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
2020.03.02 20:52

웃음은 느긋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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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사는 귀밑털을 휘둘렀다.

 

"뉴삐잇!"

 

귀밑털에 맞은 새끼 마리사가 비명과 시시를 뿜어냈다.

 

"뭘 웃고 앉은거냐제에! 마리사는 이제부터 사냥을 나가는 거라제! 고양이씨를 만날 수도 있고, 멍멍씨를 만날 수도 있는 거라제? 갑자기 비씨가 올 수도 있는 거라제! 느읏! 그리고..."

 

인간씨를 만날 수도 있다. 그 문장은 입밖으로 꺼내기에는 너무나 느긋할 수 없는 말이었다.

 

"그러면... 그러면! 마리사는 죽을 수도 있는거라제! 그런데 뭘 웃고 앉은 거냐제! 마리사가 죽길 바라는 거냐제!?"

"뉴힛...! 뉴힛..."

 

새끼 마리사의 여동생인 새끼 레이무는 새하얗게 질려 - 물론 비유적일 표현일 뿐, 새끼 레이무의 몸뚱이에 새하얀 부분은 거의 없었다 - 딸국질 비슷한 소리를 낼 뿐이다.

 

"뉴...뉴...뉴웃..."

 

잊을만 하면 일어나는 일이다. 새끼 마리사는 골판지 바닥에 얼굴을 묻은 채 조용히 울기만 할 뿐이었다.

 

"느흥...! 기억하는거라제! 웃음씨는, 느긋할수 없는거라제!"

 

마리사는 휙 몸을 돌려 골판지 상자를 떠났다.

 

"마리쨔... 뉴에엥..."

"어쨰셔... 뉴웃... 어쨰셔...!?"

 

새끼 마리사는 웃는 얼굴로 '뉴-찌 댠녀오늉고랴쪠!' 라고 말했을 뿐이었다. 그런데 어째서 이런 심한 일을 당해야한단 말인가. 웃음씨는 느긋할 수 있다. 웃음씨는 느긋함의 단짝 친구인 것이다. 느긋할 수 있을 때에는 당연히 웃음씨가 나오는 것이다. 그런데 왜? 왜 아빠야는 웃음씨는 느긋할 수 없다고 하는 것일까?

 

"우끼찌 먈랸 고랴졔에..."

 

의도한 것은 아니었겠지만 새끼 윳쿠리치고는 꽤 재치 있는 한 마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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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꺽, 뉴-껵... 캥뽀옥...!"

 

새끼 마리사와 새끼 레이무는 마리사가 뒤져 온 음식 쓰레기를 먹고 있었다. 마리사 일가는 제법 우수한 축에 드는 길윳쿠리였고, 행보옥-!을 외치는 목소리는 새끼 윳쿠리치고는 굉장히 작은 편이었다. 마리사는 새끼 윳쿠리들이 먹이를 먹는 모습을 보지 않는다. 목소리를 낮추는 대신이라는 듯 새끼 레이무와 새끼 마리사는 귀밑털을 마음껏 흔들어 댔다.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했다.

 

"전부 우-걱우-걱 한거냐제?"

 

새끼 윳쿠리들에게 등을 보인채, 마리사가 말했다. 그 목소리는 상냥했다. 느긋한 목소리이다. 그래서 새끼 윳쿠리들은 더욱 더 이해할 수 없었다. 평소에는 나무랄데 없는 '싱글파더'인 마리사이지만, 지금처럼 먹이를 먹을 때를 제외하고는 아가야들이 웃는 모습을 절대로 그냥 보아 넘기질 않는다. 

 

"늇... 젼뷰 머꺼땨졔..."

"알았다제. 아빠야는 다시 사냥하러 가는 거라제."

"뉴, 뉴뀨... 뉴... 늇..."

 

새끼 마리사는 배웅 인사를 하려다가 입을 다물었다. 마리사는 잠깐 저부를 멈추었다가 이내 뛰어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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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흘러, 새끼 윳쿠리들은 무사히 꼬마 윳쿠리로 자라났다. 반려인 레이무가 일찌감치 윳생을 마감해 먹는 입이 하나 줄어든 것도 꽤 컸을지도 모른다. 바꾸어 말하자면 육아를 담당했을 레이무의 부재가 장점이 될 수 있을 정도로 새끼 윳쿠리들이 말썽을 부리지 않았다는 것이기도 하다. 앞서 말했듯이 마리사 일가는 우수한 길윳쿠리였던 것이다.

 

그러나 그 우수한 길윳쿠리일가에게도 끝이 찾아오고 있었다.

 

그날 아침 마리사는 여느 때처럼 사냥에 나섰다. 배수구를 따라, 보도를 따라 심어진 관목의 뒤에 숨어, 건물과 건물 사이의 좁은 틈을 통해. 인간의 눈에 띄지 않고, 인간이 다닐 수 없는 통로. 마리사는 펜스 밑에 파인 개구멍을 빠져 나왔다.

 

"어...어어어어!!"

"우악!"

 

개구멍을 빠져나와 주변을 살피던 마리사의 앞에서 자전거와 보행자가 충돌했다. 두 명 다 이어폰을 꽂고 있었다. 보행자가 들고 있던 비닐 봉지에서 내용물이 튀어나왔다. 그 중에는 소보로 빵도 있었다. 튀어나온 소보로 빵은 마리사 쪽으로 나있는 비탈을 따라 기적처럼 굴러 내려왔다. 물렁물렁한 단팥빵이나 크림빵이라면 그렇게 되진 않았을 것이다.

 

"느..읏!!!!!"

 

우수한 길윳쿠리답게, 마리사는 달콤달콤을 탐내지 않았다. 길에 떨어진 달콤달콤을 먹은 윳쿠리가, 달콤달콤을 주겠다는 인간을 따라나선 윳쿠리가 어떻게 되는지는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은 다르다. 이것은 인.간.씨.가.들.고.있.던 달콤달콤이다. 물론 그 인간씨가 윳쿠리를 구제하기 위해 독이 든 달콤달콤을 가지고 가던 중일 수도 있다. 하지만 아무리 우수하다 한들 윳쿠리가 그렇게까지 깊이 생각하긴 힘들다. 인간이라해도 그 정도로 의심이 많으면 정신병일 것이다.

 

"아오... 아니 앞좀 보고 다니세요. 걸을때도 유튜브를 보고 다니시면 어떡해요?"

"아니 자전거가 조심해야 되는 거 아니에요? 이어폰이나 좀 빼고 말씀하시죠?"

 

인간씨는 아직 마리사를 눈치채지 못했다. 달콤달콤은 마리사의 바로 앞에 있다. 인간씨와는 아직 거리가 있다. 물론 윳쿠리가 인간을 따돌리는 것 역시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지금, 마리사의 바로 뒤에는 인간씨는 통과할 수 없는 구멍씨가 있다. 우수한 길윳쿠리답게 마리사는 순식간에 그러한 것을 떠올렸다.

 

"하아... 일단 떨어진 것들 부터 줍죠. 도와드릴게요."

"아 네... 뭐... 깨질 만한 건 없을... 응?"

 

마리사에게는 능력이 있었다. 그리고 마리사에게 행운이 찾아왔다. 인간씨와 눈이 마주친 순간,

 

“느그시이이이이이이이!!!!!!!”

 

마리사는 소보로빵을 물어 들고 개구멍을 향해 몸을 날렸다.

 

“느그시이이이!! 느그시 빠져나간다제에에에에!!”

 

팥소뇌로는 절대 알 수 없었겠지만, 마리사에게 찾아온 것은 행운이 아니었다. 불행도 아니었다. 그것은 죽음이었다.

 

그다지 우수한 인간은 아니었음에도, 남자는 마리사가 소보로빵을 물고 개구멍으로 들어가는 것을 본 순간 마리사를 쫓아가 잡는 것은 무리라는 것을 파악했다.

 

“저 똥만쥬 새끼가!?”

 

그것을 깨달은 순간, 남자는 자신도 모르게 개구멍을 빠져나가느라 버둥대는 마리사의 엉덩이를 향해 손에 쥐고 있던 것을 던졌다. 그것은 비닐봉지에 다시 담으려던 아이스크림 콘이었다.

 

“느가아아아아!!”

 

마리사의 불행인지 남자의 행운인지, 아이스크림 콘은 마리사의 엉덩이에 푹 하고 꽂혔다. 그것만이라면 큰 상처는 아니었지만, 마리사의 엉덩이에 꽂힌 아이스크림 콘이 개구멍에 걸리고 말았다.

 

“느...느...느...! 느으으으으으!!! 느그시...!!! 마리사는 느그시 도망간다제에에에!!”

 

그러나 우수한 길윳쿠리 답게 마리사는 초윳적인 인내력으로 격통을 참아내며 그대로 개구멍을 빠져 나갔다. 나뭇가지에 옷이 걸린 채 그대로 달려 나간 것과 마찬가지이다. 아이스크림 콘은 마리사의 엉덩이를 길게 찢어냈다.

 

“하... 나 원.”

 

남자는 개구멍 앞에서 머리를 벅벅 긁었다. 마리사의 엉덩이는 보이지 않는다. 펜스를 넘어갈 정도의 수고를 들일 생각은 없었다. 남자는 마리사의 엉덩이에 꽂혔던 아이스크림을 주우려다 말았다. 길윳쿠리에 닿았던 것을 먹을 수는 없지 않은가. 손도 대기 싫을 정도이다. 만약 마리사가 소보로빵을 주워 남자에게 돌려주려 했다면, 남자는 분명 그것을 그냥 마리사에게 줘 버리고 말았을 것이다. 결국 마리사의 엉덩이가 찢어지고 만 것은 남의 것을 훔쳐 달아나려 했던 비천한 길윳쿠리 근성 때문일지도 모른다.

 

“아... 진짜...”

“하하... 뭐, 스마트폰을 냅다 던지지않을걸 다행으로 여기시죠.”

“네, 뭐... 하긴 이런 일이 있다고들 하죠. 커피를 침대에 휙 던져버린다던가.”

“그쵸. 갈매기 먹이 주려다 스마트폰을 바다에 던져버렸다는 사람도 있고.”

“그쵸 그쵸.”

“아니 근데 저게 저렇게 박히네요? 뭐 운동이라도 하셨나요?”

 

다소 험악했던 두 사람 사이의 분위기가 조금씩 풀어진다. 확실히 윳쿠리는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남자들은 개구멍 앞을 떠나 흩어진 것들을 줍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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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야...들... 느..."

"느...? 아뺘야...!?"

 

새끼 윳쿠리들이 눈에 들어온 순간, 마리사는 간신히 끌고 오던 몸을 놓아버렸다. 그 입에는 비닐 봉지에 든 소보로빵이 물려 있었다.

 

"뉴? 아뺘야? 먼가 피굔햬보이... 뉴, 뉴뺘아아아아아!!!!"

 

새끼 윳쿠리들은 마리사와 마리사로부터 흘러나온 팥소를 보고 비명을 질렀다.

 

“아가야...들... 아빠야가... 달콤달콤씨를... 느긋이...”

“아뺘아아아아!! 느끄치이이이이이!!”

 

마리사는 고개를 들고 있기도 힘든 상태였다. 몸뚱이를 잡아 누르는 죽음의 무게에 저항하며 마리사는 말을 이어나갔다.

 

“마리사는 사실... 아가야들의 미소...!씨가 느긋했던... 거라제...”

“느으...!”

“사실은... 마리사도... 아가야들과... 느긋이 웃으며 지내고 싶었던 거라제...? 그치만 웃음씨는... 느긋할 수 없으니까... 아가야들이 우-걱우-걱하는... 걸... 보지 않았던 것도... 마리사도... 웃음씨를... 참을... 수 없을게 분명...해서... 그러면... 아가야들... 웃음씨를... 느긋하다고...”

“아뺘아아아아!! 느끄치...느끄치 낫눙고라졔에에에에!!”

“아가야들은... 느그디... 우드며... 지내쑤... 있능거라ㅈ...? 마ㄷ,,,자으... 아가야...드디니까... 분며... 느... 그티마... 우슴시능... 느그하수... 엄느... 거라ㅈ...? 느그... 이해...ㅎ, 하라제...?”

“아라땨규! 레이뮤 느그치 아라땨규!”

“졔엣! 웃음쒸는, 느그탸쓔 업뉸고랴졔! 마리챠 느그치 아라땨규!”

 

죽음을 앞에 둔 마리사의 말을 지리 멸렬했다. 웃음씨는 느긋할 수 없다. 하지만 아가야들은 느긋이 웃으며 살아가길 바란다. 물론 그것에 의문을 가질 상황은 아니었다. 꼬마 윳쿠리들은 그저 마리사를 안심시키기 위해 마리사의 말을 따라했다.

 

“느...히... 아가야드... 저기잉ㄴ... 다코..다ㅋ...씨, 를... 우-거...ㄱ...우... 하느... 거다...ㅈ... 마디마그로... 아가야드...ㄹ 웅능... 모드브...ㄹ”

“느으으으응!!! 아라따구! 레이뮤으 슈-뻐 우-걱우-걱탸임 시자칸다규우우우!!”

“졔에에엣!! 마리쨔도, 느그치 우-꺼구-꺼카능고랴졔에에에에!!”

“ㅈ...뎌... 보...ㄱㅗ...ㅅ...ㅍㅇㅓㅆ... ㄷㅏ...ㅈ...”

 

마지막 소원을 이루지 못한 채, 마리사는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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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댜-쿔댜-쿔쒸이...!”

“졔엣... 우-꺽..우꺽... 졔에엣...?”

 

하늘 위 윳쿠리 플레이스에서 보고 있을 마리사를 위해, 아기 윳쿠리들은 온 느긋함을 다해 달콤달콤씨를 우걱우걱했다...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꼬마 윳쿠리 두 마리의 힘으로 - 열 마리였어도 마찬가지였겠지만 - 소보로빵 봉지를 뜯는 것은 불가능했던 것이다.

 

“오댸져... 오댸져어어어....!”

“댜-쿔댜-쿔쒸... 심슐부리지 먈랴규...!”

 

비닐 봉지를 물어 힘껏 당겨 보았지만, 소보로빵이 움직였을 뿐이었다. 우수한 길윳쿠리다운 지능을 발휘해 서로 반대방향으로 물어 당겨 보았지만, 소보로빵이 움직이지도 않았을 뿐이었다. 나뭇가지로 쿡쿡 찔러 보았지만 비닐 봉지에 구멍을 뚫었을 뿐이었다. 그곳에서 새어나온 소보로빵의 냄새는 꼬마 윳쿠리들을 미치게 했다. 마리사의 마지막 소원을 이루어 주기 위해, 그리고 그저 달콤달콤을 먹고 위해 두 마리 광기에 가까운 기세로 소보로빵 봉지에 달려 들었지만, 비닐 봉지는 꼬마 윳쿠리 두 마리에게는 너무나 벅찬 상대였다.

 

“느규치... 포기하뉸고랴졔...”

“뉴...?”

“이졔 져 댜쿔댜쿔쒸뉸... 인졔 머글슈됴 엄뉸고랴졔...”

 

애초에 유통기한이 거의 다 되어 반값 세일을 하던 것이었다. 때는 덥고 습한 여름이었다. 햇빛 아래였다면 좀 더 버텼을지도 모르겠지만, 우수한 길윳쿠리였던 마리사는 당연하게도 그늘진 곳에 둥지를 마련했다. 게다가 봉지에 구멍까지 나버렸다. 소보로빵은 이미 상해 있었다. 구멍에서 새어나오는 냄새도 어느 샌가 역겨운 것으로 바뀌어 있었다.

 

“뉴...뉴...뉴... 뉴에에에에에에에엥...!!!”

 

꼬마 레이무가 결국 울음을 터트린다. 반대로 꼬마 마리사는 헛웃음이 나오려는 것을 참았다. 우수한 길윳쿠리답게 길윳쿠리 윳생의 우스꽝스러움을 이른 나이에 깨달은 것일지도 모른다. 꼬마 마리사는 웃음씨가 느긋할 수 없다는 것이 무슨 말인지 조금은 알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레이뮤... 얼른 사냥쒸률 하려 가야하늉고졔...”

“뉴...늇... 뉴흑... 뉴흑...”

 

마리사는 갔지만 마리사의 가르침은 남아있다. 배씨가 꼬륵꼬륵할때 사냥을 나서면 이미 늦는다. 시간이 날 때면 언제든지 사냥에 나가 밥씨를 모아둬야 한다. 마리사가 생전에 모아두었던 식량은 이미 다 먹었다.

 

“느규치... 사냥쒸 가뉸고랴졔...”

“뉴..흑... 뉴.. 늇...! 아랴땨규... 마리샤...”

 

두 마리는 잠시 소보로빵을 바라보다 몸을 돌려 골판지 상자를 떠났다. 안 되는 것은 빨리 포기해야 한다. 그 역시 마리사의 가르침이었다. 식량이 떨어질 때 까지 소보로빵에 매달려 있던 것이 정말 ‘빨리 포기’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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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을 나선 두 꼬마 윳쿠리는 저 멀리 인간씨가 있는 것을 보았다. 그 옆에는 윳쿠리도 있었다. 펫 윳쿠리와 주인이었다.

 

“뉴와...”

 

길윳쿠리는 무엇인지 알 수도 없는 것을 먹으며, 인간씨와 윳쿠리는 즐겁게 웃고 있었다. 압도적으로 느긋한 모습.

 

역시 웃음씨는 느긋한 것일까?

 

윳쿠리의 시야는 짧고 좁다. 윳쿠리가 인간을 보았다면, 인간 역시 당연히 윳쿠리를 볼 수 있다. 두 꼬마 윳쿠리와 눈이 마주친 순간, 인간씨는 표정을 싹 굳히더니 음식과 펫윳쿠리를 안아들고 빠른 걸음으로 떠나갔다.

 

“뉴...웃...”

 

느긋하게 웃고 있는 인간씨와 펫윳쿠리. 방금 전 본 광경을 떠올린 두 마리의 팥소가 분노로 뜨거워진다. 그렇다. 저 둘의 웃음씨는 느긋함을 독점하는 것을 기뻐하는 더러운 웃음씨다. 저런 웃음씨는 느긋할 수 없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레이뮤와 마리샤는 다르다. 레이뮤와 마리사의 웃음씨는 느긋할 수 있다.

 

“뉴...늇...! 역쒸 인갼쒸뉸... 뉴뀨탸쓔 엄댜졔...!”

“아뺘야으 말이 마쟈땨규...!”

 

두 마리는 다시 나아가기 시작했다. 분노 때문인지 그 속도는 아주 약간 더 빨랐다.

 

“졧... 사냥쒸뉸, 따로 하뉸게 효율젹...!인 고랴졔. 마리샤뉸 이쪼그료 가뉸 고랴졔.”

“뉴! 그러탸규! 아뺘야갸 마래땨규! 그로면 레이뮤뉸 저쬬그료 간댜규!”

 

갈림길을 마주친 두 마리는 흩어져서 사냥을 하기로 하고 서로 반대 방향을 향해 기어가기 시작했다.

 

“늉...쨔...! 늉...쨔...! 레이뮤 뉴뀨치 샤냥쒸햔댜규...! 쟌-뜍 우-꺽우-꺽햐교 뉴뀨햔댜규!”

 

꼬마 레이무가 나아간다. 엉덩이가 불필요하게 씰룩인다. 시선은 바닥을 향해 있다. 뿅뿅이던 쭈욱쭈욱이던 슬금슬금이건, 바닥에 놓인 무언가는 윳쿠리들에게 흉기나 마찬가지이다.

 

“쮸-욱...쮸-욱...! 뉴... 늇?”

 

얼마나 기어갔을까.

 

갑자기 나타난 장애물에 막힌 꼬마 레이무는 고개를 들었다. 그곳에는 인간씨가 있었다.

 

그 인간씨는 웃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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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씨와 펫윳쿠리를 보고, 마리사가 남긴 ‘웃음씨는 느긋할 수 없다’는 말에 대해 레이무는 제 나름의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그것은 마리사가 경고하고 싶었던 것과는 조금 달랐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길윳쿠리를 보고도 아무런 표정도 짓지 않는다. 완전히 무관심 한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혐오나 경멸으로 얼굴을 찌푸릴지도 모른다. 길윳쿠리의 행동이나 그 사람의 과거 경험에 따라 짜증이나 분노를 보일지도 모른다. 애호파라 불리는 몇몇 사람들은 동정의 눈길을 보낼 수도 있다.

 

그리고 어떤 사람은 웃는다.

 

오물에 더러워진 몸뚱이는 악취를 뿜는다. 장식물 역시 마찬가지이다. 길윳쿠리가 살아간다는 것은 그만큼 주변에 민폐를 끼치는 것이라는 것을 깨닫지 못한 채 ‘열심히’ 살아간다.

 

그런 길윳쿠리를 보고 웃는 사람은 대체 어떤 사람인 것인가.

 

마리사가 알려주고 싶었던 것은 그것이었다. 그러나 우수한 길윳쿠리였던 마리사조차 그것을 조리 있게 제대로 설명할 순 없었다. 꼬마 레이무는 직접 경험하고 나서야 그것을 어렴풋이 깨달았다. 꼬마 레이무는 역시나 우수한 길윳쿠리였다. 대부분의 윳쿠리는 경험하고도 아무것도 깨닫지 못하는 것이다.

 

물론 그것에도 별다른 의미는 없게 되었다.

 

꼬마 레이무는 ‘웃음씨는 느긋할 수 없다’는 말은 커녕, 방금 전 눈 앞에서 불타버린 리본씨에 대해서도 더는 생각할 수 없었다. 다른 어떠한 생각도 할 수 없었다. 그저 상상도 못할 고통과 코앞까지 다가온 죽음을 ‘느낄’ 뿐이었다.

 

“...!..., ....!”

 

비명을 지를 수 있는 상태조차 아니었다. 레이무는 조용히, 천천히 식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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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늣! 도시파적인 아가야가 있다구요!”

“졔?”

 

꼬마 레이무의 고통이 끝났을 때 즈음, 꼬마 마리사는 앨리스와 마주쳤다.

 

그 앨리스 역시 웃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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