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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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 어이, 정말로 괜찮은거야?"

"맞다니까! 이 집의 주인, 혼자 사는데 어째선지 지금 병원에 입원해서 사람은 아무도 없다더라."

"확실히 조용하긴 한데, 그냥 안에서 누가 자고있는 거면..."

"아 진짜 겁 많네! 우리가 도둑질 한두번 한 것도 아니고, 그때면 그냥 칼들고 협박하면 되잖아!"

"그, 그건 그렇네."

 

한밤중의 어느 날, 누군가의 집을 복면을 쓴 두명의 도둑이 침투하려 하고있다.

 

"어지간히도 급히 입원한 모양이네. 문도 안잠겨있어."

"시로이 쿄우진(白​意​ 強​仁)이라... 희안한 이름이네."

"그 사람 이름따위 알 게 뭐야, 중요한 건 이 사람이 상당한 부자라는거지! 분명 집도 돈될 게 많을거야."

 

잠겨있지 않은 현관문을 열고 두 도둑이 들어갔다.

체격이 좀 다부진 도둑이 과감히 거실로 향하는 동안 다소 왜소한 도둑은 현관에서 가장 가까운 방을 열어보았다.

 

"우와, 이거 윳쿠리용 방인가보네. 윳쿠리 용품이 가득해."

"그딴거 비싸봐야 돈 많이 안돼."

"아니, 그건 그런데 방은 잘 꾸며졌는데 윳쿠리는 안보여."

"아직 윳쿠리를 안산거거나 짜증나서 죽였겠지 뭐. 것보다 너도 빨리 돈 될만한 거 찾아봐."

 

거실엔 넓직한 서랍장과 그 위에 놓여진 LED 텔레비전, 가운데엔 테이블이 놓여져있고 TV 반대편엔 소파가 있다.

 

"이 TV정도면 비쌀 것 같지 않냐? 화질도 좋아보이고."

"우리가 TV 하나 훔치자고 들어왔냐? 금은보석을 찾으라고! 하다못해 현금이나 통장, 카드라도!"

 

체격좋은 도둑은 이번엔 이 집의 1층 침실로 향했다.

 

"오오, 집주인 침실인가. 여기라면 돈될 귀중품이 놓여있을지도?"

"부엌에도 마땅한 건 안보이는데. 왠지 냉장고에 윳쿠리용 간식이 있기는 해도."

"아 쫌! 그놈의 윳쿠리에서 좀 떨어지라고! 그딴 거 주절댈 시간에 귀중품이나 찾으라고!"

 

체격좋은 도둑은 계속 '돈, 돈' 중얼거리면서 침실의 서랍이나 옷장 등을 뒤적댔지만 아무런 수확도 얻지 못했다.

 

"뭐야 이거, 하다못해 지갑이라도 나와야 하는 거 아냐?"

"부엌도 마땅한 거 없는데. 정말 이 집이 부잣집이란 정보 맞아?"

"맞다니까! 몇달 전에 이 집 주인이 카페에서 지 친구랑 돈 얘기하는데 그 금액이 어마어마한 거 엿들었다고!

그러고서 이 인간 집 찾아내느라 얼마나 고생한 줄 알아!?"

"아, 알았어. 알았으니까 너무 큰 소리는..."

"왜!? 누가 들을까봐!? 이 집은 아무도 없어! 사람이라곤 한명도 없다고! 게다가 인근 주택하고도 동떨어진 데라고!

우리가 맘껏 소리쳐봐야 들을 사람 아무도 없어! 그러니까 빨리 망할놈의 귀금속이나 찾아내라고!"

 

두 도둑이 아직 확인하지 않은 곳은 2층.

도둑들이 2층으로 가기 위해 그 계단이 있는 현관방향으로 이동하는 동안 현관문이 열렸다.

흑발의 긴 생머리를 한 20대 여인이 집안으로 들어왔다.

 

"다녀왔습니다. 라고 해도 지금쯤이면 다들 잘 시간인가. 음?"

 

현관 앞에서, 여인과 두 도둑이 마주쳤다.

도둑들은 잠시 당황하여 멍하니 있더니, 이내 체격좋은 도둑이 품에서 단검을 꺼내고 여인에게 겨누며 말했다.

 

"이봐 아가씨, 다치기 싫으면 조용히 하라고. 알았지?"

"......"

"왜 대답이 없어! 도망친다거나 경찰에 신고한다거나, 허튼 생각하면 무사하지 못할 줄 알아!"

"당신들, 도둑인건가?"

"뭐?"

 

칼을 든 강도와 만난 것 치고는 여인의 태도는 심히 침착했다.

이러한 여인의 모습에 오히려 두 도둑이 당황하기에 이르렀다.

 

"도, 도둑이다! 그래! 우린 도둑이야! 그래서 뭐 어쩔건데?"

"그럼, 당신들한테 폭력을 좀 휘둘러도 문제는 없겠지?"

"뭐, 뭐라...?"

 

여인은 말을 끝마치자마자, 칼을 든 체격좋은 도둑이 말을 채 마치기도 전에

어느샌가 그 앞에 다가가 왼팔을 가볍게 옆으로 휘두르자 칼날이 부러지고 튕겨나가 옆의 벽에 박혔다.

그리고 그제서야 두 도둑은 달빛을 통해 비쳐진 여인의 드러난 신체 중 두 팔다리가 철로 되어있음을 알 수 있었다.

 

"밤공기가 좋아서 오메가랑 대련하러 나갔다 왔더니 이런 일이 생길 줄이야."

"너, 너너너, 넌 뭐야!?"

"흐음, 나에 대해선 나보다 내 주인이신 시로이님이 더 잘 아시지만, 일단 나는 카이라고 불리고 있다."

"이, 이름따위 물어본 게 아냐!"

"알고있어."

"뭣!?"

"나도 너희가 도둑이란 것 이상으로 알 생각이 없고. 단지 난 너흴 제압할 뿐이지."

"나, 남자 둘이야 여긴! 근데 니가 뭐라고...!"

 

체격좋은 남자가 겁에 질린 채 카이의 안면에 주먹을 날리려 했다.

그러나 그 주먹을 카이는 왼손으로 쳐서 가볍게 막아내더니 곧장 오른주먹으로 그 도둑의 배에다 카운터를 꽂아줬다.

그 도둑은 기어가는 목소리로 가느다란 비명을 지르더니 이내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히, 히이익!"

 

왜소한 도둑은 그 광경을 보고 겁에 질려 거실의 마당으로 향하는 유리문쪽으로 도망치려고 했다.

하지만 그 문에 도달하기 전에 누군가가 날아와 그 앞을 가로막고 있었다.

달빛에 백금색의 뱃지가 반짝이는 모자를 가진, 박쥐의 날개를 펼친 소녀였다.

 

"자다가 시끄러워서 나와봤더니 이 소란이네. 모습을 보아하니 도둑인 모양이고..."

"히익! 뭐, 뭐야 너흰!"

 

왜소한 도둑은 겁에 질려 그 자리에서 뒤로 넘어져 엉덩방아를 찧었다..

거실 한가운데의 테이블에 등을 기대며, 자신을 내려다보는 그 붉은 눈을 응시하고 있었다.

 

"아, 플라티나양. 집에 도둑이 든 것 같아서 말야. 한놈은 기절했으니 그녀석만 처리해주게."

"하지만 난 사람이랑 싸우는 훈련같은 건 받은 적 없는걸?"

"그래도 플라티나양이 해치워주지 않으면..."

 

테이블에, 어느샌가 누군가가 올라가선 그 위에 쪼그려 앉아 왜소한 도둑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하아... 오메가가 돌아온단 말일세. 늦었지만."

"키키킥, 넌 날 재밌게 해줄 수 있어?"

"흐이이이익!"

 

오메가라고 불리우는, 전신이 피에 물들기라도 한듯이 짙고 살짝 어두운 붉은 색의 옷과 머리카락, 동공을 가진 소녀가

단 한마디 하자마자 이 왜소하고 겁에 질린 도둑을 차서 소파로 날려보냈다.

소파까지 나가떨어진 왜소한 도둑은 바닥에 콩벌레마냥 웅크렸고

오메가는 테이블에서 내려와 그 도둑을 사정없이 발로 찼다.

 

"쳇, 하다못해 그 야쿠자란 녀석들은 저항이라도 했는데 말야. 재미없어."

"뭐, 이제 경찰한테 맡기면 퇴겠지. 그건 부탁해도 되겠지 플라티나양?"

"전화정도는 쓰니까, 내가 알아서 할게. 둘은 더 눈에 띄기 전에 들어가.

 

이러게 해서 경찰들은 전화를 받고 시로이의 집으로 향했고, 기절한 두 도둑을 현행범으로 체포하였다.

이 소식은 다음날 플라티나가 병문안을 왔을 때 시로이에게 전해졌다.

 

"헤에, 그런 일이 있었구나."

"자기 집에 도둑이 든 것 치고는 너무 태연한 거 아닌가, 주인님?"

"그야 너희들이 있으니까."

"에?"

"그녀석들 말대로, 사람은 없지. 하지만 윳쿠리라면 가득하지. 내 집을 지켜줄 윳쿠리도 잔뜩 있잖아?"

"하하, 정말 그렇네."

"그 도둑들, 털면 안되는 집에 들어온거지."

 

그곳은 멀쩡한 사람에게도 버거운 지옥의 단편.

사람이라 부르기 힘든 악마의 소굴.

만일 누군가가 이곳에 멋대로 들어가고자 한다면

그것은 사람이고 윳쿠리고 나름의 각오를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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