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통이라는 것은.흔히들 게스와 개념을 나누는 척도로 쓰이지만.윳쿠리들 사이에서 혈통이 좋다는 말은 즉 어딘가가 뛰어나다는 윳쿠리를 뜻한다.그리고 뛰어나면 뛰어날수록.밥을 굶는 일은 사라진다.그렇기에.윳쿠리들은 되도록이면 자신의 혈통을 우수하게 만들려 노력한다.그것이 무슨 뜻이냐 하면.윳쿠리들은 용불용설의 신봉자라도 되는 것인지.선조가 사냥을 잘한다면 다음 세대의 윳쿠리도 사냥을 잘한다는 것이다.그리고 이것은 점점 희석되어서.10대째에는 그저 그런 윳쿠리가 된다.
그렇기에 게스들은 오히려 자신의 부모들이 무능하다며 놀리고. 그 게스들은 전부 윳학자들에게 비싼 값으로 팔리기 일쑤다.가혹해 보일 수도 있지만.게스의 혈통을 조금이라도 줄여야 윳쿠리들은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게다가.어차피 게스라는 것이 판명되면 그 윳쿠리는 인생이 끝장 난 것이다.더 이상 윳쿠리로서도.만쥬로서도 살아갈 수 없는.살아있지도 않은 걸어다니는 '무언가'로 단정지어진다.그렇기에.게스들을 팔아치우는 것이야말로 인간과 윳쿠리가 일거 양득을 거머쥐는 거래인 것이다.
용불용설이라는 것은 다시말해.해당 윳쿠리가 아무리 평범해도.열심히 노력하면 뛰어난 달윳이 될 수 있다.이와 같은 사실은 정설인지라.수많은 윳쿠리들은 지금도 단련에 단련을 거듭하고 있다.하지만 역설적으로.가장 게스가 되기 쉬운것은 혈통이 좋은 윳쿠리들이다.자신들은 우월하다는 특권의식에 젖어.무의식적으로 다른 윳쿠들을 차별하는.겉으로 보기에는 차이가 없지만.개념과의 차이는 극명하다.따라서 이런 윳쿠리는 윳학자들 사이에서 매우 고가로 거래되며.혈통이 좋은 윳쿠리들은 아가야들을 철저히 골라내어.아기윳시절부터 철저한 인성교육을 시킨다.물론 반항하는 개체들은 머리털과 머리장식을 전부 빼앗은 채 윳학자들에게 판매한다.하여금 공포심을 조성해 자신들은 저렇게 되면 느긋할 수 없다는 생각을 심어주는 것이다.
하지만 절대 다수의 윳쿠리들은 평범하기 그지없고.이는 윳쿠리들은 워낙에 표준화 되어 있음으로 빚어진 것으로 보인다.가끔씩 태어난 와사종 레이무같은 것들은 혈통이 좋다고 여겨지지만 말이다.다른 레이무종에 비해 더 크고.보들보들한 귀밑털을 가진 와사종은.그 자체로도 게스화가 다분한 것이다.하지만 아가야들을 낳을 경우.그 아가야들 중 레이뮤들은 전부 와사종.아름다운 귀밑털을 가졌다는 이유로 윳쿠리들의 결혼 상대로서의 경쟁력이 높지만.그만큼 거만해지기 쉬워 게스들이 많다.물론.매우 비싸게 거래된다.
고아 아기윳들의 말로는.대게 처참하기 그지없다.인간이 버린 꽁초나 쓰레기들을 먹어 죽거나.인간의 발에 밟혀 비명횡사하는 경우가 많으며.그렇지 않다해도 수급능력이 전부한 아기윳들은 굶주림과 갈증속에 고통받으며 죽어갈 뿐이다.가끔가다 발견되는 남은 과자들이나 먹어가며 연명하지만.그랬다간 입맛이 높아져 큰일이다.결국 아기윳들은 살기 위해서 구걸을 한다.거리로 나가 인간들에게 자신은 똑똑한 윳쿠리니 제발 살려달라고.밥씨를 나눠달라고 비는 것이다.하지만 작고.여린 아기윳의 목소리따위 시간에 쫒기는 인간들에게는 그저 소음일 뿐.인간의 발에 밟혀 죽는 것이.그나마 아기윳들에게는 자비로운 최후인 것이다.
둥지 같은 경우는.윳쿠리들 사이에서도 매우 엄격하게 관리되고 있는 것이다.이 둥지를 얻는 것도 방법이 있는데.임자없는 둥지를 운좋게 손에 넣은 경우나.자신이 직접 만드는 것.아니면 집없이 노숙하는 것이다.대게 노숙은 빽없고.친구없는 윳쿠리들이 택하는 선택지이며.배우자가 있는 윳쿠리라면 뭐가 됬든 집을 선호하는 편이다.
둥지를 비워둘때 가장 중요한 것은.둥지안에 아무도 없다면 그 둥지는 주인이 없는 걸로 간주.다른 윳쿠리들의 차지인 것이다.그걸 방지하기 위해서는.윳쿠리가 하나라도 집에 있어야 한다.아기윳들이 유일하게 활약하는 얼마 안되는 시간이다.그것마저 지키지 않는 윳쿠리는 집을 손에 넣을 권리는 없다.
여름에는 더워 집에 가만 있을 수 없는 법.시원한 곳을 찾아 집을 나오는 윳쿠리들.대부분 그 끝은 공원의 분수대.힘있고 센 윳쿠리들 몇 마리가 중앙을 점거하는 법이다.다른 윳쿠리들은 시원한 분수대를 그저 넋놓고 바라볼 뿐이다.뭉개지는 것보다는 가지 않는 게 더 좋다는 것은 자명하다.
장마철에는 윳쿠리들의 지옥이나 다름없다.최대한 비를 맞는 것을 피하고.부비부비나 날름날름도 일체 금지.일체의 습기라도 허용했다가는 곰팡이가 슬금슬금 다가와 윳쿠리들을 죽일 게 뻔하기 때문이다.부모가 곁에 있는 데도 가까이 가지 못하기에.아기윳들의 스트레스는 하늘을 찌른다.아기윳들의 투정과.엄습해오는 습기들과 싸우는 장마철은 가히 윳쿠리들의 지옥이라고 할 수 있다.
겨울은.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윳쿠리들의 가죽은 추위를 잘 타지 않기에.먹을 것만 잘 모아둔다면 순조롭게 한 해를 버틸 수 있다.물론 모으지 못해 추운 겨울날 사냥을 나서는 윳쿠리들도 종종 보이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