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호
2016.12.26 22:43

애호파 오빠야와 마리사 -3-

kk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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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몸첨부가 되었지만 마리사가 예상한 생활은 오지 않았다.

 

그럼 다녀올게.”

, 잘 다녀오라제.”

 

아침 일찍 회사로 출근하는 오빠야. 마리사는 아쉬운 눈길로 오빠야를 바라보며 좀 더 스킨십을 나눌 것을 무언으로 요구하지만 그런 마리사의 시선이 부담스럽다는 듯이 급하게 현관문을 나설 뿐이었다.

터덜터덜. 이제는 익숙해져 넘어지는 일 없이 마리사는 거실로 갔다.

소파에 앉아 무릎을 끌어안고 고민했다. 무엇이 문제일까?

몸첨부가 된 날. 마리사는 오빠야에게 적극적으로 상쾌 어필을 하였지만 오빠는 마리사와 상쾌를 해주지 않았다.

그것은 마리사를 적잖이 실망시켰다. 어째서? ?

이유를 생각해보지만 오빠야의 속내를 알 수 없기에 풀리지 않는 의문은 날이 갈수록 마리사의 가슴을 답답하게 하였다.

자긴 몸첨부 윳쿠리로서 매력적이지 않은 걸까?

TV액정에 비춰진 자신을 바라본다. 어느 정도 보정이 들어가 있다고 하여도 마리사의 눈에는 매력적인 몸첨부 윳쿠리가 보였다.

맨질맨질하고 윤기가 도는 피부. 햇빛을 반사하는 금빛 머리카락. 깔끔한 흑백의 드레스와 모자. 어디에 내놔도 부끄럽지 않은 몸첨부 윳쿠리의 모습이 거기에 있었다.

자기 자신이란 보정이 들어가 있다고 하여도 충분히 매력적이다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알 수 없었다. 어째서? 어째서 오빠야와 자신의 관계는 더 소원해진 것인가?

몸첨부가 된 이후 오빠야와 나누는 스킨십은 줄어들었다. 예전에 틈만 나면 쓰다듬어주었던 머리도 마리사가 요구를 해야 겨우 쓰다듬어주었다. 그것도 마지못해서 하는 느낌이 강했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차갑게 식어가는 관계. 마리사는 후회했다. 이렇게 될 줄 알았다면 몸첨부가 되지 말 걸 그랬다.

자신의 의지로 된 것은 아니지만.

 

하아. TV라도 보자제.”

 

마리사는 TV를 켰다. 예전에는 즐거웠던 TV 시청도 그저 습관에 떠밀려 타성적으로 볼뿐이었다. 할 것이 없으니까 본다. 오직 그것뿐인 행위.

마리사는 멍하니 TV를 보았다. 버라이어티 방송을 좋아하는 마리사가 애청하는 채널. 마리사가 자주 보던 방송이다. 눈에 익은 사회역을 맡은 인간 오빠야와 인간 언니야가 나와 무언가 말을 하고 있었다.

마리사는 멍하니 그들을 보았다.

 

, 그러고보면.”

 

마리사는 그 둘을 보며 문득 예전에 오빠야와 나눴던 회화를 떠올렸다.

그것은 마리사가 오빠야와 살게 된지 얼마 안 된 무렵이다. 집에 홀로 남겨진 마리사가 심심하지 않기 위해 TV 조작을 가르쳐준 오빠야와 나눈 회화. 이상한 상자 안에서 인간씨들이 시시각각 모습을 변하며 나오는 그 모습이 신기하여 마리사는 물었다.

 

[오빠야, 어째서 이 상자 안에 인간씨가 있는 거냐제? 벌을 받고 있는 거냐제?]

[으응, 상자 안에 사람이 있는 게 아냐. 방송국에서 촬영을 한 영상을 TV가 보여주는 것뿐이야.]

[느늣? 잘 모르겠지만 TV씨는 굉장한 마법을 쓰고 있는 거냐제?]

[마법이라윳쿠리의 눈에는 그렇게 보이나? , 그렇게 이해해도 괜찮아.]

[그런거냐제. 그럼 왜 TV씨는 인간 오빠야랑 언니야를 보여주는 거냐제?]

[으응……예쁜 언니야나 멋진 오빠야가 나오는 걸 보기 좋아해서랄까?]

[그런거냐제하지만! 하지만! 마리사의 눈에는 오빠야가 가장 멋있다제!]

[하하, 고마워.]

 

별거 없는 대화. 하지만 오빠야와 나눈 소중한 추억.

그 회화 내용을 떠올리며 마리사는 TV, 정확히는 TV좌측에 비춰지고 있는 여성 사회자의 모습을 눈에 쫓았다. 화사하게 웃으면서 게스트와 대화를 나누고 있는 여성 언니야.

저 언니야가 예쁜 언니야인가? 마리사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인간의 미추 관념은 윳쿠리에겐 이해하기 힘들었다. 애초에 마리사의 눈에는 자신의 오빠야 이외엔 인간씨는 다 거기서 거기로 보여 분간이 되질 않았다.

그 후, 마리사는 TV를 뚫어져라 보았다. 채널을 변경하며 여러 인간 언니야의 모습을 관찰하였다.

솔직히 마리사의 눈에는 별반 차이가 발견되지 않았지만 한 가지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마리사처럼 말하는 인간 언니야는 없다제.”

 

외양의 구별은 가지 않지만 행동은 구별할 수 있었다. TV에 나오는 인간 언니야는 윳쿠리 레이무나 엘리스 같은 말투를 썼다. 마리사 같은 말투를 쓰거나 행동을 하는 것은 인간 오빠야인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인간들은 자신을 가리킬 때 이름을 부르며 말하는 사람은 적었다. 지금까지 TV는 많이 봐왔지만 눈치 채지 못 한 사실. 아니 눈치 챌 필요가 없었기에 몰랐던 사실.

 

마리사는 거울 앞에 섰다. 우울한 표정을 한 몸첨부 윳쿠리가 그곳에 있었다.

마리사는 오빠야가 회사에 돌아왔을 때를 생각하며 싱긋 미소를 지었다.

제대로 웃고 있었다.

하지만 마리사가 원한 표정은 아니었다.

거울 안에 있는 윳쿠리가 짓고 있는 것은 개구쟁이 같은 씩씩한 미소였다. TV속 언니야는 좀 더 뭐랄까, 부드러웠다. 저렇게 입꼬리를 히쭉 올리면서 웃지 않았다.

마리사는 눈썹을 찡그리며 손가락으로 입꼬리를 만지며 고쳐보지만 잘 되지 않았다.

깊은 한숨을 쉬면서 표정 연습은 나중에 하고 다른 것을 해보기로 하였다.

 

어서오라제가 아니라. 어서와요. 오빠.……느으, 뭔가 기분이 이상하다제가 아니라 이상해.”

 

레이무나 엘리스, 그리고 다른 언니야의 말투를 떠올리며 말을 해보려고 하지만 중추팥소에 각인된 본래의 성향을 드러내는 말투가 나오고 말았다.

애써 말을 고쳐보려고 하지만 그럴 때마다 자신이 아닌 것 같아서 무척 불쾌하게 느껴졌다.

개성을 무엇보다 소중히 여기는 윳쿠리에게 있어서 자신의 행동을 바꾸는 것은 모자나 장식을 버리는 것과 유사한 행위인 것이다. 팥소에 새겨진 본성을 억지로 바꾸려고 하는 것이니 자연스럽게 불쾌감을 느끼고 마는 것이다.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구역질마저 솟아올라오는 그 느낌에 불쾌함을 느끼며 한순간 그런 생각이 미치지만 마리사는 고개를 저었다.

마리사는 오빠야와 만나기 전의 생활을 떠올렸다. 고독하고 괴로운 떠돌이 생활. 다시 그 생활로 돌아가는 것은 싫었다.

춥고 굶주린 삶도 진절머리가 날 정도로 싫었지만 무엇보다 싫은 것은 다시 외톨이가 될지도모른다는 것이었다.

태어나서부터 줄곧 홀로 살아온 마리사에게 누군가 자신을 따뜻하게 대해준 것은 오빠야가 처음이었다. 가치가 없는 삶. 그 누구에게도 사랑을 받지 못 한 삶. 인간을 포함하여 같은 윳쿠리에게 마저 천대를 받는 윳쿠리라고 해도 태어나서 부모의 애정을 받으며 자란다. 대다수의 윳쿠리가 적어도 부모와 자매들의 애정 속에서 자라나지만 그 최저한의 애정도 모른 채 마리사는 살아왔었다.

그렇기에 지금 오빠야가 주고 있는 애정을 놓치기 싫었다. 애정이라는 것은 그 어떠한 달콤달콤보다 감미롭고 기분 좋았다. 그렇기에 만약 다시 떠돌이 생활을 하게 된다면. 그런 상상을 하면 발밑부터 차가운 물속에 가라앉은 것 같은 착각이 들며 주체할 수 없는 절망감이 마리사의 머리를 잠식하였다. 마리사는 온 몸에 소름이 돋는 것을 느끼며 떨리는 몸은 감싸 안았다.

그렇게 될 바에야 죽는 것이 낫다. 그리고 죽는 것보다는 지금 이렇게 억지로 태도를 교정하는 것이 백배는, 아니 천만 배는 더 낫다. 말투나 행동을 고친다고 해서 죽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미식거리는 불쾌함을 느끼면서도 마리사는 거울 앞에서 연습을 하였다.

혼자 거울 앞에 서서 어색한 미소를 짓고, 익숙지 않은 말투 연습을 하는 모습은 객관적으로 보면 무척이나 기묘한 광경이었다.

그렇지만 마리사는 개의치 않았다.

오직 오빠야의 애정을 얻기 위해서. 다시 한 번 애정을 느끼고자 마리사는 억지로 웃었다.

 

 

 

 

 

 

그럼, 몸 조심히 다녀오세요. 오빠.”

, .”

 

마리사는 다소곳하게 선 채 출근을 하는 오빠를 배웅했다. 행동거지는 여느 요조숙녀를 떠올리게 하는 그 모습에 오빠야는 당혹해하면서도 마리사의 인사를 한 뒤 출근을 하였다.

좀 더 인간 언니야 같은 행동을 하기 위해 연습을 한 결과 마리사의 언동은 여느 여자와 다를 것이 없는 모습으로 변했다.

표정도 온화하고 부드럽게 변했고 말투도 언제나 씩씩하고 기운 찬 어조에서 귀에 부드럽게 들어오는 나긋나긋한 어조로 변했다.

물론 그런 행동의 변화가 바뀌겠다고 결심을 한 날 당장 변한 것은 아니었다.

오빠가 출근을 하면 식사를 하는 것도 잊은 채 거울 앞에 서서 연습을 하였고, TV에 나오는 여자 연예인의 행동을 보며 연구를 하였다. 어떻게 하면 좀 더 매력적인 인간 언니처럼 될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하며 연예인들의 행동을 관찰하였고 따라하였다.

그렇게 노력을 하는 것이 한 달이 지나자 자연스럽게 여성스런 행동을 취할 수 있었다. 예전의 소년 같은 말투는 자취를 감추었다.

바뀐 것은 언동뿐만이 아니다. 마리사는 오빠에게 물어 청소기나 수도 사용법 등을 배웠고 오빠가 출근을 한 사이에 집을 청소하고 빨래를 하는 등 오빠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자진하여 가사를 맡기 시작한 것이었다.

처음에는 실패도 하였다. 그럴 때마다 오빠는 그럴 필요는 없다고 타일렀지만 마리사는 완고히 가사를 배우고 싶다고 오빠에게 청하였고, 이제는 능숙하게 가사를 처리하게 된 것이었다.

하지만 그래도 오빠의 태도는 예전의 친근한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마리사가 노력을 하면 할수록 오빠의 태도는 서먹해졌다. 그것이 마리사에겐 한없이 슬프게 느껴졌다.

공허한 노력만큼 사람을 허무하게 만드는 것은 없다. 그것은 윳쿠리라고 해도 다를 것이 없었다.

 

하아.”

 

마리사는 한숨을 쉬며 거실 소파에 앉았다.

마리사는 TV를 켰다. 현재의 마리사에게 있어 TV는 단순한 시간때우기 도구가 아닌 정보를 습득하기 위한 도구였다.

글자를 배웠다고 해도 아직 한자는 마리사에게 버거웠다. 오빠는 컴퓨터라는 것을 이용해 정보를 습득하는 것 같고 마리사도 가사를 배울 때 컴퓨터의 사용법을 가르쳐달라고 오빠에게 졸랐지만 다른 것에는 너그러운 오빠도 컴퓨터의 사용에 있어서는 완고히 거절을 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마리사가 인간에 대해 배울 수 있는 방법은 TV를 시청하는 것 이외엔 없었다.

마리사는 채널을 정신없이 바꿨다. TV는 다양한 정보를 마리사에게 주었지만 대부분이 아직 인간 사회에 이해가 없는 마리사에게 받아들이긴 힘든 정보가 많았다. 그리고 마리사가 원하는 것은 그런 정보가 아니었다.

원색적이고 노골적인 성에 대한 지식. 어떻게 하면 인간 남성인 오빠를 유혹할 수 있는가? 그런 부류의 원초적인 성에 대한 지식을 갈구하였다.

하지만 오전 시간대에 하는 방송은 주부들을 위한 아침 드라마나 버라이어티쇼가 대부분. 마리사가 원하는 내용을 방영해줄 리가 없었다. 케이블TV라면 모르겠지만 애석하게도 마리사의 오빠는 TV는 뉴스나 유명 버라이어티쇼를 보는 것 이외엔 사용을 안 하는 부류의 사람이었다.

마리사는 얻을 정보가 없다고 생각하며 한숨을 쉬며 TV를 끄려고 하였다.

 

?”

 

TV를 끄려고 할 때 TV받침대 밑에 놓인 기계의 램프가 오렌지색으로 점멸하고 있었다. DVD 플레이어였다. 영화를 보기 위한 도구. 마리사는 그렇게 배웠다. 그리고 저렇게 오렌지색으로 램프가 점멸하고 있다는 것은 플레이어 안에 DVD가 있다는 것 또한 마리사는 알고 있었다.

어차피 오전 중에 할 가사는 전부 마친 마리사는 할 일도 없으니 영화라도 보자라는 생각으로 리모컨을 들어 재생버튼을 눌렀다.

아마, 보던 도중에 재생을 멈춘 것인지 영화는 느닷없이 인간 남자와 인간 여자가 대화를 나누는 부분부터 시작되었다.

마리사는 무릎을 끌어안은 채 영화를 보았다.

 

저 언니야는 예쁜 언니야일까?’

 

마리사는 물끄러미 TV 액정이 보여주고 있는 여배우의 얼굴을 보았다. TV를 통해 많은 인간의 연예인을 보아온 마리사는 인간 남자가 선호하는 여성의 외모를 이해하기 시작하고 있었다.

긴 머리카락. 오밀조밀한 이목구비. 하얀 피부.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은 키. 그 모든 요소가 모여 아름다운 여성을 연출하고 있었다.

영화의 내용보다는 여성의 행동을 관찰하듯이 지켜보던 마리사.

영화의 장르는 멜로 드라마였다. 아직 인간의 연애에 어두운 마리사도 알 수 있는 남자의 노골적인 호의. 그리고 그 호의가 싫지도 않은 여배우.

그 둘의 일상이 잔잔하게 그려지던 도중, 갑자기 이야기의 흐림이 변했다.

 

.”

 

서로의 입을 거칠게 탐하는 둘. 둘의 손은 정신없이 상대방의 몸을, 의복을 더듬고 있었고, 옷은 한 꺼풀, 한 꺼풀 바닥으로 떨어져 이내 그 둘은 알몸이 되었다.

농밀하게 서로의 몸을 탐하는 둘. 마리사는 둘의 모습을, 특히 여성의 몸을 주시하였다.

풍만하지는 않지만 명백히 여성성을 주장하는 가슴. 잘록하게 들어간 허리와 탐실한 엉덩이, 매끄럽게 뻗은 다리.

마리사는 난생 처음 보는 인간 남녀의 농밀한 정사씬에서 자신에게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하아. 오빠야는 저런 몸이 좋은 걸까?”

 

늘 표정 연습과 말투 연습을 하던 거울 앞에 선 마리사. 평소와 다른 점은 현재 마리사가 걸치고 있는 것은 실오라기 한 자락도 없다는 것이었다.

마리사는 거울에 비쳐진 자신의 몸을 보았다.

평평한 가슴. 마리사는 자신의 가슴을 만져보았다. 찰싹찰싹 살을 두들기는 소리가 들린다. 하지만 손에서 느껴지는 것은 딱딱한 감촉. 영상에서 본 부드러워 보이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윳쿠리에게 수유(授乳)라는 기능은 없기에 설령 몸첨부가 되었다고 해서 가슴이, 유방이 생길 리가 없는 것이다.

마리사는 터져나오는 한숨을 주체하지 못 하며 손을 아래로 내렸다. 허리를 만져보면 볼록한 허리의 감촉이 전해졌다. 인간으로 따지면 전형적인 절구통 체형. 엉덩이도 그렇게 탐스럽지 않으며 다리는 매끄러운 유선형이 아닌 완만한 호선을 그리고 있는 무다리.

이래선 오빠야가 자신에게 매력을 느껴주지 않을 만도 하다.

마리사는 한숨을 쉬었다. 동시에 어떻게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대로 가다간 버림을 받는다.

외톨이는 싫다. 자신은 오빠 없이는 더 이상 살 수 없다.

하지만 구체적인 방법은 생각나지 않았다.

 

, 그러고보면!”

 

고민을 하는 마리사의 뇌리에 과거 TV에서 보았던 내용이 번뜩였다.

마리사는 옷을 입을 생각도 안 한 채 거실로 달려가 다시 TV를 키고 어느 채널로 돌렸다.

 

[……! 어머니 여러분! 이렇게 팔을 크게 흔들어주세요!]

 

TV에는 캐쥬얼한 차림을 한 젊은 여성이 땀을 흘리며 몸을 요란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다이어트 채널. 인간 여성이 몸매 가꾸기를 하기 위해 보는 방송.

현재 자신에게 필요한 것은 이것이다라고 확신한 마리사는 조심스럽게 TV에 나온 여성의 움직임을 따라했다.

익숙지 않은 거센 동작을 따라하는 탓에 숨은 금새 거세졌지만 몸을 움직이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하아하아.”

 

숨을 헐떡거리면서도 마리사의 눈은 TV, 에어로빅을 하고 있는 여성의 풍만한 가슴, 잘록한 허리, 날씬한 다리를 향했다.

언젠가 나도 저렇게.

그리고다시 한 번 오빠의 애정을.

 

 

 

……으음. 마리사, 요즘 무슨 일 있었니?”

? 왜 그러세요?”

아니, 그게.”

 

마리사의 오빠는 식탁에 마주앉은 마리사의 모습을 보며 말을 흐렸다.

그곳에는 금발 머리를 한 어여쁜 소녀가 앉아 있었다. 몸첨부 윳쿠리 마리사였다.

하지만 몸첨부 윳쿠리의 전형적인 어딘가 조악한 느낌을 주는 조형미는 느껴지지 않았다.

갸름한 얼굴과 그 얼굴을 지탱해주는 가냘픈 목. 목 아래로 뻗어지는 어깨의 곡선을 힘을 주어 건드리면 꺾일 것 같았다.

밥그릇을 지탱하고 있는 손도 투박한 떡가래 같은 손가락이 아니었다. 가는 꽃줄기를 연상시키는 손가락. 팔 또한 손가락 못지않은 가녀린 느낌을 주었다.

그리고 숨을 쉴 때마다 흔들리는 가슴. 여성의 상징. 그리고 몸첨부 윳쿠리에겐 있을 수 없는 신체 부위.

누가 현재의 마리사를 보고 윳쿠리라고 생각할 수 있을까?

에어로빅 방송뿐만 아니라, 관련 방송을 시청을 하면서 마리사는 부단히 노력을 하였다. 그리고 한 달이란 시간이 지난 현재 마리사는 도저히 윳쿠리라고 생각할 수 없는 외형을 얻었다.

애초에 인간을 위한 방송이고, 윳쿠리가 몸을 움직이고 노력을 한다고 해서 체형이 변할 리가 없지만 윳쿠리 특유의 착각과 그리고 마리사가 가진 오빠에 대한 애정의 갈구는 체형 변화마저 이루어냈다.

 

후훗, 제가 어딘가 이상한가요?”

그게 아니라.”

 

살포시 미소를 지으며 눈웃음을 짓는 마리사에게는 묘한 색기마저 감돌았다.

서서히 변해가는 마리사를 앞에 두고 당혹해하는 오빠의 반응을 마리사는 처음에는 오빠 못지 않게 당혹해했지만, 현재는 그런 오빠의 동요를 즐기고 있었다.

마리사는 조용히 식탁 위에 식기를 내려놓았다. 딸그락, 젓가락 받침대가 부딪히는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렸다.

 

!?”

 

오빠가 몸을 움찔거렸다. 마리사는 조용히 자리에 일어서 오빠에게 다가갔다.

오빠가 황급하게 자리에 일어서려고 하지만 그것을 손을 뻗어 제지를 한다. 어깨에 놓인 손이 천천히 어깨너머를 넘어 가슴으로, 그리고 배를 향해 뻗어갔다.

오빠의 등을 가슴으로 누르고, 어깨에 턱을 올리며 마리사가 입을 열었다.

 

오빠, 저 정말로, 정말로 많이 노력을 했어요. 알겠나요?”

? , …….”

알아주시나요? , 정말로 기뻐요. 그러니까요. 노력한 절 위해 오빠가 상을 주셔도 괜찮다고 생각하거든요?”

, 그렇지. 뭐 가지고 싶은 거라도 있어?”

후훗, 뭘 원하는 것 같나요?”

 

곁눈질로 오빠를 흘겨보는 마리사. 그 모습에는 고혹적인 색기가 감돌았다. 오빠는 굵은 침을 삼키며 연신 마른기침을 하였다. 그 모습을 마리사는 눈을 좁히며 애틋하게 바라보았다.

 

, 으음. 글쎄잘 모르겠는데.”

아시면서. 아실 거예요. 제가 뭘 원하는지.”

으음. 그런가? 그것보다, 마리사. 가슴이 말이지닿고 있는데.”

후훗…….”

 

방금 전부터 등을 누르고 있는 마리사의 가슴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 한 오빠가 넌지시 몸을 때라고 말을 하지만 그 말을 무시하듯이 마리사는 더욱 힘을 주어 등을 눌렀다.

그리고 고개를 살짝 뻗어 오빠의 귀에 입을 대어 속삭였다.

 

닿고 있는 게 아니라. 닿게 한 거예요.”

“!!마리사, !”

 

그 말에 몸을 흠칫 떨며 고개를 돌린 오빠. 코와 코가 닿는 거리에 마리사의 얼굴이 보였다. 그곳에는 윳쿠리는 없었다. 금발의 아리따운 소녀의 얼굴이 있을 뿐이었다.

마리사는 눈웃음을 지으며 대담하게 오빠의 눈을 바라보았다.

마리사의 입이 벌려진다. 달싹거리는 입. 그 목소리는 너무도 작아 잘 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조금만 거리를 좁히며 입맞춤을 할 수 있는 거리에 있는 오빠에게는 분명 마리사의 목소리가 들렸을 것이다.

 

신체 건장한 남자와, 아름다운 소녀의 모습을 하며 노골적으로 유혹을 하는 무언가.

그 둘의 사이에 무슨 일이 벌어질 것인지는 명백한 일이었다.

 

 

 

 

오빠.”

?”

 

침대 위에서 둘은 서로 몸을 맞대고 있었다. 이불에 가려진 둘의 몸. 하지만 그 둘의 분위기를 살펴보면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리고 이불의 아래가 어떻게 되어있는지는 성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고 있다면 쉽게 유추할 수 있을 것이다.

마리사는 오빠의 목덜미에 입맞춤을 하며 속삭였다.

 

사랑해요그러니까 절 놓지 말아주세요.”

…….”

 

마리사의 애절한 호소에 오빠는 말없이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그 손길에 몸을 맡기며 마리사는 눈을 감았다.

태어나서부터 혼자였던 마리사. 그리고 윳쿠리에게, 인간에게 박해를 받아오며 살아온 삶. 좋았던 것보다 나빴던 것, 슬펐던 것을 세는 것이 압도적으로 많았던 떠돌이 생활.

그러나 지금은 이 세상 누구보다 사랑하는 이와 함께 몸을 맞대고 있었다. 설령 그 사랑의 형태가 누구의 이해도 얻지 못 하는 것이라고 해도 마리사는 행복했다.

지금 자신의 안을 채우고 있는 것은 틀림없는 애정이기 때문에.

------

다음이 완결입니다.

 
  • profile
    미리내미르 2016.12.27 10:47
    몸첨부 윳쿠리가 믿음의 힘으로 진화했다... 윳쿠레나이인가요?
  • ?
    kkk 2016.12.27 10:47
    윳쿠레나이가 무슨 의미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몇 편 본 ss중에는 이런 내용도 있는 것 같아서 설정을 차용했습니다.
  • ?
    윳쿠링 2016.12.27 10:47
    다음 편이 기대돼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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