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퓨우우우... 느히이이이..."
"푸후후훗!"
"뭐가 그렇게 재밌냐 마츠다."
"아니 이녀석, 지금 지 자식이 죽었는데도 세상 모르고 편하게 쳐자는 꼴이 우스워서. 킥킥킥킥."
윳쿠리 학대파인 마츠다 마사오는
자신의 절친이자 미치광이 연구광인 시로이 쿄우진이 윳쿠리를 새 연구테마로 삼았단 소식을 듣곤
다음날 아침 바로 그의 집으로 달려갔다.
어떤 재밌는 꼴이 벌어질지 구경하러.
"그런 식이면 암살자들이 프로일 필요가 있냐? 자신의 인지 밖에서 일어나는 일은 어찌하지 못하는 건 인간도 마찬가지야."
"아니, 뭐... 그렇게 말하면 그렇긴 한데..."
"나야말로 궁금한 게 윳쿠리 학대파란 녀석들은 왜 윳쿠리란 것들의 한계를 인지함에도
윳쿠리가 그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는 걸 질타하고 비웃는데? 모순되었다고 생각하지 않아?"
"에? 그, 그건..."
"뭐, 모든 인간이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건 아니니까. 그런 모순과 위선에서 즐거움을 느끼는 걸 뭐라 할 생각은 없어."
"니 말은 기분은 나쁜데 반박은 못하겠어 맨날... 그나저나, 얘 이대로 냅둘거야?"
"스스로 깰 때까지 기다려볼거야. 너야말로 구경하겠답시고 새벽 5시 반에 온거잖아."
그 둘이 그렇게 잡담을 나누는 동안, 시로이의 자취방 구석에서 잠자고 있던 레이무의 닫힌 눈꺼풀을
밝은 햇살이 간지럽히자 그제서야 레이무는 잠에서 깨어났다.
"느햐아아아~ 느긋하게 잘 잤다구!"
"흐음, 드디어 깬 모양이군."
"느늣! 레이무 배고프다구! 당장 밥씨를 달라구!"
"밥이라, 아직 밥을 하질 않았네. 뭐, 난 컵라면이면 되지만 얘는..."
"뭘 그리 고민해? 그냥 이거 던져줘."
마츠다는 시로이의 테이블에 올려진 아기 마리사의 시체를 레이무의 앞에 던져줬다.
모자만 제외한 채.
시로이는 자기 실험체를 건든 것이 살짝 욱해 가볍게 마츠다의 멱살을 잡았다.
"얌마 너 남의 실험체를 그렇게 막...!"
"아, 미안 미안, 근데 이녀석들 먹이 고민할 거 없다고."
"아무리 그래도 지 자식을 먹을리가..."
"먹거든?"
"늣! 달콤달콤씨!"
시로이는 윳쿠리 레이무의 반응에 살짝 놀라, 마츠다의 멱살을 놓고 레이무를 주시했다.
"정말 느긋할 수 있는 달콤달콤씨가 있네! 레이무가 우걱우걱할꺼야!"
"어이, 너 그게 뭔지는 알고 있는거냐?"
"느? 달콤달콤씨잖아?"
"봐봐, 저게 윳쿠리야. 저놈들은 머리장식만 없으면 지 자식도 몰라본다고."
"우걱우걱! 행보옥!"
"손상이 있다고는 하지만 윳쿠리의 신체의 형태를 하고 있는데도 인지하지 못하는건가?"
"그거야! 이것들은 머리장식만 없어도 느긋하지 못한 윳쿠리네 뭐네 하면서 지 가족도 몰라보고 깔본다니까?
폭력은 예사에 노예로 부리거나, 더하면 죽이거나 잡아먹는 것도 아무렇지 않게 한다고."
"흐음, 왜 학대파가 윳쿠리를 싫어하는지 조금은 알겠군."
"그치? 이녀석들 완전 하등하고 역겹..."
"동족혐오."
"뭐?"
"그러한 짓을 하는 인간을 보고 다른 인간들은 혐오하지. 윳쿠리들이 취하는 행위에서 그게 연상돼서 혐오하는거야."
"어이 어이, 얘네들 잘못이 아니라는 듯한 말인데?"
"이녀석들이 인간처럼 거대한 조직 안의 윤리관같은 게 있겠어? 있다해도 인간과 같을리가 있나.
고양이나 토끼같은 동물도 자기 새끼에게서 낯선 냄새가 나면 물어죽인다고. 내가 봤을 땐 이건 그냥 이녀석들의 생리야."
"뭐... 매사를 과학적으로 보는 너한텐 그렇게 보일수도 있겠다."
"느느! 맛있었다구! 하지만 모자라다구! 좀 더 달라구!"
아기 마리사의 시체를 거의 다 먹은 레이무가 둘의 대화에 끼어들어 먹이를 더 요구했다.
이때 마츠다가 재밌는 걸 보여주겠다면서 아기 마리사의 모자를 집어들었다.
"어이 레이무, 아까 그거 맛있었냐?"
"느늣! 인간씨는 뭘 모르네! 달콤달콤씨는 느긋할 수 있는 게 당연하잖아?"
"그래 그래, 자."
마츠다는 얼마 안남은 아기 마리사의 시체에 본래 있었어야 할 모자를 올려놓았다.
그걸 본 레이무는 잠시 멍하니 있더니 서서히 표정이 굳어지고, 이윽고 큰 소리로 절규했다.
"아가야아아아아아아!!!"
"크히히히히! 이것봐라, 모자만 하나 딱 씌워줬을 뿐인데 지 새끼인 걸 인지하잖아?"
"그, 그럼 레이무가 먹은 건...!"
"머리장식이 개체를 구별하는 요소라... 개미의 페로몬과 비슷하군. 동종이라도 페로몬으로 다른 군집소속임을 구분하지.
다만 개미와는 정반대로 머리장식이란 기관이 신체에서 쉽게 떨어지는 진화적 결함이 있는건가?"
"응? 뭐? 미안, 어려워서 잘 못알아들었는데 뭐라고?"
"혼잣말이라 생각해라 그냥. 넌 바보라 말해줘도 모를거다."
"뭐얌마!"
"느웨에에엑!"
"음?"
레이무는 아무래도 자기 자식을 먹었다는 충격에 팥소를 토해버린 모양이다. 죽을 정도는 아니지만.
"느게엑, 느헤... 어, 어째서..."
"스트레스성 구토현상인가?"
"사람이나 다른 동물들처럼 여기지 말라고? 얘넨 몸속이 그냥 팥소뿐이라 스트레스만으로도 몸속을 토해내서 죽기도 한다고."
"흐음, 과연. 신경계와 다른 기관의 구분이 없는건가. 그럼 이건 피를 토하거나 내장을 토해낸 셈이군."
"어우야, 내장 토해낸다고 하니까 징그러운 거 생각나버렸잖아..."
"어, 어째서 아가야가아...! 느긋한 아가야였는데 어째서어어어!"
충격은 슬픔으로, 슬픔은 억울로, 그리고억울은 분노로 바뀌어 어미 레이무는 눈물을 흘리며 시로이를 째려보았다.
"어째서 이런 심한 짓을 하는거야아아아!"
"아오 기어이 발악패턴 시작이네. 눈 안깔아!?"
"잠깐 마츠다, 이건 내 흥미를 자극하는데?"
"그러냐? 그럼 이번엔 너 좋을대로 놀아봐라."
"어째서, 어째서 아가야에게 이런 심한 짓을 하는거야아아아!"
"허면 묻는데, 왜 하면 안된다는거지?"
"바보아냐!? 죽은거야!? 그야 당연히 느긋한 아가야잖아! 느긋하게 해줘야 하잖아!"
"느긋한 아가야라면 이미 느긋한 상태인데 굳이 느긋하게 할 필요가 있어?"
"그럼 더 느긋하게 해줘야 하잖아아아!"
"느긋함이 부족한거면 느긋하지 않은거네?"
"그럴리가 없잖아아아아!"
"아니, 이건 논지를 벗어난 것 같군. 너희 윳쿠리들의 느긋함의 기준은 나중에 연구하도록 하지."
"그러니까 아까부터 무슨 영문모를 소리를 하는거야!"
"여태까지 이해를 못했군. 너가 왜 여기있는지, 너의 새끼가 왜 그런 꼴이 되었는지."
"그야 인간씨가 레이무들이 불쌍해서 애완윳으로 삼은 거잖아!"
"마츠다, 애완윳이란 게 펫 말하는 거 맞지?"
"어, 맞아. 교육안된 대부분의 윳쿠리들은 주인과 애완윳 사이의 주종관계를 반대로 생각하는 모양이지만."
"레이무, 라고 부르면 되나? 넌 처음부터 잘못 알고 있었던 모양이군."
"그, 그게 무슨 소리냐구?"
"난 단 한번도 너희를 애완윳쿠리로 삼겠다고 말한 적이 없어. 너희에게 관심을 가지고 물과 식량을 주긴 했지만
그것이 애완윳쿠리로 삼겠다는 뜻은 아니라고. 내가 지금 내 친구에게 물을 준다고 얘가 내 펫이 되는 건 아니라고."
"왜 거기서 비유가 나로 향하냐?"
"그, 그럼 어째서 레이무들을 데려온거냐구! 어째서 레이무들에게 물씨랑 밥씨를 주고 보살펴준 거냐구!"
"그래, 결국 그게 핵심이지. 내가 왜 길가에서 죽어가던 너희를 데려왔느냐."
그리고 마츠다는 보았다.
자신은 몇번이고 보았던 자신의 절친의 가장 보기 힘든 얼굴을.
그가 광기와 환희에 가득찼을 때 짓는 그 무시무시한 표정을.
익숙해질 대로 익숙해진 그라도 그 표정을 보는 것은 힘들어 마츠다는 눈을 감고 고개를 돌렸다.
"연구. 연구를 위해서란다, 레이무."
"느... 느? 연구?"
"난 말이지, 무언가를 연구하는 걸 굉장히 좋아한단다? 관찰하고, 분석하고, 추측하고, 실험하고, 정리하고, 결론내고!
그것이 내가 오랜 옛날부터 품어온 즐거움. 그리고 난 어제 너희 윳쿠리에게서 그 재미를 볼 수 있다 느꼈지.
다른 것들은 질렸어! 동물이고 식물이고, 이미 누군가가 다 해놔서 즐거움이 없단 말이야! 보람이 없다고!
근데! 너흰 아무도 연구하질 않았어! 그렇기 때문에 너흰 내게 신선한 즐거움을 선사해줄 수 있는거다! 그래서다!
쉽게 말해, 난 너희를 나의 장난감으로 삼기 위해 데려왔을 뿐이다! 그리고 그 놀이는! 자르고, 해부하고, 분석하는 것!
네가 낳은 너의 새끼는 어젯밤 내 장난감으로써 날 즐겁게 하고 죽은거다! 날 위해 자신의 소명을 다한거다!
너가 잠든 사이에! 너가 인지하지 못한 사이에! 너의 새끼는 고통으로 울부짖으면서 내게 즐거움을 줬단 말이다!
그리고! 이젠! 너의 차례다! 너의 소명을 다해라! 목숨을 다해 내게 즐거움을 줘라! 나의 실험체야! 으하하하하하하하하!!"
"느, 느아아아아아!!!"
레이무는 겁에 질려 도망치기 위해 몸부림을 쳤다.
하지만 그 어리석은 만쥬는 몸도 머리도 좋지 않았기에
그저 자신이 자리한 방구석에서 더 구석으로 기어들어가듯 처박히는 것밖에 할 수 없었다.
그저 정면을 그 미치광이에게서 돌리는 것밖에 할 수 없었다.
당연히 너무나도 쉽게, 허무하게 붙잡혔다.
"그나저나 이렇게 크면 곤충 고정하듯 핀으로 고정하는 건 무리일텐데, 어쩐다?"
"그럼 저부를 구워버려. 바닥부분을 구우면 적어도 그 자리에서 이동은 못해."
"그럼 가스렌지에 불 붙여야겠군. 레이무, 직화가 좋아, 후라이팬이 좋아?"
"느아아아아!"
당시의 시로이에겐 지금같은 장비는 전혀 없었기에
그가 할 수 있는 거라곤 잘라보거나, 뽑아보거나, 찔러보거나 등의 행동뿐이었다.
고통이란 자극에 대한 반응.
말이 실험이지 이때의 일은 학대파의 그거와 다를 바가 없었다.
그래서인지 마츠다도 동참하여 같이 즐겼고
둘은 몇번이고 죽어가는 레이무에게 오렌지주스를 부어 되살리며 실험을 계속하다가 저녁이 되어서야 끝을 맺었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 오늘 저녁엔 다른 애들이랑 술자리 약속이 있어서."
"가보는거냐?"
"어어, 그렇지. 그래서 시로이, 그건 어떻게 할거냐?"
"뭐, 오늘을 넘기진 않을거야. 좀만 더 건드려보다가 처분해야지."
"느으으... 어, 어째서... 레이무, 아무것도... 잘못한... 거 없는데..."
마츠다는 고통 속에서 말을 더듬으며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며 부들대는 윳쿠리 레이무를 보았다.
그 모습이 심히 처참한게, 골수 학대파들의 전용 샌드백 윳쿠리들이나 될 법한 몰골이었다.
그는 학대파이지만, 이번만큼은 평소엔 하지 않을 말을 레이무에게 해주었다.
"난 보통 이런 소릴 윳쿠리한텐 안하지만 말이야, 이번만큼은 니 말이 맞아."
"느으으...?"
"레이무 넌 잘못한 게 없어. 단지 한가지."
"느... 으...?"
"이녀석과 만난 게 유일한 잘못인거야. 이 미친놈과 엮인 순간부터 니 운명은 이렇게 정해진거라고."
"...!"
"불평해도 좋아, 한탄해도 좋아, 원망해도 좋아. 근데 의미없을거야. 저놈은 그런 거 신경 안쓰는 놈이니까."
"그딴 거 다 흘려보내지 난."
"니가 애지중지하던 새끼가 죽은것도, 너가 지금 이렇게 죽어가는 것도, 그냥 다 저녀석을 만나서 그런거야.
그러니까 딴놈들은 몰라도 넌 확실히 그거야. 불쌍한 놈. 하필이면 최악의 인간씨를 만난 불쌍한 놈. 그럼 난 간다."
마츠다는 그렇게 시로이의 자취방을 떠났다.
시로이가 문앞까지 마츠다를 배웅하고 돌아오자, 레이무의 상태가 이상해졌다.
"느...? 이 인간씨... 만난 게... 잘못...? 레이무... 잘못...?"
이때 레이무는 온갖 생각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갔다.
그중에서 레이무를 가장 고통스럽게 하는 것은 바로 어제 낮의 일.
'인간씨! 부탁이라구! 레이무의 소중한 아가야가 죽어간다구! 제발 아가야에게 물씨를 달라구!'
레이무가 말라가는 아가야를 위해 한 인간씨에게 물을 구걸한 것.
그 인간이 바로 지금 레이무의 아가야를 죽이고 자신을 죽여가는 흰 옷의 인간씨.
"레이무가... 그때... 인간씨에게 물을 달라고 안했으면... 그랬으면..."
"음?"
"유유유유윳! 윳쿠리! 유윳! 윳쿠리!"
"...언어장애 발발과 경련이라. 패닉인가. 뭐, 1회용 실험체 치곤 제법 쓸만했지. 지금은 더 얻을 것도 없으니 처분할까."
그 윳쿠리 레이무는 그렇게 비윳쿠리증에 걸려버렸고
시로이는 식비절감이란 목적으로 이 실험체를 조리해 그날 저녁식사로 삼았다.
이것이 시로이 쿄우진이 처음으로 행한, 윳쿠리를 실험체로 삼은 실험의 결말이다.
그 윳쿠리 모녀는 고통스럽고 비극적인 죽음을 피해가지 못했고
시로이 쿄우진이란 남자는 이날 윳쿠리라는 존재에 대한 연구가치를 실감하곤 기뻐했다.
그리고 이것이, 현재의 시로이 쿄우진으로부터 약 7년 전쯤의 이야기.
7년이란 세월동안 시로이는 수많은 윳쿠리들을 죽음으로 내몰며 수많은 연구성과를 쌓았다.
만약 이 윳쿠리 모녀가 그 자리에 없었다면, 시로이 쿄우진과 그 주변의 역사는 많이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이 윳쿠리 모녀의 존재로 수많은 윳쿠리들이 그의 실험체로써 고통과 공포와 죽음을 맞이했으며
동시에 시로이 쿄우진이란 존재가 인간을 실험체로 삼는 무시무시한 매드 사이언티스트가 되는 것을 막았다.
이 첫번째 실험체들은 수많은 실험체 윳쿠리들에겐 자신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원흉이며
한편으로는 불특정 다수의 인간들이 여전히 살아서 평범하게 일상을 보내는 은혜로운 존재가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