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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11 09:01

[단편]반란

조회 수 564 추천 수 3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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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에에에엥!! 이럴 수는 없는 고제!!!"

 

 마리사가 둥지 밖으로 뛰어나왔다. 지친 몸을 이끌고 하루종일 사냥을 하며 가족들이 먹을 밥씨를 모아왔지만, 정작 반겨주는 것은 차가운 냉대뿐. 아내인 레이무와 자식들인 레이뮤들은 마리사가 모아온 밥에만 관심을 보일뿐, 마리사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그럼에도 얼마나 노력해왔는지는 알아주지 않는다.

 

"어째서! 어째서 이렇게 된거냐제!! 마리사는 그저 열심히 살았을 뿐인데!!!"

 

 그나마 지친 아비를 맞아주던 유일한 아이. 효자였던 아이 마리사. 자기도 밥을 제대로 못먹고 레이무와 동생들 뒷치닥거리에 심신이 피폐해졌지만 그럼에도 아비를 생각하던 마리사는 마리사가 사냥을 나갔던 그 시간동안 레이무와 자매들의 가혹한 학대에 결국 영원히 느긋해졌다.

 

"마리사는 불행한고제! 그렇지 않았는데! 불행한 고제에!!!"

 

 마리사의 울음소리가 무리 전체에 울려퍼졌다. 자식을 잃은 비통함일까? 아니다. 마리사의 울음소리에는 증오가 담겨있었다. 자신의 행복, 자신의 미래, 자신의 모든 것을 앗아간 저 가증스러운 데이부들을 향한 증오가. 푸드득 소리가 들리고 포식종이 팥소를 유린하는 그 순간까지 마리사는 데이부들을 향한 저주의 소리를 내뱉었다.

 

"....느그탈 수 없는 고제..."

 

 얼마나 증오가 팥소에 서렸는지, 유언마저도 '느긋하고 싶었어'가 아닌 '느긋할 수 없다'고 말하며 죽은 마리사. 해가 뜨고 무리의 윳쿠리들이 밖으로 나왔을때, 증오와 저주가 한데 모여 수라의 얼굴이 되어 죽은 마리사의 시체를 발견할 수 있었다.

 

"느...느늣... 마리사... 어째서..."

 

"무큐..."

 

"첸은 모르게써!!!"

 

 다양한 윳쿠리들이 보인다. 앨리스, 파츄리, 첸, 묭, 마리사, 그외 몇몇 희귀종까지. 하지만 그 윳쿠리들 사이에서 단 하나의 빨간 리본장식을 단 윳쿠리들은 보이지 않았다. 심지어 자신의 배우자였고, 자신의 자들의 아비인데도 불구하고.

 

 지금 현장에 나와있는 윳쿠리들은 밤 중 마리사의 저주섞인 울부짖음을 듣지 않았던 윳쿠리는 없었다. 누구라도 깨지 않을 수 없었다. 마리사 뿐만이 아니다. 요즘 밤에 자주들리는 목소리. 윳쿠리들은 알고 있다. 비록 레미랴에게 영원히 느긋해졌지만, 마리사는 사실 자살한 것이라는 것을

 

"마리사! 배고프다고! 밥씨나 찾아오라구!!"

 

"첸은 뭐하고 있는거야! 천하절색인 데이부가 배가 꼬륵꼬륵하다고!!"

 

 둥지 속에서 잠에서 일어난 데이부들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살이 찔대로 쪄서 둥지 입구보다 더 넓어진 녀석들이 대다수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심각한 운동부족인 녀석들이 많다. 그러나 크기가 곧 힘인 윳쿠리 사회에서 살이 뒤룩뒤룩 찐 데이부들의 위압감은 윳쿠리들에게 강하게 느껴진다. 오늘도 수많은 윳쿠리들이 축 늘어진채 사냥을 떠났다. 죽은 마리사의 시신은 사냥을 떠나지 않는 파츄리나 앨리스들이 간단하게 묻어주었다.

 

------------------------------------------------------------

 

"느늣... 힘든 고제... 마리사는 좀 쉬어야하는고제..."

 

"여기서 쉬면 안된다구 마리사! 돌아가면 뒷감당이 안된다구!!"

 

"묭의 레이무는 먹어도 먹어도 만족할줄 모른다묭! 겨울이 걱정이다묭!!"

 

"그래도 묭의 레이무는 먹기만하지! 첸의 레이무는 새끼도 잔뜩 가질려해! 그런데 그게 전부 레이무를 닮은 새끼야! 첸은 첸과 닮은 새끼는 머리장식밖에 본적 없어!"

 

 모름지기 만족할 줄 모르고 욕망만 흘러넘치는 데이부들에게 무리의 윳들은 점점 지쳐가는 상황이다. 대다수의 윳쿠리들의 아내는 데이부인 상황. 파츄리를 아내로 맞이한 윳쿠리는 진짜 운이 좋은 상황이고, 멀쩡한 레이무도 지금의 이 무리에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도 예전에는 상당수 존재했었지만, 더 편하게, 자기만 기르고 싶은 새끼만 기르는 데이부들을 보고 멀쩡했던 레이무들도 결국은 타락해버렸다.

 

"마리사는 도저히 못 버티겠다제!!"

 

"그렇다해도 어쩔 수 없다제... 마리사는 가족을 부양할 의무가 있는 고제..."

 

"의무는 무슨 병씐같은 의무인고제! 그 의무가 밥먹여주는 고제? 저쪽에서 의무를 수행할 생각을 안하는데 마리사도 더이상 참는건 싫다제!!"

 

 데이부들의 폭권에 마리사 한마리가 불평을 쏟아붓기 시작했다. 오늘 죽었던 마리사는 마리사의 어렸을 적부터 함께 해왔던 절친이었다.

 

"마리사에게는 꿈이 있었다제! 귀여운 아내씨를 맞이하고! 마리사와 아내씨를 닮은 자식을 잔뜩 낳고! 손자들에게 둘러쌓여 느긋하게 산다는 꿈이 있었다제! 근데 이꼴이 뭐냐제! 레이무는 허구헌날 밥씨 타령이고! 멍청한 레이무 닮은 아가야들은 밤낮구분 못하고 노래나 불러대고! 마리사 닮은 아기들은 하나같이 모자를 뺏기고 응응노예보다 못한 대접을 받고 느긋해진거제! 이게 뭐냐제!"

 

"느..."

 

 마리사가 가슴 깊이 맺힌 한을 토해낸다. 폭풍같이 쏟아지는 말. 그러나 아무도 마리사를 제지할 염두를 못냈다. 사실 마리사만의 한이 아니다. 다른 윳쿠리들도 똑같이 가지고 있는 깊은 회한. 그것을 마리사가 먼저 토해낸 것 뿐이다.

 

"마리사! 너는 분명 원래 약혼한 앨리스가 있었던고제! 근데 어쨰서 저런 못난이와 결혼하게 된거냐제!!"


"늣! 늣느느늣!! 마리사는!! 마리사는!! 느아아아아아앙!! 마리사도 앨리스와 결혼하고 싶었던고제!! 그런데!! 그런데에!!!!"

 

 원래 마리사의 약혼자는 어렸을 적부터 선물을 주고받으며 사랑을 키워왔던 앨리스였다. 성체가 되고 난후 첫번째 태양이 떠오른 날. 마리사는 앨리스와 커다란 나무밑에서 약혼을 맺었다. 그리고 그날 상견례까지 끝마치고 분명 행복할 내일을 맞이하려 했다. 아름답고 조신한 앨리스에 마리사의 아비였던 마리사도 대만족했었다.

 

그러나...

 

"이 앨리스는 레이퍼인거라구!!"

 

"아니에요! 앨리스는 그런 촌뜨기같은게 아니라구요!!!!"

 

 마리사의 어미였던 데이부는 언제 그런 신속함을 가지고 있을지 모를정도로 빠르게 움직여 앨리스의 평판을 완전히 망가트렸다. 레이퍼. 느긋하지 못하고, 죽음만을 안겨다주는 존재. 약혼녀 앨리스는 필사적으로 부정했지만, 이미 한번 망가진 평판을 복구할 수는 없었고, 마녀사냥을 당한 앨리스와 일가는 결국 무리를 등져야만 했다.

 

"느헤헤헤헤 마리사... 같이 상쾌하자구~~?"

 

"아닌고제! 이건 꿈인고제!!! 아닌고제! 마리사는 앨리스와...!!!"

 

 모든 것은 어미 데이부의 음모. 자기 친구의 자인 노처녀 레이무가 가정을 가지지 못하자 자기 자를 넘긴 것이다. 비록 약혼까지 되어있고 곧 독립할 자였지만 데이부에겐 그런건 중요하지 않았다. 그저 데이부들을 위해서만 움직였을뿐.

 

"마리사는!! 앨리스와 살고 싶었다제!! 저런 못난이와 살고 싶지 않았던 고제!!!"

 

"첸!! 첸도 꿈이 있지 않았던고제!!"

 

"체... 첸은!! 란샤마를 위해 준비하고 있었다고!! 그런데!! 데이부가!! 데이부가아!!!"

 

 첸은 원래 무리의 다른 윳보다 준비성이 철저한 윳쿠리였다. 마을에 있는 단 하나뿐인 란. 9개의 꼬리를 자랑하는 금발의 아름다운 란을 아내로 맞이하기 위해 첸은 미리미리 준비를 하였다. 집안을 장식하고, 창고속에 먹이를 저장하고. 언제나 청결하게 관리하고. 가장 중요한 프로포즈를 위한 선물을 찾기 위해 집밖으로 나갔을때. 녀석은 들어왔다.

 

"느늣! 이제 준비가 끝난고네! 첸은 알고 있어!"

 

"느늣! 이제 온거냐구 첸! 늦다고!!"

 

"늣?? 누구인거야??"

 

 분명 결계까지 제대로 쳐놓고 나갔다. 결계는 집 주인이 있으니 허가없이 들어오지 말라는 소리. 상식이 있는 윳쿠리라면 누구나 다 아는 상식이다. 그런데 누가 있었다. 분명 자기 집이고, 자기 외에 아무도 없었는데도, 누군가가 있었다.

 

"느후후. 첸은 아름다운 레이무를 위해 이런 선물까지 준비한 거구나? 레이무! 감동했다구!!"

 

"느느... 아니야! 첸은 란사마를 위해서..."
 

"느헤헤헤.. 거짓말 하지 말라구 첸!!! 첸은 이 레이무의 남편인거라구!!!!!"

 

"느아아아!! 안되!!! 란샤마!!! 안되에에!!! 첸은 모르게써어어어!!!!!!!!!!!!"

 

 데이무에게 덮쳐지는 첸. 그렇게 순결을 뺏기고 집마저 뺏긴 첸은 란을 신부로 맞이하겠다는 꿈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다른 윳쿠리가 란을 신부로 맞이하는 것을 볼 수 밖에 없었고, 란은 반려와 같이 무리를 떠났다. 

 

"느늣... 란샤마...."

 

"느에에엥"

 

"느우웅... 묭...은... 묭은...!"

 

 이미 사냥을 위해 모인 윳쿠리들은 울음바다가 되어있었다. 모두가 꿈이 있었다. 아름다운 아내를 맞이한다. 귀여운 자들을 잔뜩 갖는다. 그리고 느긋하게 있는다. 그 꿈이 전부 망가졌다. 자신의 윳생 절반을 아주 당연한듯이 빼앗아간 불청객 데이부들에 의해 망가졌다.

 

"뚝 그치라제! 언제까지 울고 있을거제!!"

 

"느느... 하지만 어떻하냐구..."

 

"이대로 병씐같이 당하고만 싶은고제? 이제는 마리사들이 복수해야할 때인고제!!"

 

 윳쿠리들이 웅성거린다. 복수라니.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걸까. 마리사의 다음말을 기다려본다.

 

"어차피 데이부들은 마리사들을 같은 동족으로도 보지 않는고제! 어째서 마리사들이 참아야하는고제? 이미 마리사들은 충분히 당할대로 당한거제!"

 

"느늣...? 마리사... 그말은...??"

 

"데이부들을 모두 영원히 느긋하게 만드는 고제!!"

 

 웅성거림이 더욱 커졌다. 영원히 느긋하게 만든다. 윳살을 의미하는 말이다.

 

"느늣... 윳살은... 느긋하지 못한 짓이라구..."

 

 누군가가 소극적으로 말한다. 윳살. 느긋하지 못한 윳쿠리, 게스들이나 하는 행위. 마리사가 한말은 그런 의미로 윳쿠리에게 다가왔다.

 

"그게 이제 무슨 상관이냐제! 이곳에 느긋한 윳쿠리가 있는고제??"

 

"느..."

 

 질문한 윳쿠리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하나같이 데이부에게 혹사당해 느긋한 표정을 짓는 윳쿠리가 없다. 하나같이 초췌하고 삶에 지친 윳쿠리들 그 윳쿠리들에게 느긋함은 한점 찾아볼 수 없다.

 

"이미 다 알고 있을 고제! 마리사를 닮은 아이! 첸을 닮은 아이! 묭을 닮은 아이! 앨리스를 닮은 아이! 한마리도 찾아 볼 수 없는 고제! 하나같이 레이무따위를 닮은 아이인고제! 인정하는 고제! 이미 윳살은 저쪽이 먼저 저지른 고제!!"

 

 웅성거리는 윳쿠리들은 침묵에 빠졌다. 인정하기 싫었던 사실. 설령 인정한다 하더라도, 가족의 안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숨겨왔던 사실. 윳쿠리들은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무리에서 들려오는 아이 윳의 울음소리는 오직 레이무들의 울음소리뿐. 다른 아기들의 울음소리는 없었다. 있다면 신랑을 잘만난 파츄리나 앨리스를 비롯한 몇몇 종들뿐. 확실히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자신들을 닮은 아이가 없는 이유를. 자신들은 항상 사냥을 떠나있기에 집에 없다. 그렇다면 자신을 닮은 아가야를 죽일 만한 윳들은 당연히...

 

"그런거다 묭..."

 

"느느?"

 

"알고있었다 묭! 데이부가 묭을 닮은 아가야들을 죽였다는 걸 묭! 찢겨진 머리장식을 보고 애써 못본 척했다는 걸 묭! 그걸 가족의 안위를 위한 당연한 의무라고 생각했던 걸 묭!!"

 

 묭이 울분을 쏟아부으며 소리지르기 시작한다.

 

"아니었던 거다 묭! 그때 묭이 해야했던건! 그 쓰레기같은 데이부들을 모두 윳살해야했던거다 묭!!!! 묭이 바보였다 묭!!!"

 

"체... 첸도!! 첸도 그랬어야 했던거네!!! 이제 알게 된거네!!!"

 

"마리사도 더이상 참지 않겠다제에!!!!"

 

 한마리가 결의하니 모두가 따른다. 이날 윳쿠리들은 결의했다. 자신들의 꿈. 자신들의 미래를 밑거름 삼아 자기 자신들의 안위만을 생각하는 저 가증스러운 데이부들을 전부 없애버리기로.

 

"데이부들은 큰 고제! 하지만 운동부족이라 제대로 뛰지도 못하는 병신인고제! 전부 나뭇가지를 입에 무는 고제! 데이부가 손쓸 틈도 없이 멀리서 찔러버리는 고제! 이것은 윳살이 아닌고제! 재판인고제! 천벌인고제! 지금껏 우리들의 느긋함을 강탈한 게스들을 처단하는 고제에!!!!"

 

"묭은 묭의 아가야들의 원수를 갚는 묭!!!"

 

"마리사는 앨리스의!!"

 

"첸은 첸의 장미빛 라이프를!!!"

 

"모두 돌격하는 고제!!! 데이부들을! 그 팥소까지 전부 남기지 말고 처단하는 고제에!!!!"

 

"느와아아아아아!!!!!!"

 

--------------------------------------------------------------------

 

 데이부는 둥지속에서 한창 낮잠에 빠져있었다. 이미 해가 중천에 떠있었지만, 그저 잠만 잘뿐이었다.

 

"먀먀!! 레뮤 배고파아!!"

 

"뱝씨 줘어! 뺘알리이!!"

 

"응응... 레뮤 응응 치워죠..."

 

 옆에서 자신들의 아기들이 시끄럽게 보채고 있다. 자기를 닮아 귀엽기 그지 없는 자식들이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거추장스럽다. 이럴 줄 알았다면 노예였던 아이 마리사를 죽이지 않을 걸 그랬다.

 

"먀먀!! 어셔어!!"

 

"핱아죠! 핱아죠!!"

 

 어미의 맘을 모르는채. 레이뮤들은 계속 보챈다. 이미 아이 크기를 넘어 스스로 뭔가 해결하고 행동할 나이지만, 제대로 된 교육도 못받고 철도 덜든 레이뮤들은 구제불능이다. 애초에 하던 건 먹고 자고 노는 어미를 따라하고, 힘든건 노예들에게 맡겼으니 할 줄 아는 게 없는 건 당연한 결과다.

 

"느아아!! 시끄러워!! 잠씨를 잘 수 없잖... 느??"

 

 괴성을 지르며 잠에서 깨어난 레이무. 바로 자신을 짜증나게 하는 자들을 제제하려고 했지만, 그보다 더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귀를 귀울인다. 바깥에서의 소리가 들려왔다.

 

​사려져---- 


데이부가 자모태써어!!! 이렇게 빌고 이짜나아----


어째서 이런지슬 하는고야아----


​ 옆집, 앞집, 이웃집 데이부들의 비명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느삐이이!!! 따가워!!! 


아가야의 복수인고제!! 이 응응덩어리!!!


레뮤 응응이 아니... 느빠아아아아아아!!!!!


​ 다른 윳들의 소리도 들려온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진 데이부는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뭐하는거야... 마리사는... 얼른 와서 데이부를 지키라고... 게으른 마리사같으니..."

 

"날 찾은고제??"

 

 마리사의 목소리가 들리자 데이부는 화가나서 고개를 돌렸다. 바깥 사정에 겁먹었던 그때와는 달리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마리사를 바라본다.

 

"마리사!! 너무 늦잖아!! 어디서 뭘 하고 있던..."

 

 마리사의 모습이 심상찮았다. 댕기머리에 든 나뭇가지에는 굳지 않은 팥소가 뚝뚝 떨어지고 있었고, 마리사의 몸 곳곳에도 팥소가 묻어있었다. 뭔가 심상치 않았다.

 

"마리사...? 왜 그런 꼴을 하고 있는 거... 느뺘아아!!"

 

"마리사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지 말라제 이 쓰레기!"

 

"어째서!! 어째서 이런 지슬... 느꺄아아아!!!!"

 

"쓰레기는 말을 하지 않는 법이라제!!"

 

 곧바로 마리사는 나뭇가지로 데이부를 찌르기 시작했다. 뾰족하고 날카로운 나뭇가지가 데이부의 피부를 뚫고 팥소 속을 자비없이 유린한다. 지금껏 느껴보지 못했던 고통. 크기와는 달리 몸자체는 연약하기 그지없는 데이부의 운동부족 몸통은 고작 나뭇가지에 쉽게 찢어질 정도로 나약해져있었다.

 

"이런 쓰레기를 두려워했다니 마리사도 참 멍청했던 고제..."

 

"느느!! 팥소씨!! 나오지 말라고!! 안됀다고!! 데이부의!! 데이부의 백옥같은 피부씨가아!!!"

 

 상처부위를 핱짝핱짝해서 봉합하려는 데이부지만 뚫리고 입은 상처가 많아 팥소의 유출이 줄어들지 않는다.

 

"쓰레기가 죽인 마리사의 아가야들... 마리사가 모를 줄 알았냐제??"

 

"느늣... 데이부는... 그래!! 그것들은 아가가 아니라 노예 느갸아아아아아!!!!!"

 

 마리사가 나뭇가지를 피부깊숙히 찔러넣는다. 그리고 종으로 휘둘른다. 피부에 길다란 상처가 생기고, 상처 사이로 팥소가 분출했다. 

 

"아가야의 복수인고제..."

 

"느...느느느느... 먀먀.... 배고퍄아!!"

 

"응응... 아직 안따까...졌어"

 

"멍청하기 짝이 없는 쓰레기답게 자들도 쓰레기인거제... 쓰레기들이 살아다니고 말을 하는 것조차 악씨! 인고제!"

 

 마리사는 주위에서 기어다니고 있는 아이 레이무들을 향해 뛰어오른다. 어미가 나뭇가지에 찔리고 베어져서 죽는 심각한 상황인데도, 그저 자신들의 충족되지 않은 욕구를 말한다. 모습은 정상이지만, 이미 내용물은 미숙아보다 못한 존재 응응노예로도 못써먹을 쓰레기들이다.

 

 뿌직!

 

 자기 가족을 자신의 힘으로 전부 없앤 마리사는 곧바로 밖으로 나왔다. 밖에는 데이부들의 비명소리와 처단하는 윳쿠리들의 희열에 가득찬 웃음소리. 앨리스와 파츄리같은 다른 종들이 이 광기를 막기엔 힘이 부족했고, 데이부들의 기가찬 욕망에 점점 질려하는 차에 그들은 눈을 감기로 했다. 그저 집안에 들어가. 자기 자식들을 껴안아 주고. 사태가 끝나기를 기다릴 뿐이다.

 

"샬려져!! 데이부!! 아직 살아있...!!"

 

"첸의 집에 어딜 들어가는거야!! 민폐끼치지 말고 얼른 주그라고!!!"

 

"느갸아아악!!!!"

 

 한때 초록으로 무성했던 무리의 광장이 데이부의 팥소로 더럽혀지고 있다. 새끼마저도 남겨두지 않은 잔혹한 학살이었다. 집안 곳곳에 숨어있는 데이부들을 처단하고, 데이부들의 자들마저도 처단한다. 레이무들의 마지막 울음소리가 광장에 울려퍼진다.

 

"아직이라제!! 아직 한 레이무가 남아있는고제!!!"

 

"얼른 가자구!! 레이무들은 전부 박멸하는 거라구!!!"

 

 윳쿠리들은 움직인다. 무리 가장 외곽, 가장 소외된 곳. 메이링의 둥지.

 

"메이링의 아내인 레이무는 얼른 튀어나와 정의의 검을 받는 거라제에!!!"

 

"쟈... 쟈오...."

 

"그만두라고 메이링... 레이무만 희생하면... 끝나는 일이야..."

 

"얼른 튀어나오는 거제!!! 그대로 있으면 데이부를 동조하는 걸로 알고 같이 처단하는 거제!!!"

 

 메이링. 윳쿠리 중에서 가장 천대받는 윳쿠리. 다른 윳쿠리보다 크고 튼튼하지만 제대로 말을 하지 못한다는 특성으로 인해 다른 윳쿠리들로부터 놀림 받는 윳쿠리. 그런 메이링을 언제나 지지하고 북돋아주는 레이무. 메이링의 의무를 유일하게 이해해주고. 받쳐주던 단 하나뿐이었던 레이무

 

"빨리 안나오면 제제하는 고제!!!" 

 

 언제나 데이부들로부터 한발짝 거리를 유지한채 자신의 가정에 힘을 쏟았던 레이무. 레이무가 지은 죄는 단 하나였다. 레이무로 태어났다는 것.

 

"쨔오!!! 쨔오쨔오!!!"

 

"쨔오오오오!!!"

 

 아이들도 레이무를 슬피 부른다. 비록 메이링종만을 잉태했지만, 그럼에도 데이부들이 자기 닮은 자들 대하듯, 아니, 그보다 더한 사랑을 담아서 자식들을 길렀기에 아이들도 레이무와의 이별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다. 슬피 울며 달라붙는 자들을 억지로 떼어놓으며, 레이무는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옮겼다.

 

"미안해... 미안해... 아갸야...."

 

 레이무는 집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마리사를 비롯한, 수많은 윳쿠리들의 제제를 받았다. 하얀 밀가루 피부가 찢기고, 팥소가 휘날린다. 곧 형체도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망가지는 레이무의 최후를 보면서, 메이링 가족은 슬피 울었다.

 

"자오오오!!!"

 

"쨔오오오옹오옹!!!!"

 

"정의가 실현되는 거라제에!!!!!!!!!"

 

"느와아아아아아!!!!!!!!!!!!!"

 

 데이부들을 처단했다는 윳쿠리들의 환호성이 울려펴졌다. 그날. 마을에 있던 수많은 레이무중. 살아남은 레이무는 없었다. 자신의 욕망만을 우선하고, 다른 윳들의 희생을 당연한것 마냥 받아들였던 데이부들은. 결국 윳쿠리들의 광기에 한마리도 남김없이 박멸 당했다. 이를 넘어. 관계없는 윳마저 자신들만으로 끝나야할 비극에 끌어당겼다.

 

"느긋하게 있으라제!!!"

 

"느긋하게 있으라고!!!"

 

"느긋히!! 느긋히!! 느긋히!!!"

"느긋히!! 느긋히!! 느긋히!!!"​

"느긋히!! 느긋히!! 느긋히!!!"​

 

"쟈오..."

 

"쨔오...쨔오쨔오.."

 

"쟈오..."

 

 데이부들의 횡포에서 해방된 윳쿠리들을 뒤로하고, 메이링 가족은 떠났다. 유유코를 가둬두던 집을 버리고. 그것은 무리를 지키는 의무를 지던 자신들의 희망을 없애버린, 무리에 대한 메이링의 반란이었다. 

 

-끝-

 

 광기를 휘두르는 것.

 광기에 먹히는 것.

 복수는 복수를 낳습니다.

 

  • profile
    심심한인간 2016.10.13 19:11
    어차피 다 전멸이군.
  • profile
    류민혜 2016.10.13 19:11
    모든것이 끝나버린 뒤에 누가 먼저 잘못했는지를 논해봐야 무슨 의미가 있으리...
  • ?
    타카타이 2016.10.13 19:11
    끙..뭔가 안쓰럽네요.데이부들은 그렇다쳐도 멀쩡한 레이무까지 게스로 취급받으며 사망.비극은 또다른 비극으로의 시작일뿐....
  • ?
    령아 2016.10.13 19:11
    더 이상의 비극은 없을겁니다...다 먹혀버릴거거든요!
  • ?
    지나가던윳쿠리 2016.10.13 19:11
    IS의 쓰레기짓때문에 난민전체가 고통받는 상황과 비슷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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