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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27 00:10

윳쿠리를 연구하는 자 -完-

mad
조회 수 349 추천 수 1 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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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오후는 모든 일들이 수습되는 시간이었다

수많은 재산피해를 내고, 또 인명피해를 낼 뻔한 윳쿠리 자유 협회는 전원 체포

테러라는 중범죄인 탓에 전원 징역에, 주동자인 협회장은 사형판결까지 받아 사형수가 되었다

사람들에게는 강렬한 충격을 안겨준 일이었다

하지만 그 책임에 대해선 사람들 사이에서 의견이 분분했다

협회야 불법 무기 밀매와 테러 행위, 살인미수 등 빼도박도 못할 중범죄자들이지만

아포칼립스에 대한 의견은 매우 다양했다

사실만 따져보면 아포칼립스는 인간들을 직접 공격한 적이 없다

협회와 협력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 뒷편에선 그들의 방식에 반발하고 인명피해를 방지했으며

최후의 순간엔 자기 목숨을 걸고 어린 여자아이까지 구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모습때문에 그녀에 대한 의견은 이미 윳쿠리 애호나 학대와는 상관없이 그녀 자체에 대한 판단이 되었으며

윳쿠리란 동족을 위해 헌신한 영웅이란 의견에서부터 단순한 자기만족을 위해 민폐를 부린 게스 테러범이란 의견까지

매우 다양한 의견들이 오갔다. 다만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정하는 것은 있었으니

윳쿠리 자유 협회는 어차피 언젠가는 이러한 테러를 일으킬 불순분자들이었으며

아포칼립스의 개입은 그 테러에서 사망자가 없다는, 인명피해의 극단적인 최소화라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이 일에 대한 일본 경찰의 공식 입장은 이러했다

 

"아포칼립스라는 그 몸첨부 도스가 이번 테러의 가담자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 도스는 해당 테러집단과는 엄연히

다른 의도를 가지고 있었으며, 이를 위해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게 한 것 역시 사실이다. 해당 개체가 잘못이 없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 목적이 반인류적이지도 않으며 테러범들이 전원 구속되게끔 상황을 유도한 것을 고려해

비록 사망한 윳쿠리라고는 하나 저지른 죄에 대해서 충분한 참작의 여지가 있음을 밝히는 바이다."

 

적어도 일본의 높으신 분들의 판단은 아포칼립스가 자기 한계 내에서 폭력적 테러를 막으려 했다고 여긴 모양이다

가공소의 입장은 조금 더 우호적인 편이었다

 

"가공소 시설에 폭탄을 설치한 건 분명히 가공소에 대한 위협행위입니다만, 해당 도스는 윳쿠리는 물론 인명피해조차

일어나지 않게 교묘한 위치에다 폭탄을 설치했습니다. 그렇게 하지 않았을 수도 있었는데 말이죠. 게다가 목격담에

의하면 해당 도스는 제 1 가공소장을 목표로 한 테러범의 바주카를 공중에서 요격시켰습니다. 스스로가 공격받는

와중에 말이죠. 이건 인간에게 공격의사를 품기는 커녕, 인간을 보호하려는 목적이 있었으리란 추측이 가능하고

또한 해당 도스의 요구가 윳쿠리들 치고는 매우 논리적이며 이타적이었음을 고려하면, 그 도스가 인간에게 적개심을

품었다고 보긴 힘들다는 게 가공소의 판단입니다. 애당초 별의 별 이기적인 성향의 윳쿠리들을 다 봐왔던 가공소에선

인간에게 충분한 위협과 공포를 줄 만한 힘을 얻었음에도 인간을 지배하는 것이 아닌, 인간과의 공생을 원했던 것으로

보아서 게스는 커녕 어지간한 개념종들을 뛰어넘는 우수한 개체라고 보는 바입니다. 테러행위 역시도 그러한 것이,

자주 가공소에 과격시위를 걸었던 윳쿠리 자유 협회가 단독으로 테러했다면 이보다 더 큰 피해가 났으리라 봅니다.

그 도스는 오히려 그걸 의도적으로 막아 피해를 최소화시켜 지금에 이르게 한 것이죠.

따라서 가공소는 해당 도스가 위험개체가 아니라는 최종결론을 내렸습니다."

 

뭐, 이 공식입장과는 별개로 제 1 가공소장은 자신이 소장일 때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난데다

심지어는 도시에 위해가 되는 윳쿠리들을 구제하는 역할을 정식으로 임명받은 업체로써

정작 윳쿠리가 관련된 최대의 위기상황이었던 이번 일에 대해선 아무것도 못한 것에 대해 문책당할 것을 걱정하고 있다

시로이는 한동안 경찰에게 사건과 관련된 취조를 받았다

시로이 소유의 개조 윳쿠리들로 아포칼립스와 전투를 벌인 것에 대해서다

그동안 공권력의 감시망을 요리조리 빠져가나던 시로이도 이번만큼은 어쩔 수가 없었고

경찰들이 납득할 수 있는 선에 한해서 이번 일에 대한 것들을 털어놓았다

당연하다면 당연하게도, 시로이는 자신에 대한 모든 것을 털어놓지는 않았지만

어쨌든 경찰에게는 나름 요주의 인물로 찍혀버렸다

그나마 공식적으로 범죄자는 되지 않았는데, 윳쿠리에 관한 법률이 미약한 탓이다

윳쿠리를 인간에 대한 살상력을 가질만큼 개조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률도 없고

그 이전에 윳쿠리를 대상으로 비인륜적 실험을 하는 것에 대한 처벌도 없고

유일하게 트집잡힌 거라곤 알파의 에어건을 법적인 한도를 넘어선 개조를 한 것 뿐이었으나

이번 사건이 사건인 만큼 일종의 경고로만 끝이 났다

아포칼립스의 영상이 종료된 직후, 아포칼립스의 무리 소속의 윳쿠리들은 바로 자취를 감췄으며

협회와 거래한 해커는, 그 윳쿠리들에게 약속받은 것과는 달리 출국장에서 체포당했다

 

"젠자아아앙! 날 속였구나 이 썩을 쿠키몬스터들이이이!"

 

.........

.........

시간이 지나면서 도시는 제 모습을 되찾았고, 사람들의 마음 속에서도 혼란과 공포는 가라앉았다

하지만 모든 것이 완전히 이전처럼 되돌아가지는 않았다

 

"느, 느아아아! 레이무를 살려달라구?"

"시끄러워 이 똥만쥬야! 감히 인간님이 힘들게 치워놓은 쓰레기봉투를 찢어놓다니, 각오는 됐겠지?"

 

부모를 잃은 모양인지 혼자 돌아다니는 한 어린 레이무가 굶주림을 해결하기 위해

길가의 쓰레기봉투를 뜯은 걸 보고 한 남자가 집어들어선 화내고 있었다

 

"느아아아아!"

"저기요! 지금 윳쿠리 학대하시는 건가요?"

"켁!?"

 

그리고 그 남자가 레이무를 죽이려던 순간, 한 여자가 나타나 남자를 제지했고

주변의 동네 사람들도 점차 그 남자에게 시선을 집중했다

 

"와아, 진짜 못됐네. 아무리 그래도 죽이려고 드냐..."

"보아하니 어려서 배급소에 대해 모르는 윳쿠리인 것 같은데 그걸 가지고..."

"뭐, 뭐야 다들! 한, 두달 전만해도 그러려니 하던 사람들이!"

"못됐네 못됐어... 빨리 그 아이 풀어줘요!"

"쳇... 이젠 뭐 재미도 못보네! 니들 맘대로 해라!"

 

남자는 어린 레이무를 내려놓고는 도망치듯 걸어서 그곳을 벗어났다

어리둥절한 레이무에게 처음에 남자를 제지했던 여자가 다가갔다

 

"얘야?"

"느늣!?"

"배가 고파도 쓰레기더미를 헤집으면 안돼요. 대신 언니가 배급소를 알려줄게."

"느느? 배급소씨?"

 

여자는 레이무를 조심스럽게 들어올리고는 어딘가로 걸어갔다

배급소라고 적혀있는 그곳엔 인근의 노숙윳들이 모여있었다

그 노숙윳들은 각자 사료통을 받아서 허기를 달랠 정도의 먹이를 받아먹고 있었다

 

"무큐! 스파클, 손님이예요!"

"아! 어서오세요! 노숙 윳쿠리 무료 배급소입니다! 어쩐 일이시죠?"

"이 아이, 아무래도 고아가 된 노숙윳인 것 같은데, 배급소를 모르는지 길가의 쓰레기를 뒤지더라고요?"

"이런... 아무래도 배급소는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까요."

"레이무? 앞으로는 배고플 땐 이곳으로 오면 된단다? 친절한 인간들과 윳쿠리들이 널 도와줄거야."

"무큐! 아이용 그릇 가져왔어요!"

"느와이! 굉장한 밥씨라구! 이렇게 많고 느긋한 밥씨는 처음이라구!"

"후훗, 배부르게 먹으렴?"

 

그 배급소를 운영하는 것은 다름아닌 스파클이었다

맛치가 함께 운영을 도와주고 있었으며, 또한...

 

"제헤헤! 여기에 먹이씨가 잔뜩! 이라고 들었다제! 얌전히 위대한 마리사님에게 먹이씨를 넘..."

 

까앙!

철로 이루어진 손톱이 게스 마리사의 눈앞에서 땅바닥에 박혔다

 

"내 동생이 담당하는 배급소에서 게스질이라니 배짱 좋구나? 죽이는 건 안되지만 제압 정도는 가능하거든?"

"느헤에에엑!?"

"그냥 얌전히 밥만 얻어먹고 가라~?"

"느... 아, 알았다제..."

 

플라티나가 한손에 날카로운 철제 손톱이 달린 장갑을 낀 채 경호원으로써 이곳을 지키고 있었다

 

"매번 고마워 언니야! 덕분에 질서도 잘 지켜져서 다들 안전하게 식사를 할 수 있어"

"이정도야 뭘. 동생을 위해선데 언니가 이정도는 해줘야지."

"그나저나 시로이 오빠야는 아직도 침울해하는데, 어떻게 도와줄 방법 없을까?"

"없을거야 아마. 주인도 이젠 그렇게 좋아하던 실험을 못하는 신세가 되었으니..."

 

그날의 혁명에 대해 딱잘라 말하면 이렇다

윳쿠리 자유 협회의 혁명은 실패했으며, 아포칼립스의 혁명은 성공했다

아포칼립스의 혁명은 처음부터 장기적인 변화를 목표로 한 혁명이었다. 반드시 지금 당장 무언가가 변할 필요는 없었다

의견은 분분했지만 그날의 아포칼립스의 모습에서 사람들은 윳쿠리라는 존재에 대해 더욱 진지하게 다가가기 시작했고

그것은 점점 나아가, 아직은 부족하지만 인간과 함께할 수 있는 생명체라고 여기기 시작했다

아포칼립스가 그토록 바랐던 인간과 윳쿠리의 공생. 그것이 조금씩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국제정세도 한몫했다. 전세계로 퍼진 테러장면과, 아포칼립스의 메시지는 전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고민하게 만들었고

세계의 높으신 분들은 더이상 윳쿠리를 마냥 나약하고 미천한 존재로만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아포칼립스의 예시처럼 윳쿠리는 인간을 초월할 정도로 강한 힘을 각성할 수 있는 가능성을 품었고

시로이의 이론처럼 탄수화물 계통이라는 특수성을 지녔지만, 엄연히 자아를 가진 생명체이며

그렇기에 이들을 마냥 학대, 학살하고 방치하는 것은 새로운 아포칼립스의 등장을 방치하는 것이라 본 것이다

제 2의 아포칼립스가 첫번째처럼 인간에게도 우호적인 사상을 품었으리라고 확신할 수 없는 이상

윳쿠리들이 인간에게 이 이상의 위험요소가 되게끔 하지 않으려면 못해도 둘 중 하나를 골라야 했다

윳쿠리와 인간, 두 종족 중 어느 하나가 멸종하거나, 아니면 두 종족이 공생하거나

윳쿠리 특유의 번식력을 생각하면 멸종시키는 건 무리다. 설령 된다고 해도 자원과 시간이 지나치게 소모된다

까딱 잘못하면 더 위험한 부작용이 일어날 수도 있다

하지만 공생을 택하면 윤리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생존적으로도 훨씬 나아진다

한 동네까지는 구제가 교육보다 싸고 빠르지만

그걸 세계라는 범위로 확장해보자

전세계 곳곳, 어느 구석에 숨어있을지도 모르는 다종다양한 윳쿠리

숲속에 숨어있는 녀석들은 어디에 어떻게 숨어있는지도 모르고

그렇다고 전세계의 윳쿠리들이 숨어있을 만한 곳을 다 불지를 수도 없는 노릇이지 않은가

윳쿠리만 죽이는 약품같은 것도 없고, 이제와서 개발하기엔 비용과 시간이 상당히 필요하다

그런 약품이 있다고 쳐도, 인간에게 해를 끼치긴 커녕 유익한 윳쿠리들도 존재하며

윳쿠리를 애완동물로 키우거나 그러진 않더라도 애호적인, 하다못해 비적대적인 사람들도 전세계의 반은 될 것이다

세계의 절반의 반발을 사는 행위를 전세계에 강제할 수도 없다. 그런 건 독재에 가까운 짓이니까 말이다

그에 비해 윳쿠리를 교육시켜 인간의 편으로 만드는 건 단기적으론 비싸기만 해보여도 장기적으론 큰 이득이다

아포칼립스는 물론이고, 같이 싸웠던 윳쿠리들의 수준을 생각하면 군사적인 전력으로 삼을 수도 있고

교육은 그 성과를 보이면 이후로 계속 이득을 가져다주니 장기적으론 흑자인 것이다

인간도 배워서 나쁠 것 없듯이, 윳쿠리도 가르친다고 해서 손해될 건 없는 것이다

애당초 지금 윳쿠리들에 대한 혐오감은 윳쿠리들의 낮은 지적수준과 교양에서 비롯된 것이기에

이를 교정하는 것만으로도 윳쿠리에 의한 사회문제는 상당수 해결된다

오랜 회의 끝에 세계 각국은 정부가 나서서 윳쿠리를 인간과 공생하게끔 하기로 결정하였고

점차 윳쿠리에게 새로운 시선을 가지기 시작한 민중, 윳쿠리가 인류의 적이 될 가능성을 없에려는 정책과 맞물려

세계는 조금씩이지만 윳쿠리라는 존재를 생명체로써 인정하고, 인격체로써 존중하기 시작했다

 

"에헤헤, 내 요리가 이제는 배고픈 윳쿠리들을 살리는 데에 쓰이니까 기쁜걸?"

"확실히 그래. 전엔 생각도 못했는데 가공소가 이런 걸 하게 될 줄은. 뭐, 세상의 시선이 달라졌으니 당연한가?"

 

그렇다. 이 노숙윳들을 위한 무료 식사 배급소도 가공소 차원에서 운영하는 것이다

윳쿠리를 유린하고 갈아넣는 것으로 다양한 상품을 만드는 게 주 수입원이었던 가공소는

바뀌어버린 세간의 시선과 정책으로 인해 자신들의 사업노선을 바꿀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급격하게 수입이 줄어들고 동시에 지출은 늘어나게 된데다, 정책때문에 현재의 상태론 운영이 불가능할 정도니

몇몇 가공소들은 업무를 아예 바꾸거나, 아니면 아예 폐쇄를 해 수를 줄일 수밖에 없게 되었다

우선적으로 윳쿠리를 산채로 갈아냈던 공정은 찍소리도 못하고 완전히 폐지

이 공정만 하던 가공소는 아예 문을 닫았으며, 제 26 가공소가 그 첫번째 폐업대상이었다

시로이에게 제공받은 연구자료를 바탕으로 새로운 윳쿠리 교육시스템을 마련한 제 8 가공소는

몇몇 교육 특화 가공소와 함께 살아남아, 윳쿠리의 교육을 전담하는 시설로 탈바꿈했다

그리고 사람들의 새 인식에 맞춰서 가공소에 대한 이미지 쇄신을 위해, 명칭부터 가공소에서 교화시설로 바꾸었고

노숙윳쿠리에 대한 무료배식을 시작함으로써 기존의 윳쿠리를 무자비하게 잡아 죽이던 이미지를 씻어내려 한다

그리고 스파클은 그 캠페인에 자발적으로 참가, 시로이가 사는 동네의 배급소를 담당하게 되었고

이를 맛치와 플라티나가 도와주고 있는 것이다

 

"어머, 다들 고생하시네요."

"아, 당신은...!"

"후후, 오랜만이네요? 제 8 윳쿠리 교화시설의 소장, 스즈 하루카랍니다. 기억하시려나?"

"안녕하세요 스즈 언니야! 혹시 시로이 오빠야를 만나러 오신 건가요?"

"네, 역시 걱정되어서 말이죠. 제 입장에선 제 커리어랑 일터를 지켜준 분이신데 본인은..."

"확실히, 이제 주인은 실험을 못하게 되었으니 말이야."

 

아포칼립스의 또다른 성공은 이것이다

시로이의 실질적 몰락

시로이 쿄우진. 윳쿠리 생물학의 선구자. 세계 최초로 윳쿠리를 생명체란 생물학적 근거를 내놓은 연구자

하지만 그 이면엔 자신의 연구욕을 위해 스스로가 생명체로 보는 윳쿠리들을 무자비하게 실험체로써 죽여온

쉽게 말해 매드 사이언티스트다. 하물며 그에 대한 유명한 별명이 백의의 미치광이일 정도

그때의 테러사건 이후, 시로이의 행각은 일부이지만 세간에 드러나고 말았다

윳쿠리의 무기화 연구, 비인륜적 실험, 본인 스스로의 윤리의식 부족 등...

그동안의 업적은 분명 훌륭했고, 무엇보다 윳쿠리가 생명체임을 생물학적으로 입증한 그의 논문은

윳쿠리에 대한 사람들의 시선을 크게 바꾸는 데 일조했으며

테러사건의 피해의 최소화엔 그의 윳쿠리들인 엘리니카 팀의 활약도 컸다

그 공로 덕분인지 지금까지의 행위에 대해서 정부는 죄를 묻지 않았다. 당시엔 윳쿠리 보호법같은 것도 없었고...

하지만 앞으로의 연구에 대해선 자제할 것을 권했다

말이 자제이지 그의 비윤리적 성향과 연구에 대한 집착을 생각하면 완전히 금지당한 셈이다

그동안 실험체로 확보해왔던 윳쿠리들은 모두 정부에 의해 압수되었고

보유 약품 중 금지된 것들도 당연히 전부 압수되었으며

이제 그에게 남은 것이라곤 플라티나와 스파클, 맛치, 엘리니카 팀과, 가동예정이 없어진 성분분석기, 애물단지가 된

텅 빈 지하연구실뿐이다

남들 몰래 잔혹한 실험을 해왔던 것도 주변 이웃들에게 소문이 다 나버려서 공개적인 활동도 힘들어졌고

동시에 그만큼 주변인들의 자신에 대한 감시가 강해져서 어거지로 실험을 강행할 수도 없게 되었다

연구를 금지당했으니 스폰서들도 더이상 지원을 해주지 않는 상황이고

집윳유도제란 상품은 점점 판매량이 떨어져서 이젠 아예 망한 상품이 되어 로열티도 안들어온다

유일하게 남은 스폰서는 아마다 제과의 회장뿐이지만

그 아마다 회장또한 겉으론 애호파인 척하고 뒤에선 윳쿠리 학대를 일삼은 것이 들켜서

일부 사람들이 불매운동을 벌이는 등, 대기업이라 버티고는 있지만 꽤나 어려운 상황이라고 한다

 

"그래서 전 도움을 받은 적도 있고 해서, 위로라도 해드리려고 몇번 찾아가긴 했지만..."

"아직도 침울해있어, 주인은."

"그런가요... 여러분들 생활은 좀 어때요? 식구가 많아서 힘들텐데..."

"무큐, 아직 아마다 제과의 지원도 남아있고 해서 괜찮지만, 역시 사치같은 걸 부릴 형편은 안돼요..."

"시로이씨는, 아직 결정을 안내리셨고요?"

"적어도 오늘 아침까지는."

"알겠어요. 그럼 전 시로이씨한테 가볼게요."

"잘가 언니야!"

 

스즈 소장은 스파클이 담당한 배급소를 떠나,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시로이의 집에 도착했다

그녀가 초인종을 누르고 잠시 기다리더니, 대문을 열고 알파가 맞이했다

 

"게라? 스즈씨입니까게라?"

"오랜만이네요 알파. 1주일만인가요?"

"그렇습니다게라. 쿄우진씨한테 안내하겠습니다게라."

 

스즈 소장이 알파의 안내를 받아 집에 들어가니, 한 남자의 성질 바짝오른 목소리가 들렸다

 

"아아아아아아악!"

 

그리고 그들 눈앞에서 의자 하나가 날아가 마루의 유리문을 깨고 마당으로 나갔다

 

"...죄송합니다게라. 그 일 이후로 쿄우진씨가 종종 이렇게 화내실 때가 있어서..."

"너희도 고생이네."

"하아아... 아포칼립스년... 진짜 아무것도 안남기다니... 아아아아아악!"

"역시 그 부분에 제일 화가 난걸까?"

"그렇습니다게라. 연구를 금지당한 것도 크지만, 제일 큰 건 역시..."

 

그날, 아포칼립스는 자신의 모든 것을 에너지로 환원해 허공에서 폭발함으로써 사라졌다

신체 전체를 에너지로 환원한 탓에 팥소 하나 남지 않았으며

그것은 곧, 시로이가 아포칼립스에 대해 연구할 거리가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아포칼립스에 대한 연구를 위해 생포하고자 다른 연구도 미루고 이에 대해 모든 걸 투자한 시로이에겐

제대로 엿먹은 꼴이 된 것이다

그날 이후로 시로이는 무슨 분노조절장애에 걸린 것마냥 수시로 화를 내면서 온갖 물건을 던지고 부쉈으며

시간이 지난 지금에 와서도 빈도만 줄었을 뿐, 여전히 순간적으로 분노가 끓어오르면 이렇게 난동을 부리곤 한다

 

"타이밍이 나쁜 것 같네. 다음에 올까?"

"아닙니다게라. 금방 괜찮아집니다."

"아이고 이런 꼴사나운 녀석을 내가 왜 따른건지... 나도 최소한 이성은 가지고 난동을 부린다고. 엡실론! 얼음 좀 줘봐!"

"알았다구 오메가! 이몸, 주인님 시원시원하게 해준다구!"

 

오메가가 매우 가볍게 시로이를 제압해 바닥에 눕히고 엡실론이 헬멧모양으로 얼음을 만들어 씌우자

머리의 열이 식은 시로이는 좀 진정되는 기미를 보였다. 그렇게 잠시후...

 

"죄송합니다 스즈 소장님. 꼴사나운 모습을 보여서..."

"시로이씨의 연구욕은 잘 알고 있었지만, 이정도로 광분한 건 처음 보네요."

"요샌 좀 이럽니다. 이렇게까지 연구를 방해받은 적은 없었거든요. 난생 처음 겪는 수준의 분노라고 해야하나..."

"그건 그렇고, 제가 제안한 일에 대해선 지금도...?"

"네, 윳쿠리 교화시설엔 입사할 생각 없습니다."

"시로이씨는 저희에게 많은 도움을 주셨으니까, 특례로 바로 부장급으로 올려드릴 수도 있는데요."

"전 제맘대로 연구하는 걸 좋아하니까요. 게다가 교육이라니... 저한텐 체질상 안맞아요."

"윳쿠리 관련 특강은 호평이었다고 들었는데요? 강사의 자질 있는거 아닌가요?"

"대학교수로 영입하려는 걸 몇번이고 거부했다가, 더 귀찮지 않게 특강 좀 하는 걸로 타협한 것 뿐입니다."

"그래도 버젓한 직장이 있는 게 생활하는 데에 더 편하지 않을까요?"

"흥미가 가질 않으니까 말이죠. 전 흥미없는 분야의 일은 극단적으로 비효율적인 사람이라..."

"캬하하, 그래서 요리 엄청 못하지. 저번에 기분 좀 풀릴까봐 시도했던 고기감자는 숯덩이가 됐었지? 캬하핫!"

"닥쳐 오메가."

"하아... 개인적으론 시로이씨가 있어줬으면 참 든든한데 말이죠. 이만 가볼께요, 생각 바뀌시면 언제든지 연락해주세요."

"네, 그러죠. 아마 그럴 일은 없겠지만."

 

스즈 소장은 돌아갔고, 시로이는 침대에 누워선 멍하니 천장만 바라보고 있다

저녁이 되어서야 스파클 일행이 돌아왔고

눈이 죽은 동태마냥 된 시로이를 빼곤 다들 스파클의 저녁밥상을 신나게 기다리고 있었다

멍하니 식사만 하다가 문득 무언가가 떠올랐는지, 갑자기 시로이가 스파클에게 물어봤다

 

"그러고보니까 스파클, 너 요새 옛날보다 활동적인 것 같다?"

"뮤큐? 주인님 이제야 눈치채신 건가요?"

"으음... 뭐라고 해야 하나? 아, 요새 공부하고 있어 오빠야."

"공부?"

"응! 나, 그 일 이후로 많이 생각해봤고, 그리고 결심했거든."

"...무엇을?"

"나 말이야, 연구자가 될거야! 오빠야같은. 하지만 오빠야하곤 확실하게 다른."

"헤에~?"

"아포칼립스가 그랬어. 인간과 윳쿠리, 모두가 사이좋게 사는 세상을 바랬다고. 나도 마찬가지야. 그러니까 난

인간과 윳쿠리 모두가 서로 양보하고 서로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위해 노력하고싶어! 그러기 위해선

인간에 대해서도, 윳쿠리에 대해서도 더 많이 알아야 해. 과학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심리적으로도. 그러니까 나!

앞으로 열심히 공부할거야! 그리고 연구할거야! 윳쿠리에 대해서도, 인간에 대해서도! 모두가 행복해지게끔!"

"그러냐?"

"...역시 싫어?"

"아니, 하고싶어하는 걸 막을 생각은 없어. 알잖아? 내 신조."

"하고싶은 대로 사는 거였지 주인."

"그건 타인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야. 지들이 하고싶어하는 거에 대해서 왈가왈부할 생각 없어."

"그럼 인정해 주는거야 오빠야?"

"뭐, 그런 셈이지."

"와아~! 고마워 오빠야!"

"...많이 바뀌었네 주인. 세번째 개조 파츄리때만 해도 안그랬었는데."

"그건 오해군. 난 그녀석의 의지 자체는 인정해. 단지 나도 내 하고싶은 걸 위해서 녀석과 대립했고, 그래서 죽인거고.

하지만 난 뭐... 그냥 나 하고싶은 대로 사는 녀석이니까, 남들이 볼땐 바뀌었다고 볼 수도 있겠네."

"그래, 그런 것 같네."

 

그리고 옆 주택 옥상에서 그들을 엿보는 두 인물이 있었다

 

"마사, 어떤 것 같냥?"

"...이젠 감시 안해도 되겠다제."

"그런 것 같냥? 시로이 쿄우진, 전 무리장인 아포칼립스를 죽게 만든 녀석이지 않냥?"

"대장은 인간과 윳쿠리가 공생하는 세상을 원했으니까다제. 저 자도 더이상 위험인물인 것 같지는 않고."

 

아포칼립스 사후, 방위팀장이었던 마리사는 아포의 말대로 다시금 무리장의 자리에 올랐다

과거 아포칼립스와 만나기 전의 오만하고 무지했던 모습은 완전히 버리고, 지혜롭고 신중하며 겸손한 모습으로 말이다

그리고 이전에 썼던 가명을 그대로 자신의 새 이름으로 삼아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테러 사건 이후로 무리로 돌아갔다가, 지금까지 주기적으로 시로이를 감시해왔다

그가 혹시나 복수심으로 윳쿠리들을 학살하거나, 또는 연구를 명목으로 유린할까봐

그런 그를, 경우에 따라선 암살할 작정으로 말이다

하지만 주변의 인간들이 윳쿠리를 대하는 태도가 점점 달라짐을 보았고

그 영향인지는 몰라도, 시로이 역시 얌전한 모습을 보여왔다. 화난다고 자기 물건을 때려부수긴 해도...

 

"돌아가는거제. 주변의 무리들을 규합하고 진보시키려면 우리도 바빠져야 한다제."

"알았다냥! 돌아가자냥!"

 

아포칼립스의 무리는 그녀의 뜻을 이어받아, 최소한 자신들 주변의 야생윳들의 수준을

인간과의 공생에 적합할 정도로 끌어올리려고 한다

윳쿠리인 자신들이 변하지 않으면, 인간과의 공생은 불가능하니까. 아포가 기껏 만들어준 진화의 기회를 잃어버리니까

아직 인간과 간단히 접촉해도 괜찮을 정도는 아니지만, 언젠가 인간들과 갈등을 빚지 않고 공생할 수 있게끔 말이다

아포의 뜻을 가장 크게 이어받은 마사는, 그것을 위해 자신에게서 느긋함이란 개념을 완전히 지워버렸다

대신 모두의 공생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채워 무리를 이끌고 있다

 

.........

.........

그로부터 몇주 뒤

시로이의 집에 초인종이 눌리고, 평소처럼 알파가 마중을 나가니

그 집의 대문 앞엔 정장을 입은 낯선 이방인들이 있었다

어떻게 봐도 일본인은 아니었다

 

"게라...?"

"으흠, 여기가 Mr.시로이의 집, 맞습니까?"

"게라? 누구십니까?"

"아, 저희는 이런 사람들입니다."

 

알파의 앞에 있던 남자가 품에서 무언가를 꺼내보였다

온통 영어로 된데다 알파에겐 하나같이 생소한 단어이기에 알파는 눈까지 찌푸리며 쳐다보고 있었다

그러는 동안 시로이가 나왔다

 

"알파, 누구야?"

"아, 쿄우진씨! 뭔가 검은 정장을 입을 사람들이 잔뜩 왔습니다게라. 혹시 야쿠자인건..."

"No! 우리 야쿠자 아닙니다!"

"내가 한번 볼게... 이, 이건!?"

"당신은 우리가 누군지 알아본 모양이군요.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아, 네..."

 

시로이는 이들을 집으로 들였다

스파클이 차를 내오려는데, 시로이는 손님에겐 차 대신 커피를 내오라고 했다

 

"자... 그럼 이제 이야기를 좀 들어보죠. 미 국방성에선 무슨 일로?"

"최근 있었던 일련의 사건, 기억하시죠? 당신, 그때 꽤나 활약했더군요."

"뭐, 세간에 그렇게나 영상이 퍼지면 안유명해질 수가 없겠죠."

"그 일에 대해 알게 된 이후로 저희 쪽에선 당신의 이력에 대해 많이 조사했습니다."

"흐음... 미 국방성이 저에 대해 관심을 기울일만한 요소는 없다고 보는데요?"

"이전엔 그랬죠. 하지만 이젠 다릅니다."

 

시로이와 마주앉은 국방성의 남자는 커피를 한모금 마시고는 말했다

 

"본론을 말하죠. 저흰 당신을 스카웃하고 싶습니다."

"네!?"

"확실히 세간의 인식이 바뀌면서 당신은 당신의 취미를 통제당했죠? 미국도 공식적으론 이러한 방침에 찬성입니다만,

당신같은 인재를 썩히기도 싫지요. 따라서 저흰 당신과 일종의 거래를 하려고 합니다."

"거래 내용은?"

"윳쿠리의 전략무기화를 도와주십시오. 그 댓가로 당신의 윳쿠리 연구행위의 자유를 드리겠습니다."

"...꽤나 파격적이고, 또 허황되어 보이는 거래이군요."

"지금 당신이 보유하고 있는 윳쿠리들도 최소한 미군 병사의 평균적 실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그 테러 사건...

그때 세상에 큰 임팩트를 남긴 그 윳쿠리는 가히 기존의 상식을 뛰어넘었죠."

"하긴, 손에서 빔을 쏘고 빌딩 옥상까지 뛰어오르고 맨주먹으로 아스팔트를 부수는 녀석은 상식에서 벗어났죠."

"꼭 거기까지의 성과를 달라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윳쿠리의 전략적 가능성이 입증된 지금, 이 분야에서 가장 뛰어난

당신의 협력을 미국은 원합니다."

 

시로이는 크게 한숨을 쉬었다

 

"내 성격 아나요?"

"예. 그럼에도 내린 결정입니다."

"좋아요, 잠시 좀 웃죠."

 

시로이는 자리에서 일어나선 마당을 바라보더니 크게 웃었다

 

"하하, 으하하하하하하하하! 아하하하하하하하하!"

"...실제로 마주하니 더 중증이시군요."

"저도 압니다! 신경 안쓰지만요! 아무렴 어떱니까! 어쨌든 서로 필요한 것을 거래하자는 거군요!"

"그렇습니다 Mr.시로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승낙! 승낙입니다! 내 살면서 이렇게까지 좋은 스폰서를 만나게 될 줄은 몰랐네! 으하하하!"

"이건 미국에서도 비밀리에 진행하는 거래입니다. 당신같은 인물을 이런 이유로 영입한 게 알려지면"

"미국 입장에선 좋은 소리는 못듣겠죠. 조치는 취하신거겠죠?"

"당신은 일반적인 군사기술 연구를 위해 미국에 오는 것이 될 겁니다."

"아예 정착하게 비자 좀 잘 뽑아줘요. 크하핫!"

 

미 국방성의 사람들이 돌아가자마자 시로이는 이삿짐을 싸기 시작했다

그리고 2층에서 스파클이 말을 걸었다

 

"저기... 오빠야?"

"오, 스파클! 무슨 일이야?"

"이야기 들었어. 오빠야 떠날거야?"

"뭐, 내가 취미를 실컷 즐기게끔 해줄 직장이 있다는데 당연히 가야지. 돌아올 일 없을거다."

"저... 나도 가야해?"

"넌 여기 남고 싶구나?"

"응... 난 여기서 더 공부하고 연구해서 모두를 위한 일을 하고싶어."

 

잠깐의 침묵이 흘렀다

 

"괘... 괜찮아?"

"그럼 짐은 덜 싸도 되겠군."

"그래도 된다는거야?"

"너가 하고싶은 일을 하라고 했잖아? 난 어차피 미국에서 새 집을 얻을테니까 이 집은 너 줄게."

"그, 그래도 괜찮을까?"

"엘리니카 애들을 데려갈거지만, 넌 여기서 네가 이루고 싶은 걸 위해서 살면 돼."

"정말이야? 고마워 오빠야!"

"...그럼 주인, 나도 남아도 될까?"

"언니야?"

"말했지? 난 내 동생을 위해서 당신에게 충성했던거야. 그리고 이제 내 동생이 당신과 독립한다고 하네.

당신도 허락했고. 난 내 동생 곁에서 동생을 위해 살거야."

"뭐, 그럴 거라곤 생각했지."

"무, 무큐... 맛치도 플라티나랑 스파클이랑 이곳에 남고 싶은데... 안되나요?"

"흐음..."

"무큐웅..."

"뭐, 괜찮겠지."

"무큐우!"

"내일 오후엔 출발할거니까, 그때까지 서로 못나눈 얘기라던가 있으면 하자고."

"응! 고마워 오빠야!"

 

다음날, 시로이와 엘리니카, 플라티나와 스파클, 맛치는 여러가지 담소를 나누면서 즐겁게 웃고 떠들다가

서로가 마지막으로 모여서 먹는 점심식사를 먹고, 오후에는 작별인사를 하고 각자의 길을 떠났다

그렇게 시로이 쿄우진은 엘리니카 팀과 함께 미국으로 떠났다

스파클은 플라티나와 맛치와 그 집에 남아, 자신에게 생긴 꿈을 위해 정진하기로 했다

마사의 무리는 조금씩 주변의 무리들을 흡수하거나 동맹을 맺고, 그들을 교육시키고 있다

가공소란 이름을 버리고 교화시설은 변화해가는 시대에 맞춰 생존하기 위해 스스로도 변화해가고 있다

세상은...

아직 모든 윳쿠리에게 우호적인 건 아니다

여전히 학대가 통용되는 나라도 있다

여전히 윳쿠리를 생물로 여기지 않는 사람도 있다

윳쿠리와 인간이 공생하기에는 아직 서로간의 입장차는 조율되지 않았고

아직까지는 윳쿠리의 진보는 미비하며, 인간의 인정도 미약하다

하지만 분명히 변화는 있다

그것은 과거형이 아닌, 현재진행형이며, 비록 그 방향이 어디로 향할진 아직 아무도 모르지만 분명히 나아가고 있다

인간과 윳쿠리. 그들의 관계는 이제 새로운 시대를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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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가운을 걸치고 안경을 쓴 한 몸첨부 플랑. 가운엔 가타카나와 영어로 스파클이라고 적혀있다

그녀는 자신의 컴퓨터로 여러가지 자료들을 조사하고 있다

심리에 관한 논문들이나 시로이가 남긴 연구자료들, 그밖에도 최신뉴스나 자신에게 온 편지 등등...

 

"어디보자... 마사 무리장이 이끄는 무리, 도쿄 시와 협력관계 체결... 헤에, 그 무리가 드디어? 마사짱, 드디어 해냈네.

어머, 알파 언니야에게서 온 편지네? 이라크 파견중, IS와 교전해서 인질 전원 구출했다고? 역시 알파씨는 굉장하네!

중동은 더울텐데, 괜찮으려나? 시로이 오빠야는 행복한 연구의 나날을 보낸다고... 헤헤, 여전하네 오빠야는."

"스파클, 세미나 갈 시간이야!"

"어머나, 벌써 시간이? 응, 알았어! 컴퓨터는 켜놓고 가야겠네. 이 영상은... 나중에 다시 볼까?"

 

스파클은 컴퓨터의 화면을 켜놓은 채 자리를 떠났다

컴퓨터에선 인터넷에 올라온 한 영상이 재생되고 있었다

 

{...}

{......}

{어... 이거 잘 나오나? 어흠, 흠! 아, 안녕하세요? 아 이거 어색하네...}

{아포가 그런 모습을 보이다니 참 별일이다제.}

{커흠! 하아... 어... 이 영상을 보고 계신다면, 저는 아마 죽어있겠죠. 그렇지 않으면 틀 일도 없을테니까.

전 아포칼립스라고 합니다. 보시다시피, 인간은 아니고... 네, 몸첨부 도스, 비슷한 겁니다. 좀... 많이 달라져서 말이죠.

이름이 뭐 이리 거창하냐 하실수도 있는데, 오만하게도, 윳쿠리 학대의 시대에 종말을 고하겠단 의미에서 스스로 지었습니다. 네... 한낯 윳쿠리 따위가 무슨... 그러실 수도 있는 거 압니다. 하지만 저에겐 윳쿠리란 존재는 단순한 동족을 넘어

다들 제 가족들, 아이들같은 존재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분들 인간분들이 동족을 아무렇지 않게 유린하는 것이

저에겐 너무나도 괴로운 것이었습니다. 옛날엔 몰랐어요 사실. 어떤 계기로 이렇게 되기까진 전 그냥 어느 깊숙한

숲속에서 평범하게 많지 않은 윳쿠리들을 돌보면서 살아왔으니까요. 숲 바깥에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전혀 몰랐죠.

그러다가 어떤 계기로 강제적으로 숲속에서 혼자 나오게 되었는데... 그때 알게 되었죠. 내 동족들이 어리석어짐을.

그리고 그것때문에 인간이란 종족의 적개심을 사 온갖 이유로, 온갖 방법으로 고통받고, 또 죽어간다는 걸요.

제 아이들이 죽어가는 걸 본 기분이었습니다. 제가 직접 낳은 아이들은 없긴 하지만... 뭐랄까... 끔찍했습니다.

징그럽다거나 혐오스럽다거나 그런 게 아니라, 너무나도 처참하고, 슬프고, 가혹했습니다. 전 고통스러웠죠.

절 숲속에서 끌고 온 한 인물 덕분에 저는 지금의 세상에 대해 알아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습니다.

그래서 전 지금의 제 동족들에 대해서, 그리고 그들을 학대하고 학살하는 인간들에 대해서, 그 이유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알아보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여러분들에겐 윳쿠리라는 것이 무엇인가요? 시끄러운 똥만쥬?

기어다니는 오물? 오만한 해충? 스스로를 생명체라 착각하는 한낯 음식물? 적어도 절 끌고 온 인물은 그렇게 보질

않더군요. 시로이 쿄우진이라는 윳쿠리 생물학자입니다. 그는 윳쿠리가 생물학적으로 생물이란 이론을 냈고, 인정받았죠.

인터넷이 익숙하신 현대인들이시니 그의 논문을 찾아보시면 쉽게 보실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공개되어 있거든요.

그는 그것만 말하지 않았습니다. 윳쿠리에 대해 수많은 연구들을 해왔고, 최종적으론 신인류의 가능성을 시사했죠.

전 그 가능성에 기대보기로 했습니다. 윳쿠리라는 종족이 여러분들 인류와 나란히 설 수 있음을... 말이죠.

우스운 꿈이죠? 저도 그렇게 생각하긴 합니다. 전 윳쿠리로써의 저 자신의 성질을 이해하고 단련함으로써

아마 여러분들이 보았을 그런 힘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제 꿈이 허황된 꿈이라고 생각합니다.

근데 무모하다곤 생각 안해요. 도전해볼 가치조차 없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인간분들도 그렇잖아요? 이빨이나 발톱이

없어도 무기를 만들고 지혜를 다듬어 모든 생물들 위에 올라섰죠. 세상의 땅이 평평하고 끝이 있을거라 여겼을 때

그것이 잘못된 인식이었음을 증명했잖아요? 하늘을 난다는 꿈이 허황되었다고 여겼어도 결국 하늘을 지배했죠.

인종이 피부색에 따라 귀천이 있다고 믿었었어도 그걸 이겨내고 평등을 이뤄내고 있잖아요? 성별에 역할이 좌우된다

단정지었을 때도, 그것을 극복했잖아요. 귀족과 백성으로 나뉘어 차별당했을 때도, 목숨걸고 싸워 평등을 얻었죠.

감동했습니다. 모두가 정해진 것이라고 여겼을 때, 당연한 것이라고 여겼을 때, 바뀔 수 없다고 여겼을 때

누군가는 그것을 극복할 수 있음을 믿었고, 결국엔 이루어냈죠. 전, 인간의 혁명의 역사를 보고 감동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나도 내 동족들을 구하고 정말로 신인류의 경지에 올려주고 싶다고 생각한 것이...

하지만 전 인간들을 증오하지 않습니다. 원망하지 않습니다. 여러분들이 강한 것, 지금의 위상에 있는 것.

거기까지 오르는 데 몇천년의 세월이 걸렸는 지 저는 알았기 때문입니다. 한 개인조차도 간단히 강해진 것이 아님을.

그에 비해서 내 동족들, 윳쿠리들은 그렇지 않더군요. 수백년을 살아왔는데, 윳쿠리는 그동안 변하질 않았습니다.

지금의 모습에 이르기 이전의 저마저도 말이죠. 우리들 윳쿠리들은 너무나도 안일했습니다. 느긋함이란 핑계로 말이죠.

그리고 그것이 여러분들 인간들이 보고싶지 않은 모습들을 보이는 결과가 되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여러분들이 힘들게 번 돈으로 겨우 얻은 집을 멋대로 창문 깨고 침입해 자기꺼라 우기고, 온갖 불쾌한 모습을 보이고,

논리도 없는 고집쟁이에다 인간들 사이에선 엄연한 범죄인 행위를 아무렇지도 않게 하고선 떳떳하게 굴고...

같은 인간이라도 불쾌하고 분노가 차오르는 모습일텐데 하물며 인간보다 아득히 약한 윳쿠리가 그러면 어떨까요...

여러분들이 왜 윳쿠리를 혐오하는지를 저는 분명하게 잘 압니다. 그럼에도 저는 이런 짓을 하려고 합니다.

네. 혁명이요. 윳쿠리들의 위상을 높이는 혁명이요. 하지만 여러분들께 분명하게 하고싶은 것이 있습니다.

전 인간분들의 위상을 낮추려는 것이 아닙니다. 윳쿠리만을 위한 세상을 만드려는 것도 아닙니다.

전 그저, 윳쿠리와 인간이 공생하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서로 이해하고, 서로 양보하고... 뭐 그런거요.

그러기 위해선 먼저 제 동족이, 윳쿠리들이 바뀌어야 되겠죠. 우리가 바뀌지 않는데 어떻게 여러분들이 바뀌길 바랍니까?

우리가 여러분들이 싫어하는 모습만 보이는데 어떻게 사랑받길 바랍니까? 안타깝게도 제 동족들은 그게 된다고 보네요.

그래서 전 제 동족들의 어리석음을 바꾸고 싶습니다. 여러분들과 공생할 수 있게 말이죠. 잠시 제 무리들을 보여드릴게요.

꽤 넓직한 동굴이죠? 이 무리의 안전을 위해 제가 직접 파서 만든 곳입니다. 각자의 보금자리도 만들어놨죠.

전 이들에게 단체생활에 대해 가르쳤습니다. 모두가 살기 위해 협력하고, 분업하고, 양보하는 것을요.

여기있는 아이들은 사냥팀입니다. 무리의 먹이를 구하러 나갔다 오는 이들이죠. 지금은 잠시 쉬게 두었습니다.

이 아이들은 방위팀입니다. 주변을 순찰해서 위험을 감지하고 무리를 보호하죠. 교대제라 이쪽은 휴식시간입니다.

지금 여기 바쁘게 움직이는 아이들은 관리팀이죠. 사냥팀이 모아온 먹이를 모아두고, 계산하고 관리합니다.

윳쿠리에게 3 이상은 무리라고들 하죠? 그래서 가르치는 데 애를 먹었습니다. 그래도 관리에 숫자는 생명이니까요.

숫자를 모르더라도 보관실 벽에 선을 몇개 그어서 잔량을 눈대중할 수 있게 했습니다.

참, 이건 제 아이디어가 아니라 여기 이 관리팀장 아이디어입니다. 관리팀장?}

{도시퍗!?}

{하하, 놀란 모양이구나. 괜찮아 계속 일하렴. 기특하죠? 어머나, 이러다 무리 자랑이 되겠네. 이쪽이 마지막이예요.

무리의 부모들이 업무를 위해 자리를 비우니, 아이들은 한데 모아서 교육팀이 교육과 보호를 맡습니다.

여러분들로 치자면 학교쯤 되겠네요. 뭐... 이런 정도일까요? 윳쿠리도 변할 수 있음을 증명해보이고 싶어서 말이죠...

왜 이런 모습을 굳이 보여드렸나면요... 네, 저희들 윳쿠리는 이렇게 변할 수 있습니다. 오랜 시간동안 어리석게 있어서

배움이 서툴러서 그렇지, 저희도 이렇게 배우고 성장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인간분들께 부탁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저희들 윳쿠리는 어리석습니다. 적어도 저는 확실히 인정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배움이 필요합니다.

배우지 않으면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조차 모른 채 살아갈 것이고, 여러분들께 해를 끼치겠죠.

전 제 동족들이 인간의 분노를 사 죽임당하는 것을 포함해 어리석게 살아 명을 재촉하는 생을 살길 원하지 않습니다.

제가 가르치는 것도 생각해봤지만, 이 영상을 보고 계신다면 아시겠듯이 전 죽어있겠죠.

여러분들에게 이 영상을 보여드리게끔 하기 위해서 말이죠. 좀 많이 극단적인 시선끌기를 벌였겠죠.

인간 윳쿠리를 떠나서 만약 누군가가 다치는 것은 바라지 않고, 심지어 죽기까지 한다면... 뭐라고 사죄해야 할지...

하지만... 적어도 전 제 동족에 대한 애정만큼은 포기할 수 없습니다. 네, 고집쟁이죠.

그런 고집쟁이로써 인간분들께 드리는 간절한, 목숨까지 바쳐서 하는 부탁입니다.

부디... 부디...! 제 어리석은 동족들에게 기회를 주십시오! 기회만이라도 괜찮습니다!

저희의 어리석음을 깨닫고, 잘못을 뉘우치고 만회할 기회를 주십시오!

가르침을 주십시오! 옳고 그름에 대해서, 배려에 대해서, 함께 살아간다는 것에 대해서...!

전 제 아이들이 이렇게 안타깝게 죽어가는 것을 차마 지켜볼 수가 없습니다!

우린 너무나도 무지하기에...! 배우기만 해도 나아지는 것조차 모르고 있는 것입니다!

주제넘는 부탁이지만! 제 아이들에게 기회를 주십시오! 여러분들의 정당한 분노에 대해서 조금만 인내해 주십시오!

우리가 우리의 잘못을 깨닫게 도와주십시오! 우리가 우리 스스로 진심으로 뉘우치게 해주십시오!

꼭 같은 위치에 서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그저... 그저...! 무지해서 저지른 잘못을 바로잡고 여러분과 함께 살아갈...!

그럴 수 있는 기회를 주십시오! 이 미천한 몸의...! 일생일대의 소원입니다...!!}

{아, 아포...! 도게자라니...!}

{부탁드립니다...!}

{촤... 촬영을 돕고있는 마리사입니다제... 마리사도 이렇게 엎드려 빕니다제...!}

{......}

{......}

{여러분들에게도 소중한 사람이 있듯이, 저에겐 제 동족 모두가 소중합니다. 그들이 비록 어리석을지라도, 악할지라도

그것을 바로잡아주질 못하는 저 자신의 부족함이 한탄스러울지언정 동족에 대한 애정이 사그라든 적은 없습니다.

전 죽어 지옥에 가도 좋으니까... 부디 제 아이들만큼은... 더이상 무지하단 이유로 고통받지 않게 해주세요...

긴 이야기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하하, 이거 눈물이 멈추지 않는데 어떡하지? 죄송합니다...

인간 여러분... 부디... 부디 제 동족들을... 아이들을 잘 부탁드립니다... 인간도 윳쿠리도 모두 진심으로 웃을 수 있게...}

 

그리고 화면 속의 여인은 눈물을 흘리면서도 웃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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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네... mad입니다.

드디어 이 길고 긴 대장정의 끝이 났네요

윳쿠리를 연구하는 자, 완결입니다.

지금까지 이 소설을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많이 부족한 작품인데 말이죠 ㅎㅎ;;

원래 이 소설의 시작은 여러 학대작품에서 윳쿠리를 생물로조차 인정하지 않는 등장인물들의 발언에 반발해

'정말로 윳쿠리를 생물학적으로 생명체라 주장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뼈대가 잡혔습니다. 윳쿠리 학대물을 접하고 1년 정도 뒤에 처음 한 생각이니

아마 한 고등학생쯤일 겁니다. 4~5년전쯤이네요.

거기에 윳쿠리를 생물로는 보되 존중은 털끝만큼도 안하는 매드 사이언티스트를 중심으로 서서히 설정을 붙였습니다.

정확하게는 윳쿠리라는 종족에 대한 설정만이죠. 초기엔 별의 별 실험체들이 다 나왔어요.

예를 들면 아이언맨마냥 몸에 아크 리엑터를 단 윳쿠리라던가, 어느 팬아트마냥 트란잠 쓰는 윳쿠리라던가...

그걸 이 사이트를 알게 되고, 소설을 좀 써보다가

이참에 아예 표현해보고 싶었던 소재를 시작해볼까?

그렇게 시작된 게 이 '윳쿠리를 연구하는 자'입니다.

 

초창기엔 다른 특정 인물들에 대한 설정자체가 없었죠

전부 다 소설을 쓰기 시작하면서 생긴 인물들입니다. 인간이고 윳쿠리고. 이름도 소설쓰면서 구상한거고요.

시로이를 제외하고 처음부터 구상되었던 존재라면 조수 역할을 맡은 세번째 개조 파츄리 정도겠죠.

그것도 몇번째란 설정은 없고, 그냥 처음엔 파츄리의 말장난이자 연약한 파츄리의 안티테제로 생각해봤는데

이미 자연산으로 몸첨부 형태의 마쵸리가 있길래 인공적인 실험결과물로 만들어진 게 개조 파츄리들입니다.

맛치는 스토리가 진행되면서 세번째를 땜빵할 대타로 나타나 이젠 아예 정착했고요.

플라티나도 첫 구상은 단순한 단역이었습니다. 시로이가 플래티넘도 건들 정도로 간큰 놈이란 걸 어필할 목적으로요.

근데 몸첨부화를 의도적으로 유발하는 방법의 개발로 우수한 개체인 플래티넘을 써먹을 핑계와 구석이 생겼고

그런 플라티나를 심적으로 시로이에게 잡아두기 위해 스파클이 만들어졌고

그 스파클을 드라마틱하게 얻기 위해 야쿠자를 털어버릴 역할로 엘리니카 팀이 만들어졌죠.

인간 주변인물들도, 시로이의 경제개념도 윤리의식도 없는 연구행위에 조금이라도 설득력을 넣기 위해

시로이의 친구는 삼촌이 경찰청장이 되었고, 스폰서로 대기업 회장과 부패 정치인이 생겼고

상품 특허랑, 가공소와의 협력의 연결고리가 생겼죠. 덤으로 가공소에 대해서도 나름 좀 더 체계적인 형태가 되었고요.

아포칼립스도 처음엔 그냥 3m도스와 6m도스에 차별점을 두기 위해 원종 도스와 아종 도스의 개념이 탄생했고

윳쿠리들이 도스에 대해 품는 생각과 실제 도스의 수준의 괴리를 메워보자 원종에 여러가지 특별함이 생겼고

날개있는 윳쿠리들의 비행능력과, 도스 스파크라는 윳쿠리로썬 매우 불가능할 듯한 수준의 기술의 존재로

윳쿠리의 잠재성에 대해 고민해봤고, 그걸 가장 궁극적으로 발현시켜본 것이 아포칼립스입니다.

그리고 이 소설도 언젠가는 끝을 봐야하고, 이왕 엘리니카 팀이 있는 거 배틀물적인 요소를 넣어보려고

시로이와 그 산하의 윳쿠리 VS 아포칼립스라는 대립구도가 탄생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뭐 각자 원하는 건 최종적으로 얻게 되었으니 패배자가 없다고 봐야 할까요...

 

솔직히 소설 최후반부는 점점 소재가 딸려감을 느꼈습니다. 한계를 마주한거죠.

다른 작품활동들도 하느라 여기에만 집중할 시간도 없고... 공익일 땐 일하는 짬에 소설쓰면 됐었거든요 ㅎㅎ

지금은 아니다보니 다른 일들에 투자하는 시간들이 늘어났고, 그만큼 소설에 대해 고민할 시간도 줄어버렸죠

그 이상으로 힘들었던 건, 아포칼립스의 생각을 어떻게 독자분들이 납득할 수 있게 전달하느냐는 것이었습니다.

영상이 전세계에 퍼져나갔다는 말로만 끝난 70화를 쓸 당시엔, 그냥 독자분들의 상상에 맡길 작정이었습니다만

아포의 영상을 바라는 의견이 많아 차마 그 기대를 저버릴 수가 없었습니다.

오죽하면 예전부터 상담하던 심리상담사 선생님께 자문을 구했을까요 ㅋㅋ;;

어려웠습니다. 윳쿠리는 죽어 마땅한 생물이란 의견에 정면으로 부딛히기가.

저 자신은 몇년동안 고민하고 구상하면서 스스로 납득할만한 결론을 내렸지만

그걸 타인에게 잘 설명하고 이해되게끔 하는 건 어렵더군요.

소설에서 필자의 생각을 전달하는 건 언제나 힘든 일입니다...

학대 타이틀을 달고 있음에도 어느샌가 학대물이 아니게 되어버렸고

오락소설로 시작해서 철학소설로 끝마치는 꼴이 되어버리니 머리아프고...

엘리니카 팀은 알파, 카이, 오메가 빼고는 다 쩌리가 되어버려서 애들 분량도 고민되었고...

하여튼, 즐겁게 시작했는데 어느새 책임이 되어버린 느낌입니다.

그래도 즐겁더군요. 누군가가 내가 온갖 고민을 해서 쓴 이야기를 재밌게 봐준다는 것이.

그래서 그 책임이 무거울지언정 내버리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다른 작품활동들도 그렇고, 전 잘하든 못하든 이야기꾼 체질인 모양이네요.

 

아무튼 이렇게 길고 긴 여정을 마치고 완주한 윳쿠리를 연구하는 자 입니다.

시로이는 미국가서 잘먹고 잘살고 지 하고싶은 거 다 하고

스파클은 일본에서 윳쿠리들을 구하기 위한 연구를 한다는 꿈을 품고 나아가기 시작했고

팀 엘리니카는 미 특수부대의 하나가 되어 지구방위군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가공소는 직종을 바꿨고

아포의 무리는 그 뜻을 이어받아서 잘 성장하고 있습니다

아포는 죽어서 어디로 갔을까요? 천국을 가든 지옥을 가든 그곳의 윳쿠리들을 위해 언제나 노력하고 있겠죠

'남극에서 온 그녀'와의 크로스오버는 평행세계취급이지만

굳이 따진다면 이 시기에 레티는 적응훈련중, 마사히로는 뉴스도 안보고 살고 있겠네요

윳학 외의 활동으론 다른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만, 그걸 광고하긴 좀 그렇죠? ㅎㅎ;;

마음같아선 그쪽도 잘 부탁드립니다 하고 싶지만 광고하지 않겠습니다

본문만큼이나 후기도 길어졌네요

미천한 놈의 미천한 소설,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엔 어떤 작품으로 어떻게 찾아뵐 지 모르겠지만, 앞으로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 ?
    지바 2017.07.27 00:27
    느와아아....인생소설이였다구요!
  • ?
    탄핵남자 2017.07.27 02:00
    역시 시로이답군! 그리고 수고하셨습니다 mad님!
  • ?
    LIM0301 2017.07.27 02:23
    수고하셨습니다! 전혀 부족하지 않고 언제나 나오길 기다렸던 작품이었습니다!
    ...근데 알파쨔응ㅠㅠㅠ
  • profile
    netpilgrim 2017.07.27 03:35
    정말 장대한 소설이였습니다.
    이걸로 명작이 하나 끝났네요.
  • ?
    PRASEOD 2017.07.27 03:52
    지금까지 봤던 윳쿠리 소설중 가장 오래, 그리고 재미있게 본 소설이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mad님!
  • profile
    류민혜 2017.07.27 07:59
    완결 축하드립니다. 수고하셨습니다.
  • profile
    5978ho 2017.07.29 15:56
    으어어 웹소설을 끝까지 몰입해서 본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ㄷㄷ
    지금까지 정말 잘 읽었고요, 완결 축하드립니다!
  • ?
    난나나나나나 2017.07.30 14:43

    YUKKON_BCD_NITORI1.gifYUKKON_BCD_MARISA2.jpg

  • ?
    hundredsshootingkill 2017.07.31 12:24
    잘가. 인생작 6번째.
  • profile
    PROTO-1221 2017.10.14 00:31
    최고입니다
  • profile
    느그시 2022.10.23 11:05
    정주행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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