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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24 23:44

드릴성인 - 윳식동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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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자 : 드릴성인?
원출처 : 구 윳쿠리 사이트



윳식동물 


옛날부터 난 뭔가를 발라먹길 좋아했다.

 

여기서 말하는 '발라먹기'란, 소스나 크림 같은 것을 빵이나 과자에 '발라먹는 것'이 아니고, 

원래 발라져 있던 소스나 크림을 혀나 손, 도구를 이용해 '발라먹는 것'을 의미한다. 

바꿔 말하면 소스나 크림처럼 부드럽고 달콤한 것을 좋아한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소스나 크림 같은 '소'는 의외로 시중에서 구하기 힘들다. 

과자점이나 빵집에 가도 소량을 묶음으로 판매할 뿐이고, 좀 더 많은 양을 구하려면 

일반인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전문점이나 유통업체를 통해야만 한다.

 '소'를 좋아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매우 고통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윳쿠리의 존재는 그런 나에게 하늘이 내려주신 선물과 같았다.

 

사람 말을 하고 자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지만 결국은 음식일 뿐인 이 생명체(?)들의 안에는 

팥이나 크림 등 내가 좋아하는 '소'들이 가득 들어있었다.

 

밀가루로 된(것으로 추정되는) 피부도 마음만 먹으면 못 먹을 정도는 아니었으나, 

내가 좋아하는 것은 유동적인 '소'일 뿐 조금이라도 고형인 것은 그다지 기호 식품으로 삼고 싶지 않았다.

 

부드러운 살결과 말랑말랑한 근육 아래 꼭꼭 감춰져 있는, 

입에서 사르르 녹을 것만 같은 달콤한 '소'의 모습을 생각하니, 

사람에 따라서는 '재수없다', '기분 나쁘다', '짜증난다'라고 일컬어지는 윳쿠리가 

그렇게 귀엽고, 사랑스럽게 보일 수 없었다.

 

마침 근처 애완동물 가게에서 '애완동물'로서 윳쿠리를 취급할 예정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지역도 지역이지만, 윳쿠리 자체가 일반에 알려지게 된 것은 최근 3~4년 동안의 일이었다. 

따라서, 말하는 꼬락서니 하며 생김새와 행동거지 모두 짜증을 유발시키는 이 만쥬들을 

애완동물로 삼겠다는 생각 자체가 (최소한 이 근방에서는)시도된 바 없었다.

 

물 건너에서는 윳쿠리들을 애완동물(을 비롯, 다양한 용도)로 사용한다지만...

뭐 아무렴 어때. 중요한 것은 드디어 내 곁에 귀엽고 사랑스러운데다 

먹음직스럽기까지 한 윳쿠리들이 오게 됐다는 사실이다.

 

예약을 걸어놓은 가게에서 전화가 왔다. 윳쿠리가 입하됐다는 소식이었다.

 

나는 한 달음에 애완동물 가게로 달려갔다. 가게 밖에서는 벌써부터 윳쿠리들 특유의 

짜증나는 "느긋하게 있다 가라구!" 소리가 메아리 치고 있었다.

 

가게 안으로 들어서자 몇 마리의 개와 고양이, 그리고 엄청난 수의 윳쿠리들이 시야에 들어왔다. 

개나 고양이나 다 합해서 불과 열 손가락에 꼽을 수 있을 정도 밖에 없었지만, 

윳쿠리는 족히 30마리는 넘어보였다. 과연 다산다사하는 생물. 많이 죽는만큼 

많이 낳는다는 것을 벌써부터 어필하는 모양이다.

 

윳쿠리의 수는 많았지만, 종류는 많지 않았다. 가장 많은 것이 레이무 종이었고, 

그 다음이 마리사, 그 다음이 앨리스 종이었다. 다양한 윳쿠리를 한 자리에서

만나는 기쁨은 줄었지만, 윳쿠리 초보자인 내 입장에서는 쓸데없이 

망설일 필요가 없어졌다는 점에서 오히려 다행이라고 할 수 있었다.

 

케이지 안의 윳쿠리들이 신기한 시선으로 내쪽을 바라봤다.

 

"느긋하게 있다 가라구!"

"느그타게 이따 가라구!!"

"마리사를 집 윳쿠리로 삼아달라제!!"

"늣!? 이상한 인간씨가 이쪽을 보고 있다제!!"

 

개중에는 사람들을 보더니 갑자기 거만한 태도와 말투로 '달콤달콤'을 가져오라고 

명령하는 개체도 있었고, 케이지 안에 좁다면서 '제재' 당하기 싫으면 당장 

이 좁은 곳에서 꺼내 훌륭하고 넓은 집을 내놓으라고 강요하는 개체도 있었다.

 

나는 자기 주제도 모르고 훨씬 크고 강한 인간에게 겁 없이 대드는 그 모습이 너무도 사랑스럽기만 했다. 

어르신들 말씀하시길, 모자란 아이일수록 귀여워 보인다고 하지 않던가. 

내 눈에 윳쿠리는 그야말로 어르신들 말씀 속에 나오는 '모자란 아이'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그렇게 윳쿠리들을 둘러보고 있던 중, 특이한 행동을 하는 한 마리가 눈에 들어왔다. 

금발 숏컷에 빨간 카츄샤, 흔히 앨리스 종이라고 부르는 윳쿠리 앨리스였다. 

그녀(?)의 독특한 외모가 내 마음을 사로 잡은 것은 사실이었지만, 

그러나 앞서 말한 '특이한 행동'은 그녀의 외모를 가리키는 말이 아니었다.

 

"느호오오오오오오옷! 레이무는 정말로 귀엽구나아아아아아아아아!!!"

"느느늣!?  느긋하지 못한 앨리스는 저리 가라구!!"

"레이무는 츤데레로구나아아아아아!!!! 앨리스는 그런 츤데레도 너무 좋아해애애애애애!!!"

 

앨리스는 입에서 말간 카스타드 크림을 질질 흘리며, 완전히 발정한 모습으로 

옆 케이지에 든 레이무에게 돌진하고 있었다. 케이지 벽 때문에 레이무와 만나는 것은 불가능했지만, 

그럼에도 앨리스는 포기 하지 않고 아픔조차 느끼지 않는 듯 열심히 벽을 들이받고, 또 들이받았다.

 

앨리스의 온 몸에서 카스타드 크림이 흘러나왔다. 입에서는 침 같은 카스타드 크림이 폭포수처럼 흘러내렸다. 

이쑤시개 끝부분만한 페니페니 끝에는 카스타드 크림이 방울져 맺혀있었다. 

나는 달콤고소한 팥소 못지 않게 카스타드 그림을 좋아했고, 사랑했다.

 

나는 점원에게로 가 윳쿠리 앨리스의 가격을 물었다. 그녀의 가격은 단돈 5천원. 

다른 윳쿠리들이 3만원 안팎에 거래되고 있음을 고려했을 때, 앨리스의 몸값은 그녀가

'떨이'라는 것을 강하게 시사하고 있었다.

 

하지만 나에게는 좋은 소식이었다. 앨리스한테도 무척 반가운 소식일 것이다. 

나처럼 마음씨 착하고 윳쿠리를 사랑할 줄 아는 오빠야가 같이 살아주겠다는데, 

그것을 마다할 윳쿠리 앨리스는 없을 것이다.

 

몸값을 지불한 나는 상기된 모습으로 거친 숨을 내뱉고 있는 앨리스를 들고 집으로 향했다. 

윳쿠리 앨리스의 귀엽고 앙증 맞은 모습과, 그녀 안에 든 카스타드 크림을 상상하니 가슴이 두근거렸다.

 

 

 

 

 

 

 

집에 도착한 나는 윳쿠리 앨리스가 든 애완동물 운반용 가방의 문을 열었다.

앨리스는 쏜살 같이 가방 밖으로 나와 방 여기저기를 둘러보며

 

"느호오오오오오옷! 느호옷! 레이무는 어디 있는 거야아아아아아!? 

마리사라도 괜찮아아아아!! 앨리스랑 상쾌상쾌 하자구우우우우우우!!"

 

라고 소리 질렀다. 나는 인터넷에서 읽은 대로, 여전히 흥분해 있는 그녀를 향해 

"느긋하게 있으라구!" 라고 말을 걸었지만, 그녀의 머리 속에는 오로지 

상쾌상쾌를 하는 것 밖에 들어있지 않은 것 같았다.

 

이런이런...하는 수 없지. 느긋하지 못한 윳쿠리는 느긋하게 해주는 것이 오빠야로서의 의무. 

나는 발정한 모습으로 방 여기저기를 들쑤시고 다니는 앨리스를 집어들고 내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게 했다.

 

"오오오오오빠야는 누구야아아아!? 도시파인 앨리스에게 레이무를 데리고 오라구우우우우!!!"

"미안하지만 레이무는 여기 없어. 그러니까 앨리스도 좀 느긋하게 있으라구."

"레레레레이무무무무무가 없다구우우우우!?!?!? 그그그그러머멈 마마마마리자라도 괜찮아아아아아!!!"

"이걸 어쩌지? 마리사도 없는데...여기 있는 윳쿠리는 너 한 마리 뿐이란다."

 

나는 상큼하게 미소 지으며 앨리스에게 현실을 일깨워주었다. 그러나 앨리스는 납득하지 않는 눈치였다.

 

"거거거거짓말(하아하아)! 바바방금 전까지(하아하아) 여여여여옆에(하아하아) 귀엽고 섹시한 

시골뜨기 레이무가(하아하아) 상쾌상쾌 하자고 엉덩이 흔들고 있었는데에에에에에에(하아하아)!!!!"

"하하하, 잘 봐. 레이무는 커녕 마리사도 없잖아? 여기엔 너랑 이 오빠야 둘 밖에 없는 윳쿠리 플레이스란다."

 

나는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앨리스를 들고 방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그녀가 찾는 레이무와 마리사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것을 보여주었다. 

보여주고 또 보여주며, 그녀와 상쾌상쾌를 할 수 있는 대상이 이 윳쿠리 플레이스 안에 없다는 것을 

뼈저리게 실감하게 했다.

 

앨리스의 표정이 절망과 고통으로 물들어 갔다. 그녀는 찢어지는 듯한 목소리로 

"어재저이런지즐하는고야아아아아아아!!!???" 라고 소리 질렀다. 

레이무와 마리사를 내가 어디론가 숨겨놨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나는 울부짖는 앨리스의 몸을 움직이지 못하게 단단히 붙잡은 뒤, 낮게 깔린, 그러나 따뜻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그녀에게 얼굴을 가까이 대며 이렇게 말했다.

 

"레이무는 없지만, 상쾌상쾌라면 할 수 있어."

"느늣!? 상쾌! 상쾌하고 싶어어어어어!! 빨리 앨리스를 상쾌하게 해줘어어어어어!!!"

 

앨리스는 나를 보며 눈물로 호소했다. 앨리스는 정말로 상쾌하고 싶어하는 구나.

 

나는 그런 앨리스가 너무도 귀엽고 사랑스러운 나머지, 그녀를 고통에서 한시라도 빨리 해방시켜주고자 

턱 아랫부분에 작게 돋아나 있는 페니페니를 가볍게 물고 쪽쪽 빨아대기 시작했다.

 

"느갸아아아아아아아아!!!??? 애애애애앨리스한테 무무무무무무무슨짓하는거야아아아아아아아!!!!"

"응? 앨리스가 상쾌하고 싶다고 했잖아. 그래서 그거 도와주는 거라구."

 

페니페니를 빠는 입을 조금 벌려, 약간 웅얼거리는 말투로 그녀에게 대답해주었다. 

앨리스는 도시파의 상식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이 일어났다는 표정으로 몸부림 치며

내 혓놀림에서 벗어나고자 애썼지만, 두 손으로 그녀의 얼굴을 단단히 붙잡고 있었기 때문에 

그녀의 바램이 이루어지는 것은 불가능했다.

 

입 안에 진공을 만들었다 공기를 불어넣을 때마다, 그녀의 페니페니는 기분 좋다는 듯 꿈틀거리며 

저 깊숙한 곳에 꽁꽁 감추어진 카스타드 크림을 필사적으로 밖으로 분출시키려고 했다.

 

나는 그녀의 갸륵한 마음을 받아들여, 그녀가 보다 쉽게 크림을 방출할 수 있도록 

그녀의 몸을 적당한 속도로 흔들어주었다. 

5분 정도 그렇게 진동을 가하자, 앨리스의 눈동자가 촉촉히 젖어들어가며 거친 숨을 내쉬기 시작했다.

 

"늣! 느으...늣! 늣늣!! 이이, 이이런시식으로, 사상쾌캐하하기 싫다구!! 오오오빠야라랑은 상쾌캐할 수 없다구!! 이런 건 도시파적이지 않아아아아아아아아!!!"

 

말로는 여전히 거부 의사를 표하고 있지만, 그녀의 몸은 빨갛고 뜨겁게 달아올라 있었다. 

페니페니는 이쑤시개 사이즈에서 면봉 사이즈만큼 커져 있었고, 

설탕물과 섞은 듯한 말간 카스타드 크림이 그녀의 온몸을 타고 조금씩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나는 그녀의 페니페니를 더욱 빨리, 세차게 흡입하면서 진동의 세기를 더욱 강하게 했다.

 

"느호오오오오오오오옷!!! 헤븐 상태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

"오오, 그렇게 좋아? 쌀 것 같아?"

"시시시시골뜨뜨기기기기 인간씨는 마마말하하지말고고 도시파파적인 앨앨리앨리스의 페니페니나 계속 빨라구!!"

"오케이, 오케이. 알았어, 알았다구."

 

싫어하던 처음 모습과 달리, 앨리스도 이젠 완전히 쾌락에 취한 듯한 모습이다.

 

나는 그녀의 바램대로 페니페니를 더욱 강하게 빨아들였고, 

그녀의 몸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점점 더 강하게 부르르 떨리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절정의 순간이 다가온 모양이다.

 

"느느느느느갸갸아가가아아아아아오호호호호호호오오오옹오ㅗ오오오오오오오오오!! 

가, 간다! 간다간다간다간다간다아아아아아아!!!"

"사, 상쾌!!!!"

 

앨리스의 페니페니에서 달콤한 카스타드 크림이 힘차게 뿜어져 나왔다. 

생각보다 달고, 양도 많았다. 이 작은 몸 어디에서 이렇게나 많은 카스타드 크림이 나올 수 있는지 신기할 따름이었다.

 

너무 단 음식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내 입맛에는 약간 맞지 않았지만, 

애완동물 가게의 좁디 좁은 케이지 안에 들어가 있으면서 상쾌하고 싶은 걸 참고, 또 참으면서

체내의 크림이 단 맛을 띠게 된 것은 아닐까. 

 

인터넷에 나와있기로는 윳쿠리 체내의 팥소나 카스타드 크림이 고통과 괴로움, 

스트레스에 비례하여 점점 달아진다고 되어있었으니, 앞으로 그녀에게 행복감을 느끼게 하면 

그녀의 맛은 내 입맛에 딱 맞게 조절될 것이다.

 

나는 상쾌 후에 바닥에 축 늘어진 윳쿠리 앨리스에게 감기 걸리지 말라고 얇은 이불을 덮어준 뒤, 

그녀가 사방에 뿌린, 내가 채 입안에 담지 못한 남은 카스타드 크림을 닦고는 간단한 음식을 놓아주고 방문을 나섰다.

내 입맛에 맞는 맛있는 카스타드 크림을 먹게 될 날을 기대하면서.

 

 

 

 

 

 

 

 

그녀를 사온 뒤 벌써 1주일 이상의 시간이 흘렀다. 나는 이 1주일 동안 그녀에게 보통 윳쿠리들은 

어지간해서 경험할 수 없는 행복의 절정을 맛 보게 해주었다.

 

삼시 세끼는 무조건 최고급 윳쿠리 푸드로 제공했고, 매 끼니 사이에는 달콤한 벨기에산 초콜릿을 간식으로 주었다.

 

몸이 더러워지지 않도록 매일 마다 깔끔하게 몸을 닦아주었고, 조금이라도 아픈 곳이 있으면 

천연 오렌지 쥬스를 사다 마시게 했다. 다소 어리광을 부려도 웃는 얼굴로 다 받아주었다. 

그 때문에 성격은 약간 게스가 된 것 같지만 말이다.

 

물론 무조건 그녀에게 행복의 절정만을 제공한 것은 아니었다. 

하루에 한 번, 정해진 시각마다 나도 그녀에게서 카스타드 크림을 제공받았다. 

방법은 언제나 동일했다. 앨리스의 몸을 잡고 가볍게 흔든 뒤, 그녀가 발정하기 시작하면 

발기한 페니페니를 물고 쪽쪽 빨아대는 것이다.

 

처음 며칠 동안은 비명을 지르고 카스타드 크림 눈물을 흩뿌리며 거부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다른 사람들은 물론, 다른 윳쿠리들도 하지 않는 행위를 자신이 당하고 있으니까.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는 변태적인 행위에, 레이퍼라 불리며 다른 윳쿠리들로부터 변태 취급을 받는 앨리스도 

경악을 금치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4일째 되는 날부터는 점점 말과 행동에서 거부의 빛이 사라지더니, 

6일째 되는 날부터는 오히려 적극적으로 나에게 상쾌시켜줄 것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발정만 안 하면 얌전한 보통 윳쿠리와 다를 바 없는 성격이었던 것이, 

다소의 어리광을 지나칠 정도로 받아주면서 적극적이고 안하무인적인 게스 성격으로 바뀐 것도 

그녀의 변화를 이끌어낸 한 요인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느긋하지 못한 노예인간씨는 앨리스를 상쾌하게 하라구!!"

"처음에는 그렇게 싫어했으면서..."

"흐...흥! 딱히 오빠야의 테크닉이 좋아서 이러는 게 아니라구! 알았으면 어서 앨리스의 페니페니를 빨기 시작하라구!!!"

"오오 츤데레 츤데레(웃음). 앨리스가 그렇게 원한다면야 얼마든지..."

"상쾌가 끝나면 달콤달콤씨를 가져오라구!! 도시파적인 앨리스도 제대로 만족시켜주지 못하는 노예인간은 

느긋하지 않게 나가 죽으라구!! 여기는 앨리스의 윳쿠리 플레이스니까 시골뜨기는 집안 더럽히지 말고 나가서 죽으라구!!"

 

앨리스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얼굴을 붉히며 내쪽으로 페니페니를 들이댔다. 

나는 그런 그녀를 사랑스럽게 바라보며 그녀 안의 카스타드 크림을 빨아먹기 위해 페니페니 쪽으로 입을 가져갔다.

 

 

 

 

 

 

 

 

 

 

 

최근 앨리스의 상태가 심상치 않다. 기본 게스이기는 해도 약간의 츤데레 끼가 섞여있던 예전과 달리, 

기본 게스에 항상 뭔가 초조하고 불안한 기색이 역력했다.

말을 걸어도 제대로 대답하지 않는 것은 예사에, 상쾌를 할 때도 뭔가에 쫓기듯 되도록

많이 카스타드 크림을 싸려는 경우가 많아졌다.

 

나는 앨리스의 이런 변화에 어리둥절한 기분이었다. 

인터넷을 아무리 검색해 봐도 이런 사례는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앨리스의 페니페니를 빨아 카스타드 크림을 빨아먹는다는 사례 자체가 인터넷 게시판에 없었기 때문에, 

아무도 하지 않는 행위를 한데 대한 부작용이 지금 나타나는 것인가보다 하고 처음에는 생각했다.

 

하지만 일은 생각보다 복잡하지 않았다. 보름 정도 지난 어느 날,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그녀의 페니페니에서 다량의 카스타드 크림을 빨아먹은 뒤 행복감에 젖어있는 나에게, 

신경질적인 표정의 앨리스가 괴성을 지르며 잡아먹을 듯 달려들었다.

 

"어어어어어어재재애애애애애어서서서서서서서서아가야가태어나지안눈고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

"응? 무슨 소리니, 그게?"

 

열받은 표정으로 갑자기 한다는 소리가 '왜 아가야가 태어나지 않느냐'라니, 

만약 존재한다면 내 머리 위에 지금 최소 3개 이상의 물음표 마크가 떠 있었을 것임에 틀림이 없다.

 

앨리스는 그런 나를 보고 딴청을 부린다고 생각했는지, 더욱 분노한 표정으로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그렇게나 많이 페니페니에서 크림씨를 쌌는데, 어째서 아가야가 태어나지 않는 거야아아아아아!!!"

"어째서냐니...넌 윳쿠리고 난 인간이잖아."

"바보야? 죽을래? 상쾌를 하면 아가야가 태어나는 것도 몰라? 도시파적이지 못한 시골뜨기는

느긋하지 못하게 죽으라고!!!"

 

아하, 그런 거였나. 그러니까 이 윳쿠리 앨리스는 지금까지 날 '임신시키기 위해' 페니페니를 빨게 내버려둔 것인가.

 

나는 웃음을 애써 참아가며 이 사랑스러운 바보가 알아들을 수 있도록 쉬운 말로 설명했다.

 

"오빠야는 남자잖아. 남자는 아가야를 낳을 수 없어."

"시골뜨기는 거짓말하지 말고 느긋하지 못하게 죽어어어!! 마리사도 레이무도 앨리스가 상쾌! 하면 임신한단 말야! 

상쾌가 뭔지 몰라? 상쾌 하면 임신하는 것도 몰라? 오빠야는 바보야? 죽을래? 

이러니까 도시파적이지 못한 노예인간은 싫다구!!"

"그리고 오빠야는 인간이잖아. 넌 윳쿠리 만쥬고. 서로 다른 종끼리 교미해도 아이는 태어나지 않아요. 

그런 건 상식 아니야?"

"이 시골뜨기! 어려운 말로 속이려고 해도 도시파적인 앨리스는 안 속아!! 거짓말하는 노예인간은 나가서 죽어버려!!"

 

좋게 좋게 설명하려고 해도 자기 주장만 되풀이 하는 앨리스. 완전히 소 귀에 경읽기 상태였다.

 

입맛에 맞는 카스타드 크림을 얻기 위해 평소에 오냐 오냐 하면서 길러온 부작용이 이런 데서 나타나는 건가. 

조금 후회가 됐지만, 상대는 어리석은 윳쿠리 만쥬다. 간신히 말이 통하는 것이 다인 '음식' 상대로 

화내고 열내봤자 손해보는 건 나 뿐이다.

 

나는 웃음을 잃지 않고 앨리스에게 한 가지 제안을 했다.

 

"알았어, 알았다구. 그렇게 아가야를 낳고 싶으면 아가야를 낳을 수 있는 윳쿠리를 선물로 줄게."

"저, 정말이야? 도시파적인 앨리스는 거짓말해도 속지 않아!!"

"정말이고 말고. 앨리스가 원하는 건 오빠야가 뭐든지 다 들어줬잖아."

"그, 그렇다면 느긋하게 있지 말고 지금 당장 레이무를 갖다 바치라구!! 엉덩이가 귀여운 레이무를 갖다 바치라구!! 

레이무가 없으면 씩씩하고 용감한 마리사도 상관없다구!!! 아이나 아가야도 상관없다구!!!"

 

아이나 아가야랑 상쾌를 하면 애를 낳기도 전에 죽어버릴텐데...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으나, 

간신히 기분이 풀어진 앨리스를 자극하기 싫어 꾹 참았다.

 

나는 그 길로 애완동물 가게로 가 점원과 상의한 뒤, 가게에서 번식용으로 기르던 레이무를 한 마리 얻어 집으로 돌아왔다. 

 

 

 

 

 

 

 

 

 

"어어어어어어째서어어어어어어어! 어어어어어어어어째애서어어어어어어상쾌할쑤엄눈고야아아아아아아아!!!!!"

"응호오오오오옷! 앨리스! 앨리스!! 앨리스으으으으으!!!!"

 

앨리스는 가게에서 얻어 온(빌려 온) 레이무를 보자마자 득달 같이 달려들어 교미를 시도했다. 

적당히 발정한 윳쿠리 레이무도, 평소였으면 레이퍼라면서 기피했을 앨리스를 거부하지 않고 순순히 받아들였다.

 

하지만 레이무 쪽이 벌써 몇 번의 상쾌!를 경험했음에도, 앨리스 쪽은 단 한 번의 상쾌도 느껴보지 못한 채 

필사적으로 페니페니를 마무마무에 넣고 흔들고만 있을 뿐이었다.

 물론 레이무의 이마에는 줄기나 덩쿨 따위 생겨나지 않았다. 앨리스의 크림이 레이무의 체내로 흘러 들어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느호오오오오오옷!! 앨리스는 참 절륜! 한 앨리스구나아아아아!!!"

"어어어어어째서어어어그런소릴하느으으으으은거야아아아아아아아!!!!???"

"응오오오오오오오오옷!! 상쾌!!!"

"어째애애어서서서어어어어어어상쾌할수우우우우벗는거야아아아아아아!!!!???"

 

8번째의 상쾌, 그러나 앨리스는 여전히 절정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자신의 머리에 줄기가 맺히기 않은 것을 확인한 레이무는 앨리스에게 침을 뱉으며 

"이 씨없는 수박! 애도 못 만드는 앨리스는 느긋하게 나가 죽으라구!!" 라고 그녀를 매도했다.

 

상쾌시켜줬음에도 레이무에게 실컷 욕만 먹는 앨리스는 레이무를 보내고 난 뒤에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자신의 페니페니만 쳐다보고 있었다.

 

앨리스의 몸에 이상은 없었다. 페니페니도 정상적으로 기능하고 있었다. 

번식기에 들어간 레이무를 보자마자 흥분하여 발정 모드에 들어간 것으로 봐서 심리적인 문제는 아닌 것 같았다. 

그렇다면 생각할 수 있는 가능성은 단 하나.

 

"앨리스는 오빠야의 입씨를 잊을 수가 없는 거구나!"

"어째서그런소릴하는고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앨리스는 진한 크림 눈물을 흘리며 절규했다.

나는 그녀의 그런 모습이 너무도 앙증맞고 사랑스러웠던 나머지, 최근 볼 수 없었던 강한 거부의사를 표하는 그녀를 잡고

전에 없이 정성껏 페니페니를 빨며 그녀 안의 카스타드 크림을 탐닉했다.

 

그녀 안의 크림은 약간 단 맛을 띠고 있었다. 이튿날엔 맛이 더욱 달아져 있었다.

 

 

 

 

 

 

 

 

 

"느삐이이이이이이...오바야...잘모태써어......"

 

윳쿠리 앨리스가 목숨을 구걸하고 있었다. 그녀의 아냐루에는 플라스틱 빨대가 깊숙하게 꽂혀 있었다.

 

며칠 전의 교미 실패 후, 앨리스는 더 이상 다른 윳쿠리들과의 상쾌를 요구하지 않았다.

나의 혀놀림에 너무 적응된 나머지, 일반 윳쿠리들의 평범하기 짝이 없는 테크닉으로는

상쾌에 도달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작은 문제가 발생했다. 앨리스가 나를, 정확히 말하면 내 얼굴을 상쾌의 대상으로 삼기 시작한 것이다.

'입'도 일단은 마무마무와 같은 구멍의 일종으로 생각하는 모양인지, "입씨에다 쌌는데 임신하지 않았으니까

다른 구멍씨에다가 싸면 임신할지도 몰라!"라는 이해할 수 없는 말을 지껄이며

내가 방심하거나 무방비 상태로 있는 틈을 타 콧구멍이나 귀, 심지어는 눈물샘에다가도 페니페니를 들이대며

상쾌를 시도했다.

 

압력을 적당히 조절할 수 있는 입과 달리, 콧구멍이나 귀, 눈물샘 따위는 기압 조절은 물론

근육을 마음대로 움직이는 것도 힘들다.

하지만 앨리스는 그런 것 따위 아랑곳하지 않고 오로지 '구멍'에 '크림'을 뿌려넣어 아가야를 임신시키겠다는 일념으로

허공에 삽질하는 꼴인데도 불구하고 열심히 페니페니를 넣었다 뺐다를 반복할 뿐이었다.

회사 다녀와서 피곤에 지친 내가 편안히 쉴 시간도 주지 않고서 말이다.

 

앨리스의 아냐루에 꽂힌 빨대는 그 제재의 징표다. 원래는 마무마무에 꽂아넣으려고 했지만

남성성이 유난히 강조된 앨리스 종이다 보니 윳쿠리 초보자인 나는

마무마무의 위치를 쉽게 찾을 수 없었다.

 

"오빠야는 지금 아주아주 슬프단다, 앨리스..."

"느삐이이이이...잘모태써...잘모태따구우우우우우우..."

"오빠야는 이렇게 노력하는데 앨리스는 어쩜 오빠야의 마음을 몰라주는 거니...?"

 

나는 상쾌하게 미소 지으며 앨리스의 아냐루에 꽂힌 빨대를 이리저리 건드렸다.

빨대가 그녀 안에서 움직일 때마다 앨리스가 고통에 찬 신음소리를 내질렀다.

 

"느삐! 그...그마내애애애애...느느느그탈쮸업쪄어어..."

"그래서 말인데, 이제 앨리스를 보내주려고 해."

"늣!? 정말이야, 오빠야? 도시파적인 앨리스를 용서해주는 거야?"

"응. 대신 마지막 인사는 하고 말이야."

 

나는 앨리스를 가까이 끌어당긴 뒤 아냐루에 꽂힌 빨대 쪽으로 입을 가져갔다.

빨대 너머로 묵은 크림의 달콤한 냄새가 전해져 왔다.

 

"느긋하지 못하게 무슨 짓을 하는 거야...? 거기는 더러ㅇ느갸아아아아악!!!"

 

나는 반론을 펼치는 앨리스를 무시한 채, 빨대에 입을 대고 힘차게 내용물을 빨아들였다.

앨리스의 아냐루를 통해 그녀의 묵은 크림이 빨려올라왔다.

 

"용서해주게따고 해짜나아아아아아아아!!! 어째서 이런지즈르븧ㄹ벋궈후버훅허ㅜ허훅ㅎ!!!"

"용서해주겠다고 했지 살려주겠다고 하지는 않았잖아?"

 

앨리스의 찢어지는 비명소리와 함께, 빨대를 통해 그럭저럭 잘 빨려나오던 크림이

갑자기 뚝 끊어져 버렸다. 중추 크림덩어리라도 빨대 끝에 걸린 모양이었다.

나는 앨리스의 아냐루에서 빨대를 뽑았다. 그녀의 얼굴에 안도의 빛이 어렸다.

 

"오빠야...살려줘...도시파적인 오빠야는 앨리스를 사랑ㅎ자벗ㅂ더ㅜ허휵하ㅣ쿠느야갸가ㅏ갸갸아아각!!!!!!!!"

 

그리고 앨리스의 아냐루에 직접 입을 댄 뒤, 그녀 안의 모든 것을 사정없이 흡입하기 시작했다.

 

반 고형의 중추 크림과 아냐루 주변의 틈 사이로, 그녀의 몸 안에 들어있던 남은 크림이 쪽쪽 빨려 나왔다.

엄청난 고통을 느끼고 있기라도 한 건지, 그녀의 잔류 크림은 머리가 어지러워질 정도로 엄청나게 달았다.

 

"느걋부허구허뉘허ㅜ히저ㅏㅜ히거휘허ㅜ히ㅓㅏ붛ㅂ헉후;ㅓㅎ뷕허북히ㅓㅜ!!!!"

"하하, 오빠야가 빨아주니까 그렇게 좋아?"

"아니아그밧ㅎ궇그그!!! 그먀너하나내내휴ㅜ버ㅜ뤄!!! 느갸갸갸갸갹갸갸갸갸갸갸갸아아아아아아아야갸갸갸!!!!"

 

사람이 알아들을 수 없는 괴성과, 초점없이 사방팔방 마구 굴러다니는 눈알.

고통을 이겨내 보려고 꾹 악문 이빨 몇개는 그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우두둑 소리를 내며 부러졌고,

찰랑찰랑하던 금발은 어느새 하얗게 변색되어 있었다.

 

나는 앨리스의 아냐루를 손가락으로 벌렸다. 중추 크림으로 보이는 덩어리 진 카스타드 크림이

아냐루 바로 근처에 걸려있는 것이 보였다.

엄지를 넣어 크림을 꺼내려고 했으나, 미끄덩거리며 이리저리 움직이는 통에

좀처럼 잡히질 않는다.

그래서 이번엔 검지와 중지를 넣었다. 별 저항 없이 두 손가락이 그녀의 아냐루 속으로 빨려들어갔다.

 

밖으로 끄집어 낸 앨리스의 중추 크림의 질감은, 크림 수프나 카레를 끓일 때 바닥에 고여있는

수프나 카레 덩어리의 그것과 비슷했다. 물기 없이 약간 푸석한 식감이었지만, 나름 독특한 풍미를

자랑하고 있었다.

 

앨리스는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추하게 일그러진 그녀의 표정은, 최후의 순간 그녀가

엄청난 고통에 휩싸였음을 증명하고 있었다.

나는 거의 가죽만 남은 앨리스의 시체를 쓰레기통에 버린 뒤, 포만감과 만족감에 몸을 떨며 의자에 몸을 묻었다.

15일 동안 정말 많은 양의 카스타드 크림을 먹은 것 같았다. 당분간 크림은 꼴도 보기 싫을 정도였다.

 

다음엔 뭘 먹어볼까. 슬슬 겨울도 다가오니 평범하게 단팥죽으로 해보는 것은 어떨까.

크림의 여운에 취한 나는, 다음에 먹을 맛있는 윳쿠리를 상상하며 행복하고 깊은 잠에 빠졌다.

한끼 식사 값만 지불하면 며칠은 공짜로 먹을 수 있는, 뭘 먹어도 무한히 '소'를 생성하는

마술과도 같은 윳쿠리의 모습을 상상하면서.




추운 겨울이 찾아왔다. 영하의 날씨는 세상 모든 것을 하얗게, 그리고 꽁꽁 얼어붙게 만들었다.

얼마 안 있으면 동지다. 이번 동지는 애동지이긴 하지만, 과학 만능의 21세기에

그런 미신 따위 믿을 내가 아니었다.

 

애초에 미신을 믿지 않을 거라면 동지에 팥죽을 먹는 습관도 버려야 했으나

달콤하면서 고소한 팥죽, 소금과 함께 먹으면 더 맛있는 팥죽은 월동하는 사람들의 기운을 북돋아주는

계절 별미 중 하나다.

맛은 곧 진리. 미신 안 믿는다고 팥죽을 버리라니, 말도 안 되는 일이다.

 

그런 고로, 이번엔 속이 팥소로 이루어진 레이무와 마리사를 사러 가기로 했다.

다만 조금 망설여지는 부분이 있다면 그녀들, 다시 말해 윳쿠리들의 가격이 (앨리스를 제외하고)비싸다는 점이었다.

 

24시간 언제 발정할지 모르는 앨리스는 가게마다 약간씩 차이는 났어도

대체로 5천원~8천원 사이의 가격에 판매하고 있었다. 이 정도 가격이라면

앨리스를 며칠 동안 육성하며 카스타드 크림을 추출해낸다는 전제 하에

과자점이나 빵집에서 카스타드 크림을 사오는 것보다 훨씬 경제적이었다.

 

레이무와 마리사 종은 3만원 선, 좀 싼 데라고 해봤자 2만원 정도 선에 거래되고 있었다.

팥 1kg가 도매가로 약 6~8천원이었으니, 무려 4~5배 이상 비싼 셈이었다.

 

게다가 팥죽 1인분을 만드는 데 필요한 팥은 약 200~300g  정도. 6~8천원이면 떡을 치고도 남는 것을

4~5배 더 비싼 레이무나 마리사를 사가지고 와서 같은 분량의 팥죽을 만들게 한다는 건

왠지 엄청나게 손해 보는 느낌이었다. 처음에는 그랬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왠지 '팥죽 만드는데 레이무를 써도 상관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내 머리 속을 조금씩 지배해가기 시작했다.

 

내 위장을 가득 채웠던 카스타드 크림에 대한 질림과 물림이 시간의 흐름과 함께 조금씩 약해져 가면서

윳쿠리로 끼니를 해결하고 싶다는 욕망이 점점 고개를 들었던 것도 한 이유였겠지만,

나에게 길러지는 동안 행복감이 젖은 표정으로 온갖 어리광과 애교를 부려대다가

마지막 순간에 어리석은 짓 한 번으로 파멸의 구렁텅이에 빠지며 죽음의 순간, 한 개체가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추태를 보이며 가버린 윳쿠리 앨리스와의 기억이

내 안의 향학심(向虐心)을 자극한 것이 주된 이유였다.

 

'그때 앨리스는 참 좋았지...'

 

나는 아름다웠던 옛 추억을 떠올리며, 결국 돈 3만원을 내고 레이무를 사오기로 마음을 굳혔다.

치킨 한 마리 값도 15000~2만원씩 하는 시대다. 좀 비싼 외식 한 번 했다고 생각하면 된다.

게다가 상대는 사람 말을 할 줄 알고 알아 듣는 신비종 윳쿠리.

젊어서 밖에 못할 경험이라고 생각하면, 3만원도 오히려 쌀 지도 모른다.

 

 

 

 

 

 

 

 

 

그 길로 애완동물 가게로 찾아간 나는, 주위를 두리번 거리며 괜찮은 레이무나 마리사가 없는지 확인했다.

그러던 중, 문득 나를 보는 점원의 시선이 따갑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마치 변태를 보는 듯한 눈으로

"저 인간 또 왔네. 빨리 안 나가나?" 라며 빨리 가게 밖으로 나가라는 듯한 노골적인 시선.

아무래도 '그 소문'이 생각보다 널리 퍼진 것 같았다.

 

그 소문이란, 다름 아닌 내가 '집 안에서 변태 같은 짓을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간간이 TV 소리 밖에 들려오지 않던 집 안에서, 어느날 갑자기 귀여운 여자아이의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더니

몇 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비명이 들렸고, 얼마 또 지나지 않아 막 숨을 헐떡이며

쾌락에 젖은 듯한 목소리가 동네방네 울려퍼졌다.

 

그것이 몇날 며칠 계속되다, 마지막에는 마치 숨이 끊어지는 듯한 괴성과 비명소리가

지금까지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엄청난 음량으로 온 동네에 울려퍼졌으니

아무리 이웃 일에 무관심한 요즘 세상이라 할지라도 소리의 근원지에서

심상치 않은 일이 일어나고 있음을 한 번 쯤 의심해보는 계기가 된 건 당연한 일이라고 할 수 있었다.

 

나는 그런 점원의 시선 따위 아랑곳 하지 않고 동지 때 먹을 레이무와 마리사 고르기에 집중했다.

레이무도 마리사도, 속이 팥소로 이루어져 있으니까 어느 것을 고르든 큰 차이는 없을 것이다.

다만 겨울이고 하니, 열량 확보를 위해 좀 달달한 것을 먹고 싶은 마음은 있었다.

 

그러기 위해, 나는 최대한 말 잘 듣고, 착하고, 교육이 잘 되어있고, 인간 사회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을 것 같은 개념종 윳쿠리를 찾았다.

그래야 단맛을 내기가 훨씬 쉽고 빠를테니까.

 

"느긋하게 있다 가라구!!"

"느그탸게이따가라규!!"

 

윳쿠리들이 들어있는 케이지로 다가가자, 여느 때와 다름없는 윳쿠리 식 인사가 나를 반겨주었다.

움직임은 그다지 활동적이지 않았다. 케이지 안에 들어가 있다고는 하나, 밖의 엄동설한이

우리 안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는 듯 했다.

 

그래도 마리사들은 비교적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대체 뭘 먹고 저렇게 힘이 나는지 궁금할 정도로.

말투도 (앨리스와는 다른 의미로)남자 같고, 하는 행동거지도 그랬다. 짝짓기를 할 때도 레이무와 함께라면

여성 역할보다 남성 역할을 하는 경우가 더 많다고 들었다.

 

그래서인지 성격도 외향적인데다, 처음 보는 사람에 대해 공격적으로 대하는 경우가 많았다. 예를 들면,

 

"느늣!? 느긋하지 못한 인간씨가 들어왔다제!!"

"여기는 마리사의 윳쿠리 플레이스다제!! 느긋하지 못한 인간씨는 서둘러서 나가달라제!!""

 

윳쿠리 레이무의 애교 섞인 인사와는 차원이 달랐다.

한달 반 쯤 전에 보고, 그 사이에도 몇 번 애완동물 가게 왔다 갔다 하면서 얼굴을 익힌 개체도 있었는데

내 얼굴을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니, 이것이 인터넷에서 이야기 하는 팥소뇌 퀄리티인가?

 

내 시선은 자연스럽게 마리사에서 레이무 쪽으로 이동해 있었다. 

외향적인 나머지 게스 같은 성격이 많은 마리사는 이번 '계획'에 어울리지 않았다.

물론 레이무 중에 게스가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마리사에 비하면 그 수는 적었다.

데이부처럼 경우가 극단적이라서 문제지만.

 

"귀여워서 미안해! 귀여운 레이무를 애완 윳쿠리로 삼아줘!!"

"뿌꾹~~!! 레이무를 빨리 데려가주지 않으면 화낼 거야!!"

"느애애애앵~~느애애애앵~~지베가고시퍼어어어어~~"

 

저마다 제 하고 싶은 말을 지껄이는 레이무들 사이로, 말 없이 내쪽을 바라보는 한 마리가 보였다.

호기심이 발동한 나는 그 레이무를 향해 발길을 돌렸다.

 

"너는 왜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거니?"

"........."

 

전에 왔을 때 이런 개체가 있었던가? 나는 곰곰히 생각해봤지만, 내 기억 속에 이렇게

말 안 하고 얌전한 윳쿠리는 존재하지 않았다.

말 안 하는 레이무 앞에 서서 우두커니 서있는 내게, 여전히 경계하는 눈빛의 점원이 조심스럽게 다가왔다.

 

"그 아이는 여기 온지 얼마 안 됐어요."

"오, 그런가요? 그래서 기억에 없었나 보군요."

 

점원은 내 얼굴을 힐끔힐끔 쳐다보며 손님에게 제공해야 할 윳쿠리와 관련된 각종 정보를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대부분 손님의 지갑을 열도록 할 목적의 뻔한 내용이었다. 이 아이는 똥오줌도 잘 가릴 뿐만 아니라

잔병치레 하나 없고, 관리만 잘 하면 말도 잘 듣는데다 애교도 많다 기타 등등...

 

다만 마지막에 점원은 우물쭈물 망설이다가, 내 얼굴을 다시 한 번 쳐다본 뒤,

그래도 손님인데 하는 식으로 작게 귓가에 속삭였다.

 

"다만 저기..."

"예? 무슨 말씀 하시는지 잘 안 들리는데요."

"다만 저기...애가 다른 건 다 좋은데, 말을 못 해요."

 

말을 못한다고? 말을 안 하는 게 아니고?

 

"애가 태어났을 때 영 좋지 않은 일을 당해서요...하지만 말은 못 해도 다른 건 정말 잘하고요 etc 블라블라블라블라..."

 

말을 못하는 윳쿠리라니, 세상이 이런 윳쿠리도 다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온갖 미사여구를 늘어놓는 것을 제지하고 점원에게 확인한 바로는, 시끄러운 걸 싫어하는 전 주인이

갓 태어난 레이무의 성대 부분을 제거해버렸다는 것이었다.

 

원래 활달한 성격의 레이무였지만, 하고 싶은 말도 제대로 못하고 지내다 보니 점점 내성적인 성격이 되었으며,

특히 성대를 제거했을 때의 아픔 때문에 인간에게 복종하지 않으면 호된 꼴을 면치 못한다는

트라우마가 그녀 안에서 강하게 자리잡고 있다고 점원은 첨언했다.

 

"헤에, 그렇군요."

"예?"

"가엾게도...얼마나 아프고 힘들었을까요."

 

나를 보는 점원의 시선이 놀라움으로 물들어 갔다. 손님들이 싫어할 것임을 잘 알면서도, 나중에 클레임 당할까봐

거의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이야기한 것이, 의외의 반응을 이끌어냈기 때문이었다.

그것도 하필이면 최근 영 좋지 않은 소문이 떠돌고 있는 남자의 입에서 말이다.

 

비록 트라우마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어차피 개념종을 만들기 위해 하는 교육이라는 것이 당근과 채찍으로

윳쿠리 개체에 트라우마를 각인시켜 '인간의 말을 듣지 않고는 못 배기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이 벙어리 레이무는 트라우마를 이용해 스스로 개념종이 된, 알짜배기 개념종이라고

부를만 했다.

 

거기에 말을 하지 못한다는 신체적 결함은, 내게 있어 호조건에 다름 아니었다.

최소한 예전 윳쿠리 앨리스처럼 동네방네 떠나갈 듯한 괴성과 비명과 신음소리를 내지를 걱정이 없으니까 말이다.

 

그 소문이 난 뒤로 벽과 창을 방음 소재로 바꾸려고 했었으나

시공에 며칠이 걸리는데다 큰 눈과 한파도 예고되어 있어 당분간 윳쿠리로 인한 소음에

특별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었다.

 

나는 벙어리 레이무의 몸값을 지불하고, 케이지 안의 그녀를 애완동물 운반 가방에 옮겨 담았다.

점원은 15000원에 가져가라고 했지만, 나는 끝내 멀쩡한 레이무와 같은 값인 3만원을 내고

그녀를 집으로 데려갔다.

 

장애가 차별의 근거가 될 수 없다는 이야기를 남긴 채.

 

가게를 나서는 내 뒷모습에 점원의 호의적인 시선이 꽂히는 것이 느껴졌다.

귀여운 아가씨다. 나중에 한 번 밥이라도 같이 먹으며 이야기나 나눠봐야겠다.

 

 

 

 

 

 

 

 

집에 돌아온 나는 벙어리 레이무를 꺼내 창고로 쓰던 작은 방에 풀어주었다.

레이무는 경계하는 눈초리로 이곳저곳을 두리번 거리더니, 간절한 눈으로 나를 바라봤다.

이곳을 자신의 윳쿠리 플레이스로 삼아도 되는지 동의를 구하는 듯한 눈이었다.

 

웃는 낯으로 고개를 끄덕이자, 벙어리 레이무는 연신 고개를 숙이고 고맙다는 뜻을 표했다.

오오, 이것이 개념종인가 오오.

 

방 안에는 고운 모래를 깐 화장실과 화장지 여러 장을 구겨 만든 침실, 그리고

우~걱 우~걱 해도 바닥이 더러워지지 않도록 깔판을 대놓은 전용 식탁과

내킬 때 운동할 수 있는 쳇바퀴, 간단한 우리말로 되어있는 작은 동화책, 목 마를 때 마실 수 있도록

자동 물조절기 등을 설치해주었다.

 

벙어리 레이무는 이런 것들을 보고 처음에는 몹시 경계하는 눈치였으나, 지금은 꽤 마음에 들어하고 있었다.

 

그녀를 대하는 법은 앨리스 때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하루에 3번씩 물엿과 설탕을 섞은 전용 푸드를 죽처럼 쒀서 먹였고, 몸이 더러워지지 않도록 

자기 전에 미지근한 물로 2~3분 정도 몸을 닦은 뒤, 드라이기를 약풍으로 설정해

몸에 수분이 남아있지 않도록 했다.

 

응응과 쉬쉬가 화장실에 다 차기를 기다리지 않고 적당한 때를 봐 수시로 청소를 해주었고,

하루에 한 번씩 새로운 화장지를 깔아 아늑하고 편안한 침실 분위기를 연출했다.

 

다만 앨리스 때처럼 그녀의 페니페니를 빨아먹는 짓은 하지 않았다.

여성성이 강조된 레이무의 페니페니를 쉽게 찾을 수 없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이 아이는 '그런 목적'으로 데려온 것이 아니기에 굳이 싫어하는 짓을 해 내용물에 단맛이 배게 할 필요는 없었다.

 

나는 온몸을 이용해 "너는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윳쿠리야"라는 사실을 어필했다.

다른 윳쿠리들이라면 이런 무조건적인 사랑하기가 3~4일 지난 시점에 슬슬 게스화 되어가는 조짐을 보였겠지만

이 벙어리 레이무는 그런 기색은 조금도 보이지 않으며, 오히려 나를 볼 때마다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나는 흐뭇했다. 내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이 입증되는 순간이었으니까.

나는 벙어리 레이무를 들어올려 그녀의 볼에 가볍에 입을 맞추었다. 레이무의 얼굴이 부끄러움에 빨갛게 달아올랐다.

레이무는 나를 자신의 주인으로 받아들였고, 무한한 사랑을 받으면서도 조금도 게스화 하지 않았다.

창고였던 이 방은 그야말로 느긋할 수 있는 윳쿠리 플레이스가 되어가고 있었다.

 

 

 

 

 

 

 

 

벙어리 레이무는 행복했다. 비록 말은 하지 못했지만, 행동으로 오빠야에 대한 애정과 고마움을 표현하려고 했다.

애완동물 가게에서조차 먹어보지 못한 맛있고 부드러운 음식에, 아가야 시절 자신을 길러주었던

주인 아줌마 밑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호화로운 생활.

그리고 심심할 틈을 주지 않는 운동기구와, 무슨 말인지 알아볼 수는 없어도 귀엽고 앙증맞은 그림을 보는 것만으로도

재미있는 그림책 등...

레이무는 행복에 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차가운 바람이 매섭게 몰아치던 어느 날, 그녀의 행복은 붕괴의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평소와 마찬가지로 회사에서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오빠야의 표정이, 평소와는 달리

매우 어두웠기 때문이었다.

 

괴로운 듯 콜록콜록 기침을 하며 영 좋지 않은 표정으로 비틀비틀 방으로 가서는

집 안에서 마음껏 뛰어놀고 있는 레이무에게는 눈길 한 번 주지 않은 채 그대로 침대에 드러누워 잠을 청했다.

양말은 커녕 옷조차 제대로 벗지 못한 채 말이다.

 

'오빠야가 어디 아픈가? 오빠야 힘내라구!'

 

레이무는 이렇게 생각하면서 오빠야 곁으로 가 뿅뿅 뛰며 그를 응원했다. 

오빠야는 그런 레이무의 모습을 힐끔 쳐다보더니 만사 귀찮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홱 하니 돌려버렸다.

레이무는 큰 충격에 휩싸였다. 지금까지 이런 오빠야의 모습은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지금까지 아무리 힘들고 괴로운 일이 있어도 자신을 따뜻하게 쓰다듬어주던 오빠야의 손길이

오늘은 자신의 말랑말랑한 볼과 저부를 쓰다듬어주지 않았다.

 

'느긋하게 있으라구! 느긋하게 있으라구!!'

 

전혀 느긋하지 못한 모습의 오빠야를 향해 레이무는 마음 속으로 그렇게 외쳤다.

그러나 그 날도, 그 다음날도 오빠야는 느긋하지 못한 모습이었다. 밥 주고 화장실 청소하는 회수도 줄었다.

침실에 깔려있는 화장지에서 더러운 냄새가 나기 시작했지만, 오빠야는 계속 기침만 할 뿐

예전만큼 그녀를 신경 쓰지 않았다.

 

레이무는 그런 오빠야가 너무 걱정스러웠다. 윳쿠리들에게 있어 '느긋하지 못하다'는 것은 최고의 욕이었지만

그와 함께 어딘가 몸에 이상이 왔다는 뜻으로도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몸이 아프면 느긋할 수 없다. 느긋하지 못하면 다른 윳쿠리도 느긋할 수 없다.

벙어리 레이무는 자신이 느긋하지 못하게 되는 것보다 오빠야가 느긋하지 못한 것이 더 마음에 걸렸다.

그녀는 결심했다. 오빠야가 지금까지 사랑해준 것만큼, 자신도 오빠야를 느긋할 수 있게 해주겠다고.

 

다음날부터 벙어리 레이무는 지금까지 오빠야가 해주던 일을 자신이 대신 하려고 노력했다.

침실에 깔려있던 화장지를 입으로 물어 화장실에 갖다 버린 뒤, 방 구석의 곽 티슈에서 새 화장지를 몇 장 뽑아

베드 메이킹을 했다.

 

냄새 나는 화장실에 냄새 나는 화장지를 물어 옮길 때는 팥소를 꾸역꾸역 토해내고 싶을만큼 괴로웠지만,

이런 역한 냄새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지금까지 자신의 청결을 위해 애써는 오빠야의 모습을 떠올리며

그녀는 이를 악물고 응응의 냄새와 싸웠다.

 

'오빠야! 느긋하게 있으라구! 레이무가 알아서 윳쿠리 플레이스를 느긋하게 할 거라구!!'

 

아무렇게나 내팽개쳐진 사료 주머니 안에서 그날 먹을만큼의 사료만 담은 뒤 방 중앙의 식탁 위에 올려놓는 레이무.

먹을 것의 유혹이 유독 약한 윳쿠리들이었지만, 레이무는 오빠의 얼굴을 떠올리며 참고 또 참았다.

마음을 독하게 먹었기 때문인지, 그날은 재미있는 그림책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고,

뛰고 있으면 눈 돌아갈 정도로 핑핑 도는 쳇바퀴도 신나지 않았다.

그녀는 요즘 들어 유독 힘들어하는 오빠야를 기다리며 쥐죽은 듯한 고요한 창고 구석에 웅크리고 있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윳쿠리 플레이스의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그토록 기다리던 오빠야가 돌아왔다.

레이무는 보고 싶은 오빠야를 만나기 위해 현관으로 향했다.

오빠야의 몸 상태는 어제보다 더 안 좋아보였다.

 

'느긋하게 있으라구! 윳쿠리 플레이스에 어서 오라구!!'

 

레이무는 오빠야를 향해 마음 속으로 반가움의 표현을 하고는, 오빠야의 저녁을 준비하기 위해 부엌으로 달려갔다.

그러나 지금까지 인간의 식사를 준비해본 적이 없는 그녀는 냉장고 안에 음식이 들어있다는 사실은 알았어도

냉장고 문을 어떻게 열어야 하며, 음식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는 몰랐다.

몇 분 정도 육중한 냉장고 문을 열기 위해 사투를 벌이던 그녀는, 자신을 무시하고 또 다시 방으로 들어가 버리는

오빠야의 뒤를 좇았다.

 

'오빠야! 냉장고 문이 열리지 않는다구!! 이대로는 느긋하게 맘마씨를 먹을 수 없다구!'

 

레이무는 제자리에서 방방 뛰며 오빠야에게 위험을 알리려고 애썼다.

 

'오빠야! 맘마씨를 먹지 않으면 느긋해질 수 없다구!! 같이 나가서 느긋하게 맘마ㅆㅂ루헉ㅎㅎㄱ휵ㅎㄱ휴ㅓ!!?!??'

 

오빠야의 주먹이 그의 곁에서 난리를 치고 있는 레이무의 얼굴을 강타했다.

'강타했다'고는 하지만, 힘 없는 그의 주먹은 벙어리 레이무에게 큰 타격을 입히지 못했다.

레이무 역시 육체적으로 고통이 심하다거나, 어딘가 다친 곳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다만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폭력'에 대해, 큰 정신적 충격을 입은 것은 분명해보였다.

 

레이무가 입과 눈을 크게 뜨고 오빠야를 멍하니 쳐다보았다. 레이무는 오빠야한테 맞아 나가 떨어진 거리의 2배만큼

오빠야로부터 멀어진 상태였다.

 

'오, 오빠야! 이게 뭐하는 짓이냐구!'

 

간신히 정신을 차린 레이무가 오빠야를 향해 방방 뛰며 질문공세를 퍼부었다. 물론 마음 속으로.

오빠야는 그런 레이무를 보며 만감이 교차하는 듯한 표정을 짓더니, 잠시 후 모든 것을 포기한 듯한 목소리로

충격적인 한 마디를 던졌다.

 

"레이무...오빠야는 이제 틀렸어..."

'느늣!? 어째서 그런 소리를 하는 거야!?'

"의사선생님씨가 그러는데, 오빠야 무서운 병에 걸렸대..."

'병? 느긋하지 못한 거야? 오빠야 느긋하지 못한 거야?'

 

오빠야의 말을 들은 레이무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오빠야를 향해 조금씩 다가갔다.

오빠야는 고개를 푹 숙인 채 미동도 하지 않았다.

 

"이제 얼마 안 있으면 레이무랑 헤어져야 해...오빠는 영원히 느긋하지 못하게 될 거야..."

'영원히 느긋하지 못하면 안 된다구! 엄마야가 영원히 느긋하지 못한 건 안 된다고 그랬다구!!'

"우리 레이무...오빠야가 없으면 어떻게 살아가지...오빠야는 그게 너무 걱정스럽고 걱정스러워서...흑...흑...흨...ㅋㅋㅋ..."

 

오빠야의 어깨가 씰룩거렸다. 목구멍에서부터 숨이 터져나오는 소리가 들렸다.

고개 숙인 오빠야의 얼굴을 볼 수 없었지만, 몸동작과 목소리로 미루어 그가 지금 울고 있는 것이라고

레이무의 팥소 뇌는 생각했다.

 

"하지만 의사선생님씨...그러는데...흨...ㅋㅋ...어떤 약을 먹으면 나을 수 있을 거라고 하셨어...흨흨...ㅋㅋㅋ"

'약!? 느긋하게 있을 수 있는 거야??'

 

나을 수 있다는 말, 약이 있다는 말을 들은 레이무가 반가운 마음에 한 달음에 오빠 곁으로 뛰어가 약의 정체에 대해

캐묻는 듯 몸을 부비댔다.

오빠는 망설이는 듯 우물쭈물 하다가, 체념하듯 약의 정체에 대해 이야기했다.

 

"의사선생님씨가 그러는데...오빠야가 나으려면...흨ㅋㅋㅋ...풉...레이무의 팥소로 만든 팥죽을 먹어야 한댔어..."

'느느느늣!!!???'

 

레이무의 표정이 굳어졌다. 레이무의 팥소로 만든 팥죽을 먹어야 한다는 말, 그것은 곧

자신의 목숨을 바쳐야 오빠가 살아날 수 있다는 의미였기 때문이었다.

 

"오빠야는 레이무를 너무 좋아해...그런 잔인한 짓을 오빠야가 어떻게 할 수 있겠니..."

'느늣! 레이무도 오빠야를 좋아한다구! 오빠야랑 같이 느긋하게 지내고 싶다구!!'

"하지만 오빠야가 죽으면...레이무랑 같이 느긋할 수 없고...어떡하지..."

'느늣! 오빠야가 죽는 건 싫다구! 같이 느긋하게 있으라구!!'

 

레이무는 망설였다. 지금까지 오빠야가 베풀어온, 온갖 사랑의 결정체를 떠올렸다.

다른 집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들을, 오빠야는 자신에게 베풀어주었다. 애완동물 가게의 케이지 안에서

상하좌우, 다른 윳쿠리 레이무와 마리사들이 나누던 이야기 안에서도

한낱 윳쿠리에게 이 정도의 애정을 쏟는다는 사람이 나온 기억은 없었다.

하물며 일반적인 윳쿠리도 아닌, 말 못하는 벙어리 윳쿠리에게 말이다.

 

하지만 레이무의 팥소로 만든 팥죽을 먹어야 한다는 것은, 결국 자신의 목숨을 바쳐야 한다는 뜻이기도 했다.

벙어리 레이무 역시 느긋하지 못한 것은 싫었다. 죽으면 영원히 느긋하지 못하게 된다.

그러나 그녀가 죽기를 거부하면 오빠야도 느긋하지 못하게 된다. 오빠야가 죽으면 자신은 느긋할 수 없게 된다.

용케 다른 주인을 만나게 되더라도, 그 주인이 자신을 아껴주고 사랑할 것이라는 보장은 없었다.

벙어리 레이무의 전 주인 같은 사람이 대부분일 것이다. 레이무의 트라우마는 그녀의 불안감을 부채질했다.

 

윳쿠리에게 있어서는 영겁의 시간과도 같았을 약 30분 정도가 지난 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던 윳쿠리 벙어리 레이무는

자신의 목숨을 바쳐 오빠야를 살리겠다고 마음 먹었다.

레이무는 두려움에 온 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지만, 그녀의 눈에는 굳은 결의가 비쳐 있었다.

오빠야는 그런 레이무를 보며 복잡미묘한 표정을 짓더니, 방금 전까지 골골 대던 사람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환하고 밝은 웃음을 지으며 윳쿠리를 품에 껴안았다.

 

"고마워, 레이무! 너라면 역시 그렇게 말해줄 줄 알았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나는 냉장고 안의 팥죽 만드는 재료를 꺼내 식탁 위에 올려놓았다.

남자 혼자 사는 집의 작은 식탁 위는 물에 불려놓은 쌀과 벙어리 레이무 몰래 밤새 만들어놓은 새알심, 

그리고 레이무를 중탕하기 위한 스테인리스 대접과 약간의 소금으로 

금새 윳쿠리가 발 디딜 틈도 없을 정도로 가득 채워졌다.

 

나는 우악스럽게 레이무를 집어 들고는 즐거우면서도 익숙한 손놀림으로 그녀의 머리 장식을 제거했다.

 

'느늣!? 레이무의 리본씨를 가져가지 말라구!!'

 

레이무는 항의의 표시로 다소 볼을 뿌꾹~거렸다. 약간 스트레스를 받는 모양이었다.

레이무가 화장실에 싸놓은 응응 맛을 보며 적당한 애호와 적당한 학대를 섞어

내가 원하는 최고의 팥소 맛을 만드는데 꼬박 열흘이 걸렸다.

 

더 이상의 스트레스는 팥소 맛을 망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레이무의 머리통을 잡은 손놀림이 분주해졌다.

 

나는 바리깡을 들고 레이무의 단팥소 머리카락을 머리 꼭대기 부분에 원형으로 조금만 남겨둔 채 모두 깎아냈다.

그런 다음 스테인리스 대접에 레이무를 우겨넣고는 반쯤 물이 차 있는 냄비에 넣고 약불로 가열하기 시작했다.

 

'느늣!? 마치 목욕탕에 들어와 있는 것 같아!'

 

레이무가 기묘한 표정을 짓는다. 최근 맛 조절을 위한 방임 학대 때문에 목욕탕에 들어간 적이 없어서 그런지

오랜만에 담그는 미지근한(윳쿠리 기준으로는 따끈한) 주위 온도가 꽤나 기분 좋은 모양이었다.

 

레이무의 피부가 중탕 열기에 발갛게 달아오르고 약간의 시간이 지난 뒤, 나는 냄비 안의 더운 물을 따라 버리고

다시 물을 반쯤 채워넣은 뒤 이번에는 중불로 가열하기 시작했다.

레이무는 현기증이라도 나는 듯 축 늘어진 모습이었다.

 

슬슬 다음 단계로 가기 위해, 미리 덜어두었던 불린 쌀의 물기를 쪽 뺀 뒤 새알심을 양손 사이에 끼고

데굴데굴 굴리며 동그랗게 다듬었다.

중불의 중탕으로 가열되는 레이무는 더위에 지친 듯 노곤한 표정이었다.

 

이 정도면 뚜껑을 열고 팥과 쌀을 섞기 딱 좋다고 생각한 나는, 부엌 서랍에서 날카롭게 갈아놓은 칼을 꺼내

벙어리 레이무의 작은 접시처럼 깎아놓은 머리카락 밑 약 2cm 부분에 조금씩 칼집을 내기 시작했다.

 

'느느느느갸갸ㅏ갸갸갸갸갸갸가아아아아앙아아아아아아아아악!!!!!!! 무슨지즐하느녹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가각!!!'

 

레이무가 입을 쩍 벌리고 고통에 찬 소리 없는 비명을 내질렀다.

나는 팥소가 더 달아지기 전에, 익숙한 손놀림으로 레이무의 머리통을 둥글게 잘라

마치 할로윈 축제 때 쓰는 잭 오 랜턴 마냥 머리 꼭대기를 따냈다.

 

그런 다음 물기를 짜낸 쌀과 동글동글 먹음직스러운 새알심을 그녀의 팥소 곳곳에 골고루 뿌렸다.

레이무는 자신의 팥소에 이물질이 들어오는 것이 영 불쾌한지 괴이한 표정을 지으며

마구 몸부림치고 있었다.

 

나는 그런 레이무를 한 손으로 단단히 고정시킨 뒤, 숟가락을 꺼내 들고 쌀과 팥소, 새알심이 골고루 섞이도록

그녀의 부끄러운 팥소 속을 마구 휘젓기 시작했다.

 

"...갸..."

"오?"

"...갸...으야...갸..."

 

호오, 놀랄 노자로고. 성대를 잃은 윳쿠리가 인생 최후의 순간에 자신의 모든 힘을 짜내 비명을 내지르려 하고 있었다.

다행히 비명소리는 그다지 크지 않았지만, 요 며칠 동안 옆집에 팥 시루떡도 돌리고 마을 모임에도 적극적으로

참가하면서 이미지 바꾸기에 노력해온 것을 한순간에 물거품으로 만들고 싶지는 않았다.

나는 걸쭉한 물엿을 한웅큼 퍼낸 뒤 눈 앞의 '음식'의 입 속에 쑤셔넣었다.

끈적끈적한 물엿이 입천장과 목구멍에 가득해지자, 모기만했던 윳쿠리 레이무의 목소리는 더 이상 들리지 않게 됐다.

 

벙어리(였던) 레이무 안의 백색과 붉은색이 절묘한 밸런스를 이루고 있었다.

나는 팥소와 불린 쌀, 그리고 새알심을 섞던 손길을 멈추고 적당량의 소금을 가져와 그 위에 골고루 뿌렸다.

숟가락에 묻은 걸쭉한 팥죽 찌꺼기를 혀끝으로 음미해봤다. 음. 꽤 맛이 있었다.

 

나는 마치 걸신 들린 듯한 모습으로 10일 동안의 기다림에 보상이라도 받으려는 듯

침이 붙은 숟가락을 그대로 벙어리(였던) 레이무 안에 쑤셔박은 뒤 그녀의 안의 팥죽을 맛있게 먹어치웠다.

하하, 숟가락질 한 번 할 때마다 그릇이 움찔움찔 대니 뭔가 색다르고 신기해보였다.

가끔은 이런 식으로 식도락을 탐미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까운 마음에 최대한 먹어치우려고 애썼지만, 양도 양이거니와 점점 맛이 달아지는 통에 반쯤 남긴 상태에서

더 이상 먹지 못하고 포기하고 말았다.

윳쿠리 레이무는 온몸을 꿈틀거리며 아직 살아있다는 것을 어필했지만, 안타깝게도 나는 

먹다 남은 음식을 보관해뒀다가 나중에 꺼내 먹는 취미는 없었다.

 

찬장에서 음식물 쓰레기 봉투를 꺼내 먹다 남은 레이무와 요리하고 남은 찌꺼기를 몽창 담은 뒤

근처 음식물 쓰레기 집하장에 내다 버렸다.

하늘에서는 새하얀 눈이 펄펄 내리고 있었다.

 

팥죽도 맛있었고, 나를 보는 이웃의 시선도 나아진 듯한 느낌이 들었다.

왠지 내년에는 좋은 일만 일어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고마워, 레이무. 네 팥소는 정말 맛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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