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
2017.03.28 10:45

윳쿠리를 연구하는 자 -26-

m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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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쿄우진씨 오셨습니까게라."

"그래, 이 실험실에 들어온 것도 몇달만이네. 문제는 없었어?"

"예, 식량공급장치도 문제없었고 서로간의 트러블도 없었습니다게라."

 

시로이에게 보고하듯이 대화하는 몸첨부 우동게, 알파이다.

오른쪽 눈이 기계의안으로 되어있는, 윳쿠리 무기화 계획의 첫번째 개체이다.

 

"주인, 여기는...?"

"아아, 이 아이들의 소개를 해야겠지. 우선 알파를 소개하지. 이 비밀 연구소의 최고참 개체다."

"알파입니다게라. 잘 부탁드립니다."

"무, 무큐, 파츄리는 맛치라고 해요."

"어... 플라티나라고 하면 돼."

"쿄우진씨, 이 윳쿠리들은 신입입니까?"

"아니, 무기화 계획의 개체는 아니고, 일반 실험의 조수들이야. 다만 이제 벌일 일들에 너희 모두의 도움이 필요해서."

"알겠습니다. 모두를 집합시키도록 하겠습니다."

 

지하 2층의 비밀연구소는 매우 넓었다.

그가 사는 저택의 울타리까지가 그가 소유한 토지의 범위. 이 연구소는 그 울타리의 끝자락까지 닿을 정도로 넓다.

그리고 중앙의 강당은 연구실과 훈련실로 쓰이고 있으며, 양옆의 벽엔 각 개체들의 이름이 걸린 저마다의 방이 있었다.

알파가 이미 강당에 나와서 놀고있는 윳쿠리들과 각자의 방에서 쉬고있던 윳쿠리들 모두를 집합시켰다.

 

"전원 집합완료했습니다게라."

"좋아, 이제부터 무슨 일인지 설명하지."

"무, 무큐!? 이 윳쿠리들은 다 대체..."

"이 남자의 연구욕이 상식을 뛰어넘은 건 알았지만 이정도일 줄은..."

"오늘 이렇게 너희를 부른 건 다름이 아니라, 지금 내 옆에 있는 이 플래티넘 몸첨부 레미랴의 동생을 구출하는 것에

협력해주었으면 해서이다."

"와아! 프사이, 플래티넘은 처음봐요!"

"키히히... 플래티넘이면, 강해?"

"진정해라, 오메가. 지금은 싸우는 때가 아니다."

"쳇, 그럼 이따가 상대 좀 해달라고, 카이."

"다들 집중해라게라!"

 

플래티넘 뱃지라는 말에 웅성거리던 윳쿠리들을 일갈해서 조용히 시킨 알파였다.

 

"아아, 고마워 알파. 계속 설명하지. 구출해야 하는 건 금뱃지 몸첨부 플랑. 적대대상은 인간들로 이루어진 범죄조직.

검은 독사 파라고 불리는 야쿠자 집단이다. 범죄조직은 인간들 중에서도 가장 질이 나쁜 녀석들로, 윳쿠리로 따지면

도게스로만 이루어진 무리라고 할 수 있지. 녀석들은 포악하고, 거칠며, 전투적이고, 보통의 인간보다 강하지.

너희가 할 일은 나와 같이 그녀석들에게서 그 금뱃지 플랑을 구출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걸로는 문제가 남지.

녀석들은 끈질기다. 우리의 존재를 알아채면 머지않아 추적해서 우릴 공격하려 하겠지. 방어에 성공하든 아니든

그것은 인간들의 세상에 이목을 끌 것이다. 그리고 그건, 너희들을 아직 세간에 공개하려 하지 않으려는 내 의도와는

상충되는 상황이고. 그러니까 녀석들이 아예 재기불능이 될 정도로 철저하게 박살을 내줘야 하는거지."

"세타, 질문 있습니다묭."

 

허리춤에 진검을 차고 있는 몸첨부 요우무, 세타가 질문을 걸었다.

 

"혹시, 우리보고 살인을 하라는 겁니까? 전 아무래도 검에 피를 묻히긴 싫습니다."

"그건 걱정마라. 범죄조직이라도 누군가를 죽이면 그건 우리도 곤혹스러워지니까. 다만, 녀석들을 무력화시키긴 해야지.

그렇기에 너희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거다. 녀석들은 많다. 우리보다 5배는 더. 죽이지는 말되, 방해되지 않게 무력화시켜.

그리고 무엇보다, 너희 자신들의 모습을 크게 드러내지 마라. 녀석들에게 직접적으로 드러나는 건 나 혼자로 충분해.

얼굴이 공개되는 건 나 혼자뿐이다. 그것이 계획이다. 너희는 어디까지나 어둠 속에서, 사각에서 공격해서 무력화한다.

내가 진입할 경로를 확보해주는 것, 그것이 너희의 역할이다."

"세타, 이해했습니다."

"그리고 녀석들은 범죄조직이다. 그렇기때문에 녀석들의 천적이 있지. 경찰이라는, 법의 힘을 등에 업은 공권력이다.

녀석들은 인간의 법을 어기고 자신들의 이익을 취하는 자들. 그렇기에 법을 수호하기 위한 무력집단과는 적대관계다.

난 경찰들을 이용할거다. 녀석들을 무력화시킨 뒤, 구출개체를 구출한 직후에 경찰들이 녀석들을 체포하게끔 말이지.

지금껏 경찰들도 녀석들의 힘이 두려워 쉽사리 손을 못댔지만, 우리가 박살을 내주고 체포할 명분을 주면 경찰들도

아무런 문제없이 체포가 가능하겠지. 그렇게 되면 녀석들도 우리를 추적할 수 없게 될 거다."

 

플라티나는 옆에서 들으면서 놀라움을 감출 수가 없었다.

단지 윳쿠리에 대한 연구욕으로만 가득찬 이 미치광이가, 윳쿠리를 학살해오기만 한 이 미치광이가

물론 자기 자신을 위해서, 플라티나라는 훌륭한 조수를 계속 곁에 두기 위해서라지만

이토록 열정적이고 철저하게 윳쿠리를 구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니

비록 상대가 범죄조직이라지만, 아니, 범죄조직이기에 더더욱 상대하기 버거울 터인데

그러한 것도 아랑곳않고 진심으로 이러한 짓을, 인간과의 싸움을 하려고 하다니...

 

"준비기간은 2주일. 난 그동안 내가 쓸 무기들을 만들고, 내 인맥을 총동원해서 경찰들이 제때에 동원되게끔 하겠다.

또한 녀석들에 대한 정보를 최대한 확보해서 너희에게 넘겨주겠다. 프사이, 넌 그걸 바탕으로 전략을 짜라.

중간중간 내가 그 전략을 검토해서 수정할 부분을 찾아 토의하여 전략을 완성하도록 하지. 나머지는 그동안 훈련!

지금까지의 실력을 갈고 닦으면서도 이번 계획에 맞게 녀석들에게 큰 부상을 입히지 않으면서 무력화시킬 정도로만

피해를 입히는 훈련을 해라. 모쪼록 너희의 훌륭함을 내게 재확인시켜주길 바란다. 이상!"

 

흰 가운을 걸친 제독의 연설이 끝났다.

무기화 계획의 윳쿠리들은 각자의 자리로 해산하여 자신이 할 일을 찾았다.

시로이는 맛치와 플라티나를 데리고 다시금 1층으로 되돌아갔다.

지하 2층의 연구소와는 대비되는, 지극히 평범한 일본의 주택의 모습이다.

 

"자아... 다음은..."

"이봐, 주인."

"음?"

 

플라티나가 비장한 표정으로 자신이 어쩔 수 없이 주인으로 모시는 그 남자에게 물었다.

 

"당신... 진심이야? 진짜 이런 정신나간 계획을 실행시킬 작정이야?"

"응. 정신나간 놈이 정신나간 짓거릴 하는 게 이상해?"

"그것도 정도가 있지! 당신, 죽을지도 모른다고! 상대는 야쿠자란 말야! 그런데 평범한 연구자인 당신이 대체 뭘...!"

"말했잖아. 난 욕심이 많아서 원하는 건 반드시 손에 넣는다고."

"...!"

"야쿠자가 무서워서 포기해? 내 연구욕을 외면해? 그건 나한텐 사형선고야. 난 널 쟁취하기 위해 네 동생을 탈취하겠어."

"당신... 무섭지 않아?"

"무서워? 뭐가? 야쿠자의 완력이? 아니면 피를 보는 게? 그딴 거 하나도 안무서워. 야쿠자의 힘 따위가 내 광기를 이기겠나?

피 정도는 이미 많이 봤어. 내가 해부한답시고 찢어발긴 동물의 수가 몇마린데? 내가 가장 무서운 건 딱 하나야.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들을 못하는 것. 연구, 실험, 그리고 그 결과를 얻었을 때의 쾌감. 그것들을 잃는 것만이 내가 가진

유일한 공포야. 물론, 야쿠자와 싸우다 지면 그 좋아하는 것들을 잃을지도 모르지. 하지만 그렇다고 싸우지 않으면

그건 그것대로 또 잃게 될거야. 좋아하는 것들을 말이지. 그러니까 난 싸운다. 공포에 맞서고 미지로 나아가지.

그것은 연구하는 자들이라면, 탐구하는 자들이라면 당연히 추구해야 하는 것이야. 단지 내가 그것이 너무 강할 뿐이지."

"......그럼, 정말로 부탁해도 돼? 내 동생을... 구해달라고... 부탁해도 돼?"

"부탁? 하, 내가 내 이득 없이 남의 부탁을 들어주겠나? 이 일은 이미 내 이득을 위한 일이야 네가 부탁같은 거 안해도

처음부터 실행할 일이었다고. 됐어? 이제 난 사전준비를 해야해서 말이야."

 

그렇게 말하고 시로이는 집을 나섰다. 자신에게 필요한 장비를 구하러.

그리고 플라티나는 그가 나선 문을 멍하니 바라보고, 이렇게 중얼거렸다.

 

"...그렇다면 나도 싸우겠어. 내 소중한 가족을 구해내기 위해서. 지켜내기 위해서. 내 모든 걸 걸고."

"무큐... 플라티나, 맛치도 함께할게요."

"응... 고마워, 맛치. 그리고... 고마워, 주인."

 

시로이는 여러 철물점을 들러서 필요한 물품들을 나눠서 구매하고 있다.

이렇게 구매하는 건 만약의 추적을 피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다.

그렇게 구매한 것들을 마당에 늘어놓고, 그는 잠시 휴대전화로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네에~ 마츠다 마사오입니다.}

"여어, 마츠다. 나다, 시로이."

{너가 왠일이냐? 먼저 전화를 다 하고.}

"너희 삼촌이 경찰청장이랬지?"

{응. 그 덕택 좀 살짝 보고는 있지.}

"실은 이번에 일 좀 크게 저지를건데, 그 삼촌에게 부탁 좀 해주면 안되냐"

{뭐, 뭐야 너. 불안하게시리. 뭔 일을 저지르려고 삼촌한테 부탁하겠다는거야}

"나, 야쿠자랑 한판 붙는다."

{야 이 미친놈아! 농담이라도 그딴소리}

"농담 아니고, 진심이야. 상대는 검은 독사 파. 결행은 오늘로부터 2주 뒤 밤 11시. 녀석들의 본거지를 직접 칠거야.

1시간 뒤에 경찰병력을 최대한 동원해서 녀석들을 체포하게 해줘. 체포할 근거는 내가 마련해주지."

{...진심이냐?}

"진심이다."

{하아...... 너같은 놈이랑 친구하는 거 아니었어. 일단 삼촌에게 말은 해볼게. 현장에서 너의 흔적은 무시하게끔 하면 되지?}

"너도 생각보다 이해가 빠르구나."

{니 터무니없는 선언에 지금 농담할 기분 아니거든?}

"어쨌든 부탁한다. 나도 내 인맥 최대한 동원해서 뒷수습 준비할테니까."

{빌어먹을 미치광이놈. 알았어, 내가 해볼 만큼은 해볼게.}

"고맙다. 그럼 끊는다."

 

그 다음, 그는 플라티나를 자신에게 넘겨줬던 그 정치인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름은 아마도, 키야마 타카다.

 

{네, 모두를 위한 정치를 하는 키야마...}

"시로이입니다 키야마씨."

{아, 자네군. 자네의 연구는 언제나 흥미롭단 말야. 내가 지원금 대신 준 그 윳쿠리는 잘 쓰고 있나}

"좋은 조수로 성장했습니다."

{그거 정말 잘 됐군!}

"하지만 이번에 그와 관련해서 큰 일 좀 저지르려고 합니다."

{하하하, 자네 또 뭔가 거창한 실험을 하려는건가? 말해보게. 이 키야마가 도울 수 있는 건 다...}

"조만간 검은 독사라는 야쿠자를 박살낼 겁니다."

{......뭐?}

"검은 독사라는 이름을 가진 야쿠자 일파를 박살내고, 거기 잡힌 그 플래티넘의 동생 윳쿠리를 구할 겁니다."

{자, 잠깐만 잠깐만 잠깐만. 자네 지금 대체 무슨 소릴...!}

"그래서 그 뒷수습을 부탁하려 합니다. 친구의 삼촌이 경찰청장이라 먼저 부탁했으니 그분과 같이..."

{아, 안되네! 그녀석들은 안돼! 그건 도와줄 수 없다네!}

"어째서죠?"

{어째서고 자시고, 위험하다고! 유, 윳쿠리라면 내가 새로 사줄테니까 그 자들에게 손대는 건...}

"놈들한테 약점 잡히셨군요."

{......}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까지 당황하며 만류하실 리가 없으니까요."

{...자네는 눈치가 참 빠르구만.}

"깊이 캐지는 않겠습니다. 하지만 도와주십시오. 키야마씨의 약점은 제가 녀석들 밟아놓으면서 처리할테니까."

{...가능하겠나?}

"불가능이란, 원래 존재하지 않습니다. 단지 가능하게 만들 때까지 무엇이 필요한지 알기 힘들 뿐. 전 반드시 해냅니다."

{허어... 자네가 그렇게까지 말하니 별 수 없군 그래.}

"무엇을 처리해드릴까요?"

{...전에 놈들 보스와 본거지에서 대면한 적이 있었네. 그 자의 금고에 내가 저지른 비리에 관한 문서가 있어.}

"태워드리겠습니다."

{즉답이로군. 그, 그렇게만 해준다면 나도 도와주겠네. 경찰청장에게 언질을 줘서 자네를 조사하지 않게 하면 되나?}

"네, 그거면 됩니다. 녀석들을 직접 밟는 건, 제가 합니다."

{아, 알았네. 그럼 협력하겠네.}

"감사합니다. 그럼 먼저 끊겠습니다."

 

전화가 끊어지기 전, 키야마 정치인의 깊은 한숨이 들려온 것 같았지만 시로이는 신경쓰지 않았다.

그는 마지막으로 아마다 제과의 회장, 아마다 카츠라기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마다 회장님, 저 시로이입니다."

{아아, 시로이군. 무슨 일인가?}

"여러모로 도와주신 회장님께 송구하지만, 저 또 일 하나 저지를 셈입니다."

{...자네 그 욱하는 성격 아직도 못 고쳤나?}

"저지른 게 아니라, 저지를 거라는 겁니다. 야쿠자와 싸울 겁니다."

{자네 미쳤나! 전엔 깡패들과 몸싸움하더니, 이젠 야쿠자라니! 내가 자네 뒷처릴 얼마나 더 해줘야 하나!}

"아뇨, 이번엔 그 반대입니다."

{뭐라고?}

"회장님께선 제게 많은 도움을 주셨죠. 그렇기에 이렇게 말씀드리는 겁니다. 저와 관계된 모든 데이터를 소거해 주십시오."

{자네 그게 무슨 소린가?}

"회장님께 피해가 가지 않게, 저와 회장님의 관계가 뒷세계나 어디에 드러나지 않게 해달라는 겁니다."

{...그게 자네 뜻인가.}

"이번 싸움은 제겐 물러설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제가 회장님께 해드릴 수 있는 건 이것뿐입니다."

{......자넨 여러모로 굉장했지. 그 천재성이며, 열정이며. 내 자식놈이 자넬 조금이라도 본받았음 했어.}

"그렇습니까..."

{자네의 뜻은 알겠네. 자네 뜻대로, 자네에 관한 서류는 모두 소거하고 스폰서관계도 끊겠네. 다만 이건 알아두게.}

"무엇입니까?"

{그럼에도 난 자네가 마음에 들어. 그 열정과 천재성, 끝없이 노력하는 그 모습이. 그러니 언젠간 다시 스폰서가 되어주겠네}

"...고맙습니다."

{그럼, 난 이만 끊겠네. 회의가 있어서 말일세.}

"알겠습니다. 언젠가 다시 뵙도록 하죠."

 

이제 뒷수습을 위한 준비는 끝났다.

남은 것은 계획을 진행하기 위한 준비뿐.

그는 여러 철물점을 돌면서 구해온 각종 공구로 자신이 쓸 무기의 제작을 고민했다.

조금씩 차오르는 달이 뜨기 시작했다.

그 달빛에 비친 그의 눈빛은

진지함과 광기가 섞인, 결의에 찬 악마의 눈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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