포로 인한 시-시가 졸졸 흘러나오고 있었다.
"히이이익!!? 이, 이자식.... 아직도, 아직도오오오!!!!"
첸의 울음소리에 굳은것에 당황한것이 부끄러운듯 파츄리는 줄기를 집어들고, 마지막 남은 새끼를 그 앞에 들이밀었다.
"어디 더 해보라구요, 앙? 파체가 이 아이를 꿀꺽해도 아무것도 못할거면서!!"
그 말 그대로, 파츄리는 줄기에 달린 마지막 열매를 입에 넣었고.
"먀앙."
-호기심이란.
"무큐?"
입에 넣은 그대로, 그 입쨰로 파츄리의 몸에서 적출되어 날아갔다.
"미야ㅡ옹."
-이래서 호기심이란 좋은게 아닌데 말야.
곤은 고양이다. 윳쿠리의 말따위 이해되지 않는다. 상황따위 이해하지 않고, 그저 여럿이서 하나를 공격한다 그것뿐이었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 첸의 울음소리를 듣고, 그저 호기심이 떠올랐을뿐이다.
"고, 고양...."
-와직.
완전히 새까만 몸을 이용하여, 그림자에서 그림자로 순간이동하듯 튀어나오며.
습격자를 인식하기도 전에 하나씩 그 몸이 찢어졌다.
"말도... 안된다제..."
그것이 마지막으로 들린 목소리였다.
마리사의 중얼거림을 마지막으로, 그곳은 조용해졌다.
곤은 천천히 첸에게 다가갔다.
"미야옹."
-수고했다.
마치 곤의 말을 이해한듯, 첸은 천천히 눈을 감았다.
곤은 천천히 몸을 돌려, 파츄리의 입 속에 있던 줄기를 꺼냈다.
줄기 끝에 매달린 열매윳은 금방이라도 시들어 죽어버릴듯 파리해보였다.
곤은 오랜 사냥꾼이었다.
사냥감의 습성을 단편적으로라도 이해하고 있는것이었다.
입이 통쨰로 뜯겨나갔을뿐, 죽진 않은 파츄리의 이마를 발톱으로 베어 찢고 그 자리에 줄기를 쳐박았다.
입이 없어 어떤 소리도 내지 못한채 발버둥치는 파츄리의 모습에, 곤은 그대로 파츄리의 하반신을 베어냈다.
움찔움찔댈뿐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하는 파츄리의 이마에 박힌 첸종의 열매윳을 잠시 바라보고, 곤은 계획을 정리했다.
고양이의 말을 하는 윳쿠리를 보았다.
그렇다면.
윳쿠리를 , 고양이로 키워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