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
2017.06.14 16:13

윳쿠리를 연구하는 자 -61-

mad
조회 수 134 추천 수 2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시로이 쿄우진은 윳쿠리를 연구한다.

요새는 어떤 존재의 혁명을 대비해 전투력을 증강시키는 데에 열중하고는 있지만

그가 연구라는 자신의 재미를 포기하지는 않는다.

오늘의 테마는 윳쿠리의 임신이다.

 

"윳쿠리는 크게 식물형, 동물형으로 불리는 종류의 임신방식이 있고, 동물형에선 출산형, 난산형으로 나뉘지."

"무큐, 식물형이 그거인거죠? 줄기가 자라는..."

"맞아, 가장 흔한 방식이지. 생존력이 약한 윳쿠리로썬 모체가 직접 태아를 확인할 수 있고 태아의 숫자도 많아서

통상적으론 가장 적절한 방식의 임신방식이지."

"적절하다고? 태아가 드러난다는 건 그만큼 위험에도 잘 노출된다는 거 아냐 주인?"

"그것도 사실이지만 원체 생존력이 약한 윳쿠리에겐 큰 의미는 없지. 오히려 모체에서 소화될 위험도 없고

모체가 육안으로 상태를 확인할 수 있으니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가장 적절한 방법인거야.

뭐, 윳쿠리든 다른 동물이든 그런 걸 의도적으로 선택하는 건 아니지만. 진화론적으로 말이지."

 

그리고 그런 그들의 앞엔 저부는 굽고 입을 소맥분 반죽으로 접착해놓은 세마리의 성체 레이무가 있었다.

 

"윳쿠리에게 있어 임신방식은 환경에 따라 바뀔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유전자가 아닌 호르몬의 영향을 받지.

윳쿠리의 성호르몬 중에서 임신방식에만 영향을 주는, 다른 동물들에겐 없는 형질의 호르몬을 발견했어.

그 말은, 호르몬의 분비상태를 조작해서 임신방식을 임의로 조작해버릴 수도 있다는거지."

"으브브브브!"

"입을 제대로 막았는데도 어떻게든 소리를 지르려고 안달이네."

"뭐, 윳쿠리에게 언어행위는 숨쉬는 것과도 같이 빼놓을 수 없는 행위이니까."

 

호르몬의 상태조사결과, 세 레이무 모두 식물형 임신을 하는 상태이다.

시로이는 우선적으로 리본에 각각 A, B, C 라고 적힌 레이무 중 B와 C에게 주사를 놓았다.

차갑고 뾰족한 바늘, 그것을 통해서 들어오는 차가운 액체.

두 레이무들은 고통에 몸부림치지만 저부는 구워져 움직일 수 없고 입은 막혀 소리지를 수 없었다.

바늘이 꽃혔을 때 날뛰면 곤란하니까 시로이가 꽉 쥐어서 주사를 놓은 건 덤.

묘하게 A레이무의 표정이 건방져졌다. 자기만 주사를 맞지 않은것에 안도와 우월감을 느끼는 것이다.

물론 A레이무도 고통을 피해갈 순 없었다.

레이무종 정자팥소를 시로이는 A레이무에게만 주사해줬다.

 

"실험체 B와 C가 호르몬이 적용되는 동안 A를 임신시켜보도록 하지."

 

정자팥소가 몸안에 들어간 A레이무는 몇초만에 이마에 해당하는 부위에 줄기가 자라고

그 줄기에선 세마리의 레이무종 아기윳의 열매가 달렸다.

 

"이 세마리라는 숫자도 따지고 보면 굉장히 과학적인 선택인 거 알아?"

"무큐? 그런가요?"

"윳쿠리는 별다른 교육 없이는 셋 이상을 단순히 잔뜩이라는 포괄적인 개념으로만 인식하지.

자식을 잔뜩 두고싶은 것은 종족번식의 목적과 부모개체의 안정감. 즉, 느긋함을 위해서지. 하지만 너무 많으면

그 많은 자식들을 키우기 위해 한계 이상의 능력을 요구하게 되지. 그럼 하나나 둘만 낳으면 되냐? 그렇지도 않거든.

자식이 하나만이라면 최소한의 사회성이 결여된다. 그리고 부모의 애지중지를 받으며 유일한 존재인 양 자라면

게스성이 폭주할 가능성이 높지. 그것은 생존에 하등 도움이 안돼. 둘이면 좀 낫지만 이왕이면 잔뜩인 게 좋겠다 싶겠지.

그 결과 자연적인 타협으로 나온 게 세마리인거야. 가장 최소한의 잔뜩이니까."

"확실히 너무 많아도, 반대로 너무 적어도 좋은 결과를 본 윳쿠리 가족이 없었지."

"뭐, 윳쿠리는 예외성이 많긴 하지만 평균은 그래. 너무 많이 낳으면 그 결과 낳은 양에 비례해 죽어버리지.

너무 적으면 의존성이 지나치게 커져버리고 말이야. 그렇다고 다른 동물들처럼 새끼가 죽는 걸 그러려니 하지도 않지.

동물도 종족번식을 위해 새끼를 많이 낳고, 또 보호하지만 죽은 새끼에게 큰 미련을 두지는 않아. 근데 윳쿠리는 다르지.

아무리 새끼들이 많아도 새끼 하나를 눈앞에서 잃으면 그것은 스트레스, 즉 내상으로 이어진다."

"무큐, 그렇네요. 사마귀는 알집을 만들면 나머진 어린 사마귀들이 알아서 살아가야 한다고 배웠어요.

낳는 양이 많은 동물들은 대체적으로 약간의 보호만 하거나 방치를 하고 사라지죠. 태어난 새끼들은 일부만 성장하고요."

"그렇네. 생물도감에서 그랬었지. 물고기나 곤충같은 것들은 많이 낳기만 하고 그중에서 잘 살아남은 애들만 성체로

성장할 뿐, 그 과정을 부모개체가 책임지고 지켜주진 않는다고 했어."

 

조수들과 이번 주제와 관련된 수다를 떨던 시로이는 이번엔 B와 C에게도 똑같은 정자팥소를 주사했다.

 

"태아가 나올 때까진 시간이 걸리겠지. 뭐, 난 촉진제 쓸거지만."

 

시로이가 곧장 촉진제를 쓰자 세 레이무의 임신상태는 계속해서 가속화되었다.

가장 육안으로 확인이 되는 건 식물형 임신인 A레이무.

나머지 B레이무와 C레이무는 배만 불러왔다.

 

"그렇게 보면 확실히 주인 말대로 세마리라는 건 가장 적합한 선택인거네. 수많은 자식들을 다 살리지도 못할거면서

그 숫자를 일일이 신경쓰면 당연히 스트레스로 이어지고, 한두마리면 어딘가 불만족스러운데다 안죽으리란 보장도

없으니까 말이지. 한마리라면 게스로 커서 종족에 피해를 줄 가능성도 커지고."

"무큐, 세마리가 가장 적당한 숫자인거네요."

"그런거지. 좋아, 잡담은 여기까지. 이제 이녀석들의 출산을 지켜볼때다."

 

이번 실험에서 태아의 상태는 아무래도 좋다.

임신방식이 조작된 것만 확인하면 되니까.

이윽고 때가 오자 세마리의 실험체 레이무들은 동시에 출산을 시작했다.

A레이무는 가장 바깥쪽의 태아부터 줄기에서 떨어지기 시작했다.

B레이무는 마무마무가 벌어지더니 거기서 태아가 사출되었다.

C레이무는 태아대신 설탕세공된 알이 굴러나왔다.

참고로 윳쿠리들의 출산을 대비한 완충장치는 없다. 그러므로...

 

"셰샹에 쳔샤찌인 레-뮤가 걍림한댜귯!? 느삐이이! 아퓨다규우우우!"

"쪠꼐으 아이돌찌인 레이뮤가 느그치 태어냔뉴붂!!"

"......"

 

A레이무는 걱정가득한 얼굴로 어쩔 줄 몰라하고

B레이무는 소리를 내지 못하는 입으로 절규했다.

C레이무는 알이 무사히 굴러나온 걸 보고, 그리고 다른 두 레이무의 출산상태를 보고 안도했다.

 

"어라? 이건..."

"겉보기엔 C레이무만이 가장 안정적이군."

"그렇네. A는 줄기에서 떨어진 태아가 낙하의 충격으로 피해를 입었고, B는 보기좋게 날아가 박살."

"그리고 C레이무의 알은 무거워서인지 조용히 굴러나왔네요 무큐."

 

두번째 태아들이 태어나는동안 시로이는 C레이무가 낳은 알을 집어들어 껍질을 깼다.

그 속엔 되다 만 태아가 들어있었다. 곤죽이 된 팥소가 흘러나왔다.

그 꼴을 봐서야 C레이무도 절망했다.

 

"플라티나, 완충장치 좀 둬봐. 난 이 알을 좀 조사하지."

"알았어 주인."

 

시로이는 팥죽같은 상태의 알의 내용물 일부를 떠서 분석기에 넣고, 계속해서 알의 내용물을 살살 휘저으며 살펴봤다.

 

"무큐, 어떤가요?"

"태아로썬 반쯤 완성된 형태인 모양이군. 알이 깨지니 형태를 유지 못하고 흘러내려서 죽은 것 같지만."

"그럼 난산형은 알 안에 미완성 상태의 태아가 있다는 건가요?"

"그렇지. 다른 난산형 동물들에 비하면 훨씬 성장한 상태이긴 하지만."

 

이후 세마리 레이무가 낳은 두번째 태아는 플라티나가 놓아준 완충장치 덕분에 무사히 태어났다.

 

"주인, 이거 신기한데? 세마리 다 태아의 형태가 달라."

"C야 난산이니까 당연히 알이겠지만, 나머진 어때보이냐?"

"B의 태아는 훨씬 성장한 상태야. 아기윳보단 아이윳에 더 가깝다고 해야하나?"

"이번엔 촉진제를 쓴 탓에 세마리 다 동시에 태아를 출산했지만, 자연상태라면 B가 가장 늦게 출산했겠지."

"촉진제란거, 태아의 출산을 촉진시키는 동시에 거기에 필요한 영양분을 공급하는 약물인거지?"

"출산형은 식물형, 난산형보다 성장한 상태에서 출산시키는거야. 그럼 그만큼 시간과 필요한 양분이 더 들겠지."

"하지만 태아가 어느정도 성장한 만큼 활동성과 안전에는 좀 더 유리하겠네요?"

"영양이 큰 문제가 되지 않고 대신 태아가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을 때 주로 채택되겠지."

"뱃속에서 좀 키우고 낳는 만큼 외부의 위협에는 훨씬 안전하단 거구나?"

 

정리하자면 이렇다.

식물형은 모체가 태아의 상태를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어 주로 채택되는 임신법이고

출산형은 식물형 임신을 하기엔 태아가 위험에 크게 노출될 가능성이 있는 환경에서 채택된다.

난산형은 모체가 활동할 필요가 커 태아가 별개의 위치에서 유아체로 자라야 하는 경우에 채택된다.

그렇기에 대부분의 윳쿠리들은 식물형을 많이 택하며

출산형은 식물형으로 낳기엔 외부위협이 크다 느낀 윳쿠리들이 본능적으로 임신법을 바꿔 채택하고

난산형은 모체와 태아가 떨어질 일이 많은 환경에서 태아 자체를 보호하면서 성장시키는 방법으로써 채택된다.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식물형은 모체의 눈앞에 태아가 줄줄이 놓여있다는 상태가 모체에게 안도감을 준다.

직접 태아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태아에게 필요한 것을 즉각적으로 섭취해 공급할 수 있다.

그래봐야 소량의 수분과 먹이를 소화해 생긴 팥소가 전부이지만.

어쨌든 태아가 직접 눈앞에 보이고, 또한 출산의 시기에도 낙하지점을 예상하기 편해 준비작업도 간편하다.

하지만 태아가 외부로 완전히 노출된 데다 물방개마냥 몸에 딱 붙여놓은 게 아니라 줄기라는 거리를 둔 연결고리가 있어

태아의 안전을 그리 보장하지는 않는 출산법이다.

 

출산형은 시간과 영양분을 많이 필요로 하기에 대체적으로 먹이공급에 큰 문제가 없는 윳쿠리들이 많이 택하며,

모체를 먹여살리고 보호할 개체, 즉 아비가 있을 때에 많이 볼 수 있다.

이렇다보니 출산형은 노숙윳들이 야생윳보단 비교적 많이 택하게 된다.

다만 출산형은 모체의 부주의로 체내에서 태아가 죽거나 소화될 수 있으며

출산 시의 사출력이 태아의 작은 크기와 어울려 상당하기에 완충준비를 잘 해두지 않으면 태어난 즉시 죽는다.

모체의 신변에 문제가 없다면 태아도 안전하다는, 모든 임신법 중에선 가장 태아의 안전을 보장하는 임신법이지만

동시에 먹이, 시간, 완충장치 등 상당한 준비를 필요로 하게되는 출산법이다.

이런 탓인지 출산형은 집윳쿠리나 도스 등을 포함, 세상 모든 윳쿠리를 통틀어보면 상당히 적은 편이다.

 

난산형은 먹이확보나 안전을 위한 대피를 위해 부모 모두 움직여야 하는 집윳쿠리들이 많이 택한다.

인간이나 다른 동물의 손길이 잘 닿지 않을 구석진 곳에 알을 낳고 부모개체는 활동을 하는 것이다.

산란 자체는 출산형과 비슷하나 태아의 탄생이 좀 더 빠르고 태아의 크기는 식물형과 동급이다.

알이라는 폐쇄된 환경에서 한정된 영양분만 공급받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아무것도 안하면서 보살핌만 받길 원하는 태아는 알 속에서 아사하는 환경이기 때문에

의외로 나태한 윳쿠리를 걸러내는 기능이 있다.

게스성하곤 별개이긴 하지만 적어도 난산형으로 태어난 게스는 뭔가 하기는 한다.

집윳쿠리 외에는 잘 쓰지 않는 임신법인데 이는 알 속의 태아의 상태를 전혀 알 수 없다는 점 때문이다.

알을 깨고 나와야 하는 태아가 알을 깰 의지가 없어 그 안에서 아사할 수도 있고

윳쿠리 기준으로 말하자면 알만 보아서는 아가야의 느긋함을 잘 느끼질 못하기 때문이다.

식물형은 육안으로 확인 가능하고, 출산형은 체내에서 느낄 수 있지만 난산형은 모체와 완전히 떨어지기 때문에

모체가 태아와 별개로 활동할 필요가 있는 집윳쿠리 외에는 잘 쓰지 않는 임신법이라고 볼 수 있다.

 

※추가:기생형

현재로썬 희소종인 윳쿠리 리글과 윳쿠리 오린에게서만 확인할 수 있는 임신법으로

태아를 다른 종의 윳쿠리에게 기생시켜 태아가 그 숙주를 잡아먹고 태어나게끔 한다.

한번에 낳을 수 있는 수는 한두마리 정도로 매우 적고 다른 종의 윳쿠리를 숙주로써 필요로 하지만

태아의 성장만큼은 매우 급속도로 진행되어 순식간에 숙주를 잡아먹고 최대 아이윳 크기로 성장해서 태어난다.

통상종은 물론이고 다른 종들도 아예 유전적으로 사용할 수 없는 방법으로

희소종 계열인 리글과 오린 이 둘만이 사용할 수 있는 임신법, 아니, 번식법이다.

덤으로 엘리니카의 이오타는 이 번식법을 개조당해 아예 분신제작으로 바뀐 윳쿠리 리글이다.

 

"음, 좋은 데이터가 뽑혔군. 기생형에 대한 데이터가 더 있으면 좋겠는데 내 수중엔 오린종은 없고..."

"난산형은 촉진제를 써도 알 내부의 태아에겐 영향을 주지 못하나보네."

"난산형은 태아의 은폐를 중점적으로 한 임신법이니까. 너무 빨리 깨어나버리면 그 의미가 퇴색되잖아?"

"무큐, 난산형은 알 속에 태아가 숨어있는 걸 중요시한 임신법인 거군요."

"그래도 혹시 모르니 C에게서 태어난 두 알은 태아가 태어날때까지 관찰하도록 하지."

"그럼 나머진 어떻게 할까? 주인."

 

입이 막힌 채 고함을 치려고 안간힘을 쓰는 세마리의 실험체 레이무.

A레이무는 태아 세마리 모두 살아있고 처음 태어난 한마리만 저부를 좀 다친 상태이다.

B레이무는 처음 태어난 태아는 강하게 사출된 결과 뭉개져 죽었고 두마리만 완충장치로 보호되어 살아있다.

C레이무는 시로이가 깨서 조사한 알을 제외하면 알 두개가 무사히 산란되었다.

실험 후 남은 이 윳쿠리들의 결말은...

 

"처분해. 알 두개 빼곤 나머진 볼 일 없어."

"그럼 분쇄기에 던져넣고 올게. 맛치, C랑 아기윳들은 너가 챙겨."

"무큐, 알았어요."

 

플라티나가 아직 줄기가 안떨어진 A레이무와 마무마무가 덜 닫힌 B레이무를 양손에 한마리씩 쥐었다.

맛치는 플라티나가 바닥에 내려놓은 C레이무와 아기윳들을 집어들고 플라티나와 함께 사료제조실로 향했다.

그곳은 이용가치가 다한 실험체를 분쇄해 대기중인 실험체들의 사료로 만드는 곳.

이제는 당연한 일인 듯 완전히 익숙해진건지 플라티나도 맛치도 별 감흥없이 실험체들을 분쇄기에 던져넣었다.

톱날에 갈려나가는 실험체들은 막힌 입으로 소리없는 비명을 지르며 울부짖었지만

맛치의 키로는 이들의 최후가 보이지 않고, 플라티나는 그들의 고통에 더이상 동정하지 않는다.

아기윳들은 작은 탓에 금방 갈려나가 비명을 지를 새도 없이 최후를 맞이했다.

 

"이제와서 느낀건데 나도 변했네. 동족을 갈아버리는 것이 아무렇지도 않다니."

"무큐, 플라티나는 예전엔 동족을 무참히 죽이는 주인님이 싫다고 했었죠?"

"지금은 내 동생을 구해준 은인이기도 하고, 저 광기에 익숙해진 건지 나도 아무렇지도 않네."

"무큐, 맛치도 아직은 좀 겁날 때가 있긴 하지만 주인님이 너무 무섭거나 그렇진 않아요."

"...어쩌면 나도 그 몸첨부 도스처럼 됐었을까? 실험체로써 여러 고통을 당하고, 동생도 구해지지 않은 상태였다면."

"무큐... 맛치는 확신할 수는 없지만, 그 도스는 옛날의 플라티나랑 많이 닮았으니까요."

"그 도스의 심정도 이해는 가. 다만 그 도스가 일으키겠다는 혁명은 무엇일까... 그것이 그 도스의 옳고 그름을 정하겠지."

"무큐, 그렇겠죠."

 

과거의 플라티나는 시로이 쿄우진이란 인간을 증오했다.

윳쿠리를 증오하거나 혐오하는 것도 아니면서 자신의 연구욕을 위해 동족을 학살하는 것에 대해.

하지만 그 남자는 자신의 연구욕을 위해 자신의 동생을 목숨걸고 구했고, 지금도 보호해주고 있다.

그것이 계기가 되어, 플라티나는 시로이 쿄우진이란 인간을 다시보게 되었다.

그는 여전히 무자비한 매드 사이언티스트이다. 하지만 그는 윳쿠리만이 아니라 인간에게도 무자비하고 무정하다.

자신의 욕망만을 위해 살며, 그것을 충족하기 위해 선행도 악행도 가리지 않고 행한다.

또한 그것을 위해 언제나 공부하고, 또한 단련한다. 연구를 위해선 달군 쇠도 두드리는 그다.

그의 강의내용이 녹화된 영상을 본 적도 있다. 그는 윳쿠리가 생명체임을 부정하는 수많은 군중 앞에서

윳쿠리가 엄연한 생명체임을 당당히 선언했다.

그것이 윳쿠리를 존중하는 것과는 별개라고는 하지만 그는 확실히 윳쿠리를 생명체로 여기는 과학자다.

증오를 거두고 그를 바라보니 깨달은 것이다.

그는 언제나 윳쿠리를 자신과 동등한 존재로 보고 있었음을.

윳쿠리를 연구하고, 또한 죽이면서 우월감을 느끼는 자가 아니다.

그는 연구만을 원한다. 새로운 걸 발견하고 깨닫는 걸 즐기는 자이다.

용도가 다한 실험체를 폐기하는 것도 단지 연구와 실험을 지속하기 위해 비용절감 차원에서 택한 것일 뿐

그가 대기중인 실험체들을 보존하는 데 드는 돈이 크지 않았다면 굳이 폐기할 필요를 느끼지도 않을 것이다.

보존하는데 드는 비용이 실험을 방해할 정도가 아니면 실험체를 살려 다음 실험에 쓰는 게 그에겐 이득이니까.

 

"주인은 그 어떤 인간과는 다른, 확실하기 미친 인간이지만, 그렇기에 가장 윳쿠리를 인간과 동등하게 보는 인간이야.

그걸 알고나니 더이상 그를 증오할 필요를 못느끼겠더라고. 그는 단지 관심분야가 윳쿠리이고, 자신의 연구욕을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광기의 연구가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더라."

"무큐, 그런가요?"

"그를 증오할 필요가 없어진 이상, 내가 그의 곁에 있는 이유는 단 하나. 내 동생의 안전을 그가 보장해주니까.

난 그동안 그의 조수로써 일함으로써 그 값을 지불할 뿐인거지."

"무큐... 그럼, 주인님이 스파클을 더이상 보호해주지 않는다면, 플라티나는 주인님을 떠날건가요?"

 

플라티나는 잠시 대답을 망설이다가 입을 열었다.

 

"...그렇게 되겠지. 내가 여기 있는 건 순전히 내 동생때문이니까. 내 동생이 여길 떠나겠다거나 주인이 내 동생을

더이상 보호해주지 않겠다고 하면 난 내 동생이랑 같이 주인 곁을 떠날거야. 뭐, 그때의 일이지만."

"어이, 무슨 폐기가 이렇게 오래 걸리냐? 스파클이 점심 먹으라고 부른다."

"그만 가볼까?"

"무큐, 그럴까요?"

 

그 누구보다 많은 윳쿠리들을 죽여왔지만

역설적이게도 그 누구보다 윳쿠리를 인간과 동등하게 보는 시로이 쿄우진.

그는 자신의 필요에 따라 스파클을 보호한다.

그동안 플라티나는 시로이의 조수로써 있는다.

이것은 주종관계가 아닌, 하나의 계약관계.

그것은 언제 깨질지도 모르는 위태로운 관계. 하지만 실제로는 주종관계보다는 더욱 튼튼한 관계.

시로이가 스파클을 보호해주는 한, 플라티나는 계속해서 시로이의 충실한 조수이다.

  • ?
    LIM0301 2017.06.14 22:22
    애매한 공생관계군요...
    지금은 어떨지 모르지만 불안한데요?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공지 공지 글 창작물 게시판 이용안내 2 류민혜 2015.09.05 1143 0
890 학대 윳쿠리를 연구하는 자 -64- 2 mad 2017.06.22 136 2
889 학대 윳쿠리를 연구하는 자 -63- 2 mad 2017.06.20 128 1
888 학대 '윳'코스 -메인- 20 령아 2017.06.19 790 2
887 학대 윳쿠리를 연구하는 자 -62- 1 mad 2017.06.15 129 3
» 학대 윳쿠리를 연구하는 자 -61- 1 mad 2017.06.14 134 2
885 학대 윳쿠리를 연구하는 자 -60- 1 mad 2017.06.13 126 2
884 학대 윳쿠리를 연구하는 자 -59- 2 mad 2017.06.09 140 2
883 학대 윳쿠리를 연구하는 자 -58- 1 mad 2017.06.07 134 2
882 학대 '윳'코스 -스프와 샐러드&입가심- 16 령아 2017.06.07 401 5
881 학대 플레이스를 찾아서 16 LIM0301 2017.06.05 339 4
880 학대 윳쿠리를 연구하는 자 -57- 3 mad 2017.06.05 145 4
879 학대 윳쿠리를 연구하는 자 -56- 2 mad 2017.06.01 139 3
878 학대 윳쿠리를 연구하는 자 -55- 2 mad 2017.05.31 154 3
877 일반 앨리스의 행복의 결말 느왁스 2017.05.30 230 2
876 학대 윳쿠리를 연구하는 자 -54- 1 mad 2017.05.30 128 3
875 학대 윳쿠리를 연구하는 자 -53- (최초의 연구 下) 1 mad 2017.05.29 127 3
874 학대 윳쿠리를 연구하는 자 -52- (최초의 연구 中) 1 mad 2017.05.25 114 3
873 기타 유카와 메이린 prologue 1 호그 2017.05.25 168 0
872 학대 윳쿠리를 연구하는 자 -51- (최초의 연구 上) 1 mad 2017.05.24 128 4
871 공멸 1 느왁스 2017.05.24 194 3
Board Pagination Prev 1 ... 32 33 34 35 36 37 38 39 40 41 ... 81 Next
/ 81

[데이터 말소]
비로그인
비로그인
느긋함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