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 그것도 크리스마스라는. 실익은 전혀 없지만 어째선지 들뜨게 만드는 날이기 때문일까. 밤의 거리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오고 가고 있었다. -엄청나게 늘어난 노동량에 시달리고 있는 직원들을 제외한다면- 수많은 사람들이 어쩐지 들 뜬 기분으로 거리를 메운다. 서로 꼬옥 붙어있는 커플들. 그 커플들을 눈꼴시려 하면서도 내년에는 애인이 있기를 바라는 솔로들. 벌써부터 거나하게 취해서 휘청거리는 남자들. 딸랑거리는 종을 든 구세군과 자선냄비...
하지만 도시에 인간들만 있는건 아니다. 도시에 있던 윳쿠리들도 시끄러운 라디오로부터. 지나가던 사람들의 목소리에서. 윳쿠리간의 소문으로 오늘이 크리스마스라는걸 알고있다. 하지만 크리스마스가 무엇인지. 윳쿠리별로 생각이 다 달랐다 제대로 된 교육도. 언론 매체도. 책도 없는 윳쿠리에겐 당연한거리라.
그런 크리스마스를 도시의 윳쿠리는 어떻게 보내고 있을까..?
"거기 인간씨!! 어서 레이무에게 선물을 주라구!!"
"응?"
가볍게 술 한잔 하고 돌아가는 길일까. 한 남자를 어떤 레이무가 가로막았다.
"레이무는 알고 있다구! 오늘은 크리스마스씨인거지! 크리스마스씨 때는 착한 윳쿠리에게 선물을 줘야 한다구!"
"뭔 개소리야.."
"레이무는 착하다구!! 엄마야가 여동생에게 주라고 했던 달콤달콤을 혼자 다 먹었다구! 여동생의 입맛이 높아 지지 않게 하기 위한 거룩한 희!생!인거라구!! 그리고 레이무는 여동생이 죽어갈떄 어서 내다 버렸다구! 전염병씨가 옮지 않기 위한거라구! 똑!똑! 한거라구!! 여동생은 인간씨들의 씨-잉이 위생적으로 처리해 줬다구!!"
"어딜 봐서 착하다는건데."
"어머, 질투하지 말라구! 레이무 착해서 미안해!"
몸을 배배 꼬는 레이무를 보는 남자의 표정은 귀찮음 그 자체를 나타내고 있었다.
"시끄럽고 가서 쳐 자라."
남자는 레이무를 무시하기로 결심하고 지나쳐가기 시작했다.
레이무가 한마디만 더하지 않았다면 그걸로 끝났을것이다.
"어딜가냐구!! 레이무는 크리스마스때 착한 윳쿠리들이 뚱뚱한 인간씨에게 선물을 받는걸 안다구!!! 어서 선물을 내놓으라구 뚱뚱한 인간씨이이이!!!"
어찌하여 윳쿠리는 그렇게 간단하게 목숨을 버리는 것일까
자신이 윳생이 크리스마스때 인간에게 걷어 차여 하늘로 날아 오른뒤 "레이무 하느를.."까지 말한뒤 인간의 손에 내려쳐져 바닥에 직격으로 꽂혀 터진다음 간신히 목숨만 잃지 않은채로 서서히 죽어가는것임을 레이무가 인간을 막아설때에 알았었다면 이런일이 벌어지지 않았을지도 모르지만 그정도의 예언력은 윳쿠리에게 무리일지도 모른다.
"놀자~"
"졸립다제.."
한 평범해보이는 집안에서 윳쿠리 한마리가 푸욱 자고 있었다. 머리에 동뱃지를 달고 있던 윳쿠리 마리사는 어린애가 놀자고 툭툭 건드려도 귀찮은듯 그냥 뒹굴거릴 뿐이였다. 그 표정에는 자기가 왜 이런녀석이랑 놀아줘야 하는지 모르겠다는듯 불만이 약간 서려있었다.
현관문에서 비밀번호 누르는 소리가 들리더니 도어락이 열리는 소리가 따라 들려왔다. 그 후 문 열리는 소리와 함께 작은 아이가 달려간다.
"아빠!!!"
꼬맹이가 집 안에 들어온 남자에게 달라붙는다 이윽고 꼬맹이의 시선은 아버지가 들고 온 상자에 고정된다
"이게 뭐야?"
"우리 귀여운 아들 크리스마스 선-물. 뜯어보렴."
아이가 지저분할정도로 마구마구 찢어낸 포장지 안에는 윳쿠리가 들어있었다. 앨리스종. 그 머리 위에는 은색 뱃지가 달려있었고 그 뱃지에 플라스틱 끈으로 품질 보증서와 거세 증명서등이 묶여있었다.
"도시파적인 집이라구요. 느긋하게 있으라구요!"
"우와아! 은뺴찌야!!"
신품 은뱃지가 찬란하게 빛나는 앨리스는 자신의 주인이 될 아이와 부모에게 인사를 했다.
동뱃지 마리사는 흥미가 동했지만 굳이 인간들 사이에 끼여서 앨리스를 만나고 싶지는 않았다. 어차피 거세된 몸이라 상쾌할 필요도 못느꼈고 나중에 천천히 인사 하며 선배노릇을 하면 되리라.
하지만 그 망상은 어머니에 의해 산산히 부서졌다
"윳쿠리는 한번에 하나씩인거 알지?"
"그게..뭔소리냐제에...?!"
마리사의 팥소뇌 깊은곳에서 한 기억의 쪼가리가 떠오른다.
마리사가 처음 이 집에 왔을때 윳쿠리 레이무가 하나 있었다. 윳쿠리의 머리에는 뱃지가 없었기에 레이무를 처음 본 동뱃지 마리사는 그 레이무를 깔봤었다. 그러나 그 덜떨어진 뱃지없는 레이무는 마리사를 보자마자 게걸스레 상쾌를 요구했지만 마리사가 거세된것을 보고는 고자새끼라면서 욕설을 퍼부었었다. 바로 그날 저녁. 레이무는 그대로 집에서 쫒겨났다. 쫒겨난 직후 창문에 붙어 게스기가 충만한 얼굴을 늘러붙인채로 인간에게 느긋하지 못한 욕설을 퍼부으며 자신을 집 안에 들이라며. 인간을 노예라고 부르며 떠들었었다. 그 레이무가 아버지에 의해서 갈기갈기 찢어지고 앞으로 윳쿠리는 집에 한마리씩만 이라고 했었던것이 그제서야 동뱃지 마리사의 팥소뇌 속에 떠오른것이다.
"아..아니라제.. 마..마리사는 게스가 아니라제.. 주..중성화도 했다제.. 인간씨 보고 노예라고 하지 않았다제......!!"
하지만 동뱃지 마리사의 팥소속에선 이미 수많은 불안들이 치솟아오른다. 인간을 귀찮아 했었다. 자꾸 귀찮게 군다고 몰래 깨물어버린적도 있었다. 싸구려 사료에 불평한적도 있었다. 몇번인가 달콤달콤을 먹으며 시시를 화장실 밖에 지려버린적도 있었다
그러면 안됐었는데.
다시 한번 기회를 준다면 절대로 그러지 않을텐데..!!
하지만 그 말을 이미 창 밖으로 내버려진 동뱃지 마리사는 할수가 없었다. 당장이라도 창문에 머리를 비벼대며 들여달라고 해보고 싶었다. 저 자리는 앨리스의 것이 아니라 자신의 것이라며 외치고 다시 한번만 기회를 달라고 하고 싶었다. 하지만 동뱃지라고 해도 마리사는 교육을 받은 윳쿠리다. 예전의 레이무가 본보기를 보여준것같은 결과가 뒤따를것이란걸 알고 있다.
결국. 눈물을 삼키며 마리사는 애써 고개를 돌린다. 어차피 이제 이 집에 자신의 자리는 없다. 빌어봐야 시간 낭비다. 차라리 자신의 다음 윳생을 나아가는쪽이 시간이 절약된다.
이 집에 오기 전. 가물가물한 기억. 어떤 무명 브리더에게서 배운 말이 생각난다 버려지거나 도망친 애완윳은 그걸로 끝인거나 마찬가지라고. 길윳들의 텃세에 위험한 자동차에 주인이 아닌 무시무시한 인간들. 도망치거나 버려진 애완윳이 일주일을 넘기는 확률은 오십분의 일도 안된다고.
그리고 또 다른 기억. 열려진 창의 방충망 너머로. 어떤 윳쿠리가 자신이 인간에게 버려졌다며. 죄송하다며 소리치며 높은곳에서 뛰어내리는 모습. 그때는 몰랐었다. 왜 저런 멍청한 짓을 했을지. 하지만 지금 동뱃지 마리사는 팥소가 저릴정도로 알게되었다. 그 윳쿠리는 아주 똑똑했다고. 사냥할 방법도. 이곳의 길도. 추위와 천적을 피할곳도 알지 못한다. 배운것이라고는 인간에게 아양떠는 방법과 화장실을 가리는 방법 뿐이였는데 그나마도 이젠 거의 잊어버린 나머지 이꼴이 되었다. 아마 그 윳쿠리도 그래서 그런 길을 선택했겠지. 그리고 동뱃지 마리사 자신도 그 길을 따를것이다.
마리사는. 높디 높은 곳에서. 결단을 내렸다.
다소 급한 결정이 아니였을까. 동뱃지 마리사의 결론이 틀린건 아닐지도 모른다. 윳쿠리 치고는 현명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하지만...
아이가 "엄마. 그럼 마리사도 아빠 엄마처럼 결혼 하는거야?" 라는 말을 했고. 어머니가 "안된다고 했잖아." 라는 말을 했지만 아이의 아버지가 "아니 왜 그래. 우리집도 이제 넓어졌고 둘다 중성화 했잖아. 그리고 크리스마스인데 애 소원도 못들어줘?" 라는 말을 했다는걸. 그리고 아이의 어머니가 동뱃지 마리사를 다시 주워오려고 창문을 열었다는걸 생각해본다면. 한번이라도 눈물로 자비를 호소해볼 가치는 있지 않았을까...?
어쩃든. 동뱃지 마리사를 찾던 아이의 어머니는 집 주변에 새로 생긴 아직 따듯한 팥소꽃을 보고 질색했지만 그 안에서 살짝 빛나던 동뱃지는 찾지 못한 모양이다.
"쪠발 자뷔쯰를 주뗴여어어어어!!"
"크리스마스인데 부디 자비를..!!"
뒷골목. 아기 레이무와 아이 마리사가 식당의 점원으로 보이는 인간에게 빌고있었다.
"자비? 그래. 뭐 성탄절이니까 특별히 자비를 베풀어주지."
"뎡마리예여?!"
자매의 눈이 반짝반짝 빛났다.
"그래.. 특별히.. 죽이지는 않아주마. 꺼져!"
초겨울에 부모를 잃고 가까스로 살아남은 막내를 돌보는 언니 마리사는 눈물만이 흘렀다. 길바닥에 떨어진걸 다른 길윳과 싸워가며 주워먹고. 때로는 응응까지 씹어먹으며 살아왔다. 그 삶을 윳신님이 어여삐 여기셨는지 바로 어제 꿈에도 그리던 골판지 박스를 얻었건만. 잔혹한 인간은 바로 다음날 자매를 쫒아버렸다. 사실 어제는 게으른 직원이 상자를 해체하지 않고 버렸을 뿐일걸 운좋게 그 상자를 얻었을 뿐이지만.
어쨌든 쫒겨난 자매는 하염없이 울며 뒷골목을 헤메었지만 자매를 받아줄곳은 뒷골목 어디에도 없었다. 이미 다른 길윳들이 혹시 자기 자릴 뺴앗길까 노려보고 있을 뿐.
"느읏..늣.."
"늇..누우웃.."
"느으..늣?!"
자매는 여기저길 헤메다가 자신들 코 앞에 운동화가 내리찍히고 나서야 자신들이 인간들의 길에 들어와버렸다는걸 깨달았다 다행히도 그 운동화의 주인은 자매를 보지 못한건지 아니면 봤더라도 자신의 애인에게 더 관심이 있던것인지 별 해를 끼치지 않았지만. 다른 인간들도 그러리라는 보장은 없었다.
"여동생! 뛰는거라제!"
"뉴규타게 이해해쪄!"
철부지라도 길윳은 길윳이다. 살기위해선 뗑깡부릴 여유도 없었다.
자매는 눈알을 데굴데굴 굴리며 필사적으로 인간의 무리를 피해 도주하기 시작했다.
"헉...허억.."
"하악...하아악.."
"잘했다제.. 인간씨들이 사라질떄까지 쉬는거라제.."
자매는 어째선지 길 한가운데 있었던 웬 통에 숨을수 있었다.
인간은 밤이 깊으면 사라지니까. 인간들이 사라지면 적어도 길에서는 벗어날수 있다. 때문에 푹 쉬기로 한 모양이다. 통은 차갑긴 했지만 적어도 바람은 막아주었고. 또 통 안에 무슨 종이같은게 있었기에 자매는 그걸 덮고 추위를 피하기로 했다.
"뉴퓨우..."
그리고 한참동안 울다가 달리기를 하며 도망치기를 반복하여 피곤한 나머지 자매는 푹 잠이 들어버렸고. 자신들이 들어있는 통 위에 누군가가 뚜껑을 씌우는걸 눈치채지 못했다. 자매가 잠에서 깨어난것은 시끄러운 종 소리가 통 근처에서 들려왔을 때였다
"불우이웃을 도웁시다~"
"성탄절에도 연탄이 없어서 추위에 떨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종소리와 함께 유난히 크게 들리는 인간의 목소리. 어리둥절해 하던 자매의 머리 위에 나있던 구멍을 통해 무언가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뉴늇?! 이곤?!"
"도..돈씌라제!!"
돈. 인간들의 돈이다. 이것만 있으면 먹을걸 구할수 있다. 몇몇 가게에서 돈만 있다면 윳쿠리에게도 물건을 팔기 때문이다. 초록색 돈 한장이면 싸구려 과자씨를 배불리 먹을수 있었다. 비록 그 과자의 원가가 파란색 돈 두장이면 살수 있는것임을 윳쿠리들은 몰랐지만.
"돈쯰가 계속 드러오는고녜!!!!"
"잔뜩이라제!!"
윳신님께서 자매를 굽어살피시는 모양이였다. 초록색 돈. 파란색 돈. 자그마한 동전씨. 계속 계속 들어왔다.
이 돈이라면 스위트 홈을 살수도 있을지도 모른다!!!
자매는 너무 기뻐 시시를 지르며 행복한 웃음을 지었다. 따듯한 집 안에서 달콤달콤을 실컷 먹는 상상을 하면서.
"뉴겍...."
"그망뎌어어어..."
성탄절. 거리를 가던 수많은 사람들중 결코 적지 않은 사람들이 모금함에 돈을 넣었다. 그리고 그 수많은 돈들. 특히 동전들은 그 안에 있던 어린 윳쿠리 두마리를 압사시키기엔 충분한 무게가 되었던것이다
"자비를..듀셰여어..."
"뎨발... 레-뮤 쥬거버려...뉴에엑.."
사이좋은 자매는 불우이웃을 도우려는 따듯한 마음씨의 무게에 의해서 깔려 죽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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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여자친구 가지고 싶다.


