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은 인간의 손길이 거의 닿지 않은 산 속이다. 이 산 속에서 어느센가 윳쿠리들은 거대한 무리를 이루어 살고 있었다. 워낙에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아서인지 3대 가족이 모여사는 일도 흔치 않게 일어났다. 윳쿠리가 할아버지 할머니를 부르는 일이 일어났던 것이다.
다만 어째서인지 도스라던가 몸첨부라던가 그런 윳쿠리들은 전혀 등장하지 않았다. 만들어지고 운영된 지 한참이 지난 무리였지만 어째서인지 그런 변종은 발생하지 않은 것 같았다.
대충 한 일가당 8~10마리의 아가야들을 낳는다. 무리 체계가 워낙 잘 되어 있어 들윳답지 않게 자멸하는 일이 거의 없고 대부분 잘 커준다. 그래서 윳쿠리들이 사촌 삼촌 외숙모 이런 식으로 족보가 엄청 넓어졌다.
그리고 이 무리는 공화정으로 이루어진다. 즉, 우두머리들이 다수 있고 그 우두머리들의 권력이 한 곳으로 쏠리지 않게 서로가 서로를 견제하는 것이다.
이 무리의 모두는 게스 끼가 1도 없는 선량한 윳쿠리 들이다. 가족 친척 친구들이 모두 선량한 개념윳들이니 교육도 제대로 되고 설사 게스가 나온다고 해도 재판이라는 것을 해서 제재를 가하는 것이다. 물론 게스답게 팥소뇌를 굴릴 줄도 모르고 인정 못하고 날뛰다가 끝내 최고형인 윳처형을 선고받게 되는 똥대가리 들이지만 그렇기에 이 무리에는 더더욱 게스가 생길 일이 없었다.
그 이외에도 이 마을에는 무려 병원이라는 개념도 있었다. 물론 오렌지쥬스를 뿌려주는 것은 아니고 나뭇잎으로 붕대를 감아준다거나 하는 방식이지만 말이다.
건물도 제대로 지어서 비가 온다거나 해도 큰 피해가 없다. 장마철에는 지속되는 빗줄기에 열매라던가 하는 식량들이 부패되는 일이 생겨나기도 하지만 다시 채집해올 수 있었다.
그렇게 체계적으로 잘 살아가고 있는 윳쿠리 무리들이었다. 그 사건이 터지기 전까지는.
"능야아아! 언니야! 언니야아! 어디이써어어어어!"
한 금뱃지 레이무가 길을 잃고 헤메고 있었다. 이 레이무는 언니야와 같이 산에 산책을 왔다가 언니야가 쉼터에서 잠시 낮잠을 청한 사이 혼자 놀러 나왔다가 너무 깊은 곳으로 들어와버린 것이다. 수풀이 너무 우거져서 윳쿠리라도 지나가기 힘들 정도인데 인간이 어찌 여기까지 찾으러 올 수 있겠는가.
"능야아아아! 언니야아아아-!"
그렇게 길을 잃고 헤메다가 이 무리가 있는 곳에 도달하게 된 것이다.
"느읏! 처음 보는 레이무라제! 느긋하게 있으라구!"
"어.. 어.... 느.. 느긋하게 있으라구!"
일단은 마지못해 인사를 받아준다. 그리고 윳쿠리들에게 이 인사는 아주 중요한 것이라 거절하기도 매우 껄끄럽기도 하고 말이다.
"느읏! 느읏! 마리사는 파-체들에게 보고 씨를 하러 간다제! 느읏! 느읏!"
"어.. 어....! 자 잠깐! 마리사! 어디를 가는..."
통통 튀어 어디론가 사라진 마리사를 쫒아간 레이무는 이내 엄청난 광경을 보게 되었다.
...더러운 흙바닥에 몸을 마음대로 문지르고 흙 범벅이 되어가는 아가야들
"느와이! 부-비 부-비라구!"
땅에 아무렇게나 굴러다니는 이파리를 주워먹는 윳쿠리
"느읏! 이파리 씨라구! 우-걱 우-걱! 행복!"
더러운 흙탕물을 튀기며 노는 아가야
"촘-벙 촘-벙씨 재미따제!"
그리고 궁극적으로 이 무리의 윳쿠리들은 몸이 보통 들윳 치고는 깨끗한 편이다. 하지만 역시나 야생의 온갖 흙먼지를 빨아들이며 살아왔기에 애완윳 기준으로 봤을때는 그거나 그거나 다 더러운 들윳일 뿐이다.
이 금뱃지 레이무는 숲길을 뛰어다니며 조금 뭍은 흙먼지도 저부씨가 더러워져 엉망이 되었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 윳쿠리들은 그 흙먼지와 거의 일체화 되어 더럽게 굴러다니는 윳쿠리들을 이 레이무는 도저히 느긋하다 생각할 수 없었다.
"느..느아아아앗! 느긋할 수 없는 윳쿠리들이라구우우우우우!!"
그 큰 소리를 듣고, 윳쿠리들이 하나하나 점점 레이무를 신기하게 보고 다가가기 시작했다.
"느읏! 처음 보는 레이무인거네! 느긋하게 있으라구! 알고있어~"
"레이무의 피부씨 엄청 매끄럽고 윤기나는거제! 엄청난 외모의 미윳이라제!"
"레이무의 머리장식 씨에 반짝반짝 씨 달려있다구! 멋진거라제!"
자신이 더럽다 생각했던 윳쿠리들이 서서히 자신에게 다가와 달라붙으려 하니 당연히 혐오감이 들 것이다.
"느...느갸아아아아앗!"
이내 파츄리들에게 간 레이무였다.
"무큐. 무리에 온 것을 환영한다고요."
"우리 윳들이 조금 더러워서 싫어했던 것 같다고요. 그래도 다들 착한 아이들이니 너그럽게 용서해달라고요. 무큐."
"느으..."
"우리 무리는 손님 씨를 내쫒지 않는다고요. 부디 편하게 있어주세요. 무큐"
아까 무리에서 보았던 윳들과는 다르게 이 파츄리들은 굉장히 느긋할 수 있었다. 그래도 이 느긋할 수 있는 파츄리들이 무리의 모두가 믿을 수 있는 착한 아이들이라 하니 일단은 믿어보기로 했다.
무리의 저녁식사 시간이 되었다. 마리사와 묭들이 식량을 운반해온다.
"우-걱 우-걱! 이거 완전 마싰는거라제!"
"행뽀오오오옥!"
아가야들은 다른 식당에서 먹는 것이다. 성체윳들이 먹는 거친 먹이를 먹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해서 부드러운 이파리들만 먹이려고 다른 식당을 최근 하나 더 건설했다.
레이무도 배고픔에 먹어보려고 했다가 기겁했다.
분명 자신이라면 지금쯤 윳쿠리 푸드를 먹고 있었을 텐데 이 듣도보도 못한 이파리들은 대체 무엇인가. 거기다가 벌레들도 몇마리씩 기어다니는 것을 보고 레이무는 인내심이 한계에 달해 기어코 식당을 뛰쳐나가고 만다. 그런 레이무를 다른 윳들은 의아하게 쳐다본다.
"느갸아아아앗! 늣-헤.. 늣-헤..... 역시 들윳은 느긋할 수 없는 거라구...."
"늣..느에에에엥---- 언니야 보고싶어어어어----"
하늘을 바라보며 지금의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는 레이무였다. 금뱃지에는 주인 연락처와, 인터폰 기능도 첨가되어 있는 그런 금뱃지다.
인터폰에 대고 아무리 말을 해보아도 언니야의 답장이 없다. 이곳이 너무 산중이라 신호가 안 잡히는 것 같다. 아마 언니야도 저녁까지 레이무를 찾다가 포기하고 낙담하며 돌아간 것이 분명하다. 레이무도 낙담하며 다시 하늘을 올려다 본다.
그 때 수풀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파삭!
"레이무! 레이무우!"
아까 레이무가 길을 잃고 헤메고 있을 때 처음으로 만난 그 마리사였다.
"이것좀 먹어보라제."
그러면서 마리사는 산딸기로 추정되는 열매를 하나 내밀었다.
레이무는 우물우물거리며 씹더니 이내 이 열매가 맛있다는 것을 알고 웃는 표정을 짓는다.
"레이무가 이파리씨라던가 벌레씨라던가 우리들의 식사가 입에 안 맞는것 같아서 가져와봤다제. 맛있었으면 좋겠다제."
"응. 마리사. 엄청 맛있어 이거."
"느와이! 진짜? 그럼 이것도 많이 먹으라제!"
그러면서 마리사는 자신의 뒤에 있던 과일 바구니를 레이무에게 내민다.
"원래는 마리사의 할당량으로 나온 열매씨들이지만 레이무에게 주는거라제. 느긋할 수 있으면 좋겠다제."
"으응... 마리사. 느긋할 수 있는데.... 너는 진짜 괜찮겠냐구...?"
"느..느늣! 그... 느긋할 수 있다제! 맛있게 먹으라제! 마리사는 이만이라제!"
얼굴을 붉히더니 이내 돌아서 수풀 속으로 사라져가는 레이무였다.
"우-물 우-물...."
열매를 먹고 있자니 어제 언니야가 친절하게 깎아준 사과 씨가 생각나는 것이다.
"...언니야......"
"무큐! 레이무 여기서 뭐하는 거냐고요."
"느읏! 파츄리...?"
"앞으로 당분간은 무리에서 생활하게 될 것 같으니까 무리에서 같이 생활할 집 씨를 배정해 주겠다고요. 따라오세요."
그러더니 파츄리는 레이무를 무리의 회관으로 끌고 갔다.
"첸. 여유 있는 집이 있는지 좀 봐주세요."
"이 레이무가 들어갈 집을 말하는거네~ 알고있어~"
첸은 방 안으로 들어가더니 잠시 후에 무슨 나무조각을 가져와 파츄리에게 건네주었다.
"이게 문패 씨라고요. 나가서 오른쪽으로 돌아가면 2인용 집들이 쭉 있을 거에요. 1인용 집을 드리고 싶지만 자리가 없는 거라고요. 무큐."
"맨 끝까지 가서 오른쪽을 보면 문패 자리 하나가 비어있을 거에요. 거기다 이 문패 씨를 걸고 앞으로 거기서 생활하면 된다고요. 무큐"
"알았다구. 고마워. 파체"
파츄리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통통 뛰어 집에 도달한다. 집에는 마리사 라는 문패가 하나 걸려 있었다. 레이무도 문패를 걸고 집에 들어서니 아까 열매를 가져다 주었던 그 마리사가 침대에 누워 있었다.
"느...느? 레이무...? 레이무냐제?"
또 얼굴을 붉히며 어쩔 줄 몰라하는 마리사였다. 아직 친하다고 생각도 들지 않았고 이 더러운 들윳과 친밀해지고 싶은 생각은 없었기에 깔끔하게 무시하고 옆에 있는 침대에 누워 그냥 자기로 했다. 잠에 드는 동안 마리사가 엄청 많이 뭐라뭐라 말했지만 하나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