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2017.03.08 20:26

남극에서 온 그녀 -13-

mad
조회 수 131 추천 수 3 댓글 3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와아! 마사히로! 이거 재밌다!"

 

지금 레티는 TV에서 하는 특촬물에 빠져있다.

나도 어렸을 때 봤던 것 같은데 지금은 하나도 기억이 안나네. 저거 아직도 시리즈가 이어졌나.

저게 뭐... 하면라이더였나 라면라이더였나?

여튼 레티는 거기 나오는 히어로가 사람들을 구하고 악당들과 싸우는 모습을

눈을 별빛처럼 반짝이며 아이처럼 즐겁게 보고있다.

특히 백미인 건 필살기 장면.

히어로가 악당을 끝장내기 위해 공중에서 발차기를 날릴 때

레티도 마치 따라하듯 발을 쭉 내밀고 있다.

 

"레티, 그게 그렇게 재밌어?"

"응! 레티, 이거 재밌다! 영웅, 악당 무찌른다. 그래서 사람들 구한다. 멋지다!"

"헤에, 레티는 영웅이 좋나 보구나?"

"응! 영웅, 사람들 많~이 도와준다. 그래서 사람들 행복해진다. 영웅, 좋은 사람이다!"

 

나도 저렇게 영웅을 꿈꾸던 때가 있었지. 지금은 칙칙한 어른이지만.

그렇게 레티가 즐거워하는 모습을 구경하는데 마침 아사쿠라씨한테 전화가 왔다.

 

{여보세요, 마사히로군? 통화 가능해?}

"네, 무슨 일이세요?"

{다른 게 아니고 나 내일 남극으로 돌아가는데 선물이라도 할까 해서말야. 우리집에 올래?}

"아뇨, 고맙지만 저는 뭐... 아니다, 레티를 위한 선물로 받았으면 하는게 있는데..."

{그래? 어떤건데?}

"실은..."

 

레티를 위한 깜짝선물이라 레티가 안들리게 작게 여쭤봤다.

 

{아아, 그거라면 있어. 그럼 집 주소 알려줄게.}

"예, 감사합니다 아사쿠라씨."

 

그래서 지금 아사쿠라씨 집 앞에 왔다. 같은 도쿄 내에 있어서 멀리까지 가진 않았다.

 

"어서와 레티~!"

"와아! 아사쿠라다! 여기가 아사쿠라 집이야?"

"맞아! 어때, 넓지?"

"정말이다! 마사히로 집보다 넓다!"

 

아사쿠라씨도 아파트에 살지만 나보단 평수가 넓은, 값 좀 되어 보이는 집에서 살고 계셨다.

혼자 사는데다 대부분의 시간이 남극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아 가구는 값싼 것들로 기본만 채우셨다고 한다.

그런 넓기만 하고 후줄근한 집이지만 유일하게 화려한 데가 있는데

 

"그리고 여기가 내방!"

"와아! 신기하다!"

"...아사쿠라씨 취미가 다분하네요."

 

아사쿠라씨의 방엔 여자들이 코스프레한 브로마이드가 몇장 걸려있고

컴퓨터는 커스터마이즈한 조립식 고성능 컴퓨터에 바탕화면도 마법소녀 그림이고

옷장엔 본인 옷과는 별도로 다양한 종류의 코스프레 복장들이 보관되어 있었다.

아사쿠라씬 옷장 한쪽에 있는 상자를 뒤적거리더니 이내 화려한 벨트를 하나 꺼냈다.

 

"자 레티, 내가 주는 선물이야."

"와아! 이거, 그 영웅의 벨트다!"

 

그렇다. 내가 부탁한 건 그 특촬물 주인공이 차고 다니는 변신벨트.

마침 아사쿠라씨도 그걸 갖고 계시지만 레티를 위해 기꺼이 선물하신 것이다.

 

"이걸로 멋지게 히어로로써 활약하라고? 남극에서 기대할테니까!"

"응! 근데 아사쿠라 남극 가는거야?"

"응, 이제 일하러 가야지. 내일 출발해."

"우웅, 아사쿠라랑 헤어진다. 좀 섭섭하다."

"미안해, 레티. 남극에서 연구하는 게 내 본업이잖아. 그치만 나중에 또 만날 수 있을거야. 그렇지?"

"응! 레티, 아사쿠라랑 다시 만날거다! 레티 기다릴거다!"

"이해해줘서 고마워 레티. 자, 우정의 포옹!"

"우정의 포옹! 꾸욱!"

 

그래도 아사쿠라씨도 그냥 보내긴 섭섭했는지 저녁식사까지 대접해주셔서 그때까지 같이 놀고나서 돌아왔다.

다음날 아사쿠라씨는 남극으로 돌아가고, 레티는 아사쿠라씨가 선물해준 벨트를 차고 다닌다.

레티랑 같이 산책하러 공원에 나왔는데, 거기서도 벨트를 차고 히어로 흉내를 내며 놀고 있었다.

주변의 아이들도 어느샌가 레티한테 동조해서 같이 놀고 있었다.

훈훈한 광경이구만. 몸만 어른이지 완전 어린아이야 레티는. 저 장난감 벨트 하나로도 저렇게 즐거워하니.

오늘은 그렇게 훈훈하게만 지나갔으면 했지만, 가끔은 믿기지 않을 정도로 뜬금없는 사태가 터지곤 한다.

 

"꺄악! 누가 도와줘요!"

 

한 아줌마가 큰 소리로 요청했다. 거길 돌아보니 도스 마리사 하나가 어린 여자아이 한명을 인질로 붙잡았다.

게다가 보아하니 도스가 한놈이 아니다. 세어보니 도스가 10마리. 그 주변엔 도스들을 따르는 수많은 윳쿠리 무리.

아무래도 혹한기에 먹이가 부족해진 도스무리들이 결탁해서 여기까지 내려온 것 같다.

 

"제헤헤헤헤, 썩을 인간씨들은 순순히 도스들에게 항복하라제! 그렇지 않으면 이 썩을 꼬맹일 제!제!하겠다제!"

"빨랑빨랑 먹이씨를 바치라제! 도스의 무리들은 배고프다제!"

 

윳쿠리는 만만하지만 도스는 아니다.

물렁한 건 도스도 마찬가지지만 파워 면에서 윳쿠리보단 월등하고 일반인한텐 버거운 게 도스다.

적어도 도스는 진짜로 인명피해를 일으킬 능력 정도는 된다.

그런 놈들이 10마리나 떼거지로 온거니 이건 가공소가 작정하고 오지 않으면 안된다.

평소 윳쿠리를 만만하게 보는 사람들도 이런 사태엔 겁먹고 당황할 수밖에 없다.

어떤 사람들은 애인이나 가족을 데리고 그 자리에서 도망쳤고

어떤 사람들은 어쩔 줄 몰라 우왕좌왕하고 있다.

그중 두 남자는 전화로 가공소에 상황을 연락한 것 같지만

 

"어, 어이! 가공소는 뭐래?"

"오, 오긴 오는데 30분은 걸릴 거라는데?"

"30분!? 그정도 시간이면 저녀석들이 뭔 짓을 벌일 지 모른다고! 애까지 인질로 잡힌 마당에! 젠장!"

 

어린 여자아이 하나가 인질로 잡혔다.

한 도스가 자기 댕기머리로 아이의 어깨를 붙잡고 있고 다른 도스 몇몇이 아이 주변을 둘러쌌다.

나머지 도스들은 오만방자한 표정으로 버럭대면서 주변의 사람들에게 협박을 하고

산하의 윳쿠리들은 무기랍시고 들고온 나뭇가지에 의존하며 도스들에게 겁먹은 사람들을 보고 기고만장해졌다.

원래라면 나도 겁먹고 도망치거나 숨거나 하겠지만

이럴 때가 아니면 히어로가 나설 순간이 어디 있겠어.

지금의 난 오퍼레이터. 그리고 히어로는...

 

"레티."

"응?"

"히어로가 나설 때라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생각해?"

"응! 레티, 히어로 된다!"

 

겁에 질린 사람들을 뒤로 한 채, 도스들 앞에 당당하게 서있는 레티가 있었다.

 

"아앙? 넌 또 뭐냐제?"

"나는 레티, 가면라X더 레티! 무고한 사람들 괴롭히는 악당들! 히어로, 용서 못한다!"

"...하?"

 

솔직히, 누가 봐도 쌩뚱맞은 상황이긴 하다.

겁먹고 떨던 사람들도 어안이 벙벙해졌고 도스들도 생각지 못한 전개에 사고가 굳어버렸다.

그 잠깐의 정적을 깨고 맨앞의 도스가 비웃기 시작했다.

 

"제헤헤헤헤헤! 이건 또 무슨 멍청하고 하등한 게스냐제!? 히어로는 당연히 이 도스님이지 않냐제?

도스님의 불쌍한 무리들을 먹여살리기 위해 하등한 악당인 인간씨들을 제제하는 건 당연하지 않냐제?"

"히어로, 인질같은 거 안 잡는다! 비겁한 짓 안한다!"

"헹! 너따위 게스가 위대한 히어로인 도스님은 제제할 수 있을 수 있냐제?"

"할 수 있고 없고가 아니다! 히어로는, 해야 한다! 사람들, 구한다!"

 

그리고 레티한테 니들은 쨉도 안되고 말이지.

 

"레티, 간다!"

"덤벼보라제! 분수도 모르는 멍청한 게스는 얼마든지 제제해 주겠다제!"

 

레티는 맨앞의 도스는 무시한 채 잽싸게 지나가 인질을 잡던 도스의 댕기를 맨손으로 끊어내고 재빨리 아이를 구해냈다.

 

"느갸아아아! 도쓰의 찰랑찰랑한 머리씨가아아아!"

"아이, 구했다!"

"세상에, 아가야! 괜찮니? 정말 고마워요 아가씨."

"괜찮다. 사람들 구하는 거, 히어로의 일이다."

"느기이이익! 감히 이 도스님을 무시하다니, 용서 못한다제!"

"거기 사람들은 빨리 도망쳐요! 레티! 도스 스파크 온다!"

 

자길 무시한 것에 열뻗힌 도스가 도스 스파크를 준비한다.

난 사람들을 재빨리 대피시키면서 레티에게 대비할 것을 명령했다.

윳쿠리 치곤 말도 안되는 능력. 사람에게 화상정돈 입힐 수 있는 도스 스파크.

레티가 튼튼하긴 해도 저걸 맨몸으로 맞고도 멀쩡할 거라곤 생각 안한다. 레티도 그걸 알겠지.

 

"도스 스파아아아아아아크!"

 

레티를 노린 도스 스파크를 레티는 가뿐히 높이 뛰는 것으로 피했다.

이미 사람들은 대피시켰고, 내쪽으로는 오지도 않았다. 그냥 애꿎은 무리의 윳쿠리들만 맞아죽었다.

난 이때다 싶어 도스들을 도발했다

 

"아하하하하! 히어로는 자기가 돌보는 무리들을 도스 스파크로 쏴죽이는 거냐? 아하하하하하하하하!"

"능기이이익! 저 썩을 할아범 용서 못한다제!"

 

내 도발은 보기좋게 먹혀들었다. 굳이 왜 내게 가해질 위험을 감수하고 도발했냐면

공중에서 저놈에게 내려찍기를 준비하는 레티에게서 시선을 돌리게 하기 위해서였다.

녀석의 말이 끝나자마자 레티의 내려찍기가 직격했다.

일격

녀석의 모자가 레티의 다리에 딸려오면서 맨앞의 도스녀석만 제대로 세로 양단했다.

 

"느갸아아아! 도스가 죽었다구우우!"

"무, 무큐붹!"

 

근처의 무리들이 도스 하나 죽은 것에 동요했으며 파츄리종은 도스의 꼴을 보고 쇼크사하기도 했다.

난 핸드폰으로 이 상황을 영상으로 촬영하면서 다시금 레티에게 명했다.

 

"레티. 다 쓸어버려."

 

레티도 굳이 대답할 필요없이 이 명령을 수행했다.

레티의 대 도스전 실력은 이미 검증되었다.

평상시엔 귀여운 순둥이여도 남극의 혹한에서 살아남은 야생의 맹수이기도 하다.

게다가 겨울엔 추워서 활동력이 떨어지는 일본의 윳쿠리들과 달리

이정도 추위는 레티에게 있어 아무런 지장도 없다. 오히려 덥다고 여길 정도.

싸움은 너무나도 간단하고 순조로웠다.

히어로물로 따지면 한 편의 메인 괴수가 아니라 잡졸들 상대하듯이 싸우고 있었다.

한번 치면 날아가고 두번 치면 정신이 나가고 세번 치면 죽어버린다.

다섯번째로 당한 도스는 격투게임 공중콤보마냥 허공에 띄워져 얻어맞아 죽었다.

여섯번째는 안면이 할퀴어져 크게 찢어지고 곧장 뒤를 세게 맞아 찢어진 틈새로 팥소가 다 쏟아져 죽었다.

일곱번째는 발차기 한번에 저부가 잘려나가고 한번 더 맞으니까 그 잘려나간 저부 위에서 세차게 회전하다 쇼크사.

여덟번째는 레티를 깔아뭉개겠다고 뛰어올랐는데 레티가 그 무게를 견디고 붙잡아서

그대로 아홉번째한테 내려쳐 둘 다 죽어버렸다.

 

"느, 느아아아아..."

"가르르르르..."

"느아아아! 괴, 괴물이다제! 도스는 느긋하게 도망친다제!"

"레티! 필살기다!"

"응! 레티, 필살기로 마무리다!"

"써, 썩을 괴물씨는 느긋하지 않게 가버리라제! 도스한테 오지 말라제!"

 

그런 소원 들어줄 리가 있겠냐.

레티는 장난감 벨트를 조작했다.

 

<FINAL VENT!>

 

도망치려는 마지막 도스를 향해 레티는 높이 뛰어올랐다.

그리고 공중에서 포즈를 취하고, 한 발을 쭈욱 내밀어 그 도스를 향해 날아갔다.

 

"라이더 킥!"

"느아아아아!"

 

그렇게 깔끔하게 도스를 관통. 마지막 악당마저 히어로에게 퇴치당했다.

대신 이 필살기를 맞은게 도스 윳쿠리인지라 그 히어로는 팥소투성이가 됐지만.

 

"아, 마사히로, 레티 더러워졌다."

"별 수 없네, 오늘은 뭔가 지치기도 했고, 그만 돌아가서 씻을까?"

"응! 레티, 깨끗해질거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얘기하신 윳쿠리들은... 어?"

 

마침 가공소쪽 사람들이 도착했다.

그리고 그 사람들이 마주한건 전멸한 도스와 지휘관을 잃어 공황상태에 빠진 나머지 떨거지들.

 

"아, 가공소 분들이신가요?"

"네, 그렇습니다만... 이건 대체?"

"도스라면 이쪽의 레티가 처리했습니다. 얘가 좀 대단해서요."

"응! 레티, 열심히 사람들 지켰다! 그치만 마지막에 더러워졌다. 빨리 씻고 싶다."

"그렇게 됐으니 여러분들은 그냥 저기 벙쪄있는 녀석들만 치워주시면 될 것 같네요. 그럼 저흰 가볼게요."

"아, 네에... 고맙습니다..."

 

가공소 사람들도 상황파악이 잘 안된 모양이지만 금방 자신들의 일을 시작했다.

이제서야 가공소 사람들이 자기들을 회수하는 걸 깨달은 나머지 윳쿠리들이 도망을 시작했지만

도스 10마리와 대량의 윳쿠리를 상대할 만반의 준비를 마친 가공소측 사람들한테선 도망칠 수 없었다.

느갸아 느갸아 거리면서 그저 붙잡혀갈 뿐이었다.

우린 빨리 돌아가서 씻어야지. 이번에 찍은 영상도 보고서로 제출하고.

여하튼 오늘 제대로 봤다. 레티한텐 히어로 자질이 있는 것 같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공지 공지 글 창작물 게시판 이용안내 2 류민혜 2015.09.05 1143 0
690 학대 (쑻) 3 미카엘 2017.03.11 207 0
689 애호 상자속의 아가야 미카엘 2017.03.11 187 1
688 기타 모성 미카엘 2017.03.11 143 0
687 WYE 1 5 hundredsshootingkill 2017.01.10 200 1
686 일반 유능한 아가야 1 미카엘 2017.03.09 158 0
685 일반 골판지 왕국. 1 미카엘 2017.03.09 143 0
684 학대 윳쿠리를 연구하는 자 -13- 4 mad 2017.03.08 173 3
» 일반 남극에서 온 그녀 -13- 3 mad 2017.03.08 131 3
682 일반 윳쿠리 자매를 가둬보자 1 미카엘 2017.03.08 143 0
681 학대 윳쿠리를 연구하는 자 -12- 2 mad 2017.03.07 160 1
680 일반 남극에서 온 그녀 -12- 2 mad 2017.03.07 115 0
679 학대 죽음 미카엘 2017.03.07 161 0
678 학대 아기 레이뮤의 하루 1 미카엘 2017.03.07 280 0
677 학대 윳쿠리를 연구하는 자 -11- 4 mad 2017.03.06 168 3
676 일반 남극에서 온 그녀 -11- 2 mad 2017.03.06 131 2
675 일반 아이의 아가야 미카엘 2017.03.06 163 0
674 학대 게스와 개념 2 미카엘 2017.03.06 256 0
673 애호 신혼 1 미카엘 2017.03.06 178 0
672 일반 안돼 글쓰기를 멈춰! 안돼잖아? 글쓰기를 정지할수가 없어! 3 미카엘 2017.03.06 123 1
671 일반 <특별편> 남극의 그녀와 백의의 남자는 친해질 수 없다 5 mad 2017.03.06 158 2
Board Pagination Prev 1 ... 42 43 44 45 46 47 48 49 50 51 ... 81 Next
/ 81

Take it easy, my child.
비로그인
비로그인
느긋함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