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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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옛날 아주 잔뜩 옛날, 어느 산의 숲속엔 무리를 정말 정말 느긋하게 하는 도스와 정말 정말 느긋한 윳쿠리들과

그리고 느긋하지 못한 하등한 노예 몸첨부 우동게가 한마리 있었습니다.

도스는 정말 정말 느긋할 수 있었고

무리의 모두들도 정말 정말 느긋할 수 있었습니다.

오직 단 한마리, 느긋하지 못한 노예만 느긋하지 못했습니다.

위대한 도스는 노예 우동게에게 무리와 도스 모두를 먹여살릴 먹이씨를 구해오라는 당연한 부탁을 하였고

하등한 노예는 언제나 느긋하지 못하게 무리 모두가 느긋하고 배부르고 행복!하게 먹을 수 있는 만큼의 먹이씨를

구해오질 못했습니다. 분명 이 멍청한 우동게가 빼돌렸을 겁니다. 느긋하지 못하니까요.

그래서 위대하고 현명한 도스는 언제나 이 나쁜 노예에게 합당한 벌을 주었습니다.

나뭇가지씨를 회초리씨로써 노예를 때리고

무리를 위한 응응노예로 삼고

아가야들이 느긋할 수 있는 장난감으로 삼았습니다.

결국 어느 날은, 분명 새하얗고 예쁜 눈씨가 잔뜩 내렸던 날이었습니다.

무리 모두는 당연하게 윳쿠리 플레이스에서 느긋하게 있었고

노예인 우동게는 당연하게도 무리 모두를 먹여살릴 먹이씨를 구하러 갔습니다.

그런데 웬걸! 해씨가 산씨 뒤로 숨으려 할 때 돌아온 이 우동게가 오늘은 아무런 먹이씨도 구하지 못하고 돌아온 겁니다!

제아무리 자비롭고 느긋하던 도스도 이번만큼은 용서할 수 없어서 어쩔 수 없이 노예에게 엄벌을 내렸습니다.

회초리씨로 노예의 오른쪽 눈을 찔러서 뽑아 무리의 아가야들이 가지고 놀 장난감으로 삼았습니다.

아아, 먹이씨를 가져오지 않은 못된 노예에게도 이 얼마나 자비로운 처사인지요.

하지만 노예는 고작 볼품없는 눈 하나 뽑힌 걸로 무리 모두가 들을 정도로 느긋하지 못한 비명을 질렀습니다.

위대한 도스는 이 못난 노예에게 회초리씨로 혼내주었고

노예는 무리 모두의 응응을 모아둔 화장실씨에서 자는 벌을 받았습니다.

이런 것을 잉과응보!라고 하는 겁니다.

그렇게 겨울씨가 지나가고 봄씨가 왔습니다.

위대한 도스의 느긋한 무리들 중엔 영원히 느긋해져버린 윳쿠리들도 나왔는데

어째서 저 느긋하지 못한 노예 우동게는 여전히 느긋하지 못하게 살아있는 걸까요?

도스는 무리의 윳쿠리들의 일부가 느긋해져버린 이유가 노예 우동게에게 있다는 현명!한 추리를 해서

노예 우동게를 회초리씨로 때리고 앞으로는 전보다 더더욱 많은 먹이씨를 구하라는 당연한 부탁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위대한 도스가 말을 하는데도 멍청한 노예는 무리의 아이돌씨인 와사 아가야가 가지고 놀다가 뭉개버린

볼품없는 노예의 눈알의 잔해만 바라보며 도스의 말을 듣지 않았습니다.

결국 도스가 노예를 더 때려서야 노예는 말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도스는 무리에게 영원히 느긋해져 융국으로 간 윳쿠리들을 위해서라도

무리의 윳쿠리들이 더더욱 상쾌!해서 느긋하게 무리를 늘려 무리가 더욱 느긋할 수 있게 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리고 노예 우동게에겐 산씨 아래로 내려가 멍청한 인간씨들의 느긋한 채소씨들을 가져오라고 부탁했습니다.

멍청한 노예는 그건 너무 위험하다는 알 수 없는 말을 내뱉었지만 도스는 그런 느긋하지 못한 거짓말에 속지 않습니다.

위대한 도스는 멍청한 인간씨들이 느긋하지 않게 독점하고 있는 야채씨들을 가져오지 않으면

나머지 눈도 뽑아서 무리의 아가야들의 장난감으로 삼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그제서야 멍청한 노예는 말을 듣기로 하고 산씨 밑으로 내려갔습니다.

 

"라는 게 무리의 현자인 파츄리의 설명이라구 무큐!"

"그리고, 그 우동게와 함께 올라온 게 나다... 이건가?"

"무큐! 멍청한 인간씨이지만 이해씨가 빨라서 좋네!"

 

시로이 쿄우진.

윳쿠리 생물학의 창시자이자 이 분야 연구의 선구자, 절대자. 라고 불리기에는 아직 5년 전.

생물학과 대학 3학년생인 그는 휴일을 맞아 연구에 쓸만한 윳쿠리가 없나 어느 시골로 갔다가

오른쪽 눈을 잃어 그쪽 눈은 감은 채 배추밭에서 어쩔 줄 몰라하던 몸첨부 우동게를 발견했다.

희귀종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통상종만큼 흔한 개체도 아니기에 그는 연구해볼 생각으로 다가갔다.

녀석의 상태는 상당히 나빴다.

오른쪽 눈을 잃었다는 심각한 신체적 손상은 물론, 이곳저곳 맞은 흔적이 있고

모습은 꾀죄죄한데다 옷도 먼지와 팥소투성이고 영양실조인 양 빼빼 말랐다.

시로이는 자신을 발견하곤 당황해 도망치려던 녀석을 쫓았다.

아니, 제대로 쫓기도 전에 녀석이 넘어지곤 재빨리 일어나질 못해 쉽게 포획할 수 있었다.

녀석은 공포에 떨고 있었다. 아마도 자신이 인간의 채소를 훔치려던 걸 들켰으니 죽임당할거라 생각하고 있을 터.

하지만 시로이는 이 시골동네의 사람도 아니고 윳쿠리가 농작물을 훔쳐먹는 데에 분개하지도 않는다.

그는 그저 흥미를 가졌다. 어지간한 통상종에 비하면 나름 우수한 녀석이 어째서 이런 비참한 꼴을 하고 있는가.

아직 말도 제대로 못하는 이녀석에게 차근차근 사정을 들은 백의의 남자는

그 우동게의 안내를 받아 우동게가 거주하고 있다는 무리로 찾아갔다.

그리고 그는 왜 야채씨는 안가져오고 인간씨를 데려왔나며 역정을 내는 도게스에게

달콤달콤이라고 속인 농도 50%의 염산이 담긴 시험관을 통째로 먹여서 있는 힘껏 씹어먹게 해

입안은 유릿조각이 나돌아 찢어발기게 하면서 동시에 염산이 몸 속을 녹이게끔 만들어 죽여버렸다.

이후 저항하던 무리의 윳쿠리들을 적당히 밟아죽여 이 무리에게 자신의 존재를 공포의 존재로 각인시킨 뒤

무리에서 가장 현명하다는 파츄리에게 모든 사정을 들었다.

이때까지의 내용을 이렇게나 기억하는 걸 보면 이녀석도 성향이 게스일 뿐 쓸만한 실험체가 될 것이다.

 

"나머지 무리는 뭐... 현 시점에선 그냥 쓸모없겠군."

"무큐? 뭔 소리냐구?"

"난 윳쿠리를 연구하는 인간씨다. 네놈이랑 이 우동게에겐 흥미가 생겼다. 그래서 실험체로 삼으려고."

"무큐? 실험체씨? 그게 뭔데?"

"뭐, 간단히 말해서 내가 너랑 이 아일 내 집으로 데려간단 소리다."

"무큐! 사육 윳쿠리로 삼겠다는거네! 스스로 파츄리의 노예가 되겠다니 현명한..."

 

시로이는 그 파츄리의 말을 더 들을 것도 없어서 바로 그 파츄리의 머리채를 잡아들었다.

 

"무큐! 아, 아프잖아 노예! 당장 느긋하게 파츄리를 내려놓으라구! 당장이 좋다구!"

"우동게, 따라와라."

"게, 게라?"

"어이 거기 썩을 할아범! 뭘 멋대로 무리의 현자씨랑 노예를 데려가는 거냐제!"

"맞아 맞아! 게다가 무리에게 정말 느긋하고 상냥한 도스까지 죽여놓고!"

"노예 도시파적이지 않게 도망가지 말라구요!"

"게, 게라..."

"신경쓰지마 저녀석들. 우린 우리 갈 길이나 가면 되는거야. 따라와."

"게라?"

"내가 흥미를 가진 순간, 넌 내꺼다. 저녀석들의 노예따위가 아냐. 나의 실험체이지. 그러니 따라와라.

너의 가치가 다할 때까지, 너는 나의 것이다. 나의 소유인거다. 그러니 따라와라! 나 이외에 널 해할 자, 이 세상에 없다!"

 

분명 그것은 악마의 외침이었다.

그의 얼굴은 지옥에서 악마가 미소짓는 것과 같았고 그의 말은 종속될 것을 명령했으며 그에게선 광기가 뿜어졌다.

하지만 우동게는 왼쪽밖에 남지 않은 그 눈에서 보았다.

그 백의의 남자에게서, 구원을.

자신이 진정으로 느긋해질 미래를.

우동게는 하나뿐인 눈에서 눈물을 흘리며 기뻐했다.

그 흰 옷의 악마가, 우동게에겐 천사로써, 아니, 신으로써 다가왔다.

그렇게 한 도게스의 무리에게 노예로서 살아오던 몸첨부 우동게는 그 시간 부로 시로이 쿄우진의 실험체가 되었다.

덤으로 그 무리의 자칭 현자 파츄리도.

그 파츄리는 모자에 태그가 붙여진 채 개체보관실에 갇혔고

우동게는 시로이에게 눈 이외의 신체를 치료받은 뒤, 지하 2층의 비밀연구실에서 거주하게 되었다.

 

"여기가 너의 새로운 집이다. 현재로썬 너 혼자만의 집이지."

"게라?"

"뭐, 지금은 너 혼자만 지내겠지만 앞으로 새로운 윳쿠리들이 들어올 수도 있을거야. 다 특별한 녀석들이겠지.

이곳에서 내가 하는 것은 윳쿠리의 무기화 계획. 윳쿠리의 가능성의 한계를 전투적인 방향으로 시험하고

최종적으로 인간에게도 위협적일 수준의 전략무기로써 완성시켜보는 것. 넌 그 첫번째 실험체로 선택받은거다."

"...게라?"

"지금은 이해 못해도 좋아. 내가 차근차근 가르쳐주지."

 

이후로 이 우동게는 알파(α)라는 이름을 부여받고

인간의 글과 언어를 교육받았으며, 영양가 높은 식사를 제공받고, 육체를 단련하는 트레이닝을 받았다.

알파의 신체가 정상적으로 회복되자 시로이는 자신이 스스로 제작한 기계의안을 알파에게 이식시켰다.

'알파아이-프로토타입'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 눈은 알파에게 새로이 오른쪽의 시야를 제공해줬고

알파는 자신이 다시금 오른쪽 눈으로 볼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에 감격의 눈물을 흘리며 시로이에게 안겼다.

시로이는 윳쿠리에게 크게 정을 주는 남자는 아니지만

윳쿠리의 심리를 이해해야 마음대로 다루고 연구할 수 있다는 이유로 알파의 감사를 받아들였다.

그로부터 알파는 새로운 훈련을 받았다.

비밀연구소엔 간이 사격장이 생겼고, 알파는 시로이가 특수개조한 에어건으로 사격훈련을 받았다.

이 모형 총은 미국에서 수입한 것으로 플라스틱 탄환을 쏘는 에어소프트건이 아닌

쇠구슬을 발사하는 진짜 BB건을 위협적인 위력으로 개조한 것으로

권총, 소총, 저격총의 세가지 종류로 가져와 알파에게 이 모든 총기의 숙달을 명했다.

알파는 그 어떠한 거부감 없이 훈련을 받아들였고, 점점 세 종류의 총기 모두에 훌륭한 숙련도를 가지게 되었다.

한편으로 시로이는 본래의 윳쿠리 연구를 하면서도 알파의 새로운 기계의안을 계속해서 만들어갔고

'알파아이-퍼스트'에서 '세컨드', '서드'까지 만들어져 지금에 이르렀다.

그렇게 5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그동안 알파와 같이 왔던 파츄리는 첫번째 개조 파츄리가 되었지만 특유의 게스성을 어찌하지 못하고

결국엔 대낮에 당당히 시로이를 떠나 노숙윳들을 통솔하는 무리장이 되겠다고 선언했다가

그 자리에서 전용 독약이 든 마취총으로 살처분당했다.

시로이가 비밀 연구실에 오는 날은 그 자신의 연구량의 증가로 점점 뜸해졌지만

알파는 스스로 스케쥴을 만들어 매일같이 스스로를 단련하고

새로운 개체가 이 연구실에 들어올 때마다 환영하여 받아주었다.

그 5년의 기간동안엔 이런 일도 있었다.

 

"알파, 잠시 나갔다 오자."

"게라? 쿄우진씨 무슨 일입니까게라?"

"뭐, 그냥 일이다."

 

시로이는 알파와 단 둘이 이전에 둘이 만났던 그 시골로 향했다.

 

"게라... 여긴..."

"기억하나? 우리가 처음 만났던 곳이지."

"네, 기억합니다게라."

"그리고 이곳의 산엔 너가 노예로써 종속당하던 그 무리가 살고 있었고."

"그것도 기억합니다게라. 고통스러운 과거이지만... 쿄우진씨 덕분에 알파는 구원받았습니다게라."

"그 무리, 다시금 성장했다더라. 새로운 도게스까지 탄생해서."

"저, 정말입니까게라?"

"아는 가공소를 통해 들은거야. 그래서 마침 좋은 기회다 싶었지."

 

시로이는 알파의 총기들을 챙겨왔다. 그 총기들에 맞는 쇠구슬 BB탄도.

 

"너의 실력이 어디까지 성장했는지, 그녀석들에게 복수하는 식으로 테스트해볼 생각 없냐?"

"게라..."

 

알파는 시로이에게서 권총을 받아들고 잠시 그것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알파는... 그때의 일이 괴롭긴 했지만 복수심같은 건 없습니다게라."

"그래?"

"하지만..."

"......"

"하지만 전 스스로에게 맹세했습니다게라. 나의 주인님, 시로이 쿄우진을 위해서라면 뭐든 하겠다고게라."

"충성심이란 녀석이로군."

"맞습니다게라."

 

알파는 에어건 소총과 저격총까지 마저 챙겨 무장을 완벽히 하였다.

 

"전 절 구원해주신 당신을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습니다게라. 뭐든 시켜만 주세요게라."

"그럼 보여봐라. 너 스스로의 판단으로, 그 무리를 멸절로 이끌어. 전략, 전술은 너 스스로 판단해라. 난 지켜만 보겠다."

"알겠습니다게라. 부디 지켜봐 주십시오게라."

 

알파와 시로이는 숲속으로 들어갔다. 시로이는 그 무리의 근처에 숨어 쌍안경으로 알파와 무리를 번갈아보며 살펴봤고

알파는 조금 떨어진 곳에 자란 나무 위로 올라가 저격총을 들었다.

 

"알파아이, 열화상모드. 저격대상, 아종 도스. 타겟 중추팥 미생성 상태. 저격부위를 오른쪽 안구로 결정."

 

무리는 꽤나 정신이 없었다.

새로운 도게스는 무리 전체에게 명령을 내려 빨리 먹이를 가져오라고 재촉하고 있었다.

 

"무리는 느긋하지 않게 먹이씨를 가져오라제! 이정도 양으론 무리는 커녕 도스도 느긋할 수 없다제!"

"썩을 도스, 옛날이 좋았어. 그땐 노예한테 다 맡기면 됐었는데."

"어쩔 수 없다제, 이젠 그 노예도 없고, 우리가 할 수밖에 없다제. 그 썩을 할아범 탓이라제!"

"빨리 빨리 도스를 느긋하게 하는...... 느아아아아! 어째서 도스의 눈씨가 아프냐제에에에!"

 

총성은 있지만 에어건이다. 화약을 쓰지 않는다. 그러니 산에 울릴 크기의 총성은 없다. 그러니 빗나가도 들킬 염려는 없다.

하지만 알파의 저격은 빗나가지 않는다. 단 한번의 사격으로 원하는 부위를 정확히 맞췄다.

비록 자신의 눈을 빼앗은 그 도스는 아니었지만, 알파는 과거 자신이 당한 일에 대한 복수를 시작할 수 있었다.

 

"...알파의 오른쪽 눈에 대한 복수다게라."

 

그 다음 알파는 무리의 땅에서 가장 바깥쪽에 있는 윳쿠리들을 차례차례 저격했다.

시로이는 쌍안경으로 그 광경을 지켜보면서 음산한 미소를 지었다.

알파의 저격에 단 한발의 미스도 없음에 감탄하고 있었다.

 

"대, 대체 무슨 일이냐제!"

"아가야아아아! 어째서 아가야가 이상한 구슬씨한테 뭉개져서 죽어있는거야아아아아!"

"무, 무리가 도시파적이지 않게 공격받고 있다구요! 빨리 모두 도망쳐야느북!"

"도망따위 못친다게라."

 

가장 외곽에 있던, 도주의 우려가 큰 녀석들의 저격이 끝나자 알파는 나무에서 내려와선 저격총은 등에 메고

이번엔 소총을 들고 그 무리에 직접 모습을 드러냈다.

 

"뭐, 뭐냐구 이 윳쿠리는!?"

"아앗! 도스는 안다제! 니놈은 그때 전 도스를 죽이고 사라진 썩을 할아범이랑 같이 사라진 노예 우동게다제!"

"알파를 기억하는 걸 보니, 넌 그 무리의 생존자였던 모양이군게라. 어떻게 도스가 된거지게라?"

"헹! 그야 도스는 도스의 자질이 있었으니까 결국엔 도스가 된 거 아니냐제!"

"5년 전의 새끼 마리사가 아종 도스로 자란건가게라. 네놈들한텐 참 많은 신세를 졌었네게라."

"당연히 신세를 진 거라제! 무리가 기껏 느긋하게 받"

 

타다다다당

실제의 총성보다는 작지만 확실하게 총성이라고 인식될 만한 소리가 근처에 울려퍼졌다.

도스는 뻔뻔한 헛소리를 내뱉기 전에 남은 왼쪽 눈에 5연발의 총격을 맞았다.

 

"느갸아아아악!"

"신세의 의미가 다르잖아게라. 멍청아."

 

타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당!

알파는 지금 소총에 장전된 모든 총알을 소진해 도스를 벌집으로 만들었다.

저격총 1발, 소총 30발. 총 31발의 총을 맞은 그 도게스는 자기 몸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짓눌려 몸 곳곳의 구멍에서

팥소를 쏟아내며 죽음을 맞이해간다. 아주 서서히.

원체 일할 의욕따위 없었던 녀석이 두 눈을 잃고, 몸에도 구멍이 뚫려 팥소를 쏟아내고 있다.

그저 비명을 지르며 죽음에 서서히 다다르는 것밖에 할 일이 남아있지 않다.

물론 다른 윳쿠리들이 보기엔 이미 죽은 거나 다름없겠지만.

 

"느아아아아! 도스가 죽어버렸다구!"

"썩을 노예! 노예 주제에 도스를 죽이다니 용서 못한다제! 이 마리사가 제!ㅈ..."

 

아마도 제제하겠다고 선언하려던 그 마리사는 귀밑털에 나뭇가지 하나 든 채 권총맞아 죽었다.

알파는 소총에 새 탄창을 장전하고 의안의 모드를 바꾸었다.

 

"레이저포인터 모드 전환. 알파, 지금부터 이 무리의 멸절을 개시한다게라."

 

이후의 일들은 말이 필요없었다.

그것은 일방적인 학살.

단 한발도 헛되이 쏘지 않고 정확하게 윳쿠리들을 죽여나간 알파였다.

에어건인 탓에 실제 총에 비해 무게가 상대적으로 가볍고 반동역시 상대적으로 적다. 게다가 알파는 이미 숙련자.

오른손엔 소총, 왼손엔 권총을 든 채 차례차례 이 무리의 윳쿠리들을 한발씩 맞춰 죽여가고 있었다.

도망치려던 녀석도, 덤비려던 녀석도, 자기 굴에 숨으려던 녀석도, 뭔 소란인지 궁금해서 기어나온 녀석도.

성체윳도, 아이윳도, 아기윳도.

레이무종도, 마리사종도, 앨리스종도, 그밖의 다른 종도.

 

"흐음, 저격 시작하고부턴 6분 13초지만 본격적인 학살만 따지면 3분 50초인가. 노래 한곡 들으면 끝날 시간이네."

 

시로이는 시간을 측정했다. 알파가 저격을 준비하는 시간부터 시작해서.

노트에 모든 것을 기록한 시로이는 알파에게 다가갔다.

 

"그래, 알파. 기분은?"

"...과거 청산이란 것이 이런 건가요게라?"

"흐음?"

"동족을 학살한건데, 죄악감같은 건 없고, 오히려 상쾌합니다게라. 이제야, 목을 죄던 사슬을 끊어낸 것 같은..."

"그래, 그게 너의 과거를 정리했다는 것이겠지."

"이런 기회를 주셔서 고맙습니다 쿄우진씨."

"뭐, 나도 네 수준 측정이 목적이었으니까."

 

시로이가 둘러보니, 이 무리는 확실하게 전멸하였다.

나무 밑 보금자리에 태연히 자고 있던 아기윳까지 꼼꼼하게 죽였다.

이미 여기선 재기할 윳쿠리따위 존재하지 않겠지.

알파는 이제야말로 자신을 괴롭혔던 그 무리에게 복수했다.

자신의 고통스런 과거로써 남아 자신을 괴롭혀왔던 그들의 존재를 말살했다.

드디어 해방된 것이다.

 

"자, 돌아갈까 알파?"

"네, 쿄우진씨. 나의 주인님."

 

이후로 알파는 지하 2층의 비밀연구소에서 다른 무기화 계획의 개체들을 통솔하는 리더역할을 맡았다.

개체들의 최고선배로써, 그리고 시로이 쿄우진에게 충성스런 윳쿠리로써.

시로이 쿄우진은 누군가에겐 악마이다. 인간이든 윳쿠리이든간에.

하지만 이 몸첨부 우동게, 알파에게는 다르다.

그는 구원자이며, 신이며, 영원한 주인이다. 그리고...

아니, 이 마음까지 고백하기엔 아직 알파에겐 용기가 부족하겠지.

하지만 알파는 생각한다.

언젠가는 그 마음까지도 고백할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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