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자 : 로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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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출처 : 구 윳쿠리 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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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하면 됐죠? 거참 정말 따갑네."
"그래, 수고했다. 철물점이면 금방 시키는 건데 시골이라 무시하는 건지. 왜 주문이 이렇게 늦게와?"
현재 준식의 비닐하우스 주변에는 철조망으로 둘러져 있었다. 가시가 붙어 있어서 윳쿠리들이 달려들면 분명 상처입을 것이다. 이렇게 작업을 끝마치다 보니 어느새 해가 지고 있었고 오늘의 일과도 종료되고 있었다.
"사장님. 이쪽도 끝났어요. 이제 돌아가죠."
"늣, 오빠야. 무사히 끝냈어요. 이번에도 풍작을 이룰 것 같아요."
"앨리스 몫까지 힘냈다구. 모두 느긋 할 수 있다구. 느하하하."
하우스에서 미정과 윳쿠리들이 나온다. 준식 부자도 흡족해하는 얼굴을 하며 말한다.
"자자, 그럼 집으로들 돌아가자구. 미정이는 마리사를 가르쳐야 하니 우리집에 와야하지?"
"네. 아기 마리사도 걱정되기도 하고. 그리고 마리사가 실버뱃지를 달 수 있도록 도와주도록 약속했으니까요. 어제 일 때문에 가르쳐주지 못했지만."
"늣. 언니야. 마리사는 느긋하게 배울거라구. 마리사도 실버뱃지가 될래."
밑에서는 마리사가 뿅뿅 튀며 배울 의지를 확연히 보인다. 상대가 배울 의욕이 있으면 선생쪽도 가르쳐줄 맛이 나는 법이다. 그렇게 식구들은 하우스 주변에서 떠나 귀가하였다. 사람들이 없어지자 수풀속에서 뭔가 꼼지락 거리며 나왔다.
"무큐. 좋았어. 인간씨들이 사라졌다구."
"알고있어. 알고있어. 이제 밥씨를 먹을 수 있는거네."
"찐뽀오오오!"
산에서 사는 야생 윳쿠리들이다. 지난번과는 달리 마리사가 이끄는 무리가 아닌 파츄리가 리더가 되서 이끄는 3인조이다.
"무큐. 설명을 다시 해줄게. 안에는 무서운 개씨가 있어. 그러면 우선 첸이 달려나가서 개씨의 주변을 끌어. 첸은 빠르니까 개씨도 따라잡지 못 할거야. 그 다음은 튼튼한 묭이 딸기씨를 모두 가져가는 거야 무큐. 잘 알았지?"
"알고있어. 알고있어. 멋진 작전이라는 거네."
"찐뽀!"
"무큐큐큐. 숲의 현자 파츄리는 마리사처럼 막무가내가 아니라구. 멋진 작전을 세워서 인간씨들의 과일씨를 뺏어 보이겠어. 날씨가 추워지고 무리의 식량도 떨어졌으니 파츄리가 인간씨의 밥을 가져온다면 무리들은 파츄리를 리더로 추대 해줄거야. 무큐큐큐. 그리고 첸과 묭은 날 도와준 답례로 보좌관으로 임명할게. 무큐큐큐."
"알고있어. 파츄리는 숲의 현자야. 첸은 처음부터 알고있었어."
"찐뽀뽀!!"
이들 세 윳쿠리들은 하우스로 접근한다. 하지만 하우스로 가기도 전에 자신들을 가로막는 장벽을 발견한다. 파츄리는 처음보는 이 이상한 장벽을 보고 고개를 갸웃거린다.
"무큐? 이런 건 저번에는 없었어. 뭐인거지?"
"모르겠어. 첸은 이런 벽씨는 처음봐."
"찐뽀!"
파츄리는 철조망을 뚫어 져라 쳐다봤다. 처음 인간씨들이 뭔가를 치는 것 같더니 이걸 만들고 있었나 보다. 파츄리는 인간씨들이 쳤으면 분명 자신들이 하우스로 들어가지 못하게 막기 위하여 수작을 부릴 것이라 생각했지만 철조망을 계속 보자 그게 아닌 것 같았다.
"모르겠어. 첸은 모르겠어. 파츄리의 생각은 어때?"
"무큐. 숲의 현자인 파츄리의 생각으로는 이건 벽씨가 아니야. 우선 군데군데 엉성하게 구멍이 뚫려 있잖아? 이런 곳은 충분히 빠져나올 수 있다구. 아무래도 주변을 장식을 한 것 같아. 정말 보기에도 형편없는 장식이야. 느긋하게 무시하고 들어가면 될거야. 무큐큐!"
"찐뽀!"
"알고있어. 알고있어. 인간씨는 결국 멍청한 거네."
파츄리의 말을 듣고 보니 저 정도 벽은 벽축에도 못 끼었다. 벽씨처럼 딱딱해 보이지 않고 구멍역시 컸기 때문에 자신들이 그곳으로 빠져 나오면 될 것 같았다. 먼저 첸이 철조망이 밑을 통해 기어 나가려 한다. 그렇지만 결국 가시에 찔려 고통을 호소한다.
"느갸악! 모르겠어. 느긋하지 못해애애!!"
"찌..찐뽀?"
"무큐. 첸 왜그래?"
밖에 있는 두 윳쿠리들은 영문을 모른다. 하지만 첸은 가시에 찔린 고통에 발버둥을 치다 오히려 더 많은 가시에 상처를 입고 말았다.
"느갹, 느겍! 모르겠어! 모르겠어! 파츄리, 묭. 첸을 느긋하게 도와주줘어어!"
"찐뽀오오오!"
묭이 철조망 밑을 통해 첸에게 다가간다. 하지만 묭 역시 첸과 마찬가지로 가시에 상처를 입고 빠져나올수 없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빠지게 된다. 억지로 빠져 나오려 하다가는 더 큰 상처를 입게 되고 철조망을 입으로 끊으려 하지만 의외로 단단함에 오히려 자신들의 이빨만 저려왔다. 밖에서 그저 지켜보고만 있던 파츄리는 둘을 향해 입을 열었다.
"무큐, 숲의 현자인 파츄리도 예상치 못 한 사태야. 너희들의 희생을 거울삼아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주의할게. 무큐큐큐."
파츄리는 그렇게 도망쳐 버리고 묭과 첸은 쵸콜리소를 흘리며 절규한다.
"모르겠어. 모르겠어. 첸은 죽고 싶지 않아아아아!!"
"찐뽀오오오오오!!"
결국 그 둘은 어두운 밤에 닥쳐온 겨울바람을 맞으며 체력이 다 되어 죽고 말았다. 한편 집에서 돌아온 준식과 그 식구들은 저녁식사를 끝마치고 느긋하게 여가를 즐기고 있었다. 준식은 아버지와 함께 장기상대를 하고 있었고 미정은 마리사를 가르치고 있었다. 유카는 어머니와 함께 TV를 구경하고 있었고 앨리스는 이제 많이 회복한 아기들과 놀아주고 있었다.
"먀먀, 이제 마리샤는 문제 없다규! 튼튼해!"
"다행이다. 정말 다행이야."
"느늣. 하지만 앨리쯔의 동생이 쭈거 버려쪄. 느에엥."
아기 앨리스의 경우에는 아직 동생의 죽음이 큰 충격이었나 보다. 앨리스 역시 안타까운 표정을 가지며 아기에게 부비부비를 해주며 위로 하였고 아기 마리사 역시 그 때 일을 떠올리며 시무룩한 표정을 지었다.
"먀먀, 마리샤는 강해질꼬야. 강해져서 느그타지 모탄 유꾸리들은 제제해줄꼬야. 느늣!"
역시 앨리스의 개념인자를 받았어도 가족을 살해한 원수 만큼은 용서해 줄 수 없나보다. 마리사는 굳은 의지를 표현하였고 앨리스는 아기 앨리스가 진정할 때까지 계속 부비부비를 해주었다. 겨우 태어난지 하루 밖에 되지 않았던 아기들이 그런 무서운 일을 겪게 한 것이 미안했다. 그런데 문득 앨리스의 머리에 떠오르는 사실이 있었다. 생각해보니 자신의 언니의 아기들도 자신의 아기들과 마찬가지로 태어난지 이틀밖에 되지 않은 것이다. 그리고 그 아기들은 이 느긋한 윳쿠리 플레이스에서도 살지 못 하고 내기에 져 바깥에 쫓겨나고 그리고 지난 번 사건으로 인하여 느긋하게 시켜주지도 못 했다.
곰곰히 생각하던 앨리스는 이윽고 결심했는지 준식에게 다가가 도움을 요청하였다.
"오빠야.오빠야. 나를 언니야가 있던 곳으로 데려다 줘."
"음? 무슨 소리야, 앨리스. 이제 네 언니일은 끝났잖아. 설마 다시 데려다 키울 생각은 아니지?"
"아니. 분명 죽었을 거야. 단지 아기들은 느긋해질 수 있는 기회가 없이 겨우 이틀만에 죽었잖아. 그래서 죽어서라도 느긋하게 만들어 주고 싶어. 무덤을 만들거야."
"그런거냐? 무덤정도야 괜찮겠지."
준식은 일어서며 앨리스를 데리고 지난 번 레이무를 버렸던 산으로 향하였다. 산으로 향하던 준식은 뭔가 아차 싶었다. 생각해 보니 그 녀석의 아기들은 자신이 느긋하지 않게 만들지 않았던가? 만약 그 놈들이 살아있고 앨리스에게 그 사실을 고자질한다면?
준식은 최대한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하였다. 집에서만 놀고 먹은 그놈들이 이런 야생에서의 하룻밤을 잘 버틸리가 없다. 분명 죽었을 거다. 하지만 준식의 예상을 뒤엎고 숲에서는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정말이지 성격은 더러운게 목숨은 질기다.
"느늣? 세상에 어떻게 이런 짓을..?"
앨리스는 보자마자 경악했다. 레이무는 사라지고 두 아기들은 이미 죽은 상태. 거기다 상태는 온전치 않다. 그나마 살아있는 아기 레이무는 입이 찢어져 알아들을 수 없는 말만 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기 레이무는 자신을 느긋하지 못하게 만든 사람 중 하나인 준식과 앨리스가 여기에 나타나자 경계하는 듯한 행동을 하고 있었다.
"아가야. 혹시 언니야가 어디 간 지 아니?"
"흐에에엥. 햐햐갸 흐히 허허혀.. 흐흐하히 허하 흐흐히하 히하히흐 흐하하 헤흐흐 흐흐하헤 히히하 하햐. 흐헤에에에.(느에에엥. 먀먀가 우릴 버려쪄... 느그타지 모탄 유꾸리와 인간찌는 불쌍한 레뮤를 느그타게 시키란 마랴. 느에에에엥.)"
앨리스도 알아 들을 수는 없었지만 대충 상황파악이 됐다. 분명 언니의 성격으로 보아서는 칭얼대는 아기들의 행동을 못 이겨 분명 이렇게 만들고 자신은 혼자서 먹이를 들고 어디론가 가 버린다. 그리고 남은 아기들은 추위와 굶주림을 못 이겨 죽었다. 이것이 앨리스가 생각한 시나리오다. 하지만 아기들을 이런 느긋하지 못한 모습을 만든 건 준식과 그의 아버지이다.
우선 앨리스는 박스에 아기들의 시체와 입 찢어진 레이무, 자신을 태우고 준식에게 옮겨 달라고 부탁했다. 이곳은 땅이 얼어서 파기 힘드니 다른 부드러운 땅에 무덤을 만들어줄 생각이다.
"죽은 아기들은 그렇다치고 얘는 왜 데리고 가는거야?"
"오빠야. 정말 죄송해요. 이 애는 제가 키워볼려고요. 언니야는 제가 응석을 너무 받아줘서 성격이 그렇게 되었지만 이 아이 만큼은 제가 올바르게 키워보고 싶어요."
"그래? 하지만 이 녀석 제 어미를 닮아서 네 언니와 똑같이 될 줄 모르는데?"
"마리사의 아기이기도 하니 가능성이 조금 있을 거에요. 태어난지 이틀 밖에 안되었고 아직 개선할 기회가 많으니 분명 자신의 잘못을 알고 바뀔 수 있을 거에요. 만약 바꾸지 못 한다면 제손으로 직접 없앨게요. 부탁합니다."
"그렇게 말하니 어쩔 수 없지. 하지만 키우다보면 언젠가 알게될테니 미리 말해주는데 저 아기들이 저런 모습이 된건 다 내가 한거야."
"...그럴 거라 생각했어요. 오빠야는 언니를 싫어 했으니까. 그리고 제 약속대로 살려는 주셨잖아요.."
"..쩝 미안하다. 내가 민망해 지네."
앨리스는 언니의 성격을 버린 것이 자신의 탓이라고 생각했다. 때문에 이번 만큼은 무조건적인 과보호가 아닌 적당한 제제를 가해 올바르게 키움으로서 자신의 과오를 속죄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렇게 준식들은 산에서 떠나고 그 날 밤은 많은양의 눈이 내렸다. 레이무는 운 좋게도 마리사를 만나 마리사가 파놓은 굴에서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폭설이다. 눈이 일주일간 내렸다 말았다를 반복하여 어느 새 준식의 식구들 집 마당은 눈이 그득하게 쌓여있었다. 이런 날씨 속에서면 인간이라도 해결하기 어려운 일이다. 윳쿠리들도 당연히 고생을 하였고 있는 힘껏 도와서 딸기씨를 돌봐주었다. 준식과 그의 아버지는 폭설로 인하여 하우스가 가라앉지 않게 눈이 내리면 곧바로 털어버려야 했다. 물론 밤새 내릴 것을 고려하여 하루 4번씩 교대를 하여 비닐하우스의 지붕의 눈을 제거 하였다.
딸기를 돌보는 일은 가능해도 윳쿠리들에게는 눈을 치우는 것은 무리였기에 평소대로 딸기를 돌보는 일을 맡았다. 단 인력이 부족해서 유카와 함께 하우스 안에서 일하는 미정은 밖에서 준식부자를 도와야 했고 앨리스 역시 아기들이 어느 정도 안정이 되자 자신도 가세하여 하우스 안의 일을 도맡았다.
오늘도 일을 끝마치고 집으로 귀가하는 일행이다. 집에는 여전히 어머니와 아기 윳쿠리들이 보고 있었다. 집에 들어오자 마자 준식은 소리부터 지른다.
"어휴, 추워. 이러다 윳쿠리 때문에 망하는 게 아니라 눈 때문에 농사 망하게 생겼네."
"느늣. 눈씨는 느긋하지 못해 마리사를 녹일 뻔 했다구! 늣."
"늣. 오늘도 수고하셨어요. 정말 눈이 많이 내려서 걱정이에요."
준식과 마리사는 투덜거리고 앨리스는 둘에게 수고의 한마디를 해준다. 집에 들어 오자 마리사는 미정에게 말한다.
"언니야. 어서 가르쳐 줘. 마리사는 느긋하지 않게 실버뱃지를 가지고 싶단 말이야."
"그래, 알았어. 우선 옷 정리부터 하고."
"늣. 먀먀가 와쪄."
"먀먀, 어져와!"
미정은 마리사를 가르치기 위해 작은 방으로 들어갔고 큰방에서는 앨리스의 아기들이 뿅뿅 튀어나온다. 아기 앨리스의 입에는 종이로 잘라서 만든 종이 꽃장식들이 물려 있었다.
"먀먀와 퍄퍄를 위해져 준비해쪄. 앨리쯔가 그리고 마리샤가 잘라져쪄."
"그래, 고마워. 파파는 지금 언니야와 공부하고 있어. 마리사가 가서 전해줄래?"
"느그타게 아라쪄."
아기 마리사는 작은 방으로 향해 들어갔고 아기 앨리스는 어미 앨리스의 머리에 꽃장식을 달아준다. 그 때 뒤에서 숨어만 있던 아기 레이무가 등장한다.
"앨리쯔 이묘. 레뮤 배고퓨단 마랴. 밥찌를 져."
"늣. 레이무 아가야. 그게 아니지. 이럴 때 뭐라고?"
"느으으으... 밥찌를 쥬세여..."
"그래. 그렇게 하는 거에요. 조금만 기다려요. 밥씨를 가져 올테니."
앨리스는 부엌으로 뿅뿅 튀어올라 윳쿠리 사료를 가지러 갔다. 아기 레이무가 온지도 일주일. 처음에는 가족들. 심지어 마리사조차도 반대했지만 앨리스와 준식이 간곡히 부탁한 탓에 지금 얹혀 살고 있다. 찢어진 턱부분은 미정이 밀가루를 반죽을 통해 만든 걸로 붙여 오렌지 주스를 부으니 나아졌다. 윳쿠리 연구소에서 이런 식으로 인공피부를 만드는 것을 배웠기 때문에 미정은 이런 일에 능숙하였다. 물론 상처 부분이 조금 남아 있기는 했지만 확실히 낫자마자 상당히 버릇없게 굴었다. 그러나 앨리스가 적당선에서 제제를 하고 미정 역시 도와줬기 때문에 지금은 성격이 많이 개선 되었다.
이것은 태어난지 얼마 되지 않아 팥소에 개념을 심어줄 여유 공간이 남아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젠 자신의 자식들과도 어느 정도 친해진 상태이긴 하지만 이미 사경을 한번 해메다 온 아기 마리사의 경우에는 아직 서먹서먹 하였다. 아기 레이무 역시 지금 현재 자신을 먹여 살려주는 존재가 앨리스라는 것을 인식시키고 나서부터 교육을 하기가 편해졌고 이 기억만 심어줌으로서 아기 레이무는 닥치고 앨리스의 말을 따라야 했다.
엄마 레이무의 경우에는 자신을 돌봐주는 것이 앨리스라는 것을 모르고 어릴 때부터 게스부모로부터 게스 지식을 물려받아 개념을 심어주기에는 너무 늦었기 때문에 둘의 차이는 이렇게 확연하게 드러났다. 그래도 조금은 게스끼가 남아있기는 했지만 진전 상태를 보아서는 곧 있으면 나아질 듯 하였다.
"우걱우걱 행복."
"앨리쯔도 가치 머글래."
앨리스가 먹이 사료 그릇을 가져다 주자 아기 레이무가 게걸스럽게 먹어댄다. 먹어대는 모습은 엄마 레이무와 똑같지만 적어도 같이 먹겠다고 다가오는 다른 윳쿠리들을 쳐내는 일이 없다. 이것으로 보아 앨리스와 그 가족들이 얼마나 노력했는지 알 수 있다. 상종 못할 성격을 일주일 이내로 바꿔 버렸으니 말이다.
아기 앨리스의 경우에는 아기 마리사와는 달리 도시파답게 용서하겠다는 의미로 레이무와 친해지기를 시도하였고 그런 아기 레이무에게 엄마 앨리스가 없을 경우에는 자신이 레이무에게 여러가지 지식을 가르쳤다. 앨리스와 미정은 몰랐겠지만 이 레이무의 성격이 고쳐지는데 숨은 공신이 바로 이 아기 앨리스다.
"느늣. 레이무, 다시 물어보죠. 당신을 느긋하게 해주는 게 누구죠?"
"늣. 앨리쯔 이모요."
"잘 했어요. 그래야 느긋한 윳쿠리에요."
"레뮤는 느긋한거야? 그런거야?"
"물론 그래요."
유카도 자주 이런 식으로 지나가면서 질문을 던져놓고 잘 답하면 칭찬을, 답하지 못하면 확실히 제제를 가하기도 하였다. 일전에는 너무 알아듣지 못하고 반항하여 평소 폭력을 쓰지 않는 유카도 입에 물고 흔들어댈 정도였으니, 교육을 시킬시 유카의 스트레스가 얼마나 높았는지도 알 수 있었다. 즉, 지금의 아기 레이무는 앨리스 모녀, 미정, 유카. 이들 넷의 힘으로 일주일만에 겨우 개념을 심어내는데 성공한 것이다.
산에서 쫓겨났을 때 악몽같은 시간을 보낸 아기 레이무는 지금의 생활은 풍족한 편이었다. 하지만 눈이 내리는 밖을 바라보며 멍하게 있을 때가 종종 있었다. 오늘도 가족들은 여가시간을 보내거나 남은 집안일을 거드는데 여념이 없었는데 아기 레이무는 대청마루의 유리문을 통해서 눈이 내리는 것만 허망하게 바라고 있었다. 그런 아기 레이무에게 아기 앨리스가 다가와 묻는다. 지금 아기 레이무에게 적당한 말상대를 해주는 존재는 앨리스와 아기 앨리스뿐이다.
"레뮤, 머해? 레뮤 이묘를 생각하는꼬야?"
"느늣. 레뮤는 먀먀를 생각하고 있다구."
"왜? 먀먀를 보고 시퍼?"
"늣. 그러치 아나! 먀먀는 레뮤를 벼리고 동생을 쭈겨다구. 느그타지 모탄 유꾸리야. 뿌꾹!"
적어도 자신에게 느긋하지 못 한 짓을 한 엄마에게는 정이 떨어 졌나 보다. 역시나 게스성이 조금 남아 있어서 자신을 버린 엄마가 느긋하지 않게 저 눈들과 함께 죽었으면 하고 생각하고 있었다. 지금은 자신을 버린 레이무 보다는 자신을 느긋히 시키는 앨리스가 더 중요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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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 곳은 눈으로 뒤 덮힌 산속의 굴속.
"느느느... 춥다구.. 마리사 어서 먹을 것을 달라구..."
"느읏. 어쩔 수 없다제. 이런 눈속에서는 먹을 것을 구할 수 없다제."
마리사가 안내한 굴로 들어가 생쾌를 하여 아기까지 만들어낸 레이무는 지금 형태를 조금씩 갖춰져 가는 자신의 열매 윳쿠리들을 이마에 달고 불만을 토해내고 있었다.
제 아무리 식탐 강한 윳쿠리라도 이런 눈속에서 돌아다니다가는 반드시 죽는다. 어떤 윳쿠리는 먹이를 구하러 가다가 이런 눈발 날리는 곳에서 돌아다녀 얼어 죽는 경우가 발생했다. 이정도 눈이면 윳쿠리에 의해 입는 피해는 줄어들긴 하지만 눈이 내렸으니 배는 손해를 보니 오히려 내리지 않는 편이 더 낫다.
이 마리사는 게스성이 짙기 때문에 인간의 농가에 침입하여 소량의 먹을 것을 훔쳐오거나 혹은 어떤 무리에도 소속되지 않은 윳쿠리 가족의 음식을 훔쳐오는 녀석이다. 애초에 마리사가 속한 무리에서도 자신들의 소속이 아닌 다른 윳쿠리 일가에 대해서는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았기 때문에 마리사가 다른 윳쿠리들을 살해하거나 훔쳐와도 별다른 제제를 하지 않는다. 아니 제제를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그런 가족이 있었던 건지도 알 수 없었기에 마리사가 살윳을 저질러도 몰랐다는 편이 옳다.
특히 마리사는 남들보다 큰 자신의 체구를 이용하여 힘의 차이로 빈번한 승리를 통해 전리품을 챙겼고 그 덕분에 혼자서는 버틸 수 있는 많은량의 식량을 확보하여 월동 준비를 끝마칠 수 있었다. 하지만 욕망을 따지자면 인간과 맘먹을 정도로 끝이 없는 것이 윳쿠리다. 일부 윳쿠리들은 월동시기임에도 불구하고 눈이 내리지 않고 약간의 따뜻한 햇살이 비치면 인간의 마을이나 비닐하우스로 가 집선언을 하기 위해서 찾아온다. 이 마리사도 예외는 아니어서 인간의 마을로 찾으러 가다가 이 레이무와 조우하였고 마음에 들어 그 자리에서 반려로 삼아 버렸다.
처음에는 레이무가 가지고 있는 소량의 식량을 얻어 기뻐하던 마리사였지만 후에 알고 보니 이 레이무의 식탐은 그야말로 엄청났다. 마리사가 준비해둔 식량을 맛 없다고 하면서도 몽땅 먹어치워 버린 것은 물론이고 심지어 아기가 생겼다고 더 먹어야 한다며 고래고래 소리를 치는 중이다. 즉, 마리사가 겨울내에 먹어야 할 식량을 이 레이무가 단 일주일만에 뚝딱한 것이다. 여전히 그 식탐은 강대했고 지금 마리사에게 또 다시 먹을 것을 요구하고 있었다.
"느느늣! 마리사는 너무 무능해! 레이무는 귀여운 아가야를 가져서 좀더 느긋하게 있어야 한다구."
"시끄럽다제! 맨날 쳐먹기만 하는 돼지 레이무는 입닥치라제!"
"느늣! 레이무는 돼지가 아냐. 미윳쿠리라고!! 흥흥!"
게스성이 강한 마리사가 오냐오냐하고 레이무의 말을 들을리 만무하다. 당연히 레이무가 치고 올라오면 제제를 가할 준비는 언제든지 되어 있다. 하지만 앨리스가 하도 관대하게 지켜주고 있어서 이미 겁이 없던 레이무는 마리사에게 다시 한번 폭언을 일 삼았다.
"무능한 마리사는 당장 죽어어어!! 그리고 귀여운 레이무를 느긋하게 해애애애애!!!"
"정말 시끄럽다제!! 한 번 혼나보라제!!"
제 아무리 게스성이 강한 윳쿠리라도 가족들에 한해서는 폭력을 쓰는 일은 없다. 그것도 자신의 반려가 임신을 한 상태면은 더더욱. 마리사는 몸통 박치기로 레이무를 쳐 내버리고 그 위로 올라가 마구 짓 밟기 시작하였다.
"느겍! 마리사 뭐하는..느갹!"
"닥치라제! 돼지 같은 레이무는 느긋하게 죽으라제!!"
이 과정에서 레이무의 줄기가 부러져 이마에 가까이 붙은 하나의 열매 윳쿠리를 제외하고 나머지는 모두 떨어져 버렸다. 줄기에 달린 열매윳들은 모두 일곱 이었는데 단 한순간에 6마리의 열매윳들의 운명이 저 세상으로 가버린 것이다.
"느갸아악! 레이무의 아가야들이이이?!"
"느으으으?! 마리사의 아가야가아아?"
제 아무리 게스성이 짙다고는 해도 이제 막 태어나려는 자신의 분신에게 만큼은 관대하나 보다. 이미 떨어진 줄기씨는 붙일 수 없고 당연히 이 여섯마리의 열매 윳쿠리들은 사람들이 손 써주지 않는 이상 죽을 수 밖에 없다. 다음은 당연히 이 책임을 두고 싸우는 일만 남았다.
"마리사아아 이 바보오오오!! 어떻게 해보란 말이야아아아! 아가야들이 죽어버려어어어어어어어!!"
"마리사 잘 못이 아니라제!! 이건 먹기만 해대는 레이무의 잘 못 이라제에에에!!"
결국 게스성 짙은 윳쿠리끼리 부부로 있으면 이런일이 발생한다. 이렇게 한참동안 말싸움을 해대다가 마리사는 무언가 번쩍 떠올랐다.
"늣, 아니라제. 잘 된 거라제."
"무슨 소릴 하는 거야아아아. 아가야들이 죽어버리는게 뭐가 잘된 거야아아아아아?!"
"어차피 아가야들이 태어나면 먹을 식량도 없어 더 느긋할 수 없게 된다제. 그럴바엔 이 마리사님이 식량으로 삼아주겠다제!"
"늣? 무슨 소릴...?"
레이무가 제대로 질문도 하기전에 마리사는 줄기와 아기들을 먹어치우기 시작한다. 이 마리사는 윳쿠리 일가를 습격하면서 살해한 동족의 팥소의 맛을 알아봤고 그 맛은 윳쿠리들에게 최고의 진미라 할 수 있는 달콤함이었다는 것을 눈치챘다. 대부분의 윳쿠리들은 살해당한 동족의 팥소를 맛 보면 응응과 비슷한 경우로 좋지 않은 것으로 인식해서 맛도 제대로 보지 않고 뱉어 내지만 마리사의 경우에는 바로 뱉어내지 않고 그 맛을 제대로 봄으로써 가끔가다 살윳을 저지르는 최악의 게스였다.
물론 응응 같은 경우에는 태어날 때부터 느긋하지 못 한 것으로 선천적으로 인식하고 있었기 때문에 먹을 수는 없다. 다만 동족의 팥소의 경우에는 후천적인 학습을 통해서 먹을 수 있다고 인식을 바꾸는 것이 가능했기에 이런 일이 생기는 것이다.
"느그아앗!! 먹지 말라구!! 레이무의 귀여운 아가야를 왜 먹는거야아아아!"
"시끄럽고 어서 먹어보라제! 사실 이건 아가야가 아니라 달콤달콤이라제!!"
마리사는 이렇게 말하며 레이무에게 터져버려 팥소가 흘러나오는 열매 윳쿠리 하나를 억지로 집어 넣엇다. 처음에는 자신의 아기가 입안에 들어오자 뱉어버리려고 했던 레이무였지만 천천히 입안에서 굴려보니 그 맛은 과연 달콤달콤이었다.
"느늣! 굉장해 마리사. 아기들이 이렇게 맛 있는 줄 몰랐어!"
"알았냐제? 여기 있는 아가야들은 전부 우리가 먹어 버리는 거라제!"
"느긋하게 알았다구 마라사. 이걸로 이번 겨울은 느긋하게 보낼 수 있어."
결국 레이무도 동족의 달콤함을 맛 보고 마리사와 같은 식윳의 길로 들어서기 시작하였다. 이 것을 보자 레이무는 좋은 생각을 떠올렸다.
"마리사, 우리 아가야를 더 만들자. 아가야를 더 만들어서 이번 겨울은 느긋하게 보내는 거라구!"
"좋은 생각이라제! 그럼 상쾌를 시작하겠다제!"
결국 태어나지 못한 아기들을 먹이 삼아 버틴 마리사와 레이무는 또 다시 상쾌를 하였고 다음날이 되자 또 다른 줄기가 자라났다. 미련 없이 떼어버려 또 다시 식량 삼아 버티는 레이무와 마리사였다.
"늣. 레이무 기왕이면 거기 있는 아가야도 떼어버리라제. 같이 우걱우걱을 하는거라제!"
"느읏. 아니야. 마리사 이건 다 생각이 있어. 떼어버리면 안돼."
레이무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지난 번에 남겨진 열매 윳쿠리는 남겨두었다. 참고로 하나 남은 열매 윳쿠리는 마리사종이다.
마리사와 레이무는 계속해서 이런 방법을 통해 눈이 내리는 겨울을 버텨내었다. 하지만 이것은 어찌 보면 좋아 보이는 방법이지만 실은 무용지물이었다. 왜냐하면 태어나는 아기 윳쿠리들은 모체의 양분을 받고 태어나기 때문에 결국 한때 레이무의 양분이었던 존재인 것 이다.
플러스와 마이너스가 반복되면 그 수치는 당연히 제로. 그나마 배부르게 먹었다는 심리적 요인 때문에 버틴다고 하는 편이 옳다. 하지만 레이무의 경우에는 마리사도 같이 아기들을 먹고 있었기 때문에 자신에게 복귀되는 양분은 당연히 줄어들었다. 이로 인하여 평소에 많이 먹어대서 살이 많이 찐 레이무는 서서히 그 크기가 줄어들었고 반대로 마리사의 덩치는 점점 더 커져가기만 했다. 레이무는 자신이 작아졌다는 사실 조차 모르고 있었다.
다시 그렇게 일주일이 흘렀다. 폭설시기는 이미 지나고 마리사는 자신의 거대한 몸집을 이용하여 사냥을 하기 시작하였다. 겨울이라 사냥할 것도 없는데 사냥을 어디서 하느냐? 뻔하지 않은가. 일부 먹이를 보존하고 있는 무리 내에 있는 동족들을 습격하는 것 이다. 그 때에는 무리들에게 보복당할 것을 두려워하여 어떤 무리에도 소속되지 않은 윳쿠리 일가를 공격했으나 무슨 이유에서인지 전보다 커진 덩치 만큼이나 힘도 배가 되어 웬만한 숫자가 덤벼도 이길 수 있는 크기가 된 것이다. 크기는 약 70cm 정도로 일반 성체 윳쿠리의 약 1.5배다.
게다가 시기는 겨울이라 돌아다니는 윳쿠리들이 없어 의사소통이 잘 안되는 것은 물론이고 마리사는 습격한 동족들을 모두 살해한 후 먹어치워서 목격자와 증거는 일절 남기지 않았다. 결국 마리사의 덩치는 더더욱 커지기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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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한 윳쿠리 일가를 습격하여 자신의 윳쿠리 플레이스로돌아오는 마리사였다. 마리사의 덩치가 커진 만큼 굴도 넓고 튼튼하게 지어서 폭설을 이겨낸 윳쿠리 중 하나가 되었다. 안에는 어느새 작아져 버린 레이무가 있었다.
"늣. 마리사 어서 오라구. 먹을 것을 많이 가져왔어?"
"느헤헤헤. 당연하다제. 마리사님은 사냥의 명윳이니 말이다제. 여길 보라제."
마리사의 모자에는 식량과 일부 죽어버린 아기 윳쿠리들이 담겨져 있었다. 이젠 자신들의 아기들을 자주 먹음으로서 동족들을 음식으로 보게 된 마리사들은 심지어 동족의 시신조차 자신들의 식량으로 삼아버리는 것이다.
"늣. 좋아. 레이무는 느긋하게 우걱우걱 할거라구."
덩치는 작아졌어도 식탐은 여전하다. 마리사가 가져온 음식과 동족의 시체를 먹어대는 레이무는 자신의 이마에서 뭔가 흔들리는 것을 느꼈다.
"느으읏! 태어난다."
드디어 아기 마리사가 태어났다. 아기 마리사는 곧바로 음식 위에 떨어져 자그마한 비명을 지르고는 곧바로 일어나 본능대로 외친다.
"느그타게 이쯔라규!"
여기서 당연히 가족들의 대답이 들어와야한다. 하지만 이 아기 마리사에게는 레이무도 마리사도 그 누구도 대답을 해주지 않는다. 아기 마리사는 뭔가 이상함을 느끼며 마리사와 레이무를 번갈아 쳐다보며 말한다.
"먀먀, 퍄퍄? 왜 구래?"
마리사와 레이무는 씨익 웃더니 그대로 아기 마리사를 물어버린 후 굴안쪽에 파두었던 작은 구덩이에 아기 마리사를 집어 넣는다. 갑작스러운 행동에 아기 마리사는 비명을 지른후 머리를 좌우로 흔들며 정신을 차린 후 자신을 내려다 보는 엄마야와 아빠야를 보며 묻는다.
"먀먀, 퍄퍄. 여기는 느그타지 못태. 마리샤를 꺼내져.."
"시끄럽다구. 느긋하지 못 한 아가야는 레이무의 응응이나 먹으라구."
"마리사의 응응이나 먹으라제!"
두 부모 윳쿠리들은 곧 바로 아냐루를 대고 구덩이에다 응응을 잔뜩 싸준다. 아기 마리사는 냄새나는 응응이 묻으며 울부 짖기 시작한다.
"느삐이이이!! 냄사나 느그탈 수 업져어어어~!! 먀먀, 퍄퍄, 왜 이런 짓을 하는 거야아아? 느에에엥!!"
"닥쳐. 마리사는 이제부터 엄마야와 아빠야를 위해서 느긋하지 못한 윳쿠리가 되는 거야."
"입다물고 얌전히 거기서 응응이나 먹으라제!"
제 아무리 마리사가 겨울안에 식량을 가져올 정도로 힘이 쌓았다 하더라도 여전히 식탐이 강한 이 둘은 그 정도로 만족하지 못 하였다.
때문에 좀더 느긋해 지는 방법을 레이무는 모색하였고 그 방법이 과거의 어린 앨리스에게 썼던 방법. 즉 자신들보다 느긋하지 못 한 윳쿠리를 만들어 위안 삼는 방법을 택한 것이다.
이젠 레이무는 모성애 따윈 엿 바꿔 먹은지 오래다. 말 그대로 자신만 챙길 줄 아는 데이부가 이 겨울속에서 게스 마리사와 함께 태어난 것이다. 아기 마리사는 아직 힘이 없었기에 구덩이에 나올 수 없었고 그렇게 두 부모 윳쿠리들은 그런 아기 마리사를 바라보며 더욱 느긋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겨울이 지나가고 봄이 오고 있었다.
시기는 이제 생물들이 깨어나는 시기인 봄. 하지만 지금은 밤이다. 이 밤중의 산속에 파여져 있는 굴 속에서 무언가 뿅뿅 튀어나온다. 무척이나 수척하고 지저분한 형태의 아이 크기의 마리사이다. 아이 마리사는 숨을 헐떡거리며 굴을 바라보며 말한다.
"늣. 저런거는 마리사의 엄마야와 아빠야가 아니야. 마리사 가출 할거라구!"
게스 부모들의 손에 길러져 느긋하지 못한 윳쿠리로서의 역활을 해왔던, 겨울에 태어난 그 아기 마리사였다. 과거 앨리스는 게스 가족들이 온갖 궂은 일을 시켜도 개념종인 탓에 긍정적으로, 가족으로 인정하며 참고 견뎌왔지만 역시 이 아이 마리사는 같은 게스 부모의 팥소를 물려받아 스스로 구덩이에서 빠져 나올 힘이 생기자 미련 없이 자신의 보금자리에서 뛰쳐나왔다. 그렇게 아이 마리사의 모습은 어둠속으로 사라졌다.
다음날 아침이 밝았다. 준식의 식구들은 한 마음으로 뭉친 덕에 겨울을 이겨내고 딸기들을 무사히 수확할 수 있었다. 그것도 최상급의 맛 좋은 딸기로 말이다. 이제 다 여물은 딸기를 수확하고 새로운 딸기가 자라나게 하여야 한다. 집에는 여느 때와 같이 어머니가 남았지만 남은 것은 어머니 혼자였다. 나머지는 모두 딸기를 수확하기 위해 산으로 올라갔다.
시기는 봄. 즉 겨울에 태어난 아기 윳쿠리들도 이제 어엿한 아이 윳쿠리로 성장하여 일을 거들어 줄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지난 겨울 사이에서는 많은 일이 있었다. 먼저 반려 마리사의 경우에는 미정의 계속된 가르침으로 인하여 드디어 원하던 실버뱃지를 딸 수 있었다.
다음은 주워온 아기 레이무다. 앨리스 모녀와 유카, 미정의 노력의 결과 이제 게스끼는 사라지고 마리사처럼 개념종으로 탈바꿈했다. 처음에는 앨리스를 느긋하지 못 하다고 했던 기억은 저편으로 버리고 이제는 자신을 위해 힘써주고 노력해주는 느긋한 윳쿠리로 기억하고 있었다. 현재는 앨리스에게 엄마라고 부르고 있었다. 자신을 무정하게 버린 어미는 이제 생각하기도 싫은 모양이다. 물론 마리사와 함께 시험을 봐 실버뱃지를 얻을 수 있었다.
다음은 앨리스의 두 아기들. 처음부터 팥소에 새겨진 기본 지식만으로도 실버뱃지는 간단했기에 미정이 예상출제 문제만 몇개 집어주자 쉽게 골드뱃지로 승급할 수 있었다. 때문에 준식의 가족은 골드뱃지만 넷인 윳쿠리를 가진 가족이 되었고 신문에도 실려 유명세를 타기 시작하였다.
가족들 모두 시험에 통과한 윳쿠리들을 축하하였고 파티를 열기를 결심했다. 하지만 마리사는 파티를 정할 장소를 정해두었다면서 가족들에게 발표하는데 그 곳이.
"늣. 마리사는 휴게소에서 파티를 열고 싶어. 이번에는 거기에 느긋하게 들어갈거라구."
이러는 것 이었다. 아무래도 티는 내지 않았지만 그 때 휴게소 사건을 잊지 않은 모양이다. 마리사는 평범하게 들어가 식사를 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감동을 받았지만 가족들 모두 휴게소에서 약간의 음식을 주문시켜 조용히 파티를 여는 우스꽝스러운 모습이 되었다.
하우스에 도착한 준식의 식구들은 각자 맡은 일들을 한다. 준식과 그의 아버지는 지난 겨울에 손상된 비닐하우스를 힘 좋은 마리사들이 거들면서 수선하고 나머지들은 모두 딸기를 수확하러 갔다. 유카는 자신이 수확하는 딸기를 보면서 상당히 만족한 듯 웃는다.
"다행이에요. 딸기씨들이 모두 무사하게 자라나서 지난 겨울은 정말 지독하게 추웠거든요."
"늣. 다 유카 덕분이에요. 역시 농경기술은 제가 따라 잡을 수 없네요."
"유카 이모는 정말 대단해요. 도시파인 앨리스도 할 수 없는 일을 다해내요."
"느늣. 앨리스 말이 맞아. 유카 이모는 대단해."
이젠 앨리스와 유카는 꽤나 친해져서 의자매까지 되었다. 자연히 아이 앨리스와 레이무는 유카를 이모라고 부르고 있었다. 가족들이 합심해서 일을 서둘러 끝마쳤기에 정오가 되자마자 일을 마칠 수가 있었다. 이제 남은 것은 수확한 딸기들을 가지고 하산 하기만 하면된다. 화물차가 들어올 만큼 길이 넓지 않고 험했기 때문에 일단은 이럴 수 밖에 없었다.
"그럼. 마리사, 아가야. 만구씨와 함께 딸기를 여기서 지켜줘."
"늣. 마리사에게 맡기고 앨리스는 내려가도 돼."
"엄마야는 걱정 말라구. 느헷."
가족들은 일부 딸기를 들은 상자를 들고 하산하였다. 앨리스와 유카 등도 소량의 딸기를 머리에 얹고 준식들을 따라 밑으로 내려가기 시작하였다. 남은 것은 마리사와 아이 마리사 뿐이었다.
"아버지. 이제부터 경운기를 하나 마련하세요."
"아, 정말 그래야 겠다."
"늣, 안돼요. 아직은 좀더 돈을 아껴야 해요."
가족들은 이런 저런 잡담들을 나누며 아래로 내려간다. 이 곳은 야생동물이 거의 없어 딸기를 노릴 만한 존재들이 별로 없다. 있다면 윳쿠리들. 가족들이 내려가서 보이지 않게 되자 이를 기다렸다는 듯이 윳쿠리 무리들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평소에는 철조망이 쳐져 있어 윳쿠리들이 접근을 하지 못 하였지만 가족들이 운송을 쉽게 하기 위해 철조망의 일부를 치워두자 그 틈을 비집고 들어오는 것이다.
"무큐큐. 숲의 현자 파츄리는 이 때만을 기다렸어요. 역시 기다린 보람이 있군요. 인간씨가 딸기씨를 모두 거둬들이고 우리들은 그저 숟가락만 놓으면 되는거에요. 무큐큐."
"알고 있어. 다 따놓은 딸기씨만 가져가면 되는거네."
"찐뽀오오오."
"인간씨와 촌스러운 마리사들은 도시파다운 앨리스에게 딸기씨를 바치세요."
"그 딸기씨는 귀여운 레이무의 것이야. 어서 내놓으라구!"
"느헤헤 정말 느긋해 보이는 딸기라제!"
지난 겨울에 딸기를 훔치러 왔다가 실패한 파츄리가 다시 무리를 이끌고 다시 등장했다. 날씨가 따뜻해져서 인지 이번에는 제법 무리를 동반하고 왔다. 통상종을 가지가지 모아와서.
"늣. 마리사는 마리사야. 느긋하게 있으라구. 여기 딸기씨는 우리 주인들의 것이야. 그러니 함부로 줄 수 없어. 잘 알았으면 느긋하게 돌아가라구!"
"무큐, 시끄럽군요. 인간씨는 딸기씨가 나는 밭을 독점하고 있어요. 딸기씨가 나는 이 땅은 산에서 사는 우리 모두들의 것. 용서할 수 없어요. 무큐큐. 그쪽이야말로 좋은 말로 할때 딸기씨를 바치고 돌아 가라구요. 무큐큐큐."
"아빠야. 어쩔 수 없을 것 같아. 마리사가 제제할게."
"늣, 도와줄까? 아가야."
"괜찮다구. 저런 것들은 운동도 안 된다구."
"그럼 만구씨는?"
"만구씨가 나설 필요도 없어."
아이 마리사가 가족들이 남기고 간 과도를 입에 물었다. 당연히 강도와 살상력은 야생 윳쿠리들이 집어든 나뭇가지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아이 마리사는 과거 레이무에게 입었던 상처를 딛고 누구보다 많이 먹고 먹은 만큼 힘을 썼다. 덕분에 윳쿠리 가족들 중에서 크기는 다른 아이 윳쿠리들보다 덩치가 커서 어미인 앨리스보다 좀더 컸다. 하지만 아무리 다른 아이 윳쿠리보다 크다해도 이 정도 숫자라면 실제로 혼자서는 무리. 솔직히 마리사가 가세하여도 이길 수 없을 것만 같은 싸움이었다.
"정말 느긋하지 못한 마리사군요. 앨리스의 도시파다운 검술을 보여주겠어요."
"느헤헤헤. 아이 마리사 따윈 마리사에게는 한방이라제!"
"찐뽀오오오."
야생 윳쿠리들은 파츄리를 제외하고 모두 가지를 물고 아이 마리사에게 달려들었다.
"느긋하게 죽으라제에에!!"
"알고있어. 느긋하게 죽는 거네?"
"촌뜨기는 느긋하게 앨리스의 검을 맞고 죽는거에요."
하지만 아이 마리사는 윳쿠리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움직여 자신에게 제일 먼저 달려든 야생 마리사를 과도로 베어버렸다.
"느게에에에에에?!"
놀라운 움직임이다. 아이 마리사에게 달려든 야생 마리사는 안면이 가로로 갈라져 그 곳에서 팥소를 흘리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다른 네 마리의 야생 윳쿠리들은 움찔한다. 분명 자신들의 눈으로도 쫓을 수 없는 속도로 아이 마리사는 자신들의 전력의 주력 중 하나인 마리사를 가볍게 무찌른 것이다. 하지만 야생 앨리스는 이내 정신을 차리고 다시 덤벼들었다.
"촌뜨기가 제법이군요. 하지만 앨리스의 상대가 되지 느갸아아악!!"
"느늣? 앨리스? 느갸악!"
야생 앨리스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과도로 정확하게 안면을 찔러 버린다. 그리고 레이무는 당황하고만 있다가 아이 마리사의 과도에 안면을 베어져 팥소를 흘리며 죽어갔다. 순식간에 이쪽은 전력을 셋이나 잃은 것이다. 첸은 나뭇가지를 떨어뜨리고 오줌을 지리며 겁에 질려 소리친다.
"모르겠어. 모르겠어. 왜 아이 마리사가 저렇게 강한거야?"
"무..무큐! 이럴리 없어요. 숲의 현자 파츄리의 지식으로는 아이 마리사가 저렇게 강할리 없어요. 예상치 못한 이변이에요. 무큐큐큐!"
"찐뽀오오오!!"
다음은 이 들 무리중에서 나뭇가지 공격을 잘하는 묭이 나섰다. 묭이 남아 있다는 사실에 파츄리는 아직 희망을 갖고 명령했다.
"무큐! 아이 주제에 제법이군요. 이쪽에서는 검술의 달인인 묭이 남아 있다구요. 우리 무리중에서 제일 강하다구요. 묭, 상대하세요. 제 아무리 강해도 당신의 누관검 앞에서 쓰러질 거에요."
"찐뽀오오오!!"
"첸은 묭을 도와 저 느긋하지 못한 아이 마리사를 물리치세요. 무큐."
"알고있어. 느긋하게 묭을 돕는거네."
방금 전까지 전의를 상실한 첸은 묭이 나서고 파츄리가 지시하자 곧바로 전장에 복귀했다. 나뭇가지를 입에 물고 호시탐탐 아이 마리사를 노리고 있었다. 묭 역시 직접 공격에 나서지 않고 그저 아이 마리사를 지켜 보고만 있었다. 그리고 달려들었다. 나뭇가지를 입에 물고 아이 마리사를 찌르기 위해 묭이 나서자 첸도 뒤에서 아이 마리사를 찌르려 하였다. 하지만 아이 마리사는 자신에게 달려오는 묭에게로 같이 돌격하여 찌르려 한다. 물론 과도가 나뭇가지와 비교도 안될 정도로 높은 강도와 예리함을 지녔지만 리치가 짧아 유리하기는 묭쪽이 훨씬 유리하였다. 묭 역시 이 일격으로 아이 마리사를 끝장날 생각이었다. 나뭇가지가 아이 마리사에게 닿았다고 생각하는 순간 아이 마리사는 갑자기 방향을 틀어 옆으로 튀어 올랐다. 돌진 상태에서 갑자기 방향을 튼것은 윳쿠리로서는 도저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일. 결국 묭은 허공에다 나뭇가지를 찔러버려 헛점이 생겨버렸고 아이 마리사는 기회를 잡아 과도를 그대로 묭의 관자놀 부위를 관통한다.
"찐..찐뽀오오오!!"
묭이 당한 것을 보자 아이 마리사에게 달려온 첸도 멈춘다. 하지만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아이 마리사는 그 상태로 과도를 밑으로 쭉 베어버렸고 묭은 관자놀부터 옆구리가 그대로 베어져 자신의 내부를 훤히 보여주었다.
"무...무큐, 이..이럴리가 없어요. 묭이 당하다니.."
"모르겠어.모르겠어. 체..첸은 도망갈거야. 느긋하게 도망가!"
첸이 도망치려 하자 갑자기 그림자가 튀어나와 그런 첸을 발로 뭉게버린다. 만구였다. 만구는 짓 밟은 첸을 발톱으로 몇번 북북 긁어대더니 이내 물어서 멀리 던져버렸다. 남은 것은 파츄리 뿐이었다.
"무..무큐....수..숲의 현자인 파츄리의 완벽한 작전이..."
파츄리는 겁에 질려 쉬쉬를 지리고 있었다. 만구는 으르렁 거리며 파츄리를 당장 찢어죽일 기세로 노려보자 아이 마리사는 그런 만구를 진정 시키며 파츄리를 향해 말한다.
"이제 졌지? 이제 그만 가봐. 더 이상 덤비면 제제만으로 끝나지 않을거라구!"
"무큐큐... 이번엔 파츄리가 졌지만 다음에는 만만치 않을 거에요. 각오하세요. 무큐!!"
파츄리는 그대로 철조망을 지나 숲으로 도망가버리고 마리사는 자신의 아이 마리사를 칭찬하다.
"정말 마리사의 아가야는 대단해. 아빠도 이기지 못 하겠는걸."
"그렇지만 만구씨보다는 못 하다구."
"여, 마리사들. 나 올라왔다. 우왓, 이거 뭐야? 역시 노리고 왔었군."
남들보다 체력 좋은 준식이 먼저 딸기를 싣고 다음 딸기를 가지러 오기 위해 올라왔다. 그리고 습격한 야생 윳쿠리들의 시체를 보고는 감탄한다.
"너, 정말 대단하다. 보아하니 혼자서 4마리의 성체 윳쿠리를 상대하다니. 아이 치고는 너무 강한거 아니야?"
"느늣. 이게 다 언니야 때문이야."
"언니? 아, 미정씨 말하는 거군. 그 언니가 왜?"
"그건 말할 수 없어. 언니야하고 엄마야랑 아빠, 그리고 나만의 넷의 비밀이야."
"그래? 말하기 싫다면 하지 않아도 돼."
그 다음에 올라온 것은 준식의 아버지와 아이 레이무였다. 아이 레이무와 아이 마리사는 처음에는 서먹서먹했지만 자신의 동생을 죽인 것은 자신의 이모였던 레이무라고 바꿔 생각했기 때문에 아이 레이무를 용서하고 지금은 친하게 잘 지내고 있었다.
"늣. 마리사는 정말 대단하구나. 혼자서 딸기씨를 지켜냈어."
"아니야. 늣. 만구씨가 도와줬어. 난 아직 만구씨에 비하면 아직 멀었어."
"그래도 아이 윳쿠리가 어른 윳쿠리를 이기는 일은 거의 없다구."
아이 레이무는 아이 마리사를 칭찬했고 아이 마리사는 쑥쓰러워 하며 겸손을 떤다. 곧이어 가족들도 하나 둘 올라오고 다시 딸기를 가지고 하산하기 시작한다. 준식은 아이 마리사의 말이 신경쓰여 미정에게 그 비밀이란게 무엇인지 물었지만 미정은 그저 난감하다는 듯 웃으며 그저 비밀이라고만 답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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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큐큐... 이럴 수 없어요. 파츄리의 완전한 계획이 실패하다니 이대로는 무리들의 리더가 될 수 없는데.."
"느헤헤. 역시 파츄리는 어쩔 수 없어. 느긋하지 못해!"
누군가 뒤에서 파츄리를 비웃는다. 파츄리는 그 목소리의 주인이 누군지 알 수 있었다. 바로 무리들의 리더가 되겠다며 자신과 경쟁관계인 게스 마리사였다. 한 동안 안보인다 싶었는데 아무래도 이제서야 동면에서 깨어난 듯 하다. 파츄리는 반발심을 가지고 뒤돌아 보며 반박했다.
"무큐, 그게 무슨 소리에요? 이제서야 동면에서 깬 마리사는 느긋하게 조용히 하고 있어요! 그럼 마리사가 인간씨들의 농장에서..?"
파츄리는 몸이 굳어졌다. 분명 상대는 자신보다 크기가 조금 크기는 했지만 그렇게 큰 차이는 없었다. 하지만 지금의 마리사는 자신보다 두배 가량 커보였다. 무려 1m.
"무큐? 마리사 어떻게 된거죠? 그 커다란 몸집은?"
"늣, 나도 잘 모르겠다제. 겨울을 지내다 보니 이렇게 커졌다제. 느헤헤헤."
파츄리는 자신의 지식을 총동원하여 지금 상황을 분석했다. 그리고 떠오르는 가능성이 하나 있었다.
"마..말도 안돼.. 무큐. 설마 마리사는 도스의 자질을 가지고 있었던 거야?"
"늣, 도스? 도스가 뭐냐구?"
마리사 옆에 있어서 한층 더 작아보이는 레이무가 물었다. 파츄리가 설명하려 하자 게스 마리사가 그 말을 가로챘다.
"레이무 잘 들으라제. 도스란 윳쿠리들 중에서 가장 느긋한 존재라제. 도스가 된다면 윳쿠리들의 왕이 될 수 있는 정말 느긋한 존재라제."
"무큐. 숲의 현자인 파츄리가 설명해주겠어요. 도스란 윳쿠리들 중에서 정말 거대하고 인간들도 상대가 안되는 그야말로 엄청난 윳쿠리에요. 도스의 가죽은 우리들 처럼 쉽게 물에 녹지도 않고 찢어지지도 않는 것은 물론이고 재생력이 강해서 상처도 금방 회복하죠. 도스가 옆에 있다면 인간씨들을 노예로 부리는 것은 식은죽 먹기라구요. 무큐!"
"늣, 그런거야? 역시 마리사는 대단해. 레이무는 진작에 알아 봤다구!"
"느헤헤헤헤. 당연하다제. 마리사님은 엄청 느긋할 수 있는 윳쿠리라제! 그럼 이 상태로 무리를 모아서 인간씨의 밭을 습격하는 거라제. 마리사가 무리를 모아 오겠다제!"
마리사는 그대로 무리를 모으기 위해 산 이곳저곳을 뛰어다니기 시작했고 레이무도 돕겠다며 이곳 저곳에서 무리를 모으기로 하였다. 하지만 파츄리만은 가만히 있었다. 지금 심정이 굉장히 복잡했던 것. 자신의 라이벌이었던 마리사가 도스가 된 것이 배가 아프기는 했지만 도스가 무리에 있다면 분명 인간씨들을 상대하는 것은 문제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자신의 지식으로는 도스는 저보다 훨씬 커야 했다. 파츄리는 아무래도 마리사는 아직 도스의 단계에 이르지 못한 성장상태라고 판별하였다. 불완전한 상태에서 인간들에게 덤볐다가는 그야말로 초전박살이 나는 것은 자신들 쪽이다. 특히 딸기밭의 비범한 아이 마리사를 직접 눈으로 본 파츄리는 좀더 일을 신중히 하기로 결정하였다.
파츄리가 이것저것 생각하고 있을 때 어느새 마리사는 산에 있던 무리들을 모두 모았다. 하지만 그 규모는 생각보다 적었다.
"느읏? 어떻게 된거냐제? 왜 무리들이 이것밖에 없냐제?"
"무큐, 아무래도 겨울에 죽은 윳쿠리들이 많았었나봐."
실은 겨울 동안 마리사가 동족의 맛을 알고 미친듯이 먹어치워서 줄어든 것이다. 하지만 이 사실을 아는 윳쿠리들은 아무도 없다. 왜냐하면 목격자는 물론이고 하나도 남김 없이 게스 마리사의 살윳현장을 지나친 윳쿠리들이 게스 마리사의 입속으로 들어갔기 때문이다. 파츄리는 이렇게 줄어들은 무리를 보고 마음을 결정하였다. 그리고 분하긴 하지만 자신이 느긋해지기 위해서는 게스 마리사가 리더가 되어야만 한다.
"무큐, 잘 들어요. 여기 있는 이 마리사는 도스의 자질을 가지고 있어요!"
"늣? 도스가 되는거야? 도스는 느긋 할 수 있는 윳쿠리라구!"
"알고있어. 도스가 있다면 인간들은 한 방 이라는걸."
"찐뽀오오오오."
"정말 도시파다운 마리사네요. 앨리스는 반했어요."
"느헤헤헤. 마리사님은 무적이라제. 무리가 조금 적은게 의외긴 하지만 이대로 인간들의 마을을 습격하는 거라제!"
"알고있어. 첸은 느긋하게 찬성이야."
"레이무도 찬성이라구. 마리사가 왕이 되면 레이무는 왕비가 되서 인간씨들을 노예로 부려 줄거라구. 느헤헤헤헤!!"
모두들 게스 마리사의 의견을 따라 곧바로 인간 마을을 습격하려 하였다. 하지만 파츄리는 소리치며 이들을 제지 하였다.
"무큐, 기다려요.느긋하게 파츄리의 의견을 들어줘요!"
"늣? 느긋하지 못한 파츄리는 어서 꺼지라제! 도스인 이 마리사님에게 대항하는 거냐제?"
"무큐, 그게 아니에요. 분명 마리사는 도스의 자질을 가지고 있지만 아직 도스가 아니에요. 당신은 좀더 기다려야 진정한 도스가 될 수 있다구요?"
"늣. 그게 무슨 소리냐제? 마리사는 크다제. 도스가 확실하다제!"
"물론, 마리사가 큰것은 확실해요. 하지만 진정한 도스는 지금보다 훨신 커야한다구요. 다시 말해서 마리사는 지금보다 더 커질 수 있는거에요."
"느늣? 그런거냐제? 마리사가 더 커질 수 있는 거냐제?"
"우리 파츄리들은 도스의 옆에서 보좌관으로 위해 태어나는 윳쿠리에요. 확실해요. 무큐. 그러니 좀더 시간을 기다려서 완전한 도스가 될때까지 기다리는 거에요. 그러니 그 때까지 마리사는 느긋하게 있어요. 나와 다른 윳쿠리들은 다른 곳에서 무리를 모아서 좀 더 느긋하게 인간마을을 습격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해두겠어요!"
"느으으...하지만 인간들은 마리사님에게 한방..."
"도스는 무리를 느긋하게 시키는 중요한 윳쿠리에요. 아직 마리사가 다치게 둘 수 없어요. 분하긴 하지만 파츄리가 졌어요. 이제부터 무리의 왕은 마리사에요."
평생의 라이벌인 파츄리가 무리의 리더 자리를 양보하자 게스 마리사는 기분이 들떴다. 그리고 자신이 도스니 느긋하게 이해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느늣. 좋다제! 파츄리가 그렇게 말한다면 마리사는 이제부터 느긋하게 있겠다제. 그럼 파츄리는 뒷일을 맡겨 달라제!"
"마리사는 느긋하게 기다려도 좋아요."
이렇게 무리들은 파츄리의 명령을 받아 앞산 뒷산 옆산에서도 도스의 자질을 가진 마리사가 등장했다고 소문을 퍼뜨렸다. 그 소문을 들은 다른 무리들은 모두 게스 마리사가 있는 산에 모여 들었고. 어느새 대 집단을 이루었다.
파츄리는 마리사에게 리더 자리를 양보한 것이 솔직히 아까웠지만 도스를 통해서 인간마을을 습격함으로 얻게 되는 전리품들을 생각하니 그 정도는 약과라고 생각했다. 파츄리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지식을 되짚어보았다. 분명 도스는 강하다. 강인한 성인 남자를 쓰러뜨릴 수 있을 정도로. 하지만 그런 도스가 만약 비열한 인간들의 계략 당한다면? 그럼 남은 윳쿠리 무리들은 전멸이다. 때문에 도스에게만 기대기만 하지 않게 하기 위하여 다른 산들에서 오는 무리들을 틈틈히 훈련시켰다.
"느헤헤헤. 마리사는 도스가 된다제! 어서 먹을 것을 가져오라제! 그래야 느긋하게 도스가 될 수 있다제!"
"느후후. 레이무는 도스의 아내야. 도스는 윳쿠리들의 왕이니 레이무는 윳쿠리들의 왕비라고. 그러니 느긋하게 대해주라구!"
한편 게스 마리사와 레이무는 동굴 안에서 무리들이 가져다 주는 음식을 사냥을 하지도 않고 얻어 먹기만 하고 있었다. 그렇게 작아진 레이무도 다시 피둥피둥 살을 찌우기 시작하였고 게스 마리사 역시 그에 비례하여 날이 갈수록 몸집이 거대해져 갔다.
"느늣. 도스 죄송해요. 오늘은 이것 밖에 준비를 못 했어요."
"늣? 이게 뭐냐제? 이런 것은 도스의 간에 기별도 안간다제! 더 많이 가져오라제!"
"도시파답게 이해해주세요. 오늘은 이 정도 밖에 느갸아아악!"
야생 앨리스가 바치는 식사의 양이 적었는지 게스 마리사는 험악한 인상을 쓰며 그대로 야생 앨리스를 먹어버렸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반려였던 야생 마리사와 아기들은 경악한다.
"도스. 무슨 짓이냐구? 왜 마리사의 앨리스를 먹어치운 거야!"
"먀먀가 죽었어. 느에에엥!"
"무서워어어어어!!"
"도스를 느긋하게 시키지 못하는 멍청한 윳쿠리는 필요 없다제! 그리고 앨리스가 사라져도 마리사가 진정한 도스가 되어서 지금보다 더 느긋하게 시켜줄테니 느긋하게 이해하라제!"
"정말 마리사는 멋져. 느긋하지 못한 앨리스는 죽이는게 당연하다구!"
옆에서 야생 앨리스의 죽음을 즐겨보던 레이무는 자신의 자매 앨리스가 생각났는지 그 모습을 보며 즐기고 있었다. 그리고 그날 밤. 자신의 반려를 먹어치운 것을 눈으로 직접 본 야생 마리사와 아기들은 이곳에서 도망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설사 도스라도 자신의 가족을 먹어 치우는 것을 보니 느긋하지 못한 것만큼은 눈치 챘나 보다. 하지만
"무큐. 저기 무리에서 도망치는 자가 있어요. 당장 붙잡아요."
무리의 경비를 맡고 있던 야생 윳쿠리들이 이들 가족들을 모두 붙잡았다. 그리고 모든 무리들이 보는 앞에서 게스 마리사에게 이 가족들을 대령하였다.
"도스. 이 가족들은 우리 무리에서 도망치려 했다구. 분명 인간의 마을로 가서 우리들의 정보를 유출하려 한게 틀림없다구! 무큐큐!"
"늣. 이런 느긋하지 못한 윳쿠리들은 도스에게 필요없다제!"
"느늣. 아니야. 마리사는 인간씨들에게 알리러 가는 것이 느갸아아아아!!"
게스 마리사는 야생 마리사가 해명하려는 것을 들을 생각도 하지 않고 그대로 먹어치웠다. 남은 것은 아기들 뿐이었다.
"퍄퍄?!"
"느에에엥! 마리사 퍄퍄가아아!! 느갸아아아악!"
"앨리쯔의 언니야가아아?! 느게에엑!"
하지만 다른 두 아기 윳쿠리들도 모두 게스 마리사의 뱃속으로 사라졌다. 그 모습을 직접 본 무리들은 겁에 질려 이 무리에서 도망칠 생각을 하지 못 하였다.
"느읏. 역시 파츄리는 도스의 훌륭한 보좌관이라제. 잘 부탁한다제!"
"무큐! 앞으로도 맡겨두라구!"
게스 마리사는 그렇게 파츄리를 칭찬하였고 파츄리의 신용도도 높아져 갔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파츄리의 지휘 아래 많은 양의 무리들을 확보하였고 훈련량이 충분한 정예 윳쿠리 부대도 만들어졌다. 그리고 게스 마리사 크기도 이젠 도스라고 불릴만큼 거대해져 있었다. 파츄리는 감복하였다. 그렇다. 이제 때가 된것이다. 인간들을 공격하여 그들을 노예로 삼고 느긋한 음식들을 독차지할 기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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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후기 :
탈이 많았던 앨리스 이야기의 분기 버전이 지금 기세를 타서 마지막 편을 씁니다. 우아아아아아앙. 이번엔 해피엔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