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
2017.02.24 10:12

도서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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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오늘은 전국시대에 일어났던 큼직한 일들에 대해 좀 알아보자. 너희, 이 말 한번 들어봤지? '적은 혼노지에 있다!' 혼노지의 변 당시 아케치 미츠히데가 했던 말이라고 하는데, 후대의 창작이라지만 널리 알려져 있지..."
적은 혼노지에 있긴 개뿔.
적은 내 옆에 있네요. 히데 말이야.
뭔가 선생님이 물어보는게 있다면, 항상 내 팔을 들어올리면서 나를 대답하게 한다.
솔직히 말해, 이 자식은 윳쿠리 말고 사람 괴롭히는 취미인것 같다.
물론 나한테는 제법 살갑게 대해준다. 다른 애들한테 윳쿠리 대하듯 해서 그렇지.
"그럼 간단한 문제 하나 내 볼까? '사람의 일생은 무거운 짐을 지고 먼 길을 감과 같다. 서두르지 말라.' 이 말을 한 사람은 누굴까?"
"야, 소요. 너 저거 알잖아."
"몰라."
"에이, 다 알면서 모른다고 하냐."
"윳쿠리 꼴 나고싶냐?"
"너보단 내가 세거든."
"아, 몰라. 알았어..."
"오, 하야시! 그래, 누가 한 말이지?"
"도쿠가와 이에야스입니다..."
"그렇지! 사실 이 말도 후대에 이르러 창작된 말이지만..."
"알면서!"
"시끄러워."
학교가 끝나면 가끔 도서관을 간다.
책이 목적인건 아니고, 용돈벌이가 목적이다.
문을 열기 쉽게 해놓고 조용한 도서관 특성상, 윳쿠리가 자주 침입해 집선언을 하거나 한다.
게다가 독서에 집중해 별 대꾸 안하는 사람들을 만만하게 보고 공격하거나 책들을 찢어놓는 경우도 많다.
우리는 이 윳쿠리들을 조용히 처리한다.
하는 일는 별거 없다. 그냥 히데와 내가 번갈아가면서 문 앞에서 경비를 서거나 하며 윳쿠리를 구제하는게 전부다.
정말 그게 전부지만 만만찮게 힘들어서 문제다.
우리 둘이 번갈아가면서 하는 이유가 이거다.
언젠가 유리 커버 안에 메이링같은 윳쿠리를 넣어놓아 경비를 서게 하기도 했으나 효과가 없어서 사람이 경비를 선다.
일단 가위바위보로 누가 먼저 할지 정했다만...
"내가 이겼네."
"에에에에, 잠깐. 지금 나보고 하란 거야?"
"너가 졌잖아."
"아무리 그래도 여자인 내가 저 땡볕에 경비를 서고 있으라니 너무한거 아냐?"
"결과에 따르십쇼, 아가씨."
"한번만 먼저 해줘..."
"안돼."
"제발..."
"내가 이겼다고요."
"부탁이야..."
"...알았어."
"좋았어! 수고!"
"...빌어먹을 자식."
뭐, 항상 이런 식이다.
그래도 교대할때는 말없이 교대해준다. 언제는 자기가 먼저 할 때도 있었고.
"그래도 미안하니까, 칼피스 정도는 사줄게."
"그래준다면 고맙지."
어쨌든 이렇게 경비를 선다.
대략 1시간 간격으로 교대를 한다.
그냥 생각없이 앉아있다 보니, 익숙한 목소리가 들린다.
"슬-금, 슬-금. 아가야들도 아빠야처럼 조용히 따라오는거제!"
"쯀-금, 쯀-금!"
조용히, 라기보다 오히려 반대다.
슬금슬금을 입으로 말하면서 오면 다 들키지.
"저 집씨는 인간씨의 것인거제... 하지만 아빠야는 강하니까 인간씨따위 물리칠수 있는고제!"
"느와이! 대댠햔고제!"
네 모자는 네거인 거야... 하지만 넌 약하니까 인간따위에게 당할수 있는거야!
이런 식으로 대충 상상하면서 가만히 저쪽을 바라본다.
벽에 닿기 전엔 굳이 나서서 제제 할 필요가 없다.
운아 좋다면,
"응호오?! 예쁜 마리사가 있다구요?!"
"레이퍼다아아아!"
"응호오오?! 도망치는거냐구요? 츤데레라구요!"
"싫어어어!"
"츤데레 마리사도 좋은 거라구요!"
"사...상쾌애애애앳!"
"아가야들도 앨리스랑 노는거라구요?"
"찌러어어!"
"좀...더...느긋히..."
이런 대박도 얻어 걸릴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웬만해선 내가 직접 구제를 한다만...
언제 한번 해자를 파 본적도 있었다. 오사카성 수준으로 깊고 넓게 파봤다.
"어째서 물씨가 있는거야아아!"
"마리사 녹는다제에에!"
"살려져어어어!"
효과는 발군이었다만, 사람도 넘어가는게 꽤 귀찮아져서 좀 혼나고 다시 메웠다. 발자국 하나 정도의 넓이라, 사람도 자주 빠졌다고 한다.
도서관에서 지급해주는 물건은 카라스 정도. 그나마 최신형이 나올때마다 바로바로 교체해줘서 어느정도 수월하기는 하다.
나나 히데는 따로 양동이와 물을 가져오기도 한다.
오늘도 양동이를 가져왔는데 무슨 용도냐면...
"슬-금 슬-금. 저 집씨는 마리사거인거제!"
마침 좋은 샘플이 하나 있다. 다가가서 카라스를 키고...
"늣! 인간씨?! 어대뎌 여깄는고제에?!"
한번 마리사를 후려친다.
"느벡! 아프다제에! 모...몸씨가 안움직인다제에?"
그리고 움직이지 않는 마리사를 양동이에 넣고 물을 튼다. 물론 당연히 마리사는 녹아 죽겠지. 녹아죽어가면서 짓는 표정이랑 절망감을 즐기는것이다. 이래서 직업이랑 취미가 결합되면 죽여준다니까.
"우부부붑! 물띠이이이! 마리쨔주거버려어어버법! 오지말라제벱베!"
적당히 얼굴까지만 오게 하고 물을 잠근다.
"인간씨! 꺼내달라제! 마리사 죽어버린다제!"
"죽이려고 그렇게 한거야."
"어째서어어! 마리사는 그냥 집씨를 얻으려고 한건데에에!"
"그 집씨란게 인간들이 쓰는 공공시설이라서 문제지. 집을 찾을거면 골판지나 찾아서 짓던지 했어야지."
"이기적인거라제! 어째서 저런 집씨를 인간씨만 독차지하는거냐제! 윳쿠리도 쓸 권리가 있는거 아니냐..."
"없어. 애초에 인간만 쓰도록 만들어진 장소고, 윳쿠리가 있어도 이해하지 못할 것들만 잔뜩이야."
"느으읏?! 모...몸씨가아...팥소씨가아..."
"아, 녹고있는거냐. 한 5분만 기다려봐. 윳국에 가 있는 기적이 일어날거야."
"시러어어! 마리사 주끼시러어어!"
"죽기싫다고 말한다고 해서 안죽는건 아냐. 윳국은 어떤 모습일까 고민해보는게 그나마 나을걸?"
"느에에에엥! 어째서 이런 일이 이러난거야아아!"
이런 식으로 적당히 토도 달아주면서 경비를 선다.
어, 새로 사람 하나 더 오네. 머리색이 특이하다. 보라색인데, 염색이라도 했나?
아, 설마.
"무큐큐큣. 이런곳에서 볼줄은 몰랐다구요."
"오, 오랫만이네. 어떻게 지냈어?"
"그럭저럭 지냈죠. 윳쿠레나이가 되고 나서도 뭐 딱히 다를건 없더군요."
"너가 특이한거야."
"그건 그렇고, 알바인가요?"
"그런 셈이지. 옆에 있는 가엾고 딱한 중생은 신경쓰지 말고."
"무큐큣. 그럼 수고해요. 절벽 언니도 같이 있나요?"
"사람을 그렇게 부르면 큰일난다. 우츠리라고 불러."
"미안해요. 우츠리 언니는 안에 있나요?"
"1시간 간격으로 교대하니까, 들어가면 볼 수 있을거야."
"수고해요. 연애 잘 하시고. 무큐큣."
"...그런 말, 태연하게 하는 사람은 처음이야."
슬슬 교대할 시간도 됐고, 들어가볼까.
안은 에어컨이 있어서 그나마 낫다. 오늘은 뭘 마저 읽을까나...
"히데? 교체해야지."
"아, 알았어. 수고했어. 참, 파츄리 봤지?"
"봤지. 여전하더군."
"걘 다 좋은데 내 컴플렉스를 건드려서 문제야."
"아, 걱정마. 성으로 부르라고 해놨으니까."
"그럼 다행이고."
"수고해."
읽을 책을 몇개 골라본다... 사실 대부분 읽은지라 딱히 볼건 없지만.
"어디보자... 라쇼몽...이건 수십번도 더 봤고... 달려라 메로스... 질릴대로 봤지. 윳쿠리 관련 책도 있네."
가공소 관련 내용인것 같다.
제목은... '윳쿠리 가공소에 관하여'... 직설적인 제목이다.
대충 펴보고 읽어본다.
호오, 처음 알아보는 내용인데.

가공소의 역사는 전국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식량난으로 인해 다케다 신겐이 손수 윳쿠리를 먹을수 있게 만드는 공장을 설립한것이 최초의 가공소라고 할 수 있다. 이후 이 가공소 신겐 사후 오다 노부나가가 집권하였을 때 노부나가의 구휼 정책 하에 전폭적인 지원으로 크게 성장하여, 어지간한 기근이 아니고서야 식량난이 오는 일은 없을 정도였다.
이 가공소의 이름은 '赤黒家'로, 아카쿠로카로 읽는다. 레이무의 빨간색과 마리사의 검은색을 조합한 이름으로 추정된다. 아카쿠로카는 노부나가의 집권 때 교토의 키요미즈데라 근처로 옮겨졌다.
아카쿠로카의 가공 방식은 의외로 간단하지만 섬세한 작업을 요구하는것이 특징이다.
먼저 일체의 손상 없이, 아냐루를 통해 팥소와 반죽을 분리해낸다. 아냐루에 기구를 집어넣고 조심히 벌려 그 구멍으로 팥소 전체를 빼내는 것이다.
그 이후 반죽은 따로 모아 놓고, 팥소에서 눈알과 치아를 분리한다. 이 작업 역시 눈알에 일체의 손상이 없도록 조심히 분리해낸다.
이후 팥소들을 전부 모아 섞고, 아냐루를 통해 다시 반죽에 팥소를 주입한다. 이후 먹기 좋은 형태로 만든 다음 눈알을 다시 넣고, 윳쿠리들을 화덕에 넣어 바삭바삭하게 굽는다.
이렇게 까다로운 과정을 거치는 이유는 바로 단맛을 극대화 하기 위해서이다. 사실 그대로 화덕에 넣고 구워도 되지만, 단맛의 강도가 떨어지며 윳쿠리들이 날뛰어 뭉개질수 있기 때문에 위 과정을 거쳐 단맛을 늘린다.
아카쿠로카는 처음에는 구휼 목적으로 설립되었으나 이후 많은 가공소들이 설립되어 특유의 제조방법과 단맛으로 상류층에게 진상하는 고급 화과자의 형태로 진화하였다. 아카쿠로카의 제조법은 초대 가공소장 야나기 세이요 이후로 현재까지 대를 이어 내려오고 있으며 지금도 고급 수제 윳쿠라 화과자를 판매하고 있다.

아카쿠로카라. 나중에 히데 데리고 교토 한번 가야겠다. 좋아 죽겠지.
다른 내용도 좀 찾아볼까?

윳쿠리 식품이 구휼 목적이 아닌 간식으로도 사용되기 시작한 때 역시 아카쿠로카가 설립되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은 때였다.
주로 길거리 노점에서 꼬치구이 형태나 지금의 타코야키처럼 굽는 형태로 판매했으며, 그 맛은 가공소의 과자와 다르면서도 좋은 맛 때문에 서민 뿐 아니라 사무라이등의 상류층도 신분을 숨기고 노점에서 구매해갈 정도로 인기가 좋았다고 한다.
특히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윳쿠리를 매우 좋아했다고 하며 아카쿠로카의 화과자뿐 아니라 거리의 이름없는 노점까지 대부분의 윳쿠리 식품을 즐겨먹었다고 한다.
오다 노부나가 역시 윳쿠리를 매우 즐겨먹었으며, 특히 아카쿠로카의 화과자를 녹차와 함께 매일 먹을 정도로 좋아했다고 한다.
기록에 의하면, 도쿠가와와 같이 차를 마셨을 때, '차를 마실때는 윳쿠리만한게 없다. 입에 넣으면 그야말로 느긋해질수 있다. 진정 윳쿠리는 유용한 생물이다.'라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물론 윳쿠리를 혐오한 사람도 적잖이 있는데 이마가와 가문은 대대로 윳쿠리를 부정한 존재로 여기고 윳쿠리를 학살했으며 도요토미 히데요시 역시 윳쿠리를 매우 싫어했다고 한다.

노부나가시여, 윳쿠리가 유용한 생물이라니 이 무슨 망언입니까!
의외로 가공소가 역사가 길다. 전국시대부터라니, 도대체 얼마나 내려온거지?

일이 다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가는길에도 겸사겸사 학대도 하고.
"히데, 이 레이무 좀 흔들어봐."
"으아아아아아! 어지러워어어! 으...응호오옹!"
"발정시키려는건 알겠는데, 어쩌려고?"
"어쩌긴."
페니페니를 꽉 쥐고 돌린다.
"하...하지마아아! 아파! 아프다구우우!"
"쓰레기봉투 찢을거야 안찢을거야!"
"닷씨는 안하겠다구!"
"미안한데, 어차피 페니페니는 떼버릴 생각이었다구. 마지막으로 인사라도 하지?"
"시러어어어!"
"으랏차!"
"레이무가 고윳이라니!"
"소요, 좀 시끄러운데..."
"그러게. 어떡하지?"
"기다려봐."
히데가 레이무를 들고 가더니, 근처 잔디밭에 앉아 뭔가를 하기 시작했다.
"하디먀아아! 이상한거 머기지 말라구우우!"
"닥쳐!"
좀 지나고 나니 히데가 레이무를 들고 왔다.
"들어봐."
"으악! 이거 왜 이렇게 무거워?"
입을 열어보니 돌이 한가득 있었다.
레이무는 귀밑털을 사방으로 팔락대면서 온갖 구멍에서 액체를 뿜고 있었다. 눈은 충혈이 다 되있었다.
"굴려볼까?"
"그래."
레이무를 좀 이리저리 굴려봤다. 돌이 뾰족하니 굴리는것만 해도 상당히 아플거다.
재미 다 보고 난 뒤에는 뒤통수를 쳐서 돌을 다 빼내고 죽여버렸다.
집에 오는건 뭐... 평범했다.
나중에 교토를 꼭 가자고 약속하긴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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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학대력 부족한 글로 염장을 해대는 前 리얼충입니다.
저번 글에선 히데의 시점으로도 이야기를 좀 진행해봤는데, 어떠셨나요?
상류층이 신분을 숨기고 노점에 뭘 먹으러 왔단 얘기는 정말 있었던 일입니다. 물론 윳쿠리는 아니고, 덴푸라입니다. 신분이 높다 보니 일이 생기면 귀찮아져서 신분을 숨기고 먹으러 온것이라는군요.
현실의 히데는 저번에도 말씀드렸듯, 완벽한 절벽입니다. 하지만 본인은 딱히 신경 안쓰더군요.
글 쓰는것도 좀 힘들어지기 시작하네요.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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