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철문이 열리고 한 남자가 걸어 나온다. 남자는 오랜만에 햇빛을 보는지 손으로 햇빛을 가렸고 숨을 크게 들이쉬더니 몸을 풀었다.
"히야, 이게 얼마만에 맡아보는 바깥공기냐?"
"10년만이겠지."
남자는 철문 앞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던 여자를 보았다. 남자는 실실 웃으면서 여자의 어깨에 손을 올렸지만 여자는 남자를 째려보면서 손을 쳐냈다. 남자는 잠시 당황하는듯한 기색을 보이며 자신의 덥수룩한 수염을 만졌다.
"10년동안 깜빵에서 수염 만지는 법이나 배운 모양이지?"
"무슨 농담을 그리 심하게 하시나, 그러면 홍 너는 왜 혼자냐?"
홍은 남자의 말아 대꾸조차 하지 않고는 따라 오라는 손짓을 하며 앞장 서서 걸었다. 남자는 뭐라 툴툴대더니 홍을 따라 걸었다.
"홍, 배고픈데 어디 식당이라도 들리면 안될까? 바깥 음식도 오랜만에 먹어보고 싶거든. 감옥 음식 맛 없다고."
"그럼 뭐 저기라도 갈거냐?"
홍이 비아냥거리면서 가리킨 곳은 윳쿠리 식당이었다. 혀를 내밀고 있는 아기 마리쨔가 얄밉게 그려진 간판이 눈에 확 띄었다. 남자는 뭐 어떠랴 하는 식으로 어깨를 으쓱이더니 홍의 손을 잡아 끌고 식당 안으로 들어갔다.
"어서 오십시오. 뭘 드릴까요?"
"메뉴판부터 보여주시죠. 주인장."
"예예 드리겠습니다."
남자는 메뉴판을 받아들더니 뭘 먹을까를 생각하며 이것저것 보고 있었다. 홍은 잠시 나간다고 말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남자는 홍의 팔을 잡더니 도로 자리에 앉혔다. 홍은 불만이 가득한 얼굴로 남자를 바라보았다.
"10년만에 만난 애인한테 너무 까칠하게 구는것 아닌가? 아앙?"
"애인? 니가 심심풀이용으로 데리고 논 여자중에 하나겠지."
홍은 남자에게 가운데손가락을 치켜올렸다. 남자는 깔깔 웃으면서 무릎을 연신 쳤다. 홍은 이 남자가 감옥에서 10년동안 있었더니 드디어 돌았구나라고 생각했다.
"근데, 날 진심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너말고는 또 없지. 니말대로라면 다른 여자들도 내가 출소할때 감옥앞에서 기다려야 하는 것 아닌가?"
그는 피식 웃으며 자신의 주머니에서 낡을대로 낡아버린 종이 한장을 꺼냈다.
"주식회사 Y.U.T. 세계적인 윳쿠리 관련사업 기업이면서 의료, 방송, 기타등등의 분야까지 진출하는중이고 현재 회장의 두 아들이 다음 회장직을 두고 다툼하고 있다. 웃기는 말이지. 이 구닥다리 팜플렛 아직도 쓰고 있냐?"
남자는 종이를 흔들어보였다. 홍은 말하지 않고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그 영감ㅌ...아니 아버님은 참..."
"회장놈도 그거 바꿀 생각을 안하더군. 임원들도 바꾸자고 건의를 올렸는데 싸그리 무시했어."
남자가 입을 열어 무언가를 이야기하려 했지만 마침 그때 음식이 나왔다. 나중에 이야기 하기로 하고 음식부터 먹기로 하였다.
"이게 얼마만에 먹어보는 바깥 음식이냐?"
요리는 윳쿠리 레이무의 속을 다 파낸 후에 안을 고기와 야채등으로 채워넣은 요리, 즉 일종의 만두였다. 남자는 만두를 조금 뜯어내더니 호호 불고는 홍 앞으로 내밀었다.
"너부터 한입."
"됐다. 너 혼자 다 먹어라. 난 잠시 나갔다 온다."
홍은 가게 바로 앞에 서서는 입고 있는 정장의 앞주머니에서 사탕을 하나 꺼냈다. 담배여야 할것 같지만 한번 피어본 결과 너무 독해서 그냥 사탕으로 기분만 내는걸로 하였다.
"거기 못생긴 윳쿠리는 이쪽을 보라구!"
홍은 들은채도 하지 않고 먼산만 바라보며 사탕을 쭉쭉 빨 뿐이었다.
"느으으! 레이무 화나면 무섭다구!"
까득 하는 소리가 나더니 막대사탕의 손잡이가 쏙 뽑혀나왔다. 홍은 막대기를 들고는 소리 나는쪽을 내려다 보았다.
더러운 길윳쿠리 레이무 하나가 자신의 머리위에 레뮤를 하나 올려놓고 있었다.
"여기 레이무의 아가야를 느긋하게 실컷 보라구! 무지무지하게 느긋하지? 느긋했으면 어서 달콤달콤을 내놓으라구!"
홍은 고개를 약 45도 정도 왼쪽으로 기울였다. 그러고는 한쪽 눈을 살짝 감고 양손을 들어 어쩌라고? 하는 몸짓을 하였다.
"레이무의 아가야는 이 세상에서 제일로 느긋하고 귀엽단 말이야! 다시한번 보라구!"
레이무는 귀밑털로 레뮤를 잡고 홍한테 내밀었다. 길윳쿠리답게 땟국물이 줄줄 흐르고 있었으며, 저부에는 응응이 말라붙은 흔적이 가득하였고, 몸은 뒤룩뒤룩 살쪄 표주박 모양을 하고 있었다. 귀밑털은 쓸모없고 게스중의 상게스라는 상징인 와사털이었고 얼굴에는 그 쥐똥만한 자존심이 있는지 자신만만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레뮤는 뉴구타고 뉴구탄 퓨린쪠쮸찌가규!"
혀에도 살이 쪘는지 발음이 하도 뭉게져서 알아먹기가 힘들었다. 보통 아기 윳쿠리들도 발음이 저렇게 뭉게지진 않지만 이 레뮤는 부모가 하도 이뻐하고 먹인 탓인지 이렇게 된것이다.
"너 그게 진짜로 귀엽다고 생각하냐? 그냥 역겨움이라는걸 덩어리로 뭉쳐놓으면 그렇게 생겼을거 같은데."
"레이무의 소중하고 소중한 아가야한테 그딴 지옥에나 떨어질 느긋하지 않은 개쌉소리를 하지 말라구!"
지금까지 개소리를 시전하는 윳쿠리들은 많이 보았지만 이건 역대급이다 라고 홍은 생각하였다. 본인 말마따나 역겨움이라는걸 덩어리로 뭉친듯한 새끼를 데리고 다니면서 느끼지를 못하였을까?
"그렇다면 이걸 보라구! 어서 앞으로 나가라구 이 레이퍼!"
레이무는 뒤를 돌아보더니 아기 앨리스 한마리를 귀밑털로 찰싹찰싹 때리면서 앞으로 보냈다. 딱봐도 레뮤랑은 반대로 잘 먹지도 못하였고 카츄사도 없고 금발도 이곳저곳 빠져 있었다.
"앨리슈는 느그타지 않은 유꾸리에여 느에에엥!!!!"
"불쌍하지이이??? 그러니까 어서 달콤달콤씨를 내놓으라구."
귀밑털을 자신의 몸 양 옆에 받치고는 아랫배를 내민채 자신만만한 말을 하는 어미 레이무.
"거기 너, 니 새끼 바닥에 내려놔 봐."
"느! 드디어 달콤달콤씨를 헌정하는거라구. 쓸모없는 노예라구."
레이무가 자신의 앞에 레뮤를 내려놓았다. 이미 레이무의 머릿속에는 달콤달콤을 헌상받고는 황홀한 맛을 즐기는 것만 가득차 있었다.
콰직하는 소리가 레이무의 정신을 현실로 되돌려 놓았다. 자신의 아름답고 깨끗(ㅋ)하였던 아가야는 아가야(였던 것)이 되어있었다.
"이렇게 드러운 윳쿠리는 처음이다. 도대체 얼마나 쳐먹이고 땡깡쓰는거 받아줬으면 이렇게 되는거야?"
"감히이이이이이!!!!!!! 레이무의 느긋하디 느긋하고 아름답고도 아름답고 큐트하디 큐트하고 레이디스럽고 레이디스런 레ㅁ"
"시꺼."
홍의 발길질 한번에 어미 레이무는 황천으로 여행을 떠났다. 발 뒤꿈치에 힘을 실어 어미의 정수리를 찍어버리자 눈알과 혀가 튀어나올듯이 커지면서 죽어버렸다.
"고맙슙니다 메이린찌! 앨리슈는 이제 씩씩하게 샬거예여!"
그렇게 말하고는 아기 앨리스는 뒤돌아서 작은 엉덩이를 실룩거리며 반대쪽을 향해 나아갔지만 홍의 발에 머리가 밟혔다.
"누가 살려준댔냐? 뻔하지. 아무리 착취했어도 너도 받아먹었을거 아니냐. 그럼 너도 한패지."
홍은 아기 앨리스의 머리를 조금씩 힘을 줘서 밟았다. 아기 앨리스는 신발에서 나는 언니의 죽음의 냄새와 아픔때문에 정신을 차릴수가 없었다. 입에서 커스타드 크림이 새어나오고 있었고 녹색빛 눈동자도 튀어나오고 있었다.
"야야, 그만둬라 참."
"뭔 참견이야."
"꼬맹이가 불쌍하지도 않냐?"
"죄없는 윳쿠리들은 지가 제일 많이 사냥해놓고서는."
홍은 마지못해 발을 치웠다. 그는 아기 앨리스를 조심스럽게 들었다. 납작해지기 직전에 구출된 아기 앨리스는 정신이 없었다.
"근데 오렌지 주스 같은거 없냐? 치료는 해줘야지."
"그럼 뭐 이거라도 쓰게?"
홍은 입을 열고 자신이 먹고 있던 사탕을 보여주었다. 별안간 남자는 홍의 입술을 탐했다. 잠시 후에 홍이 먹고 있던 사탕은 남자의 입 안에 있었다. 홍은 얼굴이 빨개져서는 말했다.
"무, 무슨 짓이야!?"
"좀 쓴다?"
남자는 사탕으로 인해 걸쭉해진 침을 아기 앨리스에게 뱉었다. 당분이 꽤나 섞여 있어 치유효과는 어느정도 날 것이다.
"고먑슙니따 인간찌이이!!"
"고마워 할 필요 없단다. 꼬마야."
"앨리슈는 정말로 느긋하고 열심히 살아갈 꺼에여!"
"그래? 그럼 너 내 펫윳쿠리가 될래?"
"정말여! 고맙슙니다!"
"그럼 잠시 눈을 감아보렴."
아기 앨리스는 남자가 시킨대로 눈을 감았다. 퍽석 하는 소리가 들렸고 아기 앨리스는 바닥과 영원히 쮸쮸를 하게 되었다.
"푸하하하! 홍! 학대를 하려면 말이야. 제대로 하라고! 올렸다 떨어뜨리기가 얼마나 재미 있는데! 죽어가는 녀석에게 희망고문이 얼마나 웃긴데! 하하하!"
홍은 아직도 입술을 탐해진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는지 멍한 상태였다. 남자는 홍을 벽으로 밀어붙이더니 귀에다 대고 속삭였다.
"다시 시작해볼까 우리?"
"나, 나는."
"저기요 손님 계산하셔야지요!"
가게 주인이 문을 열고 소리쳤다. 남자는 흥이 깨졌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홍한테 지갑좀 빌려달라고 하였다.
"너 돈 없냐?"
"감옥에서 돈 번거가 저거보다 싸더라. 니가 좀 내줘."
홍은 뭐라 궁시렁거리더니 가게주인을 따라 가게로 들어갔다. 남자는 자신의 뒷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더니 가득 들어있는 지폐들을 바라보았다.
"사실 쓰기 싫어서 그런거지만."
지갑안에 있는 남자의 민증에는 이름이 적혀있었다. 그의 이름은 백(White)이었다.
--------------
짠-짜잔!
예전에 써먹었던 등장인물 재등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