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
2016.11.08 04:50

기술의 진보

조회 수 543 추천 수 3 댓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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윳쿠리는 X 같고, 나노 머신 기술은 더 X 같다.

 

핸드폰 화면을 들여다보며 동네 뒷골목을 헤메고 있는 한 남자의 생각을 요약한 것이다. 말로만 듣던 나노 머신이 상용화 되고, 그 여파는 애완 윳쿠리 시장에까지 밀려왔다. 고가형 윳쿠리 푸드 중에는, 그 안에 나노 머신이 섞여 있는 제품이 있다. 나노 머신을 통해 윳쿠리의 위치를 추적하기 위한 것이다. 이전에는 윳쿠리의 위치 추적을 위해 위치 추적 기능을 탑재한 애완 윳쿠리 뱃지를 썼지만, 펫 윳쿠리가 되어 한방에 윳생을 역전시키려는 망상을 품고 있는 야생 윳쿠리들이 뱃지를 빼앗는 경우가 워낙 많아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 편이었다. 그러나 이 나노 머신 방식은 다르다. 사료와 함께 윳쿠리 내부로 들어간 나노 머신은 윳쿠리의 신체 전체에 정착하게 된다. 이 나노 머신과 스마트폰 앱을 연동시켜 윳쿠리의 위치를 추적하는 것이다.

 

-걱우-... ! 인간씨! 마리사는 느긋이 도망간다제!”

! 인간씨는 느긋할 수 없다구!”

레이무! 앨리스와 같이 가자구요!”

 

골목 그늘에서 무언가를 먹고 있던 윳쿠리 세 마리가 남자의 기척을 눈치채고 재빨리 도망간다. 닳고 닳은 야생 녀석들이 분명하다. 기술은 진보했지만, 그 혜택은 야생 윳쿠리의 삶에는 조금도 영향을 주지 못한다. 아무것도 모르고 태어나, 지저분한 것들을 여기저기 뿌려대다가, 그 누구의 동정도 없이 다양한 방법으로 죽어나간다.

 

망할 똥만쥬놈들...”

 

어쨌든 남자는 이 나노 머신을 통한 위치 추적 방식을 조금도 좋아할 수 없었다. 남자의 아내는 소위 말하는 윳쿠리 애호파이다. 아주 윳쿠리 홀릭이다. 개나 고양이에 빠져 가정을 돌보지 않는 주부들의 이야기가 심심찮게 들리는 요즘 시대이지만, 남자의 고통은 그 여자들의 남편의 고통보다도 크다고 할 수 있다. 개나 고양이도 사람을 깔볼 수 있다고는 하지만, 어쨌든 개나 고양이는 사람 말을 지껄여대지는 않는 것이다. 윳쿠리 애호파라는 아내지만 제대로 윳쿠리를 훈육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대부분의 윳쿠리들은 있는 대로 남자의 신경을 마음껏 긁어 댄 후 자유를 찾겠다느니 아가야를 갖고 싶으니 하며 가출을 해 버리고 만다. 그때마다 그 윳쿠리들을 찾으러 다니는 것은 자신이다. 요즘 핸드폰은 너무 어렵다는 것이 아내의 변명이다.

 

젠장... 나노 머신 덕에 뭐라 둘러 댈 수도 없고...”

 

고작 똥만쥬들 찾겠다고 나노 머신을 쓰다니, 지랄이 아주 풍년이다. 고대 이래 이 나라의 농사가 이 지랄 만큼만 풍년이었으면 보릿고개란 단어는 생기지도 않았을 것이다. 사실 나노 머신 때문에 남자는 굉장히 귀찮아졌다. 예전의 뱃지식 위치 추적을 사용할 때에는 신호가 끊겼어. 아무래도 차에 깔려서 망가진 것 같아.’라고 말하면 됐었다. 아니면 적당히 싸구려 금뱃지를 사들고 와서 야생 윳쿠리가 달고 있더라고. 아무래도 뱃지를 빼앗긴 모양이야.’라고 말해도 됐다. 찾아낸 즉시 그간의 울분을 마음껏 토해 낸 후 뱃지만 떼어서 보여주면서 야생 윳쿠리~ 이하생략이라고 말해도 상관 없었다. 하지만 이 나노 머신 방식은 그런 변명이 통하지 않는다. 뱃지와는 달리 망가지지도 않고 다른 윳쿠리들에게 뺏길 수도 없는 것이다.

 

배알 꼴리지만 이번에는 다시 집으로 모셔가 드려야겠구만... ?”

 

푸념을 뱉으며 핸드폰 화면을 확대시킨 남자는 더 이상 레이무를 찾아다닐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닫고는 피식 웃었다가, 이윽고 아내에게 뭐라고 설명해야 하나, 하고 고민하기 시작했다.

 

레이무의 위치를 나타내는 광점이, 세 개로 늘어나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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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르카나 2016.11.11 04:18
    윳쿠리가 동족포식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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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느구우 2016.11.11 04:18
    학대에서는 흔한 일 아니겠습니까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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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atrte 2016.11.11 04:18
    증오가 끓어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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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느구우 2016.11.11 04:18
    상쾌!한 부분이 별로 없어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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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슬라위 2016.11.11 04:18
    응호.. 아내씨가 게스라구요..
    완전 촌 것이에요! 그런 의미로 상쾌! 응호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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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느구우 2016.11.11 04:18
    음 우호파를 부정적으로 그리는 것은 자제하려고 하는데 이번에는 전개상...
  • profile
    심심한인간 2016.11.11 04:18
    그냥 짜증나네...
  • profile
    미리내미르 2016.11.11 04:18
    애호파는 제대로된 훈육을 하는 사람이 애호파...
    게스가 될때까지 훈육하지 않고 방치하는 사람은 학대파라 봐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합니다.
  • ?
    느구우 2016.11.11 04:18
    개인적인 생각(이랄까 제 글의 설정이기도 합니다)을 쓰자면,
    애호파 = 윳쿠리는 인간의 말을 하는 만큼 그에 상응하는, 아니면 최소한 다른 동물과 동일한 대우를 해야한다.
    학대파 = 윳쿠리는 만쥬일 뿐, 생물이 아님. 고로 뭔짓을 해도 문제 없음.
    그리고 실제 처우나 관련 법률들은 현실적인 이유 때문에 윳쿠리를 동물로 인정하지 않음... 정도 입니다.
    아 그리고 이 글의 '아내'가 진정한 애호파라고 할 수 없다는 것에는 동의합니다. 다만 저도 학대쪽이다 보니 어지간한 훈육으로는 게스화를 막지 못한다, 라는 설정을 베이스로 깔고 있기는 합니다
  • profile
    노비코프 2016.11.11 04:18
    세마리를 데려가면 아내의 숨겨진 학대본능을 볼 수 있거나 혹은 오히려 망할만쥬가3개 더 늘어날 수도 있을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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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느구우 2016.11.11 04:18
    오호...?
    아니면 앞으로는 쳐죽인 뒤 야생들에게 먹여버릴 수도 있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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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달바 2016.11.11 04:18
    아닛? 오랜만에 보는 느구우님 작품!
    언제나 직접적으로 보여주지 않고
    암시를 하는게 아주 그윽하군요.
    세 개의 광점이라 ㅋㅋㅋㅋ
  • ?
    느구우 2016.11.11 04:18
    엘로나 슈터에 빠져있었습니다 ㅎㅎ 할 만큼 했던 건데 이상하게 오랜만에 하니 또 재밌더군요
    슬슬 또 쓰기 시작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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