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
2017.05.02 09:55

윳쿠리를 연구하는 자 -42-

m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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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로 하던 영상제작 마무리짓느라 늦었습니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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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이 산하의 무기화 개체들 중 활동성이 좋은 개체들을 꾸려

가공소 사람들과 함께 탈주한 도스에 대한 수색을 시작했다.

한편 시로이 쿄우진은 제 26 가공소에서 해당 도스에 대해 녹화된 마지막 영상을 몇번이고 돌려보고 있었다.

 

"신기하군. 이녀석은 정말 이레귤러 중에 이레귤러야."

"무큐? 그게 무슨 소리인가요?"

"윳쿠리가 몸첨부가 될 땐 질량법칙을 무시하듯 덩치가 커지지. 공만한 녀석이 사람처럼 된단 말이야.

근데 이녀석은 정반대로 변했어. 3m급 아종의 몸을 가졌는데, 평범한 사람의 수준으로 작아졌단 말야.

정확한 신장은 모르겠지만 녀석에게 당한 직원들의 증언과 이 영상에 찍힌 연기 속 실루엣으로 보면...

어림잡아 180cm정도는 되겠군. 그렇다고 근육질의 몸매가 된 것도 아니고. 마치 자신을 압축하기라도 한 듯이..."

"무큐, 정말 이제까지는 없었던 패턴이네요. 대체 무슨 의미일까요?"

"이거 하난 확실하지. 녀석의 가치는 억만금이라는 것."

 

시로이는 마치 눈앞에 진수성찬을 둔 굶주린 사람처럼 군침을 삼키며 눈빛을 반짝였다.

그 시각, 어느 산속의 한 윳쿠리 무리.

한마리의 성체 마리사가 무리장으로써 통상종들로 이루어진 무리를 이끄는 평범한 윳쿠리 무리였다.

물론 탬플릿처럼 무리 전원이 그렇게 특출난 구석 하나 없는, 겉으로만 평화롭지 언제 붕괴될 지 모르는 위태로운 무리다.

오늘도 무리장 마리사는 무리의 양식을 구하기 위해 활동적인 윳쿠리들을 집결시키고 있었다.

 

"느늣! 다들 모인거냐제? 그럼 출발하는거제! 오늘도 오늘을 느긋하게 하기 위해 사냥씨를 하러 가는거제!"

"아빠야! 잘 다녀오라구!"

 

무리의 어미들과 아가야들의 배웅을 뒤로 한 채 아비들은 하루를 보낼 일용할 양식들을 구하러 떠났다.

그리고 그렇게 무리에서 그나마 힘있는 자들이 떠났을 때, 그들에게 다가온 한 존재가 있었다.

날이 서서히 저물고, 무리를 나서 사냥을 나갔던 윳쿠리들이 무리로 돌아오고 있었다.

 

"느느흥~. 오늘도 먹이씨를 잔뜩! 구한 거라제. 이만큼이나 잔뜩이면 오늘씨도 무사히 지나갈거다제!"

"택도 없어."

"느?"

 

무리장 마리사의 기분좋은 흥얼거림에 어떠한 존재가 태클을 걸었다.

 

"그런 식으로 모아선 불의의 상황에 빠졌을 때 살아남지 못해."

"느느!? 누, 누구냐제!?"

"여기야. 올려다보렴."

 

무리장 마리사가 올려다 본 곳엔

검은 마녀모자와 드레스, 반짝이는 금빛 머리카락과 눈동자를 가진 인물이

무리의 영역에 있던 나무 하나가 있던 곳에 앉아있었다.

그곳엔 나무가 있었지만

지금은 그루터기뿐이다.

그루터기 윗쪽에 해당될 나무는 저 멀리 날려가 다른 나무들 사이에 얽혀져 있었다.

그리고 아마, 이렇게 만든 건 그 인물일 것이며, 그것을 지켜본 무리에 남아있던 윳쿠리들은 겁에 질려 있었다.

 

"이, 이이이, 인간씨!? 어째서 인간씨가 있는 거냐제!?"

"아아... 인간? 확실히 지금의 난 그렇게 보일 수도 있겠군. 그럼 이렇게 하면 좀 알아보려나?"

 

그 인물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겉으로 보기에는 그렇다.

하지만 주변의 윳쿠리들은 무언가를 느꼈다.

 

"느? 이, 이건 도스의 느긋 오오라다제! 어째서 인간씨가 느긋 오오라를 낼 수 있냐제?"

"그야 내가 너희들이 그토록 그리워하던, 느긋 오오라를 풍길 수 있는 진짜 도스이니까."

 

그것은 무리 전체에게 커다란 충격으로 다가왔다.

겁에 질려있던 어미들과 아가야들도, 경황이 없던 아비들도

자신이 도스임을 선언하며 그 증거로 느긋 오오라를 풍기는 이 인간같은 존재의 선언을 믿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느긋 오오라의 존재는 절대적. 이 존재가 도스임을 증명하는 가장 확실한 증거였다.

 

"어, 어째서 도스가 인간씨처럼 되어 있냐제?"

"몸첨부라고 불렀던가? 그런 존재가 됐어. 스스로."

 

몸첨부. 그 개념은 인간과의 접점없이 살았던 이 무리의 윳쿠리들도 알고는 있었다.

도스가 몸첨부가 되어서 찾아온 것에 무리의 구성원들의 반응은 제각각이었다.

무리를 느긋하게 할 구세주가 왔다며 기뻐하며 반기려는 윳쿠리들

아직도 상황을 잘 이해하지 못해 당황해하는 윳쿠리들

그런 건 안중에도 없고 자기 할 일이나 계속 하려는, 정확히는 사냥갔다온 윳쿠리들이 먹이를 분배하기 전에 먹고 있던

게스와도 같은 짓을 하고 있는 윳쿠리들

그 중에서 무리장인 마리사는 자신의 지위가 위태로워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무리장 마리사는 정말로 기분이 좋았었다.

이전 무리장인 파츄리의 무능함과 게스함을 알아채고 그것을 모두에게 폭로한 뒤

스스로 무리의 눈앞에서 쿠데타를 일으켜 파츄리를 죽이고 자신이 무리장이 되었다.

무리의 가장 위에 올라섰다.

권력을 쥐었다.

그것이 그렇게나 기분이 좋았었다.

마리사는 언제나 그 권력의 맛을 음미하며 무리를 이끌어나가고 있었다.

그런데 몸첨부가 된 도스가 나타났다.

그것은 즉 무리의 모두가 도스를 따르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자신의 권력이 사라진다.

이미 무리의 모두가 웅성웅성거리고 있다. 흔들리고 있다. 자신의 입지가 위태로워졌다.

이 도스를 제거해야 했다.

 

"헤, 헹! 마리사는 안다제! 넌 도스가 아니라제!"

"흐음?"

"그냥 몸첨부인 썩을 게스다제! 어떻게 느긋 오오라를 내는지는 모르겠지만, 그걸로 이 위대하신 마리사님을 속일 수는 없다제!"

"근거는?"

 

몸첨부 도스의 질문에 무리장 마리사는 대답하지 않고 자신의 말을 이어갔다.

 

"보나마나 이 위대하신 마리사님의 자리를 빼앗으려고 온 게스다제! 그렇다면 무리장인 마리사님이 제!제! 하겠다제!"

"...아아, 권력욕인가. 자신의 입지를 지키기 위해 스스로 인식을 왜곡해버렸군."

 

무리장 마리사는 근처의 나뭇가지 하나를 물고는 당당한 표정으로 선언했다.

 

"이 마리사님이 거기 게스를 제제해주겠다제!"

 

그 순간, 몸첨부 도스의 눈빛이 날카롭게 변하고

그루터기에 다리를 꼬고 앉은 상태에서 분노를 삭이듯 그루터기 모서리에 댄 손에 힘을 주었다.

힘이 들어간 손은 그 손에 쥐어진 나무 일부를 마치 두부 뭉개듯 가볍게 부수었다.

그리고...

지금 이곳의 모든 윳쿠리들이 거대한 중압감에 굳어버렸다.

도스가 자신들을 느긋하게 해줄 것이라며 즐거워하던 윳쿠리들도

당황해하며 어리둥절해하던 윳쿠리들도

모아온 먹이를 멋대로 먹어치우던 윳쿠리들도

그리도 도스에게 나뭇가지를 겨누던 무리장 마리사도.

느긋 오오라가 사라졌다. 대신 윳쿠리들 모두를 짓누르는 정체불명의 오오라가 퍼져나갔다.

 

"서글픈 일이지. 느긋 오오라보다 이게 너희에게 더 잘 먹힌다는 것이."

"느. 느아아..."

"느삐이..."

"게, 게스... 무슨 짓을 한 거냐제...!?"

"어떤 인간을 통해 느긋 오오라의 본질을 이해한 나는, 그것을 변질시켜 새로운 오오라로 바꿀 수 있다는 걸 알아냈지.

지금 너희가 느끼고 있는 그 중압감, 공포가 그것이야. 맹수들도 입에서 먹이를 경직시키기 위해 내는 걸 이용한 것.

느긋 오오라는 초저주파의 영역에 있지. 근데 원래 초저주파는 맹수들이 먹이의 오금을 저리게 하는 거였단 말이야.

그래, 같은 초저주파라도 느긋 오오라는 그 작용을 달리하고 있었지. 그래서 그것을 맹수의 그것과 같게 했어."

"무, 무슨..."

"이것이 느긋 오오라의 본래의 힘이다. 프레셔. 우리들 원종 도스들이 고대에 잊어버렸던, 천적과 마주하는 힘."

 

무리 전체에 퍼진 정신적 압박감. 무리장 마리사도 그것을 이기지 못하고 물고 있던 나뭇가지를 떨어트려버렸다.

그제서야 몸첨부 도스는 무리를 짓누르던 프레셔를 풀었다.

 

"뭐, 네가 날 도스라고 여기지 않는 것도 일리는 있지. 이미 난 도스와는 별개의 존재가 된 셈이니까."

"느, 느으..."

"난 내 동족을 사랑한다. 내 동족을 고통에서 구원하고 싶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선

나 역시 동족에게 하나의 고통이 되어야 하는 아이러니를 깨달았지. 하지만 해야지. 하지 않으면 안되니까."

"뭐... 뭘 하려는 거나제...?"

"너희가 내 시작점이 되어주어야겠다. 윳쿠리가 인류와 동등의 자리에 설 혁명의 시작점... 말이지."

 

몸첨부 도스는 그루터기에서 일어나더니 아까전에 사냥나간 무리가 모아왔던 먹이를 멋대로 먹었던 윳쿠리들에게 갔다.

세마리. 그 세마리에게 손가락을 겨눈 도스는 손가락 끝에서 빛을 내더니 그 세마리의 윳쿠리에게 빛줄기를 쏘았다.

무리의 안정을 해하던 그 세마리의 윳쿠리는, 자신들이 무엇을 당하는지도 알기 전에 몸이 꿰뚫려 죽었다.

 

"우선은 선별부터인가."

"아, 아가야아아아!"

"잘 들어라! 이것은 명령이다! 지금 이 순간부터 이 무리는 나의 명령에 절대복종한다! 내가 만든 법과 체계를 따르고

그것을 거스르는 자는 종도 연령도 불문하고 이렇게 처단할 것이다! 불만있는 자는 나가도 좋다! 허나 명심해라!

너희는 너희 스스로를 보호할 힘이 없음을! 나는 그것을 너희에게 전수하기 위해 왔음을!"

 

처단이 끝나자마자 도스는 무리장 마리사의 앞에 서서 어둡고 무서운 표정으로 내려다보며 물었다.

 

"불만있나, 무리장?"

"마, 마리사는......"

 

무리장 마리사는 겁에 질려 말을 더듬으며 뜸을 들이더니, 이윽고 입을 열어 선언했다.

 

"무, 무리장의 자리를, 도스에게 넘긴다제..."

 

그렇게, 산속 깊숙한 곳에서 살고 있던 무리는 커다란 운명의 소용돌이에 포함되었다.

 

"우선, 사냥체계부터 바꿔야겠군."

"도, 도스..."

"아, 날 부를 땐 도스라고 부르지 마라. 이미 도스같은 게 아니니까."

"그, 그럼 뭐라고 부르냐제...?"

"...아포칼립스. 윳쿠리 학대의 시대에 종말을 고할 자이니까. 어려우면 '아포'라고 줄여불러도 좋다."

 

도스를 초월한 윳쿠리.

아포칼립스, 아포.

그녀는 지금 이곳에서부터 윳쿠리 혁명을 시작한 것이다.

  • ?
    탄핵남자 2017.05.02 11:14
    드디어 나왔다! 이제 곧 전쟁이 일어나군요
  • profile
    YukkuriSlayer 2017.05.02 14:28
    아포는 과연 엄청난 실험욕을 가진 남자와 전투병기 윳들(과 주인공버프)를 이기고 혁명을 성공시킬수 있을까. .?
  • ?
    알트바인 2017.05.04 07:50
    근데, 도스가 아무리 강해도 본격적인 무장을 한 군대는 무리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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