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자 : 일해라매니져
원출처 : NAVER CAFE 숨은 은신처
공원(마리사)
PP(movi****)
2014.05.23 03:29
처음 공원에서 윳쿠리를 만난 지 어느덧 두 달이 흘렀다.
그 동안, 내 공원에서의 휴식은 전혀 다른 의미의 휴식이 되어있었다.
퍽-
"어쨰셔 이런지슬 하눈...뉴국..."
어째 도심쪽에서는 야생 윳쿠리 구제니 뭐니 하면서, 이 윳쿠리들을 없애는 데 혈안이 됀 모양이지만...
푹-
이 공원에는 워낙 사람이 안오다보니 그런 관리도 하지 않는것 같다.
"좀 더 느그치 있고시펐.."
처음 윳쿠리를 죽인 후 찝찝한 기분을 느꼈던 나였지만, 매 주말 공원에 갈때마다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그리 넓지도 않은 공원이라, 내게 죽어가는 윳쿠리들을 다른 녀석들이 다 볼텐데도 불구하고 매주마다 새로운 녀석들이 온다.
무례하고, 버릇없게 달콤달콤을 요구하는 녀석들.
윳쿠리들이 지내기 너무나도 좋은 환경이라 끝없이 새로운 녀석들이 오는것일까.
"사, 살려달라제! 그,그래! 펫 윳쿠리가 돼주겠다제! 노예로 삼아주겠다제!"
이미 이 공원은 윳쿠리의 공원이라고 불러도 됄 만 하다. 이런 공원에 주말마다 왔던 나는 점점 윳쿠리에 대해 많은것을 알 수 있었다.
"진짜 생각은 하고 말하는거냐..."
푹,찍-
"느, 느와아아아아아아!"
이 녀석들은 기본적으로 존중이라는 개념을 모르는 것 같다. 어느 순간에나 자신이 우위에 있으며, 남에게 무언가를 부당하게 요구하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의외로 자기 가족들에게는 상당한 가족애를 보여주기도 한다. 주로 레이무라는 리본 달린 종이 그렇다.
물론 언제나 예외는 있다. 어떤 윳쿠리는 나에게 아이들을 죽이고 자신을 살려달라고도 했었다.
어처구니 없을정도로 멍청한 점을 빼면 인간하고도 비슷하지 않을까.
"여기도 쓰레기통 말고 따로 윳쿠리 수거함이라도 만들면 좋을텐데."
두 달간, 딱히 윳쿠리를 찾아다니거나 하지도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죽인 윳쿠리의 수는 어느덧 30마리가 넘은 것 같다.
평소 가져오던 우산은 등산용 지팡이로 바꿨다.
아무래도...뒷정리가 편하기 때문이다.
"느, 느으, 무서운 인간이라제! 느그타지 않게 도망간다제!"
"마리쟈도 누규타게 도망간다규!"
어느덧 이 근처에서 오래 살았던 윳쿠리들에게 난 공포의 존재가 돼어있었다.
저 두 마리사는 저번에도 얼핏 보였던 것 같은데...
방금죽인 윳쿠리들의 사체를 쓰레기통에 대충 집어넣은 후, 다시 벤치에 앉았다.
예전같이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았지만, 기분은 약간 다르다.
뭔가 소모된 기분이지만, 알 수 없는 달성감.
일종의 정의구현이랄까.
때로는 무섭기도 하다. 이렇게 점점 잘못한 일에 화내는게 익숙해지다간, 어느날 음식점에서 떠드는 것 같은, 사소한 잘못을 하는 사람에게도 못 참고 큰 일을 저질러버리는게 아닐까?
한동안 상념에 빠져있다보니 벌써 해가 질 시간인가.
슬슬 돌아갈 준비를 하던 내게, 문득 목소리가 들려왔다.
"뉴아아아! 구해달라제!"
"아가야! 어서 나오라제!"
잠깐 살펴보니 가는 길 쪽의 배수구 철망밑에 아까의 그 작은 마리사가 빠진것 같았다.
아마, 중간에 벌어진 부분을 통해 빠진거겠지.
사실, 저 작은 마리사는 꽤 똘망똘망해 보이는게, 꽤 귀여운 녀석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아까 전까지도 윳쿠리를 죽였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그쪽에서 먼저 죽으라는 둥 뭐라고 했기 때문이지, 딱히 윳쿠리 자체가 싫은건 아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조금 도움을 줘보는 것도 나쁘진 않겠지.
순간적인 판단-혹은 변덕일까-후, 나는 철망을 들어올리기 위해 배수구쪽으로 다가갔다.
하지만, 나는 윳쿠리들에게 너무 무서운 존재였던것일까.
"느와아, 어떻게 하냐제... 아가야가 못 나오...느왓!? 무서운 인간씨라제!"
"느삐이이-!"
"진정해. 네 새끼를 도와주러 왔..."
"느와아아! 마리사는 도망간다제! 멍청한 아가야는 인간의 주의나 끌다 주그라제!"
"어쨰셔 그런마룰 하는고야!?"
"애초에 빠졌던 게 나쁜거라제! 쓔레기 마리사는 거기서 느그치 주그라제!"
"느와아아아앙!"
"......."
뭐랄까 , 경솔했던건가?
"느으으으, 살려주셰요, 잘모탰슙니다..."
그저 도와주려고 왔는데, 이런 일이 일어나다니...
"이런... 난 그냥 널 도와주려 왔다고."
"훌쩍, 훌쩍,느, 느그치 있을 수 있눈고야?"
순식간에 가족에게 버림받다니, 참 안타까운 녀석이다. 하긴 윳쿠리가 다 이런건가.
"그래. 느긋하게 있으라구."
"느으, 하지만...아빠야가 가버렸다구."
"안타깝지만, 그것까진 내가 어떻게 할 수 없구나."
철망을 들어내 새끼 마리사를 빼내고 나니, 생각보다 몸과 머리장식 여기저기에 상처가 많이 나있었다.
나름대로 힘든 삶을 살아왔겠지. 조금 측은한 생각도 들었다.
"자 됐다. 다음에는 조심해라."
"인간쒸, 고먑숩니다!"
생각보다 참 예의바른 윳쿠리다.
이런 녀석이 있기에, 윳쿠리를 그저 미워할 수 만은 없는건가. 보면 볼수록 사람하고 비슷하다.
"그래, 이거나 좀 먹을래? 먹다 남은거지만, 달콤한 음식은 좋아한다고 알고있는데."
"느으?댤쿔댤쿔씨! 뉴꺽뉴꺽 할고야!"
"자, 여기있다구."
먹다가 남았던 과자를 주었더니, 마리사는 단숨에 달려들어 먹기 시작했다.
사실 저 과자는 내가 먹기보다는, 게스(조사해보니 나쁜 윳쿠리를 다들 이렇게 부르고 있었다.)윳쿠리를 꾀어내기 위한 장치같은 거지만... 이런 녀석에게는 전혀 아깝지 않았다.
"뉴-꺽, 뉴-꺽, 컝-뽁! 감사합뉘다 오빠야!"
호의에 감사할 줄 알고, 남에 대한 배려심이 조금만 있었어도 윳쿠리는 지금보다 훨씬 사랑받을텐데.
"그럼, 여기 더 있으니 마저 먹어라. 난 가보마."
마저 가지고 있던 과자봉지를 튿어 옆에 놓고, 난 집으로 향했다.
아니, 향하려 했다.
"거기 가는 인간은 멈추라제!"
어느정도 걸어가다가,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 뒤를 돌아보니 그곳에는 아이를 버리고 도망간 아비 마리사가 있었다.
아마, 도망쳤다 상태를 살피러 슬쩍 보러온 모양이다.
"느으, 아빠야!"
"내가 왔다제! 가던 길을 당장 멈추라제!"
"아뺘야, 왜 마리쟈를 버린고냐제! 마리쟈 무져웠다제! 뉴와앙-!"
공포에 빠져 자기 아이를 버렸던 녀석이지만, 결국에는 자기 아이를 찾으러 왔다 이건가.
아무래도, 이 마리사 부자는 내 생각보다도 훨씬 괜찮은 녀석이었던 것 같다 -라고 생각했지만, 그런 훈훈한 생각은 마리사의 다음 말에 속절없이 무너졌다.
"마리사의 무서움을 알고, 아가야에게 달콤달콤으로 아부해봤자 안 통한다제!"
"...뭐?"
"감히 쓰레기 인간 주제에 마리사를 도망치게 하다니! 이런 쓰레기에게 잠시나마 겁먹은 마리사가 바보라제!"
"느으!?아뺘야? 어쨰서 그런말을 하눈고야? 인간쒸는 착한 인간쒸라구!"
"멍청한 아가야는 닥치라제! 저 인간씨는 마리사가 겁나서 달콤달콤을 준거라제!"
"느으으..."
"자, 마리사에게 용서받으려면 달콤달콤을 더 가져오라제! 빠르면 좋다제!"
이쯤 돼면 허탈한 수준이었다.
대체 어떤 뒤틀린 시각으로 봐야, 이런 해석이 가능한거지?
역시, 저 아기 마리사쪽이 예외적인 윳쿠리라는건가.
내가 너무도 어처구니 없는 상황에 화마저 못 내고 있을때, 고맙게도 화를 대신 내준 것은 아기 마리사였다.
"아뺘는 바보라제! 인간쒸는 착하다제! 나쁜건 아빠라제!"
"느읏, 뭐라는 거냐제!?"
"인간쒸는 마리쟈를 도와줬다졔! 아빠야는 마리쟈를 버리고 도망갔자나!"
"부모를 욕하는 윳쿠리는 게스라제!"
아니, 내가 보기에는 네가 게스의 표본인 것 같지만...
그렇군, 저런 이기적인 녀석들 사이에서는, 바른 말을 하는 윳쿠리가 오히려 질타당하는건가...
이런 대화를 보는건 충분히 흥미롭지만, 그동안 보아왔던 윳쿠리들의 행동을 볼 때 , 슬슬 위험한 상황이 올 것 같은데.
"마리쟈는 게슈가 아니라졔! 아빠야는 바뵤라제!"
"느으, 게스는 제제한다제!"
"느삐잇-!"
역시나, 생각했던 대로였다. 결국 저 게스 녀석은 자신의 아이를 죽이려 들기 시작한것이다.
"느와앙!살려달랴쪠! 쟐모탰여요!"
"부모를 욕하는 게스는 죽으라제!"
조금 더 있다가는 늦어버린다. 보고만 있을 수는 없겠지.
나는 지팡이마져 던져버리고 열심히 아이를 구타하고 있는 윳쿠리에게 다가갔다.
"이제 그만 멈추라고!"
"느으? 뭐냐제 쓰레기 인간? 마리사는 게스윳을 제제하느라 바쁘다제, 달콤달콤씨만 남기고 꺼지라제!"
"안타까워. 네 아이의 절반만큼만 현명했더라면..."
"늣, 뭐라는 거냐제? 마리사는 엄청나게 똑똑.."
퍼억-
"느헥- 느그타게.."
퍼억-
"느벡-그만두..."
퍽-
"늣...살려..."
퍽-
"늣..졔셩...합.."
퍽-
퍽-
"느.."
퍽-
"...."
퍽-
오랜만에 윳쿠리라는 존재에 호감이 갔던만큼, 그런 녀석을 괴롭히는걸 보게돼니 나도 모르게 화가 났던 것 같다.
잠시 동안 정신을 놓고 마리사를 패기 시작한 지 얼마나 지났을까. 뒤에서 미약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느삐...그만...듀셰여..."
"...어째서? 이녀석을 내버려두면 네가 죽을텐데."
"아뱌야는...아뱌야...입미다...가죡...입뮈다..."
"......."
순간, 울컥 하는 기분이 들었다.
이 녀석은, 이 녀석은... 얼마나 따뜻한 마음씨를 가진거냐. 팥소를 토해가면서도 자기를 죽이려고 했던 아버지를, 자기 가족을 버릴 수 없었던 녀석의 모습에 나는 더이상 주먹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그래, 알았..."
"..............................."
하지만, 이미 늦었다. 뒤돌아본 마리사의 얼굴에는-얼굴이라기 부르기도 힘든 모습이었지만-생기가 전혀 없던것이다.
"...이미 죽었어."
"느, 느으...아빠야..."
"...날 원망하진 마라."
어쩌다 이렇게 돼었을까. 차라리, 차라리 내가 본 윳쿠리들이 전부 후안무치한 게스들이었다면, 이런 기분이 되는 일은 없었을텐데.
"인간쒸는....나뿌지..안습...아빠야가 잘모탰..느귝.....느와아아앙-!"
"......"
약 오분 후 , 아기 마리사는 지쳤는지 울음을 멈췄다.
잠깐 옆의 자판기에서 오렌지 주스를 사 조금 부어줬더니, 기운을 차린 마리사는 아직도 침울해 보인다. 이제 저 녀석은 어떻게 돼는걸까.
"넌 이제 어떻게 할거야?"
"늣, 마리샤는...마리샤는 사냥 할 줄 아라요! 아빠야한테 배웠..습뉘다!"
"...그런가, 여긴 먹을것도 많으니까."
"아는 파츄리 언니야도 있슙미다! 파츄리 언뉘야는 굉장히 느귯한 윳큐리입뉘다! 뚁뚁캐서 마리샤한테 이것저것 많이 알려줘서 혼자셔도 잘 살 슈 있...혼쟈서도...잘 할 슈 있..."
잠깐이지만, 자신감에 찬 목소리로 말하던 마리사는, 말할 떄마다 점차 목소리가 줄어들어 갔다.
말은 저렇게 했지만, 아비 마리사와 자신 둘다 , 지저분한 몸과 모자를 가지고 있던걸 보면 둘이 있을때도 생활이 쉽진 않았겠지.
"조금, 힘들지 않겠니?"
"느, 느으..."
나는 아이 마리사를 지긋이 쳐다보았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당장이라도 울 것 같은 처량한 모습.
순간, 내 머릿속에서 여러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매주 일상처럼, 윳쿠리들을 죽이던 내가...
"혹시, 펫 윳쿠리라고 알고 있니?"
펫 윳쿠리를 기를 자격이 있을까.
"페, 펫 윳쿠리는 엄쳥 느규탈 수 있는 윳쿠리라고 파츄리 언니야가 말해져씁뉘다! 차캰 인간쒸가 마리샤를 데려가 주면 펫 유쿠리가 됄 수...느으?"
확실히, 이 주변의 윳쿠리들의 반응을 보아도, 난 윳쿠리에게 전혀 친화적인 사람이 아니다. 오히려, 두려운 존재겠지.
하지만 이런.. 윳쿠리 답지 않은 녀석이라면 괜찮지 않을까?
"물론 난, 네 아버지를 죽여버렸지만... 네가 싫으면 어쩔 수 없는 일이야."
"느, 느아아! 아닙뉘다! 마리샤를 펫 윳쿠리라 사마주세요! 오빠야는 느그탈 수 있는 인간쒸입니다! 마리샤를 구해주려고 헀습뉘다!"
"하, 하하... 하하하...좋아, 오늘부터 나랑 집에서 사는거다."
나는 진심으로 기뻐하는 마리사를 두 손으로 살짝 들어올렸다.
어느덧 해가 다 지고, 고요하고 평화로운 어둠에 휩싸인 공원에서, 작은 윳쿠리의 감촉이 손에 전해져온다.
분명, 만쥬라고 불리는 녀석들이지만. 그 느낌은 작지만, 따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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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서 장기간 걸려서 써 본 첫번째 소설이네요.
내 첫 소설이 윳쿠리라니...
상당히 오랜 기간 접어뒀다 썼다 접어뒀다 썼다 했기때문에, 여러가지 어색한 점이 있을 수 있으니 양해바랍니다.
무대는 예의 그 윳쿠리들이 많이 서식하던 공원입니다. 제목이 공원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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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7시 30분 경, 다른 윳쿠리들이 모두 느긋하게 자고 있을 때, 한 파츄리의 하루는 시작된다.
"무큐, 느긋하게 일어난다구!"
다른 윳쿠리들처럼 늦게까지, 해씨가 밝게 떠오를 때 까지 자고싶지만, 파츄리는 그럴 수 없다.
다른 개체들보다 체력이 약한 파츄리종은 다른 윳쿠리와 먹이경쟁을 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무큐큐, 벌레 씨 느긋하게 잡히라구!"
물론, 다른 파츄리 종이 모두 이렇게 부지런하게 사는것은 아니다. 그들은 다른 윳쿠리에 비해서 똑똑하기때문에, 사냥을 적게, 혹은 아예 하지 않고도 다른 윳쿠리들에게 지혜를 배풀며 음식을 받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파츄리는 여타 윳쿠리들과 달랐다.
"이번엔 꽃씨인거네. 느긋하게 가져간..."
"느으! 거기 서라제! 느긋하지 못한 파츄리는 꺼지라제! 이 꽃씨는 마리사가 먼저 발견한거라제!"
"무, 무큐...알겠다구... 뿅 뿅.."
열심히 먹이를 모으다 보니 여느덧 9시, 아직도 이른 시간이지만 몇 몇 윳쿠리는 일어난 모양이다.
그렇다, 이 파츄리는 다른 윳쿠리들에게 무시당하고 있었다. 머리장식도, 몸가짐도 단정한 편인 윳쿠리에게는 매우 드문 일이었지만, 너무도 자연스럽게 먹이를 포기하고 돌아가는 파츄리의 모습은, 완전히 따돌림에 익숙한 그것이었다.
"...무큐, 오늘은 음식이 조금 모자라다구.."
실망에 빠진 채 주거지인 풀숲에서 모아둔 먹이를 살펴보던 파츄리는, 문득 과거의 생각을 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 파츄리도 처음부터 윳쿠리들에게 배척당하는 존재는 아니었다.
하지만, 외톨이가 된 후에는 쭉 그대로. 다른 윳들 사이에서 고독하게 지내왔다.
유일하게 알고 지내던건, 우연히 알게된 아이 마리사 뿐.
"느, 느...요즘에는 그 마리사 아가야도 보이지 않네..."
무리에서 외톨이가 된 후, 파츄리는 전혀 느긋할 수 없었다. 먹이도 그다지 풍부하지 못하고, 대화할 사람도 없다.
그렇게 홀로 지내던 와중에 다가온게 바로 아이 마리사였다.
"느규따계 이쯔라규!"
"무큐?"
여느때와 같이 이른 아침,파츄리가 일찍부터 음식을 찾고있을때, 옆에서 아기 마리사가 나타났다.
그 뒤쪽을 보니, 이 아이의 아버지로 보이는 마리사가 자고있었다. 아마, 이 근처 마리사들중에서도 상당히 머리가 나쁜 쪽이다.
"무큐, 일찍 일어났구나. 하지만 파체한테 말을 걸면 안됀단다."
"누?어째셔 그런고냐졔"
"...파츄리는, 인간씨를 무섭다고, 윳쿠리들보다 강하다고 말하고 다녀서, 나랑 얘기하면 다른 윳쿠리들이 느긋하지 않다고 생각한단다."
"느으? 햐지먄 인간쒸는 마리쟈들보다 훨씬 크쟈나? 강한게 맞는게 아닌고야?"
".........."
너무나 당연한듯이, 파츄리의 말에 동의하는 아이 마리사. 파츄리는, 이 순간 찔끔 눈물이 나왔다.
결국 자신의 의견을 받아들여준 윳쿠리가 나온것이다.
"무, 무큐.... 맞단다. 마리사는, 아주 느긋할 수 있는 똑똑한 마리사네."
"뉴와이~ 언니야도 느긋한 파츄리라구!"
이 때부터, 가끔 주위에 윳쿠리가 없을 때 마리사와 만나면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알려준다던가, 과거의 일을 말해준다던가. 또는, 인간씨의 무서움에 대해 교육하는 날들은 파츄리의 외로움을 달래줄, 오아시스 같은 시간이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지 그 마리사가 보이지 않았다. 아버지도 같이 없어진걸 보면, 어디론가 갔거나, 인간에게 제제당한거겠지.
"뉴~ 태양씨 느규타다규~"
그렇게 아이 마리사를 추억하던 순간, 파츄리에게 마리사의 소리가 들려왔다.
"무큐!?"
분명히, 못 본지 이주일도 넘었을것이다. 그 동안 어디에 가있었던 것일까. 파츄리는 목소리가 들린 쪽의 수풀로 달려갔다.
그리고, 보고 말았다. 아이 마리사가 인간씨의 바로 옆까지 간 모습을.
본 적 있는 인간이었다. 옆에 놓인 지팡이를 보니 확실했다. 저 인간은, 평소 윳쿠리를 죽이는 무서운 인간이었다.
"바람쒸도 시원하다규~"
"느, 느아아!"
느긋하게 있느라, 옆의 인간도 보지 못한것일까. 태평하게 있는 마리사에게 벤치의 인간씨가 손을 내밀어간다.
인간씨는 느긋할 수 없다. 위험한 존재이다. 파츄리가 인간씨에게 들키면, 제제당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대로는. 이대로는. 자신의 유일한 '친구'가 인간에게 죽고만다.
어떻게 해야하지!? 어떻게 해야하지!? 엄청낭 갈등에 빠진 파츄리.
그러나, 인간이 마리사를 집어올리는걸 본 순간, 파츄리는 이미 인간씨에게 돌진하고 있었다.
"무큐우우우우! 그만두라구! 인간씨!"
뿅-
"...?"
마리사나 레이무의 몸통박치기도 전혀 통하지 않는 인간에게, 파츄리의 전력투구가 의미있을 리 없다.
인간의 다리에 부딪힌 파츄리는 오히려 자신이 튕겨져나가고 말았다.
"무, 무큐! 그 마리사는 느긋할 수 있는 마리사라구! 인간씨에게 대들지 않는다구! 제제하지 말라구!"
인간은 당황한듯이 파츄리를 쳐다본다. 파츄리는 이 인간이 자신의 말을 듣고 있음을 깨달았다.
"마리사가 함부로 돌아다닌건 파츄리가 사과하겠다구!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마리사를 느긋하게 놓아달라구요!"
너무 당황해서인지, 존댓말과 반말도 무분별하게 섞여있다. 어찌보면 상당히 우스꽝스럽게도 보일 수 있는 광경.
"뉴?파츄리 언뉘야?"
"무....큐?"
필사적으로 고개를 숙여대던 파츄리가 마리사의 목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손에 잡혀 고통받고 있던줄 알았던 마리사는, 어느덧 인간의 무릎위에 놓여있었다.
"뉴규따게 이쯔라규!"
"느, 느긋하게 있으라구..?"
이게 어찌됀 일인가. 마리사는 분명 인간씨에게 공격당하고 있었을것인데.
공황상태의 파츄리의 눈에 들어온것은, 마리사의 모자에 달려있는 은뱃지였다.
"은뱃지..씨?"
그 순간, 파츄리는 모든걸 이해할 수 있었다.
"은뱃지 씨, 은뱃지 씨라구!"
"뉴!"
"그렇네, 마리사는 펫 윳쿠리가 된거였구나! 무큐!"
"마리쟈는 펫 윳쿠리가 됐다구!"
"무큐, 그렇다구! 마리사는 똑똑한 윳쿠리니까 펫 윳쿠리가 됄 수 있었다구!"
"...그래."
"?"
목소리가 들려온 쪽은, 인간이었다.
"얘는 내 펫 윳쿠리입니다만..."
그제야 상황을 깨달은 파츄리. 자신은 아무 이유없이 인간을 공격한것이다.
"무, 무큐!?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파체는 마리사가 위험한줄 알았습니다!"
"뭐, 괜찮아. 너 예전부터 저 수풀에 살던 윳쿠리지?"
"무큐!? 그걸 어떻게..."
파츄리는 인간에게 들키면 안됀다며 이 인간씨가 윳쿠리들을 제제하고 있을때, 조심조심 숨어있었다.
하지만 그건 윳쿠리의 기준일 뿐. 인간의 시점에서는 삐져나온 파츄리의 모자가 슬쩍슬쩍 보였던것이다.
"네가 바로 그 마리사랑 친하게 지냈다던 파츄리인거였나."
"그렇다규! 언니야는 엄청 느규탈 슈 이써요! 똑똑한 숲의 현쟈쒸라구!"
"무, 무큐..."
마리사의 칭찬에 부끄러워하는 파츄리. 셋은 어느덧 긴장감이 사라지고, 느긋한 분위기가 돼 있었다.
"...항상 혼자 있는 것 같던데, 의외잖아. 마리사를 구하려고 목숨까지 걸다니."
"무큐.. 하지만, 이 마리사는 외톨이인 파츄리를 느긋하게 해 준 윳쿠리인걸."
"외톨이? 무슨 말이지?"
"무큐, 그건..."
이렇게, 파츄리의 윳생 이야기가 시작됐다.
이 파츄리는, 앨리스와 파츄리 사이에서 태어났다. 두 윳쿠리는, 꽤나 느긋할 수 있는 윳쿠리였다.
이래뵈도, 인간에게도 길러진 적 있는 구리뱃지였던것이다.
하지만, 인간에 대해서는 전혀 느긋하지 못했다.
"무큐, 인간 씨는 파체의 책략이라면 한방이라구!"
"인간씨는 도시파적이지 않다구요~"
노숙윳 기준이라면, 당연하다고도 할 수 있는 마인드를 가진 두 개체. 그런 마인드는 파츄리에게도 심어져갔다.
'인간은 약하고, 느긋할 수 없는 쓰레기 노예다'
그리고, 노예의 반란이 일어났다. 파츄리가 살던 거리에서 일제구제가 일어난 것이다.
평소에 지나가면서 보았던, 모든 윳쿠리들이 죽어갔다. 골목길 옆쪽에 사는 레이무도, 자판기 밑의 마리사도.
그리고 자기의 부모도.
"무 무큐우우우우-!"
"죠, 죰더...도시파적이게..있고...느벡."
아직 작았던 파츄리였기에, 인간은 상자 안에 있는 파츄리를 보지 못했다. 물론, 상자를 밟아서 부수기는 했지만 파츄리는 그 안의 틈에서 겨우 살아남았던것이다.
모두의 죽음을 보며, 팥소를 토해갔던 파츄리는 의식을 잃어갔다. 영원히 느긋해지기 직전까지 갔던 것이다.
하지만, 결국 어떻게든 살아남아 의식을 차린 후에는, 집에 남아있던 음식으로 연명했다.
이 시점에서, 파츄리에게는 '인간은 위험한 존재이다'라는 인식이 생겼다. 자신의 부모까지 죽였음에도 불구하고, 그저 위험한 존재라는 정도밖에 생각을 못 하는, 윳쿠리 특유의 멍청함이 부른 한계였다. 하지만, 이정도의 차이도 큰 결과를 낳는다.
'인간은 위험하다'라는 사고방식은, 노숙 윳쿠리로 지내는 파츄리에게 있어서 엄청난 생존류를 보장해준것이다.
하지만, 거리는 점점 살기 힘들어지고, 느긋할 수 없어진 파츄리는 근처의 공원으로 거처를 옮겼다.
그곳은 지금의 이 공원만큼 좋지는 않았지만 살기 좋은 곳이었다. 근처의 윳쿠리들도 꽤 많이 오곤 했으니, 외롭지도 않았다.
하지만, 그곳의 윳쿠리들 또한 멍청했다.
"기여워서 미아네-! 기여운 레이무에게 달콤달콤씨를 가져오라구!"
"느늣! 거기가는 하라범은 마리사가 노예로 삼아주겠다제!"
이 공원은, 지금의 공원가는 달리 사람도 꽤 많이 지나다니는 장소였다. 그런 인간들을 보며, 윳쿠리들이 가만히 있는게 이상하지 않은가?
"무 , 무큐. 인간씨는 위험하다구. 가까이 가지 말라구."
"느으?무슨 소리냐제? 인간 씨 따위 최강!의 마리사에게는 무력하다제!"
"무, 무큐..."
두 번째 구제는, 생각보다 빠르게 찾아왔다. 이 공원의 게스율은 다르곳보다 훨씬 높았기에, 민원이 더 많이 들어온것이다.
어릴때는 자세히 보지도 못했지만, 마치 전차처럼 진격하며 윳쿠리들을 학살하는 구제반의 모습은 공포 그 자체였다.
"무, 무큐! 인간이라구! 모두 도망가라구! 큰일난다구!"
하지만 인간에게 공포심을 느낀것은 파츄리 혼자뿐이었던것 같다.
"가, 감히 나의 마리사를! 도시파적이지 않은 인간은 죽으라구요!"
"레이무 뿌-꾹 할거라구!"
그렇다. 윳쿠리에게는 자연재해급인 인간의 구제 앞에서 이들은 맞서기를 선택한것이다. 인간으로 치자면, 해일 앞에서 '해일 따위는 죽으라구!'라며 돌진하는것과 같다.
파츄리는, 그렇게 달려가다 죽는 동료들을 보며 그제서야 확실히 깨달았다.
인간은, 윳쿠리보다 강하다. 윳쿠리는, 인간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 존재다. 인간은, 이길수 없다.
그 순간, 파츄리는 뒤로 돌아 필사적으로 도망갔다.
드디어, 무대는 이 공원이 됀다.
공원에 도착한 파츄리는, 이 공원이 매우 느긋한곳임을 깨달을 수 있었다.
많은 먹이와 집으로 삼기 좋은 지형은 둘째 치고, 인간의 왕래가 적었던것이다.
"무큐, 느긋하게 있으라구!"
"느긋하게 있으라구!"
다른 윳쿠리들도 먹이가 풍족해서인지, 그다지 공격적이지 않았다.
하지만, 문제는 가끔 인간이 지나갈때 일어났다.
"느?인간이라제! 느긋하게 인간에게 달콤달콤을 받으러 간다제!"
"무큐?! 그만두라구 마리사!"
"왜 그러냐제?"
단순히, 인간에게 접근하는건 상관 없다. 문제를 일으켜서 죽는건 마리사지만.
하지만, 이 파츄리는 그러한 일상의 반복이 집단구제를 일으킨다는것을 알게됀것이다.
파츄리는 필사적으로 인간씨는 무서운 존재라고, 느긋하지 않게 만들면 무리가 위험해질거라고, 인간에게는 덤비면 안됀다고 의견을 말해갔다. 물론, 돌아온 반응은...
"느긋하지 못한 소리는 그만두라제! 인간을 무서워하는 윳쿠리는 느긋하지 못하다제!"
냉담할 뿐이었다.
이런 일이, 여러번 일어나자 어느샌가 파츄리는 공원윳들 사이에서 '느긋하지 못한, 인간보다도 약한 윳쿠리'로 평가받고 있었다.
핍박받는 지식인이 이런것일까. 파츄리의 올바른 생각은, 우민들에게 닿기는 커녕, 오히려 비난의 대상이 됀 것이다.
결국 파츄리는 공원윳에게 완벽하게 고립됐다. 외톨이가 된 것이다.
파츄리의 일생은, 인간인 내가 들어도 상당히 기묘하고 비극적인 이야기였다.
"이렇게 됀 거야.무큐!"
"흠...."
"이려켸 느규탄 언뉘야를 걔롭히다니, 느규탈 수 없는 윳쿠리들이라졔!"
이런 사정이 있었나... 처음 봤을때부터, 뭔가 다른 윳쿠리와는 태도가 다르게 느껴졌던 윳쿠리다.
다른 윳쿠리를 잡을때에도, 분노나 연민보다는, '저 윳쿠리들은 왜 저럴까'라는 느낌이 전해져 왔던것이다.
"...외톨이인가."
나는 지그시 파츄리를 쳐다보았다.
"무큐?"
오랜 기간. 진실을 말하고 다닌 대가로 모두에게 핍박받던 외톨이.
마리사를 보았다.
"뉴뉴?무슨 일이셰요, 오뺘야?"
이 녀석도, 외톨이였다. 부모에게 버림받고, 어떻게 살지도 모르게 홀로 남겨진 아이.
그리고, 나 자신을 되돌아보았다.
딱히 한 두 명을 제외하곤, 친구라고 부를 만한 사람도 없다.
사회생활에 문제는 없지만, 정을 붙이는 데에는 서투르고, 결국은 회사에서나 모임에서나 홀로 남겨진 기분을 자주 느끼곤 하는것이다. 나 또한, 외톨이가 아니었을까.
그래서, 그래서 이 녀석들이 이렇게도 안타깝게 보였던 것일까.
나는 벤치 건너편쪽의 게시판을 보았다. 그곳에는, 안전상의 이유로 평소 마리사를 데리고 오지 않던 내가 특별히 데리고 오게 된 이유가 있었다.
'일부 주민의 민원으로, 다음주에 윳쿠리 구제를 시작할 예정입니다.'
그렇다. 이 공원은 마리사의 고향이나 마찬가지인 장소. 하지만, 윳쿠리들이 전부 사라진다면 이녀석이 여기를 다시 왔을때, 유령도시처럼 느끼지 않을까? 그 전에 한번이라도 이 장소를 다시 보여주고싶었다.
그리고 이 곳에서 만난 또 하나의 외톨이. 아마, 내가 마리사를 데려오지 않았다면 여느때와 같이 파츄리와 접점은 없었을것이다.
그 상태로 다음주가 됐으면...
나는 뭔가 운명적인 느낌마저 받고있었다. 나는 이 녀석을...
"마리사."
"뉴?"
"집에 혼자 있는건, 쓸쓸하지 않니?"
"뉴, 뉴우? 마리샤는 오빠야가 있으니 괜찮슙니다! 느, 그래도 사냥 쒸를 나가면 죠금 쓸쓸햐지먄..."
"무큐.."
쓸쓸하다는 말이 나오자, 파츄리도 안색이 나빠진다. 아무래도 평소에 사무친 쓸쓸함이 있는거겠지.
"그래. 그래서, 너랑 같이 있어줄, 새로운 윳쿠리가 한마리 있으면 좋겠는데 말이야."
그러면서, 나는 파츄리를 쳐다보았다.
"무큐?"
전혀,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한듯한 표정을 보이는 파츄리.
파츄리에게는 ,자신이 '펫 윳쿠리'가 될 거라는, 될 수 있을거라는 생각은 눈꼽만큼도 없던것이다.
"뉴와!? 파, 파츄리 언뉘야랑도 같이 살 슈 있는고야!?"
"무, 무큐!?"
그제서야 분위기를 느끼고 나를 돌아보는 파츄리. 얼마나, 자신이 외톨이인것에 익숙해 졌던 것일까.
"...딱히 널 위해선 아니야. 마리사가 쓸쓸해할까봐...윽..."
저, 초롱초롱한 눈빛은, 좀 부담스러운데.
그때였다.
"무, 무큐...무큐.....느와아아아아아아아앙-!"
파츄리는 울기 시작했다.
"느와아아아앙-!"
그 울음소리는, 깊이 묻어둔 슬픔을 꺼내는 듯한, 사무치는 슬픔의 울음이었다.
이 파츄리는 어떤걸 떠올리며 울고 있을까. 인간에게 죽었던 자신의 부모? 버리고 도망칠 수 밖에 없었던 동료 윳쿠리?
아무도 자신을 인정해주지 않는다는 답답함? 외톨이로서의 고독감? 아마, 그 전부일지도 모른다.
"언, 언뉘야, 울지 말랴규! 느규치! 느규치!"
"느와아아아앙-, 무큐, 느와아아아아앙-!"
"늣, 늣... 뉴와아아아아앙-!"
파츄리의 울음에는, 뭔가 그런 것이 있었다. 외톨이로서의 슬픔이 진하게 느껴지는, 그런 알 수 없는 무언가가 있었다.
듣는 모두마저, 슬프게 만드는. 깊은 무언가가.
"느와아아아아앙-!"
"뉴와아아아앙-!"
"...훌쩍."
어느덧, 내 눈에서도 눈물이 조금씩 흘러나오고 있었다.
이렇게, 세 명의 외톨이었던 인간,그리고 윳쿠리가 '한 가족'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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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미제라블'처럼, 외톨이의 의미는 파츄리뿐만 아니라, 모두를 뜻한다-라는 이야기를 하고싶었습니다.
재미있게 보셨다면 좋겠네요. 오타나 이상한 부분은 지적해주시면, 바로 수정하도록 하겠습니다.
별 내용 없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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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외각의 어느 공원.
이 공원은, 사람의 발길이 그다지 닿지 않는다.
하지만 오히려 고독과 조용함을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그 점 때문에 최고의 공원이기도 하다.
물론 그것은 윳쿠리들에게도 마찬가지이다. 윳쿠리들에게 가장 큰 위협인 인간이 적다는것은 둘째 치고서라도, 음식과 물을 구하기 안정적인 공원은 그들에게 좋은 휴식처였다.
원래부터 있던 윳쿠리, 소문을 듣고 온 윳쿠리, 남모르게 버려진 펫 윳쿠리. 수 많은 윳쿠리가 모여들었던 공원은, 결국 더 이상 예전의 '조용함'을 갖추지 못한 공원이 되었다. 그에 따라서 원래 이용객들의 민원이 생기는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결국, 도시의 다른 공원과 같이 이 공원에도 '구제'가 시작됐다.
평소 자기 아이를 함부로 괴롭히던 게스 마리사, 지나가던 인간에게 '싱글맘'을 외치며 달콤달콤을 받아내려던 데이부.
금 뱃지까지 달았었지만, 야생윳과 상쾌했다는 이유로 버려진 앨리스. 따뜻한 마음씨로 고아들을 도와주던 마리사.
착하고 느긋한 윳쿠리이지만, 학대오빠야에게 길러져, 부상을 입고 버려졌던 레이무. 윳쿠리 중에서는 특별하게 인간에게 존경심을 품던 아이 마리사. 이외에도 가지각색의, 착하기도 하고 나쁘기도 하고,(물론 비율은 적지만)배려심 깊은 윳쿠리와 이기적인 윳쿠리 .인간에게 정중하거나 무례하고, 아이를 사랑하거나 도구로만 생각하기도 하는, 매우 다양하고 폭넓은 윳쿠리들이 모두 죽어갔다.
사냥에 나간 아빠야(마리사 종)를 기다리며 노래를 부르던 아기 윳쿠리들도, 자신은 숲의 현자라고 믿고 주위의 모두를 바보취급하던 파츄리도, 인간의 앞에서는 그저 똑같은 제재해야 할 윳쿠리일 뿐. 인간들은 그저 자연재해와 같이, 묵묵히 자신의 행동을 할 뿐이다.
우리는, 이 공원에서 운명적으로 만난 마리사와 파츄리, 그리고 한 인간의 이야기를 알고있다. 어쩌면, 그 사람 이외에도 인생의 친구로서 우정을 나누는 관계가 이 공원에서 일어났을 수도 있다. 나쁜 윳쿠리가 대부분이지만, 좋은 윳쿠리도 있는법. 이들중 상당수는 인간하고도 친하게 지내게 지낼수 있었으리라. 하지만, 지금은 그런 희망찬 가능성을 모두 내려놓고, 윳쿠리들은 죽어간다.
일제 구제가 끝난 후, 공원에는 사람도 윳쿠리도 남아있지 않았다.
이제, 이 공원에는 사람과 윳쿠리의 어떠한 드라마도 남지 않은것이다.
하지만, 언젠가는 이 공원에 다시 윳쿠리가 올지 모른다. 그것은 도시의 힘든 삶을 견뎌낸 윳쿠리일지도, 숲에서 내려온 윳쿠리일지도. 아니면, 미처 구제하지 못하고 놓친 새끼 윳쿠리에서부터 시작됀 무리일지도.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수 많은 윳쿠리들을 묻고, 수 많은 희망을 묻고, 수 많은 슬픔을 묻고, 수 많은 드라마를 묻은 채로 공원은, 적어도 윳쿠리와 인간의 이야기 무대에서는 퇴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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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후기 :
공원 시리즈를 완결낼 생각으로 짤막하게 적어봅니다. 뭔가 밋밋한 느낌이 없잖아 있네요. 졸려서 머리가 안돌아가나봅니다.
그동안 공원 시리즈를 사랑해주셨던 여러분(만약 있으시다면 말이에요.하하하...)에게 감사드립니다.
공원-마리사, 파츄리는 결국 금뱃지를 취득해서 잘 먹고 잘 살고 있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