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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이글은 2부작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4부작이 될 것 같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퀄리티가 높아진 것도 아니구요...ㅜㅜ

 

일단 어찌어찌 완결을 내기 위해 쓰기는 합니다만....

게으른 저를 욕해주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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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사가 가져온 걸레는 오빠야의 집에선 당장 쓰레기통에 버려질법한 물건이었다.

그러나 레이무는 곧 그런 걸레조차 아쉬워해야만 한다는 것을 깨달아야 했다.

 

"느으...추워추워씨 어디로 가라구..."

 

레이무는 냄새 나는 걸레를 몸에 밀착시키며 중얼거렸다.

몸에 무언가 묻는 듯한 기분이 들었고, 냄새냄새가 몸에 배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기분이 나쁘더라도 얼어죽는 것보다는 훨씬 나았다.

 

“...춥다제…”

 

걸레를 온전히 레이무에게 건내준 채, 골판지 입구에서 바람을 막고 있던 마리사 또한 조용히 중얼거렸다.

들윳쿠리로서 팥소가 굵은 마리사였지만, 그런 마리사 또한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레이무는 우울한 얼굴로 마리사 뒤편으로 빼꼼히 보이는 하늘을 보았다.

눈이나 비가 내리는 것도 아니었고, 구름이 잔뜩 낀 것도 아니었다.

그런 맑은 날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날은 춥기 그지 없었다.

 

"오빠야..."

 

"늣..."

 

레이무가 저도 모르게 오빠야를 부르자, 마리사가 움찔했다. 마리사가 움찔거리는 것을 보며 레이무는 아차했다.

불편한 침묵이 두 윳쿠리 사이에 내려 앉았다.

레이무는 마리사에게 뭐라 하려다 입을 다물었다.

그리곤 조용히 시선을 그녀의 이마에 난 줄기로 옮겼다.

귀여운 아가야가 레이무의 시야에 들어왔다.

레이무는 아가야들을 보며 다잡았다 추위에 약해진 마음을 달랬다.

 

"음?"

 

그러다 레이무는 줄기 끝 쪽에 매달린 아가야가 움찔거리는 것을 보았다.

그 모습을 보며 레이무는 순간 당황했다.

하지만 곧 팥소로 전래받은 지식을 통해 저것이 아가야가 태어나려 하는 것임을 깨달았다.

그 사실을 깨닫자마자 레이무는 반색하며 마리사를 불렀다.

 

“마리사! 마리사!”

 

“능? 무슨일이냐제?”

 

가만히 있던 마리사가 레이무를 돌아보며 물었다.

레이무는 귀밑털로 줄기를 가리키며 말했다.

 

“아가야가 태어날 것 같다구!”

 

“늣!"

 

미묘한 표정을 짓던 마리사의 얼굴이 확하고 폈다. 마리사는 땋은 머리로 모자를 벗으며 말했다.

 

"어서 걸레씨를 펴는거제!”

 

“늣늣!”

 

레이무는 황급히 몸에 두르고 있던 걸레를 자신의 앞에 펼쳐 놓았다.

걸레를 몸에서 풀자, 한기가 레이무의 몸을 덮쳤다.

하지만 지금 그런 잠시간의 한기는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레이무가 걸레는 펼쳐놓자, 마리사는 자신의 모자를 걸레 위에 놓았다.

그렇게 두 윳쿠리가 아가야를 받칠 준비를 끝내자, 곧바로 줄기 맨 끝에 매달린 마리쨔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미미한 흔들림은 곧 눈에 띄는 흔들림으로 변했다.

레이무와 마리사는 그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집중력을 모아 아가야를 보았다.

그리고 곧 지금껏 눈감고 있던 아가야의 눈이 떠졌다.

 

“느그탄 마리쨔가 태어나는고졔! 태어나는고졔!”

 

그 말과 함께 톡하고 마리쨔와 줄기가 분리되었다.

 

“...늣!"

 

마리쨔는 그대로 모자에 폭하고 떨어졌다. 레이무와 마리사는 일제히 마리쨔를 보았다. 잠시 떨어진 자세로 부들거리던 마리쨔는 이내 벌떡 일어나 레이무와 마리사를 향해 인사했다.

 

"느그타게 이쯔라졔!”

 

“느긋하게 있으라구!”

 

마리쨔의 인사에 레이무는 반사적으로 인사했다.

그와 함께 레이무는 눈가에 눈물이 팽하고 맺히는 기분을 느꼈다.

지금까지의 윳생동안 단 한번도 느껴본적 없었던 느긋함이 팥소 아래에서부터 북받쳐오고 있었다.

 

“느으으응~ 정말로 느긋한 아이라제!”

 

이러한 느긋함은 레이무뿐만이 아니라 마리사 또한 느끼고 있는 듯 했다. 마리사는 정말로 환한 얼굴로 마리쨔를 보며 싱글벙글 웃고 있었다.

 

“늣! 마리사 또 태어난다구!”

 

이어 레이무는 두번째로 매달린 레이뮤 또한 움찔움찔거린다는 것을 깨달았다. 레이무의 말에 마리사는 다시 줄기를 보았다.

 

“레이뮤가 느그타게 태어난다규!”

 

곧 레이뮤가 그렇게 외치며 줄기 끝에서 톡하고 떨어졌다. 레이뮤는 그렇게 안전하게 마리쨔의 옆에 떨어졌다. 레이뮤 또한 마리사의 모자에서 꼬물대다가 이내 마리사와 레이무를 보며 인사했다.

 

“느그타게 이쓰라규!”

 

“느긋하게 있으라구!”

 

느긋할 수 있는 인사가 오갔다.

레이무는 오빠야의 집에서 나올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물질적으로는 마리사의 집보다 오빠야의 집이 훨씬 더 풍요로웠다.

하지만 아가야를 금지했던 오빠야의 집에서는 이같은 느긋함을 느낄 수는 없었을 것이었다.

 

“느응 정말로 큐트!한 아가야인거라제!”

 

마리사 또한 적잖게 감동한듯했다. 레이무는 마리사의 눈가에 맺힌 눈물을 못본척한 뒤 이어 마지막 남은 아가야를 보았다.

 

“모듀의 아이됼 레뮤가 태어난땨규!”

 

마지막 남은 아가야는 그렇게 외치며 앞선 언니야들처럼 마리사의 모자에 안착했다. 레뮤는 엉덩이를 몇번 씰룩인 다음, 귀밑털을 바들거리며 힘차게 인사했다.

 

“늣! 느그타게 이쯔라규!”

 

“느긋하게 있으라구!”

 

레이무는 막내의 인사를 느긋한 마음으로 받았다.

지금 레이무의 팥소는 오로지 느긋함만으로 가득찼다고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니었다.

 

그 순간 레이무의 팥소뇌로 한가지 명안이 스쳐지나갔다.

지금 아가야들이 태어난 것만으로도 이토록이나 느긋할 수 있는데, 만약 여기서 아가야들과 부비부비를 한다면 얼마나 더 느긋할 수 있을까?

느긋함+느긋함은 곧 느긋함 잔뜩!이다. 이것은 레이무에게 상식이었다.

레이무는 자신의 명안 그 자체에 느긋함을 느끼며 아가야들에게 말했다.

 

“느응~! 아가야들 부비부비하자구!”

 

“뉴아아아앙!”

 

“느에에엥!”

 

“배꼬파! 배꼬파!”

 

그러나 아가야들은 레이무의 기대와 달리 레이무와 부비부비하지 않았다. 아가야들은 그저 자리에서 꼼짝도 하지 않은채 그대로 울부짖기 시작했다.

 

“어째서 부비부비하지 않는거냐구!”

 

레이무는 말을 듣지 않는 아가야들을 보며 호통을 쳤다. 비록 모성의 레이무라고 하더라도 엄마야의 말을 듣지 않는 아가야들은 조금 곤란했다.

 

“레이무!”

 

“늣??!”

 

그때 옆에서 레이무의 행동을 본 마리사가 호통을 쳤다. 레이무는 갑작스러운 호통에 당황해 마리사를 보았다. 마리사는 인상을 쓴채 레이무에게 물었다.

 

“레이무 뭐하는거냐제! 아가야들, 줄기씨를 먹는거라제.”

 

"느,느?"

 

그러나 마리사의 말에도 불구하고 레이무는 당황한채 이도저도 아무런 행동을 취하지 못했다.

당연한 일이었다. 레이무는 펫숍 출신이었고, 태어나자 먹은 것은 가공소에서 만든 약품이었지 줄기가 아니었다.

뿐만 아니라 오빠야의 집에서 생활할 동안, 그리고 펫숍에서 있을 동안 새로 아가야가 태어나는 것을 본 적이 단 한번도 없었다.

레이무에게 있어 아가야는 태어나면 느긋할 수 있는 존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막연한 존재일뿐이었다.

 

“...느읏!”

 

그런 레이무를 보던 마리사는 인상을 더더욱 구기고는 땋은 머리를 뻗어 아직 레이무의 이마에 남아있던 줄기를 뽑아 자신의 입에 넣었다.

 

" 우걱우걱 퉤."

 

그런 다음 마리사는 그대로 줄기를 씹어 아가야들 앞에 뱉었다.

 

“느늣…”

 

레이무는 그 모습을 보며 얼굴을 찌푸렸다. 입 안에 있던 것을 삼키지 않고 뱉는 행위는 레이무에게 있어 느긋할 수 없는 행동이었다.

 

“우꺽우꺽 캥뽀옥!”

 

“캥뽁! 캥뽁!”

 

“우꺽우꺽! 캐캐캥!복!”

 

그러나 놀랍게도 아가야들은 마리사가 뱉은 줄기씨를 먹으며 행복을 외쳐댔다. 울부짖던 아이들은 그렇게 마리사가 씹고 뱉은 줄기를 먹고는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느휴…”

 

아가야들이 줄기를 행복한 표정으로 먹는 것을 보며 마리사가 땋은 머리로 이마를 훔쳤다. 이윽고 마리사는 레이무를 보며 외쳤다.

 

“레이무! 뭐하는거냐제! 아가야가 태어나면 줄기씨를 먹여주는건 상식!인거라제!”

 

“늣, 그,그치만!”

 

마리사의 일침에 레이무는 당황했다.

일단 다른 것을 다 제치고, 마리사의 말이 너무나도 부당하게 다가왔다.

이런것이 상식이라니. 레이무가 가진 상식에는 이런 매너없는 행동따윈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엄마야의 말을 듣지 않는 아가야도, 먹던 것을 씹어 뱉는 행동도, 그리고 방금 출산!한 산모에게 호통 치는 것도.

그런 부당함 속에서 레이무는 억울함을 토로했다. 아니, 토로하려 했다.

 

"마ㄹ..."

 

“느에에에엥!”

 

레이무의 말을 끊은 것은 아가야의 울음소리였다. 마리사의 외침에 놀란 것인지 얌전히 줄기를 먹고 드러누워있던 아가야들이 일제히 울기 시작한 것이었다.

 

“늣? 아가야들이?! 느, 느! 알겠다구! 낼름낼름해주겠다구!”

 

아가야들이 울자마자 나선것은 레이무였다. 레이무는 황급히 아가야들에게 다가가 혀를 뻗었다.

 

“낼-름 낼-름!”

 

레이무는 아가야들을 낼름낼름하며 마리사를 흘겨보았다. 이토록 아가야들을 위해 노력하는 자신이었다.

그런 자신에게 상식이 없다니. 마치 마리사에게 보란듯이 낼름거리는 레이무였다.

과연 아가야들 또한 엄마야의 낼름 낼름이 기분 좋은지 울음을 멈추고 꺄꺄거리기 시작했다.

 

“뉴꺄아! 응응! 쨩캐!”

 

그리고 그 순간 레뮤의 아냐루에서 응응이 뽀직하고 나왔다.

 

“느웱!”

 

후각을 콱 찌르는 듯한 응응 냄새에 레이무는 그대로 혀를 휘둘렀다.

다행히 아가야들이 맞지는 않았지만, 당연스럽게도 아가야들에게 해주던 낼름낼름은 중단될 수 밖에 없었다.

물론 레이무에게는 그런 것보다도 이 지독한 응응 냄새가 더 중요했다. 레이무는 귀밑털을 휘저으며 그대로 레뮤에게서 멀어졌다.

 

“무슨 짓인거냐구!”

 

레이무는 그렇게 레뮤에게서 멀어진 다음, 소리쳤다.

곧이어 레이무는 팥소 아래에서부터 분노가 치밀어 올르는 것을 느꼈다.

레이무는 모성!을 발휘해 낼름낼름을 해주고 있었다. 그런데 고마움을 모르고 엄마야를 향해 응응을 싸다니.

레이무의 분노는 곧 다시 억울함이 되었다. 레이무는 그렇게 만들어진 억울함을 자양분 삼아 팥소를 굳게 먹기로 결정했다.

비록 자신이 아가야를 사랑하는 모성!의 레이무라고는 하지만, 이럴때는 굳세게 나갈 수 밖에 없다.

 

“어째서 이런 짓을 하는 거냐구! 뿌..”

 

“레이무!”

 

“느뷁!”

 

훈육!을 위해 뿌꾸를 하려던 레이무에게 마리사가 그대로 몸통을 날렸다. 레이무는 처참한 비명과 함께 데굴데굴 굴러갔다.

 

"느...?"

 

레이무는 이 상황을 이해할 수 없었다.

분명 마리사도 눈이 있다면 아가야가 엄마야한테 응응을 쌌다는 것을 봤을 것이 분명했다.

레이무는 그런 배은망덕한 행위에 대해 제재!를 하려했던 것뿐이었다. 물론 아가야를 상대로 손대중을 할 생각은 있었지만, 어찌되었건 레이무의 행동은 레이무가 생각하건데 정당! 그자체였다.

그런데 지금 몸통 박치기를 맞고 날아간 것은 레이무였다.

 

“아갸아, 이리로 오라제!”

 

“응응! 쨩캐!”

 

“느꺄아! 쨩캐! 쨩캐!”

 

“응응하꺼야! 샹캐!”

 

영문을 몰라해하는 레이무를 거들떠도 보지 않은채, 마리사는 아가야들의 아냐루를 낼름낼름하기 시작했다.

아가야들은 다시 꺄꺄거렸고, 저마다 아냐루를 핥아질때마다 응응을 쌌다.

마리사는 싫은 표정을 하면서도 아가야들이 싼 응응을 어느새 가져온 나뭇잎에 옮겨 담고 있었다.

레이무는 멍하니 마리사의 행동을 보았다. 레이무는 당장 마리사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었다.

응응은 더러운 것이었다. 설사 그것을 낸 것이 자신의 느긋한 아가야라고 하더라도 응응이 더러운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런데 마리사는 아가야들의 응응을 혀로 만지고 있었다.

애당초 애완윳으로 자라온 이상, 사람과 비슷한 위생 감각을 가진 레이무였다.

그런 레이무에게 있어 아냐루를 핥는다던가, 응응을 혀로 옮긴다던가 하는 행위는 변태씨나 할법한 행동이었다.

 

“레이무! 도와달라제!”

 

당황스러워하는 레이무에게 마리사가 소리쳤다.

하기야 아가야는 3마리였고, 마리사의 혀는 1개였다. 더군다나 아빠 역할을 맡고 있는 마리사로서는 지금 상황이 벅찰 수 밖에 없었다.

레이무는 멈칫했다. 레이무가 보기에 마리사가 하고 있는 행동은 기괴한 행동, 변태나 할법한 행동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아가야의 아냐루를 혀로 핥고 혀로 응응을 만지작거린다는 것은 레이무에게 있어서 일종의 이율배반적인 행동일뿐이었다.

그러나 레이무의 시야 한켠에는 그런 행동에 즐거워하는 아가야들이 들어왔다.

뿐만 아니라 팥소뇌 한켠에 전래받은 지식이 저건 결코 이상한게 아니라고 속삭이고 있었다.

 

"느,느읏..."

 

레이무는 자신의 모성!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윳쿠리였다.

결국 레이무는 내키지 않더라도, 마리사가 했던 것처럼 아가야들에게 해주기로 결정했다. 어찌되었건 아가야들이 좋아하고 있지 않던가.

레이무는 내키지 않은 저부를 우물우물 움직여 아가야들에게 다가갔다

 

“느읏! 꾸리다구!”

 

그러나 혀를 내미려던 레이무는 이내 응응 특유의 고약한 냄새에 고개를 홱 돌렸다.

 

"느..."

 

그리고 마리사는 그런 레이무를 보며 표정을 굳혔다.

 

 

 

 

 

 

 

 

 

“쿠울...쿠울…”

 

레이무는 초췌한 눈으로 잠든 아가야들을 보았다.

여전히 귀여운, 보기만하더라도 느긋할 수 있는 아가야들이었다. 하지만, 레이무의 소감은 느긋한 것과는 전혀 다른 종류의 소감이었다.

 

“졸리다구…”

 

아가야가 태어난지 2일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레이무는 이미 수면 부족 상태였다.

 

“느에애애앵!”

 

그렇게 피로를 토로하던 레이무는 갑작스레 잠에서 깨어나 우는 아가야를 보며 사색이 되었다.

곧 다른 아가야들 또한 일어나 울부짖기 시작했다. 레이무는 입술을 깨물었다.

 

“늣...”

 

레이무는 일단 아가야들을 달래기로 결정했다.

 

“어,엄마야가 낼름낼름 해주겠다구! 낼름! 낼름!”

 

“배고프다뀨!”

 

그때 레이뮤가 말했다. 레이무는 그 말에 흠칫했다.

 

“...늣...알겠다구. 엄마야가 밥씨를 주겠다구.”

 

당연하지만, 아가야에게 줄 수 있는 밥씨는 음식물 쓰레기나 잔디씨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런 것은 레이무가 배가 고프더라도 결코 입에 넣고 싶은 것들이 아니었다.

하지만 어쩔 도리가 없었다.

이래나 저래나 레이무는 이들의 엄마야였다. 레이무는 느릿하게 집 한켠에 있는 음식물 쓰레기로 다가갔다. 여전히 익숙해지지 않는 그 몰골을 보며 레이무는 얼굴을 찌푸렸다.

 

“우적우적...느뷁….”

 

레이무는 음식물 쓰레기를 입에 넣고 우적거리기 시작했다. 곧 쓰고 토나올 것 같은 괴상한 미각과 질척한 식감이 레이무의 혀를 덥쳤다.

당장 자신 조차도 그냥 먹으면 몇번이고 역지기할 음식들이었다.

레이무는 간신히 토할뻔한 것을 참으며 꾸역꾸역 음식물 쓰레기를 씹었다.

그렇게 레이무는 대충 자신의 타액과 음식물 쓰레기를 섞은 곤죽을 만들어 아가야 앞에 뱉었다.

 

“우꺽! 우꺽! 캥복!”

 

쓰레기를 행복하게 먹는 레이뮤를 보며 레이무의 눈가가 씰룩였다.

 

"늣! 마리쨔도 배고파져따쪠!"

 

"레뮤도! 레뮤도!"

 

곧 마리쨔와 레뮤도 꼬물꼬물 기어와 레이뮤의 곁으로 왔다.

곧 3마리의 아기 윳쿠리들은 레이무가 만든 쓰레기 곤죽을 입에 넣기 시작했다.

레이무는 잠시 고민하다가 아가야들이 싸우지 않도록 쓰레기 곤죽을 나누어 각각의 앞에 가져다 놓았다.

아가야들은 자신의 앞에 놓인 쓰레기 곤죽은 우걱우걱 입에 넣어 삼켜댔다.

 

가장 먼저 음식을 다 먹은 것은 마리쨔였다.

마리사 종이 레이무 종보다 활발한 탓인지 마리쨔는 먼저 먹기 시작했던 레이뮤보다도 쓰레기 곤죽을 입에 다 집어 넣고는 곧바로 벌렁 누웠다.

 

“응응하고 시퍼져따쪠!”

 

벌렁 누운채 마리쨔가 소리 높혀 말했다. 그 말에 레이무의 얼굴이 더욱 더 일그러졌다.

 

“엄먀아갸...데려다주겠다구.”

 

당연하지만 아기 윳들은 저부씨가 튼튼하지 못했다. 그렇기에 집 바로 옆에 있는 화장실까지 기어가는 것은 무리였다. 그렇다고 처음처럼 응응을 옮기는 것도 좋지 않았다. 마리사가 말하길 이렇게 아가야를 화장실로 데려다주어야 응응을 싸는 곳을 기억한다는 것이었다.

레이무는 마리쨔를 귀밑털로 들어 자신의 머리에 이고 그대로 화장실씨로 향했다.

 

“응응! 쨩캐!”

 

화장실에 도착하자마자 레이무는 마리쨔의 아냐루를 살살 자극했고, 마리쨔는 곧바로 응응을 발사했다.

레이무는 상쾌를 외치는 마리쨔를 보며 얼굴을 살짝 찌푸렸다.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레이무가 우려했던 것처럼 응응을 한 마리쨔가 레이무에게 다가와 천진한 얼굴로 외쳤다.

 

“옴먀야 낼-륨 낼-륨 해쬬!”

 

그 말과 함께 마리쨔는 응응이 묻은 아냐루를 레이무쪽으로 들이밀었다. 레이무는 순간 고개를 돌릴뻔하던 것을 간신히 참아냈다.

비록 자신이 낳은 아가야라고 하더라도, 그리고 이미 몇번 해본 것이기는 하더라도 응응이나 아냐루가 더러운 것은 결코 달라지지 않았다.

레이무는 일그러지는 표정을 억지로 제어하며 아가야의 아냐루로 혀를 뻗었다.

 

“느읏…”

 

그렇게 마리쨔의 아냐루에 레이무의 혀가 닿았다. 그 순간 폭력적이고 투박한 단맛이 레이무의 혀끝에서 느껴졌다. 달콤달콤을 닮았지만, 역하기 그지없는, 그야말로 느긋할 수 없는 감각이었다.

레이무는 욕지기나는 것을 간신히 참으며 혀를 움직였다.

 

“낼-름 낼-름 느게엑…”

 

거의 정신을 반쯤 놓은 상태로 간신히 마리쨔의 아냐루를 닦은 후, 레이무는 마리쨔와 함께 골판지 집 안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그런 잠시간의 부재에서 돌아온 레이무를 반긴 것은 느긋함이 아니었다.

 

“시져시져! 레뮤! 달쿔달쿔 머꼬싶따뀨!”

 

“느으…”

 

얌전히 음식을 먹는듯했던 레뮤가 떼를 쓰고 있었다. 아마 한 입정도 먹고는 달콤달콤이 먹고 싶다고 떼를 쓰는게 분명했다.

드러누워 울부짖는 레뮤를 보며 레이무는 입술을 깨물었다.

가슴 한켠이 아려왔다.

레이무도 레뮤에게 달콤달콤을 주고 싶었다. 그러나 지금 그녀에게는 달콤달콤은 물론이고 달달한 향이라도 나는 것조차 없었다. 레이무는 떼를 쓰며 울어대는 레뮤를 그저 낼름낼름하며 달래는 것밖에 할 수 없었다.

 

“느아앙! 이건 마리쨔꼬라쪠!”

 

“느에에엥! 아니라뀨! 이건 레이뮤꺼라규!”

 

그러던 중 응응을 싸고 돌아온 마리쨔와 레이뮤가 싸우는 소리가 들려왔다. 배부르게 밥씨를 먹은 마리쨔였지만, 응응을 싸고 오니 배가 빈 것인지 레이뮤가 먹고 있던 밥씨를 두고 싸우기 시작한 것이었다.

 

“느아아…”

 

레이무는 머릿속이 아득해지는 기분을 느꼈다.

이런 광경은 지금껏 상상해본적 없는 일이었다.

아가야가 생기면 노래를 부르고, 부비부비하고 데굴데굴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일만을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이곳에는 그런 평화롭고 느긋한 광경 따윈 없었다.

 

“오빠야…”

 

레이무는 멍하니 중얼거렸다. 그러는 사이 마리쨔와 레이뮤가 투닥거린 끝에 울기 시작했다.

곧 골판지 집은 3마리 아기윳들의 울음소리로 가득찼다.

시끄러운 울음 소리 가운데, 레이무는 청각이 멀어버릴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

이런 것을 바라고 오빠야의 집을 나선 것이 아니었다.

레이무는 그저.

 

“느긋하고 싶어…”

 

공허한 되뇌임이 레이무의 입에서 비어나왔다.

 

 

 

 

"다녀왔다제..."

 

레이무가 간신히 제정신을 차리고 아가야들을 진정시켰을 무렵, 사냥을 나섰던 마리사가 돌아왔다.

 

"마리사!"

 

레이무는 반색하며 마리사를 반겼다.

지금 이 가족 중 제멋대로가 아닌 것은 오로지 마리사뿐이었다.

 

"느읏...아가야들..."

 

그러나 집에 들어온 마리사는 아가야들을 보며 인상을 썼다.

제대로 낼름낼름을 안한 것인지 더러운 아냐루, 입가에 잔뜩 묻은 음식물 찌꺼기, 비뚤어지고 먼지가 묻은 장식물.

비록 들윳쿠리라고는 하나, 아가야들의 몰골은 엄마야와 하루종일 같이 있던 아가야라고는 믿기지 않은 상태였다.

 

"아빠야!"

 

"늣! 다쿔다쿔!"

 

때마침 아가야들도 마리사가 돌아왔다는 것을 깨닫고 마리사쪽으로 꼬물꼬물 기어갔다. 마리사는 가까이 오는 아가야들을 보며 레이무를 보았다.

 

"...레이무..."

 

레이무는 마리사의 한숨 섞인 목소리에 움찔했다. 당연한 말이지만 레이무도 찔리는 것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마리사는 레이무를 보며 입술을 달싹였다. 그러나 이내 고개를 가로젔고는 레이무에게서 시선을 거두었다.

 

"느후... 아가야들 이리 오라제."

 

마리사는 그렇게 말하며 아가야들에게 혀를 뻗었다.

 

"낼-름 낼-름."

 

"느꺄꺄!"

 

마리사는 순식간에 아가야들을 깨끗깨끗해주었다. 아가야들은 레이무에게 낼름낼름을 받을때보다도 더 좋아하는 기색을 눈에 띄게 드러냈다.

그 모습을 보며 레이무는 우울감을 느꼈다. 자신의 모성!을 자신하는 레이무조차도 누가 더 아가야를 잘 돌보는지, 그리고 아가야들이 누구를 더 따르는지 확실히 알 수 있는 광경이었다.

레이무는 억울함을 느꼈다. 최선을 다하지 않은 것도 아니었다.

분명 자신은 윳아의 달윳이었고, 아가야들을 위해 더러움과 토악질을 참아가며 봉사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런 광경, 이런 대우를 받다니. 너무나도 불합리했다.

 

"레이무는 윳아의 달윳인데..."

 

그러나 이런 분위기에서 따지기엔 레이무는 너무나 유약했다. 레이무가 할 수 있는 것은 조용히 억울함을 중얼거리는 것 뿐이었다.

 

 

 

  • ?
    륭돵 2020.02.04 22:14
    멍청한 레이무라구
  • profile
    윳살파 2020.02.05 05:05
    글 왤캐 잘써요?
  • ?
    ilil 2020.02.05 15:32
    윳학 작품을 보면서 정말 재밌다고 느끼는게, 윳쿠리가 가진 특유의 이기심+나만느긋하고싶어+자기연민의 결과가 윳쿠리 시점으로 행동과 내적묘사가 잘 표현됐더라구요. 물론 단순 파괴+단순괴롭힘도 재밌지만,
    다섯개님의 글은 레이무의 '내가 느긋하고 싶어!' 이거 하나로 집을 나와서 아가야를 낳고 모성ㅋㅋㅋㅋㅋㅋㅋ을 뽐내고싶어했던 결과가 적나라하게 드러난점이 너무 좋아요. 능력도 지식도 아무것도 없는데 꿈만 높은ㅋㅋ노력도 할 생각도 없고! 문제에 대한 해결방법도 몰라, 해결할 생각도 없고 캬 의존적이기만하고..
    레이무입장에선 아가야만 낳으면 황금향이 펼쳐진것마냥 부비부비하고 노래부르고 이쁘게 잠만 잘줄알앗겟지.. 응응 치워야하고 애는 시도떄도 없이 울어재끼니 화나는데 그놈의 '모성!!!!'이 화도 못내곸ㅋㅋㅋㅋ아 뿌구하려다가 마리사한테 맞았구나 깔깔깔
    잘보고있습니다u_u 감사합니다.
  • ?
    로스트 2020.02.05 21:19
    윳아의 달인이라니 애기를 낳은 적도 키운 적도 없는 쓰레기가 용케도 저딴 생각을 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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