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
2017.05.17 17:09

윳쿠리를 연구하는 자 -49-

m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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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국가들이 윳쿠리 가공소를 운영한다.

그 형태나 운영방식은 제각각이지만 넘쳐나는 윳쿠리의 자원화는 확실히 좋은 발상이었다.

이러한 운용의 시작은 일본이었으며, 환경이나 문화 등이 비슷한 동북아시아는 거의 일본과 비슷한 운용을 한다.

그런 가공소의 시작점이자 현재는 일종의 본사라고 불릴만큼 가장 높은 위치의 가공소가 있다.

그것이 바로 도쿄 제 1 가공소.

이런 곳의 소장으로 앉아있다는 것은 대기업 CEO 부럽지 않다는 것이다.

물론 그 위로 총괄이사회라던지 더 높은 자리가 더 있긴 하지만

제 1 가공소의 소장으로 일하면 당연하다시피 이런 높은자리로의 승진도 따놓은 셈이다.

문제만 없다면... 말이다.

 

"수색종료명령은 끝냈나?"

"네, 전 가공소에 전달했고, 지시완료했음을 확인했습니다."

"하아... 직원들 불만이 말이 아니지?"

"그렇죠. 아무래도 정체도 모르는 몸첨부 윳쿠리를 찾아내라고 몇달간 직원들을 굴렸으니..."

"이사회도 한소리 하더군. 대체 그게 뭐하는 놈이라고 가공소 운영을 망쳐가면서까지 찾아야 하냐고."

"그래도 이제 겨울입니다. 시로이씨 말대로라면 녀석이 확실하게 숨어들었을 기간이죠."

"이젠 진짜 찾을 수도 없겠지... 나도 이젠 지쳤어."

"죄송하지만 한가지 더 지치실 일이 남아있습니다."

 

그렇게 말한 여비서는 소장에게 어떤 서류를 넘겨주었다.

 

"...또 이 사람들이야?"

"오늘도 가공소 앞에서 시위중입니다. 요즘 들어 활동이 부쩍 늘었군요."

"비슷한 녀석들이 이러다가 어디까지 막장으로 갔는지 기억도 못하는건가. 때론 인간이 윳쿠리보다 더하군."

 

윳쿠리에게 별 관심이 없거나 시로이처럼 완전히 다른 입장을 가진 게 아닌 이상

윳쿠리에 대한 시선은 크게 둘로 나뉜다.

애호파와 학대파.

그리고 그들 중에는 아예 단체를 만들어 활동하는 자들도 생겼고

서로 반대의견에 대항하여 정부에 민원을 넣거나 단체끼리 싸우는 경우도 생긴다.

물론 온건한 편의 단체라면 토론을 한다던지 정책을 제안한다던지 완만하게 하려고 한다. 애호파든 학대파든.

하지만 과격한 단체는 쉽게 감정적이게 되고 폭력을 동반하기도 하여 문제를 일으키곤 한다. 애호파든 학대파든.

지금 겨우 쉴 틈이 생긴 소장의 골머리를 썩히게 만드는 이들은

<윳쿠리 자유 협회>라는 이름의 과격애호단체다.

지금으로부터 3년 정도 전에 <윳쿠리 권리 보장회>라는 과격애호단체가 제 1 가공소에 테러를 일으켰고

이 일로 가공소는 적지 않은 재산과 인명피해를 입었으며

해당단체는 주요 인물들이 체포되어 단체는 와해되었다.

하지만 남은 이들이 비슷한 부류의 사람들을 모아 신설한 것이 지금의 <윳쿠리 자유 협회>

주기적으로 가공소 앞에서 시위를 하며 일본 전역의 가공소를 해체하고 모든 윳쿠리들을 자유롭게 하라는 민원을

몇번이고 가공소에 전달하고 있는 단체이다. 물론 민원을 받는 건 본사급인 제 1 가공소.

 

"단체명으로 보내면 보지도 않고 거르는 거 아니까 아예 익명으로 보내는구나 이젠."

"어떡할까요?"

"당연히 기각이지! 사람들도 내쫓고. 직원들로 내쫓으면 그거가지고 또 문제삼을 수 있으니까 아예 경찰불러."

"알겠습니다."

"하아... 이것들은 잠잠하다 싶으면 뭘 또 일으켜요."

 

제 1 가공소 앞.

가공소는 평소엔 문을 열어놓지만 지금은 아주 꽉 걸어잠근 채 경비원들이 대기중이다.

이유는 당연히 문을 부수고 들어올 기세로 문앞에서 시위하는 한 단체때문이다.

 

"윳쿠리들의 권리를 보장하라!"

"윳쿠리들에게 자유를!"

"인간과 같은 인격체다!"

"악마와도 같은 가공소는 세상에서 사라져라!"

"가공소장은 죄를 인정하고 자살해라!"

 

애호파라는 명칭이 어울리지 않을 만큼 폭력적이고 과격한 시위를 하는 이들이 바로 <윳쿠리 자유 협회>

이들 중 주요 인물들은 이전 단체인 <윳쿠리 권리 보장회>에서 일으킨 테러에 가담한 적도 있었다.

윳쿠리에 대한 애호심이라기보단 누군가가 잃어버린 자유를 되찾아주는 정의의 사도가 된다는 감상으로 움직이는

실로 뒤틀리기 짝이 없는 집단이다.

정상적인 애호파들도 이들은 애호파가 아니라고 부정할 정도이다.

과격 학대파와는 야쿠자들 패싸움 못지않게 충돌하기도 하는 이름만 애호인 문제집단.

기어이 경찰이 몰려와 연행해가도 끝까지 저항하며 자신들의 주장을 외치는 걸 멈추지 않는다.

그래서 시로이 쿄우진이란 남자는 이런 말을 했다.

 

"아무리 게스가 심한 윳쿠리라도 게스인 인간을 뛰어넘을 순 없다니까?"

 

그 말을 몸소 증명하듯이 이들은 경찰마저도 위협하며 끝까지 저항했다.

그러다 결국 본격적인 연행이 시작되자 상당수가 도주했지만.

그로부터 며칠 뒤...

 

"썩을! 가공소고 공권력이고 다 한패들이야!"

 

윳쿠리 자유 협회의 협회건물.

현 협회장은 회원들 앞에서 대놓고 가공소와 공권력, 정부 등에 대한 온갖 욕설을 퍼붓는다.

 

"윳쿠리는 엄연한 인격체란 말이야! 여타 떨거지 짐승들하곤 차원이 다른 생물이라고! 그렇지 레이무~?"

"느늣! 그렇다구! 윳쿠리는 정~말 느긋하고 우수하다구?"

 

협회장이 귀여워하는 이 윳쿠리, 애완윳이 아니다.

노숙윳인데다 게스에 게을러서 생존능력이 후달리는 녀석이 우연히 협회장 눈에 띄어 길러지고 있는거다.

이들은 애완윳을 부정한다.

가공소의 방식대로 교육받은 윳쿠리들은 윳쿠리의 아름다운 본성을 잃었다나 뭐라나.

그래서 이 협회의 규칙 중 하나는 윳쿠리는 애완윳은 키우지 말 것이다.

뱃지달린 윳쿠리는 스스로 인간의 노예가 된 안타까운 윳쿠리들이라고 여긴다.

 

"가공소같은 악마적인 업체가 이 신성한 일본의 땅에 존재하면 안돼! 내가 살아서 그것들이 철거되는 꼴을 볼거다!"

"옳습니다 회장! 그 사악한 것들은 모두 사라져야 해요!"

"정부도 정부입니다! 다른 동물들은 학대하면 안된다고 법으로 막으면서 윳쿠리만 보호를 안해요!"

"다른 애호단체들도 말만 애호라고 하지 우리처럼 윳쿠리를 위해 노력하질 않잖아요!"

 

물론 개소리다. 얘네만큼 사리분별 못하고 미쳐 날뛰는 단체도 없다.

 

"그래서 그런데, 이젠 우리도 시위나 민원만으로 만족해선 안된다고 생각하는데."

"회장, 그 얘기는..."

"우리도 긍지높은 선대 단체인 <윳쿠리 권리 보장회>의 뜻을 따른다! 그들이 못다한 업적을 우리가 해내는거야!"

"혁명이군요! 윳쿠리를 위한!"

"옛날 프랑스도 왕족과 귀족을 국민들이 대대적으로 처형한 대혁명으로 나라의 부패를 뿌리뽑았다! 이젠 우리 차례야!"

"하지만 지금 협회 자본으론 어림도 없을텐데요?"

"그럼 자본을 모아야지! 민원은 계속 넣되 당분간 시위는 쉬고 자본을 모으도록 하자! 회원들은 수단방법 가리지 말고

할 수 있는 방법 다 동원해서 돈을 긁어모아! 내년 4월까지는 혁명자금을 모두 모으는거다!"

"알겠습니다 회장! 윳쿠리들의 자유를 위해!"

"윳쿠리들의 자유를 위해!"

 

이쯤되면 네오 나치즘이나 다르지 않다.

이들의 광기어린 윳쿠리 사랑은 자신도 타인도 파멸로 몰고갈지언정 멈추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이들의 광기를 눈여겨본 존재가 하나 있었으니...

 

"실례지만 그 이야기, 좀 더 자세히 해주실 수 있습니까?"

"누, 누굽니까 당신은!?"

"전부터 여러분같은 협력자의 필요를 느꼈습니다. 저는 윳쿠리들이 인간과 동등한 위치에 서기를 바라는 자.

윳쿠리들을 억압에서 해방하기 위해 스스로의 느긋함을 포기하고 자신의 힘을 키우고 인간의 지혜를 훔친 자.

학대의 시대에 종말을 고하고자 하는 자. 제 이름은 아포칼립스. 몸첨부 도스입니다."

 

겨울엔 활동하지 않을거라 여겨졌던 몸첨부 도스, 아포칼립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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