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
2015.09.18 17:37

anko0537 고뇌에 가득 찬 윳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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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자 : 후타바 / D.O
번역자 : ?
번역출처 : 구 윳쿠리 사이트





anko0537 고뇌에 가득 찬 윳생

 

 

- D. O

 

 

 

 

 

[자, 빨리 책상 아래로 와.]

[느으, 느으으으으.]

 

 물컹. 말랑말랑…

 

[느으으으…]

[도망치지마. 거기 있어.]

 

 레이무는 오늘도, 책상에 앉은 언니의 발로, 꾹꾹 온몸을 밟히고 있다.

 이것은 딱히, 레이무가 뭔가 잘못을 저질렀기 때문이 아니라, 매일 계속되는 학대일 뿐이었다.

 하지만, 레이무에겐 이 가혹한 학대에 저항할 권리 따윈 존재하지 않는다.

 그뿐만 아니라, 레이무를 보호해줄 양친도, 서로 기댈 자매도…

 

 

-----------------------------------------------------------------------------

 

 

 시간은 한 달하고 조금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무대는, 어디까지나 아기윳쿠리인 레이무의 시점이지만,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광대하고, 위험한 생물도 거의 없는 초원.

 아직 레이무가 태어나기 전이지만, 그곳에는 6가족 정도로 구성된, 소규모의 윳쿠리무리가 살고 있었다.

 

 무리 윳쿠리들의 집은, 원래 인간이 사용했을 것으로 짐작되는, 가로로 나란히 늘어서있는 콘크리트관.

 비바람에도 끄떡도 하지 않는, 입구만 제대로 막아주면 외적이나 눈이 쌓이는 것에 대한 걱정이 없는, 굉장히 느긋한 집이었다.

 그 수도 여유가 있었기에, 무리가 커지더라도 집을 찾아다닐 걱정은 당분간 없을 것이다.

 

 무리를 구성하고 있는 것은 레이무종과 마리사종뿐. 다들 친척관계이며, 사이 좋게 지내고 있었다.

 

 

 

[엄먀~. 뷰-비뷰-비. 캐앵뽀옥-.]

[꽃찌, 느그짜녜.]

[메뚜기찌, 기다료~.]

 

 계절은 아직 가을. 아기윳쿠리들은 그야말로 풍부한 자연에 둘러싸여, 마음껏 우-걱우-걱 하고 있었다.

 

[아가야들, 느긋하네.]

[레이무랑 마리사의 아가야라구. 당연하다구.]

[느후후. 그럼 마리사들은, 사냥을 하자구. 겨울씨가 오면 집에서 느긋하게 있자구.]

[느긋한 밥씨가 없으면, 느긋할 수 없으니까.]

 

 성체윳쿠리들은, 다가올 겨울에 대비해서, 사냥에 매진하고 있었다.

 

[뗴-귤떼-귤, 느그찌~.]

[쮸-욱쮸-욱. 느느~응.]

 

[봄이 되면, 마리사랑 쭉 느긋하게 있자구.]

[레이무도 마리사랑 쭉 느긋하게 있고 싶다구.]

[[부-비, 부-비… 상쾌-.]]

 

 

 

 ●○● 그리고, 무리의 평온한 나날은 그날 밤, 한 마리 레이랴의 습격에 맥없이 붕괴되었다. 

 

 

 

 

[쿠-울쿠-울 한다구! …느으… 느으…]

 

●○●○●○●○●

 

[우-! 우-!]

[느으… 느? 레미랴다아아아아아아아아아!!!]

[느늣? 시끄럽다구… 레미랴다아아아아아아아아아!!!]

 

[느삐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 이거 나아아아아아아아아!]

 

 무리의 윳쿠리들이 모두 잠들어있을 즈음, 나란히 늘어선 집들 중 한 곳에서, 온 초원에 울려 퍼질 정도로 커다란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집의 입구를 막아놓은 나뭇가지를 손쉽게 치워버린, 몸첨부 레미랴의 손에는,

 그 날 낮에 메뚜기씨를 열심히 쫓아다니고 있었던, 한 마리의 아기마리사가 붙잡혀 있다.

 

[아가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

[레미랴는 느긋하게, 마리사의 아가야를 놓아주라구!]

 

 하지만, 레미랴는 그런 양친에게는 눈길도 주지 않고, 주머니에서 처음 보는 도구를 꺼냈다.

 

 딸깍! 부우…

 

 그것은, 인간씨가 사용하는 바비큐용 라이터였다.

 

[뜨겨어! 그만뎌, 느그짜게 해져 <화악>…느삐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

[[아가야의 느긋한 모자가아아아아아아아아아!!!]]

 

 그리고, 양친이 올려다보고 있는 앞에서, 아기마리사의 모자의 꼭데기에, 붉게 빛나는 불길이 일었다.

 

 

 

[느삐잇! 느베에에에에아아아아!!! 규으으으으으으으으!!!]

 

 아기마리사가 온몸이 불에 휩싸여, 단말마를 지르며 초원을 구르는 모습은,

 그 뒤를 잇는 참극의 개막을 알리는 신호가 되었다.

 

[뜨그어! 리본, 레이뮤으 리뵨찌… 느삐삐삐삐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

[마리샤으 모쨔, 그만뎌어어어어어어어어어!!!]

 

 아기마리사, 아기레이무들은 집안에서 숨죽이며 숨어있었지만,

 나뭇가지에 집안이 휘저어져서, 버티지 못하고 밖으로 뛰쳐나오자마자 머리장식에 불이 붙는다.

 

[뜨그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아가야, 입 안으로 들어오라구!]

 

 낼름. 

 

[<슈우우욱> 느규으으으이이이이!! 뜨겁찌먄, 불씨는 꺼져<쩌억>…]

[느으으… 엄먀?]

 

 입안의 타액으로 인해 리본에 붙은 불은 꺼졌지만, 엄마레이무의 입이 갑자기 힘없이 열리는 것에 의아해하며 엄마를 부르는 아기레이무.

 하지만 정수리쪽부터, 여성의 팔뚝 굵기 정도의 막대기로 꿰뚫린 엄마레이무에게서, 대답이 돌아올 일은 영원히 없을 것이다.

 그 대신에, 입을 벌린 틈으로 레미랴의 얼굴과, 라이터의 끄트머리가 아기레이무 쪽을 들여다보고 있다.

 

[우-. 우-.]

[엄먀 <화악> 느그지…]

 

 

 

[그마… 모쟈… 그마아 <화악…> 느, 아, 아…]

 

 성체윳쿠리는 모두 정수리에서부터 굵은 막대기로 관통 당해서, 움직이지 못하게 된 뒤 눈앞에서 머리장식이 불타는 것을 바라보며 그 힘을 다했다.

 

 

 

[살려쪄어어어어어! 아뺘아, 엄먀 <화악> 시져어어어어어어어어어!!!]

 

 아이윳쿠리까지 자랐던 아이마리사자매는, 아빠마리사의 모자 안에서 불타 죽었다.

 

 

 

[느삐잇! 뜨그, 뜨규우우우우! 머리가랴기… 느삐이이이이이…]

 

 아기윳쿠리들은 한 마리도 남김없이 집안에서 끄집어내져서, 머리장식과 머리카락에 불이 붙어, 날뛰고, 뒹굴다가, 절명했다.

 

 

 

[그만두라구! 레이무는 임신하고 있다구! 느… 느기히이이이이!!! <꾸물꾸물… 퐁> 시져어어어어어어!!]

 

 임신 중이었던 배불뚝이레이무는, 마무마무에 지푸라기가 꽂아지고,

 거기에 불이 붙어서, 새로운 생명을 지켜주지도 못하고 몸 안쪽에서부터 불에 타버렸다.

 

 

 

 다들, 다들, 굉장히 느긋한 미소를 가진 윳쿠리들이었는데,

 지금은 검게 타들어간 만쥬가 돼버렸다.

 그 처참한 광경을 만들어낸 레미랴는, 윳쿠리들을 잡아먹지도 않고,

 그저 그 생명을 가지고 노는 것만으로도 만족했는지, 그 자리를 콧노래를 부르며 떠나갔다.

 

 

 

 

 

 하지만, 무리는 완전히 멸망하지는 않았다.

 집에서 도망쳐 나와, 필사적으로 도망쳤던 윳쿠리들. 대부분은 레미랴에게 손쉽게 따라잡혀 불길에 휩싸였지만, 성체 직전까지 성장했던 마리사 3마리, 레이무 3마리만은 집 뒤편 수풀까지 도망쳐서, 살아남았던 것이다.

 

[엄마… 아빠… 아가야아…]

 

 그리고 이윽고, 이 6마리는 각자 레이무와 마리사 부부가 되어, 다음 세대의 무리를 이뤄가기 시작한다.

 하지만, 무리를 덮친 참극과, 그것을 일으킨 레미랴에 대한 기억이 없어지는 일은 없었다.

 

 인간씨한테서 얻었을 터인 불을 붙이는 도구, 통상종을 도구로밖에 보지 않는 사악한 미소.

 프릴이 잔뜩 달린 서양식 옷부터, 레미랴가 신고 있던 슬리퍼의 색, 모자의 리본에 있던 커다란 흠집까지…

 

 

 

----------------------------------------------------------------------------

 

 

 

 그 뒤로 일주일 정도가 지나고, 표면상으로는 평온한 나날이 되돌아왔다.

 세 쌍의 부부는 무리의 규모를 회복시키기 위해 상쾌-에 매진하고, 보람 있게도, 무리에서는 곧바로 새로운 생명이 태어나려 하고 있었다.

 수를 늘리는 것이 목적이기에, 모두 식물형으로 임신을 했고,

 세 마리의 엄마레이무들의 머리 위에는, 각자 최소한 5마리 이상의 열매윳쿠리가 맺혀있다. 

 그리고, 장래 인간씨의 집에서 학대를 받게 되는, 그 레이무도, 그런 열매윳쿠리들 중에 한 마리였다. 

 

 부들부들 떨리고, 줄기에서 태어나 떨어지려 하는 레이무.

 

 잠시 후, 머리 위해서 자신을 구속하고 있던 힘이 사라졌다.

 하늘을 날고 있는 듯한 부유감. 그리고 부드러운 풀로 만든 쿠션에 착지한 충격.

 

 눈물이 나올 것 같았지만, 그 이상으로 팥소의 안쪽에서부터 밀려나오는 환희.

 

 레이무는, 앞으로 양친에게서 받을, 부족함 없는 무한한 느긋함을 상상하며,

 이 세상에 태어난 기쁨을 폭발시키려, 힘차게 최초의 인사를 했다.

 

 

 

[느, 늣! 느그짜게 이쯔랴규우!!!]

 

 

 

[[………]]

[느으? 느그짜게 이쯔랴규우!!]

[[…]]

[느… 느그짜게 이쯔랴규우! 느그짜게 이쯔랴규우우우우우!]

 

[[……… 느긋할 수 없다구.]]

 

[??? 느, 느으으?]

 

 

 

 레이무가 태어나 처음으로 인사를 한 상대, 아빠마리사와 엄마레이무의 시선은,

 부모윳쿠리가 아가야들에게 보여야 하는, 애정이 넘치는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도리어, 불쾌하고, 더러운 무언가를 보는 듯한…

 그 원인은 곧바로 판명된다.

 

 툭.

[느… 느그짜게 이쯔랴규!]

[느긋하게 있으라구! 느~응, 레이무의 아가야, 귀엽다구~.]

 툭.

[늣, 느그짜게 이쯔랴규!!!]

[느긋하게 있으라구! 느느~응. 마리사를 닮아서 기운이 넘치네!]

 

 

 

●○●○●○●○●

 

 

 

 5마리 태어난 아기윳쿠리. 마리사종 2마리와 레이무종 3마리.

 그 중, 레이무만이 <느긋하게 있으라구!> 하고 인사를 받지 못했다.

 

[느으? 왜애? 어재셔 느그짜게 해즈지 안눈고야?]

[[………(양친)]]

 

[늣! 저 레이뮤, 앤지 느그짜지 안녜!]

[느으, 그러녜! 리본찌가 느그짤 스 업따규!]

[느, 느으으으으으!! 어째셔 그론 마룰 하는 꼬야아아아아!?]

 

 

 

 레이무의 리본은, 선천적으로 생긴 작은 흠집이 있었다.

 물론, 윳쿠리는 너무도 빈약한 만쥬이기 때문에, 살아가는 사이 머리장식에도 몸에도 흠집은 생긴다.

 하지만, 선천적인 것과 후천적인 것은 역시나 다르다.

 그리고, 윳쿠리의 사회에서 선천적으로 머리장식에 결함을 가진 이는, 확실한 차별의 대상이 된다.

 

 세상에는 이런 건 신경 쓰지 않고 애정을 쏟는 윳쿠리도 많이 존재하긴 하지만, 그쪽이 소수이다.

 레이무에겐 유감스러운 일이지만, 레이무의 가족은 극히 평범한 지성 · 성격을 가진 윳쿠리들이었다.

 하지만, 차별의 이유는 그것만이 아니었다.

 

 

 

[…그 레미랴랑… 흠집… 머리장식…]

[…느긋할 수 없는… 리본… 흠집…]

 

 운이 없게도, 레이무의 리본에 있는 흠집의 형태는,

 무리에 참극을 일으켰던, 그 레미랴의 것과 쏙 닮아있었다.

 안 그래도 느긋하지 않은 리본에, 무리 어른들의 트라우마를 자극하는 요인까지 가지고 있는 레이무.

 

 참으로 운이 없다고 밖에 할 수 없다. 최소한 레이무가 뭔가 잘못을 저지른 건 아니다.

 하지만 이 핸디캡은, 윳쿠리의 사회에서는 역전시킬 찬스를 가지기 힘든, 너무도 가혹한 것이었다.

 

 

 

 

 

 비가 내리는 날, 집안에서 가족 모두가 느긋하게 있을 때도…

 

[느~응, 느그짜지 아눈 레이뮤눈, 쩌리 가랴규!]

[느에에에, 엄먀. 느그짜게 해져~.]

[…느긋하지 않은 윳쿠리는, 화장실 쪽에 가있으라구.]

 

 뽀요옹!

 

[느삐익!]

 

 엄마레이무는, 몸통박치기라고 여겨질 정도의 힘으로,

 레이무를 집 구석에 있는 화장실(응응용 구멍) 쪽으로 날려버렸다.

 

[워째셔어어어!!!]

[응응은, 응응끼리 사이 좋게 지내라구.]

[레이뮤눈 응응이 아니라규우-!]

 

 

 

 아빠마리사가 사냥에 나간 사이, 자매들이 엄마레이무와 노래를 연습할 때도…

 

[그럼, 아가야들. 노래연습을 하자구!]

[느~, 느느으~응! 느긋치~.] X 4

[느~…]

 

[느-!! 느긋하지 않은 윳쿠리는, 목소리 내지 마라구! 느긋할 수 없다구!]

[맞따규! 느그짤 스 업따규! 이 쯔레기! 노래더 못하눈 계!]

[느아~앙, 레이뮤더 노래 부루고 십따규-.]

[레이무랑 아가야들의 노래를 들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고맙게 생각하라구! 아-, 느긋할 수 없다구-!]

[느그짜지 말거, 딴 뎨 가랴규우!] X 4

[느아~앙, 느그짜게 해져-!]

 

 

 

 아빠마리사가 사냥에서 가져온 밥을 다같이 우-걱우-걱 할 때도…

 

[우-걱우-걱, 해앵보옥-!] X 6

[야채찌, 느그짜네!]

[레이무의 마리사는, 사냥의 천재라구!]

[느흐~응, 그 정도는 맞다구우.]

 

 하루 종일 사냥에 바쁜 아빠마리사에게 어리광을 피울 수 있는, 소중한 기회인 저녁식사시간.

 아기윳쿠리자매는 감자씨나 당근씨 조각을 한입 가득 넣을 때마다,

 아빠마리사에게 부-비부-비를 하며 어리광을 피운다.

 

[우-격, 우-격…]

 

 하지만, 레이무만은, 가족의 단락에서 떨어져있는 화장실 근처에서,

 아무데나 나있을 맛없는 잡초를, 그것도 한창 식욕이 왕성할 때인 레이무에겐 너무도 적은 양을 받았다. 

 그래도, 조금이라도 오래 맛을 느낄 수 있도록 조금씩 입안으로 넣고, 천천히 씹는 레이무.

 조금씩 음식을 입에 넣는 이 버릇은, 인간의 감각으로는 행실이 좋은 걸로 보이지만, 레이무에게는 그저 비참할 뿐이다.

 

 아빠마리사의 얼굴을 한 번씩 슬쩍 올려다보지만, 레이무에게 돌아오는 시선은 냉담 그 자체.

 그도 그럴 것이, 아빠마리사가 레이무에게 먹을 것을 주는 것은, 육아거부로 아가야를 영원히 느긋하게 만들어 버리기라도 했다간, 무리의 모두에게 미움을 사기 때문이다.

 가능하다면 일절 돌보지 않고 내버려 뒀으면 싶을 정도로, 레이무, 아니, <그 때의 레미랴>를 역겹게 생각하고 있었다.

 

 

 

 

●○●○●○●○● 그리고, 레이무자매가 태어난 지 2주 정도 지난 밤, 결국 결정적인 순간이 찾아왔다.

 

 

 

 

 

[느으… 뷰-비뷰-비 하거 십따규우.]

 

 레이무는 가족이 한데 모여, 따뜻한 듯 쿠-울쿠-울 하고 있는 것을 바라보며,

 화장실 근처에서 홀로, 고독과 응응의 악취에 감싸인 채, 가을밤의 추위에 쉽게 잠들지 못하고 있었다.

 

[느으… 응응…]

 

 그때, 밤중에 눈을 뜬 아기마리사가, 화장실에 가고 싶어져서 꾸물꾸물 화장실에 와서,

 

[으응 한댜규. <뿌직!> 샹캐에-!]

[느… 느뱌아아아아아! 레이뮤한톄 응응 뿌리지먀아아아아아!]

 

 화장실용으로 파놓은 구멍에서 크게 빗나가, 레이무를 향해 응응을 싸버렸다.

 

[느? 착갹해따규. 미야안, 느삣!?]

[느그짜게 사가하랴규웃!]

 

 뽀용!

 

 아기마리사는 일단 사과하려 하던 참이었지만, 화가 난 레이무는 몸통박치기를 작렬시켰다.

 실제로는, 식사를 매일 충분히 하고 있는 아기마리사는, 이미 야구공 정도의 크기 이상으로 성장했기에, 영양실조로 탁구공 사이즈인 레이무의 몸통박치기 따윈, 아프지도 가렵지도 않았지만.

 

[느으으으으으! 시끄럽다구! 쿠-울쿠-울 하고 있는데, 큰소리 내지 말라구.]

[느아~앙. 졸립따규-.] X 3

 

 뽀용! 뽀용! 뽀용!

 

[느으으… 사가했눈데에. 그만두랴구. 아프다구우.]

 

[느으… 느늣!? 아가야, 무슨 일이야!?]

[그치먄, 마리샤갸… 느삐익!]

 

 자신의 정당성을 주장하려 했던 레이무는, 갑자기 옆쪽으로 충격을 받고, 기세 좋게 집 벽에 날아가 부딪혔다. 

 고통에 몸을 떨면서 그쪽으로 시선을 옮기자, 그곳에는 양친이 뿌꾸-욱 하고 있는 모습이 있었다.

 윳쿠리 이외에는 보면 그저 쓴웃음만 나오겠지만, 그것은, 적을 향한 위협행위이다.

 

[이 쓰레기!!! 레이무의 아가야한테 무슨 짓이야!?]

[느긋할 수 없는 레미랴는 당장 나가라구!!!]

[느에? 아뺘…? 레미?]

[[나가라구! 레미랴는 나가라구!!]]

[?? 느? …레? …레이뮤… 엄먀… 느?]

 

[너 같은 게 레이무랑 마리사의 아가야일 리가 없잖아아아아아아아아아!!!!]

[느? 느으으…?]

 

[? …??] X 4

 

 평상시에 괴롭히고 있긴 했지만, 일단 자매라는 자각은 있던 다른 아기윳쿠리들은 상황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지만, 양친이 함부로 말을 걸지도 못할 정도로 무서운 얼굴을 하고 있다는 것은 어찌어찌 느끼고 있었다.

 아마도, 한마디라도 레이무가 입을 열었다간, 봐주지 않고 뭉개 죽여버릴 것이다. 그렇게 정확히 상황을 파악한 자매들은, 목소리도 내지 않고, 이를 따닥따닥 부딪치며, 집 구속에 모여, 공포에 떨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는 되지 않았다.

 왜냐면, 엄마레이무의 마지막 말은, 레이무에게서 말도 이성도 모두 앗아가 버리기에 충분한 일격이었기 때문이다.

 

 

 

[느, 느, 느뱌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으으으으으으으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레이무는, 몸을 돌려 집의 출입구 쪽으로 향하고, 기성을 내지르며, 

 성체윳쿠리도 쫓아가지 못할 정도의 속도로 밖으로 뛰쳐나갔다.

 

 

 

[느삐, 엄먀… 느극, 레비…!]

 

 레이무는, 자신이 태어나기 전의 사정 같은 건 당연히 전혀 알지 못한다.

 하지만, 단 하나의 사실만은 확실하게 이해하고 말았다.

 자신이 있을 장소는 집안 어디에도 없다는 사실을.

 아기윳쿠리에게 있어서 <세계>란, 가족과, 가족들이 살아가는 집안이 전부인데도…

 

 

 

 

 

 레이무는 그 뒤로, 생명을 쥐어짜듯 전력으로 초원을 계속 뛰어갔다.

 밤이 지나고 아침이 되고, 레이무가 넘어갈 수 없을 듯한 바위에 부딪히면, 다시 방향을 바꿔 달렸다.

 그러다 낮이 되고, 다시 길이 막히면 방향을 바꾸고, 밤이 되어서도 계속 뛰어가며, 아침을 맞이했다.

 

 그리고 레이무는, 상처 입고 지친 끝에, 당장이라도 영원히 느긋하게 돼버릴 것 같았지만, 

 드디어 나무와 돌도 이루어진 거대한 동굴에 도착했다.

 레이무는 비틀거리며 그 동굴 안으로 들어가 그곳에 자신만의 윳쿠리플레이스를 만들려 결의하다가, 결국 기력이 다해서, 천천히 잠들어 버렸다.

 

 

 

[어머? 아기윳쿠리.]

 

 휙.

 

[느으… 느, 레이뮤… 느그찌…]

[어디서 온 거야, 너. 너덜너덜하네.]

 

 그리고, 그 동굴에서 먼저 살고 있던 인간씨에게 손쉽게 붙잡히고 2주가 지나, 현재에 이르렀다.

 

 

 

 

 

---------------------------------------------------------------------------------

 

 

 

 

 

[아아~, 역시나 좋은 발난로네.]

[언니이. 레이무, 화장실 가고 싶다구우.]

[어머. 빨리 다녀와. 추우니까.]

 

 언니의 책상 아래 놓여진, 타올을 깔아둔 바구니에서, 꾸물꾸물 기어나오는 레이무.

 어찌 보면 윳쿠리용 침대인 걸로 보이지만, 이곳은 레이무의 일터이다.

 이 집에 온 지 2주 정도로, 식사사정이 급변한 레이무는,

 체적이 1,000배 가까이 급성장해서 (직경 30cm 이상), 이미 성체 사이즈.

 이제 슬슬 괜찮겠다고 생각해서, 언니가 레이무를 발 아래 깔아두기로 한 것은 바로 최근의 일이다.

 

 

 

 참고로, 언니의 이름은 무큥 짱.

 사냥방법을 알지 못하는 레이무에게, 발 아래 깔려 밟히는 가혹한 학대를 견디는 대신에, 밥을 주는 인간씨이다. 

 최근엔 <고교수험>이라는 사냥이 굉장히 힘든 모양으로, 그다지 느긋하지 못하다.

 레이무도 사냥을 도울 수 있다면, 무큥 짱도 좀 더 느긋할 수 있을까? 하고 레이무는 생각하고 있다.

 

 

 

 레이무는, 일단 자신이 행복한 부류라는 점은 자각하고 있었다.

 언니한테 붙잡혔던 당시, 레이무는 생후 2주째라고 하기엔 너무도 작은 탁구공 사이즈.

 아무리 머리 크기로 강함을 가늠하는 윳쿠리라곤 해도, 레이무와 언니의 힘의 차이는 확연했다. 하지만,

 

[너, 부모는?]

[느규규우우우우… 느뷰으으으으… 으그찌.]

[나 참, 일단은 울음을 그쳐.]

 

 그 뒤로, 만신창이인 레이무에게 오렌지쥬스를 끼얹어 회복시켜주고, 지금까지 본 적도 없는 밥을 먹여주고, 목욕탕에 들어가 때를 벗겨주고, 부드러운 타올로 감싸주었다.

 그런 것들을 해주면서 그 이후까지 해서 5시간 이상 걸쳐, 레이무의 가정사정에 대해 귀를 기울여 주었다.

 

 자신이 태어난 광대한 초원에 대한 것.

 양친이 어째선지 자신을 느긋하게 해주지 않았다는 것.

 살해당할 것 같은 상황까지 돼버려서, 집에서 뛰쳐나온 지 이틀,

 필사적으로 이 동굴까지 도달한 것.

 

 그리고, 모든 것을 다 들은 뒤에 언니는,

 

[음, 그럼, 우리 집으로 올래? 공짜는 아니지만.]

 

 레이무를 인간씨의 무리에 넣어주었다.

 정말로 공짜는 아니었지만.

 

 

 

[느으으, 느긋하고 싶다구우.]

 

 레이무도 실은, 느긋하게 쭈-욱쭈-욱 하고, 부-비부-비를 하고, 힘차게 뛰어놀고 싶었지만,

 무큥 짱은, 레이무에게 거기까지 자유를 허락해주지 않는다.

 한 번씩 물어봐도, [이게 네 일이야.] 하고 책상 아래 놓여져, 의견 따윈 묵살 당한다.

 

 오늘도 그다지 뛰노는 것도, 쭈-욱쭈-욱 하는 것도 하지 못하고,

 의자에 앉은 언니에게 계속 밟히거나,

 높이가 낮은 테이블 앞에 앉은 언니에게, 쿠션 대용 취급을 당할 뿐인 하루가 끝나려 하고 있다.

 

[빨리해~. 추우니까~.]

[느늣!? 느긋하지 않게 응응 한다구! <뿌직> 상쾌-!]

 

 방 구석에 놓여진 윳쿠리용 화장실 (바닐라향이 나는 재질에 엉덩이 닦기 옵션 추가) 에서 일을 보며, 창 밖으로 귀를 기울이자, 밖에 살고 있는 듯한 윳쿠리의, 개방적으로 응응을 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응응 한댜규! 샹캐에-!]

 

 

 

 레이무는 지금의 생활을 잃고 싶지 않다고는 생각하고 있지만, 그래도 생각해 버리곤 한다.

 저렇게 넓은 장소에서, 재촉 받지도 않고, 방해 받지도 않고, 응응을 할 수 있다면, 얼마나 기분이 좋을까, 하고.

 

 

 

 한편 같은 시각 거실.

 무큥파파가 TV를 보면서 차를 마시고 있는데,

 정원에서 용무를 마치고 돌아온 무큥마마가 막 들어오려던 참이었다.

 

[어서와, 마마.]

[다녀왔어~. 정말이지, 저 콤포스트는 정말 난감하다니까. 정원 한가운데서 응응을 하다니.]

[그래서, 어떻게 했어?]

[제 딴엔 모자라고 하는 걸 태워버렸으니까, 얼마 못 살겠지.]

[…인정사정 없네.]

[우리집 레이무 정도로 행실이 좋다면 봐줄 거야. 밤에는 갹갹 시끄럽게나 해대고.]

 

 

 

----------------------------------------------------------------------------

 

 

 

[느으… 느으… 쿠-울, 쿠-울.]

[레이무, 일어나. 레이무~.]

[늣!? 느긋하게 일어난다구!]

 

 가혹한 학대를 견디는 사이, 마음고생에 지쳐서, 깜빡 잠에 빠져 버린 모양이다.

 결코 발로 살살 밟히는 마사지가 기분 좋아서 잠들어 버린 게 아니다.

 하고, 레이무는 생각한다.

 

 

 

[레이무~. 오늘 저녁밥은 뭐 먹고 싶어~?]

 

 하고 묻는 무큥마마.

 참고로, 무큥 짱이나 파파는 [아무거나 상관 없어.], [맛있는 거.], 중 하나밖에 대답으로 돌아오지 않기에, 최근엔 마마는 그 둘에겐 묻지 않는다.

 

[늣! 레이무, 윳쿠리푸드씨가 먹고 싶다구.]

[기각. 돈낭비야.]

[느으으으으… 그럼, 포토푀(고기와 채소를 잔뜩 넣고 끓인 프랑스요리)씨가 좋겠다구.]

[예예~.]

 

 참고로, 레이무에게 저녁식사 리퀘스트를 하면,

 대부분 야채를 대충 썰어서 적당히 냄비에 끊이면 되는 타입의 요리를 말하기에,

 무큥마마는 상당히 기분이 좋아진다.

 

[느으~.]

 

 무큥마마가 콧노래를 부르며 식료품을 사러 나간 뒤, 레이무는 한숨을 쉰다.

 인간씨의 밥은 물론, 굉장히 느긋할 수 있지만, 레이무가 먹고 싶은 것은 따로 있었다.

 

[푸드씨…]

 

 윳쿠리푸드.

 그것은, 공원에서 만나 친해진, 애완윳쿠리 친구들은 다들 먹고 있다고 하는, 느긋할 수 있는 밥의 정점.

 이라고, 레이무가 생각하고 있는 밥이었다.

 실제로는, 윳쿠리용으로 영양벨런스를 맞춘 펫푸드이다.

 입맛이 높아지지 않도록 적당히 맛없게 만들어져 있고, 캣푸드보다도 훨씬 싸다.

 솔직히 인간의 밥과 비교하면 실례 되는 대상이다.

 

 

 

[어제 푸드씨가, 굉장히 도시파적이었어.]

[안다구-. 새로 나온 푸드씨였던 거네-.]

 

 - 느으으으, 레이무도 윳쿠리푸드씨 먹고 싶다구우… -

 

[레이무도, 푸드씨에 어울리는 윳쿠리가 되라구-. 열심히 하면 될 수 있다구-.]

[레이무는 굉장히 도시파적이니까, 언젠가 언니도 푸드씨, 사줄 거야.]

 

 

 

 레이무도, 친구윳쿠리들처럼 <애완윳쿠리>가 돼서, 느긋한 푸드씨를 먹어봤으면~,

 하고 생각하며, 오늘도 먹기 좋게 식혀서 내놓은 포토푀를 행실 좋게 입에 넣는다.

 

[우-걱, 우-걱, 행복-.]

[역시나 마마. 야채를 대충 끓이기만 하면 되는 요리에는 천재적이네!]

[…싫으면 안 먹어도 돼. 레이무가 다 먹어줄 거니까. 그치~.]

[엄마의 밥씨는 느긋할 수 있다구!]

[말도 참 예쁘게도 하지~.]

 

[느긋하게 우-걱우-걱 했다구!]

[잘먹었습니다~.]

[디저트 먹을래?]

[쇼트케이크라~. 그럼, 절반만. 레이무, 나머지 절반 먹어.]

[느으으?]

[나 살찌잖아. 됐으니까 절반 먹어.]

[늣, 늣! … 우-걱우-걱, 행복-!]

 

●○● 그렇다, 레이무의 목표는, 도시의 윳쿠리들이 바라는 지고의 지위,

 윳쿠리푸드씨를 먹을 수 있는 <애완윳쿠리>가 되는 것이었다.

 

 

 

 

 

 저녁식사 후, 무큥가의 정원.

 이 집의 정원에는 잔디가 깔려있지만, 구석 모통이에 잔디가 없고 검은 흙이 드러나있는 장소가 있다.

 얼핏 보기엔 화단인 것 같은 이 장소에, 무큥마마는 포토푀 조리 중에 나온 음식물쓰레기를 대충 흩뿌렸다. 

 흩뿌린 뒤엔, 뒤돌아보지 않고 곧바로 집으로 터벅터벅 돌아갔다.

 

[늣, 갔다제.]

[느긋한 야채씨라구우.]

 

 실은 이 장소, 무큥마마가 <콤포스트>라고 부르는 장소에는, 마찬가지로 <콤포스트>라고 불리는 잉여윳쿠리가 대충 십여 마리 살고 있다. 

 

[느흐~응, 모자 가득이라구! 마리사는 사냥의 천재네.]

[느으으, 마리사는 절반뿐이라구우. 어쩔 수 없으니, 풀씨라도 모아가겠다구우.]

 

 모자 가득 음식물쓰레기를 모으지 못해서 부족한 양을 채우기 위해, 뚝뚝 잡초를 뜯는 성체마리사들.

 이 무리에서는, 간단히 말해서 음식물쓰레기를 빨리 모을 수 있는 윳쿠리가, 사냥의 명윳이라는 호칭을 받게 된다.

 쓰레기라곤 해도 아직 싱싱한 음식물쓰레기라서, 썩거나 악취가 나거나 하지는 않기에, 윳쿠리의 식사 치고는 상당히 질이 좋은 편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냥실력이 뒤떨어지는 윳쿠리들은, 음식물쓰레기를 회수한 뒤 잡초 같은 걸 모은다.

 

 무큥마마에게 있어서는, 잡초처리도 해주기에, 일석이조였다.

 

 

 

[우-걱, 우-걱, 행보옥-!] X 5

[야채찌, 느그짜녜에!]

[레에무의 마리사는, 사냥의 천재라구!]

[느흐~응. 그 정도는 맞다구우.]

 

 

 

[마마도 참, 레이무랑 같은 윳쿠리인데, 취급이 아예 다르네. 자기네들이야 행복한 것 같지만.]

[레이무는 행실 좋잖아. 얌전하고. 분명 좋은 부모 아래서 자란 거겠지~. 저 콤포스트녀석들이랑은 완전히 딴판이라니까.]

[으~응. 뭐, 성장과정은 확실히 전혀 다르긴 하지만… 아, 레이무, 비스켓 먹을래?]

[우-걱우-걱, 행복-.]

 

 

 

----------------------------------------------------------------

 

 

 

[무큥~, TV 다 봤으면 목욕해~.]

[예~, 마마. 레이무, 목욕하자.]

[느!? 물씨는 시러어어!]

[도망치지마. 같은 침대에서 자니까, 깨끗하게 있어줘야겠어.]

[느규우우우우!]

 

 밤이 깊어져서도, 레이무가 받는 학대는 계속 이어진다.

 매일 무큥 짱이 행하는 강제미역감기도, 레이무가 마음고생을 하게 만드는 광기의 고문이었다.

 

 

 

 첨벙첨벙, 솨아-!

 

[느비비비비비이이! 물에 빠져어어어어! 녹아 버릴 거야아아아!]

[대야에 있는 목욕물에 빠질 리가 없잖아~! 놓치지 않겠어어!]

 

 참고로 원래대로라면, 깨끗한 걸 좋아하는 윳쿠리는, 몸이 녹는 리스크를 감안하고서라도 물로 몸을 씻을 정도로 미역감기를 좋아한다.

 하지만, 처음으로 미역 감을 때는, 역시나 부모가 지켜보는 가운데, 조심스레 물가에 접근하는 식으로 행하는 것으로, 본능적으로 물에 대한 공포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

 미역감기를 좋아하는 것은, <깨끗해지면 느긋할 수 있다>라는 부모와의 느긋한 유소년기의 기억으로, 죽음에 대한 공포를 지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기윳쿠리였을 때 양친과 미역감기를 한 적이 없는 레이무는 미역감기를 굉장히 힘들어한다.

 

 플라스틱 대야에 담긴 목욕물을, 욕실 안에 흩뿌리며 저항하지만,

 자신도 목욕하러 들어왔기 때문에, 무큥 짱도 이미 옷을 다 벗어서, 목욕물이 튀는 것 정도는 신경 쓰지 않는다.

 

[자~, 잡았다! 리본 가져간다~.]

[느아아아아! 느긋할스업써어어어!]

[그럼, 세수하자~. 쓰윽쓰윽.]

[느뷰뷰뷰뷰뷰…]

[나 참, 입 벌리지 마. 아앙, 간지럽잖아. 으응, 아으.]

 

 문질문질, 솨악.

 

 무큥 짱도 익숙해져 있기에, 레이무의 얼굴을 자신의 허벅지 안쪽으로 누르고,

 허벅지로 레이무를 꽉 끼워버린 뒤, 앞뒤로 윳쿠리용 샴푸로 부드럽게 레이무의 머리를 씻어준다.

 머리카락을 깨끗이 씻어준 다음에, 윳쿠리소프를 레이무의 온몸에, 손바닥 전체를 사용해서 부드럽게 두르고, 마무리로 윳쿠리린스를 머리카락과 머리장식에 바른다.

 그러는 사이 레이무를 허벅지 안쪽으로 끼우고 있는 건 꽤나 힘들어 보이지만, 무큥 짱은 꽤나 즐기고 있는 듯해서,

 매일 밤, 요염한 목소리를 내며 천천히 레이무를 씻어주는 모양이다. 

 

 다 씻어주고, 그 뒤로 큰 통에 레이무를 넣고, 타올을 얼굴에 얹어 목욕통에 띄워준다.

 몸을 씻는 건 싫어하지만, 목욕물에 떠있는 것은, 마치 마리사가 된 듯한 기분에 제법 즐거운 듯하다.

 

[둥-실, 둥-실, 행복-.]

[너도 참 기분전환 빠르네.]

 

 

 

 

 

 부우우우우웅.

 

[느뵤오오오오오, 바람씨는 느긋할 수 없어어어어어어어어…]

[참아.]

 

 목욕을 마치면, 무큥 짱은 자신의 머리카락을 다듬으며, 겸사겸사,

 레이무에게도 드라이어로 찬바람을 끼얹으며, 신경 써서 브러싱을 해준다.

 마지막으로 윳쿠리스킨오일을 온몸에 발라주고,

 윳쿠리파우더를 발라주면 완료다.

 

[상쾌-!]

 

 하지만, 하고 레이무는 생각한다.

 미역감기는 상쾌고, 목욕물에 둥-실둥-실 하는 건 분명 즐겁지만,

 이렇게 오래 목욕물에 잠겨있는 건, 느긋할 수 없다.

 분명 <애완윳쿠리>인 모두는, 사육주씨가 할-짝할-짝 해서, 깨끗깨끗 해주는 게 분명할 것이다, 하고.

 

[언니.]

[왜에~?]

[레이무, 언니가 할-짝할-짝 해줬으면 좋겠다구우.]

[무리.]

[어재서어.]

[왜 내가 발 밑에 두는 만쥬를 핥아야 되는데. 그거 무슨 플레이야?]

[느긋할스업서어어어.]

 

 

 

 

 

 한편 그 날 낮에, 정원의 콤포스트 일가.

 

[할-짝할-짝, 할-짝할-짝.]

[느규우우…]

 

 엄마레이무는, 열심히 아이레이무를 할-짝할-짝 해주고 있지만, 아이레이무는 기운이 없다.

 그 원인은, 아이레이무의 후두부에 퍼져있는, 검은 얼룩, 곰팡이였다.

 

 지금은 달력상으로는 겨울인 시기이고, 역시나 냉풍이 부는데 미역감기를 하는 윳쿠리는 없다.

 그래도, 윳쿠리의 침이나 체액에는 항균작용이 있기 때문에, 평소대로라면 곰팡이가 생길 일은 없다.

 

 하지만, 이 레이무, 다른 아가야들보다 먹보라서,

 한밤중에 식량창고에 숨어들어 식량을 훔쳐먹다가, 그대로 식량창고 안에서 잠들어 버리는 나쁜 버릇이 있었다.

 이것 자체는 야생에서도 질이 떨어지는 아기윳쿠리들 사이에선 드문 버릇은 아니다. 

 대부분은 겨울 사이 식량이 부족하게 되는 원인일 뿐이지만, 여기선 다른 문제가 더 있었다.

 

 아빠마리사가 모아오는 식량은, 무큥마마가 흩뿌려놓은 느긋한 음식물쓰레기가 중심이다.

 물기를 듬뿍 머금고 있어서, 내버려두면 며칠 사이에 썩기 시작하는 음식물쓰레기. 그 안에서 하루 종일 자고 있으면, 곰팡이가 생길 만도 하다.

 

[느흐이으으으으… 엄먀, 가렵따규우.]

[느아~앙. 언니, 느그째지랴규우-.]

 

[…레이무, 이제…]

[마리사아, 그만두라구. 아가야는, 레이무랑 마리사의 귀여운 아가야라구우.]

 

 아빠마리사 생각으로는, 될 수 있는 한 빨리 결심을 하지 않으면 안 됐다.

 아이레이무의 곰팡이는, 죽음의 병이다. 그리고, 내버려두면 가족 전원이 감염되더라도 이상하지 않다. 

 가렵다고 하는 등을 가지로 긁어주자, 거죽이 너덜너덜해져서 으깨지는 걸 보면,

 더 악화된 다음에 집밖으로 내려고 하면 고생하게 될 것이다.

 

[엄먀, 아뺘… 어째셔? 느그짜게 해달랴규-! 집에 드려버내달랴규-!]

 

 결국 이날 밤, 곰팡이아이레이무는 집에서 쫒겨나서, 두 번 다시 안에 들어오지 못하고,

 

[…밤이 늦었잖니.]

[느그 <화악> … 느뱌아아아아아아! 뜨그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무큥마마의 손에 의해 리본에 불이 붙어, 오물로 처분 당했다.

 

 

 

-----------------------------------------------------------------------------

 

 

 

[먼저 들어가서 이불 데워놔.] 

 

 툭! 꾸물꾸물.

 

[느뷰우우우우. 푹신푹신~.]

 

 목욕을 마치고, 무큥 짱은 머리카락과 얼굴을 닦고 곧바로 잠자리에 든다.

 윳쿠리처럼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것이 습관이다.

 

[이제 데워졌으려나. <스윽> 아아~, 따뜻해. 딱 좋게 데워졌네.]

[느긋, 느그지.]

[침대에서 나가지마. 발 근처에 있어. <꾸욱꾸욱> 잘자~.]

[느으으으으. 느긋하게 잘자~.]

 

 잘자 라고 하긴 했지만, 무큥 짱이 잠들 때까지,

 발가락에 꾹꾹 눌리거나, 발뒤꿈치를 머리 위에 얹어놓거나,

 허벅지 사이에 꾸욱하고 끼우고 있거나 해서, 잠들 수 있을 리가 없다.

 

 결국 레이무가 느긋하게 잠들 수 있는, 윳큥 짱의 책상 아래로 이동할 수 있는 건,

 오후 8시를 넘어 심야가 될 때부터였다.

 

[느으, 언니…]

[스으… 스으…]

 

 레이무는 오늘도, 무큥 짱에게 하지 못한 말이 있다.

 

 

 

[레이무를 애완윳쿠리로 삼아달라구!]

 

 

 

 무서웠다. 현재의 생활을 잃는 것이.

 레이무는, 현재의 생활에 완전히 만족하고 있진 않지만, 그래도 양친 아래서 학대 받던 나날, 죽음을 각오할 정도의 도피행으로 인한 고통, 공포를 떠올리면, 지금도 충분하다고 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공원에서 만난 애완윳쿠리들은 모두들, 좀 더 좀 더 느긋한 걸로 보인다. 

 

 좀 더 많이 느긋하고 싶어하는 것은, 레이무만이 아니라, 모든 윳쿠리의 본능이다. 

 

 레이무는 자기 리본의 끄트머리를 슬쩍 올려다본다.

 레이무는 눈치채지 못했지만, 타고난 흠집은 무큥 짱이, 만났던 첫날에 보수해 주었다.

 그 상처 하나 없는 레이무의 리본에 붙어있는 것은, 금색으로 빛나는 작은 뱃지.

 최근에, [느긋한 윳쿠리라고 인정받으면 받을 수 있어.] 하는 말을 들어서,

 무큥 짱이 데려다 준 건물에서, 여러 가지 한 뒤에 받은, 레이무의 보물이다. 

 

[이 반짝반짝씨… 좀 더 많이 받으면, 애완윳쿠리씨가 될 수 있는 걸까?]

 

 하지만, 애완윳쿠리인 다른 모두도, 반짝반짝씨는 하나씩밖에 붙이고 있지 않았다.

 그렇다면, 첸이 붙이고 있는 갈색 반짝반짝씨나, 아리스가 붙이고 있는 은색 반짝반짝씨도 받을 수 있도록 힘내자.

 첸이나 아리스처럼, 잔뜩, 잔뜩 느긋한 윳쿠리가 되면, 분명 언니도 애완윳쿠리로 삼아줄 거야.

 그런 생각을 하면서, 레이무는 오늘도 잠이 든다.

 

 

 

[부-비, 부-비. 부-비, 부-비.]

 

 말랑, 말랑…

 

 레이무는, 자신이 받지 못했던, 양친의 애정을 받고자 하는 것처럼,

 무큥 짱의 겸손한 가슴에 부-비부-비를 계속 했다.

 대상행동일 뿐이다. 하지만, 레이무는 조금은 자신의 마음속 상처가 치유되어가는 실감이 들었다.

 

[으으음… 어리광쟁이네, 정말.]

[느으~응. 깨워버렸다구. 미안해, 언니.]

[뭐, 괜찮아. 느긋하게 잘자, 레이무.]

[느~응. 느긋하게 잘자라구~.]

 

 

 

 

 

 같은 시각, 정원의 콤포스트들의 집.

 

[엄먀, 춥따규-.]

[느그짜게 해져-.]

[아가야들, 좀 더 가까이 모여서, 부-비부-비 하자구. 부-비, 부-비.]

[느으으으, 밥씨도 부족하고, 어쩌지-. 겨울씨가 와버린다구우.]

 

 콤포스트들의 집은, 비바람 걱정은 없지만, 돌로 되어 있어 차갑다.

 풀로 만든 깔개만으로는 충분히 따뜻하지 못해서, 부-비부-비로 몸을 데울 수밖에 없다.

 

[부-비부-비, 부-비부-비… 상쾌-!]

[느아아아! 상쾌 해버렸어어어어어어!!!]

[엄먀, 배고푸댜규-.]

[느그짜게 해져-.]

 

 부-비부-비를 계속 하면, 그 만큼 사고가 일어나기도 쉽다.

 최악의 상황으로, 또 가족이 늘어 버렸다.

 

 그리고, 겨울은 충분한 밥이 모이지 않고, 대부분을 무큥마마가 내놓는 음식물쓰레기로 버틸 수밖에 없다.

 한 달도 전에 태어난 아가야들도, 아직 아기말투 그대로고, 사냥도 잘 하지 못한다.

 입만 많아지는 악순환이었다.

 

[느기기기… 이것도 전부 레미랴 때문이라구!]

[맞다구! 아빠랑 엄마랑 무리의 모두가 살아있었다면, 좀 더 느긋할 수 있었을 거라구!]

 

 아빠마리사도, 엄마레이무도, 무리가 건재했다면 밥도 더 잔뜩 모을 수 있었을 거라고,

 너무도 요점에서 벗어난 분노를, 과거 무리를 습격한 레미랴에게 쏟아낸다.

 실제로는 음식물쓰레기 나눠가질 윳쿠리의 수가 늘어서, 더더욱 느긋할 수 없게 될 뿐인데도.

 

[이래서언, 느긋하게 월동을 할 수 없다구우우우우우우우!] X 4

 

 하지만, 그런 걱정은, 전혀 할 필요가 없게 된다.

 

 

 

 

 

 무큥집안, 거실.

 

[그럼, 슬슬 콤포스트 솎아내기 하고 올게.]

[마마~. 불을 사용할 땐 조심해~.]

[물 담은 양동이 가져가니까 괜찮아. 그래도 그렇지, 한 달만에 멘테넌스가 필요하다니, 정말이지 얼간이들뿐이라니까. 너무 늘었잖아.]

[새로운 윳쿠리 주워오는 게 더 낫지 않아?]

[됐어. 스트레스해소도 되니까.]

 

 무큥마마의 손에는 바비큐용 라이터.

 그리고 머리에는 상당히 오래 전 손에 넣은, 너덜너덜한 레미랴의 모자가 얹어져 있다.

 솎아내기를 하는 게 인간이라는 걸 들키면, 경계심이 강해져서, 음식물쓰레기처리가 효율이 떨어진다는 걸 경험상 알고 있기 때문이다.

 

[나 참… 그래도, 정말이지, 우리집 레이무랑은 완전히 딴판이네~. 전혀 학습하지도 않고, 시끄럽기만 하고.]

[무큥도, 어디서 주워왔는지 가르쳐주질 않는다니까. 분명 부모는 애완윳쿠리 아닐까. 얌전하니까.]

[실은 용돈을 모아서, 윳쿠리샵에서 사왔다거나?]

[으~응. 그렇게나 윳쿠리를 기르고 싶었던 걸까…]

 

 

 

 그날 밤, 레이무가 태어났던 윳쿠리플레이스, 무큥집안 정원 구석에서는, 거의 월례행사인 참극이 벌어지고 있었다.

 

[우-! 우-! (나도 참 뭐하는 건지… 사실 재밌긴 하지만.)]

[느으… 느? 레미랴다아아아앙아아!!!]

[느늣? 시끄럽다구우… 레미랴다아아아아아아아!!!]

 

[느삐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 이거 나아아아아아아아!]

 

 불길에 휩싸여 솎아내기를 당하는 무리의 윳쿠리들.

 살아남을 윳쿠리는 정해져 있다.

 성체 직전까지 성장한 마리사 3마리, 레이무 3마리.

 항상 하던 대로, 집 뒤편의 수풀까지 도망쳐서, 살아남는다.

 단순히, 음식물쓰레기를 처리하는 데 적당한 수라는 이유만으로.

 

 그리고, 살아남은 윳쿠리 안에는 레이무의 양친도, 레이무의 자매 중 살아남았던 2마리도 포함되지 않았다. 

 

 

- 끝




삽화 ; 베-쥬 아키 

 

 

 

삽화 : 하카나이아키

  • ?
    팝콘상인 2016.08.30 13:27
    그래그래
    역시 이 작품은 삽화가....(방끗)
  • ?
    Tro 2016.08.30 13:27
    킄끜 삽화가 아주좋군
  • ?
    LAYA 2016.08.30 13:27
    다시봐도 좋은작품
  • ?
    알트바인 2017.05.07 14:38
    다시 봐도 멋진 작품
  • ?
    얏얏 2018.02.11 21:40
    이건무슨..
    이건 상이잖아!
  • profile
    인오 2018.03.17 01:10
    애호아닐까....따뜻하다..
  • ?
    ilil 2018.07.05 20:57
    무큥마마 반전이...!! 번역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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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2 애호 anko0487 차가운 고기만두 2 류민혜 2015.09.18 1408 5
231 학대 anko0407 어떤 펫 숍에서 1 류민혜 2015.09.18 1223 3
230 학대 anko0357 도시의 비씨도 느긋하게 있구나 1 류민혜 2015.09.17 1510 1
229 학대 anko0341 레이무의 럭키 라이프 류민혜 2015.09.17 1073 1
228 학대 anko0330 펑펑 아파 1 류민혜 2015.09.17 1160 4
227 학대 anko0320 윳쿠리 테라리움 2 류민혜 2015.09.17 1304 5
226 학대 anko0262 인간씨는 느긋하지 않아 류민혜 2015.09.17 1110 3
225 일반 anko0252 게스애호파 2 류민혜 2015.09.17 857 0
224 학대 anko0247 귀여운 아가야 류민혜 2015.09.17 1168 3
223 학대 anko0203 한 사람은 모두를 위하여 1 류민혜 2015.09.17 1056 3
222 학대 anko0202 앤트쿠리움 1 류민혜 2015.09.17 1002 1
221 학대 anko0181 효율화의 길 1 류민혜 2015.09.17 1187 3
220 학대 anko0168 유산의 끝 1 류민혜 2015.09.17 1138 1
219 일반 anko0153 윳쿠리교 1 류민혜 2015.09.17 745 1
218 학대 anko0142 울보윳쿠리를 달래는 법 1 류민혜 2015.09.17 1186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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