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
2017.03.13 12:26

윳쿠리를 연구하는 자 -15-

mad
조회 수 162 추천 수 4 댓글 6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이곳은 도쿄에 있는 어느 대학교의 대강당.

지금 여기선 최소한 이 학교에선 전례없는 분위기의 특별강의가 열려 있었다.

윳쿠리 연구의 선구자라 할 수 있는 젊은 학자, 시로이 쿄우진.

아직 20대 중반인 그는 그 어린 나이에도 수많은 논문과 특허로 그 명성을 학계에 알렸다.

그런 그가 처음으로 강당에 들어서 하는 첫 강의.

하지만 그의 강의는 그 어느 누구와도 달랐다.

지금 대강당에 흐르는 것은 긴장.

모든 이가 이 백의를 걸친 단 한명의 교수에게 압도되어 있었다.

 

"질문할 사람이 없는건가?"

 

그가 물었다. 어느 누구도 섣불리 입을 열지 않았다.

강당 안의 모든 학생들이 마치 실수를 저지르고 어머니와 마주한 어린아이처럼

입 하나 잘못 뻥끗했다가 크게 혼날 것만 같은 공포감을 느끼고 있는 탓이었다.

그런 적막속에서, 포니테일을 한 어느 여대학생이 용기를 내어 물었다.

 

"저, 저어, 질문... 있습니다."

"말해보게."

"그... 윳쿠리는 어째서 오렌지주스를 부으면 회복되나요?"

 

질문자를 포함한 학생들 모두도, 사회자나 강당 뒷편의 스텝들도 모두 긴장했다.

이번 질문은 시로이 쿄우진이라는 남자에게 괜찮았는지 그는 편안한 미소를 지었다.

 

"좋은 질문을 해줬군 학생. 설명해주지."

 

그는 PPT화면에서 중앙에 윳쿠리 레이무가 있고

그 주변으로 여러가지 맛이 적혀있는 원형그래프를 화면에 띄웠다.

 

"맛의 종류엔 단맛, 짠맛, 신맛, 쓴맛, 감칠맛(우마미), 지방맛이 있다. 매운맛이나 떫은맛은 미각이 아닌 통각과 압각이다.

단맛은 탄수화물의 일종인 당에서 나오는 맛이며, 신맛은 수소이온의 맛이다. 짠맛은 염화나트륨이 물에 녹았을 때

생기는 염화이온에서 나는 맛이고. 쓴맛은 딱히 하나로 특정할 수 없지만 식물에 함유된 알칼로이드가 대표적이고

지방맛은 말 그대로 지방의 느끼한 맛... 아니, 너희한테 굳이 이런 부분을 구질구질하게 설명할 필요는 없겠지."

 

그가 리모컨을 누르자 맛의 옆에 새로운 글자가 나타났다.

각 맛이 윳쿠리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것이다.

 

"단맛은 에너지다. 탄수화물은 모든 동물이 첫번째로 소비하고 가장 사용하기 쉬운 에너지이지. 윳쿠리도 마찬가지다.

탄수화물계 생명체인 윳쿠리에게 단맛은 생명 그 자체다. 신체를 이루는 기본이며 없어서는 안되는 것이지.

윳쿠리가 그렇게 단것을 갈망하는 이유가 이것이다. 동물의 신체가 단백질을 주로 이루어지듯 윳쿠리는 탄수화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지. 세포벽과 세포막만 단백질이고 세포핵이나 미토콘드리아같은 건 다 탄수화물로 된 것이 윳쿠리.

그리고 그런 윳쿠리가 소모하는 에너지 역시 탄수화물. 윳쿠리에게 단맛이란, 에너지다.

신맛은 각성제다. 인간으로 비유하면 카페인같은 것이다. 신맛은 윳쿠리의 세포를 자극해 활동성을 주는 힘이 있지.

물론 과도하면 역으로 발작으로 이어지며, 윳쿠리가 발작수준에 이르는 신맛의 농도는 인간보다 현저히 낮지.

그런데 오렌지를 포함한 운향과 귤속 식물들의 열매 대부분이 이 단맛과 신맛의 배합이 가장 적절하다고 볼 수 있지.

실제로 난 여러 과일의 과즙으로 실험해봤다. 사과, 배, 딸기, 바나나, 포도, 오렌지, 귤, 파인애플, 망고 등등.

사과는 에너지의 보충은 되지만 각성으로썬 별 효과를 못보고

배는 맛보다 수분이 더 많아 차라리 수분보충용으로 쓰는 게 낫지.

다른 대부분의 과일들도 단맛이 주된 맛이라 윳쿠리에겐 그저 맛좋은 식사나 다름없지.

하지만 단맛과 신맛이 적절히 배합된 귤과 오렌지는 달랐다. 단맛이 에너지를 보충하면서 신맛이 정신을 깨웠지.

그래서 빈사상태의 윳쿠리가 의식을 잃어가는 와중에도 당분에 의한 에너지 보충과 신맛에 의한 각성효과로 인해

거의 죽을 상태의 손상을 입었음에도 오렌지주스 좀 부어주는 것으로 괜찮아지는 것이다.

덤으로 윳쿠리의 회복력이 너희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뛰어나다는 것도 한몫하지.

자연적인 회복력은 없다시피 하지만 오렌지주스를 붓거나 팥소를 주워담고 소맥분으로 상처를 덮는 등의 방식으로

윳쿠리는 아주 간단하게 회복해버린다. 뽑힌 눈도 그냥 아무 윳쿠리의 눈이나 끼워넣는 걸로 나아지지.

이만큼 안구이식수술이 쉬운 동물이 세상에 또 있을까? 꿰메지 않고 상처에 반죽 바른다고 낫는 동물이 또 있을까?

이러한 윳쿠리의 편향적인 회복력과 운향과 귤속 식물의 적절한 단맛과 신맛의 배합이 윳쿠리가 죽어가는 와중에도

즙 좀 부어주는 것으로 낫는 이유가 된다. 물론 예외는 있는데, 신맛이 너무 강한 레몬과 라임은 소생은 시키지만

직후 발작을 일으켜버리고, 자몽의 경우는 속껍질을 먹였을 경우 속껍질의 쓴맛때문에 마찬가지의 반응을 보였다.

일단, 운향과 귤속 식물의 열매라면 모두 빈사상태에서의 소생효과 자체는 보이니까 상성은 좋다고 봐야지."

 

설명만 들었으면 누군가는 지루해서 졸았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의 PPT는 철저했다.

PPT는 그저 가만히 있는 그림으로 존재하지 않고 시로이 쿄우진이 말하는 내용에 따라

글자가 강조되거나, 윳쿠리 레이무의 표정이 익살스럽고 다양하게 변화함으로써 학생들의 시선을 끌고

또한 이해 역시 도왔다. 처음부터 하기 싫어했던 일이라곤 하지만 철저하게 준비하고 온 것이다.

 

"사족으로 짠맛과 쓴맛은 자극이 강해서 윳쿠리에겐 데미지인데다가 그걸 중화하느라 수분과 체내의 당분을 소모해

이후 제대로 된 에너지 공급이 되지 않으면 수명을 단축시켜버리지. 감칠맛과 지방맛은 에너지로 치환되긴 하고.

매운맛은 애당초 맛이 아닌 통각인 탓에 윳쿠리가 괴로워하는 거다. 사람도 눈에 칠리소스 뿌리거나 하면 아파서

미쳐 날뛸 정도인데 윳쿠리는 그보다 더한 격통을 매운맛에서 느끼는거다. 떫은맛도 매운맛보단 덜하지만 별 차이없고."

 

분위기가 슬슬 고조되기 시작했다.

학생들은 긴장에서 서서히 벗어나 그의 강의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또 새로운 학생이 손을 들고 질문을 했다.

 

"윳쿠리는 왜 그렇게 기억이 나쁜가요?"

"좋아, 이번엔 아예 샘플을 직접 보여주면서 설명하도록 하지."

 

백의의 강사가 강단 커튼 너머의 스텝들에게 손짓하자 스텝 두명이 테이블을 들고 올라왔다.

그 테이블엔 와사종 성체 레이무가 한마리 놓여있었다.

 

"맨 처음에도 살짝 언급했다시피 윳쿠리는 내장기관인 팥소의 세포 하나하나가 모든 역할을 동일하게 수행한다.

에너지의 저장, 신경자극의 수용과 판단, 기억의 저장, 근육활동, 생리적 활동까지 전부 다.

그런데 윳쿠리는 역시 말했다시피 이런 특성때문에 육체적 충격와 정신적 충격의 차이가 없다는 거다.

그래서 안좋은 기억을 오래 간직한다는 것은 사람으로 따지면 PTSD같은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셈인 것이지.

어지간히 강하게 기억된 것이 아닌 이상 윳쿠리는 안좋은 기억이나 불필요한 기억은 노쇠한 팥소세포에 저장한다.

그리고 이 노쇠한 팥소세포는 나중에 배변활동으로 체외로 배출되지. 그래, 응응이다. 지금 실험으로 보여주지."

 

시로이 쿄우진은 테이블 위에서 이리저리 둘러보며 신기해하는 와사종 성체 레이무에게 다가갔다.

그 레이무가 인사의 한마디를 내뱉기도 전에 그 레이무의 뺨싸다귀를 세게 후려쳤다.

 

"능야아아! 아파아아아! 어째서 레이무의 뺨씨를 때리는거야!!"

"그럼 이걸 먹어라."

"느? 달콤달콤씨!"

 

백의의 남자는 주머니에서 꺼낸 과자에 약품 하나를 살짝 뿌리고는 레이무에게 건넸다.

뺨을 맞은 레이무는 아무 의심없이 덥석 그 과자를 먹었다.

 

"방금 먹인 과자에 일시적으로 배변활동을 급작스럽게 촉진시키는 약을 뿌렸다. 어떻게 되는지 보라고."

"우걱우걱, 행보옥! 느? 응응이 하고 싶다구? 레이무 응응할거야! 귀여워서 미안해!"

 

그리고 레이무는 테이블에 아무런 망설임없이 응응을 싸질렀다.

강당의 학생들 중 학대성향의 학생들은 지금 당장 저 레이무를 응징하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강사는 이번 질문의 대답을 위해 이 상황 자체가 필요했다.

 

"자, 이제 확인해보지. 이봐 레이무."

"느?"

"내가 맨처음에 너한테 뭘 했지?"

"느? 몰라!"

 

객석에서 폭소가 터져나왔다.

바로 직전에 뺨을 맞은 레이무. 하지만 응응 한번에 자기가 뭘 당했는지 잊어버렸다.

그 상황이 사람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했다.

강사가 손짓하자 스텝들이 이 레이무를 테이블째 무대에서 치웠다.

 

"봤지? 이게 윳쿠리의 기본적인 생리다. 바로 직전에 뺨을 맞았다는 불편한 기억도 응응 한번에 잊어버리지.

그리고 그 응응에 담겨있는 것이다. 자신이 뺨을 맞았다는 그 느긋하지 못한 기억이. 그 노쇠한 세포 안에 말이지.

인간의 입장에선 이것이 생존에 필요한 기억을 쉽게 잊어버리는 어리석은 행위인 것 같겠지.

하지만 윳쿠리한텐 정반대다. 그 기억을 갖고 사는 것 자체가 신체의 데미지를 방치한 채 사는 꼴이거든.

그래서 윳쿠리는 그런 기억들을 체외로 배출해서 잊어버리는거다. 고통스런 기억을 뿌리채 들어내는 거지.

그 어떤 동물도 이런 행위가 불가능해. 인간도 평소엔 표면적으로 기억하지 못해도 과거에 겪은 일들이 내재되어

이후의 가치관이나 행동양식에 영향을 미치지. 특히 트라우마같은 것 말이야. 떨치고 싶어도 떨어지지 않지.

너희도 가지고 있을거라 본다. 열심히 공부했는데 성적이 개판이라던지, 게임에서 굴욕을 당했다던지,

학창시절에 괴로운 일을 겪었다던지, 용기내서 고백했는데 차였다던지. 우린 그런 고통을 품고 살아가야 하지만

윳쿠리들은 그걸 단 한번의 배변으로 없었던 일로 할 수 있지. 그리고 그것은 윳쿠리의 특성에 맞춘 생존양식이다.

우린 그런 정신적 고통을 품어도 육체에 직접적인 데미지가 없지만 윳쿠리는 그 자체가 일종의 내상이거든.

그래서 윳쿠리는 쉽게 잊어버린다. 자신에게 불편하고 불리한 기억을 말이지. 그런 윳쿠리가 건강한 윳쿠리다.

하지만 이런 특성이 역으로 문제가 되기 시작한 것이 바로 우리, 인간과 접촉하고 나서부터다.

인간 상대론 잊어선 안되는 것들을 윳쿠리는 그 특성에 따라 잊어버리는 탓에 인간과 계속해서 갈등을 빚지.

그리고 그것이 인간에 의한 윳쿠리의 죽음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자연 속에서라면 당연한 건강한 활동이

인간이란 존재와의 접촉으로 역효과를 일으키게 된 것이지. 그래서 윳쿠리는 새로이 변화하고 있다.

부정적 기억을 품는다는 내상을 감수하고 인간이란 존재와의 갈등을 피한다는 선택지를 택한 것이지. 답이 되었나?"

 

질문한 학생은 고개를 끄덕여 긍정의 반응을 보였다.

다음 질문자가 바로 질문을 이었다.

 

"윳쿠리는 어디까지 소화할 수 있나요?"

"솔직하게 말하자면 난 일반인에 비해 어딘가 나사빠진 부분이 있어. 쉽게말해 미쳐있지. 그래서 별로 와닫지 않았지만

너희가 이걸 알면 꽤나 소름끼칠거라 생각한다. 윳쿠리의 소화력 말이지.

그녀석들이 얼마나 경이적인 소화력을 가졌는지 아나? 윳쿠리가 먹은 모든 유기체는 전부 팥소로 치환되지.

그것도 매우 빠른 속도로 말이야. 씹어 삼키면 그걸로 바로 자기 내장의 일부가 되는거야. 단적으로 말해줄까?

만약에 내가 윳쿠리고 너의 손가락을 물어뜯어서 씹었어. 그럼 난 이렇게 말하겠지.

우걱우걱! 행보옥!"

 

객석에서 폭소가 터져나왔다. 강사의 대담하고 익살스런 묘사에 다들 웃음을 참지 못한 것이다.

옆에 있던 사회자도 웃음이 새어나왔고, 스텝들도 깔깔대며 웃었다.

하지만 이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이어지는 강사의 한마디로 싸악 차가워졌다.

 

"이걸로 너의 손가락은 사라졌다."

 

그 한마디에 모두가 침묵해버렸다.

적막. 그 이상의 싸늘한 분위기가 대강당을 휘감았다.

 

"행복. 씹어 삼킨 뒤 맛있었다고 선언한 그 순간, 팥소로의 치환은 다 끝난거야.

이제와서 그 윳쿠리를 찢어발긴다고 해도 뜯겨나간 손가락은 찾을 수 없어. 뼛조각 하나조차도.

그러니까 너희가 윳쿠리한테 손가락을 물어뜯겼으면 우걱댈 때 재빨리 죽여서 되찾으라고. 행복 외친 순간 끝이니까."

 

누군가는 공포를 느끼기도 했다.

백의의 남자는 그 공포가 담긴 시선을 놓치지 않았다.

 

"그래, 두렵나? 맞아, 그 어떤 동물도 이정도의 소화속도를 가지지 않았지. 윳쿠리가 약한 게 다행이라 생각해라.

만약 윳쿠리가 인간에 맞먹을만큼 강했다면 윳쿠리에 대한 폭력은 학대가 아니라 생존경쟁이라 불렸을테니까.

실제로 일본을 포함한 세계 각국에서 도스가 인간을 잡아먹었다는 사례가 간혹가다 들려오곤 하지.

그리고 그런 도스가 이미 그 피해자를 삼킨 뒤라면 그 도스를 죽여서 배를 갈라도 피해자의 흔적이라곤

유기체가 아닌 옷가지같은 것에 한하지. 피해자의 신분은 신분증으로나 알 수 있는 정도다.

이게 너희가 모르는 윳쿠리의 이면이다. 약해빠진 종족인 주제에 의외의 공포를 품고 있는 녀석들이라고.

그런 녀석들이 발로 한번 밟는 걸로 으스러지는 녀석들인 게 다행인 줄 알아라 너희들."

 

이번 질의응답도 학생들의 주목을 끌었다.

단지 이번엔 좀 다른 분위기를 몰고 온 주목이었지만 말이다.

 

"자아, 다른 질문 있나?"

 

그 이후로도 강의는 계속되었다.

점점 학생들은 적극적으로 질문해왔고, 강사도 역시 적극적으로, 그리고 재치있게 대답해줬다.

강의가 시작한 지 1시간. 어느새 강의를 마칠 때가 다가왔다.

 

"슬슬 시간이 다 되어가는군. 그럼 마지막으로 이 말로 마치겠다.

윳쿠리는 탄수화물계 생명체다. 그리고 그런 윳쿠리가 주로 소비하는 에너지원도 역시 탄수화물이다.

이건 즉 윳쿠리는 매 순간순간마다 자신을 소모하면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자신의 세포 하나하나를 소모하는 방식으로 살아가는 것이지. 그러면서 배변활동마저 자신의 일부를 배출하는 거다.

그런 녀석들이다. 신체도 유약한데 살아있는 순간순간이 자신이 소모되는 것이라고.

그렇기 때문에 생존본능에 의해 원초적 욕망이 강해진 생물들이다.

소모되는 신체를 복구하고 유지하기 위해 식욕이 왕성해졌고

쉽게 죽어나가는 동족의 수를 불리기 위해 성욕이 활발해졌고

자존감 상실이란 정신적 상처는 곧 육체의 상처이기도 하기 때문에 오만하지 않으면 안되며

활동할수록 자신의 소모도 활발해지기에 게을러지려고 한다.

하지만 그 어떤 윳쿠리도 이러한 자신들 종족의 특성을 이해하고 살아가진 않는다.

그럴 수가 없지. 그 어떤 동물도 자신의 생체적 특징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살아가진 않으니까.

남아프리카의 생물학자 라이얼 왓슨은 이런 말을 했다.

<우리가 두뇌를 이해할 만큼 두뇌가 단순했다면, 우리는 너무 단순해서 두뇌를 이해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인간조차 자신을 제어하는 뇌에 대해 다 알지 못하는데 어떻게 윳쿠리가 자신의 생체적 특징을 다 이해할까?

너희가 앞으로 윳쿠리를 어떻게 대하든 그건 내 관심 밖이다. 애호든 학대든 관심 안두든 내 알 바 아니야.

굳이 따지자면 너희가 죽이는 윳쿠리 수만큼 내 실험체가 줄어드는 것이 불만이라는 것 정도?

하지만 적어도 이것만은 명심해라. 윳쿠리는 인간에게 악의를 품고 민폐를 저지르는 생물이 아니다.

자기네들 생체적 특성에 따라 보이는 행동양식에 불과한 것이다. 윳쿠리를 인간과 동일선상에 두고 생각하지 마라.

그럼 적어도 너희가 윳쿠리때문에 받는 스트레스는 줄일 수 있겠지. 오늘 강의 듣느라 수고했다. 여기서 마친다."

 

그는 등을 돌려 무대에서 내려왔다.

그리고 학생들은 하나같이 자리에서 일어나 이 미련없이 떠나는 강사에게 갈채를 보냈다.

사회자가 시키지도 않아도 학생들 스스로가 감명받아 보내는 찬사였다.

그런 거 전혀 신경쓰지 않는 남자이지만

이번만큼은 아닌 것 같다. 무대에서 내려오는 그의 얼굴에 평소하곤 다른 순수한 기쁨이 미소가 지어져 있었다.

  • ?
    RLAWNGUS 2017.03.13 12:33
    쩔어 대학교 다닐때 이런강의만 있으면 토일에도 기꺼이 나올 것 같아
  • ?
    PRASEOD 2017.03.13 16:34
    저 양반이 저런 미소를...
  • profile
    무첸 2017.03.13 18:25
    허허... 순.수.한.미.소라니....
  • profile
    미리내미르 2017.03.13 20:30
    이렇게까지 윳쿠리에 대해 고찰이 가능한 사람이 여기 계시다니... 이건 정말 엄청난 행운이라 생각합니다.
  • ?
    우동먹고싶다 2017.03.19 01:55
    제일 인상깊은 부분은 우걱우걱행복이였다. 미친,그럼 다르게 생각해서 저걸 이해하고 있는 윳쿠리가 있으면, 그 윳쿠리가 인간의 다리를 물고 우걱우걱 행복을 외친다. 그럼 그양반의 물린부분은 사라지고 없는거잖아
  • ?
    윳살윳G 2017.06.06 11:09
    이분 대단하시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공지 공지 글 창작물 게시판 이용안내 2 류민혜 2015.09.05 1143 0
710 일반 남극에서 온 그녀 -17- 3 mad 2017.03.15 127 1
709 애호 존엄한 존재 1 미카엘 2017.03.14 185 0
708 애호 골목길의 가족들 미카엘 2017.03.14 182 0
707 기타 마리사를 알아보자 1 미카엘 2017.03.14 167 0
706 제법 미카엘 2017.03.14 109 0
705 학대 윳쿠리를 연구하는 자 -16- 2 mad 2017.03.14 161 4
704 일반 남극에서 온 그녀 -16- 4 mad 2017.03.14 115 1
703 하천의 윳쿠리들 2 미카엘 2017.03.13 172 0
702 데이부 미카엘 2017.03.13 138 0
» 학대 윳쿠리를 연구하는 자 -15- 6 mad 2017.03.13 162 4
700 일반 남극에서 온 그녀 -15- 4 mad 2017.03.13 130 1
699 규칙 미카엘 2017.03.13 150 0
698 학대 여름 미카엘 2017.03.12 152 0
697 애호 느긋! 미카엘 2017.03.12 134 0
696 애호 좋은 밤 미카엘 2017.03.12 136 0
695 기타 더위 속 윳쿠리 일가 느왁스 2017.03.12 212 0
694 학대 윳쿠리를 연구하는 자 -14- 1 mad 2017.03.12 158 1
693 일반 남극에서 온 그녀 14 1 mad 2017.03.12 118 0
692 학대 조기교육 미카엘 2017.03.12 180 0
691 일반 레이무종에 대한 고찰 1 미카엘 2017.03.11 140 0
Board Pagination Prev 1 ... 41 42 43 44 45 46 47 48 49 50 ... 81 Next
/ 81

대망의51번째 텍스트
비로그인
비로그인
느긋함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