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우우!?"
"그렇다게라. 제한은 있지만 쿄우진씨께서 우리에게 자율적 행동을 허가하셨다게라."
시로이 쿄우진의 집 지하 2층
그곳은 24마리의 특별한 윳쿠리들이 생활하는 공간.
이들의 존재는 시로이가 극비로 삼아왔기 때문에 이 비밀연구소의 윳쿠리들은 자유로운 외출이 허가되지 않았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것이 부분적이나마 해제.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자유로운 외출이 가능해진 것이다.
"단, 오메가만큼은 지금까지처럼 카이와 2윳1조로 다녀야 한다게라."
"오메가의 폭주를 저지할 수 있는 건 현 시점에선 나밖에 없으니까 말이지."
"쳇, 저번의 야쿠잔가 뭔가 하는 녀석들 찾아서 재미 좀 보려고 했는데."
"그리고 그것과는 별개로, 지난번 야쿠자 소탕 건으로 쿄우진씨 재정상황이 나빠져서 우리도 일을 해야 한다게라."
"일이라고묭? 싸우는 법밖에 모르는 우리가 인간의 일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묭?"
"그건 괜찮다게라. 그 싸우는 법이 도움이 되는 일들이다게라."
"묭?"
"자세한 건 제 1 가공소에서 들으면 된다고 했다게라."
알파는 모두에게 시로이에게 받은 연구개체 뱃지를 나눠준 뒤 시로이의 집을 나서 제 1 가공소로 향했다.
가공소 문앞엔 시로이가 기다리고 있었다.
"기다리고 있었어. 본론은 들어가서 이야기할까?"
가공소의 접객실. 시로이와 24마리의 윳쿠리들은 이곳에서 제 1 가공소장을 기다렸다.
잠시 후, 건장한 체격의 남자 소장이 비서의 표본같은 모습을 한 여자 비서를 데리고 접객실에 들어왔다.
"반갑습니다, 시로이씨. 다른 가공소장들에게서 이야기는 많이 들었지만 실제로 뵙는 건 처음이로군요."
"시로이 쿄우진입니다. 반갑습니다."
"제 1 가공소장인 나카가와입니다. 이쪽은 제 비서인 츠루야씨이고요."
"반갑습니다, 시로이씨. 츠루야라고 합니다."
"그건 그렇고 놀랍군요. 정말로 이런 윳쿠리들을 숨겨두고 계셨다니..."
"저도 웬만하면 세간엔 드러내고 싶지 않았죠. 제 평판에 나쁜 흠집이 생길 수도 있으니까요."
"확실히, 프리랜서 연구가이신 시로이씨가 이렇게 위협적인 윳쿠리들을 여럿 데리고 있다는 건 문제삼을 수 있겠죠."
"하지만 제 재정상황도 나쁜데다 이녀석들을 마냥 가둬둘 수만도 없어서, 가공소를 통한 방식으로 일 좀 시킬까 합니다."
"그렇군요. 저희 제 1 가공소는 플래티넘급을 관리하는 역할을 하죠. 그리고 그 플래티넘급 윳쿠리들 중엔..."
"어지간한 윳쿠리는 간단히 죽일 실력의 전투센스를 가진 윳쿠리들도 있죠. 가공소 소속으로 일하는 윳쿠리도 있고요."
"시로이씨는 그 점을 이용하시려는 거군요? 제 1 가공소를 통하면, 이런 윳쿠리가 있어도 그리 이상할 건 없다..."
제 1 가공소엔 특별한 윳쿠리들이 존재한다.
운동선수나 보디빌더 못지않은 피지컬을 가진 마쵸리나 손톱으로 5mm강철판도 베어버리는 몸첨부 레미랴라던지
고교수학수준의 문제는 1~2초면 푸는 레이무, 검도 4단의 몸첨부 요우무 등
시로이처럼 연구를 통해 만들어진 개체들은 아니지만 특출난 재능을 가진 윳쿠리들을 곳곳의 가공소에서 모아와
그 재능을 갈고닦아 플래티넘으로 승격시키고, 동시에 가공소의 직원으로 두어 일의 효율이나 수익을 높인다.
그리고 시로이는 이것을 이용하겠다는 것이다.
온갖 재능을 가진 윳쿠리들이 모이는 제 1 가공소에선 어떤 윳쿠리가 나타나도 그리 이상할 게 없다.
그 점을 이용해 윳쿠리 무기화 계획으로써 개조, 또는 탄생한 윳쿠리들을 서류상 이곳에 소속시키는 것으로
시로이 개인이 소유한 위험개체로써가 아닌, 가공소 관리하에 탄생한 특별한 윳쿠리인 식으로 둔갑하는 것이다.
"저희 가공소 측에서도 이득이 되는 거래이지요. 시로이씨의 비밀연구를 조금이나마 알 수 있게 되니 말이죠."
"뭐, 전 현재로썬 데이터를 공개할 생각은 없지만, 곁눈질로 이녀석들의 능력을 눈여겨보는 것 정도는 괜찮죠."
"그럼 츠루야씨, 위장서류의 작성을 부탁합니다."
"알겠습니다 소장님. 자, 윳쿠리분들은 절 따라와서 한마리씩 차례대로 비서실로 들어와 주십시오."
"그럼 갔다오겠습니다게라."
"그래, 수고해라."
"그럼 시로이씨, 그동안 저희는 앞으로 시킬 일들에 대해서 논의할까요?"
그날 밤, 시로이는 혼자 집으로 돌아왔다.
"무, 무큐, 주인님 돌아오셨나요?"
"그래. 너흰 집 잘 봤냐?"
"문제 없었어, 주인."
"근데 오빠야, 그, 알파쨩이라던가 다른 윳쿠리들은 안돌아왔어?"
"오늘은 일에 관해서 좀 배우느라 안돌아올거야. 내일 아침 돌아와서 집에서 쉬었다가, 그 다음날부터 출근하는 식이랬지?"
"주인도 슬슬 일해야 할 때 아냐? 주인도 언제까지 컵라면 생활은 싫잖아."
"그 이전에 자금부족으로 연구를 못하는 게 답답했지. 아직 살려놓은 그 원종도스 중추팥 연구부터 계속할까?"
"무큐, 주인님. 그럼 알파씨들은 어떤 일들을 하게 되는 건가요?"
"흐음... 일단 기본적으로..."
시로이는 한 템포 끊으면서 특유의 사악한 미소를 지으면서 마저 대답했다.
"윳쿠리 사냥, 일까나?"
밤에는 보통 윳쿠리들은 잠에 든다.
야행성이 강한 레미랴나 플랑 정도나 밤에 주로 돌아다니는 정도일까.
하지만 윳쿠리도 때론 잠이라는 행위를 포기하고 한밤중에 움직일 때가 있다.
그 이유가 생존을 위해서든 다른 불순한 목적이든간에.
그리고 오늘밤도 그렇게 움직이는 한 윳쿠리 무리가 있었다. 아니, 두 무리였다.
"게헤헤헤헤, 한밤중에 사냥씨라니 도스들은 천재라제!"
"그렇다제! 멍청한 인간씨들은 분명 느긋하게 잠이나 자느라 아무것도 못할 거라제! 제헤헤헤헤!"
두마리의 도스가 자신의 무리들을 이끌고 인근 야산에서 내려와 인간의 집을 약탈할 작정인 모양이다.
물론 그들은 그걸 위대한 사냥! 이라고 자칭하고 있지만.
도시는 밤에도 빛나지만 주택가의 사람들은 대부분이 잠에 들었을 시간이다.
확실히 이때를 노려 도스 스파크로 선공을 박고 그 저택을 장악하는 건 민간인 상대로 가능할 수 있다.
그것도 도스가 하나가 아니라 둘씩이나 동맹을 맺고 공격하는 것이라면.
가공소에게 몰살당할 운명인 건 변하지 않지만 이들은 확실하게 인간들에게 재산 또는 인명의 피해를 입힐 것이다.
다만...
"그리고 그런 인간들을 너희같은 멍청이들한테서 지키기 위해 우리가 나서는거지게라."
"뭐라고!? 감히 위대한 도스님들한테 멍청이라니, 너흰 누구냐제!"
그들은 때가 너무 안좋았다.
그곳엔 AK-47모델의 개조 에어건 두정을 양손에 하나씩 든, 오른쪽 눈이 기계인 몸첨부 우동게
팔과 다리가 쇳덩이 기계로 이루어진 글래머하면서 근육이 다부진 긴 흑발의 몸첨부 윳쿠리
머리카락도, 눈동자도, 옷의 색도 짙은 핏빛으로 물들어있는 몸첨부 레이무가 서있었다.
미래적인 디자인의 하얀 철제 뱃지와 위엔 가공소라 적혀있고 아래엔 이름이 적혀있는 명찰을 단 채.
그 세 윳쿠리의 이름은 알파, 카이, 오메가.
"하아, 최단기간 졸업으로 받은 순찰임무가 순찰로 끝나지 않을 줄이야게라."
"뭐, 이런 녀석들한테서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순찰하는 것 아닌가. 오메가 녀석은 즐거워하는 것 같지만."
"도스가 둘이라, 키히히히! 재미 좀 볼 수 있겠는데?"
"이 좁은 주택가에서 도스가 도스 스파크를 쓰게 하면 안된다게라. 도스는 오메가랑 카이가 맡아라게라."
"어이 어이, 저 둘은 나 혼자서도 상대 가능하다고?"
"하지만 도스 스파크조차 쓰게 만들어선 안되지. 철저하게 배제해라 오메가. 놈이 조금의 발악도 하지 못하게 하는거다."
"그럼 내 먹잇감을 가로챈 만큼 너가 내 상대를 해줘야겠다, 카이."
"...하아. 이 싸움광을 제어하는 댓가론 싼 편인가?"
"뒤쪽의 윳쿠리 무리는 알파가 상대한다게라. 도스들을 부탁한다게라."
알파가 양손에 소총을 하나씩 들고 달려 두마리의 도스 사이로 지나갔다.
"제!?"
"머, 멋대로 도스들을 무시하지 말라제!"
"야! 니들 상대는 나란 말이다!"
"지금부터 네놈의 해체작업을 시작한다."
알파는 도스 뒤의 윳쿠리 무리들 사이로 들어갔다.
알파의 오른쪽 눈이 계산하길 총 152마리.
대체 어떻게 살아온 건지는 모르지만 이 두 도스는 잘도 자신의 무리들을 이렇게까지 불려놓았다.
확실히 이만한 숫자라면 아무리 학대에 능한 인간이라도 민간인들에겐 벅찬 숫자일 것이다. 하지만...
"30발들이 탄창 5개 소모인가게라."
"느?"
"충분하다게라."
이들은 민간인이 아니다.
타다당
한발의 총성이 울릴 때마다 한마리의 윳쿠리의 생명이 종말을 고한다.
알파의 사격에 미스는 없다. 적어도 이딴 평범하고 한심해빠진 윳쿠리들 따위론.
알파는 걸으면서 윳쿠리들을 사살해나갔다. 그녀가 걸어가면 그 뒷편에 남은 것이라곤 구멍뚫린 만쥬밖에 없었다.
"느, 느아아아아! 살윳마다아아아아! 괴물이다아아아아!"
"그 사람의 도움이 된다면 괴물이어도 상관없어게라."
"도, 도스! 느긋하지 않게 레이무들을 구해달라구!"
한편 도스들은 각각 오메가와 카이에게 실컷 두들겨맞고 있었다. 외마디 비명조차 지를 틈도 없이.
"꺄하하하하하! 왜그래 왜그래! 날 찢어발기고 싶은 거 아니었어? 왜 샌드백이 되어있는거야?"
"이것이 너희의 한계다. 숲속에서 조용히 지냈으면 무사했을 것을..."
그리고 카이와 오메가는 갑자기 도스를 두들겨패는 걸 멈추고 뒤로 크게 도약하여 거리를 벌렸다.
"어이, 카이 너도 같은 생각이냐?"
"너만큼은 아니고, 절제는 하지만 나도 싸움과 강해지는 걸 즐기는 녀석이다."
"느, 느게엑..."
"비... 빌어먹을 썩을 게스들이! 도스! 둘이서 전력으로 도스 스파크다제!"
"아, 알았다제! 이번만큼은 느긋하지 않게 전력이다제!"
"온다, 오메가. 녀석들에게 우리가 누구인지를 뼛속깊이 깨닫게 해주자고."
"헹, 말 안해도 준비됐다고!"
""도스 스파크!!!"
두마리의 도스가 나란히 도스 스파크를 쏘았다.
카이와 오메가를 향해 확실하게 일직선으로.
"키햐하하하하하핫!"
"하아아아앗!"
그리고 두 도스의 혼신의 도스 스파크는
오메가의 정권과 카이의 공중 뒤돌려차기 한방에 상쇄되어 사라졌다.
"싱겁긴, 상처 하나 안나잖아?"
"이게 너희들의 전력인거냐?"
"느, 느아아아...!"
"말도 안된다제! 저건 괴물이다제!"
"그럼, 이제 끝이다!"
"잘가라 물렁한 샌드백들!"
""느아아아아아! 이 도스에게 다가오지마아아아아!"
두마리의 도스는 카이와 오메가의 정권에 맞았다.
그리고 그 정권은 그대로 그 충격을 일직선으로 전해
3m라는 덩치의 대형만쥬의 몸에 구멍을 뚫었다.
뒤로 대량의 팥소가 터지듯 흩뿌려졌고, 이 어리석은 지도자들은 그 명을 다했다.
"하아... 이제 끝났..."
그리고 갑자기 오메가가 카이에게 뛰어들어 발차기를 날렸다.
카이는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 태연하게 방어했다.
"일도 끝났으니 약속대로 상대해줘야지?"
"적어도 장소 정도는 바꾸는 게 어떤가?"
"이쪽도 정리 끝났어게라. 근데 너희들 뭐하냐게라?"
"뭐긴 뭐야 약속대로 재미 좀 보는거지!"
"미안, 이미 시작한 이상 말리긴 힘들 것 같다."
"하아... 그럼 난 가공소에 연락해서 청소를 부탁하겠다게라."
이렇게 시로이 쿄우진이 숨겨두고 있었던 24마리의 윳쿠리들은
헛된 생각을 품고 인간에게, 그리고 무고한 윳쿠리에게 해를 끼치려는 게스 윳쿠리들에게서
도쿄를 지키는 파수꾼 역할을 맡게 되었다.
참고로 청소는 해당 지역에서 가장 가까운 가공소 직원들이 했는데
직원들 말로는 주택가에 피해는 없었지만 두 몸첨부 윳쿠리가 드래곤볼을 찍고 있었다나 뭐라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