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
2017.05.15 15:46

윳쿠리를 연구하는 자 -47-

mad
조회 수 143 추천 수 1 댓글 3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날이 많이 추워졌어요게라."

"11월이니, 겨울이 거의 다 왔네. 자, 새 눈이야 알파."

"고맙습니다게라."

 

시로이는 그 도스가 겨울을 넘겨서 활동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그래서 그동안 자신들의 전투력도 향상시킬 계획이다.

녀석이라고 마냥 가만히 있지만도 않을테니까.

 

"카이는 좀 더 기다려줘. 의수는 의안보다 복잡해서 말이지."

"지금 수준으로도 일상도 전투도 문제는 없는데, 더 강화할 필요가 있습니까?"

"첫째, 난 너흴 무기로써 한계까지 갈고닦을 셈이야. 둘째, 그 도스가 어디까지 강해졌는지 정보가 없으니까."

"키히히, 그리고 그 새 의수의 힘을 나도 보고싶고."

"새 팔 달자마자 적응훈련으로 너랑 대련하는 건 결정된건가..."

"주인, 간식거리 가져왔어."

"무큐, 드시면서 하세요."

"아, 고마워. 너희도 먹고."

"무큐, 고, 고맙습니다 주인님."

"생각해봤는데 주인."

"뭘 말야?"

"얘네들, 마냥 무기화 개체들이라고 부르는 것도 딱딱하지 않아? 뭔가 팀명같은 거 지어주지?"

"흐음... 하긴, 무기화 계획 자체는 프로젝트 명이고, 이 24마리의 윳쿠리들을 묶어부를 명칭은 있는 게 좋겠지."

"게라?"

"그래! 그리스 알파벳에서 이름을 따왔으니까 그리스 문자를 뜻하는 엘리니코 알파베토(Ελληνικό αλφάβητο)에서 따자!

엘리니카! 음음, 내가 언어학은 좀 부족하지만 이건 정말 잘 지은 것 같군."

"응 주인 자뻑 수고 응."

"그래도 알파는 괜찮다고 생각해요게라."

"팀장이 좋다는데 그럼 된 거 아냐?"

"무큐, 맛치는 이런 건 잘 모르지만, 좋다고 생각해요!"

"난 아무래도 좋아. 키힛."

"나도 이의없다."

"뭐야, 지금 여기 있는 녀석들 중에선 나만 이상한 이름이라 생각한거야?"

"그럼 얘네들 팀명은 엘리니카로 결정! 지들이 좋다는데 안건 제안한 플라티나도 불만없지?"

"어? 어... 응."

"그럼 바로 의수제작 속행해야지."

"역시 일때문에 대충 지은 거 맞지 주인?"

 

이렇게 얼렁뚱땅 무기화 계획의 24개체들은 엘리니카라는 팀명을 얻었다.

윳쿠리를 무기화하는 계획에서 개체 수를 여기서 만족할 시로이는 아니므로

아마 이건 일종의 1기생들을 통칭하는 이름이 될 것이다.

 

한편, 아포의 동굴도 겨울을 앞두고 월동준비의 마무리가 한창이다.

무리장의 체계적인 식량비축 덕에 여타 무리하곤 차원이 다른 수준으로 월동준비가 탄탄해졌다.

특히 감명받은 건, 전 무리장이자 현 방위팀장인 윳쿠리 마리사였다.

 

"괴, 굉장하다제... 여태껏 이렇게나 잔뜩인 먹이씨는 본 적이 없다제."

"이마저도 겨울이 어떻게 돌아가냐에 따라 부족해질 수도 있어. 한가득 있다고 낭비할 게 아니라고."

"알겠다제. 이젠 마리사도 지금 무리장이 얼마나 대단한지 잘 알고 있다제. 충고 명심한다제."

 

방위팀장인 마리사는 가끔가다 몇몇 팀원 윳쿠리들을 데리고 기존보다 먼 지역을 순찰하곤 한다.

다른 무리들을 주기적으로 감시하라는 아포의 명령때문이다.

어떤 무리는 3m급 아종 도스를 중심으로 돌아가기도 하고, 어떤 무리는 (자칭) 숲속의 현자씨인 파츄리를 중심으로 돈다.

하지만 그 어떤 무리도 자신들의 무리만큼 준비되진 않았다.

자신들이 모아온 양에 비하면 머리카락 한올만큼도 안될만한 양으로 잔뜩이라며 좋아하는 다른 무리들.

그리고 어차피 잔뜩이니까 지금 좀 더 먹어도 괜찮다는 안일함.

마리사는 그동한 인지하지 못해왔던 자신의 무지함과 어리석음을 깨달을 수 있었다.

 

"저 정도로는 택도 없다제."

 

스스로도 모르게 그런 혼잣말을 내뱉을 정도로 현재의 무리장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새삼 깨달았다.

이것 역시 현 무리장인 아포의 계획.

가장 반발심이 강할 전 무리장에게 다른 무리의 어설픔을 직접 보게 함으로써

지금의 체제가 얼마나 안정적이고 안전한지를 깨닫게 하는 것이다.

자신이 얼마나 부족했고, 지금의 무리장에게서 얼마나 많은 것들을 배우고 강한 힘을 얻을 수 있는지를 스스로 깨닫게 한다.

그리고 전 무리장이었기에 이전부터 속에 반발심을 품어와 반란으로 지위를 찬탈할 기회를 엿보던 방위팀장은

이로써 완전히 반발심을 버리고 그 속에 현 무리장, 아포에 대한 충성심을 채웠다.

 

"이걸로, 반대세력도 살생없이 숙청완료인가."

 

이제 아포에게 반발하는 무리의 일원은 없다.

다들 자신을 지지하고 의지하니, 남은 건 겨울동안 이들을 가르쳐 힘과 지식을 전수하는 것.

눈이 녹고 봄이 찾아올 때, 자신은 본격적으로 군대를 만들 것이다.

 

"그러려면, 우선 지금의 어린 윳쿠리들을 교육시키는 것도 소홀히 할 수 없지. 교육하러 갈 시간이다."

 

오늘 아포가 어린 윳쿠리들에게 가르칠 것은 다름아닌, 인간의 농작물에 손대지 말 것이란 규칙과 그 이유다.

 

"육아팀, 아이들은 다 모였나?"

"이젠 지각이나 결석하는 아가야들은 없어요 무리장."

"좋아, 교육을 시작하지."

 

아포는 자리에 앉아 옹기종기 모인 아가야들의 앞에서 오늘의 교육을 시작했다.

 

"딱 잘라 말해, 인간들의 밭에 가는 건 위험하다. 확실히 그곳의 야채들은 영양이 높고 맛있지만, 인간이란 위험때문이지."

"무리장! 어째서 인간씨들은 그렇게 야채씨들을 독점하는거야?"

"독점이 아니다. 전에도 말했듯이 인간들은 자신들의 수준을 성장시켰지. 그 중 하나가 농경. 곡식과 야채를 특정 지역에서

인간들 스스로가 관리하면서 키워 다 자라면 식량으로 삼는 행위다. 그리고 지금은 그 작물을 다른 인간에게 팔아

스스로에게 필요한 다른 것을 구할 수 있게끔 하고 있지. 그건 그들 소유의 재산인거다."

"하지만 야채씨는 멋대로 자라는거다제?"

"그런 건 없어. 세상 어느것도 멋대로 자라지 않아. 넌 아무것도 먹지도 마시지도 않으면서 홀로 살 수 있나?"

"제!? 그럴리가 없지 않냐제!? 마-쨔는 우꺽우꺽 먹어야 하고, 엄마야의 보살핌도 필요하다제!?"

"야채들도 마찬가지다. 땅에서 양분과 물을 얻고, 햇빛으로 몸 속에서 양분을 만들면서 자라지. 멋대로가 아니다.

하지만 인간들은 그 야채들이 더 크고 맛있게끔 자라길 원하지. 그래서 좋은 땅에 심어서 물도 주고 돌보지. 보호하지.

그래. 보호하는거다. 자신들이 돌보는 야채들을 먹어치우려는 모든 것들에게서. 윳쿠리든, 멧돼지든, 사슴이든, 인간이든."

"냥? 인간씨도 막는거야? 첸은 모르겠어."

"레이무라고 다 똑같은 레이무인가? 마리사도 앨리스도 다 서로 제각각이지. 인간도 마찬가지다. 인간이란 종족명일 뿐,

그 종족의 개체 하나하나는 별개의 존재다. 그 중엔 다른 인간이 키우는 농작물을 훔치거나 뺏는 인간도 있지.

인간은 소유라는 것에 대해 매우 철저하고 엄격하지. 동족이든 아니든 자신의 소유를 앗아가는 건 용서치 않아.

유일하게 소유권이 변하는 정당한 방법은 동등한 댓가를 지불하는 것. 인간들은 그것을 돈이라는 걸로 따지고 있지.

밭에서 야채를 키우는 인간들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소유로써 자신의 노력으로 돌본 농작물을, 돈을 받고 팔지.

그리고 그런 야채를 멋대로 먹어치우려는 윳쿠리를 죽이는 건 그들에게 있어선 당연한 보호행위.

윳쿠리가 아니어도 그들은 자신들이 키운 야채를 보호하기 위해 누구와도 싸울거다. 윳쿠리만 막는 게 아닌거다."

 

물론 소유권에 대한 개념을 그렇게 쉽게 이해시키긴 힘들 거라는 것을 아포도 잘 알고있다.

시로이의 논문에서 얻은 정보 중 하나가 그것이니까.

애당초 다른 동물들도 인간만큼 소유권에 질서를 넣지 않는다. 단지 생존을 위해 더 많이 취하고자 할 뿐.

식물이 어떻게 자라는지에 대해 이해하는 동물도 인간 외엔 없다시피한다.

그저 인간의 언어를 구사하지 못하기에 그럴 뿐, 다른 동물들도 야채가 저절로 자라리라 여길 것이다.

하지만 오직 윳쿠리만이 그러한 생각을 인간의 언어를 구사하며 주장한다.

그것이 농부라는 직업을 가진 인간들이 다른 동물들보다 유달리 윳쿠리를 증오하는 이유.

농작물을 해치는 다른 동물들도 농부들은 싫어한다.

하지만 윳쿠리는 싫어한단 수준을 넘어 증오한다. 그 이유를 시로이는 해명했다.

윳쿠리는 인간의 언어로 자신들이 정당함을 주장한다.

농부들의 노력을 인지하지 못하고 소유권을 무시하며

자신이 그 농작물을 섭취하는 것이 정당하단 것에 의심을 가지지 않는다.

그것은 단지 생존을 위해 밭에 내려와 인간 몰래 농작물을 먹는, 야생동물에 의한 피해와는 다른 것.

인간의 절도행위를 연상케하는 사고방식을 순수히 드러내는 윳쿠리.

그렇기에 농부들은 품는다.

윳쿠리에게, 농작물을 훔치는 인간 도둑들에게 품는 것과 같은 수준의 증오를.

아포 스스로도 우습다고 여기는 게, 이 깨달음을 얻은 게 자신이 증오해 마지않는 그 남자의 연구였다.

자신의 가장 큰 증오의 대상이지만, 동시에 윳쿠리를 진정 신인류로 승격시킬 만큼의 가르침을 주는 인간이었다.

그리고 지금 그 깨달음을, 시로이 쿄우진이란 자신의 적이 전수해준 정보를 이 어린 윳쿠리들에게 전수한다.

 

"인간은 아무 이유없이 윳쿠리를 싫어하지 않는다. 윳쿠리에게서, 인간들이 가장 싫어하는 인간의 모습을 보기 때문이지."

"느느!? 그런 거였냐제!?"

"농부라는 일을 하는 인간들은 자기 소유의 농작물을 해치는 건 새든 멧돼지든 윳쿠리든 인간이든 싫어해.

그런데 왜 윳쿠리만 유달리 잔인하게 죽일까? 그건 간단해. 인간인 그들 입장에선 윳쿠리만큼 죽이기 쉬운 존재도 없거든.

다른 동물들은 죽이는 게 쉽지 않지. 우리보다 빨리 도망칠 수 있고, 몸도 튼튼하지. 오히려 인간보다 더 튼튼하지.

동족인 인간은? 인간의 법으로 인간이 인간을 죽이는 것은 불법. 그것도 그 처벌이 사형이라는 최상급 죄이지.

살생 뿐만이 아니라 폭력도 법으로 금지된다. 하지만 절도 역시 인간에겐 불법. 그래서 인간 도둑은 법으로 처리하지.

근데 윳쿠리는? 우리는 느리고 약한데 인간의 법은 윳쿠리를 죽이는 걸 금지하지 않지. 그게 그들이 우릴 죽이는 이유다.

다른 도둑들한텐 할 수 없는 분노의 표출을, 윳쿠리에겐 실컷 할 수 있으니까. 그리고 그 시체를 밭에 거름으로 쓰면

그걸 바탕으로 자신의 농작물들을 더 건강하게 키울 수 있겠지. 그래서 농부들은 윳쿠리를 죽인다.

그렇기에 인간들의 밭에는 아예 가질 말라고 하는 거다. 그들의 눈에 띄는 것 자체가 위험이니까."

"느, 느긋하게 이해했다제."

"이번 교육에서 농부들이 유달리 윳쿠리에게 적대적인 것 만큼이나 너희들이 명심해야 할 것이 또 있다."

"묭! 묭은 알겠다묭! 야채씨는 멋대로 자라지 않는다는 거다묭!"

"호오, 넌 잘 기억하고 있었구나! 그거다. 야채는 물론이고 세상 어느것도 멋대로 자라지 않는다.

모든 것들은 언제나 죽을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고, 살아있기 위해서는 물과 양분과 안전을 필요로 하지.

인간은 농작물을 먹거나 팔기 위해 농작물을 돌보고 안전하게 보호하고 있는거지. 인간의 농작물마저 저절로 자라지 않아.

그들의 관리가 잘못되면 농작물은 맛이 없어지거나 작아지거나 심하면 죽어버리기도 하지. 이는 윳쿠리도 마찬가지."

"그래서 인간씨들은 야채씨가 멋대로 자란다는 말을 싫어하는거네! 첸은 느긋하게 이해했어!"

"다들 거기까지 이해했다면 이번 교육은 성공적이군. 다들 집중해 듣느라 수고했다. 이젠 놀아도 좋다."

"느와-이! 레-뮤 공주님 놀이하고 싶어!"

"그럼 마-쨔는 용사님이다졔!"

 

겨울이 지나가는 3개월. 그동안의 교육이 이토록 순조롭다면 이 아이들은 분명 훌륭한 윳쿠리로 성장할 것이다.

설령 자신의 군대의 일원이 되지 못하더라도, 스스로의 목숨 정도는 잘 보전할 정도의 훌륭한 윳쿠리로 자랄 것이다.

겨울동안의 3개월. 그동안 무리 모두에게 실시할 교육이 승부를 가를 첫번째 난관이 될 것이다.

 

"성체들은 어린 녀석들관 달리 관념이 굳어서 고치기 힘든 게 좀 걱정이지만."

 

그래도 적어도 신세대는 수월하게 교육되는 것이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가을도 다 지나가는데 여태껏 수색엔 성과가 없다.

일본 전역의 가공소는 고된 나날의 연속이다.

산속 깊숙한 곳까지 수색하느라 일부 직원들은 산에서 굴러 부상을 입기도 하고

상당한 인력을 수색에 돌린 탓에 인력난을 겪는 가공소들은 가동에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봐! 미숙윳의 비율이 반이 넘었는데 여태까지 교체 안하고 뭐하는거야!?"

"하지만 고작 5명이서 공정 전체를 확인하는 건 무리라고요! 최소한 10명은 있어야 수월한데..."

 

"교육 수준이 왜 이래? 이번 기수엔 금뱃지를 아예 배출 못한거야!?"

"교육팀에서까지 수색반을 착출해가니까 그렇죠! 애들 좀 돌려줘요!"

 

"게스윳들이 거리에서 판을 치는데 여태 뭐한거야 단속반!"

"저희 방금 출동하고 온 거거든요? 이 가공소에 단속반 인원은 이제 저희뿐이라고요!"

"젠장, 이래서 낙하산 소장은...! 대체 그 도스가 뭐라고 이렇게 사람들을 데려가는거야!?"

 

일본 전역의 가공소가 이런 식으로 혼란과 고난의 연속이다.

당연히 위험성에 대해 검증도 안된 몸첨부 도스 수색에 엄청난 인력을 쏟아붓게 만든

도쿄 제 1 가공소장에 대한 원망도 직원들 사이에서 커져만 가고 있다.

이에 대해 여비서에게 브리핑받는 제 1 가공소장의 심정도 어둡기만 하다.

 

"중소규모의 가공소들 반발이 장난 아니에요 소장님. 대규모 가공소들도 불만의 목소리가 커져가기 시작했고요.

부상자들에 대한 보상금이며, 수색때문에 본래작업량의 감소에 의한 이윤감소도 심하고요."

"하아... 어느정도 예상은 했지만..."

"역시 시로이씨 말대로 이 이상의 수색은 무리인 것 같은데요?"

"그건 안돼! 내가 1가공소장일 때 그런 녀석이 문제를 일으키면 내 출세며 입지는 어떻게 하라고!"

"하지만 녀석의 위험성에 대해선 시로이씨의 추측 뿐, 실질적으로 검증된 것도 하나도 없고

목격자가 없는 탓에 추정위치도 전혀 특정하질 못하잖아요. 그래서 일본 전역을 수색하고 있지만 여태 실마리 하나 없고.

이 상태를 지속하는 것 자체도 소장님에게 불리할 것 같은데요?"

"으으... 그것도 그래. 그럼 겨울 되기 전까지만. 그때까지만 수색하는 걸로. 12월이 되면 수색종료다.

시로이씨도 녀석이 겨울엔 활동 안할거라 했으니까. 활동이 아예 없으면 우리도 찾을 방법이 없으니까 그때 멈추자."

"알겠습니다. 모든 가공소에 그렇게 전하겠습니다."

"하아... 어째서 내가 소장일 때 이런 일이 생긴거지..."

 

소장은 비서가 나가자 테이블에 얼굴을 박고 한숨만 연거푸 내쉬었다.

가공소의 이사회에 있는 아버지 덕분에 낙하산으로 소장자리를 앉은 젊은 청년.

시로이라는 든든한 윳쿠리 자료 제공자를 만나 승승장구하며 출세할 줄 알았건만

그 작자의 연구욕으로 탄생한 위험성 측정불가의 윳쿠리는 탈주했지, 원인의 당사자는 이미 손 뗐지

자기만 곳곳의 원성을 들어가며 그 도스에 대한 불안감을 어찌하지 못해 수색에 매달리고 있다.

세상 일 쉬운 것이 없다.

재벌 2세로써 떵떵거리며 살 것 같았는데.

그는 일이란 것이 이렇게까지 힘든 것인가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다들 이런 식으로 고생하며 올라온건가."

 

역설적이게도, 이 미쳐 돌아가는 역경덕에 철없던 재벌 2세가 처음으로 철이 들기 시작한 모양이다.

 

"수색 종료하면 그동안 수고했다고 파티라도 열라고 고생한 사람들한테 돈 좀 보내줘야겠구만."

 

그리고 다시 시로이의 집.

자기 때문에 골머리 썩히며 고생해가는 가공소에 대한 걱정따윈 안중에도 없는 남자는

태연하게 저녁을 먹으며 지극히 평온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그러고 보면 이렇게 모두가 모여서 식사한 적이 없었네! 그렇지 언니야?"

"그러게. 엘리니카 팀은 다들 이곳저곳 일하거나 훈련하거나 해서 잘 안모였었으니까."

"키히히, 근데 스파클이랬나? 플랑이잖아? 싸움 잘해?"

"아, 아뇨, 전 그런 건..."

"내 동생한테 손대지마라 오메가. 이 아인 싸움하곤 거리가 먼 삶을 살아왔으니까."

"키힛, 그래도 플랑종이면 본능적으로 전투적인 무언가가 있을텐데? 포식종이잖아?"

"너 진짜...!"

"그만해라 오메가. 다들 식사중이다."

"케헷, 농담이야 농담."

"정말 분위기 가라앉게 하는 질나쁜 농담이네묭."

"뭐, 그래도 스파클의 식사는 그것도 띄워줄 정도로 맛있으니까."

"에헤헤, 오빠야가 칭찬해주니까 기쁘네."

"무큐, 맛치는 전골이란 거 처음 먹어봐요!"

"냐학!? 국물 뜨겁다냥."

"제타는 첸이라 고양이혀니까. 난 모미지라 괜찮...뜨겁다멍!?"

 

제타와 에타 쌍둥이가 펼친 몸개그덕에 금세 밥상은 웃음을 되찾았다.

 

"흐음... 이런 게 가족이란 걸까. 생각해보면 난 딱히 가족과 이런 적이 없었구만."

 

연구에 대한 광기와 실험 일색의 나날만 보냈던 시로이.

외동으로 태어나 어렸을 때부터 늘상 바쁜 부모에게 애정을 받고 자란 적 없어서인지

가족이란 것에 대한 애착은 커녕 아무런 경험이 없다시피 해 그런 감각이 없었던 이 남자.

어쩌면 오늘 처음으로 자기 실험체들과 조수들 덕분에 그런 걸 느껴본 모양이다.

그리고 한편으론...

맛있는 밥상도 좋지만 스파클에게 식재료값을 절약하는 것도 가르쳐야겠다고 생각하는 시로이였다.

아직 가계사정도 다 회복된 것도 아닌데 소고기 전골 파티라니. 이번달 생활비를 걱정하는 미치광이씨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공지 공지 글 창작물 게시판 이용안내 2 류민혜 2015.09.05 1143 0
870 학대 소녀의 일상 '아침'편 5 위츠타임 2017.05.23 241 1
869 학대 고독한 미식가 ○○현 윳학 식당편 3 kkk 2017.05.23 309 3
868 학대 '윳'코스 -전채- 10 령아 2017.05.22 402 1
867 일반 어리석은 리더는 적보다 무섭다 8 똥손입니다 2017.05.21 322 1
866 일반 ※50회 돌파기념※ '윳.연.자'의 세계 5 mad 2017.05.19 203 1
865 일반 좋은 윳쿠리를 고르는 방법 1 미카엘 2017.05.18 279 6
864 학대 윳쿠리를 연구하는 자 -50- 1 mad 2017.05.18 147 1
863 학대 '윳'코스 -식전주- 8 령아 2017.05.18 352 4
862 일반 느긋하게 찔거라구!(하) 알트바인 2017.05.17 230 1
861 학대 윳쿠리를 연구하는 자 -49- 3 mad 2017.05.17 130 0
860 학대 '윳'코스 -메뉴 소개- 9 령아 2017.05.17 295 1
859 학대 윳쿠리를 연구하는 자 -48- 3 mad 2017.05.16 134 1
858 진화종 윳쿠리와 낙오종 윳쿠리와의 격차(4) 2 RLAWNGUS 2017.05.16 259 0
857 진화종 윳쿠리와 낙오종 윳쿠리와의 격차(3) 3 RLAWNGUS 2017.05.16 271 3
856 흉터(스카) 2 hundredsshootingkill 2017.05.15 120 0
855 진화종 윳쿠리와 낙오종 윳쿠리와의 격차(2) 1 RLAWNGUS 2017.05.15 255 8
» 학대 윳쿠리를 연구하는 자 -47- 3 mad 2017.05.15 143 1
853 학대 <윳.연.자 외전5> 鬼(오니) 3 mad 2017.05.11 179 2
852 진화종 윳쿠리와 낙오종 윳쿠리와의 격차(1) 4 RLAWNGUS 2017.05.10 445 3
851 학대 윳쿠리를 연구하는 자 -46- 2 mad 2017.05.10 158 4
Board Pagination Prev 1 ... 33 34 35 36 37 38 39 40 41 42 ... 81 Next
/ 81

시간을 멈추라고 마이 월드씨!
비로그인
비로그인
느긋함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