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
2017.03.07 01:23

아기 레이뮤의 하루

조회 수 280 추천 수 0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레이뮤의 아침은 바쁘다.일어나자 마자 엄마와 아빠에게 살아있다고 통보를 해야하고 집안에 편안히 있지도 못한다.밥으로 먹을 수 있는 풀이 떨어지면 또 다른 곳으로 가야한다.언제는 한달 동안이나 굶은 적이 있다.굶주림은 전혀 느긋할 수 없었다.

 

그동안 언니야들이 잔뜩 죽었다.그렇지만 투정을 부리면 게스니까 참을 수 밖에 없었다.가족 모두들 그러고 있다.이동하면서 발이 아파도 계속 걸어야한다.멈추면 바로 가족에게서 떨어지기 때문이다.그나마 요즘은 떨어져 있던 유리구슬을 보물로 삼을 수 있어서 느긋할 수 있었다.그래도 항상 머리위에 단단히 고정시켜두지 않으면 언제 잃어버릴 지 몰랐다.아침은 거르는게 일상이다.그나마 먹는 점심과 저녁도 초라한 풀쪼가리 몇개.이러니 영영 아기윳에서 성장하지 못할 것이다.그나마 있는 마리사 언니야는 항상 아빠야와 함께 사냥을 다니느라 같이 느긋하게 있을 수 있었다.엄마야도 최근에는 사냥을 나가기에 레이뮤는 허허벌판에 혼자 남겨져야 했다.집도 아니고.지하도 아니고.그냥 허허벌판속에 말이다.

 

혹시 자신을 버린 게 아닐까 몇천번을 생각한다.그런 생각이 레이뮤를 지배할 때쯤에야 가족이 돌아온다.잔뜩 지쳐있기에 왜 이리 늦었냐고 투정도 부리지 못한다.차라리 자신도 사냥을 간다면 외롭지는 않을텐데.라고 부모에게도 말해보았지만 아가야한테는 무리라며 하지 말라고 했다.레이뮤는 그날도 맛없는 풀 몇조각만 먹은채 유리구슬을 꼭 붙들고 잠들었다.내일도 아마 다르지 않을 것이다.하지만 어째서인지 계속 추워져만 갔다.아빠야는 숲으로 가야한다고 말하고.엄마야는 이대로는 모두 죽는다고 말하고 있다.모두.모두 레이뮤는 모르는 것들 뿐이다.

 

옆에서 자고 있는 언니야도 알고 있는데 어째서 자신만 모르는 것일까.작고 예쁜 유리구슬만이 그저 레이뮤를 위로해줄 유일한 친구였다.그렇기에 더욱 소중했고 잃어버릴 수 없었다.그렇게 또 아침이 밝았다.아빠야가 어서 오라고 말하고 레이뮤는 구슬을 머리위에 고정시키고 황급히 따라간다.뒤쳐지는​것은 느긋할 수 없었다.그저 작은 몸으로 이리저리 치이는 것으로도 감사해야했다.적어도 먹을 것은 남아있었고.가족과 함께이고.소중한 보물도 있지 않은가.꿈을 꿀때가 레이뮤가 가장 행복한 때다.꿈을 꿀때는 레이뮤는 공주님이었다.옆에는 달콤달콤이 산더미처럼 쌓여있고.따뜻한 포대기를 입고.멋있는 마리사하고 부비부비하고....하지만 레이뮤가 느긋할 수 있는 꿈도 요즘에는 꿀수가 없다.

 

그저 눈을 감으면 아침이 되어 있을 뿐이다.어째서냐고 묻고 싶어도 그럴 수 없다.어쩌면 오늘 영원히 잠이 들수도 있다.레이뮤는 그저 아빠야의 저부를 따라 걸어갈 뿐이었다.가끔가다 먹는 애벌레도 요즘은 통 보이지 않았다.비는 왜인지 점점 차가워지고.햇빛을 받으려해도 따뜻하지가 않았다.밤이 길어지고 낮이 짧아졌으며.점점 목이 말라간다.아빠야는 그걸 겨울이라고 불렀다.겨울은 느긋할 수 없으니 어서 집씨를 찾아야 한다며 예전보다 더 일찍 출발하고 더 늦게 휴식했다.

 

아기인 레이뮤에게는 가혹하지만 장하게도 레이뮤는 어찌저찌 견디어내고 있었다.가족들도 그걸 알기에 항상 밥을 많이 챙겨주었다.그래봤자 풀쪼가리 1개가 풀쪼가리 2개로 늘어나는 것이지만.이런 배려로 레이뮤는 아직까지 살아있을 수 있었다.언니야가 업어주겠다고 했지만 레이뮤가 거절했다.게스는 남에게 의지하는 거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레이뮤는 어째서 자신이 느긋하지 않은가보다.어떻게 하면 자신이 느긋해질까 생각했다.개념종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지만 야생에게는 그런 낙인이 자비를 베풀어주지 않는다.뱃지를 달고 있다고 해서 비가 피해가는 것도 아니며 밥이 저절로 생겨나는 것도 아니다.그저 걷고 뜯고 추위를 참고 자는 것이 살아있는 생의 전부였다.그것마저 힘들어지는 시기가 오고 있지만 어떻게든 될 것이다.아니라면 그것도 좋았다.어차피 언젠가는 느긋해 질테니까.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공지 공지 글 창작물 게시판 이용안내 2 류민혜 2015.09.05 1143 0
690 학대 (쑻) 3 미카엘 2017.03.11 207 0
689 애호 상자속의 아가야 미카엘 2017.03.11 187 1
688 기타 모성 미카엘 2017.03.11 143 0
687 WYE 1 5 hundredsshootingkill 2017.01.10 200 1
686 일반 유능한 아가야 1 미카엘 2017.03.09 158 0
685 일반 골판지 왕국. 1 미카엘 2017.03.09 143 0
684 학대 윳쿠리를 연구하는 자 -13- 4 mad 2017.03.08 173 3
683 일반 남극에서 온 그녀 -13- 3 mad 2017.03.08 131 3
682 일반 윳쿠리 자매를 가둬보자 1 미카엘 2017.03.08 143 0
681 학대 윳쿠리를 연구하는 자 -12- 2 mad 2017.03.07 160 1
680 일반 남극에서 온 그녀 -12- 2 mad 2017.03.07 115 0
679 학대 죽음 미카엘 2017.03.07 161 0
» 학대 아기 레이뮤의 하루 1 미카엘 2017.03.07 280 0
677 학대 윳쿠리를 연구하는 자 -11- 4 mad 2017.03.06 168 3
676 일반 남극에서 온 그녀 -11- 2 mad 2017.03.06 131 2
675 일반 아이의 아가야 미카엘 2017.03.06 163 0
674 학대 게스와 개념 2 미카엘 2017.03.06 256 0
673 애호 신혼 1 미카엘 2017.03.06 178 0
672 일반 안돼 글쓰기를 멈춰! 안돼잖아? 글쓰기를 정지할수가 없어! 3 미카엘 2017.03.06 123 1
671 일반 <특별편> 남극의 그녀와 백의의 남자는 친해질 수 없다 5 mad 2017.03.06 158 2
Board Pagination Prev 1 ... 42 43 44 45 46 47 48 49 50 51 ... 81 Next
/ 81

멘트 추천 받습니다
비로그인
비로그인
느긋함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