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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윳쿠리와의 논쟁-“윳쿠리도 생명이야!”

 

 

 

 나는 학대 오빠야. 오늘도 즐겁게 학대를 하고 있다.

 

 

 “햣하!”

 “느기이이이이이이잇! 그망더어..!”

 “역시 윳쿠리는 학대당하기 위해서 존재하는 생물이라니까! 햣하! 몸을 꿰뚫어주마!”

 “뉴와아아아아아아아!”

 

 

 윳쿠리 학대는 정말 즐거운 일이다. 윳쿠리 특유의 짜증을 유발하는 멍청한 얼굴이, 격한 고통에 일그러질 때의 쾌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이런 윳쿠리의 표정을 보기 위해서 학대를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윳쿠리의 용도라고 한다면 가공되어 식품으로 소비되거나, 학대당해 인간님에게 즐거움을 주는 정도겠지.

 이런, 너무 학대에 열중해버린 것 같다. 방금 부모 윳쿠리의 숨통이 끊어져 버리고 말았다. 좀 더 즐기고 싶었는데 아쉽다. 그렇지만 아직 레이뮤 한 마리가 남아있으니 이녀석은 신중을 기해 천천히, 느긋하게 학대하도록 해야겠다.

 

 

 ‘어디보자, 집게를 내가 어디에 두었더라...’

 

 

 그렇게 도구를 찾고 있자니 등 뒤에서 레이뮤의 처절한 외침이 들려왔다.

 

 

 “오째서 이론지슬 하눈고야아아! 윳쿠리도 생명이라규우우! 다들 필! 사! 적으로 사라가고 있다규우! 구로니까 학대찌를 하묜 안대는 거자나아아!”

 

 

 자주 있다. 이렇게 ‘생명의 존엄성’을 내세워 자신의 목숨을 보전하려는 똥만쥬가. 보통 그냥 무시하고 학대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나는 내 나름의 철학을 가지고 윳학을 한다. 그러므로 지금부터 레이뮤에게 나의 철학, 즉 ‘윳학의 정당성’을 알려주도록 해야겠다.

 

 

 “오. 말 한번 잘했네 레이뮤. 분명히 윳쿠리도 생명이 맞긴 해.”

 “그렇다규! 윳쿠리도 엄연한 생! 명! 이라규! 그러니 느긋하지 않게 학대찌를 그만...”

 “하지만 레이뮤, 너가 생명이라고 해서 그게 너가 학대당하지 않아야 할 이유가 되는 건 아니야.”

 “느으?”

 “모든 생명이 같지는 않아.”

 

 

 나의 갑작스러운 반박에, 방금까지 “생명은 소중하다.”라며 내게 일침을 날리고 결연한 표정을 지었던 레이뮤는 당황하기 시작했다.

 

 

 “무슌 소리냐규! 모든 생명은 다 평등하다규!”

 “아니야 레이뮤. 잘 생각해봐. 모든 생명에는 급이라는 게 있어.”

 “느으?”

 “아직 잘 모르겠다는 눈치인데, 내가 쉬운 예시를 하나 들어줄게. 너는 윳쿠리의 생명과 땅바닥에 기어다니는 벌레의 생명이 동등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생각하니?”

 “느으읏! 그, 그건...!”

 “레이뮤. 너는 진.심.으.로 윳쿠리의 생명과 벌레의 생명이 동등하다고 생각하는거야?”

 “하.. 하지만...! 레이뮤는 사라남기 위해 어쩔 슈 없이 벌레찌를 우-걱 우-걱 했을 뿐이라규! 학대찌는 하지 않았다규!”

 

 

 이녀석, 지금 말을 돌리고 있다. 그렇게는 안 되지. 슬슬 몰아붙이자.

 

 

 “엥? 지금 너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느으.. 그게 무슌...”

 “아니. 너 지금 내 말을 완전 이해 못 하고 있잖아. 내 말을 제대로 듣긴 한 거야?”

 “구로니까 레이뮤는 사라남기 위해...”

 “아니아니. 그게 아니라 레이뮤. 나는 너한테 윳쿠리의 생명과 벌레의 생명이 동등한지를 물어보고 있잖아?”

 “구로니까 레이뮤는..”

 “아니 그러니까 내가 물어본건 그게 아니잖아.”

 “구로니까 레이뮤는 학대찌같은 건 안...”

 

 

 역시 멍청한 윳쿠리답게 말귀를 못 알아먹는다. 슬슬 짜증이 밀려온다.

 

 

 “자, 다.시.한.번 물어본다. 레이뮤 너는 윳쿠리의 생명과 벌레의 생명이 동등하다고 생각하니?”

 “느으으으으읏...!”

 “?”

 

 

 “구로니까 아까부터 계에속 말 해짜나아아아! 레이뮤는 사라남기 위해 벌레찌를 먹을 슈 바께 없다규우우우우! 인간찌는 말귀도 못 알아먹는 바보찌인거야아아아아?!”

 

 

 “후우... 이새끼가 진짜 안되겠네...”

 “느늣?”

 

 

 .

 

 

 .

 

 

 .

 

 

 “야 이 씨발새끼야! 내가 지금 너한테 벌레를 학대 하는지 안 하는지를 물어보고있냐 이 씨발놈아! 뒤지기 싫으면 묻는 말에만 대답하라고! 윳쿠리 생명이 벌레랑 같냐고 안 같냐고! 말귀 못 알아먹냐! 송곳으로 아주 귓구멍을 뚫어주까!”

 

“느삐이이이이이이!”

 

 

 갑작스러운 나의 고함소리에 레이뮤는 무섭시시를 지려버리고 말았다. 정말이지 윳쿠리는 화를 내지 않으면 말귀를 못 알아먹는다. 당장 뭉개버리고 싶지만 일단 참자. 대답을 들어야 하기도 하니까.

 

 

 “빨리 대답해라. 얼른 하지 않으면 그냥 죽여버리겠어.”

 “가...가..같...”

 “이 씨발새끼가 빨리 대답 안해?”

 “가...같지 않다규우...”

 

 

 방금까지는 따박따박 말대꾸하던 놈이 이번엔 기가 죽어서 개미만한 목소리로 겨우 대답하고 있다. 역시 윳쿠리란...

 

 

 “그.. 그러치마안...!”

 

 

 아직도 할 말이 남은 것인가? 궁금하니까 일단 들어주도록 하자.

 

 

 “그.. 그러치만..! 아무리 작은 생명이라도 모두 소중하다규! 이유 없이 게로피거나 하면 안댄다규!”

 

 

 레이뮤는 다시 기세등등해져서는, 빠릿빠릿한 표정을 지으며 나의 눈을 똑바로 응시하기 시작했다. 아마 다시 자신감을 회복한 것이리라.

 확실히 정론이다. ‘모든 생명은 소중하다.’ 이 주장에 반대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 논리에는 큰 맹점이 있다. 그것은 바로, 누구도 이 윤리관에서 자유롭지 못 하다는 것이다. 그건 나와 논쟁하고 있는 레이뮤 또한 예외가 아니었다.

 

 

 “레이뮤. 무슨 개소리를 하는거야?.”

 “느으?! 그게 무슨소리냐규! 모듄 생명은 분명 소즁...”

 “거짓말을 하면 안 되지. 그거 정말 나쁜 거라고.”

 “아..아니라규! 아니라규! 레이뮤 거짓말하지 않았따규!”

 “너, 실제로는 그렇게 생각 하지도 않잖아?”

 “느.. 느으! 아..아니라규!”

 “너네 윳쿠리들의 놀이상대로 죽은 벌레들은 어떻게 설명할건데?”

 “느읏..!”

 

 

 윳쿠리들이 장난삼아 벌레를 죽이는 모습. 허영심과 허세가 가득한 윳쿠리(특히 마리사)들 사이에서 흔히 관찰되는 모습이다. 자신보다 훨씬 약한 벌레를 죽이고 나서는, “느후후 역시 마리쨔는 체! 강! 인고제!”하며 큰 전투에서 이긴 것인 양 거드름을 피우곤 한다. 그리고 주위 윳쿠리들 중 아무도 이를 문제 삼지 않는다. 이미 이 놀이는 윳쿠리 사회 전반에 걸친 놀이문화인 것이다.

 

 

 “저기 레이무, 사람이 묻고 있잖아? 너희들이 장난삼아 죽이는 벌레들은 ‘소중한 생명’이 아닌거야? 응?”

 “느구우우...! 그러치만 레이뮤는 그론 놀이 하지 않았다규!”

 “흥, 그게 중요한 게 아니지.”

 “..!”

 “중요한 건 너가 실제로 벌레같은 것들도 ‘소중한 생명’으로 여기느냐 여기지 않느냐지.”

 “다.. 당연히 소즁...!”

 “그렇다면 레이뮤, 너는 다른 윳쿠리들이 벌레를 괴롭히고 있었을 때 너는 어땠어? ‘소중한 생명’을 장난삼아 죽이는 ‘비도덕적’이고 ‘야만적’인 일에 너는 분노했었느냔 말이야.”

 “느으읏..! 규거언..!”

 “분노하지 않았잖아? 슬퍼하지도 않았잖아? 그러기는커녕, 아무런 문제의식도 느끼지 않았잖아? 옆에서 ‘느으응~ 역시 마리쨔라규. 와일드해서 멋찌다규~.’ 이딴 소리만 안했으면 다행이지.”

 “느기잇..!”

 

 

 당황하여 얼굴이 일그러지는 레이뮤, 정곡을 찔린 듯하다. 그럴 수밖에 없다.

 

 애초에 이 똥만쥬는 처음부터 순 거짓말투성이였다. 처음엔 분명 ‘모든 생명은 동등하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게 곧바로 논파당하자, ‘작은 생명이라도 소중하다.’라며 주장을 금세 바꿔버렸다. 애초에 허술하기 짝이 없는 논리였다. 이를 보아, 레이뮤는 평소에 ‘생명의 존엄함’ 따위, 전혀 신경도 쓰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살아남기 위해 급조해낸 ‘변명’인 것이다. 그것도 매우 구질구질한.

 

 

 “레이뮤, 너는 ‘작은 생명’의 죽음에 슬퍼하지도, 분노하지도 않았어. 오히려 그런 모습들을 즐겼지.”

 “아, 아, 아, 아, 아니라규우!!!”

 

 

 서서히 멘탈이 붕괴되기 시작하는 레이뮤.

 

 

 “너의 그런 모습에서 너가 말한 ‘생명의 존엄함’ 따위는 어디에도 없었어.”

 “아니라규! 아니라규! 아니라규!”

 

 

 이제는 새파랗게 질려 아니라는 말밖에 할 수 없다.

 

 

 “이제 슬슬 인정해라 레이뮤. 너가 말한 ‘생명의 존엄성’이란 그저 변명에 지나지 않았던거야. 그것도 아주 구차한.”

 “뉴와아아아아아! 아니야! 아니야아아아!”

 

 

 이것으로 완벽히 논파했다. 남은 건 레이뮤를 응징하는 것뿐. 감히 인간님을 상대로 생명의 존엄성이니 뭐니 하며 함부로 입을 놀린 대가를 치르게 해줘야겠다.

 

 

 “더이상 할 말은 없겠지? 이제 응징의 시간이다 레이뮤.”

 “뉴... 뉴와아아아아아아!!!”

 “대가리에는 팥밖에 안 찬 멍청한 똥만쥬새끼 주제에 감히 입을 털어? 뭐? 생명은 모두 소중해? 푸하하하하...... 함부로 혓바닥을 놀린 댓가를 치르게 해주마.”

 “하디먀..! 하디먀아아아! 레뮤는 소즁한 생명이라규우우우! 레뮤의 생명은 결코 작지 않다규우우우우우!”

 “아니. 너는 하찮은 생물이다. 벌레만도 못한 생명이야.”

 “아니야아아아! 아니야아아아!”

 “인정하고 체념해라... 너에겐 특별히 아주 고통스러운 최후를 선사해주지.

 “뉴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

 

 

 그렇게 나는 레이뮤를 정성스럽게 고문하기 시작했다. 고통에 겨운 레이뮤의 찢어질듯한 비명이 끊임없이 울려퍼진다.

 

 

 “뉴와아아아아아아! 아빠아아아아아아! 하디먀아아아아아아!”

 

 

 함부로 입을 놀리더니 꼴좋군.

 

 

 “느갸아아아아아아아! 구만됴! 구만됴! 구만됴오오오오오오오오오!”

 

 

 아직 멀었어!

 

 

 “달모댓듑니다! 달모댓듑니다! 아프로 함부로 입을 놀리지 안겟듑니다아아아아아아아아앍!”

 

 

 흥 사죄를 하려면 진작에 했어야지. 너무 늦었어.

 

 

 “느기이이이이이이이이익!! 이뎨 구만 듀겨듀데요오오오오오오오오! 딘간띠이이이이 부탁듀립뉘다아아아아 제바아아아아아아아알!”

 

 

 결국 레이뮤는 자신을 죽여주길 간청했다. 하지만 나는 쉽게 이 고통을 끝내줄 생각은 없다.

 

 ‘모든 생명은 소중하다.’ -이 개념은 사실 수많은 모순을 내포하고 있다. 실제로 우리는 다른 생명의 경중을 판단하며, 그 판단 아래 다른 생명을 해치기도 하니까 말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대체 어떻게, 이런 모순투성이의 개념을 사용할 수 있단 말인가?

 그것은 바로, 우리 인간이 생태계의 정점에 군림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강하기에, 감히 그 모순에 태클을 걸 수 있는 존재가 없는 것이다. ‘생명의 존엄성’을 내세워 자신의 생명을 보호할 수 있는 건, 인간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인 것이다.

 그러나 레이뮤는 멍청하게도 이 사실을 알지 못했다. 윳쿠리 주제에 ‘생명의 존엄성’을 들먹였던 것이다. 어찌 보면 만물의 영장인 인간을 향한 도전이자 모욕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래서 레이뮤는 지금 그 벌을 받고 있다. 끔찍한 고통 속에서.

 

 

 “뉴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뎨둉합니다아아!! 뎨동합니다아아아아아아아!!! 뎨발 그망더어어어어어어아아아아아앍!!”

 

 

 나는 며칠에 걸쳐 레이뮤를 고문했고, 결국 레이뮤는 숨통이 끊어졌다. 끊임없는 고통에 일그러진 레이뮤의 표정은 정말 가관이었다.

 나중에, 친한 지인에게 내가 겪었던 일을 이야기했다. 레이뮤와 논쟁했던 것, 결국엔 레이뮤를 제재한 것 등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지인은 내 이야기를 듣고 나서는 한참을 웃다가 말했다.

 

 

 “만약 다른 동물이 그랬더라면 들어줄만 했을텐데. 윳쿠리따위가 생명을 논하다니, 씨알도 안 먹히는 소리죠.”

 

 

 사람들에게 있어 윳쿠리의 위치는 다른 동물보다 훨씬 밑에 있는 것 같다. 마치 밟아 죽여도 상관없는 벌레처럼. 아니면 훨씬 그 밑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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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에 날려먹은 소설을 복구한 것입니다. 처음 썼을 때에 비해서 필력이 80%정도밖에 나오지 않아 많이 아쉽습니다. 그래도 앞으로 더 좋은 작품을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profile
    sirosi 2020.04.18 01:58
    개좋아 이런거 더해주세요
  • profile
    YUZUKI_ 2020.04.18 06:41
    잘보고 갑니다. :)

    모든 생명에는 급이 있다고 했는데, 윳쿠리들을 종류별로 가장 높은 급부터 가장 낮은 급까지 나열하면 어떻게될까요?
  • ?
    륭돵 2020.04.18 07:47
    급이 다르다!
  • ?
    윳학조아 2020.04.20 16:24
    매우 철학적인 작품인거네! 느긋히 이해했어!
  • profile
    YukkuriSlayer 2020.04.20 18:14
    느긋-
  • ?
    건달바 2020.04.23 02:27
    이런거 개좋아!
    허나 질기게 고문한건 좋지만
    죽인건 아쉽군요
    비윳방지제와 경화제를 써서
    못죽는몸으로 만들어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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