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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13 10:59

윳쿠리를 연구하는 자 -36-

m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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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래서 만만하게 보지 말라고 했건만...!"

 

윳쿠리 연구광인 이 남자는 지금 불만에 가득 차 있다.

제 26 가공소가 급작스런 보수공사에 들어가 연구를 진행할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원인은 해당 가공소에서 보관하던 한마리의 도스가 쏜 도스 스파크.

도스는 도스 스파크를 쏜 뒤 그 자리에서 이동하긴 커녕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때문에 도주를 목적으로 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사람이 있을만한 곳을 노린 것도 아니고

해당 가공소는 이 도스가 왜 조용히 잘 있다가 갑자기 멀쩡한 벽을 박살내고 그대로 멈춘 것인지 아직도 모른다.

하지만 그 도스를 그 가공소로 잡아온 당사자는 짐작가는 것이 있다.

 

"분노의 표출인가. 그러면서 괜한 피해를 입지 않게 인명피해는 일으키지 않았어. 정도를 지키면서 표출한 거로군."

 

시로이가 추측한 것은 분노와 불만의 표출.

윳쿠리들이 일방적으로 무자비하게 유린당하는 현실과 그에 대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에 대한 분노와 불만.

그것을 이러한 방식으로 표출해 일종의 시위를 한 것이다.

어디까지나 추측의 영역일 뿐, 도스의 진의는 아직 시로이 본인도 모르지만.

여하튼 그러한 이유로 그 도스에 대한 연구는 일시적으로 중단되었다.

그래서 그는 그 스트레스를 해소할 겸 공원의 윳쿠리들을 무작위로 포획해서 해부하고 있다.

 

"느, 느아아아! 레이무에게 그런 느긋하지 못한 거 갖다대지 말라구!"

 

물론 이 하얀 악마는 듣는 척도 안한다.

뒤에서부터 세로로 소맥분 피부를 갈라 그 상처로부터 팥소를 끄집어낸다.

 

"느에에에..."

"흐음, 이번에도 꽝인가. 이녀석을 마지막으로 벌써 두번째 무리 전멸인데 아직도 보이질 않네."

"주인, 대체 뭘 찾길래 이리도 헤집는거야?"

"무, 무큐, 맛치도 아직 못들었어요."

"아, 말 안했구나? 자연적으로 중추팥소를 가지고 태어난 윳쿠리들을 찾고 있어. 몇퍼센트의 확률로 존재하는지를."

 

플라티나에겐 윳쿠리들의 포획을, 맛치에겐 죽은 실험체들의 처리를 맡긴 채

시로이는 계속해서 윳쿠리들을 잡아 그 속을 헤집고 있다.

 

"알파한테 맡기면 되지 않아? 그 아이의 기계눈으로 중추팥소 찾을 수 있다면서?"

"지금은 바쁘잖아, 다들. 알파는 물론 오메가까지. 그러니 이런 수작업으로 찾아다니는 거지."

"근데 뭔가 윳쿠리들이 늘어난 것 같달까, 파벌이 늘어난 것 같달까. 한 공원에 두 무리 이상이 있다니."

"이 공원 자체가 좀 크긴 하지만 확실히 이건 좀 특이하긴 하지."

"무큐, 요새 윳쿠리들이 많이 늘어난 것 같긴 해요. 심부름 갔다 올때도 전보다 더 자주 보이고..."

"윳쿠리들의 번식력이 좋은 건 알고 있었지만 이건 좀 예상외인걸? 도스의 급증과 관련이 있으려나?"

"확실히, 요새 도시로 들어오려는 도스의 수도 갑자기 늘어났다고 뉴스에서도 그러더라. 그리고 그걸 철저히 막는 게..."

 

갑자기 하늘에서 강한 충격파가 울러퍼졌다.

한 사람과 두 윳쿠리가 하늘을 올려다보니, 인간 여자같은 형상의 두 존재가 주택가의 천장을 넘나들며

공격을 주고받으며 충격파를 울리는 격투를 벌이고 있었다.

시로이가 가진 단일개체 근접전 최강의 두 윳쿠리, 카이와 오메가다.

오늘도 순찰 중에 전투욕이 폭주한 오메가를 달래려 카이가 대련상대가 되어주는 모양이다.

요새는 저 둘이 매일같이 도시에서 드래곤볼 찍는 게 일상이 되어가고 있다.

 

"저녀석들도 여전하네, 주인."

"뭐, 문제 일으키지만 않으면 괜찮잖아."

"아니, 쾅쾅대는 소음이 울려퍼지는데 소음공해로 신고당하는 건..."

"오오! 오늘도 하는건가!"

"좋아! 싸워라 싸워!"

"난 쭉빵누님이 이긴다에 천엔!"

"그럼 난 검붉은 애가 이긴다에 2천엔!"

"...문제 안되나 보네."

 

카이와 오메가의 대련은 현재 둘이 순찰하는 동네에선 좋은 구경거리가 되어주는 모양이다.

아예 매번 대련할 때마다 누가 이길지 내기하는 사람들까지 나올 지경이니...

 

"재미있게도, 저 둘이 좋은 구경거리가 되어준 덕분에 이 동네의 윳쿠리 학대율이 낮아졌다더라."

"그걸 주인이 도로 채우는 것 같지만."

"무큐, 뒷정리 다 했습니다 주인님."

"오늘은 이쯤하자. 서두른다고 답이 나오는 연구테마도 아니고."

"아침부터 공원 풀숲에서 윳쿠리 잡아대느라 뻐근하네. 그래도 내 사랑스런 동생이 맛있는 점심을 준비했을 테니까."

"무큐! 맛치도 기대되네요!"

 

시로이 일행이 공원을 나서고 10분 뒤, 이번 대련은 카이의 승리로 끝난 모양이다.

 

"스파클~! 언니야 돌아왔어~!"

"어, 언니야! 그리고 오빠야!"

 

금뱃지 몸첨부 플랑, 스파클은 현관 바로 앞의 방문에서 어쩔 줄 몰라하고 있다.

 

"무슨 일이야 스파클? 그렇게 당황하고는?"

"저... 이런 경우엔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서..."

"윳쿠리방인가? 내가 살펴보지."

 

시로이가 윳쿠리방의 문을 여니, 그곳엔 꾀죄죄한 노숙 윳쿠리 한 가정이 윳쿠리방을 차지하고 있었다.

시로이나 다른 윳쿠리들에겐 이 방이 이런 식으로 실험체가 될 윳쿠리들을 낚는 방이니 이상할 것 없지만

그것을 모르고, 또한 앞으로 알 일도 없을 스파클에겐 낯설고 당황스런 상황인 것이다.

 

"느? 할아범은 뭐냐제? 여긴 마리사들의 윳쿠리 플레이스니까 느긋하지 않게 꺼지라제!"

"오늘 오전의 마지막 실험체론 적당하겠네. 너흰 점심준비나 해줘. 이녀석들은 내가 처리하지."

"알았어, 주인. 가자, 스파클. 언니야는 빨리 스파클이 해준 밥이 먹고싶어~"

"으, 으응. 알았어..."

"무큐, 도와드릴 일은 없나요?"

"맛치 너도 점심식사 준비를 도와. 이녀석들은 나 혼자 해도 충분해."

"무큐, 그, 그럼 방문 닫겠습니다..."

 

그렇게 윳쿠리방엔 한 윳쿠리 일가와 시로이만 남긴 채 방문이 닫혔다.

윳쿠리방에 들어온 윳쿠리들은 부모는 마리사종과 레이무종, 자식은 레이무종 3마리에 마리사종 2마리.

시로이는 이녀석들이 도망치지 못하게 윳쿠리용 출입구로 가 그 문을 잠갔다.

 

"느? 할아범은 귀머거리씨인거냐제? 당장 꺼지라는 마리사님의 말이 들리지 않는 거냐제!?"

"자아... 이걸로 너희의 퇴로는 없어졌다."

 

시로이는 품에서 메스를 꺼내 펜돌리기 하듯이 능숙하게 한손으로 메스를 돌리며 미소지었다.

그렇게 돌리던 메스를 정자세로 쥐고는 가식적인 미소가 악마의 웃음으로 바뀌었다.

 

"환영한다 실험체들! 너희는 내게 무엇을 주러 온 걸까나!"

 

드디어 드러낸 그 남자의 본성.

인간조차 두려워할 악마의 영혼.

이 하얀 가운의 미치광이는 이 게스 윳쿠리 일가가 가련한 존재가 될 정도로 잔악한 짓을 벌일 것이다.

아직 그걸 모르는 그 윳쿠리들은...

 

"무슨 영문 모를 소리냐제! 할아범이 마리사들에게 느긋한 것들을 바쳐야 하는 게 당연하지 않냐제!"

 

그 말이 끝나자마자 아비 마리사는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보았다.

그 자리에 주저앉은 흰 옷의 인간 남자가 가장 어린, 자신들의 아이돌씨인 와사 레-뮤를 들고는 갈라버린 것이다.

 

"...느에?"

"호오? 이것 좀 봐라?"

"느갸아아아아아!"

"아, 아가야아아아아아아!"

"하, 할아범! 무슨 짓이냐제! 가족의 아이돌씨인 아가야한테 무슨 짓이냐제!"

 

안 듣고 있다.

시로이는 그저 자신이 해부한, 이 와사종의 아기 레이무의 체내에만 흥미를 가졌다.

중추팥이 있다.

공원에선 종도, 나이도 가리지 않고 두 그룹의 무리를 다 해부했는데도 없었던 것이 여기 있던 것이었다.

5~6mm정도의, BB탄 총알 사이즈의 작디 작은 중추팥을 이 윳쿠리가 가지고 있었다.

 

"어이쿠, 아직 죽게 둬선 안되지. 이녀석은 연구실로 가져가서 정밀분석해야 하니까."

 

시로이는 메스를 내려놓고 품에서 운향과 열매들로 정제한 치료액을 와사 레이무의 상처에 발라주었다.

이 효과좋은 치료액 덕분에 상처는 감쪽같이 아물었다.

시로이는 그 레이무는 내려놓고, 바닥에 몇방울 떨어진 치료액을 핥느라 자기 동생의 상황은 안중에도 없는

두마리의 어린 윳쿠리 중 한마리를 집어들었다. 마리사종이었다.

 

"느? 하뉴룰 나눈 고 가타졔!"

"다음 해부."

"마-쨔는 천샤찌... 느야아아아아! 등찌가 아푸다졔에에에에!"

"아가야아아아아!"

"할아범! 어째서 이런 짓을 하는거야아아아아!"

"그야 내가 즐거우니까. 호오, 너도 중추팥을 갖고 있구나? 그럼 너도 데려가도록 할까?"

 

시로이는 아까처럼 그 마리사의 상처를 치료하고 내려놓았다.

이번엔 바닥에 떨어진 치료액을 핥던 또 하나의 어린 윳쿠리를 집어들었다. 평범한 레이무종이다.

 

"느아아아! 레이무 더는 못보겠어어어!"

"할아버어어어엄!! 이제 그만 하라제에에에에!! 아가야들에게서 손 떼라제에에에에!"

 

하지만 시로이는 아비 마리사에게 비웃음만 보내며 자신이 하고픈 일을 계속할 뿐이었다.

누구라도 비웃을 것이다. 왜냐하면 하지말라 하지말라 하면서 자신이 직접 움직여서 막으려고 하질 않으니까.

 

"느기야아아아악!"

"넌 중추팥이 없구나. 그럼 쓸모없겠네."

 

중추팥이 없다는 걸 확인하자마자 시로이는 망설임없이 손에 들고 있던 어린 레이무를

장식을 뽑아버린 채 부모 윳쿠리 쪽으로 던져버렸다.

 

"느갸아... 엄마야..."

"느? 이거 달콤달콤이야! 레이무가 느긋하게 먹을 거라구!"

"능야아아아! 싫어어어! 살려줘 엄마야아아아!"

"레, 레이무우우우! 무슨 짓이냐제에에에! 그건 아가야다제에에에!"

"무슨 소리야! 장식이 없는 윳쿠리는 느긋할 수 없다구! 그러니까 레이무가 느긋하게 먹는 게 당연하잖아!"

 

차마 못보겠다며 고개를 돌린 탓에 자기 자식이 장식이 떨어져 나가는 장면을 못본 어미 레이무.

그 덕분에 코앞에 떨어진 자신의 자식을 알아보지 못하고 씹어먹기 시작했다.

 

"우걱우걱! 행보옥!"

"느아아아아아아아아아! 어재서어어어어어어!"

 

생각없이 자식을 먹어치우고 행복해하는 어미 레이무와

자식을 잡아먹은 아내를 보며 절규하는 아비 마리사.

그 둘의 삼류 비극연극을 내버려두고 시로이는 다른 두 아이 윳쿠리들을 마저 해부했다.

 

"흐음, 이 두놈도 중추팥이 없네. 아, 비교용으로 쓰면 되겠다. 그럼 아까 그 윳쿠리도 그냥 살려놓을 걸 그랬나..."

 

시로이는 그 두 아이윳의 상처를 치료하곤 총 네마리의 자식 윳쿠리들을 자기 가운의 왼쪽 주머니에 넣었다.

 

"느아아아아! 써글 할아범! 절대 용서 못한다제에에에!"

 

마침 시로이는 메스를 바닥에 내려놓은 상황.

아비 마리사는 시로이에게 다가가 그 메스를 물어 들고는 날부분을 겨누고 돌진을 했다.

확실히 일반인이라면 까딱 잘못하면 메스가 박힐 것이다.

메스는 내구성은 약하지만 매우 날카롭고 예리한 칼이다. 게다가 날이 길이도 적당히 있어

이대로 가면 시로이의 바지를 뚫고 다리에 칼날을 박을 것이다.

하지만 시로이 쿄우진이란 남자는 일반인이 아니다.

그는 손가락으로 칼등을 쳐 아비 마리사의 입에서 메스를 떨어트리고 그대로 그 아비를 잡아 들어올렸다.

 

"느아아! 하, 하늘을 나는 것 같..."

"꽤나 대담하고 용기있는 시도였어. 한가지 부족했던 건, 상대를 잘못 골랐다는 거지만."

 

시로이는 바닥에 떨어진 메스를 주워 아비의 저부를 그었다.

고통에 신음하는 아비 마리사를 뒤집어 팥소가 쏟아지지 않게 하고, 상처를 벌리고 팥소를 살살 헤집었다.

그리고 시로이는 기뻐했다.

 

"와우! 넌 중추팥을 가지고 있는 윳쿠리구나! 넌 아주 좋은 실험체가 될거야!"

"느아아아아!"

"일단 날뛰지 못하게 상처 치료는 보류하고, 다음은 어미쪽을..."

"느! 할아범! 아까전의 달콤달콤 또 달라구!"

 

참으로 철없는 어미다. 지금 상황이 어떤 상황인지도 하나도 이해하지 못하고 제 식욕을 달랠 요구만 한다.

그런 어미 레이무에게 시로이는 아까 뽑았던 아기 레이무의 장식을 던져주었다.

 

"자, 너가 먹은 달콤달콤의 정체야."

"...에?"

 

어미는 그제서야 자신이 뭘 먹었는지 깨달았다. 자기 자식을 먹었단 사실에 강한 쇼크를 받았다.

하지만 팥소는 토하지 않았다. 아니, 토할 수 없었다.

토하려고 했을 때 이 남자가 그 입을 틀어막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남자는 말없이 어미 레이무의 등을 그어 그 속을 헤집었다.

 

"느기기기기기기!!"

"훌륭해! 어미인 너도 중추팥을 가지고 있구나! 너도 좋은 실험체가 될거야!"

"레, 레이무! 도망치라제!"

"늦었어, 너흰 이미 내거야."

 

시로이는 상처가 난 두 성체 윳쿠리를 치료하고는 그 둘을 각각 한손에 쥐고는 윳쿠리방을 나왔다.

 

"아, 오빠야! 밥 다 차려놨어! 오빠야만 오면 돼!"

"알았어, 이녀석들만 연구실에 가져다놓고."

 

그렇게 시로이에게 새로운 실험체가 몇마리 늘었다.

중추팥소의 자연적 발생확률이라는 연구테마에 쓰일 윳쿠리들이.

한편, 제 26 가공소는 중장비가 오다니며 정신없고 시끄럽다.

이곳에 보관된 도스가 날려버린 콘크리트 벽을 보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는 김에 이 도스가 지금의 벽은 날려버릴 정도의 힘이 있다는 걸 알았으니 이 도스가 갇힌 벽을 더 보강할 셈이다.

그 도스는 탈출할 의지조차 보이지 않지만 가공소 사람들에 의해 쇠사슬에 묶여 옴짝달싹 못하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도스는 그저 눈을 감은 채 조용히 있다.

어제 일으켰던 그 소란이 마치 거짓말인 것 마냥.

하지만 도스는 마음 속으로 칼을 갈고 있다.

그 칼을 정확하게 다루고자 스스로를 진정시키고 신중함을 기르고 있다.

 

'윳쿠리들은 인간들에게 너무나도 과한 고통을 받았다. 이젠 내가 그 연쇄를 끊을 때다.'

 

그것이 이 도스가 생각하고 있는 것. 그 커다란 윳쿠리가 품은 대의.

그리고 그것을 위해 자신이 갈고 있는 칼을 겨눌 첫번째 대상.

 

'시로이 쿄우진... 너는 윳쿠리의 해방을 위해 없어져야 할 존재다. 기다려라, 하얀 옷의 악마여...!'

 

도스는, 그렇게 고요히 칼을 갈고 있다.

  • ?
    탄핵남자 2017.04.13 12:02
    과연 도스가 시로이를 죽일수 있을까나? ㅋㅋㅋ
  • profile
    무첸 2017.04.14 00:11
    그전에 알파 한테 두들겨 맞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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