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
2017.04.28 16:26

[윳쿠리 대학 시리즈] 소리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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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늣...! 늣..! 늣...!!"

"도시파...도시파...!! 느으으으븝...!!"

 

 

마리사와 앨리스는 입에 문 라켓을 열심히 허공에 휘두르고 있었다.

자신에게 날아오는 것을 향해 한 번 라켓을 휘두를 때마다 턱이 빠질 것 같이 아파왔지만, 별 수 없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아가야들이ㅡ.

 

 

"어이, 어이~. 그것밖에 안 돼? 좀 더 해 보란 말야, 으럇!"

"느삐이이이이ㅡ! 아빠야아아아아아아!!"

"아가야...!!"

 

 

인간의 손을 떠나 날아오는 아가야를 구하겠다는 일념으로 라켓을 들이미는 마리사.

하지만ㅡ처음으로 라켓을 쥐어(물어)보는 윳쿠리들이, 날아드는 목표를 제대로 맞출 수 있을 린 만무하다.

 

 

"느붹...!!"

"느으으...느으으으으...! 이제 그마아아아아안ㅡ!!"

 

 

빗나간 아가야가 터져나가면서 흰 종이 위에 그려내는 카스타드의 흐트러진 물방울 패턴. 또 한마리, 속절없이 터져나간 아가야의 잔해를 보며 두 윳쿠리는 비통한 눈물을 쏟아냈다.

 

 

"마, 마리사아아...어떻해...아가야들이...잔뜩...잔뜨으으으으윽...!!"

"모, 모르겠다제 모르겠다제 모르겠다제!! 어떻게 해야 하는 거냐제에에에! 아무리 해도 아가야를 구할 수가 없는데, 어떻게 해야 좋은 거냐제에에에에에에!!"

"애리스도 모르니까 무러보는 거자나아아아아! 마리사 이 바보오오오오오!!"

"느아아아앙! 이제 싫다제!! 돌아가고 싶다제에에에에ㅡ!!"

 

 

몸을 쭈욱, 쭈욱 늘리며(여전히 입에 라켓을 문 채로) 온 몸으로 지금의 현실을 거부하는 두 마리.

그 앞에 선 청년의 입가에 비릿한 미소가 내걸린다.

 

 

"어이~두 놈. 너희들 진~짜 무능한 부모구나? 기껏 '성공하면 모두 살려줄게'라고 조건까지 붙였는데."

"닥치라제에에에!! 애초에 우리가 무슨 짓을 했다고 이러는 거냐제에에에!!"

"그렇다구!! 애리스들은 그저...그저...느아아아아아아!!"

"네, 네. 너희들 사정은 아무래도 좋으니까. 좀 더 노력해보라고. 이거 봐. 이제 남은 '소중하고 소중한 아가야'는 이 두 마리 뿐이라구우?"

""느아아아아악! 아가야들이 언제 저렇게 없어져 버린거야아아아아아아!!""

 

 

남자 옆의 투명한 상자 안에서 눈물짓고 있는 두 마리의 아이 윳쿠리.

원래는 20마리가 넘는, 들윳쿠리로선 지나치게 능력 있는 가정을 꾸리고 있던 두 마리였지만 셀 수 있는 숫자가 3을 넘지 못하는 이상, 이렇게까지 아가야가 줄어들어 버릴 줄은 몰랐다.

그야말로 재난...아니, 윳재. 그리고ㅡ마침내 그 마지막 아가야들마저 청년의 손 위로 올라간다.

 

 

"자, 아직 조건은 유효하다고? 아가야들을 라켓으로 받아내는데 성공하면 살아남은 모두를 풀어주고 달콤달콤도 주마. 다만, 실패하면 너희들을 아가야들과 같은 곳으로 보내주지. 뭐어...성공할 린 없겠지만"

"느으으으으으...느기이이이이이이!!"

 

 

남자의 조롱에 타오르기 시작하는 두 마리의 눈.

구해낸다.

비록 한 마리라고 할 지언정 반드시 구해낸다.

그래서ㅡ저 악당에게 반드시 한 방 먹여주고 말겠다!

아주 잠깐, 긴장이 감도는 정적이 흐르고ㅡ.

 

 

"으랴앗!!"

""하느으으으으을ㅡ!!""

""느랴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ㅡ!!""

 

 

 

 

 

ㅡ기적이, 일어났다.

 

 

 

 

 

"느푸!"

"느픕...!! 느에에에엥!! 아퍄아아아!!"

"마, 마리사! 마리사아아아!!"

"해냈다제!! 구해냈다제에에에에에!!"

"어...? 으억!?"

 

 

다소 거친 감이 있었지만 그래도 라켓 위에 무사하게 안착하는 두 마리의 아이 윳쿠리. 능능거리며 눈물짓는 아가야들을 환희에 찬 미소와 함께 핥짝이는 두 마리의 부모를 보던 청년의 눈가에 불꽃이 튄다.

 

 

"우, 웃기지 마아아! 성공할 수 있을 리 없잖아! 죽어! 죽어서 그림의 일부가 되어버려어어어ㅡ!"

"느으으!?"

"야, 약속했잖아아아아아아!! 받아내면 살려준다고!! 약속을 어기는 촌뜨기는 도시파가 아냐아아아아아!"

"닥쳐! 죽어! 죽으라고, 망할 윳쿠리들ㅡ으아아아!"

"네, 거기까지입니다. 퍼포먼스를 종료해주세요."

"큭...!!"

 

 

심사위원을 맡고 있던 교수에게 제지당하는 청년은 그대로 힘없이 고개를 떨궜다.

패배한 것이다. 무려 윳쿠리에게! 학대 연구과 졸업반인 자신이! 이 무슨 실책이란 말인가. 맥없이 무릎꿇은 청년을 잠시 내려다보던 교수는 단상에서 내려가 살아남은 윳쿠리 가족들에게 다가갔다.

 

 

"축하합니다, 마리사 씨, 앨리스 씨. 살아남으셨군요."

"느...느느으......"

"이, 인간씨는...저리 가라구요...느긋할 수 있는 인간씨라면...저리 가세요오오오...!!"

"걱정 마세요. 약속은 지킵니다. 원한다면 복지과에 말해서 대학 캠퍼스 내에 살 장소를 마련해 드릴 수도 있어요."

"괴, 괴롭히지 않는 거야?"

"일단 게임에서 승리했으니까요. 약속을 지키라고 있는 겁니다. 그리고ㅡ이 정도면 인간에 대한 공포심을 충분히 깨우치셨을 것 같기도 하고. 무엇보다 이 학교에서 인간을 업신여긴다면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지겠지만 말입니다."

"느...느...인간...무서워...."

"일단 내려오시죠. 브리더 과와 복지과에 연락을 넣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이건, 약속했던 달콤달콤입니다. 자아."

"느...고맙습니다...라제."

"이, 인간씨는...조금 도시파라구요..."

"달콤달콤! 빨리 먹고 싶다제!"

"도, 도시파적인 레이디는 조르지 않는 거에요, 마리사!"

"걱정 마세요, 달콤달콤은 도망가지 않으니까요. 느긋하게 기다리고 계시면 됩니다."

 

 

머뭇거리며 고개를 숙인 채 안전한 곳으로 빠져나가는 일가.

여전히 늘어져 있는 청년과 팥소와 커스터드로 범벅이 된ㅡ완성 직전의 그림을 번갈아 보던 교수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자리로 돌아가 버튼을 눌렀다.

 

 

[F]

 

 

"아야야야?! 본 대회 최초의 유급이 나왔습니다!? 이거언...나름 가혹한 처사인데요?"

"그렇지 않습니다, 아야 양. 아, 그리고 이번 기회에 여러분께도 제대로 말해둬야만 하겠군요.

 

윳쿠리 학대는, 하나의 엔터테인먼트입니다. 학살이 아니에요.

물론 그저 윳쿠리를 처참하게 괴롭혀 죽이는 퍼포먼스를 주력으로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만, 이런 식으로 '룰'을 정해두고 학대를 하는 경우엔 그 조건을 윳쿠리가 클리어 했을 경우, 제대로 룰에 따라 처우를 바꿔야만 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윳쿠리 학대 연구과의 기본적인 사항! 만약 그런 사항들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감정적으로 윳쿠리를 죽인다면, 그 사람에겐 프로라는 칭호를 달 자격이 없는 것입니다! 만약 자신이 그에 해당하거나 그런 성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학생이 있다면 상담하러 와 주십시오. 가공소 지원과나 브리더과의 극단적 체벌을 전문적으로 하는 부서에 전과할 수 있도록 손을 써 드리겠습니다.

 

이상입니다. 아야 양? 진행을 계속 해 주십시오."

"에? 아, 네! 아야야야~저 정도나 되는 사람-아니지, 아니지. 저 정도나 되는 기자가 그만 넋을 잃고 말았군요. 그럼 멍해진 장내를 달아오르게 해 줄, 다음 참가자를 모셔보겠습니다!

 

오오? 오오옷?!

여러분, 박수로 맞아주시길 바랍니다! 드디어~드~디~어~! 이 분의 차례가 돌아왔습니다!

학대 연구과 4년 연속 수석 장학생!

교내 인기랭킹 No.1!

학대 연구과의 마돈나이자 온 학교의 마돈나! 신야-아이코 양입니다!!"

 

 

우레와 같이 쏟아지는 박수갈채와 환호성.

그 호응에 답하듯 단상이 짙은 연기를 뿜어내고, 그 가운데에서 아이코가 모습을 드러낸다.

 

 

"여러분! 크나큰 환영 감사합니다! 모두에게 즐거운 시간이 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랄게요!!"

"우워어어어어어어어!!"

"아!이!코! 여!신!님! 와아아아아아아아!!"

"언니이이이이이!!"

 

 

객석의 열화와 같은 환영에 손을 흔들어 답하는 아이코 뒤로 천에 덮인 무언가가 스르륵, 모습을 드러낸다.

만면에 미소를 머금은채 '그것들' 앞으로 다가간 아이코는, 유려한 움직임으로 천을 걷어냈다.

 

 

"느?"X잔뜩

 

 

천 아래 숨겨져 있던 것은 스피커가 내장된 투명한 아크릴 상자에 따로 갇혀있는 여러 마리의 윳쿠리. 다들 자신의 처지가 어떤지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지 하나같이 어리둥절한 눈치다. 그런 녀석들을 향해 살짝 인사를 한 아이코는, 윳쿠리들과 함께 올라온 피아노로 다가가 자리에 앉았다.

 

 

"후우우.... 아야 양? 부탁할게요."

"아야야야? 아...아아! 알겠습니다. 여러분! 지금부터 신야 아이코 양의 피아노 독주가 있겠습니다. 곡명은-엑?! 운명!?"

"후후후, 그럼 즐거운 시간 되시길."

 

 

가볍게 숨을 고르고 건반 위로 올라간 아이코의 손가락이 허공으로 향하고ㅡ순식간에 떨어진다.

 

 

<콰콰콰-쾅!!>

 

 

"느부우우우우우우!?"

"느, 느갸아아악! 레이무가아아아아아!!"

 

 

음악이 울려 퍼지는 순간, 가장 가장자리 상자의 레이무가 팥소를 뿜어내기 시작한다.

마치 리듬을 맞추듯 장단 맞춰 토해져가는 팥소.

관객들의 시선이 집중된 것을 본 아이코의 손가락이, 다시 건반을 내려친다.

 

 

<콰콰콰~쾅~~.>

"느부부~붑~~!!"

"능야아아아 무서워어어어어어어!!"

 

 

단지 두 소절만에 팥소를 전부 토하고 죽어버리는 레이무.

하지만ㅡ아직도 윳쿠리는 한가득 남아있었다.

 

 

<딴따다 딴따다다 딴다다다다~. 따라라라 따라라라 따라라라 라~.>

"느느느느느느느! 느느느느느느느느느ㅡ!!!"

<콰콰콰쾅! 콰과과과광! 콰과과과과광! 광 쾅!>

"느붸, 느붸에에에게! 느부베베벡! 벡! 뷁!!!>

 

 

두 마리째, 절명

 

 

<나나나나~나~나~. 나나나~나~나~.>

"느으으으! 머, 머리가 울려어어어! 몸 속이 울린다구우우우!!"

<나나나나나나나나~나나나나나나나나~.>

"느느느느느느브느브브브브브브브."

<나나나나~나나나나~나나나나나나~. !>

"느부우우우우우에에에에엑!"

 

 

세 마리째, 절명

 

 

아무리 바보인 윳쿠리들이라도 상황이 세 번(셀 수 있는 한계)까지 반복되면 알게되고 만다.

저것이ㅡ자신들의 운명이라고.

 

 

"능야아아아아아아아아!!"X잔뜩(-3)

 

 

비명으로 범벅된 교향곡이, 이어진다.

 

 

 

 

 

 

 

 

 

 

 

 

그 뒤로, 한동안 천국과도 같은(윳쿠리들에겐 그저 생지옥인) 시간이 이어졌다.

흠 잡을 곳 없이 완벽한, 아이코 나름대로 개편한 '운명 교향곡'의 선율.

그에 걸쳐지듯 섞여들어오는 수많은 윳쿠리들의 비명과 단말마.

어딘가 살짝 맛이 간 변태적인 시인이 봤다면 그야말로 장대하면서도 변태적인 서사시가 다발로 뿜어져 나올 법한 퍼포먼스에, 관중들은 하나같이 말문을 잇지 못했다.

그리고ㅡ피날레.

 

 

<쾅! 쾅! 쾅!>

"느붹! 느붸엑! 느붸에에에에엑!!"

 

 

최후의 한 방울까지 팥소를 뿜어내고 빈 거죽으로 산화하는 윳쿠리.

잠깐의 정적이 흐른 직후, 처음보다 더 큰 박수갈채가 아이코를 향해 쏟아진다.

환호하는 객석을 향해 미소로 화답하며 연주를 마친 피아니스트로서 깊숙이 고개숙여 답하는 아이코.

그와 동시에, 전광판에 아이코의 점수가 표시된다.

 

 

[A+]

 

 

더 할 나위 없는 최고점.

심사위원들도 아낌없는 찬사를 그녀에게 보내고 있었던 것이다.

 

 

"브라보! 훌륭합니다! 아주 훌륭해요! 이토록 고상한 퍼포먼스를 보게 될 줄이야!"

"보아하니 윳쿠리의 신체 내부에 고성능 스피커를 일일히 설치해 둔 모양이군요. 그 스피커가 차례대로 작동하면서 한 마리씩, 음악소리에 맞춰 팥소를 토해내게 만든 겁니다."

"그리고 완급 조절도 훌륭했군요. 피날레에 맞춰 마지막 윳쿠리가 팥소를 토하게 만들다니...이런 조절은 프로들도 간간히 실수하는 부분인데, 아주 완벽했어요. 다만ㅡ조금, 아쉬운 점은 있었지만요."

"네...?"

 

 

의외의 평가에 눈을 깜박거리는 아이코. 아쉽다는 평가를 내린 교수는 너털웃음을 지으며 손을 내저었다.

 

 

"아아, 별거 아닙니다. 단지 비윳쿠리증까지 보지 못한 것이 아쉽다는 뜻이었어요. 그것까지 봤다면 정말로 학대계의 종합 엔터테인먼트라고 할 수 있었을텐데 말이죠! 하하하!"

"그래도 좋게 봐 주신듯 해서 기뻐요. 평가 감사합니다."

 

 

A+. 학점으로서 받을 수 있는 최고점수.

전광판을 화려하게 수놓은 그 문자를 바라보며, 아이코는 문득 고개를 숙였다.

 

 

'안녕...유우나.'

 

 

어째서일까.

아주 조금, 슬픈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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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 음악과 함께하는 학대. 오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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