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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31 00:29

마리사-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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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무슨일이 있었길래 집안 꼬라지가 개판이냐제? 분명 마리사가 나갈때만 해도 이렇지는 않았던거제."

 

"시끄러워. 치울거야."

 

애꾸 마리사가 집에 돌아와서 처음본건 설이를 데리고 나갈때보다 더 개판이 된 집안이었다. 집안 살림살이들이 깨지거나 부숴져 있었고 가구는 멀쩡한게 거의 없었으며 그나마 멀쩡한 식탁에서는 그가 엎드려 있었다. 식탁위에는 술병이 가득하였다.

 

거실에는 윳쿠리 비스무리하게 생긴 검은 덩어리 하나가 꿈틀거리고 있었다. 애꾸마리사는 그걸 보고 화들짝 놀랐으나 이내 그것에 얹혀있는 모자를 보고 게스 마리사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애꾸마리사는 그것이 살아있나 싶어서 발로 슬쩍 밟아보았다. 게스 마리사였던 덩어리는 몸을 부르르 떨더니 앞으로 고꾸라졌다. 

 

"설마 집안 가구들로 저 게스를 내리친거는 아니겠는거제?"

 

그는 대답을 하지 않았다. 아마도 긍정의 의미이리라. 애꾸마리사는 그때를 떠올렸다. 그가 가장 아끼던 레이무가 죽었을때 그는 집안에서 난동을 부렸다. 애꾸 마리사는 그가 그토록 화난걸 그때 처음 보았다. 그 후로 그는 극도의 허무감과 우울에 빠져 지냈다. 

 

"이야 집안꼴이 말이 아니네. 윳쿠리가 이걸 때려 부쉈을리는 없고 사람이 부쉈나?"

 

뒤에서 말소리가 들려 애꾸 마리사가 돌아보자 현관에서 신발을 털고 있는 하얀 정장을 입은 남자를 보았다. 몇초 지나지 않아 다른 여자가 문을 열고 헐레벌떡 들어왔고 남자의 등짝을 때리면서 질책했다.

 

"야 무슨 보이는 집마다 따고 들어가는건데! 니가 무슨 도둑이냐, 백?"

 

"그럼 뭐 어떻게 찾아? 사진도 없고 전화번호도 없는데."

 

한명은 애꾸 마리사가 아는 얼굴이었고, 다른 하나는 처음 보는 얼굴이었다. 남자는 애꾸 마리사를 발견하더니 신발을 신은채로 성큼성큼 걸어와 말했다.

 

"보아하니 안에 한명 더 있을거 같고, 너 말고 안에 있는 사람이 이 집 주인이지?"

 

"그렇다제. 무슨 볼일이라도 있는거제?"

 

"별건 아니고, 주식회사 Y.U.T의 회장이 자신의 손자를 갑자기 찾아오라고 시켰어. 뭘 시키려는지는 모르지만 늙은이가 시키는거 들어야지 별수 있나."

 

애꾸 마리사도 알고 있는 기업의 이름이었다. 그가 있는 부엌쪽을 흘끔 쳐다보았고 애꾸 마리사는 백에게 말했다.

 

"마리사는 모르겠으니 본인이랑 대화하라제."

 

백은 잠시 실례하겠다며 부엌으로 들어갔고 안의 풍경을 보고는 잠시 '오....'하는 감탄사를 날렸다. 그러고는 식탁에 엎드려 있는 그에게 말을 걸었다.

 

"찾는 사람이 있는데."

 

"그럼 나랑 관계 없으니 꺼지쇼. 그게 누가됐던간에."

 

백은 그의 상당히 싸가지 없는 말투가 마음에 들지 않았으나 참고 다음 말을 꺼냈다.

 

"거실에 윳쿠리, 니가 저렇게 만든거냐?"

 

"그렇다면?"

 

백은 별안간 엎드린 그의 얼굴을 손으로 들어보였다. 두 눈은 초점이 맞지 않았고 울었는지 눈물자국이 진하게 남아있었다. 그는 짜증이 났는지 놓으라고 말했다. 백은 그의 얼굴을 잠시동안 바라보고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홍, 찾은거 같다. 내 조카."

 

"그럼 댁이 내 삼촌이요? 그렇다면 조카의 소원이니까 내 집에서 꺼져줬으면 좋겠는데. 혼자 있고 싶거든."

 

백은 그를 의자에 똑바로 앉히는가 싶더니 배를 있는 힘껏 쳤다. 그는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기절해버렸다. 

 

"이게 무슨 짓이냐ㅈ...."

 

애꾸 마리사도 백에게 따지려고 했으나 홍이 뒷통수를 주먹으로 가격해서 똑같이 기절해버렸다.

 

 

그들이 깨어난 곳은 자동차 안이었다. 그는 눈알을 마구 굴리면서 상황을 파악하려 하였다. 손발은 묶여있었고 입은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눈도 가려져 있었다. 

 

"백, 이렇게까지 해야겠어?"

 

"순순히 따라올거 같지가 않으니까 이런거지. 일어나면 사과할거야."

 

"니가 입안에 아이윳쿠리 쑤셔넣어놔서 말도 못할텐데?"

 

"아 그걸 생각 못했네. 일어나면 알아서 씹어먹겠지 뭐."

 

그제서야 그는 자기 입이 왜 안움직이는지 깨달았다. 입안에 있는 아이 윳쿠리가 계속 엉덩이를 씰룩거리고 있었다. 그는 입안에서 울리는 아이 윳쿠리의 외침을 들었다.

 

"능야아아!! 어둡다구! 레이무 어두운거 싫어싫어라구!!!엄마야 어디쪄!!!!"

 

말을 하려면 백이 말한대로 아이 윳쿠리를 씹어서 반토막을 내야했다. 그는 조심스럽게 아이 레이무의 머리통을 씹었다. 

 

"느기야야야약!!!! 레이무의 머리씨 아파아파라구우!!! 이 천부적인 레이무의 지능씨는 미래에 전해져야한다구!!!!"

 

이딴 헛소리가 들리자 그는 계획을 바꾸었다. 그냥 단숨에 씹어서 반토막을 내버리고 차갑게 식은 레이무의 두동강난 시체를 뱉어냈다.

 

"지금 어디로 가는거지?"

 

"오, 일어났냐 우리조카? 아까 때렸던건 미안했다. 어차피 너가 순순히 따라올거 같지는 않았거든."

 

"이거 납치인건 알고있지?"

 

"납치? 납치는 무슨. 그저 외삼촌이 말 안듣는 조카를 조금 폭력적인 방법으로 할아버지에게 데려다주는 과정이라고 해줘."

 

"그게 납치잖아 백."

 

"입 다물고 운전이나 해, 홍."

 

안대너머로 빛이 왔다갔다 하는것만 느껴졌다. 뭐가 보인다면 안심이 되었겠지만 보이지 않으니 불안할 뿐이었다.

 

"이거부터 좀 풀어주면 납치 아니라고 믿지."

 

"조카야, 그거 풀어주면 나 때리고 차 문열고 뛰어내릴 미래가 보이거든? 그냥 안대만 풀어줄테니까 좀 참아라."

 

부시럭거리는 소리가 나더니 그의 눈앞이 밝아졌다. 그는 눈을 두어번 크게 껌벅이고는 창밖을 보았다. 날은 이미 어두워졌다.  가로등이 켜져 있었지만 이미 고속도로로 들어섰다. 

 

그는 고개를 돌려 옆을 보았다. 옆에서는 애꾸 마리사가 아주 편안한 표정을 한채 창문에 얼굴을 기대고 자고 있었다. 자신과는 반대로 아무런 구속구도 없었다.

 

"얜 뭐이리 편안하게 있는겁니까?"

 

"자기는 도망갈 생각없다면서 풀어달라던데. 그리고 이제 존댓말 할 마음이 생긴거냐?"

 

백은 자동차의 백미러로 자신의 머리카락을 살폈다. 헝클어진 쪽은 빗질도 해주면서 올백스타일을 유지하려고 하였다.

 

"니 집에있던 그 마리사, 왜 그꼴이 된거냐? 이유나 들어보자."

 

"내 소중한 추억을 망가뜨렸거든요."

 

"그런건 이해하지. 나도 어렸을때 내 물건 누가 건드리면 화났으니까."

 

"그런게 아닙니다. 내 어릴적을 통째로 없애버렸어요. 그 사진 한장 뿐이었는데."

 

"니가 레이무 안고 있던 그 찢어진 사진 말하는 거겠구나."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백은 허어 하고 한숨을 쉬더니 머리카락을 뒤로 쓸었다. 그러고는 홍의 눈치를 보았다. 

 

"내 눈치는 왜 보고 있어? 할 말 있으면 해."

 

"가족관련얘기라서 남은 들으면 안되거든."

 

"네네, 알았습니다. 휴게소에 차 세울테니까 그때 얘기해."

 

홍의 말대로 조금 지나지 않아서 휴게소가 나타났다. 홍은 자동차를 주차하고 얘기 끝나면 부르라고 하고는 자동차에서 멀어졌다.

 

백은 이번에는 자고 있는 애꾸 마리사를 슬쩍 보았다. 애꾸마리사는 깊게 잠에 빠졌는지 코까지 골면서 자고 있었다. 

 

"얘기 도중에 깨진 않겠지 쟤?"

 

"쟤 잠들면 폭탄 터져도 안깹니다. 하세요."

 

"니 엄마 관련된 얘기야, 잘 들어. 내 여동생은...."

 

그는 백의 이야기에 귀를 귀울였다. 이야기가 깊어지면 깊어질수록 그의 표정은 점점 더 어두워져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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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어떤 이야기를 하였을까요?

 

오늘도 노잼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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